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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일반

[경정] 바람과 너울을 알아야 진정한 경정 전문가

경정은 선수들의 기량과 모터의 성능도 중요하지만, 외부적인 기상 조건도 변수로 작용한다. 대부분 눈이나 비 같은 악천후가 직접적인 방해 요소가 될 것으로 생각하지만, 실제로 가장 많이 신경을 써야 하는 변수는 바람과 경주 수면 상태다.경주 수면에는 경주 전 소개 항주와 구조정 운영 등으로 너울이 발생할 수밖에 없다. 보트 6대가 전속력으로 달리다 보면 너울의 크기는 더 커지게 마련이다. 여기에 바람까지 강하게 분다면 선수들의 턴 마크 공략과 직선 주로 경쟁에 영향을 미친다.경륜경정총괄본부에서 선수들의 안전과 원활한 경주 운영을 위해 미사리 경정장 수면 양쪽에 파도의 에너지를 흡수하는 소파장치를 설치했지만, 발생하는 너울을 완전히 없앨 수는 없다.환절기에는 최대 5m/s까지 강한 바람이 불어서, 선수들과 경주를 관람하는 고객들은 더욱 신경을 써야 한다. 지난 9회차 수요일 3경주 구현구(A2·4기)의 레이스가 바로 그 사례다. 당시 2m/s 남동풍(맞바람)이 불었고, 출전 선수 6명의 대기 행동과 출발 등으로 2 턴 마크 부분에서 너울이 강하게 발생했다. 이때 1 턴 마크에서 휘감아 찌른 후 최영재와 선두 경쟁을 벌이던 구현구가 확실한 승기를 잡기 위해 안쪽에서 전속으로 돌던 중, 너울로 인해 보트가 계속 튀는 현상이 발생했고, 결국 보트가 소파장치까지 밀려 전복된 사례가 있었다.너울과 함께 고려해야 할 다른 변수는 바로 바람이다. 바람의 종류는 크게 뒤바람과 맞바람으로 구분한다. 뒤바람은 선수들의 출발 상황을 기준으로 2 턴 마크에서 1 턴 마크 쪽으로 부는 바람이다. 이러한 뒤바람은 선수들 뒤에서 불기 때문에 바람의 속도를 가늠할 수 없다. 예측이 어려운 탓에 대응도 느려질 수 있다. 평소 배정받은 코스의 기준점에서 가속하는 것이 기본이지만, 뒤바람으로 인해 보트의 속력이 갑자기 빨라진다면 자칫 출발 위반에 걸릴 수 있는 위험이 있기 때문이다.첫 승부 시점인 1회전에서도 바람으로 인해 어려움이 발생한다. 주도권 장악을 위해 휘감는 순간 맞부딪치는 바람으로 자칫 중심을 잃을 수도 있다. 정확하게 자세를 취하더라도 바람이 보트를 밀어내 선회 각을 좁히지 못한다면, 순위 경쟁에서 고전하는 경우도 종종 볼 수 있다.맞바람에서도 어려운 상황이 발생하기도 한다. 뒤바람과는 달리 몸으로 풍속과 풍향을 체감할 수 있다고는 하지만, 바람이 일정하지 않으면 출발선 앞에서 급하게 감속하는 등 승기를 잡는 적절한 때를 놓칠 수 있기 때문이다. 임병준 쾌속정 팀장은 "소개 항주 시 전광판에 풍향과 풍속을 표시하고 있으므로 이를 눈여겨볼 필요가 있다. 이와 더불어 수면이 거칠고 바람이 많이 부는 상황이라면 선수들의 선회하는 모습을 꼼꼼하게 살펴 바람과 너울로 인한 변수에 대비하는 경주 추리가 필요하다"라고 조언했다.안희수 기자 2024.03.13 11:00
골프일반

[뱁새 김용준 프로의 골프모험] 진정한 스포츠맨십 보여줬다...이진혁 프로를 응원하며

이진혁 프로를 처음 만난 것은 지난 2015년 10월이다. 전북 군산에 있는 군산CC였다. 그 때 이진혁 프로는 아직 프로가 아니었다. 뱁새 김용준 프로도 아직 뱁새 김씨일 때이고. 그해 이진혁은 열 일곱 살이었다. 같은 프로 지망생 뱁새 김씨는 마흔 네 살이었고. 뱁새는 이진혁과 직접 이야기를 나눠 본 적은 없다. 이따금 마주치면 눈 인사만 했을 뿐. 선수인 뱁새를 학부모로 오해한 그의 부친과 연습 그린 근처에서 몇 차례 대화를 한 것이 전부이다. 그런 이진혁을 8년이 넘게 지난 지금까지 분명하게 기억하는 것은 그가 보여준 용기에 감동했기 때문이다. 지금부터 그 이야기를 하려고 한다. 지난 2015년 10월30일이다. 그날 뱁새 김용준 프로는 한국프로골프협회(KPGA) 프로 선발전을 가까스로 통과했다. 꿈꾸던 프로 골퍼가 된 것이다. 뱁새는 컷 오프보다 한 타 덜 쳤다. 본선 이틀 합계 15오버파를 친 것으로 기억한다. 