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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S 인천] 우상 '돌부처'와 경쟁...김재윤 "어느 보직이든 최선, 그래도 마무리 욕심 있죠"

김재윤(34)은 지난해 FA(자유계약선수)로 삼성 라이온즈에 이적했다. 계약 규모는 4년 총액 58억원. 올겨울 불펜 FA 중 최고액 계약이었다. 김재윤은 30일 일본 오키나와에서 열리는 스프링캠프를 소화하기 위해 출국했다. 출국 전 취재진과 만난 그는 "팀에 적응하고 선수들과 친해지는 게 첫 번째다. 낯가림이 조금 있어 걱정"이라고 웃었다.김재윤은 "정말 좋은 대우로 삼성에 왔다. 감사한 마음이 크고, 많은 돈을 받은 만큼 올해 더 잘해야 한다는 생각도 든다. 물론 매년 열심히 했지만, 실망하게 해드리지 않기 위해 더 열심히 준비했다"고 다짐했다.김재윤은 프로 데뷔를 늦게 치렀다. 휘문고 시절 포수였던 그는 졸업 후 KBO리그가 아닌 애리조나 다이아몬드백스와 계약했다. 2015년에야 국내로 복귀했고, 투수로 전향하고서야 존재감을 드러냈다. 남들보다 조금 늦은 나이에 출발했으나 꾸준히 활약했다. 기량이 꺾일 수도 있는 나이였던 지난해 32세이브와 평균자책점 2.60을 찍었다. FA 계약을 맺었다고 커리어가 끝나지 않는다. 김재윤은 "늦게 프로에 들어온 만큼 최대한 늦은 나이까지 하고 싶은 게 내 소망"이라며 "몸 관리도 정말 잘하고 싶어 많이 신경 쓴다"고 다짐했다. 롱런의 화신이자 김재윤의 우상인 오승환과 만남도 기대를 모은다. 오승환은 김재윤보다 무려 8살이 많지만, 지난해 30세이브로 건재함을 과시했다.뛰어난 기량은 물론 철저한 자기 관리가 더해져 만들어진 400세이브다. 김재윤으로서는 신인 때부터 우상인 동시에 오래 야구를 할 수 있다는 걸 보여준 모범 사례기도 하다. 김재윤은 "우상이었던 분(오승환)과 뛰게 됐다. 아직 같이 훈련하지 않았지만, 이것저것 많이 묻겠다. 워낙 몸 관리를 잘하시는 분이고, 경험도 많으시다"며 "과거 오승환 선배와 훈련하면서 어떻게 웨이트 트레이닝을 하시는지 봤다. 나이가 들수록 더 많이 해야 한다고 하셨고, 나도 그렇게 하려고 한다"고 했다.오승환은 그에게 우상이지만, 동시에 경쟁자다. 박진만 삼성 감독은 스프링캠프에서 이들의 기량을 점검하고 마무리 투수를 결정할 계획이다. 김재윤은 "마무리는 모든 불펜 투수의 꿈"이라며 "어느 보직이든 최선을 다하겠지만, 그래도 마무리는 하고 싶다. 다른 선수들이어도 당연히 그럴 거다. 경쟁해야 하고, 감독님께서 캠프에서 결정한다고 하셨다. 일단 마무리를 맡고 싶은 마음은 크다"고 전했다.개인 목표를 묻자 그는 "마무리 투수를 맡게 된다면 타이틀(세이브 1위)을 따고 싶다. 매년 목표인데 지난해 2위로 끝났다"고 했다. 다만 더 절실한 게 있다. 지난해 KT에서 이루지 못한 우승이다. 그는 "지난해 아쉬움이 컸다. 내가 (한국시리즈 부진으로 준우승에) 크게 한몫했다. (올해는) 우승하고 싶다"고 웃었다.인천공항=차승윤 기자 chasy99@edaily.co.kr 2024.01.30 13:12
메이저리그

