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역대 개막 최단 경기 경질까지…K리그 사령탑 칼바람 더 빨라지나

성남FC가 이기형 감독을 경질했다. K리그 시즌 개막 3경기 만이다. 역대 K리그에서 개막 후 가장 적은 경기만 치르고 감독직을 내려놓은 불명예 기록으로 남았다.성남 구단은 지난 20일 이기형 감독의 경질을 발표했다. K리그에서 쉽게 볼 수 없는 ‘경질’이라는 단어를 직접적으로 활용했다. 소셜 미디어(SNS)에서조차 결별하는 감독을 향해 ‘고생했다’거나 ‘행운을 빈다’는 등 표현조차 없이 이 감독과 동행을 끝냈다. 지난 2022년 12월 부임 후 1년 4개월 만의 결별이다.거듭된 부진이 올해까지 이어지면서 결국 구단도 결단을 내렸다. 성남은 이기형 감독 체제로 치른 첫 시즌이었던 지난해 11승 11무 14패의 성적으로 K리그2(2부) 9위에 머물렀다. 올해 역시 개막 후 3경기에서 1무 2패에 그쳤다. 지난 시즌부터 성적 부진에 대한 비판 목소리가 컸고, 올해 역시 반등의 기미가 보이지 않자 구단도 칼을 빼 들었다.프로축구연맹에 따르면 K리그 시즌 개막 3경기 만에 감독이 물러난 건 역대 최단 기록이다. 이전 기록은 지난 2011년 강원FC를 이끌던 최순호 감독의 4경기였다. 2013년 승강제 도입 이후에는 욘 안데르센 감독이 7경기를 치르고 인천 유나이티드에서 경질된 게 가장 빨랐던 기록이었다. 이미 이기형 감독 체제로 동계 전지훈련 등 새 시즌을 준비했던 성남 구단 입장에선 그야말로 ‘초강수’를 던진 셈이다.이기형 감독의 이른 경질 소식이 K리그 다른 구단엔 어떠한 영향을 끼칠지에도 관심이 쏠린다. K리그는 한 구단의 감독 경질이나 사퇴 등 사례가 나오면 다른 구단에도 연쇄적으로 감독들을 향한 칼바람이 이어지는 경향이 컸기 때문이다.지난해의 경우도 4월 이병근 당시 수원 삼성 감독이 경질된 뒤 약 보름 만에 김상식 전북 현대 감독이 물러났다. 약 한 달 뒤엔 최용수 감독도 강원에서 경질됐다. 8~9월에도 안익수 당시 FC서울 감독과 남기일 제주 유나이티드 감독, 김병수 수원 감독 등 3명이 지휘봉을 잇따라 내려놨다.이미 거취가 불안정한 감독도 있다. 단 페트레스쿠(루마니아) 전북 감독이 대표적이다. 대대적인 전력 보강으로 우승 후보로 거론됐던 전북은 최근 공식전 2연패 포함 6경기 연속 무승(4무 2패)의 부진에 빠져 있다. 울산 HD에 져 아시아축구연맹(AFC) 챔피언스리그에선 8강에서 탈락했다. 최근 김천 상무 원정 패배 직후엔 성난 팬들이 페트레스쿠 감독에게 항의하기도 했다. A매치 휴식기가 끝난 뒤 열리는 울산과의 현대가 더비가 최대 고비가 될 거라는 관측도 나온다.적지 않은 기간 팀을 이끌고도 이번 시즌 초반 부진한 경기력에 그치고 있는 사령탑들의 거취도 팬들의 비판과 맞물려 도마 위에 오른 분위기다. 성남이 쏘아 올린 이른 경질 신호탄이 K리그 감독들을 향한 칼바람의 타이밍을 더 앞당길 거라는 전망이 나오는 배경이다.김명석 기자 2024.03.23 06:03
사회

[부고] 김병수(한국GM 미디어 커뮤니케이션 담당장)씨 모친상

▲장순자씨 별세, 김병수(한국GM 미디어 커뮤니케이션 담당장)씨 모친상 = 14일, 울산전문장례식장 VIP 3호실, 발인 16일 오전 8시, 장지 울산하늘공원. 052-242-4444안민구 기자 amg9@edaily.co.kr 2024.03.14 14:22
프로축구

[IS 화성] 승격 다짐한 염기훈 감독 “아무것도 모른다고 생각하지 말아 주셨으면…인생 걸겠다” [일문일답]

지휘봉을 잡은 염기훈 수원 삼성 신임 감독이 성난 팬들의 민심을 되돌려 놓을 수 있을까. 그는 등을 돌린 팬들을 향해 “더 열심히 준비하고, 분석할 자신이 있다. ‘아무것도 모른다’라고 생각 안 해주셨으면 좋겠다”라고 각오를 전했다.수원은 지난 9일 오후 염기훈 감독을 구단의 제9대 사령탑으로 선임했다. 염 감독은 바로 지난달 2일 빅버드(수원월드컵경기장의 애칭)에서 팀의 강등을 이끈 인물. 동시에 2023시즌 플레잉 코치로 시작해 단 7경기만을 이끈 ‘초보 사령탑’이다.누구보다 분개한 건 ‘선수 염기훈’을 지지했던 수원 팬들이다. 지난달 중순 한 매체를 통해 염기훈 감독의 선임 소식이 전해졌을 땐, 서포터스가 공식적으로 반대의 목소리를 전하기도 했다. 그런 팬들의 목소리와 달리, 2024시즌 팀을 이끌게 되는 염기훈 감독이다.염기훈 감독은 공식 미디어데이 전날(10일) 오후 구단 소셜미디어(SNS)를 통해 팬들에게 손 편지를 전했다. 그는 “13년간의 수원 삼성 축구 선수 염기훈을 한결같이 응원해 주셔서 진심으로 감사드린다. 저의 축구는 수원 삼성 블루윙즈라는 한 단어로 충분할 만큼 많은 것을 수원에서 이루었고 평생 받지 못한 사랑을 받았다”면서 “사랑해 주셨던 팬들께 강등의 소식을 전해드려 죄송한 마음이 크다. 이번 시즌 여러분의 염려도 너무 잘 알고 있다”고 운을 뗐다. 이어 “정식 감독의 제안을 받았을 때 고민이 많았지만, 그 누구보다 수원을 사랑하는 마음 하나로 죽을힘을 다해 매 경기 매 순간을 수원의 축구만을 위해 노력하겠다. 선수들과 소통으로 원팀을 만들고 수원의 강인한 정신을 선수들에게 일깨워주겠다. 선수, 코치진, 구단, 팬이 하나 될 수 있게 중간 역할을 잘하고, 선수단의 상황을 많은 분들과 공유할 수 있게 하겠다”면서 “저의 부족한 경험을 메워줄 저만큼이나 수원을 아끼는 스태프들, 누구보다 경험이 풍부하신 박경훈 단장님과 함께 원래의 자리로 돌아갈 수 있도록 치열하게 고민하고 또 증명하겠다”라고 전했다.끝으로 “죽을힘을 다했던 지난 시즌 마지막 7경기의 마음가짐으로 이번 시즌을 맞이하려고 한다. 지도를 오래 해오신 감독님들보다 지금의 저는 분명 부족한 점이 많다. 하지만 제가 가지고 있는 열정과 새로움으로 또 다른 축구를 보여드릴 수 있게 하겠다. 팀이 2부로 떨어져도 수원을 놓으실 수 없는 그 마음으로 응원해 주신 팬분들처럼, 저 또한 욕심이 아닌, 그냥 내 팀인 수원이기 때문에 언제나 함께하고 싶은 마음뿐이다. 부상을 당해 입단한, 의심스러웠던 선수 염기훈이 여러분들 앞에 진심으로 보여드렸던 플레이처럼, 감독 염기훈도 팬분들을 웃게 해드리는 플레이를 보여드리겠다. 2024년에는 행복한 일들이 많이 있었으면 좋겠다”라고 마무리했다. 다만 팬들의 시선은 여전히 곱지 않다. 염기훈 감독이 직접 언급한 대로, ‘열정과 새로움’으로 잔뼈 굵은 지도자들과의 경쟁에서 이길 수 있을지부터가 의문이다. 심지어 해당 편지를 접한 팬들은 SNS를 통해 “팬들의 진심 어린 조언을 모두 무시했으면서 무슨 낯인지 모르겠다” “열정과 애정만으로 지금 수원을 살릴 수 있을 것이라 생각하는가” 등 아쉬움이 쏟아지고 있다.