첫 날에는 7오버파를 쳤고 이틀째는 8오버파를 쳤다. 프로 선발전인데 이틀 합계 15오버파를 치고도 통과할 수 있느냐고? 그러게 말이다. 보통 상황이면 어림 없다. 본선에서 이틀 합계 2~3오버파는 쳐야 안정권에 든다. 그런데 그 때는 이틀 내내 말도 못할 강풍이 불었다. 모두 속수무책이었다. 페어웨이 오른쪽 끝을 보고 치면 왼쪽 페널티 구역으로 공이 빠지는 판이었다. 물을 건너야 하는 파3에서는 맞바람에 떠밀려 물에 빠지는 일이 속출했다. 공이 바람에 날리니 샷을 낮게 낮게 쳐야만 했다. 드라이버샷은 제 거리를 낼 수가 없었다. 낮게 날아간 세컨샷을 그린이 받아줄 리도 만무했고. 그렇게 한 타 한 타 잃다 보니 너나 없이 점수가 형편 없었다. 그런 상황에서 한 타의 가치는 얼마일까? 짧은 퍼팅이 몇 번 홀을 빗겨갈 때 뱁새는 피가 말랐다. 마지막 홀에서마저 두 발짝짜리 퍼팅을 놓치고 보기로 홀 아웃 하고 나서는 눈물이 왈칵 쏟아졌다. 떨어졌다는 생각에 말이다. 스코어 카드를 내고 들어와서 두 시간 남짓 기다리다가 합격을 했다는 사실을 알고는 또 눈물이 나왔다. 그날 뱁새 보다 더 극적으로 합격한 선수도 있다. 바로 김만일 프로다. 김만일은 연장전을 치러서 합격했다. 무려 아홉 명이 나간 연장전에서 단 한 명을 뽑았다. 그런데 그가 살아남은 것이다. 오늘 이야기 속 주인공 이진혁은 그날 김만일과 함께 연장전에 나간 선수였다. 세컨드 샷을 그린에 올리지 못한 김만일 선수가 제법 먼 거리에서 어프로치를 한 것이 그대로 홀에 빨려 들어갔다고 한다. 김만일이 기적을 일으킨 탓에 이진혁의 도전은 실패로 끝나고 말았다. 그런데 무슨 감동이 있느냐고? 이야기를 더 들어보기 바란다.이진혁은 어쩌면 이날 연장전을 치르지 않을 수도 있었다. 이진혁이 뱁새 보다 한 타 모자라서 연장전에 간 사연은 이렇다. 어느 홀에선가 이진혁이 클럽 헤드를 공 뒤에 댔을 때였다. 공이 뒤로 움직여서 클럽 헤드에 닿고 말았다. 규칙대로라면 1벌타이다. 벌타를 받고 공은 리플레이스 해야 한다. 원래 자리에 갖다 놓고 쳐야 한다는 이야기이다. 이진혁 자신을 제외하고는 이 상황을 본 사람은 아무도 없었다. 순간에 일어난 일이기도 하지만 강풍에 정신을 못 차리는데 남의 일 신경 쓸 여유가 어디 있겠는가? 독자 같으면 어떻게 했을까? 아니, 뱁새 같으면 어떻게 했을까? 한 타가 아쉬운 그 상황에서 말이다. 온 가족이 매달려 단 한 사람에게 모든 것을 쏟아 붓는 그런 부담을 앉은 처지라면 말이다.가슴에 손을 얹고 생각을 해 본다. 뱁새는 자신이 없다. 벌타를 받았다는 사실을 스스로 밝힐 용기가 뱁새에게 있을지 장담 못하겠다는 말이다. 독자는 어떤가? 갓 청년이 된 이진혁은 스스로 벌타를 매겼다. 그 홀에서 친 타수에 벌타 하나를 더해서 스코어 카드를 제출한 것이다. 연장전에 나가야 했을 때 그의 속마음은 얼마나 어떠했을까? 김만일이 멋지게 칩인을 성공했을 때 이진혁은 얼마나 참담했을까? 그 한 벌타 탓에 연장전에 나가야 했던 그의 심정을 나는 짐작도 할 수 없다. 아무도 모르는 그 벌타를 그가 감췄더라면? 그는 뱁새와 같은 타수로 바로 합격했을 것이다. 그랬다면 그날 연장전은 없었을 것이다. 김만일 프로도 합격하지 못했을 것이고. 뱁새는 이 이야기를 이진혁 프로의 아버지에게 전해 들었다. 그리고 그를 위로하고 응원했다. 이진혁 선수는 반드시 대선수가 될 것이라고. 그리고 골프가 아니더라도 반드시 세상에서 제 몫을 하는 멋진 사나이가 될 것이라고. 이진혁은 그 이듬해 봄에 프로 선발전에 당당히 합격했다. 그 이후 뱁새는 매번 이진혁 프로가 선전하기를 기대하면서 2부 투어나 큐스쿨 성적표를 보고 있다. 큐스쿨은 퀄러파잉 스쿨을 줄인 말이다. 투어에 뛸 자격을 가리는 대회를 말한다. 지난해 늦가을에 치른 2024년 코리안투어 큐스쿨에서도 이진혁 프로는 최종 라운드에 진출하지 못했다. 남몰래 응원하던 뱁새는 너무 안타까웠다. 그가 코리안투어에 올라오면 꼭 이 이야기를 독자에게 들려주고 싶었기 때문이다. 그러나 아무려면 어떠랴. 1부 투어에 아직 올라오지 못했다고 해도 그는 진정한 골퍼이다. 뱁새는 그가 골프이든 아니면 다른 어떤 일이든 반드시 성공할 것이라고 믿는다. 독자 중에 누군가가 그의 도전을 후원해 주기를 간곡히 부탁한다. 이진혁 프로는 아마 뱁새가 그의 팬이라는 사실도 모르고 있을 것이다. 이진혁 프로 파이팅.‘뱁새’ 김용준 프로와 골프에 관해서 뭐든 나누고 싶은 얘기가 있다면 메일을 보내기 바란다. 지메일 ‘ironsmithkim’이다. KPGA 프로 2024.02.28 08:14
