검색결과82건
프로야구

[IS 수원] '벤자민 8이닝 11K+류현진 7실점'...KT, '자멸' 한화 꺾고 위닝 시리즈 확정

'9위' KT 위즈가 이틀 연속 '8위' 한화 이글스를 꺾고 주중 위닝 시리즈를 확정했다. KT는 에이스가 이름값을 했고, 한화는 자멸하며 무너졌다.KT는 24일 수원 KT위즈파크에서 열린 2024 KBO리그 정규시즌 한화와 맞대결에서 7-1로 크게 이겼다. 앞서 23일 경기에서 9-6으로 승리한 KT는 이틀 연속 승리로 주중 위닝 시리즈를 확정했다. 8위 한화와 승차도 2.5경기로 줄였다.이날은 양 팀의 에이스 대결이었다. 한화는 3연패 탈출을 위해 류현진을 내세웠다. 올 시즌 평균자책점은 높았으나 최근 2경기 호투해 기대가 높았다. 개인 통산 100승도 걸려 전국적 주목을 받던 중이었다. 이에 대응해 KT는 왼손 에이스 웨스 벤자민이 나섰다. 벤자민은 지난달 31일 한화전에서 3이닝 11실점으로 무너졌지만, 이후 3경기 연속 호투로 컨디션을 크게 끌어올린 상태였다.이날 경기 전까지는 한화의 기세가 KT보다 위였다. 최근 3연패에 빠졌다고는 해도 중위권 싸움을 하다 최근 7위로 떨어졌던 상태였다. 반면 KT는 올 시즌 내내 부진으로 롯데 자이언츠와 최하위 싸움을 펼치고 있었다. 비록 한 계단 차이지만 순위도 한화가 높았다.하지만 이날 경기 내용은 두 팀 모두 지난해 모습대로였다. 한화는 9위를 기록한 지난해와 다를 게 없었고, KT는 지난해 준우승 시즌을 연상하게 할 정도로 탄탄했다. 한화가 1회 초 요나단 페라자의 솔로홈런으로 선취점을 낼 때만 해도 흐름은 한화로 향하는 것처럼 보였다. 하지만 3회부터 한화가 스스로 무너졌다. 류현진이 제구 난조를 겪으며 볼넷 2개로 위기를 맞았다. 이후 KT가 천성호와 강백호의 연속 적시타로 2-1 역전을 이뤘다.역전을 내줘서일까. 한화 내야진이 급격하게 무너졌다. 한화는 멜 로하스 주니어 타석 때 3루수 앞 병살 기회를 잡았으나 3루수 노시환, 2루수 김태연, 1루수 채은성이 이를 깔끔하게 처리하지 못해 추가 실점을 내줬다. 이어 4회엔 키스톤 콤비가 무너졌다. KT는 선두 타자 장성우가 2루타를 치고 황재균이 희생번트를 대 만든 1사 3루 기회 때 조용호가 내야 땅볼을 쳤다. 하지만 채은성과 김태연이 처리하지 못해 내야 안타가 됐고, 후속 타자 안치영 타석 때 나온 유격수 땅볼 때는 황영묵이 2루 토스를 실패하고 김태연이 이를 놓쳐 병살 처리에 실패했다.연달아 아웃 처리를 놓친 한화는 KT를 막을 수 없었다. KT는 김상수가 2루타로 주자 두 명을 모두 불러들였다. 이어 천성호 타석 때 또 실책이 나왔다. 유격수 황영묵이 땅볼을 잡고 1루로 던졌으나 송구가 빗나가 채은성이 놓쳤고, 이 틈에 2루 주자 김상수가 홈까지 들어와 득점을 더했다.경기가 7-1까지 벌어진 가운데 KT 선발 벤자민은 완벽투로 한화 타선을 묶었다. 벤자민은 1회 페라자의 홈런 후 14타자 연속 범타를 유도했다. 6회에야 이재원의 안타와 황영묵의 볼넷으로 첫 위기를 맞았지만, 병살타를 유도하며 가볍게 탈출했다.공격적 투구 덕에 이닝 이터 역할도 확실하게 했다. 7회를 소화한 그는 8회에도 마운드에 올랐고, 탈삼진 2개를 더해 삼자범퇴를 추가해 8회를 지워냈다.KT는 8이닝을 막아낸 벤자민이 시즌 3승(1패)을 기록했고, 평균자책점은 종전 5.46에서 4.50으로 크게 낮췄다. 타선에서는 강백호와 장성우가 3안타 맹타를 친 가운데 리드오프 천성호도 2안타 1타점 1득점으로 임무를 완수했다. 한화는 류현진이 5이닝 7피안타 3볼넷 4탈삼진 7실점(5자책)으로 시즌 3패(1승)를 당했고, 타선은 3안타에 그치며 공·수 모두 낙제점을 받았다.수원=차승윤 기자 chasy99@edaily.co.kr 2024.04.24 20:53
프로야구

삼성 히어로 이성규 "이게 진짜 현실? 내가 만루 홈런을 치다니" [IS 대구]

