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표팀 내 동명이인 정우영(알 사드)에 비해 키가 작고 나이도 어려 ‘작은 정우영’이라고 불리는 정우영(23·프라이부르크)이 파라과이전의 유일한 희망이었다.
파울루 벤투(포르투갈) 감독이 이끄는 대한민국 남자 축구대표팀은 10일 수원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파라과이와 6월 A매치 평가전에서 2-2로 비겼다. 미구엘 알미론(뉴캐슬)에게 2골을 허용했으나 후반 22분 손흥민이 만회 골을 기록했고, 후반 48분 정우영이 동점 골을 터뜨리며 승부를 원점으로 돌렸다. 이로서 벤투호는 6월 A매치 3경기에서 1승 1무 1패를 기록했다.
정우영은 후반 29분 권창훈(김천 상무)을 대신해 그라운드를 밟았다. 벤투 감독은 한국의 공격이 뜻대로 풀리지 않자 빠른 스피드로 경기의 흐름을 바꿀 의도로 정우영을 투입했다. 정우영은 지난 6일 칠레와 6월 A매치 두 번째 평가전에서 2선 공격수로 선발 출전, 황희찬(울버햄튼)의 선제 골을 도우는 등 왕성한 활동량을 보인 바 있다.
파라과이전에서도 정우영은 짧은 시간 동안 번뜩이는 움직임을 보였다. 그라운드 구석구석을 누비며 파라과이 진영을 흔든 정우영은 후반 48분 오른쪽 측면에서 엄원상(울산 현대)이 건넨 크로스를 가벼운 터치로 골망을 흔들었다. 지난해 11월 17일 이라크와 2022 카타르 월드컵 최종예썬 이후 7개월 만에 터진 정우영의 개인 통산 A매치 2호 골.
정우영은 벤투호의 핵심 자원이 아니었다. 공격형 미드필더와 측면, 2선 공격수까지 활용 가치가 높은 선수이지만 손흥민(토트넘) 등 대표팀 주축 선수와 포지션이 겹쳤다. 그러나 이번 6월 A매치에서 잠재력을 터뜨리고 있는 정우영은 월드컵 본선을 5개월가량 앞둔 시점에서 대표팀 내부 경쟁에서 잠재적인 공격 자원 후보들에 비해 한 발자국 앞서가고 있다.
벤투 감독은 경기 후 기자회견에서 “정우영은 기술적으로, 전술적으로 뛰어난 선수다. 경기 이해도가 뛰어나다. 수비 과정에서도 적극적이다”라며 “많이 배우고 있는 선수다. 지금 상황 자체가 정우영에게 좋은 상황인 것 같다. 이런 높은 정도의 경기 리듬에 적응하는 게 이미 리그에서도 겪고 있기 때문에 파라과이전은 정우영에게 쉬웠을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