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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BO, 프로스포츠협회 발간 ‘야구장 규모·용도별 건립 가이드북’ KBO 홈페이지 수록

한국야구위원회(KBO)가 프로스포츠협회가 발간한 '야구장 규모·용도별 건립 가이드북'을 E-BOOK으로 수록하기로 했다.KBO는 8일 "최근 프로스포츠협회에서 발간한 '야구장 규모·용도별 건립 가이드북'을 KBO 홈페이지 E-BOOK에 수록하기로 했다. 야구 유관단체와 지자체 등에서 야구장 건립 및 유지관리 지침서로 활용할 수 있도록 했다"고 전했다.KBO는 국내 야구장 환경 개선과 인프라 향상을 위해 전국 지자체를 꾸준히 방문하면서 야구장 건립 및 개·보수, 유지관리 등과 관련된 자료와 전문지식 보급의 필요성을 인식했기 때문이라고 이유를 설명했다. 이에 KBO는 한국프로스포츠협회와 함께 본 가이드북 제작 및 감수에도 참여했다.이번 가이드북에는 야구장의 연령, 유형별 규격과 용도별 세부 건립 지침 및 야구장 유지관리에 관한 전문지식과 야구장 건립 추진 시 참고해야 할 행정 절차 등의 다양한 내용이 수록되어 있다. 야구장 인프라 개선을 추진하는 많은 지자체들의 정책수립과 예산의 효율적인 집행 및 행정 인·허가등의 프로세스에 큰 도움을 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또한, 미국 메이저리그의 야구장 건립 및 유지관리와 관련된 주요내용을 함께 수록하여 국내 야구장 유지관리 지침에 활용될 수 있도록 했다.허구연 KBO 총재는 "국내에서 야구장 건립과 개보수에 참고할 전문 자료가 필요한 시점에 이번 가이드북 발간에 도움을 준 문화체육관광부를 비롯한 유관 단체에 감사 드리며, 야구장 인프라 개선을 통한 한국야구 발전의 기반이 될 수 있도록 KBO는 지속적으로 노력해 나갈 것"이라고 전했다.한편, 본 가이드북은 KBO 홈페이지 E-BOOK 수록과 함께 전국 230여개 지자체와 야구유관단체 및 국회, 국립중앙도서관 등에 배포되어 야구장 건립에 관련된 정보와 자료제공 등의 소중한 지침서로 활용될 예정이다.차승윤 기자 chasy99@edaily.co.kr 2024.04.08 11: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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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손윤의 야구 본색] 논란의 프로야구 중계, 그래도 티빙에 기대하는 점

지난 3월 초 CJ ENM은 2024년부터 3년 동안 KBO리그 유무선 중계방송권(뉴미디어) 계약을 따냈다. 계약 총액이 1350억원(연평균 450억원)으로 직전 계약(연평균 220억원)과 비교하면 2배 이상이었다. 워낙 많은 금액을 투자한 만큼 CJ ENM의 OTT(온라인 동영상 서비스) 티빙이 어떤 중계를 보여줄지 관심이 쏠렸다. 기대는 실망으로 바뀌었다. 지난 9일부터 시범 경기 중계에 나섰는데 기본적인 야구 용어는 물론이고 야구 콘텐츠를 이해하지 못하는 모습까지 보여주며 질타를 한 몸에 받고 있다.홈인을 홈런으로 착각한 건 애교 수준이었다. 선수 등 번호를 타순으로 표기하는 부분은 헛웃음까지 나왔다. 경기 후 주요 편집 영상이 20분에 이를 정도로 길어 '하이라이트'라는 이름이 무색했다. 게다가 영상에 노출되는 광고 시간도 길어 접근성마저 떨어졌다. 한마디로 표현하면 총체적 난국이다. 이에 야구팬의 분노와 질타가 쏟아진 건 너무나도 당연했다.티빙이 유무선 중계방송권 우선협상 대상자로 선정된 건 1월 5일이다. 시범 경기 중계까지 두 달여 남은 시점이었다. 프로야구 콘텐츠를 다뤄 본 경험이 없는 티빙에 두 달이라는 시간은 매우 중요했다. 야구 문외한이 프로야구 콘텐츠 시장에 순조롭게 진입하려면 기존 인력을 영입, 서비스를 안정화하는 게 상식이라고 볼 수 있다. 그런데 티빙은 인력 확보를 제대로 하지 않은 것으로 보인다. 그 결과가 지금의 사태로 드러났다. 신의 창조가 무에서 유를 만들어내는 것이라면 콘텐츠는 기존의 것을 업그레이드해 나가는 데 있다는 걸 망각한 것이다. 논란 속에서 티빙에 기대할 수 있는 긍정적인 요소도 나왔다. 최주희 티빙 대표는 "시범 중계 서비스가 미흡했던 점은 충분히 인지했고, 더욱 책임감을 느끼게 됐다"라고 공개적으로 사과했다. 또 "많은 이슈를 실시간으로 대응, 바로 해결할 수 있는 부분은 조치했다. 아직 남아있는 부분과 관련해선 개선 방향을 적극적으로 찾고 있다"고 밝혔다. 최주희 대표의 공개 사과를 보면서 온라인 게임 배틀그라운드와 관련한 논란이 떠올랐다. 