[IS 포커스] 선발보다 좁은 길…’아시아 불펜’ 고우석도 성공할 수 있을까

메이저리그(MLB)에 입성한 고우석(25·샌디에이고 파드리스)이 미국에서도 '돌부처' 오승환(42)과 같은 길을 걸을 수 있을까.샌디에이고 구단은 지난 4일(한국시간) 고우석과 계약을 공식 발표했다. 2년 총액 450만 달러(59억원)에 3년 차는 상호 옵션 300만 달러(39억원)가 포함돼 있다.상대적으로 박한 대우를 받고 이적했다. 그의 처남이자 친구인 이정후는 지난달 6년 1억 1300만 달러(1482억원)의 초대형 계약을 맺고 샌프란시스코 자이언츠로 이적했다. 류현진(6년 3600만 달러·이하 보장액 기준) 김광현(2년 1100만 달러) 등 투수 선배들은 물론 야수인 김하성(샌디에이고·4년 2800만 달러)에게도 크게 미치지 못한다.MLB에서는 한·일과 달리 구원 투수의 몸값이 상대적으로 낮다. 선발 투수 FA(자유계약선수) 최대 몸값이 3억 달러가 넘는 반면 구원 투수는 에드윈 디아즈(뉴욕 메츠·1억 200만 달러) 단 한 명만 1억 달러를 넘겼다. '시세'도 낮은데, 성공 사례도 적었다. 고우석 계약도 샌디에이고의 단독 입찰로 알려졌다. 한·일 리그에서 뛰다 MLB에 진출한 아시아 투수들 중 100세이브 이상을 기록한 건 '대마신' 사사키 가즈히로뿐이다. 좋은 대우를 받았던 이도, 오랜 시간 활약한 이들도 대부분 선발 투수들이었다. 2010년대 최고 성공 사례로 꼽히는 이는 우에하라 고지다. 2013년 보스턴 레드삭스의 우승을 이끈 마무리 투수였던 그는 MLB에 드문 수직 무브먼트가 뛰어난 직구와 폭포수처럼 떨어지는 포크볼을 구사했다. 실패 사례가 훨씬 많다. 최근 10년 동안 3명의 일본인 구원 투수가 MLB 무대를 밟았지만, 유의미한 성적을 남긴 건 히라노 요시히사(2018년 32홀드 3세이브 평균자책점 2.44, 통산 3시즌 48홀드 8세이브 평균자책점 3.69)뿐이다.KBO리그 출신 불펜 투수의 성공 사례는 오승환이 거의 유일하다. 삼성 라이온즈와 한신 타이거스를 거쳐 2016년 미국으로 건너간 오승환은 2016년 세인트루이스 카디널스에서 19세이브 14홀드 평균자책점 1.92로 뒷문을 책임졌다. 이어 2017년 20세이브, 2018년 21홀드 3세이브 평균자책점 2.63을 기록하는 등 4년 동안 뛰어난 활약을 남겼다. 그러나 그에 앞서 미국을 밟았던 구대성, 이상훈, 임창용 등은 이렇다 할 활약은 남기지 못하고 귀국했다. 비관적일 이유는 없다. 고우석만큼 젊은 나이에 미국으로 건너간 구원 투수는 드물다. 몸값이나 커리어는 함께 입단할 마쓰이 유키(5년 2800만 달러)에 미치지 못하지만, 그보다 세 살이나 젊다. 고우석은 최근 3년 동안 매년 직구 구속 리그 3위 이내에 이름을 올렸다.한 KBO리그 관계자는 "고우석은 강속구뿐 아니라 커브가 정말 수준급"이라며 "세 구종의 구속과 움직임이 잘 분리된 투수다. 지난해 부진했다는 인상은 있으나 불운의 결과라고 본다"고 전했다. 실제로 고우석의 평균자책점은 2022년 1.48에서 지난해 3.68로 치솟았지만, FIP(수비 무관 평균자책점)는 2.88에서 3.06으로 소폭 올랐을 뿐이었다. 현지에서 평균 이하로 지적받은 제구력만 보강한다면, 김하성처럼 성장을 기대해 볼 수 있다.환경도 좋다. 당장 필승조는 차지하기 어려워도, 샌디에이고는 구원진의 선수층(뎁스)이 얇다. 등판 기회를 마음껏 누릴 수 있다. 홈으로 사용할 펫코파크도 투수 친화적인 구장이다. KBO리그에 이어 MLB에서도 '포스트 오승환'을 이뤄내는 건 고우석 자신에게 달렸다.차승윤 기자 chasy99@edaily.co.kr 2024.01.07 08: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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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S 스타] 오승환답지 않았던 역경의 시즌, 오승환다웠던 '전인미답' 400세이브

400세이브 금자탑은 결코 쉽지 않았다. 그답지 않았던 시즌 페이스, 하지만 결과는 역시 그다웠다.오승환(41·삼성 라이온즈)은 지난 14일 대구 삼성라이온즈파크에서 열린 SSG 랜더스와의 홈 최종전에서 마지막 투수로 등판, 삼성의 4-3 승리를 지켰다. 8회 2아웃 상황에서 마운드에 오른 그는 9회 볼넷 2개와 파울 홈런을 허용하는 등 34구나 던지는 어려운 승부 끝에 세이브를 올렸다. 오승환은 시즌 30세이브와 함께 KBO리그 통산 400세이브라는 대위업을 달성했다. KBO리그 400세이브는 오승환이 최초로 달성했다. 리그에서 300세이브 고지를 밟은 선수도 오승환이 유일하다. 이 부문 2위 손승락(은퇴)이 271개를 기록했다. 현역 선수로는 정우람(한화 이글스·197개) 이용찬(NC 다이노스·156개) 고우석(LG 트윈스·138개)이 오승환의 뒤를 쫓고 있다. 1위와의 격차가 상당하다. 오승환이 6년간(2014~2019) 일본리그와 메이저리그(MLB)에서 활약했음에도 그의 기록을 아무도 넘보지 못했다. 해외 진출 전까지 9시즌 동안 이미 277개의 세이브를 올리며 독보적인 활약을 펼치고 떠났기 때문이다. 압도적인 구위와 돌부처 포커페이스가 돋보였던 오승환은 한국으로 돌아온 풀타임 첫해(2021년) 44개의 세이브를 작성하며 최고령 세이브왕에 등극하기도 했다. KBO리그 컴백 후 ‘리그 300세이브’와 ‘한·미·일 500세이브’ 등 굵직한 기록을 세우던 그였기에 한국 무대 400세이브 달성도 순조로울 것만 같았다. 하지만 순탄치 않았다. 지난해는 발목 부상으로, 올해는 원인 모를 부진이 이어졌다. 시즌 초반엔 투구 페이스를 찾기 위해 프로 데뷔 처음으로 선발 마운드에 오르기도 했고, 2군도 두 차례 다녀왔다. 오승환답지 않은 시즌을 보냈다. 하지만 오승환은 오승환이었다. ‘에이징 커브(일정 나이가 되면 운동능력이 저하되며 기량 하락으로 이어지는 현상)’에 대한 의심을 이겨내며 자기 페이스를 유지하던 그는 후반기 반등에 성공했다. 후반기에만 2점대 평균자책점(2.20)과 20세이브를 올리며 400세이브라는 금자탑을 세웠다. 그는 지난 인터뷰에서 "지금의 나는 한 경기 안 좋을 때마다 나이에 대한 우려가 따라붙는다. 은퇴 이야기도 많이 들었다. 하지만 나도 매번 잘할 순 없다. 전성기 시절과 비교하려고만 하니 아쉽다”라면서 “그럴수록 나는 내 일에만 집중했다. 반등할 거란 믿음이 있었고 (부진했던 전반기와) 크게 달라진 것 없이 나를 믿고 남은 시즌을 임하고 있다”라며 묵묵히 자신의 길을 걸어왔다고 말했다. 대기록 달성 후 오승환은 “내색하진 않았지만 그동안 400세이브에 관해 부담을 느끼고 의식도 했다”고 털어놨다. 수많은 기록 중 400번째 세이브가 가장 기억에 남는다고 했다. “올해 고개를 들지 못할 성적을 올려 죄송하다”고 말한 그는 “(개인적으로) 남은 목표는 없다. 그저 팀이 승리를 많이 거두면 좋겠다”고 소감을 전했다. 윤승재 기자 2023.10.15 13:40
프로야구