골프일반

[뱁새 김용준 프로의 골프 모험] 뼈저리게 느끼는 레이업의 가치

창피해서 한동안 어디 가서 말도 못했다. 이제 조금 나아져서 이야기 할 수 있다. 무슨 이야기냐고? 뱁새 김용준 프로가 최근에 치른 대회 이야기이다. 2024년 한국프로골프협회(KPGA) 챔피언스투어 퀄러파잉 스쿨 말이다. 퀄러파잉 스쿨(Qualifying School)이 뭐냐고? 내년에 치를 챔피언스투어 대회 본선에 바로 나갈 수 있는 자격을 정하는 대회이다. 챔피언스투어는 쉰 살 이상만 나갈 수 있는 투어이다. 퀄러파잉 스쿨은 줄여서 큐스쿨(Q-School)이라고 한다. 시드전이라고도 부르고. 시드(Seed)는 투어 본선을 뛸 수 있는 자격을 말한다. 뱁새 김 프로가 이 퀄러파잉 스쿨을 잘 치면 2024년에 여는 열 몇 개 시니어 대회 본선에 나갈 수 있게 되는 것이다. 떨어지면 내년에도 올해처럼 대회마다 예선을 치러야 하고.지난 11월 첫날이었다. 뱁새는 고향인 전남 해남에 있는 솔라시도CC에서 큐스쿨 스테이지1을 치렀다. 큐스쿨은 하루에 끝나는 것이 아니다. 스테이지3가 마지막 관문이다. 프로 골퍼라면 스테이지1부터 치러야 한다. 아마추어 골퍼는 프리(Pre) 스테이지를 거쳐야 하고. 아는 독자도 있을 터이다. 그래도 혹시 시니어 투어를 꿈꾸는 독자가 있다면 조금이라도 도움이 되라고 설명한다.스테이지1은 하루짜리이다. 그날은 가을 안개가 너무 늦게 걷히는 바람에 18홀이 아닌 9홀 성적으로만 가리게 되었다. 뱁새는 8번 홀까지 2오버파로 통과가 무난해 보였다. 8번 홀에서 한 발짜리 버디 퍼팅을 놓치긴 했지만 말이다. 브레이크가 있는 것 같았는데 신기하게 그대로 지나가서 찬스를 놓쳤다. 그 전에 2번 홀에서 두 발짜리 버디 퍼팅은 브레이크를 덜 봐서 놓쳤다. 마음이 상한 상태에서 3번 홀에서 110m짜리 어프러치를 벙커에 빠뜨린 것이 아팠다. 러프와 맞바람을 얕보고 친 탓이었다. 발은 벙커 밖이고 공은 저 아래 벙커 속인 상황이었다. 샷이 두껍게 맞아서 겨우 벙커만 벗었났다. 거기서 또 어프러치를 실수해서 더블 보기를 기록한 것이다. 나머지 홀에서도 여남은 발짝 되는 퍼팅이 홀 옆에 멈춘 것이 두 번이나 되었다. 그렇게 찬스는 다 놓치고 하지 말아야 할 실수는 해서 2오버파가 된 것이다. 썩 좋은 점수는 아니었지만 마지막 홀에서 파나 보기만 하면 스테이지1을 통과하는 것은 무난해 보였다. 마지막인 9번 홀은 350m가 조금 넘는 파4였다. 오른쪽에는 뱁새 드라이버 샷 거리에 큼지막한 벙커가 있었다. 야디지를 보니 왼쪽 페널티구역까지는 272m였다. 왼쪽으로 시원하게 티샷을 하면 짧은 거리가 남을 것이라고 뱁새는 생각했다. 그리고 어프러치를 하면 파로 마치고 스테이지1을 통과할 수 있다고. 그런데 아뿔싸! 직전 홀에서 짧은 퍼팅을 놓친 탓일까? 뱁새가 조금 거칠게 쏜 드라이버 티샷은 제법 감기더니 페널티구역쪽으로 갔다. 가서 보니 공은 페널티구역 안이기는 했지만 물이 없는 자리에 놓여 있었다.300야드나 나간 것일까? 아니면 야디지가 엉터리였을까? 후회가 밀려왔다. 하이브리 클럽으로 200m 남짓만 오른쪽 벙커 앞까지 칠 걸 하는. 살펴보니 공 밑에 돌이 있었다. 돌을 치우면 공이 움직일 상황이었다. 그러면 페널티를 받는다. 뱁새는 순간 고민을 했다. 벌타를 받고 페널티구역 밖에 드롭을 하고 세번째 샷으로 홀을 노릴까? 아니면 옆으로 쳐내서 조금이라도 홀에 더 가까운 데서 다음 샷을 할까? 뱁새는 후자를 택했다. 주저하고 샷을 한 탓일까? 돌 때문이었을까? 공은 페널티구역 밖으로 겨우 두어 발짝 나가서 멈추었다. 경사가 심해서 거의 가슴 높이에 공이 있는 상황이었다. 이제서야 레이업을 하면 포 온 투 퍼팅으로 더블 보기를 할 판이었다.