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로축구 K리그1(1부) 전북 현대는 지난 6일 국가대표 수비수 김진수(30)와 임대 연장을 공식 발표했다. 사우디아라비아 알나스르가 원소속팀인 김진수는 내년 시즌까지 전북 유니폼을 입고 K리그에서 활약하게 됐다. 다만 이번 임대 연장은 알나스르가 김진수의 활약이 필요하다면 내년 시즌 여름에 그를 복귀시킬 수 있는 옵션이 계약이 포함됐다.
김진수의 전북 잔류 소식에 김상식 전북 감독은 안도의 한숨을 내쉬었다. 행정상 문제로 지난 2일 김천 상무와 원정 경기에 출전하지 못했던 김진수는 6일 FC서울과 20라운드 원정 경기(1-0 승)에서는 선발 출전 명단에 이름을 올렸다. 김상식 감독은 “알 나스르에서 레터가 오지 않아 잠도 못 잘 정도였다. 김진수가 남아 이제 한숨 돌렸다”며 기뻐했다.
김진수는 리그 최소 실점(15점)을 자랑하는 전북 수비의 중심이다. 그는 6일 서울과 경기에서도 최후방 라인에서 상대의 공격을 끊어내고 거친 몸싸움도 마다치 않는 모습을 보였다. 김상식 감독도 “김진수가 오늘 경기에서 최고의 모습을 보였다. 지금 전북은 김진수가 있고 없고의 차이가 있다. 기동력이나 공·수 부분에서 모두 전북을 끌어주는 선수”라고 칭찬했다.
김진수도 감독에 대한 두터운 신뢰를 나타냈다. 그는 “코치 시절 감독님과 함께 전북에 있었고, 얼마나 대단한 선수였는지 알고 있다. (나와 여러 가지로) 코드가 잘 맞다. 감독님도 나를 믿어주지만 나 역시 믿음에 보답하고자 했던 부분이 서로의 신뢰를 더욱 두텁게 만들지 않았나 생각한다”고 말했다.
감독과 선수 간 믿음은 전북 잔류로 이어졌다. 김진수는 “무엇이 (자신에게) 좋은 선택인지 많이 고민했는데 두 가지가 떠올랐다. 경기에 나가서 몸 상태를 유지하는 것도 중요하지만, 감독님 때문에 남았다. 두 번째는 아내다. 아내가 ‘월드컵 한 번은 나가봐야 하지 않겠느냐’고 했던 이야기가 내가 어디에 있어야 하는지 방향을 제시했다”고 털어놨다.
김진수는 앞선 두 차례 국제축구연맹(FIFA) 월드컵에서 본선 직전에 낙마하는 경험을 겪은 바 있다. 2014년 브라질 월드컵 당시 최종 명단 발표 직전에 소속팀에서 당한 부상 때문에 낙마했다. 2018년 러시아 월드컵 때도 부상으로 대표팀에 합류하지 못하는 아픔을 지녔다. 오는 11월 개막하는 카타르 월드컵에 대한 출전 의지가 강하다.
김진수는 “월드컵에 대한 집착은 러시아 때가 가장 강했다. 지금 집착이 없는 건 아니지만 나가고 싶은 사실이다. 2014, 2018년에는 제 의지가 부족해 나가지 못했다고 생각하지 않는다. 제 의지와 상관없이 부상으로 못 나갔다”며 되돌아봤다. 김상식 감독도 “제가 있으니까 올해는 (월드컵에) 갈 것이다. 꼭 보내겠다”고 다짐했다.
김진수는 더는 똑같은 불운을 겪지 않겠다는 각오다. 그 어느 때보다 몸 관리에 집중하고 있다. 김진수는 “아직 (월드컵까지) 시간이 남았다. 사람 일은 어떻게 될지 모르지만 조심한다고 해서 달라지는 건 없다. 경기장에서 최선을 다하는 게 맞다. 하지만 이번에는 월드컵에 가지 못할 거라 생각하지 않는다. 나갈 수 있다고 생각하고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