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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울 게 뭐 있노" 울컥한 박석민 은퇴식, 공포의 테·이·박도 뭉쳤다 [IS 창원]

"울 게 뭐 있노."동갑내기 친구에게 자신 있게 말했지만 결국 박석민은 팬들 앞에서 눈물을 보였다. 박석민은 지난 11일 창원NC파크에서 열린 2024 신한은행 SOL KBO리그 삼성 라이온즈와 NC 다이노스의 경기에 앞서 프로 20년 생활을 마무리하는 은퇴식을 가졌다. 지난 시즌을 마치고 이미 은퇴를 선언했지만, NC 홍보팀에서 새 시즌 은퇴식을 추진하면서 성사됐다. 2004년 삼성의 1차 지명으로 프로에 입문한 박석민은 삼성에서 12시즌, NC에서 8시즌을 뛰며 KBO리그를 대표하는 3루수로 활약해왔다. 삼성에선 2004년부터 2015년까지 뛰며 한국시리즈 우승을 5차례(2005년, 2011~2014년) 이끌었고, FA(자유계약선수)로 옮긴 NC에선 2020년 팀의 창단 첫 우승을 견인한 바 있다.이날 오랜만에 창원NC파크 그라운드에 선 박석민은 먼저 구단이 준비한 기념 영상을 가족들과 함께 지켜봤다. 이 영상에서 옛 동료들의 격려 영상이 함께 했다. 삼성 라이온즈 투수 원태인과 오승환, 구자욱 등 삼성 왕조를 이끌고 추억하게 한 선수들이 박석민에게 감사 인사를 건넸고, NC에서 함께 우승에 도전했던 이종욱 NC 코치, 심창민, 손아섭이 등장해 그의 제2의 인생을 응원했다. 그리고 이어진 누군가의 "석민아, 형이다" 한마디에 창원NC파크가 술렁였다. 과거 NC에서 함께 뛰었던 이호준 LG 트윈스 코치였다. 이호준 코치는 "2016년에 네가 NC에 왔을 때 공포의 타선 '나테이박'을 구축했는데, 지금 생각해도 멋있고 다른 구단들도 우리를 굉장히 무서워했던 걸로 기억한다"라고 말했다. 이호준 코치가 말한 '나테이박'은 당시 NC의 강타선을 구축했던 '나성범-에릭 테임즈-이호준-박석민'을 차례로 언급했던 단어였다. 나테이박 타선은 2016시즌 타율 0.309, 425타점, 115홈런을 합작하며 팀을 정규시즌 2위에 올려 놓은 바 있다. 이 코치는 "내 (타석) 뒤에 네가 있어서 내가 편하게 타석에 들어설 수 있었던 기억이 있다"라고 당시를 추억했다. 이 코치는 "(은퇴식을 앞두고) 아쉬움이 교차할 거라고 생각한다. 나도 은퇴할 때 느꼈다"라면서 "제2의 인생도 앞으로 잘할 거라고 생각한다. 응원하겠다. 파이팅"이라며 뜻깊은 격려의 한 마디를 남겼다. 이어 '나테이박'의 또 한 명의 주인공 테임즈가 영상에 등장하자 NC파크는 환호성으로 뒤덮였다. "헤이 박석민"이라며 유쾌하게 축하 영상을 시작한 테임즈는 "선수 생활 훌륭하게 마무리한 것 축하한다. NC에 와서 같은 팀이 됐을 때 너무 기뻤다. 삼성에 있을 때 우리를 상대로 너무 잘했으니까. 당신과 함께 뛸 수 있어서 영광이었다. 고생 많았다"라고 고마워했다. 전광판엔 옛 동료들의 뜻깊은 격려사를 들은 박석민의 모습이 비춰졌다. 공포의 '나테이박' 중 '테이박'이 오랜만에 창원NC파크 전광판에 모습을 드러낸 순간이었다. 이미 박석민의 얼굴엔 눈물이 가득했다. 은퇴식에 앞서 박석민은 강민호와의 일화를 소개하면서 은퇴식 때 울지 았겠다고 대답했지만 결국 그는 팬들 앞에서 흐르는 눈물을 감추지 못했다. 박석민은 준비된 은퇴사를 읽으면서 다시 한 번 울컥했다. 그는 "팬분들의 응원이 없었다면 '선수 박석민'은 존재하지 않았을 것이다. 야구장에서 응원해주시는 팬분들의 함성을 절대 잊지 못할 것 같다"라며 눈물을 삼켰다. 이어 그는 "나는 정말 운이 좋았던 선수다. 6번이나 한국시리즈 우승의 영광을 함께 했다. NC와 삼성이라는 좋은 팀과 훌륭한 지도자 분들, 멋진 동료들과 함께 했다"라면서 "보내주신 뜨거운 관심에.. 보답하고자 최선을 다했지만.. 팬 여러분들께 좋은 모습만 보여드리지 못해 죄송하다"라며 고개를 숙였다. 박석민은 "많은 분이 생각이 나는데, 내 기본기와 인성을 중요시 가르쳐주셨던 초중고 감독님들이 생각난다. 이분들 덕분에 내가 20년 동안 선수 생활을 할 수 있었다. 감사하다"라면서 "좋은 형이자, 존경하는 선배, 멘토가 돼주신 이승엽 두산 베어스 감독님께도 감사드린다. 나와 함께 뛰어준 선수들에게 진심으로 감사드린다"라고 감사 인사를 이어갔다. 그는 "야구장에서 최선을 다해준 NC, 삼성 선수들에게 팬 여러분들의 많은 박수와 응원을 부탁드리겠다. 후배님들도 그라운드에서 최선을 다하고 인간으로서 존중받는 선수가 되길 기원하겠다"라면서 "그동안 나만을 위해 고생해준 가족들에게 진심으로 감사하다는 인사를 전하고 싶다. 감사하다"라고 덧붙였다. 