검색결과4건
연예일반

[오동진 영화만사] 충무로 ‘가위손’의 죽음..고 윤명오를 기리며

생각해 보면 지난 몇 년 사이에 많은 영화인들이 세상을 떴다. 영원히 살아서 항상 영화계 현안과 갈등을 중재하고 조정해 줄 것 같았던 영화사 시네2000의 이춘연 대표(‘여고괴담’ 시리즈 등 제작)가 갑자기 타계했고 배우 강수연이 뒤를 이었다. 영화평론가 강한섭은 돌연 세상을 등져 충격을 줬으며 영화계 인사가 아닌 사람들은 잘 모르지만 임권택 영화학교를 만들었던 프로듀서 박건섭 씨(동서대 영화학과)도 지병으로 타계했다. 모두 지난 3년간에 벌어진 일이다. 그리고 지난 28일 또 한명이 저 세상으로 떠났다. 아무도 모르는 영화인의 죽음이다. 윤명오 씨이다. 향년 74세. 영화계에선 그를 가위손이라 부른다. 그래서 그의 죽음은 가위손의 죽음이다. 그를 가위손이라 부르는 것은 팀 버튼의 ‘가위손’을 국내에 수입한 주인공이었기 때문이다. ‘가위손’ 뿐이었겠는가. ‘바베트의 만찬’ ‘엑조티카’ 등 1990년대 단관 시절(서울극장 국도극장 대한극장 피카디리 단성사 등등) 영화 매니아들의 관람 붐을 일으킨 사람이다. 그를 직접 만나 본 사람들은 많지 않지만 영화계에서는 그를 히든 카드이자 숨은 실력자라고 생각했다. 이러저러한 영화에 대해서 알고 싶으면 윤명오를 찾으라고 했을 정도다. 세계적인 감독이 된 박찬욱도 30대 초반 그에게서 영화적 자양분을 많이 얻었다. 데뷔작 ‘달은….해가 꾸는 꿈’이 실패한 후 박찬욱은 윤명오와 함께 ‘야간비행’이라는 영화를 찍으려고 했다. 록밴드 영화였다. 만들어졌으면 이런 류 영화의 효시 격이라 불렸던 김홍준 감독(현 영상자료원장)의 ‘정글 스토리’(1998)와 한국영화사에 기록될 작품이 됐을 것이다. 안타깝게도 윤명오 첫 기획작이 될 뻔한 ‘야간비행’은 제작이 무산됐다. 윤명오는 입시가 엄혹(?)했던 시절에 경기고와 서울대를 나왔고 40 초반까지 진도모피 대표를 지냈다. 천부적인 ‘딴따라’ 끼를 누르지 못하고 영화계에 들어 와 숱한 궂은 일을 마다하지 않으며 영화인들을 챙겼다. 8,90년대만 해도 한국 영화계는 그다지 수준이 높다고 할 수 없었을 때였다. 그는 충무로의 지적 수준을 몇 단계 높인 사숙과 사형의 역할을 했다. 외화 번역도 도맡아 했다. 어찌 보면 구(舊)충무로에서 박찬욱 봉준호 김지운 류승완으로 이어지는 뉴 코리안 시네마의 가교 역할을 했던 인물이다. 대중은 기억 할 수 없는 인적 자산이지만 충무로 영화인들이라면 마음 속에 기억해야 할 역사적 인물이다. 새삼 그를 기리는 이유다. 천성이 부드러워 영화계 젠틀맨으로 불렸고 많은 사람들이 그가 내 주는 술값으로 영화적 한과 울분, 기쁨을 풀어 냈지만 아뿔사 그의 장례식장은 외롭고 쓸쓸하기가 그지 없었다. 아마 모두들 마음만은 영안실에 있었을 것이다. 미처 오지 못한 사람들이 많아 보인다. 때 아닌 가을비가 내리는 날이 이어졌고, 무엇보다 최근 영화계가 각박해지기가 이를 데 없어진 탓이다. 지금은 다들 각자도생하기에 여념이 없다. 사회가 그렇게 요구하고 있고 사람들은, 영화인들조차, 마음의 여유를 찾기 힘든 나날이다. ‘가위손’이란 영화 한편, ‘바베트의 만찬’이란 영화 한편이 자신의 청춘을 어떻게 자극하고, 또 그럼으로써 지금의 자신들을 어떻게 만들었는지를 회고할 시간도 여유도 없어졌다. 그의 외로운 영안실 풍경이 계속 마음에 걸리는 이유다. 영화는 단 두 시간 여 만에 사람 한 명의 인생을 바꾼다. 사람들은 극장 문을 들어 설 때와 나갈 때 다른 사람이 돼 있는 자신을 발견하곤 한다. 그렇게 바뀌어진 사람이 모여 사회를 변화시킨다. 영화가 의미가 깊고 무서운 기제(機制)라 부르는 이유, 그래서 권력자들이 영화를 통제하려는 사회정치학적 이유가 거기에 있다. 그런 면에서 본다면 윤명오는 우리 사회의 개혁자이자 변혁적인 인물이었다. 그는 늘 조용하고 차분한 말투, 다정한 표정의 소유자였지만 또 다른 면에서 한국 영화계의 혁명아이자 한국 사회를 진화 시킨 인물이다. 화천공사에서 일을 시작해 하명중 영화사에 몸을 담았다가 나중에는 올리브 커뮤니케이션이란 영화사에서 이사 직을 수행했다. 그 영화사들을 인지하고 기억하는 사람들이 현재 얼마나 될까. 그가 수입해 소개했던 캐서린 키너, 앤 헤이시 리브 슈라이버 주연의 ‘워킹 앤 토킹’을 기억하는 사람들이 얼마나 될까. 나는 음악감독 조영욱과 1998년 서울 예술의 전당에서 희대의 영화상영회인 ‘난장 영화제’를 열었고, 그의 ‘워킹 앤 토킹’을 강탈하다시피 가져 와 틀었다. 그때 필름을 배달했던 친구가 약관의 류승완이었다. 그때 우리는 모두 젊고 순수했었다. 가위손이 죽었다. 1990년대의 영화계와 그때의 열정도 사그라져 간다. 이건 분명히 슬픈 일이다. 그것도 매우.오동진 영화평론가 2023.08.31 06:05
무비위크

