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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로야구

깨어났다, '두목 호랑이' 나성범 [IS 스타]

잠잠하던 나성범(35·KIA 타이거즈)이 깨어났다.나성범은 지난주 악몽 같은 일주일을 보냈다. 4경기에 출전한 그는 19타석 13타수 무안타로 주간 타율이 '0'이었다. 주간 18타석 이상 들어선 KBO리그 70명의 타자 중 유일하게 안타가 없었다. 햄스트링(허벅지 뒤 근육) 부상에서 회복, 지난달 28일 1군에 복귀했는데 시즌 타율이 0.080(25타수 2안타)으로 바닥을 쳤다.나성범이 돌아온 뒤 선두 KIA도 주춤했다. 그가 선발 라인업에 복귀한 지난 2일 이후 2연패를 3번이나 반복했다. 그 사이 삼성 라이온즈와 두산 베어스가 연승을 질주, 턱밑까지 추격했다. 나성범 기용을 두고 여러 비판의 목소리가 커졌는데 이범호 KIA 감독은 "우리 팀의 주축"이라며 "모든 면에서 뛰어난 능력을 갖춘 선수"라고 옹호했다.나성범은 지난 14일 광주 두산 베어스전 2회 첫 타석, 시즌 35타석 만에 시즌 첫 홈런을 쏘아 올렸다. 나머지 세 타석 무안타로 침묵했지만, 타구의 질이 나쁘지 않았다. 이어 15일, 이름에 걸맞은 활약으로 팀 연패를 끊어냈다. 이날 3번 타자·우익수로 선발 출전한 나성범은 5타수 3안타(1홈런) 4타점 맹타로 8-4 승리를 견인했다. 1회 첫 타석 중견수 플라이로 물러난 나성범은 두 번째 타석에서 역전 투런 홈런을 터트렸다. 0-1로 뒤진 3회 말 1사 1루에서 두산 선발 최원준의 4구째 슬라이더를 퍼 올려 비거리 125m 장타로 연결했다. 달아나는 점수도 그가 책임졌다. 4회 말 안타 2개와 사사구로 만든 2사 만루에서 바뀐 투수 김명신의 4구째 포크볼을 밀어 쳐 2타점 적시타를 기록했다. 3회와 마찬가지로 볼카운트가 1볼-2스트라이크로 불리했지만, 실투성 유인구를 놓치지 않았다. 이어 6회 말 이영하의 2구째 직구를 받아쳐 '한 경기 3안타'를 완성했다. 나성범 활약 덕분에 에이스 제임스 네일도 모처럼 승리를 따냈다. 최근 3경기 승리가 없던 네일은 5이닝 5피안타 3실점하며 시즌 5승(1패)째를 기록, 리그 다승 공동 선두로 올라섰다. KIA는 최근 윌 크로우가 팔꿈치 부상으로 이탈해 마운드에 비상이 걸렸다. 양현종마저 전날 6이닝 6실점 부진, 네일의 어깨가 무거웠다. 시즌 10연승에 도전한 두산은 선발 최원준(3과 3분의 1이닝 4실점)의 부진이 뼈아팠다. 4-5로 추격한 7회 말 2사 1·2루에서 적시타와 실책으로 2실점. 4-7로 뒤진 8회 말에는 최형우에게 솔로 홈런까지 맞았다. 한편 대전에선 장단 20안타를 폭발시킨 NC 다이노스가 한화 이글스를 16-1(7회 강우콜드)로 대파했다. 2회 6점, 7회 8점을 뽑아내며 한화 마운드를 폭격했다. 3번 박건우가 2안타 4타점, 9번 도태훈이 2안타 3타점을 책임졌다. 한화는 선발 펠릭스 페냐(1과 3분의 2이닝 4실점)가 타구에 손을 맞고 교체되는 불운 속에 마운드를 밟은 5명의 투수가 모두 실점했다. 이날 인천(SSG 랜더스-삼성전) 잠실(LG 트윈스-키움 히어로즈전) 수원(KT 위즈-롯데 자이언츠전)에서 열릴 예정이던 3경기는 우천으로 순연, 추후 편성될 예정이다.배중현 기자 bjh1025@edaily.co.kr 2024.05.15 17:56
프로농구