레이업(Lay UP)이란 다음 샷을 치기 쉬운 곳으로 공을 보내는 것을 말한다. 실수할 수도 있는 경우 차선책을 택하는 것이 레이업이다. 뱁새는 두 클럽쯤 길게 잡고 그대로 홀쪽으로 샷을 했다. 공은 여남은 발짝 나가서 나무에 걸리는 자리에 놓이고 말았다. 홀까지 몇 십 미터 밖에 남지 않았지만 웨지로도 나무를 넘기기는 어려워 보였다. 나무에 맞더라도 네번째 샷을 홀로 쏴야만 했다. 기적이 일어나서 붙어야 보기를 할 수 있다고 생각한 것이다. 웨지 샷이 깨끗이 맞기는 했지만 나뭇가지를 스치더니 공이 그린 사이드 벙커에 빠졌다. 또 발이 벙커 밖에 놓이는 고약한 샷이었다. 뱁새는 다섯번째 샷으로 홀에 집어 넣어야 된다는 생각을 했다. 어려운 벙커샷이었지만 잘 들어갔다. 그래도 빠른 가을 그린에 튀더니 홀에서 네 발 내리막 퍼팅이 남았다. 넣으면 더블 보기. 어떻게든 넣고 결과를 기다려야 했다. 그러나 퍼팅은 홀을 살짝 스쳐 지나갔다. 트리플 보기. 뱁새는 9홀에 5오버파를 치고 말았다. 뱁새가 속한 조의 스테이지1 커트라인은 9홀에 4오버파였다. 뱁새가 마지막 홀에서 한 여러 실수 가운데 단 한 개라도 하지 않았다면 가까스로 스테이지1을 통과할 수 있었을 터였다. 뱁새는 티샷을 레이업 했어야 했다. 페널티구역에서도 벌타를 받고 플레이 했어야 했고. 그 다음부터는 내친 걸음이었다고 해도 말이다.레이업. 말로는 쉽다. 뱁새도 제자에게 얼마나 강조하는데. 그런데 막상 눈 앞에 놓인 상황에서 레이업을 선택하지 못했다. 그렇게 뱁새가 몇 달간 준비한 2024년 KPGA 챔피언스투어 퀄러파잉 스쿨은 물거품이 되고 말았다. 반드시 풀 시드를 갖고 내년에 뛰어보겠다는 그 꿈이 말이다. 몇 달을 준비하고 단 아홉 홀 만에. 내색을 안 하려고 했지만 너무나 뼈 아픈 실수였다. 레이업 하라! 뱁새처럼 허망하게 무너지지 말고. 아! 내년에 예선을 치를 생각을 하니 앞이 너무 막막하다. ‘뱁새’ 김용준 프로와 골프에 관해서 뭐든 나누고 싶은 얘기가 있다면 메일을 보내기 바란다. 지메일 ‘ironsmithkim이다. 김용준 KPGA 프로 2023.12.13 07:12
골프일반

[뱁새 김용준 프로의 골프모험] 벼락 연습은 차라리 안 하는 게 낫다

'이제 너희들은 내 손에 다 죽었어' 라이벌과 승부를 앞둔 전날 밤 칼을 갈면서 이런 생각을 해 본 적이 있는 독자는 손을 들어보기 바란다. 막상 다음날 결과는 어떠했는가? 상대를 늘씬하게 패주었는가? 진짜로 그랬다면 기량이 빼어난 골퍼가 틀림 없다. 하루도 거르지 않고 연습을 하는 그런 골퍼 말이다. 웬걸! 막상 라운드 당일에는 이상하게 안 풀려서 진땀을 뺐다고? 십중팔구 그랬을 것이다. 벼락 연습으로 재미를 보았다는 골퍼는 드물다. 그럴 수 밖에 없다. 8년 전 일이다. 뱁새 김용준 프로는 마흔 살을 훌쩍 넘은 나이에 한국프로골프협회(KPGA) 프로 선발전을 도전했다. 두 번 떨어지고 세 번째에 가까스로 통과한 것은 애독자라면 이미 다 아는 이야기이다. 그 세 번째 도전을 할 때인 지난 2015년 10월 마지막 날이었다. 그 때는 아직 프로가 아닌 '뱁새 김씨'는 이제 하루만 잘 치면 프로가 되는 단계까지 올라왔다. 예선전 1라운드와 2라운드를 우수한 성적으로 통과했다. 본선 첫날도 강풍을 이기고 선전했다. 얼마나 바람이 강했는지 뱁새가 7오버파나 쳤는데도 같은 조에서 21등으로 끝낼 수 있었다. 45등까지가 합격인데 말이다. 본선 마지막 날만 잘 치면 되는 상황. 뱁새는 푹 자고 잘 먹고 발걸음도 가볍게 대회장으로 나섰으면 얼마나 좋았을까? 그런데 전혀 그렇지 못했다. 몸은 천근만근이었다. 어깨에 바위덩어리를 하나 올려놓은 것 같았다. 전날 밤 잠을 거의 자지 못한 탓도 있었다. 그런데 몸이 무거운 데는 더 큰 이유가 있었다. 전날 시합을 마친 뱁새는 저녁을 먹고 드라이빙 레인지를 찾았다. 몇 가지 연습을 해야겠다는 생각이 들어서였다. 등수는 제법 좋았지만 맞바람에 고전을 하고 나니 아쉬웠다. 드라이버 티샷을 낮게 보내는 연습을 하고 싶었다. 나름대로 잘 한다고 자부하던 펀치샷 감각도 더 깨우고. 뱁새는 그날 저녁 90분간이나 연습을 했다. 그것도 파워 게임만. 