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T는 지난 14일 수원 SSG 랜더스전에서 새 외국인 타자 알포드를 1군에 데뷔시켰다. 7번 타자·중견수로 선발 출전했던 알포드는 3타수 1안타 1타점 1득점으로 나쁘지 않은 출발을 기록했다. 7회 말 그가 친 공이 3-유간 코스에서 유격수 박성한의 호수비로 건져졌다. 비록 기록은 내야 안타였지만, 타구 코스가 나쁘지 않았고 3루 주자 장성우도 무사히 홈으로 불러들였다. 이어 심우준의 희생 플라이 때는 2루에서 3루로 진루한 후 포수 김민식의 실책을 틈타 홈까지 파고들었다. 상대 실책을 확인하고 뛰는 데 망설임 없는 판단력을 보여줬다.
나쁘지 않은 데뷔전 성적에 알포드 본인도 만족했다. 그는 경기 후 "오늘 안타와 타점이 나와 기분 좋다. 첫 경기지만 첫 기록이 빨리 나와 앞으로 더 집중력 있게 할 수 있을 것 같다"며 "상대 투수 공을 많이 보면서 스트라이크존에 더 적응하려고 한다"고 소감을 전했다.
알포드는 이강철 KT 감독이 좋아하는 유형이다. 이 감독은 지난해 한국시리즈에서 우승한 후 "타격에서 뛰어났던 멜 로하스 주니어도 좋았지만, 수비가 좀 떨어져서 부담스러운 부분도 있었다"고 돌아봤다. 지난해 대체 외국인으로 제러드 호잉을 선택했을 때도 수비와 주루가 중요한 포인트였다.
알포드는 중장거리 타격도 있지만 준수한 외야 수비력과 주루 능력을 갖췄다고 평가받는다. 이 감독은 14일 경기 전 "알포드를 처음 데려올 때는 호세 피렐라(삼성 라이온즈) 느낌을 약간 받았다. 수비나 주루가 좋았다"며 "타구 스피드도 빠르고 팀 케미도 잘 맞춰 좋은 평가를 받았다. 성격도 좋고 스마트하다. 주루 코치 사인을 전달할 때 아무리 말해도 이해하지 못하는 선수가 있는데, 알포드는 한 번에 알아듣더라"고 했다.
빠른 발과 수비력을 갖춘 덕분에 라인업도 유연하게 운용할 수 있다. 알포드 합류로 KT는 완전체 타선을 갖췄다. 박병호 혼자 버티던 클린업에 강백호와 알포드가 합류했고, 테이블 세터와 장성우의 활약까지 더해졌다. 팀 순위도 14일 승리로 5위까지 올랐다.
상승세를 탄 상황에서 알포드를 외국인 타자답게 중심 타선으로 기용할 수 있지만, 빠른 발을 앞세워 테이블 세터로도 기용이 가능할 전망이다. 이강철 감독은 "3번 타자 강백호와 4번 타자 박병호는 고정"이라며 "알포드를 5번에 기용할 계획이지만, 장성우가 이렇게 좋으면(최근 4경기 3홈런) 알포드 2번 기용도 생각해보겠다. 성우의 체력도 고려하겠다"고 했다.
알포드의 합류에 따라 외야진 기용도 달라진다. 이강철 감독은 "알포드가 들어오면서 배정대·조용호·김민혁은 컨디션과 상대 투수 유형에 따라 기용될 것 같다. 최근 한 달 용호와 민혁이가 테이블 세터로 너무 잘해줘 조합은 깨고 싶지 않다. 민혁이가 좌익 수비는 어느 정도 한다. 정대가 상황에 맞춰 수비 보강 카드로 출장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