'슈퍼팀' KCC에서 가장 덜 빛나는 스타? 이승현이 챔프전 키 플레이어

‘두목 호랑이’ 이승현(32·1m97㎝)이 부산 KCC의 챔피언결정전(챔프전)을 기다리고 있다. 국가대표 주전급 선수들이 모인 ‘슈퍼팀’ KCC에서 화려하진 않지만, 누구보다 기여도가 큰 주인공이 바로 이승현이다. KCC는 지난 21일 부산 사직체육관에서 열린 2023~24 정관장 프로농구 4강 플레이오프(PO) 4차전에서 원주 DB를 80-63으로 꺾고 시리즈 3승 1패를 기록, 챔프전에 선착했다. 챔프전에서 만날 상대는 창원 LG-수원 KT의 4강 PO 승자다. KCC는 ‘슈퍼팀’ 별명이 과하지 않다. 올시즌 자유계약선수(FA) 최준용을 영입하고 송교창이 시즌 초반 전역해 복귀했다. 여기에 기존 멤버 라건아, 허웅, 이승현까지 국내 선수 선발 전원이 국가대표 주전 선수들이다. 그러나 정규리그에서 KCC는 우승 후보라는 평가가 무색하게 흔들렸다. 대형 스타들의 팀 플레이가 매끄럽게 이뤄지지 않았고, 안 좋은 타이밍에 부상도 이어졌다. PO에서 반전이 일어났다. KCC는 완전히 다른 팀이 됐고, ‘슈퍼팀’ 위용을 되찾았다. 라건아가 ‘회춘했다’는 평가를 들을 정도로 골밑에서 존재감을 뽐내고 있고, 스타 플레이어들은 출전 시간이 줄어드는 걸 감수하고 로테이션 시스템에 녹아들어 희생하는 플레이를 했다. KCC는 6강 PO에서 서울 SK에 3연승을 거둔 후 4강에서는 정규리그 우승팀 DB를 격파했다. 이런 ‘슈퍼팀’에서 상대적으로 가장 덜 빛나는 선수가 바로 이승현이다. 라건아, 최준용 등이 단기전에서 순식간에 경기 흐름을 바꾸는 폭발적인 플레이를 보여주는 것과 달리 이승현은 출전시간이 더 줄었고, 득점과 리바운드 등 주요 기록도 정규리그에 비해 더 줄었다. 이승현은 정규리그 평균 24분 7.2득점 3.6리바운드를 기록했는데, PO에서는 17분 5.2득점으로 더 줄었다. 다만 출전시간이 줄었는데도 리바운드(4개)는 다소 늘어났다. 전창진 KCC 감독은 챔프전 진출을 확정한 후 이승현을 따로 거론하면서 “뛰는 시간은 많지 않지만, 기여도가 높다”며 칭찬했다. 이승현 역시 과거 고양 오리온(현 고양 소노) 시절 두 자릿수 득점을 기록하며 경기를 조율하던 화려한 플레이를 했다. 그러나 KCC로 이적한 후 희생을 감수하며 포스트와 수비에서 궂은 일을 도맡고 있다. KCC가 챔프전에서 상대할 LG 혹은 KT는 모두 강력한 외국인 빅맨을 보유하고 있다. LG의 아셈 마레이는 영리한 골밑 플레이에 ‘리바운드 머신’으로 불릴 정도의 포스트 장악력이 있다. KT의 패리스 배스는 이름을 빗대 ‘생태교란종’이란 별명이 붙었을 정도로 무서운 득점력을 자랑한다. 이들을 막기 위해서는 KCC의 라건아와 이승현이 포스트 수비를 잘 해내는 게 가장 중요하다. 단연 KCC의 챔프전 키플레이어로 꼽을 만하다. 이승현은 4강에서 DB를 상대로 정규리그 외국인 최우수선수(MVP) 출신 디드릭 로슨을 훌륭하게 수비해냈다. 이승현은 2015~16시즌 오리온에서 우승을 경험한 이후 8년 만에 챔프전에 올랐다. 그는 “의미가 남다르다. 팀에 좋은 선수들이 많기 때문에 뒷받침하는 역할을 더 잘하려고 노력 중이다. 경기력도 더 끌어올리겠다”고 각오를 말했다. 그는 “선수들 모두 자신감이 넘친다. 누가 올라오더라도 최선을 다하겠다”고 덧붙였다. 챔프전은 오는 27일부터 7전 4승제로 열린다. 부산=이은경 기자 2024.04.22 11:01
프로농구