[단독 인터뷰] 오승환과 함께 달라진 불펜 투수의 위상, "일간스포츠 덕이죠"[창간 54]

“일간스포츠 덕을 많이 봤죠.”오승환(41·삼성 라이온즈)과 본지 창간 특집 인터뷰를 진행하던 도중 KT 위즈 투수 박영현(19)이 찾아왔다. 박영현은 어렸을 때부터 오승환을 보고 야구선수의 꿈을 키워왔던 선수. 어린 선수들에게 롤모델을 물어보면 선발 투수나 홈런 타자의 이름만 나왔던 이전과는 달리, 이젠 박영현처럼 ‘제2의 오승환’을 꿈꾸는 젊은 선수들이 제법 많아졌다. 이를 흐뭇하게 바라보던 오승환은 “일간스포츠의 덕을 봤다”라고 말했다. 일간스포츠가 조아제약과 공동 주관하는 ‘조아제약 프로야구대상’을 말한 것이다. 일간스포츠는 1994년부터 매년 최고의 활약을 펼친 불펜 투수에게 ‘최고구원투수상’을 시상하고 있다. KBO리그 최고의 마무리인 오승환도 이 상을 5차례(2006·2008·2012·2013·2021년)나 수상했다. 오승환은 2021년 수상 당시 “요즘 불펜 투수의 위상이 많이 올라갔다. (불펜 투수의 활약을 조명하는) 최고구원투수상을 만들어주셔서 감사드린다”고 말한 바 있다. 불펜 투수 위상 높인 선수와 신문오승환은 “최고구원투수상 덕분에 불펜 투수들의 활약이 조명을 받는다. 상을 통해 불펜 투수의 가치가 높아지고, 목표 의식도 생기기 때문에 선수들에게 힘이 많이 된다. 또 상을 받는 모습과 선수들의 수상 소감까지 더해지면서 아마추어 선수들에게 목표를 심어주는 것 같다. 상 덕분에 불펜 투수의 위상이 전반적으로 높아진 것 같아 기분이 좋다”라고 감사를 전했다.오승환은 이전부터 불펜 투수가 저평가를 받는 것에 대해 아쉬움을 토로해 왔다. 2021년 리그 최우수선수(MVP) 후보에 거론됐던 오승환은 “불펜 투수가 얼마나 잘해야 MVP가 될 수 있을까. ‘구원 최초의 MVP’라는 새로운 이정표를 세워보고 싶다”라며 포부를 밝히기도 했다. 2년이 지난 지금도 그의 생각은 같다. 오승환은 “야구장에서 뛰는 선수들 누구 하나 안 힘든 선수가 없다. 하지만 불펜 투수들은 조명을 받지 못하는 것 같아 많이 아쉽다”라고 힘줘 말했다. 마인드 컨트롤과 에이징 커브한 번의 실수로 패배하면 비난이 집중되는 보직이 불펜 투수다. 잘해야 본전인 게 마무리 투수의 숙명이다. 그만큼 엄청난 스트레스에 노출된다. 프로 19년차 베테랑이자 포커페이스로 유명한 오승환도 마인드 컨트롤은 여전히 어렵다. “못한 날이면 나도 괴롭다. 그날은 잠도 못 잘 정도로 힘들고 화도 난다”는 그는 “공 하나에 운명이 갈리는 것이 불펜 투수다. 그만큼 스트레스가 크다. 마인드 컨트롤이 정말 중요한 보직이다”라고 말했다.오승환도 이번 시즌 어려운 시간을 보냈다. 전반기 26경기에 나와 2승 3패 2홀드 10세이브 평균자책점 4.80로 부진했다. 투구 페이스를 찾기 위해 프로 데뷔 처음으로 선발 마운드에 오르기도 했고, 2군도 두 차례 다녀왔다. ‘돌부처’라는 별명답지 않게 경기 중 화를 표출하는 일도 있었다. 오승환은 “아쉬움이 많았던 전반기였지만 다시 반등할 거라는 믿음이 있었다. 똑같은 실수를 하지 않기 위해 더 많이 준비했다”라고 돌아봤다. 주변의 부정적인 시선도 의식하지 않으려고 노력했다. 오승환은 “지금의 나는 한 경기 안 좋을 때마다 나이에 대한 우려가 따라붙는다. 은퇴 이야기도 많이 들었다. 하지만 나도 매번 잘할 순 없다. 전성기 시절과 비교하려고만 하니 아쉽다”라고 말했다. “그럴수록 나는 내 일에만 집중했다. 나를 믿고 (부진했던 전반기와) 크게 달라진 것 없이 남은 시즌을 임하고 있다”라고 말한 그는 우려의 시선을 극복하고 후반기 24경기 2승 2패 14세이브 평균자책점 3.09로 부활했다. 400세이브와 ‘선동열 방어율’어느덧 오승환은 KBO리그 통산 400세이브까지 단 6개만을 남겨두고 있다. 이미 KBO리그 최다 세이브 기록을 보유하고 있고, 2위(손승락·271개)와도 100개 이상 큰 격차로 앞서 있다. 그러나 오승환은 안주하지 않는다. 400세이브를 향해 자신을 더 채찍질하고 있다. 오승환은 “사실 숫자에 연연하는 편은 아닌데, 400세이브가 눈앞에 다가오니 앞자리 숫자를 바꾸고 싶은 욕심이 생겼다. 그래야 마음이 홀가분할 것 같다”라며 대기록을 향한 각오를 드러냈다. 1점대 평균자책점(ERA, 방어율)을 향한 여정도 이어간다. 오승환은 지난해까지 통산 1.93의 ERA를 기록 중이었으나, 올 시즌 부진으로 통산 기록이 2.08까지 치솟았다. 그는 선동열(1.20) 전 국가대표 감독에 이어 1점대 통산 ERA를 기록할 유력 후보였다. ‘선동열 방어율’은 야구 용어를 너머 난공불락의 관용적 표현이 됐다. ‘1점대 방어율’을 꿈꾸는 이유다.하지만 오승환은 덤덤했다. 그는 “아직 (커리어가) 끝난 게 아니지 않나”라면서 재도전 의사를 내비쳤다. 오승환은 “지금으로선 하루하루를 최선을 다해 보내는 것이 내 목표”라면서 대기록을 향해 천천히 걸어가겠다고 말했다.수원=윤승재 기자 2023.09.26 1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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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종문의 진심 합심] 감독 말은 리더십의 증거다

