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권수는 15일 서울 고척스카이돔에서 열린 키움 히어로즈 원정 경기에 1번 타자·중견수로 선발 출전해 4타수 3안타 1볼넷 1득점을 기록, 4-3 승리를 이끌었다. 지난 10일 LG 트윈스전 이후 3경기 만에 한 경기 3안타를 해내며 시즌 타율이 0.338(경기 전 0.326)까지 올라갔다. 최근 6경기 타율은 0.464(28타수 13안타)이다.
이날 두산은 선발 라인업에 변화가 불가피했다. 주전 3루수 허경민이 부상으로 1군 엔트리에서 제외됐고 주전 중견수 정수빈은 타선 강화를 이유로 벤치 대기했다. 김태형 두산 감독은 허경민의 빈자리를 박계범, 정수빈의 공백은 안권수로 채웠다. 주로 우익수를 맡는 안권수가 선발 중견수로 나선 건 올 시즌 처음이었다.
안권수는 북 치고 장구도 쳤다. 1회 초 첫 타석부터 2루타를 때려냈다. 볼카운트 2스트라이크에서 키움 선발 타일러 애플러의 3구째 투심 패스트볼을 공략, 장타로 연결했다. 두산은 후속 호세 페르난데스와 양석환의 연속 안타로 1-0 리드를 잡았다. 안권수는 3회에도 선두 타자로 나와 중전 안타로 1루를 밟았다. 이번엔 애플러의 커브를 받아쳐 인플레이 타구를 만들어냈다. 두산은 페르난데스의 안타로 주자를 쌓았고 1사 1, 3루에서 김재환의 적시타, 2사 2, 3루에서 강승호의 2타점 적시타로 4-0을 만들었다.
불붙은 안권수의 배트는 세 번째 타석에서 매섭게 돌았다. 5회 2사 주자 없는 상황에서 우전 안타를 때려냈다. 안권수는 6회 네 번째 타석에선 불펜 박승주를 상대해 6구째 볼넷으로 출루했다. 수비에서도 강렬한 인상을 남겼다. 6회 키움 선두타자 김수환이 때려낸 중견수 방면 큼지막한 타구를 펜스에 부딪히며 잡아냈다. 익숙하지 않은 중견수 포지션이지만 키움의 추격 분위기를 꺾는 허슬 플레이로 보는 이들을 놀라게 했다. 9회 마지막 타석은 투구 땅볼.
재일동포인 안권수는 2020년 신인 드래프트 2차 10라운드 전체 99순위에 지명됐다. 간신히 프로의 꿈은 이뤘지만 지난 2년 1군에서 뚜렷한 활약이 없었다. 올 시즌엔 2군 타율마저 0.071(14타수 1안타)로 좋지 않았다. 하지만 지난 4월 17일 1군에 등록돼 기대 이상의 활약으로 '1군 생존 기간'을 늘려가고 있다. 15일 고척전에선 그의 가치를 다시 한번 확인할 수 있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