게이머 김블루가 '배틀그라운드 관리 등이 전혀 안 돼 더는 게임하기 어렵다'고 쓴소리를 한 적이 있다. 이에 게임 운영사인 그래프톤의 김태현 디렉터가 김블루 방송에 나와 해명하고 소통을 강화해 나가겠다고 밝혀 게이머와 팬들의 마음을 돌린 적이 있다. 최주희 대표의 공개 사과도 이에 못지않다고 생각한다.최근 야구계만이 아니라 우리 사회에서 어떤 문제가 불거졌을 때, 최고 책임자가 공개적으로 사과하는 것을 본 적이 얼마나 있었나. 대개 도마뱀이라도 된 듯이 중간 관리직을 내세워 꼬리를 자르는 데 급급했다. 그런 점에서 최주희 대표의 사과는 야구 콘텐츠를 성공시키겠다는 강한 의지를 엿볼 수 있었다. 또한, 한 조직의 리더라는 자리에 걸맞은 책임감을 보여줬다고 생각한다.사실 티빙의 수준 낮은 방송과 관련해 가장 손쉬운 해결책은 이전 사업자 등에게 중계권을 재판매하는 것이다. 하지만 그렇게 해서는 야구 콘텐츠 노하우를 쌓기는 어렵다. 실수를 인정하고 해결책을 모색해 나가는 게 티빙에 있어 최선의 시나리오다. 실제로 티빙은 하이라이트와 유튜브 업무 등을 맡은 CJ올리브네트웍스와의 계약 파기를 검토하는 등 빠른 행보를 나타내고 있다. 최고 책임자의 공개적인 사과 속에 티빙이 앞으로 얼마큼 야구팬의 요구에 걸맞은 방송을 해낼지 지켜볼 부분이다.야구 칼럼니스트정리=배중현 기자야구 전문 칼럼니스트로 네이버에서 아마야구 등을 다루는 '야반도주'를 공동 운영하고 있다. 기무라 고이치 기자가 네이버에 연재한 '야큐리포트'를 번역했으며, 김성근·김인식 감독 등과 함께 쓴 '감독이란 무엇인가'를 비롯해 '메이저리그 가이드북', '프로야구 크로니클', '킬로미터', '포수 교본' 등 다수의 야구 서적을 집필했다. 2024.03.19 07: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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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손윤의 야구 본색] 해체 위기 속에서 희망을 꿈꾸는 웅지세무대 야구부

웅지세무대학교엔 야구부가 있다. 지난해 3월 창단해 첫해부터 대학야구에서 파란을 일으켰다. 7월 말 열린 경기도야구협회장기 및 전국체전 선발전에서 결승까지 올라갔다. 성균관대에 패해 우승 문턱은 넘지 못했지만, 웅지세무대의 미래는 장밋빛으로 빛났다. 대학야구 모 관계자는 "야수들이 부족해 자기 포지션이 아닌 곳에서 뛴 선수가 적지 않았다"며 "신입생 야수가 보강된다면 내년에는 우승도 노려볼 수 있다"고 평가하기도 했다.웅지세무대에 나쁜 소식이 전해졌다. 지난해 11월 말 정부의 부실대학 선정을 피하고자 3년제에서 4년제로 전환, 4개 학과를 1개 학과로 통폐합하는 과정에서 야구부 해체가 수면 위로 떠오른 것이다. 유영준 웅지세무대 감독은 "팀 해체를 막기 위해 여러 방면에서 노력하고 있다"며 "신입생을 받지 않고 기존 선수들이 졸업하는 2025년까지는 팀이 존속하기로 이야기됐다"고 설명했다.큰 위기는 넘겼지만, 신입생을 수혈할 수 없어 전력 보강은 언감생심이다. 야수진의 뎁스(선수층)가 얇다. 2학년 투수 박서진은 "투수진은 어느 정도 뎁스가 두껍지만, 야수들은 아니다"며 "부상자가 나오면 시즌 운영도 어려운 상황이다. 야수들이 다치지 않고 야구하는 게 중요하다"고 말했다.팀 해체 위기에 전력 보강도 어려운 이중고에 시달리지만, 조직력은 오히려 단단해졌다. 올해 주장을 맡게 된 2학년 외야수 정승구는 "팀 해체라는 위기를 겪고 있으나 선수들 간의 단결력은 어느 팀에도 뒤지지 않는다"며 "좋은 과정이 좋은 결과로 이어질 수 있을 것 같다"고 희망했다. 지난해 대학리그 팀 성적은 4승 9패. 승률(0.308)이 3할대에 머물렀지만 1학년 위주의 팀이라는 걸 고려하면 나쁜 성적은 아니다. 팀에서 유일하게 3학년인 포수 한동하는 "경기 중반까지 앞서거나 대등한 경기를 펼치다가 막판에 무너질 때가 잦았다"며 "지난 1년간 경기 경험을 쌓은 만큼 올해는 더 좋은 성적을 거둘 것으로 기대한다"는 포부를 밝혔다.야수진이 두텁지 않은 만큼 치열한 포지션 경쟁은 기대하기 어렵다. 누구나 경기에 뛸 수 있기 때문에 매너리즘에 빠지기 쉽다. 2학년 포수 전성현은 "어차피 드래프트 지명을 받으려면 다른 팀 선수와 경쟁할 수밖에 없다. 팀 내 경쟁보다는 같은 포지션의 다른 팀 선수와 경쟁한다는 마음가짐으로 임하고 있다"고 강조했다.유영준 감독은 이수중 시절부터 시간 날 때마다 일본과 대만 등에 가서 아마팀과 프로팀의 연습 방식 등을 살펴보며 과학적이고 전문적인 육성 시스템을 도입하는 지도자로 정평이 나 있다. 