마지막으로 그는 "저는 이제 '선수 박석민'이 아닌 '코치 박석민'으로서 새로운 출발을 하게 됐다. 많이 배워서 다시 그라운드로 돌아오겠다. 제 인생 2막에서도 항상 최선을 다하고 모범이 되는 그런 박석민이 되겠다. 정말 감사드린다"라며 눈물의 은퇴사를 마쳤다. 은퇴사 후 박석민은 NC, 삼성 선수들과 기념사진을 찍었다. 삼성 포수 강민호가 다가와 그에게 삼성 모자를 씌워주면서 웃음을 자아냈고, 오승환도 그를 포옹하면서 옛 정을 다시 나눴다. 이후 박석민은 아들 박준현(천안북일고 투수)과 시구, 시타를 진행했다. 아들의 공을 지켜보면서 방망이를 휘두른 박석민은 이날 경기장을 찾은 1만7891명의 관중들의 환호를 받으며 그라운드를 떠났다. 창원=윤승재 기자 2024.05.12 00: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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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종문 진심합심] 루틴은 소중하다. 그러나 이번엔 크게 바뀔 때다

‘루틴은 소중하다.’ 야구팀에서 제가 깊이 깨달은 여러 교훈 중 하나입니다. 루틴이 결과를 내는 것은 아닙니다. 그러나 잘 준비할수록 꾸준함이 연결되고 좋은 결과가 따라올 확률이 커집니다. 좋은 루틴을 가지면 심리적으로 쫓기더라도 리듬을 유지하며 버티는 힘을 기를 수 있습니다. 그래서 “결과를 믿지 말고 과정을 믿어라"라는 말로 지도자들은 선수들 마음을 다독입니다. 좋은 지도자, 좋은 선배와 베테랑이 보여주는 루틴의 모범을 팀의 문화로 이어지도록 프런트도 힘을 쏟습니다. 사소한듯싶지만 경기 전-중-후 선수들은 다양한 루틴을 갖고 있습니다.나성범 선수와 같은 팀에 있을 때 이야기입니다. 2019시즌 초반으로 기억합니다. 그는 2번 타자로 몇 차례 경기에 나갑니다. 이전까지 나 선수는 주로 3번이었습니다. 당시 새로 부임한 이동욱 감독님과 코치진에서 몇 가지 타순 조합을 정하기 위해 테스트 중이었습니다. 다이노스의 데이터 팀에서도 최근 3년 치 타격 데이터와 리그 평균값 등에 가중치를 부여한 뒤 자체 개발한 시뮬레이터에 넣고 100만 회를 돌려 타순 조합별 기대 득점을 뽑아 코칭스태프에 참고 자료를 전했습니다. 당시를 기준으로 ‘최적의 타순’ 모델의 핵심은 나성범 선수의 2번 기용이었습니다. 가장 많은 득점을 기대할 수 있다는 이론적 분석 결과였습니다.성공하진 못했습니다. 이유는 나 선수의 루틴 때문이었습니다. 몇 차례 2번으로 뛴 뒤 나 선수는 코칭스태프에게 “호흡이 안 맞습니다. 힘듭니다”라고 말합니다. 홈경기의 경우 수비를 나갔다가 더그아웃으로 돌아와 바로 타격 준비를 하는데, 3번에 익숙한 나 선수는 준비 시간이 부족하다고 느꼈다고 합니다. 장비 챙기고 숨을 고르고 자기 리듬으로 전환하는 타이밍을 잡기 어렵다는 설명이었습니다. 벤치에선 무리하지 않고 나 선수가 편한 자리로 다시 옮기고, 다른 타순 조합으로 대체합니다. 한 타순 당기는 것이 외부에선 별것 아닌 것처럼 보여도 프로 선수는 자기 루틴에 예민하다는 걸 이 에피소드가 보여 줍니다. 단순히 익숙한 것이 편하다는 것 이상을 뜻합니다. 야구 현장은 그래서 변화에 보수적입니다. 루틴은 중요하고, 세심히 챙겨야 할 부분입니다. 존중해야 합니다. 그렇지만 루틴도 바뀝니다. 변화를 받아들여야 할 때가 있습니다. 선수의 몸이 바뀌고, 팀도 선수 구성이 바뀝니다. 게임 플랜과 시즌 전략을 수정하다 보면 과거 방식을 고수할 수 없습니다. 새 루틴을 만들고 받아들여야 할 때가 옵니다. 고지식하다 싶을 정도로 루틴을 지키던 나 선수도 최근 인터뷰를 보니 4번 타자의 새 옷에 적응 중입니다. 또한 “햄스트링 부상을 겪었기에 이제는 100%로 전력질주하는 습관도 상황에 맞춰 바꾸려 한다"라고 말했군요.2024 정규시즌 개막에 맞춰 한국 프로야구가 여러 가지 새 제도를 도입, 시범경기에 적용하고 있습니다. 자동 볼 판정 시스템(ABS), 피치 클록 등 시행 세칙 관련 중대 변화입니다. 선수와 팀 입장에선 루틴의 큰 변화를 요구받고 있습니다. 어려움이 정말 많을 겁니다. 일부 감독님의 볼멘소리도 들립니다. 현재 수준에서 각자 최선의 경기를 하고 싶다는 의지로 읽힙니다. 한편으론 구단과 리그 사무국 결정권자들이 “우리를 배려하지 않는구나”하는 서운함, 정보 공유 부족에 대한 불만, 성적에 대한 책임감이 맞물려 부정적인 쪽으로 기운 것으로 보입니다.그렇지만 결국 국내외 야구 환경이 바뀌어 가는 방향과 흐름을 이제 거스를 수 없습니다. 더 나아가 류현진 선수의 복귀 시점에 맞춰 라커룸 개방도 해야 한다는 것이 제 개인적 생각입니다. 시즌이 코앞이니 당장 시행은 무리입니다. 