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승원은 SSG를 대표하는 선발 투수다. 2017년부터 2020년까지 4년 연속 정규 이닝 이상을 소화했고 2019년에는 11승을 달성했다. 최근 4년 동안 평균자책점(ERA)도 4.60-3.88-3.65-2.86으로 준수했다. 통산 37승 43패를 기록한 그는 지난해 팔꿈치 수술을 받고 이탈했다. 그런데도 구단은 재활 중인 그에게 5년 55억원의 연장계약을 안겼다. '선발' 문승원의 꾸준함을 믿었기 때문이다.
그런데 김원형 SSG 감독은 문승원이 복귀하면 불펜으로 기용하겠다고 밝혔다. 김 감독은 "(같이 재활을 진행한) 박종훈과 문승원을 함께 선발진에 투입하면 둘의 투구 수를 관리하기 쉽지 않다. 두 투수 중 문승원의 스타일이 불펜에 더 적합하다. 콜업 후 두세 경기 정도는 편한 상황에서 던지게 한 뒤 필승조에 넣을 예정"이라고 설명했다.
선발보다 불펜이 급한 건 사실이다. 올해 SSG 선발진은 ERA 3.31(1위·22일 기준)과 405이닝(2위)을 기록 중이다. 김광현(ERA 1.54) 윌머 폰트(ERA 1.99) 이태양(ERA 2.70) 오원석(ERA 3.95)까지 빈자리가 없다.
반면 불펜은 믿을만한 한 명을 찾기 어렵다. 김택형은 ERA가 5.19까지 올라 있다. 마무리 서진용도 6월 평균자책점이 4.5에 달한다. 그는 22일 경기에서도 호세 페르난데스에게 동점 투런 홈런을 맞고 블론세이브를 기록했다. 왼손 고효준은 어깨 염증으로 2군에 내려갔다. 최고 시속 146㎞의 직구와 컷패스트볼, 슬라이더, 체인지업 등을 구사할 수 있는 문승원이 불펜으로 가면 큰 힘이 된다.
문승원은 통산 불펜 기록이 48이닝 ERA 4.13 1패 3홀드 1세이브에 불과하다. 연투 경험도 두 번뿐이다. 복귀 시즌에 필승조로 기용하기엔 부담이 크다. 우승을 위한 승부수가 될 수 있지만, 후폭풍이 큰 무리수가 될 수도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