정승구는 "감독님이 NC 다이노스에서 감독대행과 2군 감독 등을 역임해 연습이나 선수 관리가 체계적"이라며 "그 시스템 속에서 성장할 수 있어서 웅지세무대에 들어온 것을 후회하지는 않는다"고 강조했다. 그뿐만 아니라 대부분의 선수가 "지난 1년은 대학 강의를 들으며 단순히 야구만이 아니라 한 사람의 사회인으로 성장할 수 있는 시간이었다"고 입을 모았다.선수들은 더 좋은 성적을 거둬 학교 이름을 크게 알린다면 야구부도 해체 위기에서 벗어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 웅지세무대 선수들이 어제와 오늘처럼 내일도 땀 흘릴 수 있기를 바란다.야구 칼럼니스트정리=배중현 기자야구 전문 칼럼니스트로 네이버에서 아마야구 등을 다루는 '야반도주'를 공동 운영하고 있다. 기무라 고이치 기자가 네이버에 연재한 '야큐리포트'를 번역했으며, 김성근·김인식 감독 등과 함께 쓴 '감독이란 무엇인가'를 비롯해 '메이저리그 가이드북', '프로야구 크로니클', '킬로미터', '포수 교본' 등 다수의 야구 서적을 집필했다. 2024.02.23 07: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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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손윤의 야구 본색] 투명성 확보를 위해 육성선수도 드래프트로 뽑자

올해 초부터 야구계에는 흉흉한 소문이 떠돌고 있다. 프로 입단을 미끼로 모 독립리그 인사가 돈을 갈취했다는 게 골자다. 내용은 꽤 구체적이다. 독립리그의 한 선수 부모가 KIA 타이거즈에 입단(육성선수)시켜 주겠다는 독립리그 임원의 말을 믿고 6500만원을 건넸지만, 약속이 지켜지지 않았고 돈도 돌려받지 못했다는 내용이다. 연관성은 확인되지 않았으나, 기다렸다는듯 김종국 KIA 감독이 금전 문제로 검찰 조사를 받아 직무가 정지 됐다는 소식까지 들려와 그와 관련한 소문이 확대 재생산되고 있다.육성선수 입단과 관련, 예전부터 여러 소문이 많았다. 실제 한 야구계 유력 인사와 관련한 추문도 있었다. 사실 선수나 부모가 입단 청탁 브로커에 속는 데엔 육성선수의 특성이 한몫한다. 현재 KBO리그에서 육성선수는 신인 드래프트가 끝난 뒤 프로 지명을 받지 못한 대학·독립리그 선수를 각 구단이 자율적으로 뽑는다. 인원 제한도 없다. 그렇기 때문에 브로커의 청탁으로 어느 선수가 프로에 들어갔다고 하더라도 사실 확인을 하기 어렵다.구단 필요에 따라 여러 명을 뽑거나 한 명도 뽑지 않아도 된다. 때로는 한 팀이 여러 명을 테스트하고 옥석을 고르기도 하지만, 여러 팀이 한 선수를 두고 영입 경쟁을 펼치기도 한다. A 구단 관계자는 "미지명자 중 유력 선수는 여러 팀이 경쟁할 때도 있다"며 "선수가 어느 팀에 구두로 간다고 하고선 다른 팀과 계약해 팀 간 감정이 상할 때도 있다"라고 말했다. 이에 B 구단 관계자는 "브로커가 활개를 칠 수 없도록 육성선수를 공개적으로 뽑는 것도 하나의 방법"이라고 조언했다. 즉, 일본처럼 육성선수 드래프트를 실시하자는 주장이다. 일본 프로야구(NPB)는 신인 드래프트가 끝난 뒤 곧바로 육성 드래프트를 실시한다. 지난해에는 3군을 운영하는 소프트뱅크 호크스가 8명을 지명했고, 선수 확보가 불필요한 라쿠텐 골든이글스는 단 1명도 육성선수를 뽑지 않았다. 우리나라에서는 프로배구(KOVO)가 육성선수 개념의 수련선수 드래프트를 실시하고 있다. A구단 관계자는 "어차피 스카우트팀이 대학 선수 등을 파악하고 있어 육성선수 드래프트를 해도 큰 문제는 없다"고 설명했다. 다만 "팀마다 상황이 다르므로 의무적으로 선수를 지명해야 한다는 방식은 곤란하다"고 덧붙였다. 육성선수를 드래프트하면 입단 과정의 투명성이 확보되기 때문에 구단 자율에 맡기는 현행 방식보다 더 낫다는 의견이 적지 않다.NPB에서는 육성선수를 일정 기간 독립리그에 파견, 경기에 출전하며 기량을 향상할 기회를 제도적으로 보장하고 있다. 1·2군밖에 운영하지 않으면서도 90명 안팎의 선수를 보유한 KBO리그에서 실시해 봄 직하다는 주장이 나오는 이유다. 이처럼 리그의 투명한 제도 운용과 관련해 고민해 볼 요소는 많다.최근 한국 사회에서 가장 중요한 키워드는 기회와 과정에서의 '공정성'이다. 그런데, KBO리그에 입단해도 대부분 신인이 제대로 뛸 기회를 받지 못하는 게 현재 상황이다. 육성선수 드래프트를 비롯한 팜 시스템 운영에 변화가 필요한 이유다. 이를 통해 선수 육성이 구호에 그치지 않고 체계적이고 전문적으로 행할 수 있다.야구 칼럼니스트정리=배중현 기자야구 전문 칼럼니스트로 네이버에서 아마야구 등을 다루는 '야반도주'를 공동 운영하고 있다. 기무라 고이치 기자가 네이버에 연재한 '야큐리포트'를 번역했으며, 김성근·김인식 감독 등과 함께 쓴 '감독이란 무엇인가'를 비롯해 '메이저리그 가이드북', '프로야구 크로니클', '킬로미터', '포수 교본' 등 다수의 야구 서적을 집필했다. 2024.01.30 07: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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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손윤의 야구 본색] 한·일 야구 격차는 배움의 깊이 차이

