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이 유럽 출장에서 복귀하자마자 올해 첫 삼성 사장단 회의가 열렸다. 위기 극복을 강조한 이 부회장의 메시지를 21일 MX(모바일 경험)사업부를 시작으로 진행되는 글로벌 전략 회의에 전파하기 위한 것으로 풀이된다.
삼성은 20일 경기도 용인 소재 삼성인력개발원에서 삼성전자 DX(디바이스 경험)부문장 한종희 부회장과 DS(반도체)부문장 경계현 사장 주재로 약 8시간에 걸쳐 사장단 회의를 가졌다고 밝혔다.
이날 회의에서 사장단은 글로벌 시장 현황 및 전망과 사업 부문별 리스크 요인을 점검했다. 전략 사업 및 미래 먹거리 육성 계획 등도 살펴봤다.
회의에는 한 부회장과 경 사장을 비롯해 최윤호 삼성SDI 사장, 황성우 삼성SDS 사장, 최주선 삼성디스플레이 사장, 장덕현 삼성전기 사장 등 전자 관계사 경영진 25명이 참석했다.
한 부회장과 경 사장은 "국제 정세와 산업 환경, 글로벌 시장 상황이 급변하고 있다. 장기적인 안목으로 변화의 흐름을 읽고, 특히 새로운 먹거리를 잘 준비해 미래를 선도할 수 있는 역량을 키워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어 "기술로 한계를 돌파해 미래를 선점해야 한다"며 "우수 인재 확보에 빈틈이 없어야 한다. 중소기업과 함께 성장할 수 있도록 상생 생태계 육성에도 힘을 쏟아야 하며, 기업의 사회적 역할도 지속해야 한다"고 당부했다.
앞서 이재용 부회장은 11박 12일간 헝가리와 독일, 네덜란드, 벨기에, 프랑스 등을 방문해 반도체 장비 회사 ASML CEO(최고경영자) 등 핵심 파트너와 만나 현장을 점검하고 협력 강화 방안을 논의했다.
지난 18일 귀국한 이 부회장은 "한국에서는 못 느꼈는데 유럽에 가니까 러시아와 우크라이나의 전생이 훨씬 더 느껴졌다"며 "시장의 여러 가지 혼동과 변화와 불확실성이 많은데, 저희가 할 일은 좋은 사람을 모셔오고, 또 우리 조직이 예측할 수 있는 변화에 적응할 수 있도록 유연한 문화를 만드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어 "다음으로 아무리 생각해봐도 첫 번째도 기술, 두 번째도 기술, 세 번째도 기술 같다. 열심히 하겠다"고 말했다.
이처럼 이번 회의는 이 부회장이 수차례 언급한 기술 혁신·인재 확보·조직 문화 개선 메시지를 전사적으로 공유하는 데 중점을 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