염기훈 감독 역시 그런 팬들의 목소리를 잘 알고 있다. 그는 11일 오후 화성의 수원 삼성 클럽하우스에서 열린 미디어 간담회에서 “누구보다 저를 응원해 주셨고, 사랑해 주셨는데, 제가 팬들과 다른 선택을 했다. 팬들의 심정을 이해한다”라고 말했다. 특히 ‘감독 경험이 적다’라는 지적에 대해서도 “맞는 말이다. 경험 부족에 따른 비난을 받아들일 준비도 됐다. 하지만 경험이 없을 뿐이지, 다른 지도자들과 비교했을 때 열심히 하지 않거나 그런 게 아니다. 누구보다 열심히, 분석하고 이기기 위해 노력할 자신이 있다”면서 “‘아무것도 모른다’라고 생각하지 않아 주셨으면 좋겠다”라고 당부했다. 그는 ‘모든 인생을 걸겠다’면서 결의를 다지기도 했다.그렇다면 염기훈 감독이 구상한 2024시즌 수원은 어떤 팀일까. 염 감독은 먼저 “새롭게 오신 박경훈 단장님과 소통해 선수단을 꾸리겠다. 지금 선수들의 구성도 나쁘지 않다고 생각한다. 상세히 읊을 수 없지만, 2부리그에선 더 역동적인 축구를 해야 한다. 중원을 활용한 축구를 그리고 있다. 공을 주고 가만히 서 있는 것이 아니라, 계속 뛰는 축구를 구상 중”이라고 설명했다. 한편 논란이 된 감독 선임 시기에 대해서도 입을 열었다. 9일 보도자료를 통해 전달된 염기훈 감독의 프로필 사진의 메타데이터에는 촬영 시기가 12월 19일로 작성돼 있다. 염 감독은 “지난해 구단과 꾸준히 소통을 했다. 내가 차기 후보 중에 있다는 내용이었다. 다만 이후 단장님과 대표이사 자리가 공석이 돼 그 이상의 진전은 없었다. 공식 사인을 한 건 단장님이 오시고 난 뒤”라고 말했다.함께 자리한 박경훈 단장 역시 “전 대표이사와 염기훈 감독과의 조율은 있었다. 최종 결정은 내가 내리게 된 게 맞다”면서 “명확하게 그를 선임해야겠다고 생각한 건, 우리의 문제를 해결해 줄 적임자라는 판단 때문이다”라고 설명했다. 박 단장이 진단한 수원의 문제점 중 하나는 패배감 극복이다. 그는 “염기훈 감독에게 물었을 때, 그는 명확한 목표와 해결 방법이 있다고 했다. 선수단의 문제점을 누구보다 잘 아는 인물이다. 보편적으로 감독의 경험 부재는 꾸준히 언급되는 이슈다. 세계적인 펩 과르디올라 감독도 같은 지적을 받았을 것이다. 실패한 감독도 많지만, 반대 사례도 많다”라고 설명했다. 이어 “지금 중요한 건 염 감독에게 모든 힘을 실어줘야 한다는 점이다. 수원을 넘어 한국 축구의 자산으로서 훌륭한 감독이 나올 수 있게 돕겠다”라고 목소리를 높였다.다음은 박경훈 단장과 염기훈 감독 일문일답. - 취임 소감은.박경훈 단장 “지난해 수원은 초유의 자동 강등이라는 아픔을 겪었다. 그런 와중에 감독으로, 단장으로 오게 돼 굉장히 걱정도 들고, 앞으로 어떻게 해쳐 나갈지, 이 위기를 극복할지 고민하고 있다. 제일 중요한 건, 수원 구단이 다시 명문구단으로서의 발전을 해야 된다는 생각을 갖고 있다. 힘든 상황을 잘 극복해서, 팬들의 사랑을 받을 수 있고, 1부 승격을 이뤄내 우리가 생각한 최고의 명문으로 나아가려고 최선의 노력을 할 것이다. 많은 응원 부탁드린다.”염기훈 감독 “선수 생활을 오래 했지만, 감독이라는 자리는 예상보다 빠르게 오른 것 같다. 기쁜 마음보다는, 무겁고, 책임감이 크다. 지난 시즌 감독대행을 하며 느낀 건 1가지였다. 승격을 위해 축구 인생 모든 걸 걸었다고 말씀들 드리고 싶다. 이 자리가 그만큼 책임감이 느껴진다. 선수 때 보여준 순한 모습이 아닌, 감독 염기훈은 다른 모습이 비춰질 것이라 생각한다. 많은 분들이 생각했던, 허허 웃고 그런 모습이 아니다. 선수 생활하며 제일 중요하게 생각한 건 규율이었다. 다른 때보다 타이트한 감독이 되겠다. 모든 걸 걸고 이 자리에 섰다.”- 밖과 안에서 지켜본 수원은 어떤가. 프런트가 어떤 지원을 해줘야 할지 소신이 있다면.박경훈 단장 “그동안 감독, 행정가, 교육자를 해봤다. 최근에는 부산 아이파크 구단에서 어드바이저도 맡았다. 수원이라는 명가가 이렇게 강등될 것이라 누구도 생각을 못 했다”“하지만 이 강등은, 작년에 이뤄진 게 아니다. 몇 년 전부터 이런 조짐을 보였다. 용감한 변화가 필요하다. 담대히 실행하겠다. 선수단도, 우리 프런트도 바뀌어야 한다. 과감히 변화를 주도록 하겠다.”- 감독대행 시절 마지막 경기 후 구단의 지원이 더 필요하다고 했다. 구단으로부터 지원에 대한 약속을 받은 부분이 있을까.염기훈 감독 “박 단장님의 첫 마디는 ‘감독을 위해 서포트를 할 것이다. 소신껏 했으면 좋겠다’였다. 힘을 불어넣어 주셨다. 한동안 단장과 대표이사가 공석이었기에 전반적인 운영이 멈춰있던 게 사실이다. 지금 오신 박 단장님과 함께 선수 구성을 해나갈 생각이다.”“내가 원하는 선수를 데려오는 게 우선이다. 내 전술에 맞는 선수 말이다. 아직 2부 경험은 없다. 2부를 전쟁이라고 표현하는데, 1부 역시 마찬가지다. 커리어 동안 1부리그에서 치열하게 살았다. 마찬가지로 자신이 있다. 단장님과 상의해서, 기대에 맞는 선수를 찾겠다.”- 염기훈 감독의 선임 소식이 전해졌을 때, 지난달 팬들이 ‘반대한다’는 성명서를 내기도 했다. 가장 많은 사랑을 받은 선수가 반대 상황이 됐다. 전체적인 느낌은 어떤지. 그리고 경험의 부재가 지적되고 있는데, 이에 대한 생각은.염기훈 감독 “그 부분에 상당히 죄송스럽고 마음이 아프다. 누구보다 저를 응원해 주셨고, 사랑해 주셨는데, 제가 그들과 다른 선택을 했다. 팬들의 심정 이해한다. 경험 없는거 사실이다. 경험의 부재로 인한 비난을 받아들일 준비가 됐다. 그렇지만, 경험이 없을 뿐이다. 다른 지도자와 비교했을 때 열심히 안 하고, 그런 게 아니다. 더 열심히, 더 분석하고, 더 이기려고 노력할 자신 있다. 아무것도 모른다고 생각하지 않아 주셨으면 좋겠다.”- 전술 플랜, 선수단 구성, 세부적인 구상안이 있다면.염기훈 감독 “단장님과 소통을 통해 선수단을 꾸리겠다. 기존 선수도 구성이 나쁘지 않다고 생각한다. 디테일하게 설명할 순 없지만, 2부 분석도 많이 했다. 역동적인 축구를 많이 해야 한다. 중원을 활용한 축구를 해보고 싶다. 지난 시즌 경기를 보면 공을 주고 가만히 서 있는 부분이 많았다. 감독대행 하면서 그런 부분을 바꾸려고 많이 노력했다. 시간이 주어진 만큼, 그런 부분이 나오지 않게 하겠다. 선수들에게도 이런 문제가 고쳐지지 않으면 뛰지 못할 것이라 얘기했다. 가만히 서 있는 축구는 이제 없다.”- 팬들이 감독의 선임 시기에 대해 궁금해한다. 사인은 정확히 언제 한 것인지. 그리고 박경훈 단장님이 염기훈 감독을 적임자로 판단한 배경이 궁금하다.염기훈 감독 “지난 시즌 뒤 구단과 꾸준히 소통했다. 미리 사인을 한 게 아니라, 차기 감독 후보군에 있다는 의미였다. 