약점을 보완한 LG 외국인 투수 아담 플럿코(31)가 케이시 켈리의 '든든한 짝꿍'으로 거듭나고 있다.
플럿코는 지난 25일 수원KT위즈파크에서 열린 KT 위즈와 원정 경기에 선발 등판해 6이닝 동안 4피안타 2실점(1자책)으로 호투했다. 최근 4연승으로 시즌 7승(3패)째를 올렸다. 4월 20일 KT전 이후 두 달 넘게 3점대에 머물렀던 평균자책점을 2점대(2.92)로 떨어뜨렸다.
가장 눈길을 끄는 건 투구 이닝이다. 플럿코는 지난 14일 삼성 라이온즈전을 시작으로 25일 KT전까지 최근 3경기에서 8과 3분의 1이닝-7이닝-6이닝을 투구했다. 평균 7이닝을 던졌고, 3경기 모두 퀄리티 스타트(6이닝 이상 3자책 이하)를 기록했다. 이전과는 확실히 달라졌다.
플럿코는 개막 후 6월 초까지 12경기에서 평균자책점 3.57을 기록했다. 상대를 제압하는 유형은 아니었지만, 그렇다고 확 무너지지도 않았다. 최소 5이닝은 꼭 채웠다. 한마디로 '평범'했다. 다만 외국인 투수에게 기대하는 이닝 소화 능력에서 아쉬움을 남겼다. 평균 5와 3분의 2이닝씩 투구했다. 이 기간 12차례 등판 중 7회에도 피칭한 건 4월 20일 KT전 한 번뿐이었다.
플럿코는 최근 위압감과 안정감을 모두 갖춰가고 있다. 지난 14일 삼성과 경기에서는 외국인 투수 한 경기 최다 탈삼진(14개) 타이기록을 작성했다. 6월 19일 키움 히어로즈전 탈삼진 9개(7이닝 1실점), 25일 KT전 탈삼진 5개씩 뽑았다. 반면 최근 3경기에서 볼넷은 단 1개도 없었다. 이전 12경기에서도 9이닝당 볼넷이 2.91개로 적은 편이었는데 더 좋아졌다.
6월 1일 롯데 자이언츠전까지 베테랑 백업 포수 허도환이 플럿코를 전담했다. 최근 4경기에서는 주전 포수 유강남과 배터리를 이루고 있다. 플럿코는 최근 호투한 뒤 "유강남 덕분"이라며 엄지를 치켜세우고 있다. 유강남의 프레이밍(볼을 스트라이크 판정으로 바꾸는 캐칭 능력)에도 흡족해하는 모습이다.
류지현 LG 감독은 "3~4회까지 플럿코의 직구 구속이 (잘) 나온다. 5회부터, 상대 세 번째 타순을 맞이하면 구속이 떨어지며 변화구에 의존하는 패턴이 있다"고 지적한 바 있다. 최근 플럿코는 유강남, 데이터분석팀과 연구해 이런 패턴에 변화를 주고 있다. 개막 후 6월 초까지 6회 이후 피안타율은 0.306(36타수 11안타)이었는데, 최근 3경기에선 0.052(19타수 1안타)로 확 낮췄다.
플럿코의 전체 구종에서 슬라이더가 차지하는 비율은 약 20%다. 플럿코는 최근 3경기에서 슬라이더를 던져 안타를 맞은 경우가 딱 한 번이었다. 플럿코는 "데이터분석팀이 제공하는 다양한 자료를 분석하면서 슬라이더 그립을 약간 조정했다. 그 효과도 얻고 있다"고 말했다.
이런 오픈 마인드도 시간이 갈수록 플럿코가 호투하는 비결이다. 류지현 감독은 "(2월) 스프링캠프 첫날부터 자기 스타일을 주장하지 않고, 한국에 빠르게 적응하려는 모습이 인상적이었다"고 전했다. 플럿코는 LG와 총 80만 달러의 계약이 발표된 후 아내, 아들과 함께 태극기를 들고 찍은 사진을 소셜미디어(SNS)에 올리기도 했다.
"플럿코가 상대 팀 타자에게 굉장히 두려운 투수는 아니지 않나"라고 했던 사령탑의 평가도 바뀌고 있다. 류지현 감독은 "플럿코가 적은 투구 수로 긴 이닝을 끌고 가는 활약을 보여주고 있다. 덕분에 선발진은 물론이고 불펜도 더 원활하게 돌아가지 않을까"라며 기대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