"이게 진짜 현실이 맞나 싶었습니다."삼성 라이온즈 이성규의 개인 첫 만루 홈런 소감이다. 그는 홈런을 확인하고 오른 주먹을 불끈 쥐었고, 베이스를 돌며 얼굴에 웃음이 떠나질 않았다. 삼성은 지난 23일 대구 삼성라이온즈파크에서 열린 LG 트윈스와 홈 경기에서 7-3(8회 강우 콜드 게임)으로 이겼다. 직전 1-18 대패를 포함해 이번 시즌 LG전 1무 2패 끝에 맞대결서 거둔 첫 승리다. 지난 20일 한화 이글스전부터 최근 3연승을 달린 삼성(14승 11패 1무)은 나란히 공동 5위였던 LG를 밀어내고 순위가 올랐다. 박진만 삼성 감독은 경기 후 "오늘의 히어로는 만루홈런을 친 이성규"라고 했다. 삼성은 0-3으로 뒤진 6회 말 안타 5개 볼넷 1개를 묶어 3-3 동점까지 추격했고, 8번 타자 이성규에게도 기회가 돌아왔다. 그는 6회 말 1사 만루에서 LG 왼손 투수 이우찬의 시속 134km 포크볼을 공략해 좌측 담장을 넘기는 만루 홈런을 터뜨렸다. 비거리는 120m. 이성규의 시즌 4호 홈런이자 개인 첫 그랜드슬램이다. 이성규는 앞서 5회에는 2루타를 터뜨리는 등 3타수 2안타 4타점을 기록했다. 어쩌면 프로 데뷔 후 가장 짜릿한 활약일지 모른다. 그는 "기억에 많이 남을 것 같은 홈런이다. 더그아웃으로 들어온 뒤 내가 과연 홈런 친 게 맞자 싶더라"고 했다. 이성규는 2016년 삼성 2차 4라운드 31순위로 입단했다. 1m78cm로 체구는 크지 않지만, 장타력이 좋다. 2018년 경찰 야구단 소속으로 타율 0.366 31홈런을 터뜨렸다. 그러나 1군 무대에서 파워에 비해 정확도가 떨어졌다. 2020년에는 1군에서 10홈런을 날렸지만 타율이 0.181로 낙제점에 가까웠다. 노시환(한화 이글스)과 함께 시범경기 홈런왕에 오른 지난해엔 타율 0.207(162타석)에 그쳤다. 이성규는 최근 들어 장타력은 물론 타격 정확성도 향상됐다. 올 시즌 표본은 적지만 23일 기준으로 3할 타율(0.308, 39타수 12안타)을 기록하고 있다. 그는 "주어진 자리에서 최선을 다하겠다. 예전에는 결과에 너무 연연하다 오히려 안 좋았다"며 "지금은 내가 할 수 있는 것에만 집중하겠다"고 말했다. 대구=이형석 기자 2024.04.24 06:15
IT

애플·메타 이용자 보호 최하점…SKT·LGU+ '최우수'

애플과 메타 등 글로벌 빅테크가 국내 이용자 보호 영역에서 낙제점을 받았다. 국산 플랫폼과 이동통신 사업자들은 대부분 우수하다는 평가를 받았다.방송통신위원회(이하 방통위)는 13일 회의를 열고 이런 내용을 담은 '2023년도 전기통신사업자 이용자 보호 업무 평가 결과'를 심의·의결했다.이번 평가는 이용자 규모와 민원 발생 정도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해 기간통신과 부가통신 등 13개 서비스 분야 총 46개 사를 대상으로 진행했다.대부분의 해외 사업자가 실망스러운 점수를 받은 것이 눈길을 끈다.부가통신 앱마켓 분야에서 애플은 '미흡' 등급으로 분류돼 6년 연속 최하위에 머물렀다. 삼성전자와 원스토어가 '우수' 등급을, 구글은 '양호' 등급을 받았다.양대 SNS(사회관계망서비스)인 페이스북과 인스타그램을 운영하는 메타는 부가통신 SNS 분야에서 미흡에 그쳤다. 네이버밴드는 우수 등급으로 전년과 동일했고, '국민 메신저'인 카카오톡은 한 단계 상승한 '양호' 등급을 기록했다. 부가통신 쇼핑 분야에서는 국내 점유율 1~2위가 상반된 모습을 보였다. 네이버쇼핑이 우수 등급, 쿠팡이 양호 등급에 이름을 올렸다.망 사용료 이슈로 지난달 국내에서 철수하며 스트리밍 생태계 지각변동을 야기했던 글로벌 최대 서비스 트위치는 부가통신 개인방송 분야에서 미흡 평가를 받았다.트위치는 시청 화질과 VOD 서비스 제한, 불법 촬영물 관리 미흡 등으로 4억원이 넘는 과징금 처분을 받기도 했다. 경쟁 서비스인 아프리카TV는 보통 등급이었다.정부의 가계 통신비 인하 정책에 대응 중인 이통 3사는 다른 서비스보다 상대적으로 긍정적인 평가를 받았다.업계 1위 SK텔레콤과 LG유플러스가 950점 이상으로 '매우 우수' 등급을, KT는 우수 등급을 받았다. LG유플러스는 전년보다 한 단계 올랐다.박동주 방송통신이용자정책국장은 "디지털 플랫폼 경제 시대에 이용자뿐만 아니라 이용 사업자에 대한 보호도 중요해지고 있어 대규모 플랫폼 사업자가 영향력에 걸맞은 이용자 보호와 사회적 책무를 다하도록 유도하겠다"고 말했다.정길준 기자 kjkj@edaily.co.kr 2024.03.13 15:29
국가대표

클린스만 경질 '마지막 절차' 남았다…궁지 몰린 정몽규, 결단만큼 중요한 '해명'