다만 단장님과 대표이사 자리가 공석이 돼 진행된 부분이 없었다. 박 단장님이 오시고 나서야 계약서를 받았고, 사인을 했다.”박경훈 단장 “염기훈 감독과 전 대표와의 조율이 있었다. 그 이후 내가 와서 결정을 내가 내리게 됐다. 명확하게 ‘염기훈 감독을 선임해야겠다’라는 생각을 가진 건 지금 현재, 우리의 문제를 잘 알고 있다는 점이다. 수원의 문제 중 하나는 패배감을 극복할 수 있느냐다. 이어 혼선 없이 선수단을 이끌고 갈 수 있어야 한다. 염 감독에게 물어봤을 때 그는 명확한 목표와 방법이 있다고 했다. 비록 작년에 강등됐지만, 가장 선수단에 현재 문제점을 잘 알고 있다. 그런 문제점을 해결해 나갈 수 있는 솔루션이 있기에 확신을 갖게 됐다.”“보편적으로 감독의 경험 부재를 지적하곤 한다. 언론에서는 ‘승격을 시킨 감독들이 많은데 왜 염기훈 감독을 선임했느냐’라는 지적이 많다. 하지만 세계적인 감독인 펩 과르디올라도 마찬가지고, 다들 처음에 걱정하는 부분이 경험이다. 다 똑같다. 그렇지만 실패한 감독도 있지만, 성공 사례도 많다. 지금은 중요한 건 감독에게 모든 걸 실어줘야 한다는 것이다. 나는 1부, 2부를 모두 경험해 봤다. 절대적으로 쉽지 않다. 2부가 훨씬 어려운 무대다. 염기훈 감독을 잘 보좌해서, 수원의 레전드이자 한국 축구의 자산으로서 훌륭한 감독이 될 수 있게 돕겠다.” - 대략적인 승격에 대한 청사진을 풀어본다면.염기훈 감독 “오로지 승격 하나만 바라보고 있다. 많은 팬들이 걱정하는 걸 알고 있다. 지도자 생활은 짧았지만, 정말 모든 걸 걸었다. 잘못되면 책임질 자신도 있다. 다른 생각 안하고, 승격만 보고 있다. 선수들과 여전히 정이 있지만, 언제나 팀을 위한 결정을 할 것이다. 서운해해도 어쩔 수 없다고 말했다. 이게 곧 청사진이다.”- 현재 수원의 선수 이적 및 방출 상황을 파악하고 있는지 궁금하다. 향후 운영안은 어떻게 가져갈 것인지.박경훈 단장 “1부하고 2부는 분명 차이가 있다. 우리가 강등됐지만, 작년에 적은 돈을 썼다고는 할 수 없다. 일단은 체질 개선을 하고, 예산을 어디에, 어떻게 쓸 것인지 감독과 상의하겠다.”“작년에 기록을 보니 리그 57실점, 35득점을 했다. 강등될 수밖에 없는 기록이다. 우선 공격 라인을 보강하고, 수비 개선법을 찾을 것이다. 2부리그는 더 역동적이고 많이 뛴다. 감독이 원하는 축구, 철학을 잘 이식할 수 있게 같이 고민하고, 최대한 지원하겠다.”- 눈여겨본 선수가 있다면.염기훈 감독 “외부 선수도 있지만, 나가는 선수 중 카즈키 선수를 언급하고 싶다. 그는 자유계약선수(FA)였지만, 같이하고 싶다는 의지도 있었다. 외부에서 수혈하는 것도 좋지만, 내가 필요한, 남아 있는 선수를 잡는 것도 중요하다. 현재 시점에선 국내 선수들을 계속 체크하고 있다.”- 김병수 감독을 향한 쿠데타설에 대해선염기훈 감독 “인터뷰 끝나고 어떻게 말씀드려야 할지 고민했던 부분이었다. 나도 속상했고, 누구보다 가족들이 힘들어한 부분이다. 어떻게 그런 얘기가 나온 지 모르겠다. 처음에 어디서 나온 지 직접 찾아봤다.” “유튜브에선 내가 뭘 한 것처럼, 뒤에서 뭐라도 한 것처럼 얘기하더라. 차라리 다 오픈해 줬으면 좋겠다. 내가 실제로 무언갈 했다면 말이다. 나는 정말 아무것도 하지 않았다. 그 방송이 나온 뒤, 와이프가 많이 힘들어 했다. 이 말씀을 어떻게 꺼내야 할지 생각했는데, 질문을 줘서 고맙다. (쿠데타) 그런 일은 없다. 모든지 오픈해 줬으면 좋겠다. 내가 김 감독님을 내보내기 위해 뭐라도 했다면 말이다. 나는 떳떳하다. 감독 인생을 걸고 말이다. 문제가 있다면 내가 책임지겠다. 나는 아무것도 한 게 없다.”“부진에 대한 비난을 내가 받는 건 당연하다. 하지만 선수 생활하며 올해 겨울이 가장 힘들었다. 가족들을 달래주고, 여행 가서 쉬지도 못했다. 없는 말로 진짜인 것처럼 말씀하시는 게 얼마나 힘든지 또 느꼈다. P급 라이선스 역시 이병근 전 감독님이 오시기 전부터 준비한 부분이다. 자꾸 전 감독님들을 언급해 죄송하지만, 나는 ‘올해 이수를 받지 않아도 된다’라고 했다. 하지만 ‘부상 선수가 들어오면 출전 시간이 줄어드니, 가도 좋다’라고 하셨다. 과거 은퇴 시점을 고민하며 계속 준비한 부분이다. 마치 김병수 감독을 내보내기 위해 P급을 따러 갔다는 표현은, 정말 속상한 부분이다. 증거가 있다면 말씀해 주시고, 없다면, 사과 부탁드린다. 가족들이 많이 힘들어했다. 그 쿠데타라는 한 마디 때문이다. 수원 팬이라도 이건 용납할 수 없다.”-지난 시즌 강등 과정을 보면 부상이 많았다. 단장이 보기에 어떻게 관리할 것인지박경훈 단장 “부상에 대해선 관여할 건 아니지만, 부상이 오는 요인 중 하나는 강도 높은 훈련을 지속적으로 하고 난 뒤에 회복을 제대로 못 해서 생긴다고 본다. 어제도 팀장하고 얘기한 부분이, ‘어떻게 선수들을 지원해 줄지’이다. 내가 생각한 건 영양 섭취다. 숙소, 식사의 전반적인 개선도 필요하다. 비록 우리가 강등된 아픔이 있지만, 구단이 선수단을 지원해 주고 있다는 건 바뀌어선 안 된다. 직접 연봉을 올려줄 순 없지만, 작은 것으로도 큰 감동을 줄 수 있다.”“염기훈 감독에게 얘기한 부분이, 주위에서 ‘스마트하다. 멋진 축구를 한다’라고 할 수 있다. 하지만 그런 축구로는 우승할 수 없다. 강렬하고, 용맹하고, 거칠어야 한다. 이 상태로는 절대 승격 못 한다. 강도 높은 훈련은 물론, 휴식을 잘 취할 수 있게 돕겠다. 좋은 경기력을 위해 최선의 지원을 하겠다.”-외부에서 봤을 때 수원 프런트를 향해 변화가 필요하다고 한다. 어떤 문제점이 있었을까.박경훈 단장 “최근까지도 부산에 집중하느라, 사실 시즌 막바지에야 수원의 경기를 보고 강등을 봤다. 축구인의 한 사람으로 아픔을 공유했다. 내막은 모른다. 이제 막 단장이 됐으니, 원인을 파악해야 한다. 서포터스, SNS 등을 보며 빨리 파악해서, 확실한 변화를 가져가야 한다는 건 알고 있다. 프런트도, 선수단도 변화를 통해 새롭게 거듭나야 한다. 용감하게 변화를 주고, 담대히 실행으로 옮기겠다.”- 수원에 축구인 출신이 온 건 이번이 두 번째다. 구단과 어떤 얘기를 나눴는지, 과거 인터뷰에선 제의가 없었다고 했는데 선임 배경이 궁금하다.박경훈 단장 “소문은 들었다. 그와 별개로 지난주 목요일에 제일기획 임원으로부터 제의가 왔다. 이틀의 시간을 달라고 했다. 이후 일요일에 현재 강기웅 대표와 연락이 닿아 결정을 했다. 일요일에 정몽규 회장 측에 전화를 했는데, 흔쾌히 수락해 주셨다.” - 강등 당시 ‘재창단의 각오로 다시 태어나겠다’라고 했다. 앞서 규율을 중시한다고 했는데, 일례로 어떤 주문을 했는지.염기훈 감독 “프로 생활하며 첫 번째로 강조한 건 기본이다. 기본을 지켜야 한다. 