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2일 대한축구협회(KFA)가 마련한 비대면 기자회견에서 국가대표 미드필더 엄원상(23·울산 현대)이 웃으며 말했다.
엄원상은 지난 10일 수원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파라과이와 6월 A매치 평가전에서 후반 추가시간 정우영(프라이부르크)의 극장골을 도왔다. 1-2로 뒤지던 한국은 정우영의 동점골로 승부를 원점으로 돌렸고, 무승부로 경기를 끝냈다. 대표팀은 6월 A매치 세 차례 평가전에서 1승 1무 1패를 기록 중이다. 14일 서울월드컵경기장에서 이집트와 마지막 평가전을 앞뒀다.
엄원상은 “팀이 지고 있는 상황에서 교체로 들어갔다. 도움이 될 수 있는 플레이를 하자고 생각했다. 불행 중 다행으로 우영이의 골을 도왔다. 얼떨떨했다. 팀에 도움이 돼 다행”이라며 “경기 끝나고 우영이가 고맙다고 했다. 우영이가 그날 MOM(최우수선수)에 선정돼서 상금으로 300만원을 받았다. 상금 일부를 떼준다고 했는데, 아직 입금이 안 됐다”고 웃었다.
엄원상은 빠른 스피드와 박스 안 세밀한 플레이가 강점이다.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EPL) 리버풀의 공격수 모하메드 살라흐(이집트)와 플레이가 비슷해 ‘엄살라’라고 불린다. 살라흐는 이집트 대표팀 선수로 한국에 방문할 것으로 기대를 받았으나 부상 때문에 경기에 뛰지 못한다. 엄원상은 “살라는 워낙 좋은 선수다. 보고 싶었는데 아쉽게 못 보게 됐다”고 했다.
엄원상은 17세 이하 대표팀부터 23세 이하 대표팀까지 연령별 대표팀을 두루 거친 후 A대표팀까지 소화 중이다. 그는 “다른 선수들과 마찬가지로 나도 국가대표의 꿈을 갖고 운동했다. 우연히 좋은 자리에 왔다”며 “처음부터 꿈꿔 온 자리다. 색다르다. (나의) 도전으로 받아들이겠다”고 각오를 다졌다.
엄원상은 빠른 스피드로 경기 후반 분위기를 바꾸는 ‘조커’ 역할을 한다. 엄원상은 “피치에 들어설 때는 팀이 도움될 수 있는 방향을 (머릿속에) 갖고 들어간다. ‘피해만 되지 말자’는 마인드를 가진다”라며 “감독님께서 특별한 주문을 하시지는 않지만, ‘상대 뒷공간을 침투했으면 좋겠다’라고 강조하신다”고 했다.
엄원상은 14일 이집트와 경기를 앞두고는 “반드시 이겨야 한다. (승리가) 첫 번째 목표다. 경기에 들어가면 팀에 피해를 끼치지 않고 승리할 수 있도록 많은 도움을 주고 싶다”고 각오를 다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