강한섭 전 영화진흥위원장, 지병으로 별세…향년 63세

강한섭 전 영화진흥위원장이 지병으로 별세했다. 서울예술대학교는 강한섭 영상학부 교수가 지난 10일 눈을 감았다고 밝혔다. 빈소는 서울 강남구 일원동 삼성서울병원 장례식장에 마련되며, 유족은 11일부터 조문을 받기로 했다. 1958년 서울에서 태어난 고인은 경기고와 경희대 불어불문학과를 졸업하고 프랑스 파리 제2대학 대학원에서 유학생활을 보냈다. 영화평론가로 활동하다, 2008년에 영화진흥위원장으로 선임돼 1년간 영화진흥위원회를 이끌었다. 1994년 공연윤리심의위원회 영화 분야 수입심의위원을 지냈고 같은 해부터 서울예대 교수직을 맡았다. 이외에도 영상물등급위원회 위원, 서울예대 산학협력단 대표이사도 역임했다. 황지영기자 hwang.jeeyoung@joongang.co.kr 2021.12.11 14:46
연예

영화평론가협회, ‘스크린 독과점’ 문제 포럼 개최

한국영화평론가협회가 스크린독과점 문제를 논의하기 위해 국제포럼을 개최한다. (사)한국영화평론가협회(회장 민병록)는 '스크린의 독과점 해소와 다양성 증진을 위한 새 방안'을 주제로 국제포럼을 개최한다. 이번 포럼은 영화진흥위원회와 부천국제영화제의 후원 및 공동개최 형식으로 21일 일요일 오후 2시부터 부천시 고려호텔 크리스탈룸에서 열린다. 이번 포럼에서는 한국영화 산업 및 문화와 관련해서 스크린 독과점에 대한 해결책을 다각도로 모색한다. 특히 시장 친화적인 '상생론'과 영화법 개정을 주장하는 '규제론' 사이에 열띤 토론이 전개될 예정이다. 또한 미국과 유럽의 환경 및 사례와 비교하며 우리나라의 다양성 증진에 관한 객관적 발전 방향을 모색할 예정이다.참석자의 면면도 화려하다. 1부에서는 이와이 슈운지 감독의 '뱀파이어' 등을 제작한 영화 프로듀서 팀 쿽(Tim KWOK, 미국)이 발제자로 나선다. '미국의 독립영화가 변화무쌍한 영화제작 시장에서 살아남는 법'을 주제로 택했다. 또 영화산업전문가인 패트릭 프레이터(Patrick Frater, 영국) '버라이어티' 아시아국장이 '유럽의 영화문화와 다양성 지원시스템'을 주제로 각각 발표를 한다. 2부에서는 '한국 영화시장의 독과점 실태와 그 해소 방향'과 '한국의 스크린독과점 해소와 다양성 증진을 위한 법·제도적 방안'을 주제로, M&E산업연구소 소장 김도학 박사와 전 영화진흥위원회 위원장 강한섭 교수 등이 창과 방패의 치열한 공방을 벌일 예정이다. '독과점금지 법안' 마련, 곧 영화법 개정이 초점으로 떠오를 전망이다. 이번 포럼은 유지나 동국대 교수의 사회로 진행된다. 또한, 투자배급사NEW 김재민 부장, 김진희 KBS기자, 민병선 영화평론가, CJ-CGV 무비꼴라쥬 이상윤 사업담당(본부장급), 문화체육관광부 박병우 과장(영상콘텐츠산업과), 신강호 교수(영진위 예술영화인정소위원회 위원장)가 토론자로 참여한다.정지원 기자 cinezzang@joongang.co.kr 2013.07.19 17:27
스포츠일반

