말 그대로 갈팡질팡하다. 오른손 투수 체이스 앤더슨(35·디트로이트 타이거스)의 KBO리그 입성 가능성에 관심이 쏠린다.
현재 KBO리그 외국인 선수 시장은 '시계 제로'다. 하루가 다르게 분위기가 급변하고 있다. 수요가 공급을 앞서면서 경쟁도 치열하다. 이런 상황에서 앤더슨은 오른손 투수 치치 곤잘레스(30·미네소타 트윈스)와 함께 KBO리그 복수의 구단이 접촉한 '매물' 중 하나다.
앤더슨은 지난달 중순만 하더라도 KBO리그행이 유력했다. 지방 A 구단과 메디컬 테스트 직전까지 갔다. 하지만 갑자기 계약 의사를 접고 미국 잔류를 선언했다. 6월 초 메이저리그(MLB) 콜업이 가능하다고 판단한 것이다. 기대와 달리 앤더슨은 마이너리그 트리플A(톨레도)에 머물고 있다. B 구단 외국인 스카우트는 "앤더슨이 다시 태도를 바꿔 KBO리그에 가고 싶다는 의견을 피력하고 있다. 그런데 영입할 구단이 있을지는 미지수"라고 말했다.
앤더슨의 커리어는 'A급'이다. 2014년 애리조나 다이아몬드백스에서 빅리그 데뷔, 통산(8년) 56승 46패 평균자책점 4.20을 기록했다. 밀워키 브루어스에서 뛴 2017년에는 12승 4패 평균자책점 2.74로 활약했다. 그해 잭 데이비스(17승) 지미 넬슨(12승)과 함께 '선발 삼각편대'를 이루며 커리어 하이 시즌을 보냈다. 2018년과 2019년에는 각각 9승과 8승을 따냈다. 그러나 2019년 11월 토론토 블루제이스로 트레이드된 뒤 성적이 크게 떨어졌다. 부상에 부진이 겹쳐 2020년 1승에 그쳤고 2011년 8월 이후 빅리그에서 자취를 감췄다.
지난 4월 디트로이트와 계약하며 MLB 재도전을 선택했지만, 뜻대로 되지 않았다. 앤더슨의 시즌 트리플A 성적은 3승 2패 평균자책점 5.62다. 톨레도가 소속된 트리플A 인터내셔널리그(IL)가 투수에게 더 유리한 리그라는 걸 고려하면 매력적인 기록이 아니다. 나이도 30대 중반으로 적지 않다. 하지만 그의 빅리그 커리어에 끌려 계약을 제시한 KBO리그 구단이 있었다. A 구단만 하더라도 "한국에서 통할 수 있다"고 평가했다. 그러나 계약이 무산됐고 A 구단이 재영입을 추진할 가능성은 현저히 떨어진다.
앤더슨에 대한 평가는 양분된다. "영입할 수 있는 최고의 네임드"라는 호평도 있고 "전성기를 훌쩍 지났다"는 비관도 있다. C 구단 외국인 스카우트는 "현재 기록과 폼이라면 영입을 결정할 구단이 있을지 모르겠다. 좀 더 지켜봐야 할 것 같다"고 말했다.
취재 결과, 앤더슨은 6월 중순 디트로이트에서 옵트아웃(계약을 파기하고 FA 자격을 다시 얻는 것) 할 게 유력하다. 신분이 자유로워지면 그만큼 운신의 폭이 넓어진다. 대체 외국인 투수를 물색하지 못한 구단이 있다면 앤더슨이 대안으로 떠오를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