지난 12월4일부터 22일까지 경기도 화성시 YBM연수원에서 'KBO 코치 아카데미'가 열렸다. KBO리그 구단별 코치 구성이 다소 늦어진 탓에 예년보다 적은 13명의 지도자가 수강했지만, 배움의 열기는 변함없이 뜨거웠다.강의는 타격·수비·주루·투구 등 야구 기술을 비롯해 바이오메카닉과 데이터 활용, 리더십, 커뮤니케이션, 컴퓨터 실무 등 각 분야의 전문가가 초빙돼 진행됐다. 그중에 코칭 능력 향상을 위한 '좋은 코치는 구단에 어떻게 어필하는가, 코치의 학습·대화·평가'에 대해 강의한 이는 김종문 전 NC 다이노스 단장이었다. 김 전 단장은 개인의 잠재력을 끌어내 최대의 결과를 이루도록 도와주는 전문 코치(한국코치협회 인증)로 활동하고 있다. 강의를 마친 뒤 그는 "마지막 3주 차 강의라서 다들 지쳤을 것으로 생각했는데 하나라도 놓치지 않고 배우겠다는 열의를 느낄 수 있었다"고 감탄했다.13명의 수강생 중 아마추어 지도자 2명이 눈에 띄었다. 고교야구에서 잔뼈가 굵은 김재덕 광주동성고 감독은 "감독과 코치로 20여 년간 현장에 있다가 보니까 시야가 좁아지는 느낌"이라며 "시야를 넓히기 위해 수강하게 됐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최신 이론도 알게 돼 제 경험만 고집하지 않고 젊은 세대와 소통할 방법을 알게 된 게 큰 소득"이라고 밝혔다. 김재덕 감독 이전에 아마추어 지도자로 처음 수강한 이는 2021년 김정록 수진초등학교 감독이었다. 김정록 감독은 "프로 지도자 중심의 교육이지만 야구는 프로든 아마든 똑같다"면서 "몰랐던 부분을 알게 되거나 간과하고 있던 것을 되새기는 과정이었다"고 되돌아봤다. 특히 "야구계에선 토론 문화가 드문데 '코칭 및 커뮤니케이션'을 통해 여러 방법론을 배운 게 도움이 됐다"면서 "중요한 것은 배우겠다는 의지"라고 강조했다.배움의 의지가 있다면 KBO 코치 아카데미는 누구에게나 열려 있다. 실제로 김재덕 감독은 "아마추어 감독님들로부터 전화가 많이 왔다"며 "강의 내용 등을 세세하게 물어보며 내년에 수강할 뜻을 나타냈다"라고 귀띔했다. 다만 KBO 코치 아카데미는 배움의 시작점이라는 사실을 잊어서는 안 된다. 야구와 관련한 다양한 분야에 대한 이해를 넓혀 더 깊고 체계적으로 공부하는 길을 열어주는 계기인 셈이다. 최근 일본에서는 대학원에 진학해 야구를 배우는 은퇴 선수 및 지도자가 기하급수적으로 늘어나고 있다. 2009년 구와타 마스미 요미우리 코치가 와세다대학원에 진학한 것을 시작으로 2013년 구도 기미야스 전 소프트뱅크 호크스 감독, 요시이 마사토 지바롯데 마린스 감독 등이 쓰쿠바대학원에서 야구를 공부했다. 이후 프로 코치로 활동하거나 프로야구에서 주축 선수로 활약한 이들이 당연한 듯이 대학원의 문을 두들기고 있다. 이들이 대학원에 진학하는 이유는 여러 가지가 있지만 대개 자기 경험만이 아닌 체계적이고 전문적인 원리 등을 배워 그것을 응용한 코칭의 방법론을 넓히고 싶어서다. 이는 일본 프로야구(NPB)가 성장하는 동력으로 작용한다.지난 7월 국민대 스포츠산업대학원은 석사과정으로 '야구 코칭'을 만들어 가을학기부터 신입생을 받아들였다. 바이오메카닉 관련 권위자인 이기광 국민대 교수가 야구인에게 전문적이고 체계적인 배움의 장을 마련해 준 것이다. 하지만 가을학기에 수강한 야구인은 단 3명. 봄학기에 추가로 신청한 이는 단 1명도 없었다. 자칫하면 폐강될 위기다. 허투루 볼 사안이 아니다. 야구 칼럼니스트정리=배중현 기자야구 전문 칼럼니스트로 네이버에서 아마야구 등을 다루는 '야반도주'를 공동 운영하고 있다. 기무라 고이치 기자가 네이버에 연재한 '야큐리포트'를 번역했으며, 김성근·김인식 감독 등과 함께 쓴 '감독이란 무엇인가'를 비롯해 '메이저리그 가이드북', '프로야구 크로니클', '킬로미터', '포수 교본' 등 다수의 야구 서적을 집필했다. 2023.12.27 07: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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절판됐던 ‘대중가요 LP 가이드북’, 방탄소년단 담아 9년 만 재출간

