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역대급 외인'으로 기록을 써내려가고 있는 윌머 폰트(32·SSG 랜더스)가 구단의 연속 경기 퀄리티스타트 플러스(QS+·7이닝 이상 3자책점 이하) 타이기록까지 한 경기를 남겨뒀다.
폰트는 지난 5일 잠실 LG 트윈스전에 선발 등판해 7이닝 3피안타 2볼넷 4탈삼진 무실점으로 시즌 7승(4패)을 거뒀다. 올 시즌 성적이 독보적이다. 7승(공동 1위·이하 7일 기준) 평균자책점 2.02(3위) 80이닝(3위) 72탈삼진(4위) 퀄리티스타트(6이닝 이상 3자책점 이하 투구) 10개(공동 2위) WAR(대체선수 대비 승리기여도) 3.10(1위·스포츠투아이 기준) 등 대부분의 투수 부문에서 순위 경쟁을 벌이고 있다. 평균자책점 1위(1.39) 6승(공동 3위) WAR 2.92(3위)로 폰트와 순위 집안 싸움을 펼치는 김광현과 함께 팀 마운드를 쌍끌이하는 중이다.
특히 최근 페이스가 무섭다. 6경기 연속 QS+를 기록하고 있다. 6경기는 2002년 SK 와이번스(SSG 랜더스의 전신) 이승호가 기록한 7경기에 이은 구단 2위 기록이다. 한 경기만 더 이어가면 구단 최다 타이기록이다. 그는 이미 개막전에서 9이닝 퍼펙트를 기록했고, 지난 5월 31일 인천 KT 위즈전에서는 홈런으로 2실점하며 패전 투수가 됐지만 14탈삼진으로 단일 경기 외국인 투수 최다 타이기록을 세웠다. 그야말로 기록의 사나이다.
김원형 SSG 감독은 5일 경기 전 인터뷰에서 "투수는 어느 정도 꾸준히 출전해야 환경에 적응한다. 그래야 경기력이 나오고 좋은 성적이 날 수 있다"며 "폰트는 지난해 KBO리그 첫 시즌을 치렀다. 그걸 기반으로 올해 캠프 때 더 잘 준비했고, 그 덕분에 지금 좋은 공을 던진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최근 절정의 구위는 상대방도 감탄시킬 정도다. 14탈삼진을 기록한 KT전이 끝난 후 이강철 KT 감독은 "폰트의 커브가 (변화가 심해서) 잘 보이지 않았다"며 칭찬했다. 김원형 감독은 “폰트가 KT전 때 정말 좋았다. 배정대한테 홈런을 맞긴 했지만 7이닝을 던지는 내내 좋았다. 올 시즌 손을 꼽을 정도의 컨디션이었다. 직구가 힘이 있고 그래서 변화구를 더 공략하기 힘든 날이었다”고 했다. 삼진을 의식하지 않음에도 최근 4경기 중 3경기 동안 31삼진을 기록할 정도로 삼진 페이스가 좋다. 김 감독은 “삼진을 잡으려고 하는 투수도 있고, 잡으려는 상황도 있다. 그렇다고 잡는 건 아니지만, 폰트는 의도적으로 삼진을 잡으려 하지 않는다. 컨디션이 좋아 잘 잡힌 날 같다"고 했다.
꾸준함과 투쟁심도 폰트의 장점이다. 김원형 감독은 "선발 투수가 1년에 30번을 등판한다 치면 컨디션이 10번은 좋고 10번은 평범하고 10번은 안 좋은 법이다. 그러나 에이스는 컨디션 안 좋은 10번에서도 자기 역할을 해야 한다. 폰트는 작년, 캠프를 거쳐 자기 준비 과정이 좋아 꾸준해졌다"며 "김광현도 비슷한 말을 했지만, 선발 투수는 자기가 나간 경기에서 팀이 이기길 바라는 법이다. 폰트도 그런 승부욕이 강하고, 그에 힘입어 꾸준히 긴 이닝을 소화해내고 있다”고 칭찬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