한국축구와 위르겐 클린스만(독일) 감독의 동행이 끝나는 분위기다. 들끓는 경질 여론에 국가대표 전력강화위원회도 해임으로 의견을 모았다. 아직 경질이 확정된 건 아니지만, 이제 남은 마지막 절차는 정몽규 대한축구협회장의 결단뿐이다. 궁지에 몰린 상황이라 다른 선택을 예상하기도 어렵다. 1년 전 자신의 선택에 책임지는 일만 남은 모양새다.관심을 모았던 전력강화위원회 의견은 ‘해임’이었다. 100% 의견이 일치한 건 아니었으나 지난 2023 아시아축구연맹(AFC) 아시안컵 부진뿐만 아니라 국가대표팀 감독으로서 지난 1년의 여정이 모두 ‘낙제점’을 받았다. 마이클 뮐러 전력강화위원장만이 사실상 유일하게 클린스만 감독의 유임에 힘을 실은 것으로 전해졌다.황보관 대한축구협회 기술본부장의 전력강화위 브리핑에 따르면 이날 위원들은 클린스만 감독의 아시안컵 전술 준비 부족과 대표팀 선수 발굴 노력 부족, 선수단 장악 실패, 미흡한 근무 태도 등을 지적했다. 클린스만 감독 부임 후 지난 1년의 여정 속 팬들의 비판을 받았던 부분들이기도 하다.황보 본부장은 “전력강화위원들은 아시안컵에서 두 번째로 만나는 상대(준결승 요르단)임에도 불구하고 전술적인 준비가 부족했다는 지적이 나왔고, 재임 기간 중 감독이 직접 선수를 보고 발굴하려는 의지가 보이지 않았다는 의견이 있었다”며 “팀 분위기나 내부 갈등을 파악하지 못하거나 팀 규율이 부족했다는 지적, 국민들을 무시하는 근무 태도 탓에 잃은 신뢰를 회복하기 불가능하다는 평가도 있었다”고 설명했다.이어 “이러한 여러 이유들로 전력강화위원회에서는 클린스만 감독이 더 이상 국가대표팀 감독으로서 리더십을 계속 발휘하기 힘들다는 판단이 있었다. 그래서 (감독) 교체가 필요하다는 데 의견이 전반적으로 모아졌다. 오늘 전력강화위원회의 논의 내용과 결론은 협회에 보고할 것”이라고 강조했다.이미 여론이 들끓고 있는 상황에서 나온 전력강화위원회의 ‘해임’ 의견은 클린스만 감독 경질 여론에 사실상 쐐기를 박은 셈이 됐다. 심지어 클린스만 감독은 아시안컵 리뷰를 하면서 자신의 전술 부재에 대한 문제는 없고, 대회 도중 나온 손흥민·이강인의 불화가 경기력에 악영향을 줬다며 선수를 탓하는 듯한 발언까지 한 것으로 알려져 스스로 또 다른 논란을 불러일으켰다. 다만 클린스만 감독의 경질이 아직 확정된 건 아니다. 전력강화위원회는 대표팀 운영에 대해 조언·자문하는 기구라 직접 클린스만 감독의 경질을 결정할 수는 없다. 전력강화위원회의 해임 의견이 대한축구협회, 정확하게는 정몽규 회장에게 보고되는 배경이다. 결국 최종 결정권을 가진 정 회장이 결단해야 클린스만 감독의 경질이 최종 확정된다.경질 여론이 들끓고 있는 데다 전력강화위원회도 같은 의견을 제시하면서 정몽규 회장도 궁지에 몰린 모양새다. 이르면 다음 주쯤 최종 결과가 나올 것이라던 당초 전망과 달리 전력강화위 다음날인 16일 오전 10시 곧바로 비공개 임원회의를 여는 것 역시도 더 이상 고민의 여지가 없는 것 아니냐는 전망이 나온다. 임원회의에는 그동안 모습을 드러내지 않던 정몽규 회장이 직접 참석하고, 대한축구협회 주요 임원진도 나설 예정이다.대한축구협회는 이번 논의 주제가 ‘국가대표팀 사안’이라고만 발표했으나 사실상 클린스만 감독의 경질에 대한 논의가 중심이 될 전망이다. 차기 사령탑 선임 방향이나 3월 A매치 운영 방안 등도 논의 대상이 될 수도 있다. 다만 회의는 비공개로 진행되고, 결과 발표에 대해서도 정해진 바가 없다. 임원회의 내부적으로 사안이 결정되더라도 발표는 다음 주로 미뤄질 수도 있다.정몽규 회장 입장에선 1년 전 자신이 선임한 클린스만 감독을 스스로 내쳐야 하는 상황에 몰리게 됐다. 지난해 클린스만 감독 선임은 전력강화위원회가 배제된 채 정 회장의 주도로 이뤄졌다. 전력강화위원들은 선임 30분 전 일방적으로 통보를 받았고, 클린스만 감독도 취임 기자회견에서 정 회장과 오랜 친분을 강조했을 정도. 전술적인 역량 등 클린스만 감독 선임에 대한 비판 여론이 거센 상황에서도 밀어붙였던 정 회장으로서는 1년 만에 자신의 선택에 대해 책임을 져야 하는 상황이 됐다.다만 이 과정에서 클린스만 감독의 경질 발표와 사과문만으로 상황을 수습해서는 안 된다. 정몽규 회장 스스로의 거취와는 별개로, 1년 전 클린스만 감독 선임 과정을 소상하게 밝히는 절차가 반드시 필요하다. 외신들조차 비판했던 클린스만 감독을 도대체 왜, 어떤 절차를 거쳐 선임했는지 등을 정 회장이 직접 해명해야 클린스만 감독과 동행을 완전히 끝낼 수 있다. 앞으로 제2의 클린스만 감독 선임 같은 일이 반복되지 않기 위한 절차이자, 정 회장이 조금이나마 책임을 다하는 길일 수 있다. 정몽규 회장의 ‘입’에 시선이 쏠리는 이유이기도 하다.축구회관=김명석 기자 2024.02.16 06:03
국가대표