국내 레코드판(LP) 역사를 집대성한 ‘대중가요 LP 가이드북’이 절판 4년 만에 개정증보판으로 돌아왔다.대중문화평론가인 최규성씨가 낸 ‘대중가요 LP 가이드북’ 증보판이 새로 100여 장의 음반을 추가한 채 출간됐다.‘대중가요 LP 가이드북’ 개정증보판은 초판이 발표한 시점에서 9년이 지난 시점에서 변화한 대중가요 LP 지형도에 발맞춰 음반의 선정에 고민을 반영했다. 100여 장의 음반이 늘어났으며, 의미가 반복되거나, 비중이 낮아진 음반을 뺐다. 내용이 방대하여 글자 폰트가 작다는 초판에 대한 불만을 접수해 책의 판형과 글자 크기를 과감하게 키웠으며, 많은 내용을 보다 효과적으로 읽을 수 있도록 전체 디자인에 통일성을 강조하는 방향으로 완전히 새로운 작업을 했다.레코드판 수집 지침서로도 꼽히는 이 책은 신중현부터 강남스타일, 방탄소년단까지 K팝 음반사와 한국 대중가요사를 담았다. 초판에서 각 음반에 매겼던 가격 등급은 빠졌다. 대신 가요사와 음반 시장에서 큰 가치가 있다고 본 음반 30장에 크라운(왕관) 표시를 해 참고하게 했다.안나푸르나 김영훈 대표는 “초판이 절판되고 책을 찾는 사람들이 늘어났지만 갑작스런 큰 관심에 부담도 컸다”며 “음반시장에서 LP의 수요가 CD를 넘어섰고, LP를 되파는 ‘판테크’가 유행하는 등 시대 변화에 부응하기 위해 개정증보판을 내게 됐다”고 말했다.최규성 평론가는 2014년 이 책을 출간한 것을 계기로 경주 한국대중음악박물관 건립과 네이버 대중가요 백과사전 구축 등에 참여했다.권혜미 기자 emily00a@edaily.co.kr 2023.12.23 12: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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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손윤의 야구 본색] 밖에서 본, 그리고 안에서 본 롯데 수비

김태형 롯데 자이언츠 신임 감독은 지난 10월 부임 뒤 주목할만한 변화를 줬다. 경험이 풍부한 베테랑 코치를 여러 명 영입한 것이다. 특히 수비·주루·작전 코치로 산전수전에 공중전까지 경험한 김광수 벤치 코치와 김민호 수비 코치 등을 영입한 게 눈에 띈다.올 시즌 롯데의 수비율은 0.981로 KIA 타이거즈와 공동 3위였다. 수치만 보면 꽤 견고한 수비력을 자랑한 것처럼 보인다. 하지만 이에 동의하는 야구 관계자는 거의 없을 거다. 김광수 코치는 "현대 야구에서 수비는 범위"라며 "롯데는 수비 범위가 좁고 체력의 뒷받침이 부족한 느낌"이라고 말했다. 타자들이 타구 속도에 신경 쓰는 만큼 수비도 순발력과 주력이 중요하다. 수비 범위가 넓지 않으면 실책 아니더라도 안타를 쉽게 내줄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김민호 코치는 롯데의 수비를 두고 "연계 플레이가 매끄럽지 못하고 상황에 맞는 견실함이 아쉬웠다"고 평가했다.올해 롯데의 내야 수비율은 0.975(공동 6위), 병살타 처리율은 36.6%(10위·이상 스탯티즈 기준)로 높지 않았다. 인플레이 타구 중 아웃으로 처리한 비율을 의미하는 수비효율(DER:Defense Efficiency Ratio)은 65.3%로 리그 최하위. 수비 범위가 좁고 연계 플레이의 세밀함마저 떨어지니 전체적인 안정감도 기대를 밑돌았다. 6년 연속 가을야구 문턱을 넘지 못한 이유로 공격과 마운드 못지않게 수비가 언급되는 이유다.김민호 코치가 마무리 캠프에서 강조한 건 크게 세 가지다. 첫째는 "야구는 개인 종목이 아닌 팀 종목이라 조직력과 상대에 대한 배려가 중요하다는 것"이다. 타구가 떴을 때 "내가 처리하겠다"고 하거나 주자의 움직임을 파악, 서로 얘기하며 도와줄 필요가 있다. 병살타를 처리할 때는 받는 선수의 다음 동작(포구 후 송구)까지 고려해 플레이해야 한다. 그런 점이 롯데가 잘 안됐다고 한다. 둘째는 "화려한 플레이보다 상황에 맞게 플레이를 펼치는 것"이다. 타자 주자가 느려 러닝스로를 할 필요가 없는데도 무리해서 던지면 설령 아웃카운트를 잡았다고 해도 좋은 수비라고 할 수 없다. 수비는 작은 실수가 큰 화를 부르기 마련이다. 주자와 득점 상황, 타구 속도와 방향 등에 따라 포구 동작과 송구가 달라진다. 그런 세기가 부족했다는 진단이다. 마지막으로 "타격도 수비도 좋은 플레이는 자신감에서 나온다는 것"이다. 플레이를 자신 있게 해야 하는데 그렇지 않은 모습이 자주 연출됐다. 그래서 김민호 코치는 "자신감을 심어주는 데 신경을 썼다"면서 "수비 연습은 지루하고 힘드니까, 항상 즐겁게 할 수 있는 환경을 만드는 데 힘을 쏟았다"고 밝혔다.