그렇다면 올스타전 때 시범적으로 해보면 어떨까요. 팬들이 기대하는 새로운 기획이 나올 때입니다. 뻔한 야구 콘텐츠로는 한계에 왔다는 지적에 리그 참여자들은 귀를 열어야 합니다. 물론 특정 업체만을 위한 제도여서는 안됩니다. 야구기자협회와 선수협의회는 각 영역의 대표 단체로 적절한 방안을 협의, 도출할 능력이 있습니다. 한국 야구가 당장은 호황의 조짐이지만 장기적으론 생존을 지속할 수 있느냐는 고민에 빠져 있습니다. 루틴은 소중하지만 바뀌어야 할 때가 왔습니다. 한국코치협회 인증코치 김종문 coachjmoon 지메일김종문은 중앙일보 기자 출신으로, 2011~2021년 NC 다이노스 야구단 프런트로 활동했다. 2018년 말 '꼴찌'팀 단장을 맡아 2년 뒤 창단 첫 우승팀으로 이끌었다. 현재 한국코치협회 인증코치(KPC)다. 2024.03.18 07: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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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S 잠실] 빠른 1~3번, 강한 4~6번...틀 재확인한 KIA 타선

"오늘 라인업을 기본 틀로 생각하고 있다."'우승 후보' KIA 타이거즈의 모습이 윤곽을 드러내기 시작했다. KIA는 14일 서울 잠실야구장에서 2024 KBO리그 시범경기 두산 베어스전을 치른다.KIA는 올 시즌 우승 후보 중 한 팀으로 꼽힌다. 새로 뽑은 외국인 투수 두 명에 대한 평가가 좋고, 양현종-이의리 등 국내 선발진 역시 으뜸이다. 지난해 부상으로 풀 시즌을 뛰진 못했으나 나성범을 주축으로 최형우-김도영-박찬호 등을 갖춘 타선 역시 정상급이다.좋은 재료를 어떻게 조합할지는 이범호 신임 감독의 몫인데, 14일 시범경기에서 얼추 그 윤곽이 드러나게 됐다. 이날 KIA는 박찬호(유격수)-최원준(중견수)-김도영(3루수)-나성범(우익수)-소크라테스(좌익수)-최형우(지명타자)-김선빈(2루수)-김태군(포수)-이우성(1루수)로 타순을 꾸렸다. 이범호 감독이 부임 초기부터 이야기한 빠른 1~3번 타자와 장거리 타자로 꾸려진 4~6번 타순이 주축이다.14일 경기 전 취재진과 만난 이범호 감독은 "오늘 라인업을 기본 틀로 생각하고 있다"며 "틀이 있어야 선수도 편하다. 앞 타순에 어떤 선수가 있냐에 따라 선수도 미리 타석을 준비하고 생각해둔다. 시즌 중에도 오늘과 거의 유사하게 운영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소폭의 변화만 둘 뿐 기본 틀은 유지할 거로 보인다. 이범호 감독은 "상대가 좋은 왼손 투수면 한 두 타석을 수정할 것"이라고 전했다.우승 후보라는 기대가 부담스럽진 않을까. 이범호 감독은 이날 경기 전 이승엽 감독과 만났다고 전했다. 그는 "감독이 된 후 선배 감독님들께 인사드리는 차원에서 이번에도 다녀왔다. '축하한다'하시면서 '좋겠다. 멤버가 좋지 않나'라고 하셨다. 그러니 부담스럽더라"고 웃으면서 "두산도 5선발까지 완벽하게 갖춘 팀이지 않나. 잘하라고 해주시고, 자주 보자고 하시며 인사를 마쳤다"고 전했다.약점, 보완점을 고민하진 않겠다고 했다. 이범호 감독은 "고민한다고 문제가 안 생기는 것도 아니다. 시즌에 들어가 모자라는 부분이 생겼을 때는 선수단 미팅을 하고 풀어가면 된다"며 "벌써부터 고민을 한들 선수들한테만 부담을 줄 수 있다. 지금은 전혀 불안한 부분이 없고, 생겨도 코칭스태프 및 선수들과 다 같이 힘을 합쳐서 가면 큰 문제 없이 시즌을 치를 수 있을 거로 생각한다. 선수들이 부상을 입지 않게만 조심하면 될 것 같다"고 답했다. 잠실=차승윤 기자 chasy99@edaily.co.kr 2024.03.14 12: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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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루수 전환 준비하는 타이거즈 히트상품, 2017년 김주찬이 될 수 있을까