손흥민-이강인, 주먹질에 멱살잡이?...'더선' 폭로에 대표팀 내밀한 갈등 폭탄이 터졌다

2023 아시아축구연맹(AFC) 카타르 아시안컵은 대한민국 축구의 총체적 난국이 만천하에 드러난 대회가 되어버렸다. 영국 대중지 더선은 14일자 신문에서 아시안컵 기간 중 한국 축구대표팀 내부에 심각한 갈등이 있었다고 폭로했다. 매체에 따르면 한국과 요르단의 아시안컵 4강전을 하루 앞둔 저녁식사 자리에서 손흥민(토트넘)과 이강인(파리 생제르맹)의 충돌이 있었다. 주장 손흥민이 식사 자리는 팀 단합의 장이라고 강조한 것과 달리 이강인 등 막내급 선수들이 식사 자리를 떠나 탁구를 쳐서 언쟁이 있었다는 것이다. 이 과정에서 손흥민은 손가락 탈구 부상을 입었고, 실제로 7일(한국시간) 요르단전과 11일 토트넘 복귀 후 치른 프리미어리그 브라이턴전에서 손흥민은 모두 오른손 검지와 중지에 붕대를 감고 뛰었다. 연합뉴스 후속 보도에 따르면, 당시 이강인과 설영우(울산), 정우영(슈투트가르트) 등 어린 선수들이 일찍 식사를 마치고 식당 옆 탁구대에서 탁구를 쳤다. 다른 선수들이 조금 늦게 저녁 식사를 시작했을 때 이들이 시끌벅적하게 탁구를 치는 소리가 들려왔다. '이건 아니다' 싶었던 주장 손흥민이 이강인을 제지하는 과정에서 격분한 손흥민이 이강인의 멱살을 잡았다. 이강인은 주먹질로 맞대응했는데 이는 손흥민이 피했다. 다른 선수들이 둘을 떼놓는 과정에서 손흥민의 손가락이 탈구되고 말았다.이후 손흥민 등 고참급 선수들은 위르겐 클린스만 감독을 찾아가 요르단전에 이강인을 제외해 달라고 요청한 것으로 알려졌다. 그러나 클린스만 감독은 공격에서 중요한 역할을 맡기고 있는 이강인을 빼지 않았다. 클린스만 감독은 이번 아시안컵에서 갑작스럽게 스리백 수비를 도입해 실패했고, 미드필드의 공간이 벌어지는 문제, 수비 불안 문제를 전혀 보완하지 못하는 치명적인 전술 공백을 드러냈다. 이런 와중에 ‘역대 최강 스쿼드’로 기대를 한몸에 받았던 손흥민과 이강인, 황희찬(울버햄프턴) 등 공격진은 대회 내내 유기적인 플레이를 보여주지 못했다. 특히 요르단과 4강전에서 한국은 유효슈팅 0개라는 졸전을 하고 0-2 완패해 탈락했다. 대회 후 손흥민과 이강인은 모두 자신의 SNS(소셜미디어)에 ‘팬들에게 죄송하다’는 글을 올렸다. 특히 손흥민은 요르단전 직후 "내가 앞으로 대표팀을 할 수 있을지에 대해서 생각을 해봐야 할 것 같다"면서 "감독님께서 저를 더 이상 생각 안 하실 수도 있고 앞으로의 미래는 잘 모르기 때문"이라는 묘한 말을 남겼는데, 이강인과 심각한 갈등을 겪은 후 클린스만 감독이 이강인에게 신뢰를 보낸 것을 경험했기 때문이라면 어떤 맥락인지 설명이 가능해진다. 대표팀 내부 갈등설은 이번이 처음이 아니다. 지난해 김민재(바이에른 뮌헨)가 대표팀 은퇴 발언을 하면서 ‘대표팀 내 96라인과 92라인의 갈등이 있다’는 루머가 흘러나왔다. 김민재, 황희찬 등 1996년생들과 1992년생 손흥민 등 고참급의 갈등이 주된 내용이었다. 이번 대표팀에서도 훈련장과 평상시 생활 때 '96 라인' 위주의 친한 무리끼리만 어울리는 모습이 나왔고, 더 파고들자면 해외파와 K리거 사이에서도 미묘한 갈등이 계속된 것으로 알려졌다. 그동안 클린스만 감독은 전술 공백으로 질타를 받으면서도 ‘선수들을 편안하게 해주고 분위기를 잘 이끈다’, '월드 스타 출신으로 선수들에게 자신감과 위닝 멘털리티를 심어준다'는 게 장점으로 꼽혔다. 그러나 이번에 내부 갈등이 폭로되면서 클린스만 감독은 선수단 관리조차 전혀 못하고 있었음이 드러났다. 대한축구협회 역시 스타 플레이어의 돌출 행동과 팀 매니지먼트에 대한 통제력을 잃은 것으로 보인다. 이번 사태가 하필 영국의 대중지를 통해 폭로된 것도 협회와 대표팀 코칭스태프의 허술한 관리 능력을 드러냈다. 대표팀의 내밀한 이야기가 어떤 루트로 외국 매체에 흘러들어갔는지 의심스러운 가운데, 협회가 미디어에게 ‘갈등이 있던 게 맞다’고 지나치게 빨리 인정하면서 다수의 축구팬은 ‘정몽규 회장을 향한 비난의 시선을 돌리기 위해 일부러 그런 게 아니냐’며 분노하고 있다. 한국 축구는 64년간 아시안컵 우승컵을 들지 못하고 있다. 이번이야말로 우승 기회라더니, 정작 선수들은 사분오열 상태였고, 감독은 전술과 관리 능력이 모두 낙제점이었다. 감독 선임부터 대표팀 관리까지 책임을 져야 할 협회는 어떤 뒷수습도, 책임도 지지 않고 있다. 이은경 기자 2024.02.14 17:25
프로농구