선린인터넷고에서 2년간 인스트럭터를 경험한 김광수 코치는 "수비에서 기본기 부족은 롯데만의 문제가 아니다"며 "아마추어 때부터 과거보다 수비 연습에 들이는 시간 자체가 크게 줄어들었다"고 지적했다. 특히 송구 능력이 떨어진 데는 정확한 송구 메커니즘을 이해하고 그것을 몸에 익힌 선수가 드물기 때문이라고 한다. 힘으로만 던지려고 하니까 투수도 아닌 내·외야수가 팔을 다치는 사례도 꽤 나온다.김민호 코치는 "이미지 트레이닝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선수 시절 이미지 트레이닝 효과를 톡톡히 봤다"며 "점수 차이와 주자 유무, 타구 방향과 속도를 비롯해 구체적인 상황을 떠올리고, 거기에 맞게 포구와 송구하는 연습을 꾸준히 해나가면 상황에 맞는 플레이를 펼칠 수 있게 된다"고 부연했다.마무리 캠프에서 나름 성과와 앞으로의 과제를 확인한 베테랑 수비 코치들이 롯데 야수진을 어떻게 단련해 나갈지 기대가 크다. 다만 수비는 축적의 시간이 있어야 한다. 일희일비가 아닌 긴 시간을 지켜보는 인내심이 필요하다.야구 칼럼니스트야구 전문 칼럼니스트로 네이버에서 아마야구 등을 다루는 '야반도주'를 공동 운영하고 있다. 기무라 고이치 기자가 네이버에 연재한 '야큐리포트'를 번역했으며, 김성근·김인식 감독 등과 함께 쓴 '감독이란 무엇인가'를 비롯해 '메이저리그 가이드북', '프로야구 크로니클', '킬로미터', '포수 교본' 등 다수의 야구 서적을 집필했다. 2023.12.19 20:50
메이저리그

[손윤의 야구 본색] 오타니와 LA 다저스의 엇갈린 인연도 '삼세번'

올겨울 메이저리그(MLB) 스토브리그 최대 관심사였던 오타니 쇼헤이(29)의 거취가 확정됐다. 오타니는 10년간 총액 7억 달러(9226억원)라는 미 프로스포츠 사상 최고액 계약으로 LA 다저스 유니폼을 입었다. 토론토 블루제이스, 뉴욕 양키스를 비롯해 여러 행선지가 거론됐는데 종착지가 다저스라는 점이 흥미롭다. 이미 오타니는 다저스 유니폼을 입을 기회가 두 번이나 있었기 때문이다.첫 번째는 오타니가 하나마키히가시고교를 졸업할 때다. 일본 프로야구(NPB) 신인 드래프트를 나흘 앞둔 2012년 10월 21일, 오타니는 기자회견을 통해 "고교 졸업 후 곧바로 미국에 가는 게 꿈"이라며 미국 진출을 선언했다. 그런데 니혼햄 파이터스는 드래프트에서 1순위 지명을 강행, 투타 겸업을 희망한 오타니의 '이도류' 꿈을 적극 지원하겠다는 의사를 밝혔다. 니혼햄은 마이너리그 생활의 어려움 등을 내세우며 설득했고 오타니의 마음도 일본 잔류로 기울었다. 하지만 속내를 쉽게 털어놓을 수 없었다. 고교 1학년 때부터 관심을 기울여준 다저스 스카우트에 대한 유대감과 미안함이 있었기 때문이다.고지마 게이이치 전 다저스 스카우트는 고교에 갓 입학한 오타니를 보고 첫눈에 반했다고 한다. 2010년 4월 연습 경기에서 우익수로 출전한 오타니가 3루에 송구하는 걸 보고 '투수 오타니'를 확신했다. 이후 고지마 전 스카우트는 눈이 오나 비가 오나 오타니를 보러 다녔다. "3년간 구단 경비의 80% 이상을 오타니에게 썼다"고 밝힐 정도였다. 오타니 역시 "고지마 전 스카우트는 고교 3년간 자신을 쭉 지켜본 유일한 스카우트"라며 "그가 있는 곳에서 야구하고 싶었고, 그래서 미국에 갈 생각이 들었다"라고 말했다. 하지만 오타니는 고심 끝에 니혼햄을 선택, 다저스행이 불발됐다. 당시 일본 스카우트들의 평가는 "마쓰이 히데키 이래 최고 거포가 될 재목"이라며 투수가 아닌 '타자 오타니'에 주목했다. 오후치 다카시 당시 니혼햄 스카우트 팀장은 "(투수 오타니는) 공은 빨랐지만, 몸이 제대로 만들어진 상태가 아니라서 시간이 걸릴 것으로 봤다"라고 설명했다.오타니는 니혼햄에서 5년을 보낸 뒤 2017년 11월 포스팅 시스템(비공개 경쟁입찰)을 통한 빅리그 진출을 선언했다. 그 5년간 오타니는 투수로도, 타자로도 단 한 번도 일본 최고의 선수였던 적이 없었다. "최고의 자리에 오른 뒤 미국에 가라"는 목소리도 작지 않았지만, 오타니는 "애초 일본 최고의 선수니까 MLB에 간다고는 생각하지 않는다"며 "불완전하니까 MLB에 도전해 완성해 나가겠다"라고 대답했다. 이때도 다저스는 오타니의 1차 선택(서류 제출 뒤 통과)을 받은 7팀 중 하나였다. 다만 당시 내셔널리그(NL)는 아메리칸리그(AL)와 달리 지명타자제도가 없어(2022년부터 NL도 지명타자 도입) 오타니가 '이도류'를 이어가기에는 어려움이 있었다. 결국, 오타니의 선택은 AL의 LA 에인절스였다. 두 번이나 엇갈린 오타니와 다저스의 인연이 세 번 만에 결실을 보았다. 