마지막 조각 ‘두목 호랑이’ 채운 슈퍼 팀, 7연승 KCC가 판도를 뒤집는다

'두목 호랑이' 이승현(31)까지 돌아온 부산 KCC가 비로소 '슈퍼 팀'답게 리그를 휘젓기 시작했다.KCC는 지난 25일 대구 한국가스공사전에서 86-90으로 승리했다. 최근 7연승(3라운드 전승)을 질주하며 시즌 13승(5위)째를 거뒀다.이제서야 'KCC다운' 성과를 내는 중이다. KCC는 지난여름 자유계약선수(FA) 최준용을 영입해 슈퍼 팀이라는 평가를 받았다. 최준용(2021~22시즌)과 송교창(2020~21시즌)은 최우수선수(MVP) 출신이다. 또 1년 전 영입한 허웅과 이승현, 외국인 선수 라건아까지 국가대표 선수들만으로 베스트 5가 꾸려졌다. 실제로 이들은 정규리그 전 컵 대회에서 우승하며 기대에 부응하는 듯했다.정작 시즌 개막 후 엇박자가 이어졌다. 송교창이 복무를 마치기 전인 1라운드에는 선수들 기량이 전반적으로 흔들렸다. 서로 손발도 안 맞았다. 가장 부진했던 게 이승현이었다. 지난 시즌까지 매 경기 두 자릿수 득점을 담보하던 그가 올 시즌은 평균 5.6득점(26일 기준)에 그치는 등 공·수 모두에서 흔들렸다. 매년 경기당 평균 30분 이상 뛰며 '혹사 논란'까지 들었던 그였지만, 올 시즌은 10분 안팎으로 출전하는 경기가 늘어났다. 그랬던 이승현이 25일 경기를 승리로 이끌었다. 승부처가 된 4쿼터에만 10점을 몰아넣는 등 17점 2리바운드를 기록했다. 수비도 준수했고, 득점 감각이 돌아왔다. 슛 7개가 모두 들어갔다.이승현은 경기 후 방송 인터뷰를 통해 "(수훈 인터뷰가) 너무 오랜만이라 어떤 말을 해야 할지 모르겠다"며 웃었다. 그는 동료들에 대해 "내가 잘 풀리지 않던 시기에 팀의 모든 선수들이 내 방을 찾아와 위로해 줬다. 내가 다시 올라올 수 있다고 신뢰를 전해줬다"며 "처음에는 들어도 위로가 안 됐는데, 이들이 꾸준히 나를 찾아왔다. 심지어 어제도 내 방에 오더라. 특히 (라)건아가 함께 훈련하면서 많이 도와줬다. 고맙다고 전하고 싶다"고 말했다.흩어진 조각을 모두 맞춰낸 KCC는 리그의 판도를 뒤집고 있다. 원주 DB가 독주하는 가운데 2위부터 5위까지 단 2경기 차에 불과하다. 현재 KCC의 상승세라면 2위를 탈환하고 2011년 이후 첫 우승까지 노려봄 직하다.이승현은 "원래 내 스타일대로 하겠다. 난 기록에 연연하지 않는 선수"라며 "팀이 이길 수 있다면 어떤 부분이든 열심히 뛰겠다. 힘든 시기를 겪으면서 나도 더 단단해진 것 같다. 부상 없이, 팀 승리만 바라고 뛰겠다"고 다짐했다. 차승윤 기자 chasy99@edaily.co.kr 2023.12.26 15:44
드라마

