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신지는 14일 서울 고척스카이돔에서 열린 키움 히어로즈 원정 경기에 선발 등판, 5이닝 5피안타 5탈삼진 2실점을 기록했다. 0-2로 뒤진 6회 말 교체됐고 경기가 0-2로 끝나 시즌 첫 패배(1승)를 떠안았다. 하지만 기대 이상의 모습으로 김태형 감독의 눈도장을 찍었다.
두산은 지난 9일 토종 에이스 최원준이 휴식차 1군 엔트리에서 제외됐다. 14일 최원준의 빈자리를 채울 '임시 선발'이 필요했고 스윙맨 박신지가 중책을 맡았다. 박신지는 이날 경기 전까지 키움전 시즌 평균자책점이 2.57로 낮았다. 시즌 유일한 승리도 키움전에서 따냈었다. 특히 지난달 12일 맞대결에서 선발로 5와 3분의 1이닝 1실점 한 '좋은 기억'까지 있었다.
박신지는 이번에도 씩씩하게 공을 던졌다. 최고 구속 148㎞/h까지 찍힌 직구에 슬라이더와 체인지업을 적재적소에 섞었다. 1회 말 선두타자 김준완와 2번 타자 송성문의 연속 안타로 무사 1, 3루 위기에 몰렸지만 세 타자를 연속 범타 처리했다. 1사 후 야시엘 푸이그와 김혜성을 연속 삼진으로 돌려세운 게 하이라이트. 결정구는 각각 슬라이더와 체인지업이었다.
2회에는 수비 도움을 받지 못했다. 1사 후 유격수 실책과 1루수 실책이 연이어 나왔다. 2사 후 김준완의 볼넷으로 만루에 몰렸지만, 송성문을 우익수 플라이로 유도해 이닝을 마쳤다. 아쉬움이 남는 건 3회였다. 선두타자 이정후를 볼넷을 내보낸 게 화근. 1사 후 김혜성의 안타로 1사 1, 3루. 김수환을 삼진 처리해 한숨 돌렸지만, 김혜성의 도루 이후 김웅빈의 적시타로 2실점 했다.
박신지는 추가 실점하지 않았다. 4회 2사 1, 2루 위기를 넘기더니 5회에는 세 타자를 연속 범타로 막아냈다. 김태형 두산 감독은 6회 임창민으로 투수를 교체했다. 박신지의 투구 수가 시즌 최다인 84개(종전 78개)였다.
이날 경기 후 박신지의 키움전 평균자책점은 3.00으로 소폭 상승했다. 시즌 평균자책점(5.55)을 고려하면 키움전 강세가 여전하다. 승리를 놓친 두산이 확인한 몇 되지 않는 수확 중 하나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