얼마나 공이 시원하게 뻗어나가던지! 뱁새 입꼬리는 저절로 올라갔다. 신이 나서 강풍 속에서 시합을 치르느라 탈진한 것도 잊고 공을 치고 또 쳤다. 한 달 넘게 혼자서 대회장 부근에 숙소를 잡고 칼을 가느라 쌓인 피로도 아랑곳하지 않고 말이다. 자신감에 한껏 부푼 뱁새는 숙소로 돌아왔다. 그 때 뱁새가 한 생각이 바로 '드디어 나도 프로 골퍼가 되는구나!'였다. 당시 뱁새 김씨는 스포츠 생리학은 커녕 운동의 기본도 모르고 있었다. 어떤 '모지리'가 중요한 시합 전날 그렇게 심하게 연습을 한다는 말인가! 그것도 밤에 말이다. 몸을 많이 움직이면 피로 물질이 나오는 것은 한참 뒤에 알게 되었다. 운동을 하면 호르몬인 에피네필렌 따위가 나온다. 당장은 피로를 느끼지 못하게 하는 호르몬이다. 이걸 아드레날린이라고도 부른다. 몸이 피로 호르몬을 분비하면 지치거나 아픈 것을 잘 느끼지 못한다. 축구 선수가 세게 걷어차이고도 멀쩡하게 일어나서 뛰는 것을 보았을 것이다. 심하게 다쳤을 것 같은데 아무렇지 않게 경기를 계속 하는 경우 말이다. 그런데 팔팔하던 그 선수가 경기를 마친 다음에 병원에 입원을 한다니? 꾀병 아닐까? 전혀 그렇지 않다. 이것이 바로 피로 호르몬이 만드는 마법이다. 피로 호르몬 덕에 당장은 느끼지 못한 피로나 고통은 그 다음날 찾아온다. 가끔은 다음 다음날 몰아치기도 하고. 이른바 '지연 통증'이다. 산에 다녀온 지 하루나 이틀 뒤에 심한 근육통을 느끼는 것이 대표적이다. 프로 선발전 본선 마지막 날 겪은 심한 근육통과 피로도 그런 것이었다. 막바지에는 한 달 넘게 하루도 빠지지 않고 새벽같이 일어나 해가 떨어질 때까지 연습을 했으니! 뱁새가 무쇠도 아니고 견딜 재간이 있었겠는가? 돌이켜 보면 뱁새는 이미 심한 근육통으로 고생하고 있었다. 사나흘 운동을 하면 하루나 이틀은 푹 쉬어야 근육에 쌓인 피로를 걷어낼 수 있다는 사실을 뱁새가 알 턱이 있었겠는가? 스윙을 몸에 각인시켜야 한다는 무식한 생각만 했을 뿐. 본선 마지막 날 뱁새는 제 기량을 하나도 발휘하지 못했다. 드라이버 티샷은 비거리가 크게 줄었다. 맞바람에 어쩔 수 없이 잡아야 하는 롱 아이언도 무거워서 도무지 휘두를 수가 없었고. 롱 아이언은 긴 아이언을 말한다. 3~5번 정도를 롱 아이언이라고 부른다. '6번도 롱 아이언이라고 느낀다면 아직 하수'라는 선배 프로 최병복의 말에 뱁새도 언제부터인가는 5번까지만 롱 아이언으로 친다. 다시 선발전 본선 마지막 날로 돌아가자. 내기 골프로 잔뼈가 굵은 뱁새가 두어 클럽 길게 잡고 겨우 겨우 경기를 풀어간 것은 기적이었다. 초속 10m 안팎은 되었을 강풍에 청년들도 고전한 덕을 보기도 했고. 그렇게 뱁새는 턱걸이로 선발전을 통과했다.그렇다. 아무리 마음이 급하다고 해도 전날 밤에는 연습을 하지 않는 편이 낫다. 차라리 라운드 당일 새벽에 일찍 가서 몸을 푸는 것이 지혜롭다. 라운드 직전에 드라이빙 레인지에 가도 되냐고? 적어도 전날 밤에 무리하는 것 보다는 백 배 낫다는 이야기이다. 벼락 공부는 몰라도 벼락 연습은 '별무신통'이다.‘뱁새’ 김용준 프로와 골프에 관해서 뭐든 나누고 싶은 얘기가 있다면 메일을 보내기 바란다. 메일 주소는 지메일(ironsmithkim)이다. 김용준 KPGA 프로 2023.11.29 07:25
골프일반

[뱁새 김용준 프로의 골프모험] 파3라고 드라이버 잡지 마라는 법 없다

몇 년 전 일이다. 뱁새 김용준 프로는 사회인 제자 셋과 인천 영종도 '스카이72'에서 라운드 했다.지금은 새로 운영을 맡은 회사가 골프장 이름을 ‘클럽72’로 바꾸었다는 사실은 독자도 잘 알 것이다.그날 뱁새는 첫 네 홀에서 선전했다. 강풍이 불었는데 이에 맞서지 않고 순응하며 전부 파를 기록한 것이다. 다섯 번째 홀은 파3였다. 핀까지 거리가 무려 215m나 되었다. 그랬다. 명색이 프로라고 뱁새 김 프로가 풀 백티에서 플레이를 한 탓이다. 훅 맞바람이 강하게 불었다. 맞바람이면서도 오른쪽에서 왼쪽으로 불었다는 말이다. 뱁새는 3우드를 들고 티잉 구역에 올라섰다. "드라이버를 잡아야 할까요?" 뱁새는 캐디 쪽을 돌아보며 혼잣말 비슷하게 내뱉었다. "저기 태극기가 다 펴질 정도로 바람이 세면 네 클럽을 더 봐야 한대요."