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해영은 지난 11일 광주 키움 히어로즈전에서 팀이 5-2로 앞선 9회 초 등판, 세 타자를 모두 범타 처리하며 승리를 지켜냈다. 시즌 16번째 세이브. 13일 기준으로 오승환(삼성 라이온즈), 고우석(LG 트윈스)과 함께 이 부분 공동 1위에 올라 있다.
정해영은 입단 2년 차였던 2021시즌, 34세이브를 기록하며 타이거즈 구단 역대 '한 시즌 최다 세이브' 타이기록을 세웠다. 묵직한 구위와 대담한 멘털을 보여주며 향후 10년 동안 KIA 뒷문을 지켜줄 선수로 성장하고 있다.
순탄한 길만 걸은 건 아니다. 올 시즌 첫 7경기 연속 무실점을 이어갔지만, 3-3 동점에서 등판한 4월 29일 삼성 라이온즈전에서 1실점 하며 첫 패전을 당했고, 다음 등판이었던 5월 1일 삼성전에서는 4점을 내줬다.
흔들렸지만, 무너지지 않았다. 정해영은 투수전이 이어진 지난달 10일 KT 위즈전에서 0-0으로 맞선 9회 초 등판, 콘택트 능력이 좋은 상대 상위 타선을 피안타 없이 막아내며 터닝포인트를 만들었다. 자신감을 되찾은 정해영은 이후 10경기에서 단 1점도 내주지 않고, 세이브 8개를 추가했다. 피안타율은 0.077. 그야말로 언터처블이었다.
정해영은 2022시즌을 앞두고 멘털 관리를 화두로 꼽았다. 그는 "지난해 8월 2연속 블론세이브를 하며 흔들린 경험이 있다. 내가 못 하면 팀 승리가 무산되니 부담도 컸다"고 돌아보며 "당시 지도자와 선배들이 '마무리 투수는 일희일비하면 안 된다'고 조언해줬다. '네 공을 믿고 승부하라'는 서재응 코치님의 조언을 새기며 올 시즌을 치를 것"이라는 각오를 전했다. 실제로 위기는 시즌 초반부터 찾아왔다. 그러나 정해영은 이전보다 빠른 '멘털 회복력'을 보여주며 정상 궤도에 진입했다.
정해영이 16번째 세이브를 기록한 11일 키움전은 KIA 에이스 양현종의 통산 153번째 승리 경기이기도 했다. 정해영은 개막 전 "내가 양현종 선배님의 승리를 지켜내며 세이브를 올리는 상상을 하면 기분이 좋아진다. 올해 기회가 온 만큼 최대한 자주 보여드릴 것"이라는 각오를 전한 바 있다.
정해영은 양현종이 7이닝 2실점으로 호투하며 3-2 리드를 지킨 상황에서 등판한 5월 1일 삼성전에서 4점을 내주며 블론세이브를 기록했다. 그러나 엿새 뒤 나선 7일 한화전에선 1점 차 리드에서 무실점을 기록, 양현종의 승리를 지켜냈다. 이후에도 양현종 등판 경기에서 두 차례 더 세이브를 올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