내부적인 내용을 다 말할 순 없지만, 운동장 안에서 지켜야 할 규율이 있다. 감독대행을 하며 정해둔 부분이 있다. 선수들이 규율 탓에 힘들었을 수도 있다. 하지만 안에서만큼은 우리 규율을 지키자고 했다. 이를 지키지 못한다면, 기용하지 않겠다고 했다. 예로 시간 약속을 지키지 않는다면 벌금이든 뭐든 다 했다. 그런 규율이 지켜져야 팀에 대한 믿음이 나온다. 규율이 우선이고, 기본이 우선이다.”-팬의 반대 반응이 매우 거셌음에도 감독을 하겠다고 생각한 이유가 있을까.염기훈 감독 “감독대행 제의를 받았을 때 두려웠다. 하지만 플레잉 코치를 하며 내가 뭘 할 수 있는 위치가 아니었다. 코치도, 선수도 말이다. 감독대행이 됐을 때 두려웠지만, 뭐라도 ‘할 수 있구나’라고 느꼈다. 내가 계산이 빠른 사람이었다면 제의를 안 받았을 것이다. 나는 팀만 보고 달렸다. 정식 제안이 왔을 때, 와이프는 반대했다. 하지만 선수들과 3달 동안 동고동락하면서 분명 많은 변화가 있었다. 안에서만큼은 정말 큰 변화가 많았다. ‘이 팀을 바꿀 수 있겠구나’라는 마음이 들었다. 모든 사람들이 반대했음에도 말이다.”“나는 내 선택이 항상 우선이다. 내 선택이 최선의 선택이 될 수 있게 항상 최선을 다했다. 선수때도 마찬가지다. 지금보다 더 많은 비난을 받으며 수원에 입단했다. 비난을 바꾸기 위해 많은 노력을 했다. 보여준 게 없어 걱정하시지만, 증명해 내겠다. 나에 대한 평가는 시즌 뒤에 해주시길 바란다. 팬들이 수원을 사랑하시는 것만큼, 나 역시 이 팀을 사랑한다. 쉽게 나가고 싶은 생각은 없다.”-수원으로 이적할 것이란 선수가 몇 명 있다. 향후 데려오고 싶은 선수가 있는지. 접촉하고 있는 선수 공개할 수 있을까.염기훈 감독 “오전에 오셔서 훈련하는 걸 보셨을 때, 일부 새로운 선수를 보셨을 것이다. 강력하게 요청해 품은 선수들이다. 향후 게획은 말하기 어려운 부분이다. 단장, 구단과 상의하고 있다. 오피셜은 차례로 나올 것이며, 여전히 준비하고 있는 선수도 있다. 앞으로 더 지켜봐 달라.”-지금 서포터스 측에서 4차례 간담회 요청을 했는데, 구단에서 답변을 미룬 것으로 알고 있다. 언제 팬들과 마주할 계획인지.박경훈 단장 “서포터스가 있기에 수원 삼성이라는 명가가 만들어졌다. 열렬히 지원해 준 팬들이 그 누구보다 슬펐을 것이다. 나는 언제든 좋다. 조금 더 빨리 만나 좋은 경기력으로 보답하고 싶다. 개선해야 할 부분도 함께 의논하고 싶다. 시간적 여유는 많다. 단지 지금 선수단 구성 문제, 전지훈련 등이 계획돼 있다. 빠른 시일 내 언제든 고민할 의사가 있다.”-경쟁 상대로 위협적인 상대를 꼽자면염기훈 감독 “서울이랜드가 제일 치고 올라올 것이라 생각한다. 김도균 신임 감독도 왔고, 선수들의 동기부여가 클 것이다.”박경훈 단장 “부산이 강력한 후보 중 하나다. 부산은 득점도, 도움도 크지 않았지만 훌륭한 성적을 냈다. 염기훈 감독에게도 부산에 대해 얘기를 했다. 부산은 뛰어난 외국인 선수 페신과 라마스, 이제 로페즈도 왔다.”“수원은 2부에 대해 잘 모른다. 심지어 2부 구단들은 작년과 다르게 지원도 더 커졌다. 우리도 탄탄한 구성을 갖추지 않으면, 어려울 수 있다. 부산 외 다른 구단들도 강력한 경쟁자다.” - 염기훈 감독의 선임은 ‘리얼블루’의 연장선상인 것처럼 보인다. 이 정책에 대한 변화를 가져갈 것인지.박경훈 단장 “리얼블루란 표현이 나쁘게 이어지는 이유 중 하나는 결국 수원의 레전드들이 최근 실패 사례가 많았기 때문이다. 작년만 해도 3명의 가목이 거쳤다. 중요한 건 신중한 선택이다. 이제는 믿음을갖고 우리가 지원하고 문제를 해결하는 게 맞다. 염기훈 감독님을 선택할 때 역시 굉장히 짧은 시간이었지만, 우리 구성원들은 전폭적인 지원을 해줘야 한다.”“그동안 리얼블루에 대한 의미를 잘 몰랐지만, 결과적으로 축구인의 한 사람으로 봤을 땐 아쉽다. 우리나라 축구 자산을 너무 쉽게 잃어버릴까 우려된다. 단장으로 왔으니 꼭 성공을 시켜야겠다고 생각한다.”-수원의 하락 원인으로는 제일기획이 운영 주체로 넘어간 뒤로 꼽힌다. 수뇌부가 바뀌어도 큰 쇄신이 이뤄지지 않을 것이란 우려가 많은데, 선임 과정에서 느낀 쇄신 의지가 있었을까.박경훈 단장 “이해는 간다. 우리는 그동안 엄청난 우승도 했고, 많은 걸 이뤘다. 팬들의 눈높이도 높아져 있다. 예전보다 자금력이 떨어졌다고 보시는 것 같은데, 중요한 건 감독의 역량이다. 돈을 많이 쓴다고 해서 무조건 우승을 하는게 아니지 않는가. 좋은 예로 광주 이정효 감독이 제일 적은 금액으로 퍼포먼스로 운동장에서 내고 선수 길러내고 있으니 명장 반열에 빠르게 향하고 있다. 성적으로 증명해야 한다. 우리도 2부지만, 올해 승격을 이뤄내 명가의 반열에 올라서길 기대하고 있다.”-올해 수원의 예산을 대략적으로 짚어본다면.박경훈 단장 “여전히 파악 중이지만, 2부에서는 가장 많은 액수를 쓰지 않을까.” -권창훈 선수의 FA 이적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는지, 나눈 대화가 있다면.염기훈 감독 “그동안 계속 통화를 했다. 기사가 나오기 전에도 전화가 왔었다. 유스 선수다보니 나도 그가 떠나게 돼 속상하다. 팬들도 같은 마음일 것이다. 하지만 제대 후 정말 수원을 위해 뛰고 싶어했다. 그런데 부상을 참고 뛸 상태가 아니었다. 권창훈 선수도 ‘죄송하다’라는 얘기를 제일 많이했다. 스스로는 여전히 해외 진출에 대한 희망도 갖고 있었다. 나도 그의 선택을 존중해야 한다고 생각한다.”- 감독의 역량이 중요하다고 했는데, 이 시기, 승격을 위해 필요한 단장의 역량과 역할은 무엇일까.박경훈 단장 “감독, 행정가, 교육자로 일해보며 초보 감독인 염기훈 감독을 지원하겠다. 염 감독은 어마어마한 도전을 앞두고 있다. 충분히 피드백해서, 명가의 재건을 돕겠다.”-부산에서 승격 실패 경험이 있다. 수원이 승격하기 위해 어떤 한 방이 필요할까.박경훈 단장 “일단은 결정적일 때 감독의 역량이 필요하다. 감독의 역략 중 하나다. 우선 연패에 빠지면 안된다. 지난해 박진섭 감독은 사앙히 훌륭했다. 우리는 마지막까지 1위였다. 하지만 막판의 상황을 결정 지을 수 있는 용감함이 필요하다. 그런게 없으면 우승하기 쉽지 않다. 지속성을 갖고, 또 발전시켜야 되는게 감독의 역량이다. 염 감독과 잘해서 좋은 팀, 빠른 승격을 통해 내년에 1부에서 최고의 팀으로 가야 된다는 생각한다.” 화성=김우중 기자 2024.01.11 16: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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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등’ 이끈 사령탑이 지휘봉을 잡다…팬들은 분기탱천