백상예술대상 심사평, "화제작 많아 우열가리기 힘들었다"

●심사평 -TV 부문 "화제작 많아 우열 가리기 매우 힘들어 ""사심없이 공개 토론과 심사숙고를 거쳐 가장 이상적인 결론에 이른 것라 공정성에서 자부할 만하다." 심사위원장을 맡은 이경순 영상물등급위원장은 화제작과 훌륭한 연기자들이 많아 우열을 가리기 어려웠다고 평했다. 1차 심사를 거쳐 선정된 각 부문 5편의 후보작 및 후보자를 놓고 2차 심사에서 다시 셋으로 압축했다. 대상은 작품성과 흥행성, 완성도 등 모든 면에서 고른 점수를 얻어야했다. MBC TV 은 여러 분야에서 높은 점수를 얻어 대상의 영예를 안게 됐다. 최우수 연기상 부문 역시 격론이 벌어졌다. 최진실과 김선아, 두 명을 놓고 난상 토론을 벌인 끝에 최진실 쪽으로 표가 몰렸다. 신인 연기상 여자 부문도 이영아와 남상미를 놓고 심사위원 간에 강한 대립각이 만들어졌다. 남자 부문도 천정명과 강지환으로 표가 양분됐지만 천정명의 손이 올라갔다. TV 예능상 남자 부문을 수상한 유재석도 만장일치에 가까운 표가 몰렸다. -영화 부문 "냉탕 온탕 왔다갔다… 부문별 온도차 심해" 영화 부문 심사 과정은 온탕과 냉탕을 오갔다는 표현이 맞을 만큼 부문별 온도차를 보였다. 의 감독 겸 제작자 이준익의 대상과 남자 신인상은 비교적 빨리 의견 일치를 본 반면, 최우수연기상과 시나리오상은 둘로 후보를 줄인 뒤 투표를 했을 만큼 의견이 팽팽히 갈렸다. 감독상은 의 이명세 감독이 의 박찬욱 감독과 의 이준익 감독을 근소한 차이로 제쳤다. 최우수연기상 여자 부문은 심사위원들의 의견이 가장 엇갈린 격전장이었다. 의 전도연과 의 이영애가 끝까지 각축을 벌이다가 이영애에게 표가 모아졌다. 강 교수는 "이영애가 갖고 있던 고정적인 스타 이미지를 전복한 데 대해 높이 평가했다"고 설명했다. 시나리오상을 받은 고윤희 작가는 독특한 심리묘사로 막판까지 경합을 벌인 의 김대우 작가를 눌러 작은 파란을 일으켰다. 특별취재팀 ●심사위원 ▲TV 부문=이경순(영상물등급위원장.심사 위원장) 주철환(이화여대 교수) 박천일(숙명여대 교수) 주창윤(서울여대 교수) 이반석(일간스포츠 상무) ▲영화부문=강한섭(서울예대 교수.심사 위원장) 심영섭(대구사이버대 교수) 황진미(영화평론가) 임준택(무비위크 편집장) 김석현(일간스포츠 편집인) 2006.04.15 09:26
브랜드미디어
모아보기
이코노미스트
이데일리
마켓in
팜이데일리
행사&비즈니스
TOP