"기자회견장에선 너희를 목숨이 다하는 날까지 지킬 것이며, 라커룸에선 너희에게 진실을 말하겠다."펩 과르디올라 (맨시티)의 말입니다. 스포츠 저널 '디 애슬레틱'에서 인용했습니다. '천재들 뒤를 받치는 이 남자 (the man behind the genius)'라는 제목의 기사입니다. 바로 펩입니다. 그는 올해 영국 프리미어리그에서 맨시티의 트레블을 이끈 축구계 최고의 명장입니다.리더십은 저 약속에서 시작합니다. 2016년 맨시티를 맡으며 팀을 하나로 묶기 위해서 였습니다. 실력과 자존심, 근성 모두 세계 최고인 선수들을 연결시키는 힘은 팀 워크이고 관계에서 나옵니다. 따라서 선수들에게 "외부의 비판에서 보호하겠다, 책임은 감독이 진다, 대신 우리는 거침없는 사이임을 약속하자"는 메시지를 전한 것입니다. 펩이 요구하는 창의적인 전술도, 선수 못지않은 그의 다혈질도 선수들과 자주 부딪히지만 그건 어디까지나 라커에서, 피치 안에서 이뤄집니다. 그리고 실력을 보여 줍니다. 감독의 말은 그렇게 권위가 살고, 철학이 됩니다.스타 감독의 말은 미디어와 팬의 주목을 받습니다. 감독이 셀럽입니다. 사이다 같은 한마디를 바라는 미디어와 팬의 기대는 당연합니다. 그러나 감독이 끝까지 지킬 사람은 선수입니다. 감독의 생각을 경기장에서 구현하는 건 누구도 아닌, 선수이기 때문입니다. 밖에선 눈치 못 채는 감독의 말을 놓고 라커룸에선 그 미묘한 차이로 논쟁하고, 오해하기 일쑤입니다. '말이 바뀐다, 약속 안지킨다, 인터뷰를 왜 저렇게 하나'라며 불만이 쌓입니다. 이건 전염성이 매우 강합니다. 오승환 선수의 최근 불거진 감정표출도 저는 이런 관점으로 봤습니다. 팀내 최고 베테랑과 감독의 관계, 소통의 이슈라고 생각합니다. 이 문제를 다루기 앞서 먼저 말씀드릴 게 있습니다. 오 선수가 교체될 때 공을 관중석으로 던져 버리고, 더그아웃에서 글러브를 발로 차는 행동은 좋지 못했습니다. 적어도 마운드를 내려올 때 공을 관중석에 그렇게 던진 건 잘못입니다. 누군가 다칠 수 있습니다. 그런 부분은 전달됐으면 합니다. 물론 저는 스포츠 선수의 멘탈과 관련, 경기 중이라도 감정을 적절히 드러내고, 해소하는 과정을 중요하게 봅니다. 그러나 감정에 솔직하다고 해서 즉흥적이거나 자극적일 필요는 없습니다. 자기 몸, 마음이 더 다칠 수 있습니다. 주변에 끼칠 피해도 있고요. 이것도 일종의 루틴으로 만들 것을 권합니다. 자기만의 공간, 자기만의 안전한 방식으로 말입니다.오 선수가 그 정도로 흥분한 이유가 궁금해 당시 장면을 여러 번 돌려봤습니다. 교체 통보를 하러 오 선수에게 다가가는 투수 코치의 표정과 입 모양이 심상찮다고 느꼈습니다. 상황으로 미뤄 선수를 다독여야 하는데 정현욱 코치에겐 그 이상이 느껴집니다. 바로 그 순간 오승환 선수가 평상심을 잃습니다. 과연 무슨 말을 코치가 했을까요. 다음날 박진만 삼성 감독의 인터뷰입니다. "당초 세 타자 상대하고 오승환에게 강한 알포드 타석 때 바꾸는 걸로 계획돼 있었다."미리 계획했는데 돌부처가 저토록 흥분했다고? 이것이 저의 의문입니다. 그런 작전이었다면 오승환 정도의 베테랑에겐 등판 전에 공유하지 않나? 소통에 어딘가 빈틈이 있나? 과연 이번 일 때문만일까? 이것은 저의 가설입니다. 최근 감독 워딩과 결정에서 뭔가 결이 어긋나 보이는데 정렬이 필요해 보이는 건 저만의 생각일까요.박 감독은 다음날 오 선수를 면담하고 2군으로 보냅니다. 미디어에선 박 감독이 취임식에서 선수단에 공표한 원칙(팀 분위기를 해치는 선수는 용납하지 않겠다)을 꺼내든 것으로 설명합니다.그런데 관련 기사를 보며 저는 또 의문이 생겼습니다. 박 감독이 오 선수의 심리, 불안 등의 단어를 인터뷰에서 꺼냈기 때문입니다. 오 선수 행동에 문제가 있다고 해도 면담 내용을 공개할 땐 조심해야 할 부분이 있습니다. 한 사람의 일방적인 해석일 수 있기 때문입니다. 팀의 역학, 관계, 선수의 멘탈에 대한 전문가로서 드리는 말씀입니다. 존재감이 큰 선수이기에 직접 해명하고 책임있는 자세를 보일 기회를 스스로 갖게 해줬으면 어땠을까요.한국코치협회 인증코치 김종문김종문은 중앙일보 기자 출신으로, 2011~2021년 NC 다이노스 야구단 프런트로 활동했다. 2018년 말 '꼴찌'팀 단장을 맡아 2년 뒤 창단 첫 우승팀으로 이끌었다. 현재 한국코치협회 인증코치(KPC)다. 2023.06.26 11:09
프로야구