[정덕현의 요즘 뭐 봐?] ‘구미호뎐1938’, 한국형 판타지 세계관 열리나

흐릿한 초롱불 아래 남편이 별생각 없이 구미호에 대한 금기의 이야기를 꺼내놓을 때, 우리는 이불을 뒤집어쓰곤(?) 했다. 곧이어 보기만 해도 소름 돋는 특수 분장을 한 구미호가 등장할 걸 이미 알고 있었기 때문이다. 77년부터 2000년대까지 방영됐던 KBS ‘전설의 고향’이 구미호라는 레전드 캐릭터를 대중에게 각인시키던 순간이었다.거의 매해 여름이 되면 돌아오곤 했던 구미호 이야기는, 2000년대로 넘어오기 전까지도 70~80년대의 가부장적 세계관을 반복했다. 구미호는 하필 여성이고 인간이 되고 싶어 한다는 설정 자체가 그렇다. 그건 가부장적 사회 속에서 그 자체로 존재의 가치를 인정받지 못하던 여성들을 대변하면서도, 그 체계 안에서 여성들이 인내하며 사는 삶을 제시하는 보수적인 메시지를 담았다. 떠나간 구미호를 뒤늦게 그리워하며 후회하는 남편의 모습은, 구미호가 인간이 되기 위해 겪어온 힘겨운 시집살이에 대한 소극적인 위안 정도에 머물렀다.하지만 시대가 바뀌면 설화 속 캐릭터들일지라도 재해석되기 마련이다. ‘구미호뎐(2020)’에서 구미호 이연(이동욱)은 여성이 아니라 남성이고, 굳이 인간이 되려는 노력을 하지 않는다. 대신 특별한 능력을 가진 존재로서 인간을 해코지하는 요괴들과 맞서 싸운다. ‘전설의 고향’의 구미호가 공포물이라면, ‘구미호뎐’은 물론 토속 설화에서 끄집어낸 어둑시니나 이무기 같은 존재들의 서사로 공포 분위기를 만들어내지만 장르적으로는 그들과 맞서 싸우는 슈퍼히어로 판타지 액션물에 가깝다. 슈트 차림에 우산을 들고 다니고 이를 무기로 활용하는 외형만 봐도 구미호의 확실한 진화가 느껴진다.‘구미호뎐’은 어둑시니나 우렁각시처럼 다양한 토속 전설과 설화 속에 박제돼 있던 캐릭터들을 현대적으로 재해석해 깨워낸 성과를 보였지만, 한 가지 아쉬웠던 건 안전한 선택으로서 구미호와 인간의 전생까지 연결된 운명적인 사랑을 그리는데 머물렀다는 점이다. 그런 점에서 다시 돌아온 tvN ‘구미호뎐1938’은 멜로가 존재하긴 하지만 거기 머무르기보다는 보다 본격적인 판타지의 세계를 가져왔다는 점에서 진일보한 작품이라 평가할 수 있다.‘구미호뎐1938’은 1938년으로 오게 된 이연이 어린 시절을 함께 보냈던 산신들인 홍주(김소연) 그리고 무영(류경수)과 함께 때론 서로 돕고 때론 서로 대결하는 이야기를 그리고 있다. 일제강점기이기 때문에 당연히 일제와 대결구도가 세워져 있는데, 흥미로운 건 여기에 일본설화에 등장하는 일본요괴들도 등장한다는 점이다. 그래서 항일운동의 서사가 구미호 이연, 수리부엉이 홍주, 백두산 호랑이 무영 같은 토종 요괴들과, 텐구 가토 류헤이(하도권)와 그의 명령을 따르는 시니가미 용병단 같은 일본 요괴들과의 판타지 액션 대결로 펼쳐진다. 요괴들이 벌이는 항일운동이라는 관점이 참신하고 이를 마치 ‘만주웨스턴’(마카로니 웨스턴 장르를 일제강점기 배경에 우리 식으로 해석한 장르) 장르식으로 풀어낸 점도 흥미롭다. 이 판타지 설정은 우리가 흔히 일제강점기에 호랑이 같은 토착 동물들을 거의 학살하듯 사냥함으로써 민족의 기와 얼을 꺾으려 했던 저들의 만행을 이들을 지켜내려는 산신들의 대결이라는 방식으로 풀어낸 것이라 볼 수 있다.‘구미호뎐1938’은 또한 보다 다양한 설화들을 작품 속으로 가져왔고, 또 재해석한 토종 요괴 캐릭터들 역시 다양하게 선보였다. 늑대가 변한 마적단 부두목(조달환)이나 인어 장여희(우현진) 같은 캐릭터들이 그렇고, 삼천갑자 동방삭이나 장산범 같은 설화 속 존재들의 서사들이 그렇다. ‘구미호뎐’에 비교해 훨씬 더 토속 설화를 자신감 있게 펼쳐내고 있다는 걸 확인할 수 있는 대목이다.따지고 보면 전 세계적 판타지물인 ‘해리포터’ 시리즈나 ‘반지의 제왕’ 같은 작품이 나올 수 있었던 건 북유럽의 다양한 설화들이 그 이야기의 원천이 돼줬기 때문이다. 이 관점으로 보면 ‘구미호뎐1938’이 보여주는 구미호의 진화는 어쩌면 한국형 판타지의 세계를 열어가는 과정처럼 보인다. 콘텐츠가 글로벌해질수록 더욱 가치를 발하는 건 로컬 문화일 수밖에 없다. 그런 점에서 토종 대표 캐릭터인 구미호가 향후 어떤 진화를 보일지 궁금해진다.정덕현 대중문화 평론가 2023.06.12 05:05
프로농구

[IS피플]전주 간 두목 호랑이 "웅이에게 같이 우승하자 했죠"