1루 자유계약선수(FA) 최대어였던 양석환이 두산 베어스에 잔류하며 KIA 타이거즈의 1루수 외부 영입도 불발됐다. 결과적으로는 영입 시도 자체를 하지 않았다. KIA 야수진 전력은 결코 약하지 않다. 오히려 2023 정규시즌 5위 안에 들지 못한 게 이변이라는 평가다. 주전 선수들이 차례로 부상을 당하며 이탈한 탓에 정상적인 전력을 가동하지 못했다. KIA가 베스트 멤버로 나섰던 8월 말~9월 초에는 9연승을 거두기도 했다. 1루수 뎁스(선수층)도 마찬가지다. 내부적으로도 리그 평균 대비 승리 기여가 가장 낮은 포지션이었다는 평가를 내렸지만, 그렇다고 당장 78억원(양석환 몸값)을 투자할 만큼 비전이 부족한 것도 아니다. 지난 2시즌 연속 13홈런 이상 친 황대인은 비로소 침체기를 겪었다. 83경기(226타석)에서 홈런 7개를 친 변우혁도 꾸준히 기회를 얻으면 더 많은 장타 생산이 가능하다는 것을 증명했다. 현장 지도자뿐 아니라 선배들까지 특유의 파워에 혀를 내두른 김석환도 아직 긁지 않은 복권이다. 현재 가장 주목 받고 있는 선수는 이우성이다. 올 시즌 프로 데뷔 뒤 가장 빼어난 퍼포먼스를 남긴 선수다. 126경기에 출전해 타율 0.301(355타수 107안타)를 기록했다. 원래 외야수지만, 지난달 28일 끝난 KIA 일본(오키나와) 마무리캠프에서 포지션 전환을 시도했다. KIA 외야는 포지션 정리가 필요하다. 2023 정규시즌 후반기 1루수를 맡았던 최원준은 원래 자리인 외야수가 제격이라는 게 올 시즌 확인됐다. 외국인 선수 소크라테스 브리토는 재계약 가능성이 높고, 우익수는 간판타자 나성범이 지키고 있다. 이우성과 이창진 그리고 지난달 FA 계약을 한 고종욱이 백업 한 자리를 노린다. 여기에 이우성도 있었다. 올 시즌 주루와 수비 그리고 타격까지 두루 성장세를 보여줬다. 그런 선수가 1루 경쟁에 가세하면, 기존 황대인과 변우혁에게도 자극제가 될 수 있다. KIA는 외야 자원을 1루수로 돌려 성공과 실패를 모두 경험했다. 이상적인 안착 사례는 김주찬(현 롯데 자이언츠 코치)이 대표적이다. 그는 최형우가 FA 계약으로 가세한 첫 시즌이었던 2017시즌, 그전까지 주로 맡았던 좌익수 대신 1루수로 나섰다. 122경기에 출전해 타율 0.309를 기록했다. 당시 KIA는 이전 3시즌(2014~2016) 동안 동행했던 1루수 자원 브렛 필과의 재계약을 포기하고, 외야수 외국인 타자 로저 버나디나를 영입한 바 있다. 이런 선택은 딱 들어맞았다. 2017시즌 KIA는 활화산 타선을 보여주며 통합 우승을 차지했다. 반면, 2021시즌 외국인 타자 프레스턴 터커는 맷 윌리엄스 전 감독의 구상 속에서 외야수와 1루수 병행을 준비했지만, 수비 안정감이 떨어졌고, 급격한 타격감 저하까지 겪었다. 터커는 2021시즌 뒤 재계약하지 못했다. 이력 차이를 고려하면 이우성과 김주찬을 직접 비교할 순 없다. 그래도 내부 포지션 전환 성공 사례가 있다. 이우성은 올 시즌 주전급으로 올라설 수 있는 자질을 증명했다. 통상적으로 외야수의 1루수 전환 성공 사례도 적지 않다. 안희수 기자 anheesoo@edaily.co.kr 2023.12.01 09: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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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G 출전 불발 털어낸다...APBC 대표팀 리드오프 출격 예고한 김도영

“저도 기회가 오겠죠.”항저우 아시안게임(AG) 개막이 다가온 9월 중순, 김도영(20·KIA 타이거즈)이 전한 바람이다. 당시 그는 대표팀에 승선한 동갑내기 친구이자 ‘라이벌’ 문동주(20·한화 이글스)를 응원하며 자신도 국제대회에서 뛰는 날을 고대했다. 11월 열리는 아시아 프로야구 챔피언십(APBC)에 대해 귀띔하자 “지금은 팀 순위만 생각하고 있지만, 솔직히 출전하고 싶다”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석 달 뒤 기회가 왔다. 김도영은 오는 16일부터 일본 도쿄에서 열리는 APBC 대표팀에 선발됐다. 2017년에 이어 두 번째 열리는 이 대회에는 한국·일본·대만·호주 리그 대표 유망주(24세·입단 3년 차 이하)들이 참가한다. 김도영은 2023시즌 초반 당한 오른쪽 발등 부상으로 6월 중순 1군에 복귀한 탓에 AG 대표팀엔 선발되지 못했다. 후반기 타율 0.290·18도루를 기록한 그는 한껏 성장한 기량을 인정받았고, APBC 대표팀 부름을 받았다. 프로 데뷔 후 처음으로 태극마크를 달았다. AG에 출전하지 못한 아쉬움을 털어낼 기회다. 김도영은 지난 6일 대구 삼성라이온즈파크에서 열린 APBC 대표팀의 첫 공식 훈련에서 쾌조의 컨디션을 보여줬다. 소속팀 KIA 구단 관계자에 따르면 정규시즌이 끝난 뒤에도 꾸준히 홈구장(광주 기아챔피언스필드)을 찾아 근·체력 훈련을 하며 APBC를 준비했다고 한다. 이날 타격 훈련에서 수차례 호쾌한 타구를 날리며 다른 동료들의 감탄을 자아냈다고. 김도영은 2021년 9월 멕시코에서 열린 세계야구소프트볼연맹(WBSC) U-18 야구월드컵에 출전했다. 