"팀 분위기 해치면 용납 못해", 오승환도 예외 없었다 [IS 포커스]

“팀 분위기를 해치는 선수는 절대 용납하지 않을 것이다.”지난해 겨울, 박진만 삼성 라이온즈 감독은 취임식에 선수들을 불러 놓고 이렇게 이야기했다. 당시 박 감독은 “팀 분위기를 해치는 상황이나 경기 중 집중력이 떨어져 있고 해이한 모습을 보면 절대 용납하지 않을 것이고 조치할 것이다”라고 강하게 이야기했다. 지난해 특유의 카리스마로 위기에 빠진 팀을 수습했던 박 감독은 정식 감독이 된 뒤에도 강력한 카리스마를 앞세워 ‘원 팀(one team)’의 분위기를 강조했다. 지난 16일 박진만 감독이 강조했던 일이 발생했다. 16일 수원 KT 위즈전에서 오승환이 강판 과정에서 취한 행동이 문제가 됐다. 1점 차 리드 중인 8회 마운드에 오른 오승환은 선두타자 연속 안타 뒤 희생번트를 내주고 강판 됐다. 오승환이 던진 공은 단 7개. 그는 교체 지시를 위해 마운드에 올라 온 정현욱 투수코치에게 공을 주지 않고 관중석으로 공을 던져 불만을 표출했다. 더그아웃에 돌아온 뒤에는 글러브를 바닥에 패대기친 뒤 발로 차는 등 격한 모습도 보였다. ‘돌부처’라 불리는 그의 이례적인 분노에 삼성 더그아웃도 차갑게 얼어붙었다. 오승환의 이 행동은 팀 분위기를 강조하는 박진만 감독의 지적을 피할 수 없었다. 다음날 박 감독은 “팀 내 고참 선수로서 다시 한 번 생각해야 할 행동”이라며 오승환의 행동을 되짚었다. 하루 뒤엔 1군에서 말소했다. 불펜진 평균자책점 최하위(5.17)를 달리던 삼성에서 가장 믿음직한 자원인 오승환을 1군에서 말소하는 초강수까지 뒀다. 박진만 감독은 “경기가 잘 안 풀리다 보니 선수가 그렇게 표현했겠지만, 현재 팀 분위기가 (연패로) 가라안자 있고, 젊은 선수들이 많은 가운데 한 번 더 생각해야 했다”라고 재차 이야기했다. 오승환 역시 박진만 감독과의 개인 면담을 통해 이를 인정했다. ‘갑자기 그런 상황이 발생해 나도 모르게 그런 행동을 했다’라고 이야기했다. 박진만 감독은 “오승환이 마음을 추스를 수 있도록 1군에서 말소했다”라면서 “심리적으로 안정을 취하고 몸 상태가 괜찮다면, 최고참으로서 불펜진에 분명 힘이 될 선수기 때문에 잘 추스르고 돌아왔으면 한다”라고 전했다. 한편, 오승환의 복귀 시점은 정해지지 않았다. 퓨처스리그 등판을 통해 컨디션을 파악한 뒤 좋다고 판단되면 열흘 뒤 바로 1군에 올릴 계획이지만, 좋지 않을 경우엔 시간을 조금 더 지켜볼 예정이다. 박진만 감독은 “당분간 팀의 마무리는 좌완투수 이승현이 맡는다. 오승환이 돌아온 뒤에도 상대 타순 및 상황을 보고 필승조를 운영할 계획이다”라고 말했다. 수원=윤승재 기자 2023.06.19 05:38
골프일반