'고양의 수호신'이었던 이승현(30·1m97㎝·전주 KCC)이 전주로 간다. 이승현은 한국 프로농구를 대표하는 빅맨이다. 용산고·고려대를 졸업한 그는 2014년 신인 드래프트 전체 1번으로 고양 오리온(데이원자산운용의 전신)에 입단했다. 프로에 들어가자마자 2014~15시즌 신인상, 2015~16시즌 챔피언결정전 MVP(최우수선수)를 연이어 수상했다. 고려대 시절 별명인 '두목 호랑이'의 존재감은 프로에서도 여전했다. 외국인 선수들을 상대하면서 통산 7시즌 동안 303경기에서 3475점 1736리바운드를 기록한 그는 지난 시즌에도 뛰어난 파워와 실력으로 오리온을 4강 플레이오프로 이끌었다. 이후 FA(자유계약선수) 시장에 나선 이승현의 선택은 전주 KCC였다. 계약 기간 5년에 첫해 보수 총액이 7억5000만원에 달한다. 발목 수술을 받은 그는 현재 용인 KCC 체육관에서 재활 훈련에 매진하고 있다. 지난 16일 용인에서 만난 이승현은 “수술한 지 3주 정도 지났다. 9월 정규시즌 개막에 맞춰 복귀를 준비 중”이라고 근황을 전했다. 계약 전부터 이승현의 행선지를 KCC로 본 이들이 많았다. KCC에는 고(故) 정상영 KCC 명예회장, 최형길 단장, 전창진 감독 등 용산고 선배들이 많다. 그래도 이적은 쉬운 결정이 아니었다. 이승현은 “한 팀에 오래 뛰고 싶어하는 성격이고, 원팀(One team) 의식이 강한 편이다. 그런데 오리온이 팀을 매각하면서 생각이 많아졌다"며 "심사숙고 끝에 KCC를 선택했다. 최형길 단장님은 학생 때부터 많이 지켜봐 주신 분이고, 전창진 감독님이 나를 필요로 하신다는 것도 많이 느꼈다”고 돌아봤다. 이승현은 허웅과 함께 이적하는 바람에 더 화제가 됐다. 이승현의 중·고교 후배, 프로와 상무 동기였던 허웅은 이승현과 같은 조건으로 전주 행을 선택했다. 이승현은 지난 5월 24일 입단 기자회견에서 "허웅에게 계속 전화해서 '같이 하자, 같이 뛰자, 돈은 우리가 우승해서 많이 벌면 된다'고 했다"고 전했다. 이승현은 “허웅과는 중·고교 선후배 사이고 국가대표팀에서도 자주 만났다. 오랜만에 한 팀에서 뛰게 됐다. 플레이 스타일을 서로 너무 잘 안다”고 했다. 그는 "난 오리온 시절 우승을 한 번 했지만, 웅이는 아직 무관이다. 정말 많이 우승하고 싶을 것"이라고 웃으면서 "계약 전까지 자주 통화했다. 웅이에게 같이 우승해보자고 했다”고 전했다. 두 스타를 동시에 영입한 KCC는 다음 시즌 큰 목표를 세웠다. 전창진 감독도 "누구도 무섭지 않다"며 강한 포부를 드러냈다. 이승현은 “이정현 형이 서울 삼성으로 이적했지만, 웅이가 스코어러 자리를 대신한다. 포스트 라인이 약했는데 내가 약점을 지워야 한다”고 다짐했다. 이승현은 “감독님이 화려한 농구를 하겠다고 하셨지만, 난 앞선과 뒷선의 중간다리 역할을 할 것이다. 화려한 스타일은 아니다"라면서 "어떻게든 팀이 이기는 데 초점을 맞춘다. 허웅과 호흡을 맞춰 시너지 효과를 극대화하겠다”고 말했다. KCC에는 든든한 아군이 더 있다. 베테랑 외국인 라건아다. 이승현은 “외국인 선수들을 전담 마크할 때 가장 힘든 선수가 라건아였다. '뛰는 농구'를 잘했다”며 “오리온에서는 골 밑을 홀로 막기 힘들었다. 이제 라건아도 있고 새 외국인 선수가 더해지면 부담이 줄어들 것 같다. 내 장점인 '도움 수비'를 잘 살릴 수 있을 것 같다”고 기대했다. 이승현은 "KCC 입단이 발표 난 후 많은 분이 축하 메시지를 전해주셨다. 감사하게 생각한다"며 "계약 발표 후 바로 수술을 받아 걱정하시는 분들도 계시는데, 수술이 아주 잘 됐다. 시즌 첫 경기 출전을 목표로 열심히 재활 훈련을 하고 있다. 많은 기대와 응원을 부탁드린다"고 전했다. 아울러 그는 전 소속팀을 떠난 아쉬움도 전했다. 이승현은 "모기업이 떠나 고양 팬에게 죄송하다"며 "그동안 응원해주신 팬들께 감사드린다. 나중에 고양에서 상대 팀으로 만나더라도 격려해주시면 좋겠다"고 당부했다. 차승윤 기자 chasy99@edaily.co.kr 2022.06.20 15:25
프로농구