한국은 약체로 여겨진 니카라과전 4-6으로 패하는 등 고전을 거듭한 끝에 최종 8위로 대회를 마쳤다. 국제 무대에서 벽을 실감한 김도영은 자신의 실력을 되돌아봤고, 더 성장해야 한다고 다짐했다. 프로 무대(KBO리그) 진입을 앞두고 가장 설레는 점으로 "좋은 선배님(투수)들의 공을 칠 수 있다는 것"이라고 전하기도 했다. 김도영은 데뷔 2년 차였던 올해, KIA의 주전 3루수로 도약했다. 정규시즌 막판 순위 경쟁에서 클러치 능력을 보여주며 주축 선수 나성범·최형우가 부상으로 빠진 팀 공격에 힘을 보태기도 했다. 김도영의 시선은 다시 넓은 무대로 향한다. 그에게 국제대회에 출전에서 가장 기대되는 점을 묻자 "선배들 얘기를 들어보면 대부분 일본 투수들의 제구와 변화구 구사 능력을 높이 평가하더라. 직접 상대하고 싶은 마음이 크다"라고 했다. 이바타 히로카즈 감독이 이끄는 일본 APBC 대표팀엔 이마이 타츠야, 스미다 치히로(이상 세이부 라이온스) 등 차세대 에이스급 투수들이 출전한다. 김도영은 올 시즌 84경기만 뛰고도 도루 25개를 해냈다. 이 부문 1위 정수빈(두산 베어스)의 기록이 39개였다. 김도영이 출루하면 상대 배터리와 내야진에 부담을 줄 수 있다. 항저우 AG에서 금메달 획득을 이끈 KBO리그 대표 '대도' 김혜성(키움 히어로즈)도 이번 APBC 대표팀에 선발됐다. 김도영과 김혜성이 테이블세터로 나서면 적극적으로 작전 야구를 실현할 수 있다. 김도영이 대표팀 타선 리드오프(1번 타자)로 뛸 날이 다가오고 있다. 안희수 기자 anheesoo@edaily.co.kr 2023.11.08 06: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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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0개 못 던진다? 109구 무력시위 보여준 이의리

내구성을 의심받던 KIA 타이거즈 좌완 선발 투수 이의리(21)가 두 경기 연속 선발 투수 임무를 완수했다. 이의리는 지난 3일 수원 케이티위즈파크에서 열린 2023 KBO리그 KT 위즈와의 원정 경기에 선발 등판, 5와 3분의 1이닝 동안 총 109개 공을 던지며 4피안타 1실점을 기록했다. 5회 말 1사 만루 위기에서 앤서니 알포드에게 희생플라이를 허용하며 1점을 내줬을 뿐, 전반적으로 안정감 있는 투구를 보여줬다. 이의리는 타선 득점 지원을 1점 밖에 받지 못해 승리 투수가 되진 못했지만, 소속팀 KT의 3-1 승리 발판을 놓았다는 평가를 받는다. 이의리가 3일 KT전에서 남긴 투구 수(109개)는 올 시즌 등판한 26경기 중 가장 많았다. 2022년 6월 3일 KT전(118개) 2022년 8월 25일 LG 트윈스전(115개)에 이어 개인 통산 3번째 기록이기도 했다. 이의리는 지난 6월 발표된 항저우 아시안게임(AG) 야구 국가대표팀 최종 엔트리에 이름을 올렸다. 그는 2020 도쿄 올림픽과 2023 월드베이스볼클래식(WBC)에 연달아 출전하며 대표팀 선발진의 현재이자 미래로 평가받았던 선수다. 항저우 AG가 한창 진행 중인 현재 이의리는 KBO리그에서 뛰고 있다. 한국야구위원회(KBO) 전력강화위원회는 9월 초 왼손 중지에 물집이 잡혔던 이의리가 최상의 경기력을 보이기 어렵다고 판단했고, 지난달 22일 그를 대표팀 엔트리에서 제외하며 외야수 윤동희(롯데 자이언츠)를 대체 선수로 발탁했다. 류중일 대표팀 감독도 “이의리는 리그 최고 왼손 투수 중 한 명이지만, 현재 상태로 공 70~80개를 던질 수 있을지 의문이 들었다”라고 밝혔다. 이의리는 전력강화위원회의 판단이 틀렸다는 것을 보여줬다. 그대로 소속팀 선발 로테이션을 소화한 이의리는 지난달 27일 리그 3위였던 NC 다이노스 타선을 상대로 7이닝 3피안타 1볼넷 무실점을 기록하며 올 시즌 최고의 투구를 뽐냈다. KIA의 6-1 승리를 이끌고 시즌 11승(7패)째를 거뒀다. 닷새 휴식 뒤 나선 3일 KT전에선 시즌 최다 투구 수까지 기록했다. 이의리의 몸 상태는 문제 없었다. 한동안 마음고생을 했던 이의리는 “아쉽지만, 그런 내색을 하지 않은 게 프로다. (지난 일에) 연연하면 팀에 민폐를 끼칠 것”이라고 했다. 이어 이의리는 팀 선배 나성범, 올림픽·WBC 대표팀에서 인연이 닿은 고영표(KT)에게 위로를 받은 일화를 전하며 “선배들이 ‘더 큰 선수가 되기 위한 경험이 될 것’이라고 하더라. 결국 마인드 컨트롤이 가장 중요하다. 다시 팀을 위해 뛰겠다”라고 전했다. KIA는 3일 기준으로 5위 SSG 랜더스에 2.5경기 밀린 6위(65승 2무 65패)였다. 5위 탈환이 쉽진 않은 상황이다. 김종국 KIA 감독은 "끝까지 최선을 다할 것"이라고 했다. 이의리도 남은 정규시즌 두 차례 더 선발 등판해 순위 경쟁에 힘을 보탠다. 안희수 기자 anheesoo@edaily.co.kr 2023.10.04 17: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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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년차 '아기 호랑이'도 놀란 8연승 타이거즈의 '기세'