[공식발표] 우승으로 시작해 부상으로 끝나다…안양, 스펠맨과 결별

프로농구 안양 정관장이 외국인 선수 오마리 스펠맨과 결별을 택했다. 부상 복귀 후 이어진 팀의 연패, 부진한 성적 등에 칼을 빼든 모양새다.정관장은 12일 오후 공식 소셜미디어(SNS)에 “구단은 스펠맨 선수와의 협의에 따라 계약을 종료했음을 알린다. 대체 외국인 선수는 추후 결정되는 대로 공지 예정”이라며 “2021~22시즌 KBL에 데뷔, 시즌 및 동아시아슈퍼리그(EASL) 우승을 도왔던 스펠맨 선수의 향후 커리어도 응원 부탁드린다”라고 전했다.스펠맨은 지난 2021~22시즌 KBL 무대에 입성, 안양 KGC(현 정관장) 유니폼을 입고 첫해 43경기 평균 20.2득점 10.3리바운드 3.4어시스트 3점슛 성공률 36.5%라는 뛰어난 성적을 기록했다. 당시 팀은 정규리그 3위를 기록했으나, 챔피언결정전까지 올라 서울 SK와 만났다. 1승 4패로 준우승을 차지하며 시즌을 마쳤다. 스펠맨은 시즌 막바지 부상 탓에 챔피언결정전에서 큰 활약을 보여주진 못했다.이듬해인 2022~23시즌은 달랐다. 정관장은 단 한 차례도 1위를 놓치지 않는 와이어 투 와이어 우승을 차지하며 정규리그 정상을 차지했다. 챔피언 결정전에서는 SK와 리벤지 매치에서 명승부를 연출한 끝에 4승 3패로 통합 우승에 성공했다. 시즌 중 열린 EASL 초대 챔피언 역시 정관장의 몫이었다. 스펠맨은 51경기 평균 19.9득점 9.9리바운드 2.4어시스트 3점슛 성공률 35.9%로 맹활약했다. 챔피언결정전에서도 18.9득점 8.9리바운드 2.3어시스트로 제 몫을 했다. EASL에선 팀을 우승으로 이끌어 대회 최우수선수(MVP)로도 선정됐다.하지만 올 시즌 첫 출발이 더뎠다. 비시즌 높은 체중이 눈에 띄었고, 정강이 부상 탓에 개막에 맞춰 몸 상태를 끌어올리지 못했다.‘디펜딩 챔피언’ 정관장은 스펠맨이 없어도 저력을 보여줬다. 특히 대릴 먼로, 듀본 맥스웰(대구 한국가스공사)은 국내 선수와의 호흡이 좋았다. 해결사가 없는 건 문제였지만, 모든 선수가 제 몫을 하는 ‘팀플레이’의 정관장은 시즌 초반을 상위권으로 마쳤다. 문제는 스펠맨의 복귀 이후였다. 스펠맨은 두통, 치통 등 문제로 추가 휴식을 취했고, 복귀 후에는 예전의 모습이 아니었다. 정관장은 최근 공식전 7연패로 순식간에 공동 5위(9승 11패)로 추락했다. 스펠맨은 장점으로 여겨진 슛 능력을 전혀 보여주지 못했고, 오히려 저조한 수비 가담만 눈에 띄었다. 국내 선수와의 호흡도 낙제점에 가까웠다. 결국 김상식 감독이 결단을 내린 모양새다.정관장 구단 관계자는 12일 본지와 통화에서 “그동안 스펠맨이 보여준 잠재력·능력을 믿고 감독님께서 기회를 주고 인내했지만, 부응하지 못한 부분이 있었다”라고 설명했다. 이어 “체중은 감량하면 되고, 부상은 치료하면 되는 부분이지만 감독님이 10일 원주 DB전 패배 후 결연에 차 있는 모습이었다. 고민을 충분히 하셨을 것”이라고 덧붙였다.한편 정관장은 대체 외국인 선수를 추려가는 작업을 진행 중이다. 이 관계자는 “스펠맨 선수가 마음을 다잡고 경기력을 끌어올리길 기다렸지만, 그런 부분이 확 보이지 않으니 대체 외국인 선수를 찾고 있었다. 하루아침에 끝날 일은 아니”라면서 “준비를 안 한 건 아니다. 추려가는 작업, 또 맞추는 작업이 진행돼야 하지 않을까. 시간이 많지 않다”라고 설명했다.정관장은 오는 16일 최하위 서울 삼성과의 2023~24 정관장 프로농구 정규리그 경기를 시작으로 홈 4연전을 앞뒀다. 정관장은 이번 연전에서 7연패 탈출에 도전한다. 김우중 기자 2023.12.12 14:41
프로축구

[IS 패장] 염기훈 감독대행 “강등 요인? 한두 가지 뽑기엔 부족…수원은 다시 올라올 것”

‘패장’ 염기훈 감독대행은 경기 뒤 좀처럼 입을 떼지 못했다. 그는 어렵사리 “팬들에게 고개를 들 수 없을 만큼 죄송하다는 말씀을 드리고 싶다”라고 말했다.염기훈 감독대행이 이끄는 수원은 2일 수원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강원FC와의 하나원큐 K리그1 2023 최종전에서 0-0으로 비겼다. 이날 무승부로 수원은 승점 33을 기록했으나, 같은 시간 수원종합운동장에서 열린 수원FC 역시 무승부를 거둬 승점 동률을 이뤘다. 수원이 다득점에서 9점이나 밀리기 때문에, 순위표는 바뀌지 않았다. 결국 10위 강원(승점 34) 11위 수원FC(승점 33) 12위 수원(승점 33)으로 강등권이 완성됐다. 자동 강등은 수원의 몫이다. 강원과 수원FC는 승강 플레이오프(PO)로 향한다.경기 전 염기훈 감독대행은 “할 수 있는 준비는 다 했다. 마음은 편하다”라며 자신감을 드러냈다. 수원 입장에선 이날 승리한다면 자력으로 12위를 탈출할 수 있기 때문에, 공격적으로 나설 것이란 전망이 있었다. 마침 벤치 명단에는 김주찬·뮬리치에 이어, 정승원·김보경도 이름을 올리며 ‘총력전’에 대한 기대를 하게 했다.실제로 염기훈 감독대행은 전반전을 0-0으로 마친 뒤 연이어 공격적인 자원을 투입하며 반격을 노렸다. 하지만 실속이 없었다. 수원은 먼저 내려앉아 강원의 실수를 기다렸지만, 결과적으로 홈팀의 날카로운 역습이 나오지 않았다. 강원이 9개의 슈팅만으로 유효슈팅 8개를 기록했을 때, 수원은 3개뿐이었다. 특히 유인수, 윤일록에게 연이어 결정적인 찬스를 허용하는 등 흔들리는 건 수원이었다. 수원의 마지막 보루인 김주찬, 뮬리치의 헤더도 골문을 외면했고, 결국 홈팬들 앞에서 자동 강등이라는 수모를 겪게 됐다.경기 뒤 공식 기자회견에 참석한 염기훈 감독대행은 한동안 입을 열지 못했다. 그만큼 이날 결과가 충격적이라는 의미. 실제로 경기 종료 휘슬이 불리자, 홈팬들은 침묵한 상태로 선수단을 주시했다. 선수들은 좀처럼 그라운드 중앙에서 일어서지를 못했다.염기훈 감독대행은 “팬들에게 너무 죄송하다는 말씀 전하고 싶다. 결국 우리가 원하지 않았던, 생각하지 않았던 결과가 나왔다. 팬들에게 정말 고개를 들 수 없을 만큼 죄송하다”라고 말했다.이날 다소 부진한 경기력에 대해선 “선수들은 최선을 다했지만, 제가 부족해서 우리가 밀리는 상황이 나왔다. 내 잘못이 가장 크다고 생각한다”면서 자신의 책임으로 돌렸다.수원은 지난해 승강 PO, 올해엔 자동 강등이라는 굴욕을 맛보게 됐다. 취재진이 ‘강등 원인이 무엇이라고 생각하는지’라고 묻자, 염기훈 감독대행은 “지금 이 자리에서 한두 가지 뽑기엔 부족하다. 많은 문제점이 있었다”라고 돌아보며 “가장 큰 건, 시즌 내내 선수단에 너무 많은 변화가 일어나지 않았나 생각한다. 팀 안의 많은 변화가, 선수들에게 큰 영향이 갔을 거라고 생각한다”라고 설명했다. 이어 ‘수원 유니폼을 입은 때와 지금을 비교한다면, 무엇이 가장 큰 차이일지’라고 묻자, 염기훈 감독대행은 “(그때와 비교하면) 스쿼드에서 차이가 많이 날 것 같다. 환경도 많이 열악해졌다. 팀을 이끌어갈 ‘이름 있는 선수’ ‘더 좋은 선수’가 같이 있었더라면 하는 생각도 있다. 하지만 지금 우리 선수들은 최선을 다했다고 생각한다”라고 말했다.실제로 수원은 올 시즌 4번이나 사령탑이 바뀌는 등 복잡한 한 해를 보냈다. 팀은 부상으로 신음하고, 좀처럼 궤도에 오르지 못하는 장면이 반복됐다. 선수 영입 역시 낙제점에 가깝다. 대부분 부상으로 자리를 비우거나, 중요한 순간 스쿼드에서 빠졌다. 리그 중위권 정도의 투자를 단행했지만, 효율적이지 못하다는 지적이 나오는 배경이다. 염기훈 감독대행 역시 이런 지적에 대해 “그런 부분들도 (강등의) 원인이라고 생각한다”면서 아쉬움을 드러냈다. 끝으로 염기훈 감독대행은 “(지휘봉을 잡은) 내 선택에 후회는 없다. ‘뭐라도 했으면 좋겠다’라는 심정이었다. 내가 부족해 이런 상황이 나왔지만, 짧은 시간 선수들이 보여준 모습을 잊을 수 없다. 분명히 다시 일어서서, K리그1에 복귀할 수 있을 것이라 생각한다”라고 선수단을 격려했다.수원=김우중 기자 ujkim50@edaily.co.kr 2023.12.02 18:00
스포츠일반