프로축구 K리그2 수원 삼성이 강등된 지 한 달여 만에 염기훈(40) 감독대행을 정식 사령탑으로 선임했다. 빅버드(수원월드컵경기장)에서 역사상 첫 강등이라는 불명예 역사를 쓴 지도자가 지휘봉을 잡자, 수원 팬들은 분노를 감추지 않고 있다.수원은 지난 9일 오후 “K리그1 재진입의 사명을 염기훈 감독에게 맡기기로 결정했다. 계약기간은 2년이다”라며 염기훈 감독대행을 정식 감독으로 임명한다고 발표했다. 팬들의 시선은 싸늘하다. 수원은 지난해 12월 2일 2024시즌 K리그2로 강등을 확정했다. 수원 구단 창단 28년 만에 첫 강등이다. 강등을 확정한 때 지휘봉을 잡은 사람은 염기훈 감독이었다. 구단은 그에게 책임을 묻지 않고 오히려 신뢰를 보냈다. 수원은 2023시즌 내내 하위권을 맴돌았다. 이병근·김병수 전 감독을 경질하고 지난해 9월 염기훈 감독이 감독대행으로 지휘봉을 잡았다. 직접 그라운드를 누비는 플레잉 코치였던 그에게 팀을 구해야 할 중책이 떨어졌다. 정식 지도자 경험이 전무한 그에게 마지막까지 이어진 강등 전쟁을 맡겼다는 점에서 '수원은 팀을 잔류시킬 의지가 있느냐'는 비난 섞인 의문이 쏟아졌다. 염기훈 감독대행이 사령탑을 맡은 이후 수원은 3승 2무 2패를 기록했다. 이 기간 2연승을 기록하며 실낱같은 잔류 희망을 봤지만, 결국 홈에서 열린 최종전에서 강원FC와 0-0으로 비기며 최하위를 확정했다.염기훈은 수원 레전드 선수다. 2010년 수원에 합류한 뒤, 복무 시절을 제외한 13시즌 동안 리그에서만 333경기 출전 49득점 87도움을 올렸다. 수원의 출전·도움 부문 1위이며, 득점에서도 2위를 차지하고 있다. 이 기간 수원은 대한축구협회(FA)컵 우승 3회·K리그 준우승 2회 등을 기록했다. 그러나 지도자 염기훈은 수원의 굴욕적인 강등에 대한 책임을 피하기 어렵다. 수원은 잔류에 실패하자 홈팬 앞에서 ‘재창단의 각오로 다시 태어나는 수원 삼성이 되겠습니다’라는 메시지를 전했다. 하지만 구단은 강등을 막지 못했던 초보 사령탑에게 잔류 이상으로 어려운 승격 숙제까지 떠맡겼다.팬들의 분노를 더욱 부추긴 부분은 또 있다. 수원은 이번 감독 선임에 대해 공식적으로 설명하면서 “새롭게 부임한 박경훈 단장은 염기훈 감독이 창단 후 최대 위기 상황을 조속히 타개하고 선수단을 응집시켜 다시금 K리그1으로 복귀시킬 적임자로 결정했다”라고 했다.박경훈 단장 부임은 8일에 발표됐다. 염기훈 감독 발표는 그 다음날인 9일이었다. 구단의 보도자료 내용대로라면 박경훈 단장이 신임 단장으로 부임한지 하루 만에 감독 선임을 전격적으로 결정했다는 이야기다. 팬들은 상식적으로 납득하기 어렵다고 반발하고 나섰다. 염기훈 감독 선임은 이미 수원 서포터스가 반대하고 나선 건이었다. 지난달 한 매체에서 염기훈 감독의 선임 확정 보도가 나왔는데, 수원의 서포터스 ‘프렌테 트리콜로’는 “프로에서 정식 감독으로 지휘 경험이 없는 감독은 승격을 위한 최선의 선택이 아니다”라며 “‘재창단의 각오로 모든 것을 바꾸겠다’는 본인들의 말과는 전혀 다른 행보”라고 지적한 바 있다. 팬들의 바람을 뒤로하고, 결국 지휘봉을 잡은 건 염기훈 감독이다. 염 감독은 박경훈 신임 단장과 함께 11일 오후 수원의 클럽하우스에서 공식 미디어데이를 통해 취재진과 마주할 예정이다. 전지훈련 출국 전 이뤄지는 마지막 행사이자, 염기훈 정식 감독의 첫 행보이기도 하다.김우중 기자 2024.01.10 23: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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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순호 수원FC 단장 “수원 삼성, 이렇게 돼서 속 많이 상해…빨리 올라오길”

최순호 수원FC 단장이 ‘수원 형제’ 수원 삼성의 승격을 응원했다.최순호 단장은 지난 21일 프로축구연맹이 진행한 리그 출범 40주년 전시회인 ‘K리그 : 더 유니버스’의 VIP 시사회 종료 후 취재진과 마주해 “수원 삼성이 빨리 (K리그1에) 올라오길 바란다. 응원하겠다”고 말했다.수원 삼성은 지난 2일 강원FC와 2023시즌 최종전을 끝으로 2부 리그행을 확정했다. 구단 창단 이후 최초의 일이었다. 지난 4월부터 K리그1 12개 팀 중 꼴찌에 위치했던 수원 삼성은 좀체 반등하지 못했다. 지난 5월 김병수 감독에게 지휘봉을 맡겼지만, 동행은 넉 달 만에 끝났다. 수원 삼성은 결국 플레잉 코치였던 염기훈에게 감독 대행직을 맡겼지만, 자동 강등을 마주해야 했다. 수원 삼성의 아픔을 지켜본 최순호 단장은 지난달 맞대결(수원 삼성의 3-2 승)을 돌아보며 “시즌 막바지에 수원FC가 수원과의 경기에서 졌다. 그때 ‘전통이 있는 팀은 정말 뭔가 있는 것 같다. 수원이 살아나는구나’라고 생각했다. 그런데 애석하게도 지금 이렇게 돼서 섭섭하고 속이 많이 상한다. (수원 삼성의 승격을 위해) 응원을 많이 하겠다”고 지지를 보냈다.수원 형제의 희비는 엇갈렸다. 비교적 자동 강등의 위험과 거리가 있었던 수원FC는 시즌 막판에 결과를 내지 못하며 최하위 추락 가능성이 있었다. 그러나 기어이 정규 시즌을 11위로 마감, 부산 아이파크와 승강 플레이오프에서 이기며 1부 리그 잔류에 성공했다. 한편 최순호 단장은 앞서 언론을 통해 수원FC가 새 시즌부터 수원월드컵경기장을 수원 삼성과 같이 쓰는 방향을 생각하고 있다고 밝혔는데, 이 자리에서는 말을 아꼈다. 그는 “이제 더 이상 이야기를 안 하는 게 좋을 것 같다”고 했다.영등포=김희웅 기자 2023.12.25 18: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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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피셜] 김도균 감독, 수원FC 떠난다…차기 행선지 서울 이랜드 유력