2년 차 '아기 호랑이' 김도영이 소속 팀 KIA 타이거즈의 무서운 상승세에 깜짤 놀랐다. 그는 "진짜 우리 팀 기세가 무섭다"고 말했다. KIA는 지난 3일 인천SSG랜더스필드에서 열린 SSG와 원정 경기에서 8회 초 동점과 역전을 이룬 데 이어 9회 초 김도영의 쐐기 솔로 홈런으로 8-6 승리를 거뒀다. 지난달 24일 수원 KT 위즈전부터 8연승을 내달린 KIA는 NC 다이노스에 승차 없이 승률에서 0.0005(0.5283, 0.5278) 앞서 4위로 한 계단 올라섰다.광주 동성고 출신으로 지난해 1차 지명으로 입단한 김도영은 이런 상승세는 처음 경험한다. 고교 시절부터 '제2의 이종범'으로 주목받은 김도영은 지난해 103경기에서 타율 0.237로 기대만큼 활약을 보여주지 못했다. KIA는 지난해 70승 73패 1무로 5강에 턱걸이했고, 와일드카드 결정전 첫 경기 패배로 포스트시즌을 일찍 마감했다.올해 7월 초까지 9위로 처졌던 KIA는 가을 야구가 멀어지는 듯했다. 그러나 최근 751일 만의 8연승으로 5강권에 진입했고, 3위 SSG를 1.5경기차로 바짝 추격하며 그 이상을 넘보고 있다. 김도영은 "진짜 이 기세가 정말 무서운 것 같다. 잘 되니까 계속 잘 된다"며 기쁨을 감추지 못했다. 김도영의 활약도 상승세에 큰 몫을 담당한다. 그는 팀이 8연승을 달리는 동안 타율 0.367 1홈런 5타점 3도루 OPS(출루율+장타율) 1.100을 기록했다. 3일 경기에서는 4-4 동점이던 5회 1타점 역전 적시타를 쳤고, 9회에는 귀중한 쐐기 홈런까지 터뜨렸다. 김도영을 베이스를 돌다가 홈런을 확인하자마자 두 주먹을 불끈 쥐고 껑충 뛰며 기뻐했다. 그는 "이렇게 큰 동작으로 세리머니를 한 건 처음"이라고 기뻐했다. 김종국 KIA 감독은 "한 점 차 불안한 리드 상황에서 김도영의 솔로 홈런까지 터져 8연승을 이어갈 수 있었다"고 돌아봤다. KIA의 최근 8연승의 원동력은 폭발적인 타격(타율 0.337)이 뒷받침한 덕분이다. 이 기간 역전승이 무려 5번이다. 7회까지 뒤진 경기에서도 두 번이나 승리할 만큼 뒷심이 강하다. 김도영은 "야수들끼리 벤치에 있으면 '상대 팀에 뒤져 있어도 질 것 같지 않다'고 입을 모아 이야기한다. 오늘(3일)도 5회 말 역전을 당했지만 긍정적인 자세로 임하니 역전했다"고 전했다. 김도영은 올 시즌 초반 부상으로 48경기 출장에 그치고 있다. 이런 가운데 타율 0.308 3홈런 25타점 46득점 15도루(성공률 83.3%)를 기록할 만큼 한층 성장했다. 2번 타자 김도영의 든든한 지원군은 3~4번 나성범과 최형우다. 나성범은 타율 0.344 14홈런 44타점, 최형우는 타율 0.297 15홈런 74타점을 기록하고 있다. 김도영은 "레전드 선배님 두 분이 뒤에 있어 마음이 정말 편하다. 내가 못 쳐도 뒤에서 해결해 주신다"고 말했다. 타이거즈의 상승세와 함께 아기 호랑이 김도영도 무럭무럭 자라고 있다. 이형석 기자 2023.09.04 12: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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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S 포커스] 악재 쏟아진 KIA, 버팀목은 투·타 맏형 최형우-양현종

개막 전부터 악재가 쏟아진 KIA 타이거즈는 6위(36승 1무 39패)로 전반기를 마치며 상위권 진입 발판을 만들었다. 투·타 대들보 양현종(35)과 최형우(39)가 중심을 잡아줬다. 정규시즌 개막을 사흘 앞둔 3월 29일, KIA는 구단 사령탑이 팀을 떠났다. 장정석 전 단장이 소속 선수였던 박동원(LG 트윈스)과 장기 계약 협상을 하면서, 뒷돈을 요구한 혐의가 드러났다. 결국 구단은 장 전 단장을 해임했다. 선수단도 어수선했다. 간판타자 나성범이 월드베이스볼클래식(WBC) 국가대표팀 일정을 소화하다가 왼쪽 종아리 근막 손상 부상을 당하며 개막 엔트리에서 빠졌다. 개막 뒤엔 셋업맨 장현식과 마무리 투수 정해영이 부진하며 불펜진이 흔들렸다. 시즌 초반 위기에서 팀을 이끈 선수는 ‘맏형’ 최형우였다. 