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원형 SSG 랜더스 감독이 전 경기에서 무너졌던 필승조 김택형(26)의 부진을 변호했다.
SSG는 지난 19일 부산 롯데 자이언츠전에서 4-7로 패했다. 이날 7회까지는 선발 이태양의 7이닝 2실점 호투를 발판 삼아 4-2로 리드했지만, 8회 등판한 김택형이 3분의 1이닝 5실점으로 무너지면서 역전패했다. 이날 김택형은 볼넷과 연속 안타를 허용한 후 자신의 야수선택으로 아웃 카운트 하나 없이 동점을 허용했다. 추가 안타와 탈삼진 하나를 기록하고 마운드를 내려간 그는 책임 주자들이 모두 홈을 밟으면서 이날 패전의 멍에를 썼다.
충격적인 결과였지만 사령탑은 담담했다. 김원형 감독은 21일 인천 SSG랜더스필드에서 열리는 2022시즌 KBO리그 정규시즌 두산 베어스와의 주중 3연전 첫 경기를 앞두고 인터뷰에서 "불펜 투수라면 선수 생활을 하다 보면 항상 일어날 수 있는 상황"이라고 했다. 김 감독은 "물론 그런 상황이 안 일어나면 좋겠지만. 지금까지 어떤 선수도 그걸 피해갈 수는 없었다. 이기는 경기를 매번 나가서 막을 수는 없다"며 "그걸 또 머릿속에 담아두면 다음 경기에 지장 있다. 일상생활이라고 생각하고 빨리 잊었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김원형 감독은 김택형의 불펜을 멘털 문제에서 오는 성장통이라고 진단했다. 김 감독은 "실점 요인을 꼽자면 역시 볼넷이다. 선발 투수들은 6이닝 3실점이라는 기본적인 기준을 달성하면 괜찮다, 그래서 주자 내보내는 것에 큰 신경을 쓰지 않는다. 그러나 7~9회 나가는 투수는 점수를 안 줘야 하는 압박감이 있다"며 "볼넷은 이닝의 첫 타자 문제로 이어진다. 선두 타자는 이닝의 60~70%를 결정한다. 첫 타자만 잡아내면 그 이닝은 순조롭게 끝낼 수 있다. 반대로 선두 타자를 내보냈을 때 투수들이 느끼는 압박감이 있다"고 했다. 그는 "일요일 경기에서는 가장 강한 투수를 김택형이라 생각하고 냈다. 공교롭게 롯데도 가장 강한 타순이었다"며 "그 순간에 택형이가 조금 흔들렸던 것 같다. 다음에 만나면 잘 던질 거라 믿는다"고 떠올렸다.
김원형 감독은 "택형이가 기본적으로 제구가 좋은 선수는 아니다. 마운드 올라가면 자기도 모르게 가끔 심리적 압박감이 오나 보다"라며 "지난 목요일 경기에서는 선두 타자 오윤석을 쓰리볼 상황에서 사구로 내보냈지만, 이닝을 잘 막아냈다. 반면 일요일은 못 막아냈다. 그렇게 경험하면서 선수가 성장하는 것 같다. 조금씩 흔들리는 상황들은 선수가 이겨내야 한다"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