성격이 밝은 캐디가 조언했다. 과연 그랬다. 골프장 경계 너머로는 무지무지하게 큰 태극기가 펄럭이고 있었다. 대기업 물류창고에 걸린 것이었다. 그 회사 경영진이 한국계 일본인이라는 사실이 퍼지자 반감을 해소하기 위해 세상에서 가장 큰 태극기를 걸었을 것이라고 뱁새는 짐작했다. '네 클럽을 더 잡는다면 250m쯤 쳐야 한다는 이야기 아닌가?' 뱁새는 잠시 머뭇거렸다. 한가락하는 장타자 뱁새이지만 3우드로 250m를 보내려면 안간힘을 써야 했다. 그렇다면 드라이버를 잡아야 한다는 말 아닌가? 파3에서 드라이버를 잡아본 적이 언제인가? 아무리 그래도 자존심이 있지. 뱁새는 마침내 '3우드로도 240m 이상 보낼 수 있다'고 확신했다. 멋진 3우드 티샷을 보여주기로 한 것이다. 강력하게 티샷을 날렸다. 공은 바람을 가르며 미사일처럼 날아가기는커녕 훅 맞바람에도 오른쪽으로 밀리더니 페널티 구역으로 사라졌다. 너무 세게 치려다가 슬라이스를 낸 것이다. 한 벌타를 받고 110m 지점에서 8아이언으로 세 타째 샷을 했다. 공은 핀 왼쪽 뒤 프린지에 떨어졌다. 내리막 짧은 어프러치가 남았다. 여차하면 더블 파를 할 판이었다. 뱁새는 이리저리 살핀 다음 부드러운 어프러치로 깔금하게 공을 핀에 붙였다. 그래도 더블 보기였다. 후회가 밀려왔다. 17번 홀이었다. 185m짜리 파3였다. 앞 핀이라 175m쯤 보면 적당했다. "170m네요" 거리측정기로 잰 제자가 말했다. 내리막을 감안한 숫자일 것이다. 뱁새 경험상 물도 건너야 하고 그린 앞에 키 높이만한 벙커까지 있는 이 홀에서는 내리막을 보지 않는 것이 현명했다. '그래. 175m를 치자'라고 뱁새는 생각했다. 문제는 강한 슬라이스 맞바람이었다. 아까 물에 빠뜨려 더블 보기를 한 파3에서와 비슷한 강풍이었다. 몇 클럽을 더 길게 잡을 것인가? 네 클럽 더 길게? 그렇다면 3우드로 쳐야 하는데. 뱁새는 망설였다. 뱁새는 결국 3우드를 꺼내 들었다. 제자들은 모두 믿을 수 없다는 눈치였다. 아무리 그래도 175m짜리 파3에서 3우드를 들다니. 뱁새는 움츠러드는 자신을 달래고 힘차게 스윙을 했다. 그래 놓고도 막상 공이 날아가는 동안에는 불안했다. 혹시 너무 크게 친 것은 아닐까 하고 말이다. 공은 핀 왼쪽으로 날아가다가 바람을 타고 살짝 오른쪽으로 밀렸다. 그러더니 툭 떨어져서 핀에서 여남은 발짝에 기가 막히게 멈추었다. "굿 샷!" 주위에서 탄성이 터져 나왔다. 뱁새는 니어리스트 보너스가 두 개나 쌓인 홀에서 찬스를 잡았다. 문제는 제자들이었다. "화이트 티가 블랙 티랑 같이 있네요." 17번홀에 들어설 때 캐디가 말했다. 정말이었다. "흐흐흐. 코스 세팅이 합리적이네요!" 뱁새는 너스레를 떨었다. 바로 이 홀에서 뱁새가 3우드로 그림 같은 샷을 날린 것이다. 아마추어 중급자에게 175m는 상당히 부담스러운 거리이다. 더구나 맞바람까지 강하게 분다면? 뱁새가 3우드를 든 것을 보고 다음 차례인 제자가 드라이버를 잡았다."파3에서 드라이버를 다 잡는군요." 그 제자는 몇 번이고 스스로를 납득시키려 애를 쓴 다음 시원하게 휘둘렀다. "나이스 샷!" 캐디가 탄성을 질렀다. 결과가 제법 좋았다. 거리가 딱 맞은 것이다. 공은 슬라이스 바람에 약간 밀려 그린 오른쪽 프린지에 멈추어 섰다. 다음 차례인 제자도 드라이버를 잡았다. 그리고 주저하지 않고 스윙을 했다. 두 사람이나 서너 클럽 길게 잡은 것을 보았으니 무엇을 망설이겠는가? 공은 바람을 뚫고 날아가 그린에 멈췄다. 온 그린. 뱁새 공 보다 예닐곱 발짝 더 오른쪽 뒤에 선 것이다. 마지막 제자는 페널티 구역에 빠졌다. 차마 풀 스윙을 하지 못한 탓이었다. 그린에 올린 제자와 뱁새는 파를 기록했다. 뱁새는 니어리스트 보너스만 챙겼다. 파3라고 드라이버 잡지 마라는 법은 없다. 어떤 거리를 꼭 특정한 클럽으로 친다고 정할 필요가 없다는 이야기이다. 다른 플레이어가 더 짧은 클럽으로 같은 거리를 노린다고 자기가 선택한 클럽을 바꾸는 것은 금물이다. 샌드 웨지라고 부른다고 해서 모든 벙커샷을 그것으로 해야 하는 것은 절대 아니고. 턱이 낮은 벙커라면 퍼터로 굴려서 탈출할 수도 있다. 그린에서 어중간하게 멀리 떨어진 벙커라면 아이언으로 벙커샷을 할 수도 있다. 자유롭게 플레이 하면 골프가 더 는다. 뱁새가 장담한다. 이러나 저러나 어차피 잘 안 되는 상황이라면 무엇이 두려운가? 흠흠.‘뱁새’ 김용준 프로와 골프에 관해서 뭐든 나누고 싶은 얘기가 있다면 메일을 보내기 바란다. 메일 주소는 지메일(ironsmithkim)이다. 김용준 KPGA 프로 2023.11.22 07:28