리그와 팀은 달라도 LA의 생활과 기후 등은 이미 익숙할 것이다. 2013년부터 11년 연속 포스트시즌(PS)에 오른 다저스는 오타니의 PS 갈증을 해결해 줄 최적의 팀이다. 오타니는 에인절스에서 활약한 6년 동안 단 한 번도 PS 문턱을 넘지 못했다.팔꿈치 수술을 받은 오타니는 내년 시즌 타자에 전념해야 한다. 장타력과 정확성에 풀스윙 후 1루까지 3.8초대를 끊는 빠른 발까지 갖춘 그가 어떤 성적을 거둘까. 2023년 '타자 오타니'는 44홈런과 OPS(출루율+장타율) 1.066을 기록했다.야구 칼럼니스트야구 전문 칼럼니스트로 네이버에서 아마야구 등을 다루는 '야반도주'를 공동 운영하고 있다. 기무라 고이치 기자가 네이버에 연재한 '야큐리포트'를 번역했으며, 김성근·김인식 감독 등과 함께 쓴 '감독이란 무엇인가'를 비롯해 '메이저리그 가이드북', '프로야구 크로니클', '킬로미터', '포수 교본' 등 다수의 야구 서적을 집필했다. 2023.12.12 00:48
프로야구

[손윤의 야구 본색] 고졸 위주의 신인 드래프트, 이제는 개선할 때

시즌을 마친 뒤 '칼바람'이 거세다. 구단마다 10여 명씩 글러브와 배트를 내려놨다. 그중에는 박일훈(전 KIA 타이거즈) 이철민(전 LG 트윈스) 천보웅(전 한화 이글스) 등 입단 1년 만에 방출된 선수들도 있다.구단마다 선수단 규모는 80~90명 정도다. 매년 11명의 신인 선수가 들어온다. 기존 선수 중 11명 정도가 나갈 수밖에 없다. 베테랑뿐만 아니라 저연차 선수도 방출 대상이 된다. 특히 하위 순번에 지명된 선수는 매서운 방출 바람에 직면해 있다. 2020년부터 2022년까지 6라운드 이후 지명된 입단 선수 중 방출된 인원을 살펴보면, 2022년에는 50명 가운데 17명이 1~2년 만에 짐을 쌌다. 2021년에는 49명 중 20명, 2020년에는 50명 중 32명이 유니폼을 벗었다. 방출 선수 중 상당수가 고졸 선수라는 점도 우려스럽다. 10년 안팎을 야구에 '올인'한 선수가 사회에 나가서 할 수 있는 일은 그렇게 많지 않다.즉, 고졸 실업자를 양산하는 구조다. 더 심각한 점은 이 악순환이 가속할 거라는 데 있다. A 구단 관계자는 선수단 정리를 사람의 피부에 비유하며 "더 잘라낼 여지가 없다. 내년에 11명의 자리를 마련하려면 살이 얇아져 뼈가 드러날 상황"이라고 말했다. 중견 선수 중에 내보낼 선수가 적으면 1~2년 차 선수의 방출 비율이 높아질 수밖에 없다. 프로야구는 재능을 다투는 경쟁 세계다. 능력이 뛰어난 선수가 살아남고 떨어지면 도태된다. 그런데 새로 입단하는 11명과 팀을 떠나는 11명의 실력을 비교하면 반드시 신인이 더 뛰어나다고 할 수 없다. B 구단 관계자는 "올해 지명받은 선수들과 방출되는 신예들을 묶어서 드래프트하면 아마 놀라운 상황이 벌어질 것"이라고 단언했다.실력과 무관한 입단과 방출이 반복되며 고졸 실업자를 양산한다. 그 해결책으로 대학생 선수를 지금처럼 의무적으로 1명씩 뽑을 게 아니라 4~5명씩 뽑자는 말도 있고 고교와 대학 드래프트를 분리하자는 관계자의 주장도 있다. C 대학 관계자는 "당장 대학생 선수를 많이 뽑으려고 해도, 그 정도의 인재풀이 되지 않는다"며 "대학 선수를 매년 1명씩 늘려나가면 4~5년 후에는 4~5명을 지명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4~5년 후까지 대학 선수를 매년 1명씩 더 뽑으면 그 인원만큼 기량이 좋은 고교 선수가 대학에 진학하므로 대학 야구의 뎁스(선수층)가 두꺼워질 수 있다는 것이다.반면, A 구단 관계자는 "나무가 아닌 숲을 보는 대승적인 관점"에서 "처음부터 대학생 선수를 4~5명 뽑는 방식으로 하는 게 옳다"라고 주장했다. 10명이 더 대학에 진학한다고 해서, 그 10명이 잘 육성될 것이라는 보장은 어디에도 없다. 그러므로 처음부터 대학 인재풀을 넓히는 방식으로 해야 드래프트 제도가 정상화하는 데 시간이 덜 걸린다는 뜻이다. 퓨처스(2군)리그는 한 해 100경기 안팎을 치른다. 신인급 선수가 경험을 쌓기에는 경기 수가 턱없이 부족하다. A 구단 관계자는 "상위 순번 선수에게 출장 기회를 주는 것도 벅찬데 하위 순번 선수가 경기를 통해 성장하기는 어려운 구조"라고 지적했다. 그럴 바에는 대학에서 몸과 마음을 단련하고 경기 경험을 쌓는 게 선수 성장에 더 효과적일 수 있다.B 구단 관계자는 "프로에서 장기적인 관점에서 선수 육성이 어려운데 고졸 위주로 지명하는 것은 연약한 싹을 일찍 죽이는 것이나 마찬가지"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그 목소리가 공허한 메아리로 끝나지 않도록 이제는 신인 드래프트 방식에 대해 야구계가 협의할 때다.야구 칼럼니스트야구 전문 칼럼니스트로 네이버에서 아마야구 등을 다루는 '야반도주'를 공동 운영하고 있다. 기무라 고이치 기자가 네이버에 연재한 '야큐리포트'를 번역했으며, 김성근·김인식 감독 등과 함께 쓴 '감독이란 무엇인가'를 비롯해 '메이저리그 가이드북', '프로야구 크로니클', '킬로미터', '포수 교본' 등 다수의 야구 서적을 집필했다. 2023.12.05 08:31