수원FC의 극적인 K리그1 잔류를 이끈 김도균 감독이 팀을 떠난다. 지난 2019년 11월 부임 이후 4년 만이다.수원FC 구단은 12일 "기적의 잔류 드라마를 만든 김도균 감독이 2023시즌을 끝으로 수원FC와의 지난 4년간의 동행을 마무리한다"고 발표했다.김 감독은 지난 부산 아이파크와의 하나원큐 K리그 2023 승강 플레이오프(PO) 2차전 직후 구단에 직접 사임 의사를 전한 것으로 알려졌다.구단에 따르면 김 감독은 “지난 2019년 프로팀 감독을 제안해 4년간 구단과 함께할 수 있는 기회를 주신 것에 감사하고, 올 시즌 힘든 상황을 맞았던 구단에 미안하고 죄송한 마음을 전한다”며 “K리그1에서 4년째를 맞이하는 구단에 새로운 변화가 필요하다 생각해 감독직을 물러나려 한다”고 전했다.김도균 감독은 지난 2019년 당시 K리그2였던 수원FC 감독에 부임하면서 프로팀 감독에 데뷔한 뒤, 부임 1년 만에 팀의 K리그1 승격과 올해까지 수원FC의 K리그1 잔류를 각각 이끌었다.또한 감독 부임 1년 차부터 공격축구를 선보이며 2021시즌 파이널 A에 올려놓는 등 K리그2에 있던 수원FC를 K리그1에서 탄탄한 입지를 다지도록 하는 데에 큰 기여를 했다는 게 구단 평가다. 김 감독은 구단을 통해 “본래 감독직 3년의 해가 가장 어렵고 중요한 시기”라며 “현재 수원FC의 분위기 쇄신을 위한 움직임이 필요하다 생각했고, 그러한 기틀을 마련하고자 이러한 결정을 내렸다”고 밝혔다.이어 “이번 시즌 부진에도 불구하고 끝까지 아낌없는 믿음과 지지를 보내주신 구단 및 팬분들께 진심으로 감사하다”며 “현재 남아있는 선수들과 지도자들이 팀을 잘 리드해 줄 것이라 믿는다”고 덧붙였다. 수원FC는 김 감독의 후임 감독을 선임하기 위해 조속히 인선 작업에 돌입할 예정인 가운데, 김도균 감독 역시 K리그2 서울 이랜드 지휘봉을 잡아 새 도전에 나설 예정이다.K리그 사정에 정통한 관계자에 따르면 김 감독과 서울 이랜드 구단은 최근 큰 틀에서 계약에 합의했고, 큰 변수가 없는 이번 주 중으로 계약이 공식 발표될 예정이다.서울 이랜드는 올해까지 9시즌째 K리그2에 머무르며 승격 도전에 번번이 실패했다. 마틴 레니 초대 감독을 비롯해 박건하, 김병수, 정정용 감독 등이 지휘봉을 잡았지만 모두 승격의 꿈을 이루진 못했다.올시즌 박충균 감독 체제에서도 K리그2 11위까지 순위가 떨어지자 서울 이랜드 구단은 1년 만에 박 감독과 결별을 택한 뒤, '승격 경험'이 있는 감독을 물색해 김 감독을 새 후보로 낙점한 뒤 합의점을 찾았다.만약 김도균 감독이 예정대로 서울 이랜드 지휘봉을 잡으면, 구단 역사상 처음으로 승격을 이끈 경험이 있는 감독의 선임 사례로 남게 된다.김명석 기자 2023.12.12 17: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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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독] 수원FC 잔류 이끈 김도균, 서울 이랜드 지휘봉 잡는다

프로축구 K리그1 수원FC의 극적인 잔류를 이끈 김도균(46) 감독이 K리그2 서울 이랜드 지휘봉을 잡는다.12일 K리그 사정에 정통한 관계자에 따르면 김도균 감독과 서울 이랜드 구단은 최근 계약에 합의했다. 향후 큰 변수가 발생하지 않는다면 수일 내로 김 감독의 서울 이랜드 감독 부임이 공식 발표될 예정이다. 2014년 창단해 2015시즌부터 K리그 챌린지(현 K리그2) 무대에 나선 서울 이랜드는 매 시즌 승격에 도전하고 있지만, 9시즌째 K리그1 무대로는 올라서지 못하고 있다. 마틴 레니 초대 감독을 비롯해 박건하, 김병수, 정정용 감독 등이 지휘봉을 잡았지만 번번이 승격에는 실패했다. 올시즌 박충균 감독 체제에선 K리그2 11위까지 순위가 떨어졌고, 결국 1년 만에 박 감독과 결별을 택했다.절치부심한 서울 이랜드 구단은 일찌감치 새 시즌에 대비한 준비에 나섰고, K리그1 승격 경험이 있는 감독을 물색해 김도균 감독을 새로운 사령탑 후보로 낙점했다. 김 감독은 앞서 지난 2020년 수원FC의 승격을 이끈 경험이 있다. 서울 이랜드 구단 역사상 승격 경험이 있는 감독에게 지휘봉을 맡기는 건 이번이 처음이다. 김도균 감독과 수원FC 간 남은 1년의 계약만 잘 정리되면 서울 이랜드 지휘봉을 잡을 것으로 보인다.서울 이랜드 신임 감독으로 유력한 김도균 감독은 선수 은퇴 후 서남대·울산 현대중(U-15팀)·울산 현대 코치를 거쳐 지난 2020년부터 수원FC 지휘봉을 잡았다. 부임 첫해 팀을 K리그2 2위로 이끌며 K리그1 무대로 승격시킨 뒤, 2021년부터 세 시즌 연속 K리그1 잔류까지 이끌어냈다.특히 승격 첫해 K리그1 5위로 승격팀 돌풍에 이어 지난 시즌에도 7위에 올라 승격 이후 K리그1 무대 연착륙에 성공했다. 실점이 많더라도 공격적인 축구로 수원FC와 K리그 팬들의 호평을 받았다. 올 시즌엔 K리그1 11위까지 순위가 떨어져 강등 위기에 몰렸지만, 부산 아이파크와의 승강 플레이오프(PO) 2차전에서 연장 혈투 끝에 5-2 대역전승을 이끌고 극적인 잔류를 이끌어냈다.수원FC 잔류를 이끈 뒤 그라운드 위에서 펑펑 눈물을 쏟았던 김도균 감독은 “(부임 후) 3년을 잘 버텨내야 한다고 생각했다. 세 번째 시즌이 가장 어려운 시즌이 됐다. 사실 ‘수원FC도 이대로는 안 된다’는 생각이 시즌 내내 들었다. 선수들의 연령도 높고 기동력도 떨어지고 있다. 어떤 쪽으로든 많은 변화가 있어야 된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이어 “좋지 않았던 점들을 되살펴보고 그런 부분들을 보완해야 한다. 수원FC가 사실 많은 돈을 써서 선수를 영입할 상황은 아니다. 최순호 단장님이 생각하시는 것처럼 어린 선수들을 키워내는 방법도 장기적으로 봤을 땐 꼭 필요한 방법이다. 어쨌든 (성장과) 병행하면서 1부에 계속 살아남아야 한다. 1부에 계속 잔류하고, 경쟁할 수 있는 팀을 만들기 위해선 정말 많은 고민과 노력이 필요하다고 생각이 든다”며 수원FC와 결별을 시사하는 듯한 뉘앙스의 인터뷰를 한 바 있다. 그리고 실제 수원FC를 1부로 이끈 뒤 김 감독은 K리그2 서울 이랜드 지휘봉을 잡고 지도자로서 새 출발에 나서게 됐다.김명석 기자 2023.12.12 11: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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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리그1 2023 결산] 울산의 독주·명가의 몰락…빨라진 감독 교체 시계