골프일반

[뱁새 김용준 프로의 골프 모험] 오해 받지 않으려거든 잊지 말고 공에 마크를 하라

“잠정구는 몇 번인가요” 같은 조 선수가 뱁새 김용준 프로에게 물었다. “점 두 개 찍은 겁니다” 뱁새 김 프로는 답했다. 잠정구를 치겠다고 선언했는데 그 선수가 굳이 공 번호까지 묻는 것이 뱁새는 마음에 걸렸다. 그 선수는 그날 시합에서 뱁새를 마크하는 마커이기는 했다. 마크와 마커에도 여러 뜻이 있다는 이야기는 이미 몇 회 전에 썼다. 혹시 궁금하거나 가물가물한 독자라면 꼭 다시 찾아보기 바란다. 뱁새가 치려는 그 잠정구는 일반구역에서 친 공이 그린을 훌쩍 넘어가서 분실구가 될 우려가 있기 때문에 치는 것이었다. 일반구역은 골프 코스 내의 보통 구역을 말한다. 코스 내에서 퍼팅 그린이나 페널티구역, 벙커, 티잉구역을 뺀 나머지 전부를 말한다. 러프라도 당연히 일반구역이다. 마커인 그 선수가 뱁새에게 잠정구 번호를 물은 이유는 이러했다. 지난 10월 중순 제주도 타미우스에서 열린 한국시니어오픈 때였다. 뱁새는 당당히 예선을 통과해 본선에 나갔다. 예선에서 강풍을 뚫고 선전한 탓에 자신감이 넘친 채로 말이다. 그런데 초가을 빠른 그린에 뱁새는 녹아 내렸다. 홀이 지날수록 점점 샷이 거칠어졌다. 그래서였을까? 그 홀에서 티샷도 왼쪽으로 확 감겼다. 숲으로 들어간 것처럼 보였다. 그래서 뱁새는 잠정구를 쳤다. 뱁새가 친 원구는 파란 점 네 개를 찍은 것이었다. 잠정구는 점 세 개를 찍었고. 그런데 하필 잠정구도 원구와 비슷한 방향으로 날아갔다. 그래도 잠정구는 나무에 맞고 일반구역 쪽으로 튕겨 나온 것처럼 보였다. 공용 캐디를 포함한 다섯 사람 모두가 그렇게 보았다. 그래서 공을 찾으러 나섰다. 러프에 공 하나가 보였다. 당연히 잠정구라고 생각한 뱁새는 공을 확인했다. 그런데 그 공은 원구였다. 점이 네 개 찍혀 있었다. 자기 공이었는데도 뱁새는 고개를 갸웃했다. 원구는 숲에서 나올 것 같지 않았는데. 잠정구는 오히려 찾을 수 없었다. 뱁새는 다행이라고 생각하면서도 한편으로 찜찜했다. 다행히 뱁새는 잠정구를 치기 전에 “원구는 점 네 개, 잠정구는 점 세 개 입니다”라고 분명하게 말했다. 같은 조 다른 선수도 틀림 없이 들었을 테고. 홀까지는 180m나 남았고 맞바람도 제법 강하게 불었다. 뱁새는 하이브리드 클럽을 들었다. 200m쯤 날리는 클럽이다. 반드시 그린에 공을 올려야 한다고 생각해서 강하게 휘두른 탓일까? 아니면 바람이 생각만큼 강하지 않았던 것일까? 찜찜해서 앞 뒤 재지 않고 두드려 팼기 때문일까? 뱁새가 친 공은 그린에 떨어지긴 했지만 한참을 더 굴러 그린 뒤로 훌쩍 넘어갔다. 캐디가 잠정구를 치고 가라고 어드바이스를 했다. 그래서 다시 한 번 잠정구를 치게 된 상황인 것이다. 그런데 이 대목에서 뱁새의 마커인 선수가 잠정구 번호를 묻는다면? 그것은 뱁새가 찾은 원구가 원구가 아닐 수도 있다는 의심을 한다는 뜻이라고 뱁새는 받아들였다. 그래서 마음이 상해서 세컨샷에 대한 잠정구를 칠 때 집중을 하지 못했다. 5번 아이언으로 친 잠정구는 짧아서 그린 주변에 떨어졌다. 잠정구마저 그린에 올리지 못했으니 만약 원구(하이브리드로 친 그 공)가 아웃 오브 바운드(OB)가 난다면? 더블 보기나 트리플 보기를 할 상황에 몰린 것이다. 다행히 원구는 그린 뒤 러프에 살아 있었다. 뱁새가 그 동안 갈고 닦은 어프러치 실력을 발휘해 그 공을 멋지게 핀에 붙였으면 얼마나 좋았을까? 어프러치는 짧아서 대여섯 발짝 퍼팅이 남았다. 뱁새는 퍼팅마저 허겁지겁 하는 바람에 보기로 그 홀을 마쳤다. 홀 아웃을 하고도 찝찝함이 남았다. 그래서 뱁새는 마커인 그 선수에게 설명을 했다. 