[이정우의 스포츠 랩소디] '프렌즈' 매튜 페리, 하늘에선 존 매켄로를 꼭 이기길

미국 방송국 NBC는 1994년 9월 ‘프렌즈(Friends)’라는 이름의 TV 시트콤을 출범시켰다. 뉴욕 맨해튼에 사는 20~30대의 젊은이 6명(레이첼, 모니카, 피비, 조이, 로스, 챈들러)의 우정, 사랑, 커리어를 그린 프렌즈는 곧 미국을 넘어 세계인의 사랑을 받는 전설이 된다. 2004년 5월 프렌즈는 시즌 10을 마지막으로 대단원의 막을 내렸다.하지만 종영된 지 19년이 지난 지금도 프렌즈의 인기는 식을 줄 모른다. 넷플릭스를 거쳐 2020년부터 HBO 맥스에서 독점으로 방영된 프렌즈는 해당 플랫폼에서 가장 인기 있는 쇼로 등극했다. 또한 코로나 팬데믹 기간 중 미국인 시청자가 가장 많이 본 쇼도 프렌즈였다고 한다. 특히 놀라운 점은 이 쇼가 TV에서 방영될 때 태어나지도 않았던 현재의 10대들에게도 프렌즈는 엄청난 인기를 누리고 있는 것이다.1969년 8월에 태어난 매튜 페리는 6명의 주인공 중 최연소 배우였다. 페리가 맡은 ‘챈들러 빙(Chandler Bing)’은 독특한 캐릭터만큼 영어권 국가에서는 희귀한 이름이다. 프랑스어에서 유래한 챈들러는 “Candle Maker(촛불 제조자)"란 뜻으로 남녀공용 이름이고, 빙은 독일어에서 유래했다. 본명보다 위트가 넘치는 캐릭터 챈들러 빙으로 더 많이 알려진 매튜 페리가 지난 10월 28일 54세를 일기로 세상을 떠났다. 많은 국내 언론이 그의 죽음에 관한 기사를 보도했으나, 아쉽게도 내용은 다들 비슷했다. 이에 필자는 페리의 숨겨진 스토리 몇 개를 소개하고자 한다. 시트콤 프렌즈의 챈들러는 불행한 어린 시절을 보낸다. 9살 때 그의 부모는 추수감사절 저녁식사를 하며 이혼을 선언한다. 이로 인해 챈들러는 추수감사절 트라우마가 생겼고, 흡연을 시작했다. 또한 ‘상처로부터 자신을 보호하기 위한 심리행위(defense mechanism)’의 일환으로 특유의 유머 감각을 발달시키게 된다.실제 페리의 어린 시절도 크게 다르지 않았다. 그가 태어난 지 9개월 만에 미국인 배우 아버지와 캐나다인 어머니는 이혼했다. 그의 아버지는 당시 21세에 불과했던 어린 부인과 매튜를 미국과 캐나다 국경을 가로지르는 나이아가라 폭포 근처의 주차장에서 외할아버지에게 인계하고 떠났다. 캐나다에서 유소년기를 보낸 페리는 어머니가 직업 탓에 집을 비우는 일이 잦아, 대부분의 시간을 혼자 보냈다. 그는 부모 양쪽에서 버림받은 기분이 들었다고 한다.프렌즈의 챈들러는 약골이다. 고등학교 체육과목에서 낙제점을 받은 로스보다도 운동을 못하는 것으로 묘사된다. 게다가 몸치 수준의 운동신경으로 인해 학창 시절 내내 챈들러는 자신과 한 팀을 하고 싶은 학우가 없었다는 슬픈 사연도 갖고 있다.하지만 현실의 페리는 달랐다. 그는 4세 때부터 할아버지로부터 테니스를 배웠다. 8세가 되자 페리는 할아버지를 이길 수 있을 정도로 성장했다. 당시 페리는 자신을 지미 코너스(1970년대 중반~1980년대 중반까지 존 매켄로, 비에른 보리와 함께 세계 테니스계를 주름잡았던 선수)라고 생각했다. 마음속의 상대는 언제나 코너스의 라이벌인 존 매켄로였다. 종종 페리는 윔블던에서 매켄로를 만나 5세트 경기 끝에 이기는 꿈을 꿨다.페리는 가장 기억에 남는 경기로 1982년 윔블던 결승에서 코너스가 매켄로를 이긴 것을 꼽았다. 당시 너무 기뻤던 페리는 유명 스포츠전문지 ‘스포츠 일러스트레이드’ 표지를 화려하게 장식한 코너스의 사진을 액자에 넣었고, 이를 평생 자택에 걸었다고 한다. 한편 어린 페리는 하루에 거의 10시간을 연습에 할애할 만큼 테니스에 빠졌다. 13세가 됐을 때 그는 고향 캐나다 오타와에서 주니어 랭킹 2위로 올라섰다. 프로선수의 길을 걷기 위해 15살의 페리는 아버지가 살고 있는 미국 LA로 건너간다. 하지만 제2의 지미 코너스가 되겠다는 그의 꿈은 산산이 깨진다. LA에는 11살에 불과한 소년이 시속 100마일의 서브를 구사하는 등 그보다 기량이 좋은 선수가 많았기 때문이다. 페리는 자신이 프로선수가 될 자질이 없다는 것을 인정할 수밖에 없었다. 당시 그는 미국 주니어 단식 랭킹 17위와 복식 3위였다. 연기자로 인생의 진로는 바꾸었지만 페리의 테니스 사랑은 평생 이어진다. 그는 자선 경기나 이벤트 경기에서 피트 샘프라스, 안드레 애거시 같은 전설적인 선수들과 짝을 이뤄 경기를 하곤 했다. 특히 그는 그랜드슬램 대회에서 3번 우승한 제니퍼 카프리아티와 친했다. 2002년 페리는 카프리아티와 팀을 이뤄 혼합 복식 경기에도 출전했다. 당시 상대는 세레나 윌리엄스와 LA 레이커스 등에서 활약한 농구 선수 릭 폭스였다. 2022년 US오픈에서 우승한 이가 시비옹테크는 결승전 당시 관중석에 앉은 페리가 전광판에 보인 바람에, 경기에 집중하기 어려웠다는 농담으로 화제를 모았다. 페리는 프렌즈의 챈들러 빙으로 수많은 사람을 웃게 만들었다. 하지만 정작 본인은 불행한 어린 시절에서 기인한 여러 문제로 힘겨운 시간을 보냈다. 불안감은 언제나 그를 괴롭혔다. 페리는 시청자를 웃겨야 한다는 부담에 고통스러웠다. 배우 줄리아 로버츠와 사귈 당시에도 “이런 멋진 여성이 자기와 함께 있다는 것”을 믿지 못했다고 한다. 이에 로버츠에게 버림받을 것이 두려워, 페리는 먼저 이별을 고했다.페리는 이런 문제를 견디기 위해, 술, 담배, 약물에 의존했다. 결국 그는 그렇게 떠났다. 매튜 페리가 그곳에서는 편했으면 좋겠다. 챈들러가 유행시킨 문구로 그를 추모한다. Could we BE any more heartbroken(더 이상 마음이 아플 수 있을까요)? 경희대 테크노경영대학원 객원교수 2023.11.03 12:00
국가대표

