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지영의 있어빌리티] 탈모에서 새치로 태세 전환…치열한 샴푸 전쟁 '2라운드'
일간스포츠

입력 2022.06.13 07:00 수정 2022.06.12 16:29

서지영 기자

스타트업 '모다모다' 염색샴푸 빅히트
아모레·LG생건·제약사까지 기술력 총동원 참전
결국 안전성과 성능이 성패 가를 전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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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탈모' 천하였던 샴푸업계 트렌드가 '새치'로 빠르게 바뀌고 있다. 중장년층의 고민으로 통했던 흰 머리카락이 20·30세대 사이에도 고민거리로 떠오르자 기업들도 빠르게 태세를 전환하고 있다. 스타트업 모다모다의 염색샴푸가 날개 돋친 듯 팔리자, 아모레퍼시픽(이하 아모레)과 LG생활건강(LG생건) 등 대기업은 물론 제약사까지 나서 고도의 기술이 응집된 제품 출시에 열을 올리고 있다.  
 
아모레·LG생건도 참전
 
아모레와 LG생건은 국내 생활용품 시장을 이끌어가는 대표 기업으로 꼽힌다. 각각 '려'와 '리엔' 등 다양한 헤어케어 브랜드를 갖추고 있는 양사는 최근 염색샴푸 후속작 출시를 두고 맞대결을 벌이고 있다.  
 
아모레가 한 발 더 빨리 움직이는 분위기다. 아모레는 지난 4월 내놓은 염색샴푸 '려 더블 이펙터 블랙'에 이어 후속 제품을 이달 중 선보일 계획이다. 아모레의 기술력을 총동원했다는 설명이다. 려 더블 이펙터 블랙은 한방 유래 성분이 함유된 '블랙 토닝' 기술이 적용됐다. 검은색을 내는 성분이 모발 표면에 달라붙어 새치를 어둡게 만드는 방식이다. 

 
LG생건도 ‘리엔 물들임’ 흑갈색 제품 출시에 집중하고 있다. LG생건은 아모레가 염색샴푸를 선보이자 한 달 뒤인 5월 염색샴푸인 '리엔 물들임'을 선보였다. 이 제품은 출시 직후 주요 대형마트에서 한 달간 헤어 카테고리 제품 판매 1위에 오를 정도로 좋은 반응을 얻었다.  

 
갖고 있는 독자적 기술을 모두 끌어다 쓴 눈치다. 리엔 물들임은 봉숭아 물을 들이는 원리를 이용했다. 손톱에 봉숭아 물을 들일 때 주황색 염료가 오래가도록 백반을 사용하는 원리에 착안했다는 설명이다. '블랙틴트 콤플렉스TM'이란 성분이 모발에서 백반 역할을 한다. 

뷰티 업계는 안전성 여부가 달아오른 염색샴푸의 성패를 가를 것으로 보고 있다. 

 
국내 염색샴푸 시장은 스타트업 모다모다가 판을 키웠다고 평가된다. 모다모다가 지난해 8월 선보인 '프로체인지 블랙샴푸'는 홈쇼핑 20회 방송 연속 매진, 누적 판매 100만병, 누적 주문액 300억원을 기록할 정도로 빅히트를 쳤다. 국내만이 아니다. 모다모다는 해외 진출 약 9개월 만에 누적 수출 100만병을 넘기며 또 하나의 '유니콘(기업가치 1조원)'을 향해 성큼성큼 나아갔다. 

잘 나가던 모다모다는 샴푸의 핵심 원료인 124-트리하이드록시벤젠(124-THB) 성분의 잠재적 유전독성 가능성이 제기되면서 제조 중단 위기에 몰렸다. 

 
식품의약품안전처(식약처)는 지난 3월 모다모다 샴푸의 핵심 원료인 124-THB가 유해성 우려가 있다면서 사용금지 목록에 이를 추가하겠다고 밝혔다. 그러나 국무총리실 산하 규제개혁위원회가 재검토를 지시하면서, 모다모다도 약 2년 6개월간의 시간을 번 상태다. 
불씨는 여전히 남아있다. 소비자단체인 미래소비자행동은 최근 "유럽집행위원회(EC) 산하 소비자안전과학위원회(SCCS)는 지난 3일부터 124-THB 성분을 판매금지 조치했다"면서 정부의 대책을 촉구하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갈변 원리를 이용한 모다모다’가 화제가 되면서 염색샴푸 시장에 너도나도 참전하는 분위기"라며 "그러나 124-THB 성분에 대한 학계 평가가 엇갈린다. 결국 안전과 성능을 겸비한 제품만 살아남을 것"이라고 했다.  
 
왜 염색샴푸에 꽂혔을까 
 
업계는 염색샴푸의 인기 비결로 편리성을 꼽는다. 중장년층 사이에 염색은 선택이 아닌 '필수'로 불리는데, 머리를 감을 때 새치를 커버할 수 있다면 시간 및 비용적인 면에서 절약이 된다는 것이다.  
 
최근 홈쇼핑에서 염색샴푸를 구매했다고 밝힌 최은숙(64) 씨는 "개인적으로 염색을 하면 나이가 열 살은 어려 보인다고 생각한다"며 "한 달에 한 번씩 미용실이나 염색 방을 찾아가 염색하기 힘들었다. 그런데 염색샴푸는 머리만 감으면 자연스럽게 새치 염색이 돼 좋다"고 말했다. 
 
한국은 이제 시작이지만 미국과 일본 등 해외에서는 10여 년 전부터 염색 기능을 지닌 샴푸가 출시돼 인기를 끌어왔다. 고령 인구가 많은 일본은 리시리가 2009년부터 헤어 컬러 트리트먼트와 헤어 컬러 샴푸를 순차적으로 출시하면서 염색샴푸 시장을 주도하고 있다. 이후 시세이도가 비슷한 콘셉트의 제품을 내놓으면서 시장도 확대됐다. 
 
글로벌 마케팅 리서치 기업 칸타월드패널의 조사 결과에 따르면 지난해 하반기 국내 샴푸 시장에서 염색·새치 샴푸 비중은 약 8%를 차지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올해는 비중이 10%를 넘어설 것으로 보인다. 국내 판매되는 샴푸 제품 10개 중 1개는 새치를 염색하는 샴푸일 정도로 시장이 확대된다는 의미다.
 
젊은 층의 관심도 뜨겁다.
헬스앤뷰티(H&B) 스토어 올리브영에서는 지난해 20대 후반에서 30대의 새치 염색 관련 제품 구매액이 전년 대비 36%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MZ세대(1980년대 초~2000년대 초 출생)는 자기 관리에 관심이 많다. 학업·취업·직장 스트레스 등으로 새치가 늘자 초기부터 관리하려는 젊은 세대가 적지 않은 것으로 풀이된다. 
아모레퍼시픽 관계자는 "최근 젊은 새치 인구가 증가세다. 새치 모발 케어의 시기가 빨라지면서, 잦은 염색에 부담을 느끼는 고객도 늘었다"며 "안전하고 간편한 염색샴푸 시장은 앞으로도 성장할 것으로 보인다"고 내다봤다. 
 
서지영 기자
 
[서지영의 있어빌리티]
 
있어빌리티는 우리말 '있어'에 영어 'ability(능력)'의 합성어로, 있어 보이도록 만드는 능력을 의미하는 신조어입니다. 국내에서 가장 핫한 패션·뷰티 및 라이프스타일 분야의 유행과 트렌드를 소개해 독자 여러분의 '있어빌리티'를 높일 수 있도록 돕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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