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인식 클래식] "콜, 오타니도 얻어 맞는다. 구속보다 제구"
일간스포츠

입력 2022.06.21 08:35

이형석 기자
키움 히어로즈 선발 투수 안우진(왼쪽)과 LG 트윈스 마무리 투수 고우석.

키움 히어로즈 선발 투수 안우진(왼쪽)과 LG 트윈스 마무리 투수 고우석.

빠른 공을 던지는 KBO리그 투수들이 늘어나고 있다. 하지만 그것만으로는 부족하다.  
 
최근 프로야구에서 시속 150㎞ 이상의 강속구를 던지는 투수들을 심심찮게 볼 수 있다. 과거와 비교하면 평균 스피드 증가는 틀림없는 사실이다. 아마추어 투수들의 구속도 늘어났다고 한다.
 
키움 히어로즈 안우진이 대표적이다. 지난 17일 서울 고척스카이돔에서 열린 LG 트윈스전에서 그의 포심 패스트볼 최고 스피드는 시속 159㎞를 찍었다. 안우진이 이날 5이닝 5피안타 1실점(0자책)을 기록하며 총 90개의 공을 던지는 동안 시속 150㎞ 이하의 직구는 단 하나도 없었다. 게다가 이날 최고 스피드였던 159㎞의 공은 투구 수 85개를 넘긴 5회 초에 던졌다. 슬라이드 최고 구속은 웬만한 투수의 직구에 버금가는 시속 148㎞였다. 
 
이날 경기에선 LG 마무리 투수 고우석도 최고 시속 156㎞의 포심 패스트볼을 자랑했다. 140㎞대 직구는 찾아볼 수 없었다.
 
이 둘은 150㎞ 이상의 직구를 던지는 KBO리그 정상급 투수들이다. 이들은 과거 선동열, 고(故) 최동원보다도 더 빠른 공을 던진다. 그러나 위압감은 선배들에 비하면 훨씬 떨어진다.
 
선동열은 포심 패스트볼과 슬라이더, 최동원은 포심 패스트볼과 커브가 주 무기였다. 요즘 선발 투수는 3~4가지 구종을 구사하지만, 선동열과 최동원은 두 가지 구종만으로 상대를 완벽하게 압도했다. 선동열과 최동원은 강속구로 유명하지만, 그 외에도 완벽한 위닝샷이 있었고, 제구까지 좋았다. 타자가 치기 까다롭게 스트라이크존 구석구석, 낮게 던졌다. 
 
스피드는 투수의 로망이다. 더 빠른 공을 던지길 갈망한다. 요즘 투수들은 과거에 비해 체격이 좋아졌다. 이로 인해 빠른 공을 던지는 투수들이 많아졌다. 그러나 제구력과 스피드는 상관관계가 없다. 여러 구종을 던지면서도 타자를 제압하지 못하고 있다.
 
결국 제구력이다. 150㎞대 빠른 공을 던져도 제구가 뒷받침되지 않으면 무용지물이다. 강속구를 던지면서도, 조용히 사라진 선수가 얼마나 많았은가. 제구력 향상을 위해 꼭 필요한 건 집중력이다. 선수 스스로 집중력을 갖고 노력해야 한다. 또한 프로 코치나 아마추어 지도자들이 집중력을 꼭 강조해야 한다.
 
공만 빠르다고 모두 투수가 아니다. 특히 선동열은 공 스피드나 제구 외에도 번트 수비와 견제, 경기 운영 능력까지 모두 뛰어났다. 공은 빨라도 제구력이 부족하면, 이용규(키움) 같은 콘택트가 좋은 타자를 상대할 때 고전하기 십상이다. 
 
오타니 쇼헤이가 2022시즌 선발 투수로 첫 승을 거뒀다. 사진=게티이미지

오타니 쇼헤이가 2022시즌 선발 투수로 첫 승을 거뒀다. 사진=게티이미지

미국 메이저리그(MLB) 대표적인 강속구 투수 게릿 콜(뉴욕 양키스)과 오타니 쇼헤이(LA 에인절스)도 최근 고개를 떨궜다. 콜은 지난 10일(한국시간) 미네소트 트윈스전에서 2와 3분의 1이닝 동안 8피안타 7실점으로 무너졌다. 개인 한 경기 최다 피홈런(5개)을 기록했다. 최고 시속 158㎞ 직구를 던져 홈런을 맞았다. 오타니는 지난 3일 양키스전에서 3이닝 동안 피홈런 3개 포함 4실점 했다. 역시나 시속 157㎞ 빠른 공도 얻어맞아 홈런을 내줬다. 둘 다 가운데로 몰린 공이었다. 공이 아무리 빨라도 제구력이 뒷받침되지 않으면 타자에게 좋은 먹잇감이 될 수 있다는 걸 보여준다.
 
빠른 공을 던지는 투수가 늘어나는 것은 긍정적인 신호다. 제구력만 뒷받침되면 얼마나 좋겠나. 그럼 한국 야구의 수준과 위상이 더 올라갈 수 있다. 선수들이 스피드에만 신경 쓰지 말고, 집중력을 갖고 제구력 향상을 위해 노력하길 당부한다.
 
김인식 전 국가대표 감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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