FA 허웅, '현' 허재 팀 대신 '감독' 허재 팀 KCC로

프로농구 현역 최고 인기 스타로 꼽히던 FA(자유계약선수) 가드 허웅(29·1m85㎝)의 행선지가 '감독' 허재가 활약했던 전주 KCC로 정해졌다. KCC는 23일 "FA 이승현 (30·1m97cm)과 허웅의 입단 기자회견을 24일 오후 2시 서울 서초동 소재 KCC 본사에서 연다"고 전했다. 용산고-연세대 출신인 허웅은 프로농구 현역 최고의 인기스타로 꼽힌다. 허웅은 얼리 드래프트로 나온 2014 신인 드래프트에서 1라운드 5순위로 원주 DB에 입단, 프로농구를 상징하는 스타로 성장했다. 최근 3시즌 연속 인기상을 받았고, 지난 시즌에는 올스타 투표에서 이상민 전 서울 삼성 감독의 역대 최고 기록(12만354표)을 경신한 16만3850표를 득표했다. 인기뿐 아니라 실력도 계속 성장해 이번 시즌 평균 16.7점 4.2어시스트 2.7리바운드를 기록하고 베스트5에 선정됐다. 몸값을 최대로 끌어올리고 FA 시장에 나선 그를 아버지 허재가 최고 책임자로 부임한 고양 데이원자산운용이 영입할 것이라는 추측이 많았다. 그러나 허웅의 최종 행선지는 KCC였다. 허웅과 KCC는 아버지 허재와의 인연으로 연결돼 있다. 그는 지난 2005년부터 2015년까지 10시즌을 지휘하며 두 차례 챔피언결정전 우승(2008~09, 2010~11시즌)을 차지했다. 허웅이 나온 2014 신인 드래프트 때도 당시 감독으로 허웅의 지명을 고민했지만, 결국 아들이 아닌 김지후를 선택했던 일화는 유명하다. 당시 허웅의 행선지였던 DB 역시 허재의 은퇴 팀이라는 인연이 있었다. 드래프트 이후 8년이 흐른 끝에 결국 KCC 유니폼을 입게 됐다. 한편 '큰 손' KCC는 허웅과 함께 역시 FA 최대어로 꼽히던 포워드 이승현도 영입했다. 이승현은 용산고-고려대를 졸업 후 고양 오리온(데이원자산운용의 전신)에 입단해 2014~15시즌 신인왕, 2015~16시즌 챔피언결정전 MVP(최우수선수)를 수상한 프로농구 대표 빅맨이다. 아주 큰 신장은 아니지만, 외국인 선수와 골 밑 싸움에서 버틸 수 있는 파워에 슛 능력까지 갖췄다. 주장으로 고려대 농구부 전성기를 이끌어 생긴 '두목 호랑이'라는 별명도 있다. 강을준 전 오리온 감독에게는 '고양의 수호신'이라는 찬사를 받기도 했다. 같이 입단한 두 사람의 인연도 관심사다. 용산고 1년 선후배인 두 사람은 대학 시절에는 라이벌 학교로 경쟁을 펼쳤고 같은 해 프로에 입단했다. 이후 상무에서 입대 동기로 군 복무를 함께 했고 지난 자카르타-팔렘방 아시안게임 때는 국가대표로 합을 맞추기도 했다. 고교 시절부터 이어진 인연이 프로에서 다시 만나게 됐다. 차승윤 기자 cha.seunyoon@joongang.co.kr 2022.05.23 15:32
스포츠일반

[포토]이승현, 두목호랑이의 포효

2021-2022 프로농구 고양오리온과 수원KT의 경기가 10일 오후 경기 고양시 고양실내체육관에서 열렸다. 이승현이 후반 3점슛을 성공시키고 포효하고 있다.고양=김민규 기자 kim.mingyu@joongang.co.kr /2022.01.10/ 2022.01.10 20:35
스포츠일반

'고양 수호신' 이승현 “빅맨 후배들이 넘기 힘든 선배 되고 싶어”