‘클린스만 상주 문제’에 브라질 레전드도 갸우뚱…“축구로 증명해야 한다”

‘Legends All-star(레전드 올스타전)’ 홍보를 위해 한국땅을 밟은 줄리우 세자르(44·브라질)가 최근 위르겐 클린스만 한국 축구대표팀 감독을 둘러싼 ‘국내 상주 논란’에 대해 “축구로 증명해야 한다”고 답했다.11일 오후 6시 30분 서울 영등포 페어몬트 앰배서더 서울 대연회장에서그랜드볼룸에서 전설레전드 3인 공식 기자회견이 열렸다. 이들은 다음 달 21일 예정된 ‘레전드 올스타전’ 홍보를 위해 전날 한국을 찾았다. 레전드 3인방은 축구 클리닉·예능 촬영 등 다양한 일정을 통해 국내 팬들과 마주한다.한편 이날 기자회견에선 ‘클린스만 감독의 국내 상주 문제’에 대한 질의도 나왔다. 지난 2월 한국 축구대표팀 지휘봉을 잡은 클린스만 감독은 첫 5경기서 3무 2패라는 부진한 성적을 남겼다. 부진한 경기력에 이어, ‘근태’에 대한 비난의 목소리가 보이기도 했다. 특히 부임 당시 ‘국내 상주’라는 조건이 계약에 포함된 것으로 알려졌는데, 실제로 첫 7개월 중 클린스만 감독이 국내에 체류한 건 2달밖에 되지 않는다는 보도도 있었다. 현재는 유럽에서 열리는 A매치 2연전을 위해 영국으로 향했는데, 여기서도 자선경기에 출전한다는 해프닝이 전해져 논란이 일기도 했다. 마침 이탈리아 국가대표 출신 오도와 잠브로타는 클럽팀에서 지휘봉을 잡은 경험이 있다. 오도의 경우 2022~23시즌까지도 세리에 B SPAL을 이끌기도 했다.오도는 “우리 모두 성인이기 때문에 자신의 기준대로 행동한다고 생각한다”며 운을 뗀 뒤 “해외에서 활약하는 국가대표 선수들을 매일 확인해야 하는 숙제는 아니지만, 국가대표라는 건 팀 전체가 짊어지고 책임져야 하는 자리”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다만 “답변하기 어려운 부분이 있다. 그 사람의 판단은 그의 기준이기 때문이다. 내가 옳다 그르다고 설명하긴 어렵다. 그의 선택을 존중한다”고 덧붙였다.잠브로타는 “축구협회와 사전에 얘기를 나눈 부분이 있었을 것이다”면서 “국가대표 감독은 여러 나라를 돌아다니며 공부하고, 선수를 발탁해야 하는 의무가 있다. 요즘에는 기술이 발달했기 때문에 선수 상태를 체크하기 쉽다. 질문의 의도를 알겠으나, 각자의 이유가 있을 것”이라고 답했다.자리에 함께한 세자르는 뼈있는 한 마디를 남겼다. 세자르는 인터 밀란(이탈리아)는 물론, 브라질 국가대표로도 많은 우승을 이끈 레전드다. 그는 “클린스만 감독과 코치진이 계약을 했을 때 뒷 배경이 있었을 것이다”고 조심스럽게 전망한 뒤 “개인적으로는 해외에 상주하든, 한국에 거주하든 축구로 증명하는 게 감독의 사명일 것 같다. 축구로 증명할 수 있다면 큰 문제는 없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동시에 “나도 의아한 부분을 느낀다”고 덧붙이기도 했다. 클린스만 감독이 다가오는 A매치에서 자신의 축구를 증명할 수 있을지가 관전 요소다. 일단 9월 A매치 첫 경기인 웨일스전에선 낙제점에 가까웠다. 손흥민·조규성·황인범·홍현석 등 유럽파를 대거 출전시켰지만, 유효슈팅 1개라는 기록을 남겼다. 웨일스가 골대 불운만 없었다면 더욱 나쁜 결과가 나올 수 있는 경기였다. 김승규의 선방에 힘입어 0-0으로 비겼으나, 결코 만족스러운 경기는 아니었다.오는 13일 영국 세인트 제임스 파크에서 열리는 사우디아라비아전에 시선이 모이는 이유다. 마침 사우디는 지난 9일 코스타리카에 1-3으로 졌다. 사우디는 이날 패배로 최근 A매치 5연속 패배다. 세계적인 명장 로베르토 만치니 감독에게 지휘봉을 맡겼으나, 첫 경기에선 고배를 마셨다. 나란히 첫 5경기에서 0승에 그친 한국과 사우디의 대결이 성사된 셈이다. 영등포=김우중 기자 2023.09.11 21:20
프로야구

