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 '미혼' 최영준 "감정에 충실해 애끓는 부성애 표현"
일간스포츠

입력 2022.06.16 08:30 수정 2022.06.15 18:43

이현아 기자
사진=더블케이필름앤씨어터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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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들이면 패기라도 하죠, 하나뿐인 딸이잖아요.”
배우 최영준은 종영 드라마 ‘우리들의 블루스’에서 그가 연기한 방호식의 속상한 심정을 대변했다. 극 중 방호식은 홀로 키운 고교생 딸이 임신하자 억장이 무너진다. 유순한 듯 보이지만 과거 주식으로, 사업으로, 도박으로 돈을 날리는 등 뜻대로 풀리지 않는 인생을 살아온 인물. 도망 간 아내의 빈자리가 느껴지지 않게 딸을 키우나 양육만큼은 뜻대로 되지 않는 모습을 보여줬다.
 
“아버지가 홀로 딸을 키우기란 아들 (키우는 것)보다 훨씬 힘들었을 것”이라며 안쓰러워하며 “딸의 임신에 내가 도와줄 수밖에 없겠구나. 딸이니까. 아들이면 두드려 패기라도 하겠는데, 내 딸 몸에서 아이가 나와야 하는데”라며 답답함을 토했다.
 
드라마에서 호식은 딸 영주(노윤서 분)의 임신 소식을 처음 알고 차마 때리지 못하고 밥상을 엎고 선풍기를 발로 차며 화풀이했다. 억장이 무너지는 아비의 심정을 고스란히 보여준 장면은 시청자들의 눈물, 콧물을 쏙 뺐다는 평을 들었다.
 
최영준은 “화를 낼 일은 맞는데 어디다 화를 내야 할지 모르겠고, 임신이라는데 그 사실이 진짜라고는 머릿속으로 인지가 안 되는 상태였을 것이다. 그러다 영주의 배를 보고 털썩 주저앉았던 것”이라고 설명했다.
사진=더블케이필름앤씨어터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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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제 최영준은 미혼에 아이도 없다. 경험하지 못한 상황을 두고 연기적 계산 없이 감정에 충실해 애끓는 부성애를 표현했다. 그는 “아빠의 화내는 방법이 따로 있다고 생각하지 않는다. 그래서 감정에 충실했다. 진짜 아빠처럼 보이려면 감정이 리얼해야 했다. 그냥 우는 건 누가 봐도 슬프지만 사람이 청천벽력 같은 소식을 들었을 때 그 사실 자체를 잘 인지하지 못하고, 그다음 단계에는 사실을 부정하려 하는 그런 과정을 보여주고 싶었다”고 했다.
 
최영준이 해석한 방호식에게 딸 영주는 인생의 전부이자 무거운 책임감이었다. 드라마 초반 호식이 바다를 바라보며 “영주가 대학만 가면 자유”라는 대사를 뱉었다. 이에 대해 최영준은 “딸을 위해서가 아니라 호식이를 위한 대사였다. 영주는 호식이가 책임져야 할 존재다. 딸이 잘 커야 호식이가 편하다. 부모들이 자식이 빨리 커서 앞가림하는 나이가 됐으면 좋겠다고 하는 마음과 같다”고 말했다.
 
최영준을 호식을 책임감에 충실한 인물로 그리려 했다. 그에 따르면 호식은 딸을 책임지고 잘 살았다는 자부심이 있다. 많이 배우지 못했고, 하루하루 힘들게 살면서도 떳떳한 사람이다. 최영준은 “억지로 그렇게 산 게 아니라 기꺼이 그렇게 살 수 있는 사람으로 그리고 싶었다”고 강조했다.
사진=더블케이필름앤씨어터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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옴니버스 형식으로 진행된 ‘우리들의 블루스’에서 호식의 에피소드는 딸의 임신과 죽마고우 정인권(박지환 분)의 이야기였다. 두 사람은 마주치기만 하면 티격태격 정도가 아니라 죽일 듯이 싸우는데 과거 학창 시절 둘도 없는 사이였다. 하지만 호식이 도박에 빠져 어린 딸을 데리고 인권에게 도움을 요청했다 무시를 당해 사이가 틀어졌다.
 
최영준은 “호식이는 본체 굉장히 나약한 사람이다. 도박에도 빠지고, 인권이에게 무시당한 걸 오래 마음에 갖고 있었던 것만 봐도 그렇다”면서 “인권의 말에 정신을 차렸다기보다 그 순간 딸이 눈에 들어왔기 때문인 것 같다. 그러니 이후에 험한 일도 할 수도 있었던 것”이라고 했다.
 
호식의 딸 영주와 인권의 아들 현이 엮이면서 방호식과 정인권은 치고받고 싸우지만, 끝내 나란히 앉아 술잔을 부딪치며 우정을 회복했다. 최영준은 “결국 호식이와 인권이는 부부처럼 살아갈 것 같다. 미운 게 아니라 꼴 보기 싫은, 그렇지만 안 볼 수 없는 식구 같은 애증의 존재다. 사실 박지환과 동갑인데 현장에서 부부로 불렸다. 이정은 누나가 둘이 잘 됐으면 좋겠다고 놀리기도 했다”고 웃었다.
 
최영준은 2002년 발라드 그룹 세븐데이즈로 데뷔한 가수 출신 배우다. 우연히 뮤지컬에 캐스팅돼 연기를 시작했고, 각종 작품에서 존재감 있는 캐릭터들을 맡으며 내공을 쌓아왔다. 최영준은 “배우로 큰 욕심은 없다면서 배역이 커지면서 세세한 걸 보여줘야 할 때가 있는데 좀 더 예쁘게 연기하고 싶다. 이제 책임감을 가져야 할 때”라며 각오를 다졌다.
 
이현아 기자 lalalast@e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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