지난 4일 고양 실내체육관에서 만난 이승현(30·고양 오리온)은 ‘고양 수호신’이라 불린다. 내로라하는 장신 외국인 선수들이 덤벼드는 골 밑을 지켜온 그에게 강을준 감독이 붙여준 별명이다. 이승현은 "감독님은 우리 팀의 대장 아니신가. 대장이 그렇게 얘기해 주면 당연히 기분좋다"며 "한편으로는 책임감도 더 생긴다. 감독님 덕분에 동기 부여를 받고 있다"며 웃었다. 2014년 데뷔한 이승현은 리그를 대표하는 토종 빅맨 중 하나다. 그동안 많은 빅맨 유망주들이 프로 무대에서 외국인 선수의 벽을 넘지 못했다. 이승현은 달랐다. 특유의 파워로 신인 때부터 상대 외국인 선수를 마크하며 오리온의 골 밑을 지켰다. 부상 선수들의 이탈과 외국인 선수 미로슬라브 라둘리차가 부진으로 이탈한 올해는 그의 비중이 더 커졌다. 그가 2015~16시즌 이후 가장 긴 경기당 평균 34분 35초(4일 기준)를 뛰면서 '혹사 논란'이 일기도 했다. 이승현은 “사실 요즘은 체력 부담이 많이 줄어들었다”며 “신인 시절부터 우리 팀에는 빅맨 외국인이 별로 없었다. 내가 외국인 선수들을 전담 마크해야 했다. 이번 시즌에는 빅맨인 머피 할로웨이 선수가 있어 부담이 덜하다”고 했다. 그는 “수비 부담이 줄어든 대신에 공격과 수비 모두 활동량을 넓혔다”고 전했다. 긴 출장시간에도 그가 평균 득점(14.2점), 야투 성공률(49.3%), 자유투 성공률(91.5%) 모두 커리어하이를 기록하는 이유다. 2014년 데뷔 후 커리어 내내 기라성 같은 외국인 선수들을 상대해온 그가 뽑은 최고의 상대는 라건아(전주 KCC)다. 그는 “라건아는 답이 없다. 속공에 리바운드에 파워까지 ‘넘사벽’이다”라며 “그를 상대할 때는 손 뻗어서 방해하고 파울 받는게 최선이다. 자유투 하나라도 안 들어가면 성공”이라며 웃었다. 국내 대표 빅맨답게 이승현은 후배들에는 '넘어야 할 산'이다. 신인왕 후보로 꼽히는 하윤기(수원 KT)는 이승현과 첫 맞대결 후 “역시 두목 호랑이(이승현)는 다르다. 힘이 장난이 아니다”라고 떠올리기도 했다. 하윤기는 지난 12월 28일 이승현과 3라운드 맞대결을 펼친 후 “안 밀릴 수 있는 자신감이 생긴 것 같다”고 다시 한번 도전장을 던졌다. 후배의 도전에 이승현의 답은 진지했다. 이승현은 “윤기는 저보다 더 크게 될 선수”라면서도 “그래도 지는 해가 되고 싶지는 않다”고 응전했다. 그는 “은퇴하는 날까지 모든 후배가 내 라이벌이다. 후배들의 발판이 되지 않겠다”며 “계속 어려운 상대로 남고 싶다. 코트에서 상대로 만나는 이상 지고 싶지 않은 게 제 승부욕”이라고 했다. 이승현은 ‘골 밑은 전쟁터”라고 묘사했다. 그 전쟁터에서 이승현을 살아남게 한 무기는 슛, 그리고 투지다. 그는 “하드웨어만 좋다고 프로에서 성공할 수 없다”며 “농구 기술 한 가지만큼은 장착해야 한다. 난 수비와 미드레인지 슛 덕분에 지금까지 버텼고 더 발전할 수 있었다”고 말했다. 이승현은 “한 가지 더, 골 밑은 몸싸움이 일어나는 전쟁터다. 밀리지 않으려면 투지와 근성이 필요하다”고 덧붙였다. 그는 “나보고 힘이 좋다고들 하는데, 힘이란 건 결국 상대에게 밀리지 않고 파이팅 있게 플레이하는 투지의 결과물”이라고 했다. 그는 궂은일을 도맡아 하고 벅찬 상대와 붙으며 커리어를 보냈다. 개인 성적이 아주 화려하진 않지만, 농구팬들은 이승현에게는 '기록으로 보이지 않는 무언가'가 있다고 치켜세운다. 이승현은 “마음가짐이랄까. 경기를 하면 항상 모든 동료를 도와주고 싶다는 생각부터 든다”며 “성격 자체가 그렇다. 엄마 같은 캐릭터라고 해야 하나”며 웃었다. 올 시즌을 마치면 이승현은 자유계약선수(FA) 자격을 얻는다. 하지만 그는 “주변에서 FA 얘기를 많이 하지만 시즌 끝날 때까지는 조금도 신경 쓰지 않겠다”며 “농구를 오래 하긴 했구나는 생각만 들더라. 지금은 오리온이 어떻게 하면 이겨서 더 올라갈 수 있을까 생각만 한다”고 밝혔다. 시즌 반환점을 돈 이승현의 제1 목표는 전 경기 출장이다. 그는 “신인 때 빼고 54경기를 다 뛴 적이 없더라”며 “54라는 숫자는 전 시즌을 잘 치렀다는 증거다. 부상 없이 끝까지 마무리하고 싶다”고 다짐했다. 그는 이어 “개인 기록 욕심도 물론 있다”라며 “시즌이 끝났을 때 팬들께서 시즌을 되돌아본 후 '이승현이 이번 시즌 업그레이드가 됐구나' 하고 떠올릴 수 있었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차승윤 기자 2022.01.05 11:11
스포츠일반