프로야구

[손윤의 야구 본색] 혼돈의 SSG, 아무도 책임지지 않았다

4년 만에 부활한 2차 드래프트 결과는 꽤 충격적이다. 보호선수 명단에서 풀린 베테랑 외야수 김강민이 SSG 랜더스를 떠나 한화 이글스로 이적한 것이다. SSG는 "세대교체를 적극적으로 추진하는 상황”이라서 "김강민을 35인 보호선수 명단에 포함하기 어려웠다"고 밝혔다. 이런 결정을 놓고 23년간 팀에 헌신한 '원클럽맨' 김강민에 대한 존중이 없다는 비난의 화살이 쏟아지고 있다.김강민 이적이 아니더라도 SSG의 행보는 이해하기 어려웠다. 올해 준플레이오프에서 NC 다이노스에 패해 탈락한 SSG는 플레이오프(PO)가 치러지는 동안 전격적으로 김원형 감독의 경질을 발표했다. 지난해 프로야구 사상 첫 '와이어 투 와이어(시즌 개막부터 한 번도 1위를 내주지 않는 레이스)' 우승을 이끌었고 계약 기간이 2년이나 남은 감독을 해고했다. 이를 두고 SSG는 "성적이 아닌 새로운 팀의 방향성과 맞지 않았기 때문"이라고 말했다.여기서 언급한 팀의 새로운 방향성은 세대교체다. 김원형 감독이 베테랑 위주로 경기를 치른 것에 대한 불만이 경질 사유라는 의미로 해석할 수 있다. 그런데 선수단 구성은 감독이 아닌, 온전히 단장으로 대표되는 프런트의 몫이다. 감독은 프런트가 구성해 준 선수들을 이끌고 좋은 성적을 내기 위해 최선을 다한다. 즉 프런트가 준비한 식재료(선수)로 맛있는 음식(성적)을 만드는 이가 감독인 셈이다. 지난해 SSG는 베테랑 힘으로 우승했다. 그래서 세대교체에 나설 것으로 전망하는 목소리가 작지 않았다. 하지만 SSG는 류선규 단장만 교체한 체 별다른 선수단 변화 없이 2023시즌을 맞이했다. 사실상 우승 멤버를 고스란히 유지한 채 정규시즌 레이스에 뛰어든 것이다. 이런 상황에서 만족스러운 성적을 거두지 못하자 세대교체에 대한 책임을 감독에 물었다.감독이 직접 세대교체에 나서는 방법은 베테랑을 경기에 출전시키지 않는 것이다. 아직 뛸 수 있다고 생각하는 베테랑에게 출전 기회를 주지 않으면 어떤 일이 벌어질까. 조앤 라이언이 쓴 『팀 캐미스트리』에서 명예의 전당에 오른 짐 릴랜드 전 감독(메이저리그 통산 1769승)은 "팀을 위한 최고의 특효약은, 좋은 노장 선수다. 노장 선수가 팀을 믿는 모습을 보이면 어린 선수들은 알아서 따라간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더 이상 뛰지 못한다는 데 화가 난 노장 선수가 있다면 정말 최악의 시나리오"라고 경계했다.팀의 구심점이 되어야 할 베테랑이 감독 운영에 불만을 품게 되면 그 팀의 분위기는 나락으로 빠질 수밖에 없다. 2000년대 초반 LG 트윈스가 감독을 앞세워 인위적인 세대교체에 나섰다가 암흑기에 접어든 건 꽤 유명한 이야기다. 결국 김원형 감독을 교체하며 세대교체를 운운한 것도, 김강민의 은퇴 논의가 빠르게 진행되지 못한 것도 프런트가 제 역할을 못 했기 때문이다. 지난해 통합 우승을 차지한 뒤 베테랑과 은퇴 로드맵에 대한 물밑 협의를 시작했다면 구단과 선수의 공감대가 형성될 시간은 충분했다. 여기에 이숭용 신임 감독을 선임하느라 바빠 2차 드래프트를 제대로 신경 쓰지 못했다는 건 변명처럼 들릴 수밖에 없다. 2차 드래프트 부활이 결정된 건 지난 7월이다.SSG는 지난 25일 "감독·코치 인선과 2차 드래프트 과정에서 생긴 논란에 대한 책임을 물어 김성용 단장의 보직을 R&D센터장으로 변경한다"고 밝혔다. 1년 전 김성용 전 단장의 직책이 R&D센터장이다. 프런트 조직은 류선규 단장이 물러난 지난해 12월로 돌아갔다. 발등에 불이 떨어진 구단은 다시 단장을 선임한다고 분주하다. 결국 선수단 구성에 변화를 주지 못한 것부터 최근의 논란까지 책임진 이는 아무도 없다. 책임질 위치에 있지 않은 김원형 감독만 물러났을 뿐이다.야구 칼럼니스트야구 전문 칼럼니스트로 네이버에서 아마야구 등을 다루는 '야반도주'를 공동 운영하고 있다. 기무라 고이치 기자가 네이버에 연재한 '야큐리포트'를 번역했으며, 김성근·김인식 감독 등과 함께 쓴 '감독이란 무엇인가'를 비롯해 '메이저리그 가이드북', '프로야구 크로니클', '킬로미터', '포수 교본' 등 다수의 야구 서적을 집필했다. 2023.11.28 11: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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