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S 피플] 충남아산 골키퍼 박주원 “‘잘 막는다’는 대전 팬 말씀 듣고 울컥했죠”
일간스포츠

입력 2022.06.14 11:30 수정 2022.06.14 10:53

김영서 기자
충남아산 골키퍼 박주원(가운데)이 경기 종료 후 선수들로부터 축하를 받고 있다. 당시 선수들은 박주원에게 '빚 제대로 갚았네'라고 했다고 한다. [사진 프로축구연맹]

충남아산 골키퍼 박주원(가운데)이 경기 종료 후 선수들로부터 축하를 받고 있다. 당시 선수들은 박주원에게 '빚 제대로 갚았네'라고 했다고 한다. [사진 프로축구연맹]

“대전을 이긴 기쁨은 100% 중 90% 정도예요. 10%는 다소 복잡 미묘한 감정 때문에 남겨뒀어요.”
 
프로축구 K리그2(2부) 충남아산은 13일 아산 이순신종합운동장에서 끝난 대전하나시티즌과 20라운드 홈 경기에서 1-0 승리를 거뒀다. 대전의 공격을 여러 차례 막아낸 골키퍼 박주원(32)이 승리 주역이다. 경기 종료 후 일간스포츠와 연락이 닿은 박주원은 “2부 평균 연봉 최하위 충남아산에 연봉 1위 대전은 맞붙기 부담스러운 상대”라면서도 “오늘 경기를 앞두고 준비를 많이 했다. 승리가 따라줘서 만족스럽다”고 말했다.
 
박주원은 신들린 선방으로 팀을 실점 위기에서 구해냈다. 그는 팀이 1-0으로 앞선 후반 24분 레안드로(브라질) 이시다 마사토시(등록명 마사·일본)와 역습에 나선 대전 김승섭의 날카로운 슛을 막아냈다. 박주원은 “우리 팀 수비가 상대 팀이 좋은 위치에서 슛을 날릴 수 없게 막아준 게 결정적이었다”며 동료들에게 공을 돌렸다.
 
특히 경기 종료를 앞둔 후반 47분에는 마사의 헤딩 슛을 높이 뛰어올라 막아냈다. ‘골을 끄집어냈다’라는 표현이 나올 만큼의 슈퍼 세이브였다. 박주원은 “지난 4월 6일 경남FC와 경기에서 팀이 2-1로 앞선 상황일 때 내가 허용한 두 번째 실점과 동일한 헤딩 슛이었다. 권순형 코치님께서 피드백을 많이 해주셨다. 덕분에 막을 준비가 돼 있었다”고 웃었다.
 
대전에서 활약했던 충남아산 골키퍼 박주원. [사진 프로축구연맹]

대전에서 활약했던 충남아산 골키퍼 박주원. [사진 프로축구연맹]

박주원은 2013년부터 대전에서 활약했다. 올 시즌을 앞두고 대전과 계약이 만료된 그는 골키퍼 경쟁에서 밀리자 충남아산으로 이적했다. 박주원은 “(대전에서 이적하는) 아쉬움은 오래 붙들고 있으면 스스로 힘들 것 같아서 마음을 빠르게 추스르려 했다. 길면 길고 짧다면 짧은 선수 생활이 많이 남지 않다고 생각해 (뛸 수 있는 팀으로 이적을) 결정했다”고 했다.
 
올 시즌 처음 상대한 친정팀에 비수를 꽂았다. 박동혁 충남아산 감독은 지난 4월 18일 11라운드 원정 경기(0-3 패)에서는 박주원을 기용하지 않았다. 당시 박 감독은 “박주원이 대전의 레전드여서 (선발 스쿼드에서) 뺐다”고 말했다.
 
박주원은 “박동혁 감독님은 관찰력이 좋으시고 섬세하시다. 경기를 준비하는 과정에서 (평소와 다른 나의) 모습이 조금씩 보여 결정을 내리신 것 같더라”면서도 “다음에 경기 출전 기회를 받을 수 있도록 준비하면 감독님의 걱정을 덜어드릴 수 있을 것이라 봤다”고 했다.
 
13일 대전과 경기에서는 박주원이 선발 골키퍼 장갑을 꼈다. 박동혁 감독은 팀 내 다른 골키퍼 박한근이 직전 광주FC와 경기에서 3실점을 하자 포지션 경쟁을 위해 박주원에게 기회를 줬다. 박주원은 “경기를 앞두고 골키퍼 장갑을 끼면서 너무 많은 생각이 들까 봐 최대한 넋 놓았다. 아무 생각 없이 내 안의 복잡한 마음을 없애려고 했다”고 웃었다.
 
친정팀을 상대로 멋진 선방을 보인 박주원은 경기 종료 후 곧바로 대전 응원석 방향으로 몸을 향했다. 많은 추억을 함께 쌓은 대전 팬들에 인사하기 위해서였다. 박주원은 “대전에서 처음 프로 경기를 뛰었다. 당시에는 선수로서 인간으로서 많이 부족했다. 대전에서 많이 성장할 수 있었다”며 “한 팬께서 웃으시며 ‘왜 이렇게 잘 막아’라고 해주셨는데, 울컥했다. (대전과 경기에서) 최선을 다한 모습을 보여드린 것 같아 기쁘다”고 했다.
 
김영서 기자 zerostop@e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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