한일 샷대결 최종 승자는 양지호...한국 골퍼 자존심 지켰다

양지호(34)가 한국프로골프(KPGA)투어 하나은행 인비테이셔널(총상금 10억원)에서 우승했다. 양지호는 18일 일본 지바현 지바 이스미 골프클럽(파73·7625야드)에서 열린 대회 최종 4라운드에서 버디 5개, 이글 1개, 보기 1개를 묶어 6언더파 67타를 쳤다. 이로써 최종합계 20언더파 272타를 기록한 양지호는 2위 나카지마 케이타(일본·19언더파 273타)를 한 타 차로 제치고 우승했다. 양지호는 코리안투어 통산 2승째를 올렸고, 지난해 5월 KB금융 리브챔피언십에서 14년 만의 첫 우승을 한 이후 13개월 만에 승수를 추가했다. 이번 대회는 하나은행 인비테이셔널 사상 처음으로 KPGA와 일본프로골프투어(JGTO) 공동 주관으로 열렸다. KPGA의 상위랭커 16명과 JGTO 상위랭커 60명이 우선 초대됐다. 미묘하지만 팽팽하게 한일 골프의 자존심을 건 경쟁이 이어졌다. 2라운드를 마친 후 한국 국적 선수 76명 중 51명이 대거 컷 탈락하면서 대회의 흐름은 일본 선수 쪽으로 기우는 듯했다. 그러나 3라운드부터 분위기가 바뀌었다. 장동규가 3라운드에서만 8타를 줄이면서 공동 선두로 뛰어올랐고, 첫날 공동 선두로 시작했던 양지호는 꾸준히 선두권을 지켰다. 양지호는 4라운드에서 단단한 뒷심을 보여줬다. 4라운드를 선두와 한 타 차 공동 3위로 출발한 양지호는 챔피언조에서 나카지마, 장동규와 함께 했다. 한때 양지호와 나카지마, 장동규와 사토 다이헤이(일본)까지 가세해 네 명이 공동선두에 오르는 등 한일 선수들의 우승 경쟁이 치열했다. 흐름이 바뀐 건 양지호가 12번 홀(파5)에서 이글을 낚으면서부터였다. 양지호는 이글 퍼트를 성공시키며 단독 선두로 치고 나갔다. 그는 16번 홀(파4)에서 보기를 기록했지만, 17번 홀(파5)과 18번 홀(파5)에서 연속 버디를 잡아내며 한 타 차 선두를 계속 유지했다. 나카지마는 18번 홀(파5)에서 세컨드 샷을 그린에 올린 후 과감하게 승부를 연장으로 몰고 가기 위한 먼 거리 이글 퍼트를 노려 봤다. 그러나 힘이 들어간 퍼트가 크게 홀을 지나쳤다. 양지호는 하나은행 인비테이셔널 우승 상금 2억원을 받았다. 그는 “마지막 조라서 긴장을 많이 했다. 한국과 일본의 라이벌 의식 같은 것도 재미도 있어서 더 집중하려고 노력했다”며 웃었다. 2년째 아내 김유정씨와 캐디로 호흡을 맞추고 있는 양지호는 “마지막 순간까지 아내가 집중하라고 말해줬다”고 했다. 양지호가 우승을 확정한 순간 김유정씨도 함께 물세례를 맞으며 세리머니를 함께 했다. 마지막까지 양지호를 위협했던 나카지마는 현 JGTO의 강자다. 이번 대회를 포함해 최근 4개 대회에서 우승 한 차례, 준우승 세 차례를 기록했다. 아마추어 세계랭킹 1위 출신으로, 지난해 9월 프로로 전향한 22세의 젊은 에이스다. 돌부처처럼 침착하게 플레이한 양지호와 젊은 영건의 에너지를 보여준 나카지마의 샷 대결은 한일 공동 주관으로 열린 이번 대회를 더 풍성하게 했다. 사토가 18언더파 274타 단독 3위를 기록했고, 장동규가 17언더파 275타고 4위에 올랐다. 하나은행 인비테이셔널에는 한국과 일본을 비롯해 필리핀, 중국, 호주 등 아시아 골프를 대표하는 총 144명의 골퍼가 참가했다. 우승자 양지호는 코리안투어와 JGTO 양쪽 투어에서 각 2년 시드를 받는다. 양지호는 “한국과 일본이 교류하는 게 너무 즐거웠다. 좋은 코스와 좋은 환경에서 경기하는 게 좋았고, 기회가 된다면 일본 선수들과 더 자주 경기했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한국과 일본 상위 랭커들의 진검승부는 냉정한 현실 진단도 남겼다. 4라운드에만 6타를 줄이며 공동 12위로 대회를 마무리한 박상현(13언더파 279타)은 “한국 선수들이 많이 컷 탈락한 건 쇼트 게임에서 일본 선수들과 차이가 많이 났기 때문”이라고 분석하며 “한국은 골프장에 가면 ‘칩핑 금지’라는 표지판이 많다. 실전처럼 쇼트 게임을 연습할 수 있는 환경이 일본에 비해 부족한 게 결국 쇼트 게임의 약점으로 이어진 듯하다”고 아쉬워했다. 지바(일본)=이은경 기자 2023.06.18 16:57
프로야구