다사다난했던 2023시즌 K리그가 막을 내렸다. 일간스포츠가 웃고 울었던 지난 1년간의 사건을 키워드로 꼽아 돌아봤다. 최초 또 최초, K리그에도 봄이 왔다올 시즌, 전면 유료 관중 집계 도입이 시작된 2018년 이후 처음으로 200만 관중을 돌파했다. 한국 축구대표팀이 지난해 2022 국제축구연맹(FIFA) 카타르 월드컵에서 16강에 진출한 것이 훈풍이 됐고, 2022 항저우 아시안게임 금메달 획득도 관중 증가에 힘을 더했다. 각 구단의 공격적인 마케팅도 주효했다. 특히 FC서울은 지난 4월 홈구장에 가수 임영웅을 초대한 효과를 톡톡히 누렸다. 꾸준히 관중몰이에 성공한 서울은 역대 최초 40만 관중을 달성했다. 지난해부터 꾸준히 좋은 성적을 거둔 울산 현대도 구단 최초 30만 관중을 돌파, 서울과 K리그 흥행을 쌍끌이했다. ‘최초 2연패’ 울산의 독주, 광주의 돌풍2023시즌 개막이 한 달도 채 지나지 않은 지난 3월 19일, 울산은 1위에 오른 후 단 한 차례도 자리를 내주지 않았다. ‘퍼펙트 우승’이란 말이 부족했다. 물론 여름에 연패·무승 늪에 잠시 빠지기도 했지만, 이내 챔피언다운 모습을 보였다.울산 부임 3년 차인 홍명보 감독의 축구는 더욱 견고해졌다. 패스를 바탕으로 하는 경기 운영, 팀워크, 구성원 간 조화 등 여느 팀과는 사뭇 다른 모습을 보였다. 지난해 우승이라는 염원을 이룬 후 적당히 자신감마저 차 있으니 대적할 팀이 없었다.우승컵을 눈앞에 두고 미끄러지는 건 옛말이다. 구단 최초 2연패를 달성하며 ‘위닝 멘털리티’까지 장착했다. 과거 전북 현대처럼, 2022년이 진정 울산 독주 체제의 서막이었을 지도 모른다.2부에서 올라온 광주FC는 연일 축구 팬을 놀라게 했다. 철저히 준비한 공격 축구로 이정효 감독의 자신감을 증명했다. 이 감독은 2년 만에 팀을 아시아 무대로 이끌며 ‘무시’의 시선을 ‘존중’으로 바꿨다. 명가의 몰락, 우연이 아니었네지난해엔 2위, 올해는 4위. ‘명가’ 전북 현대의 성적이 또 떨어졌다. 2013년부터 9년간 최소 한 대회에서 우승했던 전북은 올 시즌 일찌감치 ‘무관’을 확정했다. 지난 시즌 부진이 한 번의 실수가 아니었다는 것을 증명한 꼴이 됐다.투자 대비 성과가 따라오지 않았다. 2022시즌 맞수 울산 현대에 트로피를 내준 전북은 새 시즌을 앞두고 이동준, 아마노 준, 정민기 등 여러 포지션을 두루 보강했다. 하지만 시즌 초반부터 강등권을 전전했고, 결국 김상식 감독 동행을 2년 반 만에 마쳤다. 거듭 ‘승리’를 강조했던 단 페트레스쿠 감독은 시즌 중반 부임한 후 팀을 재정비하는 듯했지만, 예전 전북의 모습을 되찾지는 못했다.지난해 가까스로 1부리그에 살아남은 수원 삼성은 역사상 처음으로 K리그2로 떨어졌다. 감독 둘을 갈아치우고도 살아남지 못하며 ‘명가’ 체면을 구겼다. 환희 속 옥에 티, 이번에도 끊임없던 사건·사고어느 때보다 훈풍이 불었던 K리그에도 잡음은 있었다. 지난 6월 울산 소속이었던 박용우(알 아인) 이명재, 이규성(이상 울산)이 SNS(소셜미디어)에서 과거 전북에서 뛰었던 태국 선수 사살락 하이프라콘을 인종차별성 댓글을 남겨 팬들의 눈살을 찌푸리게 했다. K리그 출범 이후 40년 만에 최초로 인종차별로 상벌위원회가 열렸고, 이들은 각각 1경기 출장정지, 1500만원의 제재금 징계를 받았다.시즌 말미에는 폭행 사태까지 벌어졌다. 지난달 FC서울과 수원 삼성의 ‘슈퍼매치’에서 신경전이 벌어졌고, 당시 정훈기 서울 코치가 수원 고승범의 얼굴을 가격해 3경기 출장정지에 500만원의 제재금 징계를 받았다. 고승범의 머리카락을 잡아챈 서울 고요한도 2경기 출장정지 징계를 받았다. 이제는 트렌드, 성적 못 내면 곧장 ‘OUT’6명. K리그1 12개 구단에서 올해 자른 사령탑 숫자다. 감독은 ‘파리 목숨’이란 말이 딱 맞다. 파이널B(K리그1 하위 6개 팀)에서만 감독 5명이 일자리를 잃었다. 키워드는 역시 성과다. 올해 지휘봉을 내려놓은 감독 모두 성적 부진을 이유로 구단과 결별했다. 수원 삼성은 이병근, 김병수 감독 등 한해 2명의 사령탑과 결별한 유일한 팀이다. 시즌 초중반에 감독과 이별한 팀들은 새 수장을 찾았지만, 제주 유나이티드와 서울은 각각 정조국, 김진규 감독 대행 체제로 시즌을 마쳤다. 김희웅 기자 2023.12.04 10: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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레전드 입에서 수원의 문제점이 다 나왔다

인색한 투자와 선수 영입 실패. 수원 삼성의 문제점이 팀 레전드의 입에서 모두 드러났다. 하지만 때는 이미 늦었다. 이제는 ‘K리그2’ 수원이 됐다.수원은 지난 2일 수원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강원FC와의 하나원큐 K리그1 2023 최종전에서 0-0으로 비겼다. 12위를 탈출하기 위한 승점 3을 가져오지 못했다. 같은 시간 열린 수원FC와 제주 유나이티드의 경기 역시 1-1로 끝나면서, 수원의 강등이 확정됐다.현장에서 수원의 강등을 떠안은 주인공은 팀의 레전드 염기훈 감독대행이었다. 국가대표 출신인 그는 2010년 수원에 입단, 13년 시즌째 빅버드(수원월드컵경기장)에서 활약하고 있다. 동년배 스타들이 하나둘 유니폼을 벗을 때, 그는 위기의 팀을 구하기 위해 지휘봉을 잡았다. 하지만 반전은 없었다. 수원은 지난해 10위에서 더 추락한 12위라는 성적표를 받았다.경기 뒤 기자회견장에 들어선 염기훈 수원 감독대행은 한동안 입을 열지 못했다. 이내 “고개를 들 수 없을 만큼 팬들에게 죄송하다”라고 했다. 이날 취재진은 염기훈 감독대행에게 ‘강등 요인을 꼽아달라’라고 요청했다. 그는 “이 자리에서 한두 가지 뽑기엔 부족하다”면서도 “가장 큰 건 선수들에게 너무 많은 변화가 일어났다고 생각한다. 팀 안에 많은 변화가 선수들을 혼란스럽게 하고 힘들게 했을 것”이라고 돌아봤다. 잦은 사령탑 교체, 선수 영입 문제가 악영향을 미쳤다는 의미로 풀이된다. 수원은 올 시즌에만 무려 4명(감독대행 포함)의 사령탑을 거쳤다. 시즌 준비를 함께한 이병근 감독은 4월에 짐을 쌌고, 김병수 감독마저 4개월만에 자리에서 물러났다. 각 사령탑이 영입한 선수들은 갈피를 잡지 못했고, 그 누구도 팀을 구하지 못했다. 마지막으로 지휘봉을 잡은 ‘레전드’ 염기훈 감독대행은 시즌 두 번째 2연승에 성공하며 희망의 불씨를 키웠으나, 결국 자기 손에서 팀의 강등이라는 결과가 나왔다.그가 빅버드에 입성한 13년 전과 비교해달라는 질문에는 “많이 열악해진 건 사실이다. ‘이름값 있는 더 좋은 선수가 팀에 있었다면’ 하는 생각도 한다. 하지만 우리 선수들은 최선을 다했다”라고 말했다. 이 발언은 8개월 전 최성용 감독대행의 말과 유사하다. 당시 최 전 감독대행은 FC서울과의 슈퍼매치에서 패배한 뒤 “뛰어난 대표급 선수, 외국인 선수가 있으면 좋을 것 같지만, 가동할 수 있는 인원은 이 자원밖에 없다”라면서 일찌감치 선수단 구성에 실패했음을 인정했다. 2010년대 중반부터 투자가 크게 줄어든 수원은 K리그 팀 연봉 순위에서 중위권을 유지했다. 