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S 피플] 벤투의 새로운 플랜은 ‘손(SON) 톱’?
일간스포츠

입력 2022.06.08 05:19 수정 2022.06.07 20:24

김영서 기자
손흥민이 지난 6일 칠레와 6월 A매치 평가전에서 자신의 A매치 통산 32호 골에 성공한 후 기뻐하고 있다. [사진 KFA]

손흥민이 지난 6일 칠레와 6월 A매치 평가전에서 자신의 A매치 통산 32호 골에 성공한 후 기뻐하고 있다. [사진 KFA]

손흥민(30·토트넘)의 최전방 공격수 기용이 파울루 벤투 감독이 이끄는 대한민국 남자 축구대표팀의 새 플랜이 될까.
 
손흥민은 지난 6일 대전월드컵경기장에서 칠레와 벌인 축구대표팀 A매치 평가전에 선발 출전해 90분 풀타임을 뛰었다. 후반 추가시간 페널티 아크 부근에서 대포알 같은 오른발 슛으로 2-0 승리를 안기는 쐐기 골을 터뜨렸다. 지난 2일 브라질과 평가전에서 세계 최고 수준의 수비를 넘지 못했던 손흥민은 칠레를 상대로 짜릿한 골 맛을 봤다.
 
손흥민은 이 경기에서 한국 선수로는 16번째로 ‘센추리 클럽(A매치 100경기 출전)’에 가입했다. A매치 32호 골도 터뜨리면서 기록 달성을 자축한 그는 A매치 개인 최다 득점 순위에서 김재한과 이동국(33골·이상 은퇴)을 바짝 쫓았다. 경기 종료 후 손흥민은 “100번째 A매치에서 골까지 넣어 기분 좋게 경기를 마무리했다”며 웃었다.
 
손흥민이 지난 6일 칠레와 6월 A매치 평가전에서 득점에 성공한 후 '찰칵 세리머니'를 하고 있다. [사진 KFA]

손흥민이 지난 6일 칠레와 6월 A매치 평가전에서 득점에 성공한 후 '찰칵 세리머니'를 하고 있다. [사진 KFA]

대기록 달성만큼이나 손흥민의 최전방 공격수 기용도 많은 관심을 받았다. 벤투 감독은 최전방에 손흥민을 두는 일명 ‘손(SON) 톱’ 포메이션을 사용했다. 손흥민의 뒤를 이어 2선 공격수에는 순간 스피드에 강점을 가진 황희찬(울버햄튼) 정우영(프라이부르크) 나상호(FC서울)가 포진했다. 정우영(알 사드)과 황인범(서울)이 공·수의 가교 역할을 하며 뒤를 받쳤다.
 
벤투 감독이 손흥민을 경기 시작부터 원톱 공격수로 꺼낸 건 이례적이었다. 손흥민이 최전방 스트라이커 황의조(보르도)의 뒤에 위치한 2선 공격수로 시작하는 경우는 2022 카타르 월드컵 아시아지역 2차 예선에서 종종 있었다. 경기 후반 황의조가 교체 아웃되면 손흥민이 그 자리를 메우거나 중앙으로 이동했다. 
 
카타르 월드컵 최종예선 10경기에서 황의조와 조규성(김천 상무)이 원톱 혹은 투톱으로 나섰다. 김건희(수원 삼성)도 소집 명단에 포함돼 기량 점검을 받기도 했다. 이들은 상대 선수를 등지는 포스트 플레이와 연계 플레이 등을 통해 공간을 창출하는 강점이 있다. 손흥민은 동료가 만들어낸 공간을 활용한 침투로 득점을 마무리하는 게 벤투호의 주된 공격 방식이었다.

 
칠레전에서 손흥민은 2선 중앙 공격수로 나선 정우영과 유기적으로 자리를 바꾸는 ‘스위칭’으로 공격을 주도했다. 손흥민은 원톱으로 활약하다 정우영이 라인을 올리면 왼쪽으로 자리를 옮겨 상대 골문을 두드렸다. 날카로운 패스로 전반 12분 황희찬의 득점을 도왔던 정우영이 상대 진영을 휘젓자 손흥민을 향한 집중 견제도 분산됐다.
 
후반 추가시간 프리킥으로 쐐기 골을 넣은 손흥민은 여러 차례 득점 기회를 만들었다. 한국이 1-0으로 앞선 후반 21분 손흥민은 아크 부근에서 정우영과 2대1 패스로 득점 기회를 만들었다. 손흥민의 슛은 골대 옆으로 살짝 빗나가고 말았다. 3분 뒤에는 조규성의 낮게 깔리는 패스를 받아 드리블 후 슛을 시도했으나 옆 그물을 때렸다.
 
센추리클럽에 가입한 손흥민. [사진 KFA]

센추리클럽에 가입한 손흥민. [사진 KFA]

벤투 감독은 “최전방 공격수는 손흥민이 소화할 수 있는 포지션이다. 그는 대표팀에서 (최전방 공격수로) 출전한 경험이 있다. 소속팀에서도 손흥민은 원톱이나 투톱으로도 활약하곤 한다. 공격수로서 손흥민이 가진 특징은 황의조, 조규성과 다르다”며 “칠레전 경기 전략이 그를 통해서 2선 공격수들의 공간을 활용하는 것이었다. 손흥민이 그런 능력 갖고 있어서 활용했다”고 밝혔다.
 
벤투 감독은 빠른 공·수 전환과 전방 압박, 역습 해결을 위해 손흥민을 원톱으로 내세웠다. 손흥민이 상대 수비를 몰고 다니면 황희찬과 나상호 등 2선 공격수가 골을 마무리하는 것도 벤투 감독의 의중이었다. 손흥민 역시 자신의 역할에 불편한 기색이 없는 듯했다. 경기 종료 후 상대의 집중 견제에 시달렸다는 취재진의 질문에 그는 “집중 공략이 없던데요?”라며 웃어 보였다.
 
벤투 감독의 손흥민의 최전방 공격수 기용이 하나의 플랜으로 자리 잡을지는 미지수다. 벤투 감독은 앞서 브라질전을 마치고 “손흥민을 어떻게 활용할지는 더 고민해야 한다”며 “손흥민은 윙어로도, (원톱) 공격수로도 활용할 수 있는데 (손흥민 활용은) 최대한 ‘심플’하게 가져가려고 한다”고 말한 바 있다.
 
김영서 기자 kim.youngseo@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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