[IS 수원] '불펜 최하위' 삼성, 오승환 1군 말소 왜? "마음 추스르고 돌아왔으면"

“마음을 잘 추스르고 1군에 올라왔으면 한다.”삼성 라이온즈가 18일 마무리 투수 오승환(41)을 1군 엔트리에서 말소했다. 이틀 전 경기에서 있었던 그의 분노 표출이 이유였다. 오승환은 지난 16일 수원 KT 위즈전에서 8회 구원 등판했으나, 연속 안타와 희생번트를 내주고 세 타자만 상대한 뒤 강판됐다. 오승환이 던진 공은 단 7개였지만, 삼성은 빠르게 불펜을 가동했다. 오승환은 교체 지시를 위해 마운드에 올라 온 정현욱 투수 코치에게 공을 주지 않고 마운드에서 내려갔다. 그러더니 텅 빈 관중석 방향으로 공을 던져 불만을 표출했다. 더그아웃에 돌아온 뒤에는 글러브를 바닥에 패대기친 뒤 발로 차는 등 격한 모습까지 보였다. ‘돌부처’라 불리는 그의 별명답지 않은 모습. 다음날 박진만 삼성 감독은 “우리는 단기전을 치르는 것이 아니라 장기 레이스를 하고 있다. (화를) 표출하는 것에 대해 고참으로서 다시 한 번 생각해야 할 것 같다”고 말하기도 했다. 하루 뒤 오승환은 엔트리에서 말소됐다. 불펜 평균자책점 최하위(5.17)의 삼성으로선 가장 믿음직한 자원을 내려보내는 큰 결단을 내렸다.박진만 감독은 “오승환과 어제 면담했다. 지금 팀 분위기가 다운돼 있는데 아쉬운 모습을 보였다는 점에 대해 본인도 인지했다. 자기도 모르게 그런 행동이 나왔다고 하더라”면서 “잘 안 풀리다 보니 그렇게 표현했지만, 한 번 더 생각해야 할 행동이었다. 퓨처스(2군)에서 마음을 잘 추스르고 돌아오면 좋겠다”라고 말했다.당시 오승환이 공 7개만 던지고 교체된 것에 대해 박진만 감독은 “원래 세 타자만 상대하고 내려오는 것으로 계획돼 있었다. 상대 타자 앤서니 알포드가 오승환에게 강해서 좌완 이승현을 준비시키고 있었다”라면서 “(오승환이) 완벽하게 막고 내려오고 싶었겠지만, 위기 상황이어서 교체했다”라고 설명했다.당분간 삼성의 마무리는 좌완 이승현이 맡는다. 오승환의 정확한 복귀 시점도 정해지지 않았다. 박진만 감독은 “오승환이 올라오면 상대 타순에 따라 좌완 이승현과 번갈아 마무리로 기용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수원=윤승재 기자 2023.06.18 16:08
프로야구