[IS 포커스] 이기는 야구 ‘세팅’ 외친 최원호 호, 어디까지 만들었나

한화 이글스의 2023년은 사실상 끝났다. 2024년의 한화는 과연 다를까.한화는 지난달 31일 기준으로 42승 6무 60패(승률 0.412)로 9위에 머물러 있다. 6월만 해도 5위와 승차가 단 2경기에 불과해 가을야구 희망이 잠깐 타올랐다. 그러나 오래가지 않았다. 지난달 19일부터 31일까지 7연패를 당하는 등 8월 승률이 0.250(5승 2무 15패)에 불과하다. 어느덧 5위 KIA 타이거즈와 승차가 10.5경기 차까지 벌어졌다.지난 5월 부임한 최원호 한화 감독은 첫 인터뷰에서 "(구단에서) 내년에 이기는 야구를 하기 위해서 올해는 야수 쪽과 투수 쪽에 준비 작업을 해달라고 했다"고 밝혔다. 중요한 건 내년이다.이기는 야구를 위해 한화는 실험을 멈추고 '고정'하겠다고 했다. 내년 시즌이 시작되기 전 계산이 서는 '상수'들을 확보하겠다는 의도였다. 당시 손혁 한화 단장은 "구단은 포지션과 보직 문제 등이 올해 뚜렷해져야 내년에 더 나은 승부를 펼칠 수 있으리라 생각했다"고 최원호 감독 선임 이유를 설명했다. 시즌 종료까지 40경기도 남지 않았는데 한화가 원했던 상수는 여전히 찾기 어렵다. 선발진에서는 펠릭스 페냐와 리카르도 산체스의 성적이 준수하다. 그런데 모두 후반기 평균자책점이 4점대 후반에 달한다. 문동주가 8승 8패 평균자책점 3.62로 신인왕 수상이 유력하지만, 그는 이미 개막 때부터 풀타임 선발 투수였다. 최원호 감독은 오히려 문동주의 이닝 제한 기조 해제를 잠시 고민했다. 2023년과 2024년 사이에서 팀 방향성이 표류했다는 뜻이다.성공보다 실패가 많다. 트레이드 영입했던 한승혁에게 두 달 동안 선발 등판 기회를 줬으나, 한 차례도 호투하지 못했다. 지난해 활약했던 장민재(평균자책점 5.21)도 무너졌고, 다른 국내파 선발도 발굴할 수 없었다. 최원호 감독은 부임 후 첫 조치로 160㎞/h를 던지는 1순위 신인 김서현을 필승조로 기용했으나 실패했다. 그의 선발 전환도 시도했으나 역시 성과가 없다.물러난 호세 로사도 전 투수 코치에게 신 구종 스위퍼를 배운 한승주, 필승조로 각성(평균자책점 2.46)한 주현상 정도를 소득이라 꼽을 수 있다. 그러나 2020년부터 줄곧 필승조로 뛰던 강재민(평균자책점 6.33)이 무너졌고, 왼손 김범수(13홀드 평균자책점 4.08)도 상수로 두기 어렵다. 타선도 물음표투성이다. 올 시즌 홈런 1위(29개)를 달리는 노시환과 자유계약선수(FA) 이적생 채은성(타율 0.274 15홈런)까지만 계산이 선다. 1번 타자에 자리 잡는 듯했던 외야수 이진영은 8월 타율 0.210으로 하락세가 뚜렷하다. 2021년 골든글러브 2루수 정은원은 타율 0.228 부진 끝에 1군 엔트리에서 말소됐다. 외국인 타자 닉 윌리엄스(타율 0.222)도 결국 낙제점을 받았다. 멀티 포지션을 쓰지 않겠다고 했던 최원호 감독은 결국 신인 문현빈의 자리를 중견수에서 2루수로 옮겼다. 유격수 이도윤이 깜짝 활약 중이나 218타석만 소화했을 뿐이다. 노시환·채은성을 제외하고 1년 전과 달라진 게 없다.최원호 감독은 지난달 30일 "남은 경기에서는 실점률을 낮추는 방법을 쓰겠다. 수비가 좋은 선수를 먼저 쓴다"고 했다. 8월 실책 14개(9위) 비자책 16점(공동 3위)을 남긴 한화에 수비 강화를 대책으로 꺼냈다. 하지만 한화는 타율(0.226·10위) 득점(88·9위) 평균자책점(5.15·9위) 등의 지표도 부진했다. 현재 한화의 문제는 수비만이 아니다. '총체적 난국'에 가깝다.이대로면 내년 스프링캠프도 지난 15년의 암흑기 내내 그랬던 것처럼 원점에서 시작할 가능성이 크다. 외부에서 FA를 보강하면 순위를 올릴 수도 있다. 그러나 그게 최원호 감독이 예고했던 '이기는 야구'는 아닐 거다.차승윤 기자 chasy99@edaily.co.kr 2023.09.01 08:02
브랜드미디어
모아보기
이코노미스트
이데일리
마켓in
팜이데일리
행사&비즈니스
TOP