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T 위즈와 SSG 랜더스의 주중 3연전 3차전을 앞둔 16일 수원KT위즈파크. 이강철(56) KT 감독은 홈팀 더그아웃 앞에서 새 외국인 타자 앤서니 알포드와 꽤 긴 시간 얘기를 나눴다.
통역을 통한 대화였지만, 분위기는 훈훈했다. 알포드는 연신 웃음을 보였다. KT 베테랑 타자 박병호는 알포드에 대해 "야구 실력은 앞으로 지켜봐야겠지만 인간적으로는 좋은 사람 같다"고 말한 바 있다. 알포드는 1군 합류 뒤 인터뷰에서 KBO리그와 팀 동료를 존중하는 마음을 전하기도 했다.
이강철 감독에게 "무슨 얘기를 그렇게 오래 나눴는가"라고 묻자 이 감독은 "그냥 가족 얘기도 하고, 적응 얘기도 했다"며 웃더니 이내 "KBO리그에서 생존하려면 어떻게 해야 하는지 전했다"고 했다.
알포드는 94~95마일(시속 151~153㎞) 강속구를 뿌리는 투수가 즐비한 메이저리그(MLB)에서 뛰었다. 타이밍 싸움인 타격에서 평균 구속 차이는 매우 큰 변수가. MLB에서만 16년을 뛰었던 추신수조차 그랬다. 알포드도 마찬가지다. 이날 이 감독과의 대화에서 구속 차이 때문에 오히려 타이밍이 빠르다는 고민을 털어놓았다고.
이강철 감독은 현실적인 조언을 줬다. 빅리그 출신 이름값 있는 타자들이 이런 타이밍 싸움에서 고전하며 퇴출당하거나 재계약하지 못한 점을 전했다. "KBO리그 투수들의 공에 타이밍을 맞추지 못하면 집에 갈 수 있다"는 말로 농담 섞인 조언을 남겼다. 전 LA 다저스 간판타자이자 현재 키움 히어로즈에서 뛰고 있는 야시엘 푸이그가 배터박스 앞쪽으로 이동해 타격 타이밍을 잡는 변화를 준 점도 팁으로 귀띔했다.
빠른 공 타이밍을 잡지 못하면 변화구 공략도 어려움을 겪는다. 이강철 감독은 알포드가 향후 약점을 드러내더라도, 강점을 강화하는 타격을 주문할 생각이다. 이 감독은 "이제 외국인 투수 교체 카드를 다 썼다. (알포드를) 잘 이끌고 가야 한다"고 했다.
알포드는 16일 SSG전에서 3번 타자·우익수로 나서 4타석 3타수 무안타 1삼진 1볼넷을 기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