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S 포커스]'1인 4역' 엄상백, KT 마운드 특급 조커
일간스포츠

입력 2022.06.10 08:59

안희수 기자
 
'전천후' 투수로 빛날 기회를 잡았다. KT 위즈 오른손 사이드암 투수 엄상백(23) 얘기다.  
 
KT는 9일 서울 고척스카이돔에서 열린 2022 KBO리그 키움 히어로즈와의 주중 3연전 3차전에서 선발 투수 2명을 가동하는 마운드 운영을 보여줬다. 이날 KBO리그 데뷔전을 치른 웨스 벤자민이 오른쪽 팔뚝 근육 뭉침 증세로 3이닝 만에 마운드를 내려갔고, 그동안 대체 선발을 맡아줬던 엄상백이 두 번째 투수로 나서 4이닝을 소화했다.
 
벤자민은 야수진의 수비 지원 속에 3이닝 무실점을 기록했다. 엄상백도 7회 말 김수환에게 솔로포 일격을 당했지만, 4이닝 2피안타 1실점을 기록하며 임무를 완수했다.  
 
KT는 팔꿈치 부상을 당한 뒤 재활 치료가 더뎠던 윌리엄 쿠에바스와 결별하고, 벤자민을 영입했다. 벤지민은 다양한 구종을 무기로 갖고 있는 왼손 투수다. 이강철 감독도 오른손 정통파·사이드암·왼손 정통파 등 선발진에 다영성을 갖추게 된 점에 의미를 부여했다.  
 
이런 상황에서 딜레마가 한 가지 있었다. 쿠에바스의 공백을 완벽하게 메워낸 엄생백의 향후 활용법이다. 큰 몸값을 투자해 영입한 벤자민을 불펜 투수로 쓸 수는 없는 노릇이다. 외국인 투수 다른 한 자리는 오드리사머 데스파이네가 맡고 있고, 2021시즌 통합 우승을 이끈 토종 3인방(고영표·배제성·소형준)도 입지가 견고했다.  
 
이강철 KT 감독은 결국 엄상백을 불펜 투수로 활용하기로 했다. 현재 KT 허리진은 지난 시즌보다 헐거워진 상태다. 이강철 감독은 "엄상백은 때로는 롱릴리프, 때로는 필승조 일원, 때로는 선발 투수가 4~5이닝만 소화한 뒤 교체됐을 때 두 번째 투수로 활용할 것"이라고 했다. 물론 선발진에 공백이 생기면 투입되는 대체 선발도 그가 1순위다. 
 
사실상 마운드 '만능키' 임무를 부여하겠다는 얘기였다. 실제로 엄상백은 9일 경기는 롱릴리프, 8일 경기는 1-5로 지고 있는 상황에서 추격조로 나섰다. 
 
2015년 1차 지명 특급 유망주였던 엄상백은 큰 기대를 받고 프로 무대에 입성했지만, 특급 투수로는 올라서지 못했다. 2018시즌 12홀드 2세이브를 기록한 게 기록상 가장 좋은 활약이었다.  
 
그러나 상무 야구단에서 보낸 2020~2021시즌 꾸준히 선발 투수로 나서서며 실전 경험을 쌓았고, 2021년 9월 소속팀(KT)에 복귀한 뒤 한층 성장한 모습을 보여줬다. 특히 체력 관리가 필요했던 기존 선발 투수들의 등판 순번에 투입돼 진가를 보여주는 투구로 시선을 잡았다.  
 
올 시즌도 쿠에바스가 부상으로 이탈한 뒤 그 자리를 메웠다. 선발로 나선 9경기에서 꾸준히 5이닝 이상 막아주며 4승(2패)을 챙겼다. 평균자책점은 4.05.
 
선발진 한 축을 충분히 맡을 수 있는 투수가 불펜으로 갔다. 이닝 소화·클러치 상황에서의 투구 능력이 모두 뛰어나다. 김재윤·주권·김민수, 필승조 투수들이 과부하가 걸린 상황에서 이들의 부담을 덜어준다면, 누구보다 높은 팀 기여도를 인정받을 수도 있다. 엄상백은 주중 키움전에서 그 가능성을 확인했다. 
 
안희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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