그는 4월 21일 삼성 라이온즈와의 홈경기에서 2-4로 지고 있던 9회 말, 끝내기 스리런홈런을 치며 팀 승리를 이끌었다. 이전 14경기에서 10패(4승)를 당하며 최하위까지 떨어졌던 KIA는 삼성전을 기점으로 분위기를 바꿨고, 이후 10경기에서 8승(2패)을 거두며 반등했다. 이전 2시즌(2021~2022) 동안 이름값을 하지 못했던 최형우는 5월까지 타율 0.320(리그 6위)을 기록하며 녹슬지 않은 기량을 보여줬다. 6월 중순부터 짧은 슬럼프를 겪었지만, 지난 6일 SSG전에서 상대 에이스 김광현을 상대로 홈런 2개를 치는 등 다시 타격감을 회복하며 KIA의 전반기 막판 6연승을 이끌었다. 김종국 KIA 감독도 최형우를 전반기 팀 최고 수훈 타자로 꼽았다. 마운드에선 에이스 양현종이 흔들리던 선발진에 버팀목이 됐다. KIA는 외국인 투수 아도니스 메디나와 숀 앤더슨이 각각 4월과 5월 차례로 부진했고, 2021년 신인왕 국내 투수 이의리는 볼넷을 남발하는 제구 난조로 많은 이닝을 소화하지 못하며 '선발 야구'를 하지 못했다. WBC에서 1경기밖에 나서지 않았던 양현종은 개막 8경기 연속 5이닝 이상·3자책점 이하 투구를 해내며, 실전 감각이 떨어졌을 것이라는 우려를 지웠다. 5월 27일 LG전에서는 6과 3분의 2이닝 3실점 호투로 KIA의 6-3 승리를 이끌고 승수를 추가, KBO리그 개인 통산 162승째를 거두며 정민철(현 MBC 스포츠 플러스 해설위원)을 제치고 이 부문 단독 2위에 올랐다. 양현종도 6월 2일 롯데전에서 9실점, 다음 등판이었던 7일 광주 SSG전에서 11피안타를 맞는 등 잠시 슬럼프에 빠졌지만, 이후 5경기에서는 모두 5이닝 이상 소화하며 다시 페이스를 끌어올렸다. 양현종과 최형우의 진가는 그라운드 밖에서 더 빛났다. 양현종은 경기력 기복이 있던 젊은 투수 이의리와 윤영철과 자주 대화를 나누며 멘털 관리에 도움을 줬다. 이의리는 “항상 꾸준한 양현종 선배님의 투구와 조언에 많은 것을 배운다”라고 했다. 최형우도 자신이 맹활약한 경기에서도 이우성·고종욱 등 후배 야수들의 공을 치켜세운다. 심판 판정 등 논란이 있는 상황에 대해서는 자신의 소신을 주저 없이 드러내며 팀 사기를 북돋우기 위해 노력했다. 안희수 기자 anheesoo@edaily.co.kr 2023.07.17 05: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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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현종 보고 배운 안우진, 윤영철에게 '선배미' 보여줄까

신인왕 후보 윤영철(19·KIA 타이거즈)이 리그 넘버원 투수로 올라선 안우진(23·키움 히어로즈)와 선발 맞대결을 펼친다. 리그 8위 KIA는 28일 광주-기아챔피언스필드에서 열리는 2023 KBO리그 6위 키움과 올 시즌 10차전을 치른다. 전날(27일) 열린 9차전에선 선발 투수 이의리가 4와 3분의 2이닝 6실점으로 무너지며 1-8로 완패했다. KIA는 체력 관리 차 열흘 동안 휴식을 가진 신인 윤영철이 선발 투수로 나선다. 정확한 제구력과 신인 같지 않은 완급 조절 능력으로 1군 무대에 연착륙한 투수다.윤영철은 4월 15일 데뷔전에서 키움을 상대했다. 3과 3분의 2이닝 동안 4피안타 5실점하며 고전했다. 하지만 이후 1라운더(2023 신인 드래프트)다운 잠재력을 드러냈고, 4월 27일 NC 다이노스전부터 8경기 연속 5이닝 이상 소화했다. 변수는 실전 감각 회복과 대량 실점 후유증 극복이다. 신인왕을 향해서 순항하던 윤영철은 지난 17일 나선 광주 NC전에서 3이닝 동안 11피안타 7실점을 기록했다. 데뷔 최다 실점, 최다 피안타였다. 어깨도 무겁다. KIA는 나성범과 김도영, 두 주축 타자들이 부상 치료를 마치고 복귀했지만, 최근 3경기에서 2패를 당했다. 반면 키움은 6월 치른 23경기에서 13승 2무 8패를 기록, 10개 구단 중 두 번째로 높은 승률(0.619)을 기록했다. 키움 선발 투수는 안우진이다. 지난 시즌(2022) 탈삼진(224개)와 평균자책점(2.11) 부문 1위에 오른 투수다. 올 시즌도 5승 4패, 평균자책점 1.61을 기록하며 이름값에 걸맞은 성적을 남겼다. 한동안 타선 득점 지원이 부족해 승운이 없었지만, 최근 3경기에서 2승을 챙겼다. 안우진은 올 시즌 KIA전 첫 등판엔 나선다. 지난 시즌은 3경기에 나서 2승, 평균자책점 2.25를 기록했다. 안우진은 지난해 6월 11일, 29일 경기에서 KIA 에이스 양현종과 선발 맞대결을 펼쳤다. 