다른 경쟁 팀이 앞다퉈 지출을 늘릴 때, 현상 유지에 급급했다. 그렇다고 현명한 소비를 한 것도 아니었다. 김보경·뮬리치·아코스티 등 이름값 있는 선수를 영입했지만, 기복 있는 활약으로 팀에 보탬이 되기 어려웠다. 여름에 합류한 카즈키는 퇴장으로 마지막 2경기를 놓쳤고, 웨릭포포는 무득점으로 시즌을 마쳤다.끝으로 임무를 마친 염기훈 감독대행과 수원의 동행 여부는 아직 정해지지 않았다. 그럼에도 그는 “작년에 은퇴를 하려다가, 올해 플레잉 코치를 했지만 나의 선택에는 후회가 없다. 정말 수원을 위해 최선을 다하려고 했다. 비록 안 좋은 상황에서 은퇴를 하겠지만, 앞으로도 더 수원을 사랑하고 응원할 것이다. 도울 수 있는 일은 돕고, 팀이 더 잘 될 수 있도록 응원할 생각이다”라며 변함 없는 애정을 드러냈다.수원=김우중 기자 2023.12.04 00: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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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어강: 수원 삼성은 어쩌다 강등을 진지하게 걱정하게 됐나

2부리그의 수원 삼성. 내년 K리그에서 충분히 현실이 될 수 있는 이야기다. 수원은 10일 현재 K리그1 최하위인 12위다. 6승 8무 21패, 승점 26에 불과하다. 11위 강원FC(승점 27)와 시즌 마지막 날까지 자동 강등을 피하기 위한 사투를 벌여야 할 판이다. K리그1에서 최하위는 자동 강등, 10위와 11위는 승강 플레이오프(PO)를 치른다. 수원은 이미 10위 수원FC(승점 32)와도 격차가 크다. 수원이 ‘추락’을 경험한 건 올해가 처음이 아니다. ‘명가’ 수원은 지난 시즌 10위에 그쳐 창단 후 처음으로 승강 PO를 경험했다. FC안양을 상대로 터진 오현규(22·셀틱)의 극적인 골 덕분에 가까스로 1부에 남았다.해가 바뀌어도 수원의 추락은 계속됐다. 시즌 내내 패배라는 성적표만 받았다. 그동안 감독만 네 번 바뀌었다. 팀이 비전과 미래 플랜을 갖고 좋은 지도자를 찾았다기보다, 레전드 출신 사령탑들을 내세워 잠시나마 서포터스의 분노를 가라앉히는 방패막이로 써버리는 일이 반복됐다.프리시즌부터 팀을 만든 이병근 감독이 개막 7경기 무승(2무 5패)으로 경질됐고, 이 자리를 최성용 수석코치가 물려받았다. 최성용 감독대행은 1승 3패를 기록한 후 또 짐을 쌌다. 5월엔 김병수 감독이 새 사령탑이 됐다. 20경기에서 4승 5무 11패를 기록한 김병수 감독은 4개월 만에 또 경질됐다. 플레잉코치로 시즌을 맞이한 염기훈이 감독대행이다. 몇 개월짜리 ‘파리 목숨’이었던 감독들은 모두 무기력했다. 감독을 네 번 갈아치우는 동안 프런트는 아무 변화가 없었다. 오동석 수원 단장은 구단 SNS에 “구단의 책임 역시 피하지 않겠다. 다만 지금은 살아남는 데 집중하려고 한다”고 전했다. 그러나 감독들이 프런트의 방패막이였다고 봐도 반박하기 어려운 상황이 돼버렸다.잦은 감독 교체는 당연히 대혼란을 불러왔다. 한 시즌에만 감독을 네 번 바꿨다는 건 코치진까지 수 차례 물갈이됐다는 뜻이다. 수원 관계자는 김병수 감독 취임 발표 이후 “업계 관례상, 새 감독과 코치진이 왔으면 기존인원들은 자리를 비워줘야 한다”라며 코치진 물갈이는 불가피하다고 설명했다. 시즌 내내 ‘백지화’가 이어졌고, 선수단은 거듭해 혼돈을 겪었다. 그렇다고 선수단이 책임을 피해가기도 어렵다. 사실 수원은 지난해 부진을 털어내기 위해 올시즌 전력 보강에 신경을 썼다는 사실이 더 치명적이다. 수원은 시즌을 앞두고 국가대표 출신 미드필더 김보경은 물론, 한국 무대에서 이름을 날린 아코스티·뮬리치 등을 품으며 공격진 보강에 공을 들였다. 이외 주축 선수들과의 재계약에도 성공했다. 시즌 막바지에 다다른 지금, 수원 공격진 중 리그에서 5골 이상 넣은 선수는 없다. 안병준(4골) 뮬리치(4골) 아코스티(3골) 등 공격수들은 무기력하다. 선수 스카우트와 운용도 처참했다. 시즌 중 합류한 웨릭 포포는 단 4경기 출전했고, 슈팅은 3개뿐이었다. 유효슈팅이 0개였다. 수원은 시즌 55실점으로 K리그1 전체 실점 공동 2위(수원FC 70실점·대전하나시티즌 55실점), 득점은 31점에 불과해 강원(27점)에 이어 최소 득점 2위다. 다른 팀은 어떤가. FC서울은 중위권인 7위에 머물고 있지만 61골로 화끈한 공격을 보여줬고, 대형 스타가 없는 3위 광주FC는 32실점으로 최고의 짠물 수비를 보여줬다. 수원은 공수 양면에서 무색무취의 무기력한 경기를 이어갔다. 최성용 전 수원 감독대행은 올 봄 FC서울과의 슈퍼 매치에서 1-3으로 참패한 후 “많은 대표급 선수와 외국인 선수가 있으면 좋을 것 같지만, 현재 가동할 수 있는 인원은 이런 자원밖에 없다”라며 한숨을 쉬었다. 비시즌 선수층 보강의 결과에 대해 초반부터 이미 ‘실패’라고 자백한 셈이다. 프런트는 조급했고, 감독들은 뭔가를 보여주기도 전에 잘려 나갔다. ‘명가’라던 수원의 선수단 안에는 단단한 구심점 노릇을 하는 선수도 없었다. 최근 수원의 경기에는 패배주의와 무기력함이 보인다. 충성도 높고 극성스럽기로 유명한 수원 서포터들은 수원의 경기력보다도 선수들의 근성 없고 무기력한 모습에 실망해 경기장에 상복을 입고 왔고, 장례식 퍼포먼스도 했다. 프런트는 비전이 없고, 선수단은 투지가 없다는 게 수원을 꼴찌로 추락시켰다. 수원은 2000년대 초반 K리그에서 가장 투자를 많이 하는 팀 중 하나였다. 리그의 ‘큰 손’이던 시절에는 상위권을 지켰지만 투자액이 적어지자 급격히 힘이 빠졌다. 프로축구연맹이 공개한 구단별 연봉 지출액 순위를 보면 지난해 수원은 8위에 그쳤다. 리그 성적은 그보다 낮은 10위였다. 올해 팀별 지출액은 아직 공개되지 않았지만, 수원이 최상위권은 아니다. 그러나 단순히 투자가 적어지면 성적도 안 나온다는 공식은 ‘명가’라는 이름에 전혀 걸맞지 않다. 수원 구단은 과거 통큰 투자가 이뤄질 때와 달리 현재의 구단 운영 방식, 동기부여 방식, 미래 비전을 바꿔야 했음에도 거기에 소홀했다. 수원은 12일 수원FC전, 25일 서울전, 12월 2일 강원전을 앞두고 있다. 마지막 강원전에서 누가 자동 강등(12위)을 할 것인지를 두고 ‘단두대 매치’를 할 가능성이 크다. 여기에서 극적으로 살아남아도 승강 PO에서 무조건 이긴다는 보장도 없다. 명가라고 자부하던 수원의 2023년은 씁쓸하기만 하다. 김우중 기자 2023.11.10 0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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