'베이비 헐크' 하윤기, '두목 호랑이' 이승현 상대로 판정승

‘베이비 헐크’ 하윤기(22·2m3.5㎝)가 ‘두목 호랑이’ 이승현(29·1m97㎝) 상대로 판정승을 거뒀다. 프로농구 수원 KT는 지난 28일 고양체육관에서 열린 2021~22시즌 정규리그 원정 경기에서 고양 오리온을 88-74로 꺾었다. ‘통신 라이벌’ 서울 SK와 선두권을 경쟁을 벌이고 있는 KT는 이날 경기 승리로 4연승을 내달려 리그 선두 자리를 공고히 했다. 아울러 오리온을 상대로는 3전 전승으로 천적 관계를 형성했다. 하윤기가 오리온의 중심이자 리그 최고 센터 이승현과 맞붙는 것이 경기 관전 포인트였다. 하윤기는 넘치는 파워와 탄력 있는 점프로 '베이비 헐크'라 불린다. 지난 1·2차전 KT가 오리온을 꺾은 요인에는 하윤기가 이승현을 잘 막아줬기 때문이다. 서동철 KT 감독도 이날 경기 전 “오늘도 하윤기가 이승현을 묶어야 하고 묶어줬으면 좋겠다”는 바람을 드러냈다. 하윤기는 감독의 주문에 응답했다. 하윤기는 팀 내 세 번째로 많은 28분 21초 동안 뛰며 14점, 5리바운드, 2어시스트, 2스틸, 2블록슛으로 소위 ‘풍성한 기록지’를 써냈다. 야투 성공률은 83%(5/6)를 기록했다. 반면 이승현은 하윤기와 같은 14점을 올렸지만, 야투 성공률이 41%(7/17)였다. 이승현과 거친 몸싸움으로 맞서며 높이 싸움을 벌였다. 하윤기가 압도적인 우세를 이어간 건 아니지만 몸싸움에 능한 이승현에게 쉽게 밀리지도 않았다. 이승현의 패스를 스틸하기도 했으며 밀착 수비를 통해 공격 시간을 끌었다. 하윤기가 이승현을 마크하는 사이, KT의 삼각편대(캐디 라렌+양홍석+허훈)는 49점을 합작했다. 경기 후 양팀 사령탑은 하윤기를 콕 집어 언급했다. 강을준 오리온 감독은 “하윤기나 라렌 등 높이를 극복하지 못한 게 패인”이라고 말했다. 반대로 서 감독은 “이승현 상대로 밀리지 않았다는 것만으로도 하윤기의 가능성은 무한하다. 이승현이 (하윤기를) 거북해하는 모습마저 보였다”며 하윤기에게 극찬을 마다치 않았다. 하윤기는 고려대 선배 이승현을 치켜세우면서도 맞대결에 대해서는 자신감을 감추지 않았다. 그는 “물론 승현이 형과 상대하는 건 힘이 든다. 100%를 쏟아야만 잘 되는 것 같다”면서도 “앞서 1·2라운드 때 계속 붙어봐서 이번에도 힘에서는 크게 안 밀릴 수 있을 것이라는 자신감으로 버텼다”고 패기 있는 모습을 보였다. 김영서 기자 김영서 기자 kim.youngseo@joongang.co.kr 2021.12.29 10:54
연예

'어사와 조이' 김현준 "새로운 도전 의미 있었다" 종영 소감

배우 김현준이 '어사와 조이'에서 끝까지 의리 넘치는 지맹수의 최후를 인상 깊게 표현해 내며 강렬한 눈도장을 남겼다. 지난 27일 방송된 tvN 월화극 '어사와 조이' 15회에는 친구들과 자복하러 갔다가 결국 죽임을 당하는 김현준(맹수)의 모습이 그려졌다. 이재균(박태서), 박신아(강한기)와 함께 자복하기 위해 포구로 향한 김현준. 먼저 곁을 떠난 친구 정순원(차말종)을 생각하며 애써 밝은 척하는 모습이 안쓰러움을 불렀다. 다시 태어나면 당연히 호랑이로 태어날 거라며 개구쟁이처럼 장난치던 김현준은 이내 이들을 해하러 온 정보석(박승) 부자의 수하들에게 잡혀 저항하다 처절한 죽임을 당하고 말았다. 김현준은 '어사와 조이'에서 백귀령 산채의 두목 지맹수 역을 맡아 카리스마가 넘치는 그야말로 맹수 같은 모습을 선보이며 등장부터 시청자들의 눈길을 사로잡았다. 그러나 친구들 앞에서는 그 모습이 풀어지며 누구보다 진중하고 의리가 강한 인물임을 잘 표현해 내 양면성을 돋보이게 했다. 특히 등장마다 낮은 목소리와 정확한 딕션, 형형한 눈빛 연기를 더하며 극의 몰입을 이끌었다. 지난 출연작인 드라마 '기름진 멜로'와 '대장금이 보고있다'에서 각각 광동식, 한정식 역을 맡아 '로코 장인'으로 등극한 바 있는 김현준. 이전과 다른 특성의 캐릭터를 맡았음에도 완성형의 연기력을 선보여 이후 그가 기록해나갈 필모그래피에 기대를 높였다. 강렬하게 지맹수의 마지막을 장식한 김현준은 "'어사와 조이' 지맹수를 통해 새로운 도전을 할 수 있어서 의미 있었다. 좋은 사람들을 만날 수 있었던 작품이었고, 모든 스태프 여러분과 시청해 주신 분들께 감사드린다"라고 인사했다. 김현준은 계속해서 다양한 작품에 도전, 본인만의 매력으로 대중들을 찾을 예정이다. 황소영 기자 hwang.soyoung@joongang.co.kr 2021.12.28 10: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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