글러브 집어 던진 오승환의 '공개 분노'…무엇이 문제였을까

전례를 찾기 힘든 오승환(41·삼성 라이온즈)의 '분노 표출'이었다.삼성은 16일 수원 KT위즈파크에서 열린 KT 위즈 원정 경기를 6-7로 패했다. 3회까지 5-1로 앞섰지만, 경기 중후반 불펜이 급격하게 무너졌다. 6-6으로 맞선 9회 말 무사 1·2루에서 왼손 불펜 이승현이 이호연에게 통한의 끝내기 안타를 허용했다. 주중 LG 트윈스 원정 3연전을 싹쓸이당했던 삼성은 시즌 4연패에 빠져 25승 35패로 승패 마진 '–10'을 기록하게 됐다.경기 결과만큼 눈길을 끈 건 오승환이었다. 6-4로 앞선 8회 말 등판한 오승환은 첫 타자 정준영을 투수 앞 번트 안타로 내보냈다. 이어 박경수에게 1타점 2루타를 허용했다. 6-5로 앞선 무사 2루에선 안치영의 희생번트로 1사 3루. 박진만 감독은 외국인 타자 앤서니 알포드 타석에서 투수 교체를 선택, 이승현을 마운드에 세웠다. 그런데 정현욱 투수 코치의 교체 사인 후 마운드를 내려가던 오승환이 들고 있던 공을 3루수 관중석으로 힘껏 집어 던졌다.그의 분노는 여기서 그치지 않았다. 더그아웃으로 들어간 오승환은 글러브를 집어 던진 뒤 발로 차는 모습까지 중계 카메라에 찍혔다. 평소 별명이 '돌부처'일 정도로 감정을 잘 드러내지 않는 선수이기 때문에 그만큼 '이례적인' 장면이었다. 경기를 중계한 이상훈 MBC스포츠플러스 해설위원은 "오승환 선수가 이러는 거 처음 본다"고 말했다. 분노 표출의 이유는 다양하게 해석할 수 있다. 부진한 투구(3분의 1이닝 2피안타 2실점 1자책점)에 대한 자책, 박경수 타구를 잡지 못한 중견수 김현준을 향한 아쉬움이 복합적으로 작용했을 수 있다. 아무래도 가장 눈여겨볼 부분은 교체 시점. 1사 3루에서 강판당한 오승환의 투구 수는 7개에 불과했다.오승환은 KBO리그 통산 세이브 1위(379개)인 전문 마무리 투수다. 그런데 KT전에선 9회가 아닌 8회 마운드를 밟았다. 2이닝 마무리를 맡기는 게 아니라면 9회에는 다른 불펜이 마운드를 밟을 가능성이 컸다. 그 의미는 이날 오승환을 마무리 투수로 기용하지 않는다는 해석이 가능했다. 위기 상황에서 바로 교체까지 됐으니, 자존심이 상할 수 있었다.시즌 내내 들쭉날쭉한 오승환은 지난 5월 초 2005년 프로 입문 후 처음으로 '선발' 등판했다. 구위 회복을 위한 '극단적인 처방'이었다. 한동안 2군 밥을 먹기도 했지만, 여전히 안정감이 떨어진다. KT전 8회 등판을 두고 여러 해석이 가능한 이유다. 투수 교체를 두고 선수가 결과를 민감하게 받아들일 수 있는 상황이었다.삼성의 불펜 운영은 결과적으로 실패했다. 삼성은 8회 말 2사 3루에서 3루수 김영웅이 박병호의 평범한 3루 땅볼을 1루에 악송구 6-6 동점이 됐다. 그리고 9회 말 끝내기 안타를 맞고 패했다. 1패보다 더 심한 건 팀의 분위기. 베테랑 오승환의 공개 분노 표출을 어떻게 수습하느냐가 더 중요해졌다. 최하위 한화 이글스에 0.5경기 차로 쫓긴 삼성의 '진짜 위기'이다. 배중현 기자 bjh1025@edaily.co.kr 2023.06.17 00:01
프로야구

오승환에게도 너무나도 특별했던 커피 트럭, 그리고 +500잔

삼성 라이온즈 '끝판대장' 오승환(41)에게도 커피 트럭이 도착했다. 이번 '깜짝 선물'은 다소 특별했다. 오승환이 직접 '셀프 홍보'를 자처했다. 지난 11일 대구삼성라이온즈파크에서 열린 삼성-롯데 자이언츠전을 앞두고 삼성 선수단 및 관계자들이 속속 커피 트럭으로 모여들었다. 오승환이 지난 6일 달성한 한미일 통산 500세이브 달성을 축하하기 위해 준비된 것이었다. 오승환의 친구들이 이벤트를 마련해 깜짝 선물했다.삼성 시절부터 일본 한신 타이거즈, 미국 메이저리그(MLB) 세인트루이스 카디널스, 토론토 블루제이스, 콜로라도 로키스 시절 유니폼을 입고 공을 던지는 현수막이 세워져 있었다. 커피 트럭에는 '우리는 오승환의 시대에 살고 있다' '500SV 달성 승환이가 해냈어요!' '한미일 승리를 지킨 끝판대장' 등 재치 넘치는 문구도 함께 준비했다. 오승환 및 삼성 선수단뿐만 아니라 팬들을 위해서도 커피 및 음료 500잔을 마련했다.커피를 들고 있던 오승환은 취재진을 만나 "경기 전에 팬들에게도 음료수 500잔을 선물한다고 들었다. 팬들이 있었기에 내가 500세이브를 달성했다는 의미라고 한다"고 소개했다. '돌부처'로 통하는 오승환이지만 커피 트럭 앞에서는 평소보다 훨씬 환한 미소였다. 그는 "지인들에게 정말 고맙다"며 "(지인의 의사와 마찬가지로) 팬들이 있기에 지금의 나도 있을 수 있었다. 약소하지만 팬들에게 고마움을 전달하고자 준비했다. 앞으로도 많은 응원을 부탁드린다. 지금보다 더 좋은 모습 보여드리도록 노력하겠다"고 말했다.대구=이형석 기자 2023.06.12 11: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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