첫 승부에선 6이닝 4실점을 기록하며 같은 이닝 동안 2점만 내준 양현종에 판정패를 당했고, 두 번째 대결에선 7이닝 무실점을 기록하며 같은 이닝 동안 1점을 내준 양현종보다 조금 더 나은 투구를 보여줬다. 안우진은 두 번째 맞대결 뒤 “양현종 선배님과의 대결에서 팀이 이겨 기분이 좋다"라고 했다. 이어 “힘을 들이지 않고 꼭 필요한 승부에 삼진을 잡아내는 (양현종) 선배님의 능력을 배우고 싶다”라고 말했다. 이제 리그 대표 투수가 된 안우진은 자신처럼 한국 야구 미래로 기대받는 특급 유망주와 같은 마운드에 선다. 그도 후배에게 귀감을 줄 수 있을지 관심이 모인다. 안희수 기자 anheesoo@edaily.co.kr 2023.06.28 13: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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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S 피플] 박병호 잡은 몸쪽 직구와 체인지업...'올스타 중간 투수' 최지민의 진가

올 시즌 전반기 KIA 타이거즈 마운드 히트상품은 2년 차 좌완 최지민(20)이다. 그는 지난주까지 등판한 31경기에서 2승 2패·2세이브·4홀드·평균자책점 1.83을 기록했다. KIA 투수 중 가장 많이 등판했고, 두 번째로 많은 이닝(34와 3분의 1)을 소화했다. 최지민은 1년 사이에 급성장했다. 입단 첫 시즌(2022)은 존재감이 미미했다. 2022년 2차 신인 드래프트 1라운드(전체 5순위)에 지명되며 신인상(2021년)을 받은 ‘1년 선배’ 이의리에 뒤를 이어줄 재목으로 기대받았지만, 강점인 제구가 흔들리며 1군 무대에서 6경기 밖에 나서지 못했다. 최지민은 지난겨울 질롱 코리아 소속으로 호주 프로야구 리그(ABL)에서 뛰며 실전 경험을 쌓았다. 웨이트 트레이닝을 강화한 것도 아닌데 포심 패스트볼(직구) 구속이 빨라졌다. 실제로 2022시즌 141.1㎞/h였던 평균 구속이 올 시즌 145.5㎞/h로 올라갔다. 구속 증가는 자신감 향상으로 이어졌다. 올 시즌 초반, 추격조나 패전조로 무실점 투구를 이어가며 1군에 연착륙했고, 지난 4월 29일 잠실 LG 트윈스전에선 KIA가 5-3으로 앞선 7회 마운드에 올라 2이닝을 실점 없이 막아내며 데뷔 처음으로 홀드를 기록했다. , 어느새 팀 셋업맨으로 올라섰다. 지난 24일 KT전은 KIA에 매우 중요한 경기였다. 나성범과 김도영, 두 주축 타자들이 부상 재활 치료를 마치고 복귀한 뒤 치른 23일 KT전에서도 3-10으로 완패를 당하며 4연패 위기에 놓여 있었다.최지민은 이 경기에서 진가를 보여줬다. KIA는 김도영의 활약으로 8회까지 4-1, 3점 차 리드를 잡았다. 하지만 2군으로 내려간 9회 초 마운드에 오른 전상현이 김상수와 황재균에게 연속 안타, 앤서니 알포드에게 희생플라이를 맞고 2사 2·3루 위기에 놓였다. 김종국 KIA 감독은 이 상황에서 최지민을 투입했다. 상대 타자는 2022시즌 홈런왕 박병호. 최지민은 초구 낮은 코스 슬라이더를 보여준 뒤 3구 연속 몸쪽(우타자 기준)에 직구를 뿌렸다. 스트라이크가 된 2구째 공은 박병호 특유의 ‘공룡 스윙’이 나올 수 있었다. 이 과감한 투구가 결국 통했다. 불리한 볼카운트(3볼-1스트라이크)에서 바깥쪽 높은 코스에 148㎞/h 직구를 뿌려 스트라이크를 잡아냈고, 풀카운트에서 체인지업을 바깥쪽 낮은 코스에 뿌려 박병호의 헛스윙을 끌어냈다. 경기 종료. 홈런 1개면 동점을 허용할 수 있는 승부. 최지만은 배포와 완급 조절 능력 그리고 정확한 제구까지 모두 보여줬다. 최지민은 26일 KBO(한국야구위원회)가 발표한 2023 올스타전 베스트12에 나눔 올스타 중간 투수로 이름을 올렸다. 팬 투표에서 팀 선배 양현종(92만 7045표)보다 많은 109만 2133표를 얻었고, 선수단(선수·지도자) 투표에서는 2위 기록인 127표를 얻었다. 총점 42.69로 1위에 올라 데뷔 2년 만에 당당히 올스타 투수가 됐다. 박병호와의 승부에서 최지민이 왜 올 시즌 KIA의 히트상품이고, 올스타 투수가 됐는지 가늠할 수 있다. KIA는 나성범과 김도영이 가세하며 공격력과 기동력, 수비력이 모두 좋아졌다. 변수는 마무리 투수였던 정해영이 이탈하며 생긴 요통. 팀 상황은 좋은 편이 아니지만, 최지민에겐 자신의 존재감을 더 뽐낼 수 있는 기회다. 정해영-이의리-최지민-윤영철로 이어지는 릴레이 영건 투수 성장 드라마를 보는 KIA팬은 즐겁다.안희수 기자 anheesoo@edaily.co.kr 2023.06.26 17: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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