오히려 궁색하게 보일까 보아 변명을 하지 말까 하는 생각도 들었다. 그러나 속으로 꿍하고 있다가는 서로 손해일 것 같아서 짚고 넘어가기로 했다. “티샷 잠정구를 칠 때 원구는 점 네 개이고 잠정구는 점 세 개라고 말했다”라고. 그는 오해를 풀었을까?골프는 대자연 속에서 플레이 한다. 그러다 보니 생각하지도 못한 일이 생긴다. 골프 규칙에도 판례가 있다. 골프 규칙을 주관하는 영국왕립골프협회(R&A)에는 상당히 많은 판례가 쌓여 있다고 한다. 수 십만 건에 이를 것으로 추정한다. 그런데도 하루가 멀다 하고 새로운 일이 생긴다. 그러면 어떻게 하느냐고? 골프 규칙을 어떻게 적용하면 좋을지 규칙위원회를 열어 판결한다. 잠정구를 칠 때 ‘원구가 어떤 공이었는지, 잠정구는 어떤 공인지를 꼭 이야기 하도록 권장하는 것’도 바로 그런 판례를 근거로 하는 이야기이다. 공에 마크를 하지 않고 플레이를 한다고 치자. 원구가 OB가 난 것 같아서(혹은 깊은 풀 속으로 들어가 로스트가 날 가능성이 있어서) 잠정구를 칠 때도 마찬가지로 마크를 하지 않고 쳤다면? 원구와 잠정구를 구분할 방법이 없는 상황인 것이다. 그런데 하필 잠정구가 원구와 비슷한 자리로 날아간다면? 뱁새가 겪은 것과 비슷한 상황이 생기게 된다. 가서 찾고 보니 공 한 개만 찾았다면? 그것을 원구로 보아야 할까? 잠정구로 보아야 할까? 아니면 혹시 그 전에 그 홀을 지나간 누군가의 공일 수도 있지 않을까? 우연히 같은 브랜드 같은 번호를 썼을 수도 있으니까? 이 경우 아주 난감해진다. 공식 대회 같으면 어떻게 처리해야 하느냐고? 해당 플레이어가 친 공이라는 근거가 없으니 찾은 공도 로스트볼로 간주한다. 그나마 마크라도 했다면? 그런데 하필 원구와 잠정구에 한 마크가 같은 것이라면? 예를 들어 점을 하나만 찍는 식으로 말이다. 이럴 때 공 한 개만 찾았다면 그 공은 잠정구로 간주한다. 원구는 로스트가 났다고 친다는 이야기이다. 플레이어에게 불리하게 규칙을 적용하는 경우에 해당한다. 어떤가? 뱁새가 겪은 경험과 골프 규칙을 들으니 독자도 공에 꼭 마크를 해야겠다는 생각이 들지 않는가? 그것도 분명하게 알아볼 수 있도록 말이다. 같은 번호 공을 여러 개 쓴다면 공마다 다르게 마크하는 것도 지혜롭다. 공 한 박스를 열었다면 번호를 섞어서 쓰는 것도 현명하고. 에이 아마추어가 무슨 마크냐고? 오해를 피하고 싶다면 잊지 말고 공에 반드시 마크를 해야 한다. 뱁새가 장담하는데 그래야 실력도 는다. ‘뱁새’ 김용준 프로와 골프에 관해서 뭐든 나누고 싶은 얘기가 있다면 메일을 보내기 바란다. 지메일 ‘ironsmithkim’이다. 김용준 KPGA 프로 2023.11.01 08: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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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뱁새 김용준 프로의 골프 모험] 웃통 벗고 골프 친 이야기

설마 그럴 줄은 몰랐다. 4번 아이언으로 친 공이 캐리로 채165m도 날아가지 못할 줄은. 캐리(Carry)는 공이 순전히 날아서 간 거리만을 말한다. 일단 땅에 튕긴 다음 더 굴러서 간 거리는 런(Run)이라고 부른다. 지난 여름 어느 주말이었다. 뱁새 김 프로와 제자들은 충북 진천 천룡CC에 모였다. 하늘에는 구름이 가득했다. 조금 후텁지근하긴 했다. 그래도 전날까지 기승을 부리던 폭염에 비하면 어머니 품이었다. 모두 날씨를 칭찬했다. 날씨만 좋은 게 아니었다. 뱁새 김 프로의 초반 샷도 순조로웠다. 첫 홀부터 무지막지하게 드라이버 샷을 날렸다. 블랙티에서 쳤는데도 남은 거리는 채 60m가 되지 않았다. 62도 웨지로 핀 옆에 공을 딱 붙였다. 탭 인 하듯 버디를 기록했다. 그리고 다음 몇 홀을 아쉽게 파로 마쳤다. 뱁새가 오랜만에 사부로서 체면을 세우는 듯 했다. 그런데 어디 세상사가 뜻대로 되던가? 특히 골프에서. 뱁새와 일행은 황룡코스 6번홀 파3에 들어섰다. 거리측정기로 재보니 앞 핀까지 거리는 187m. 뱁새는 4번 아이언을 꺼내 들었다. 187m 보다는 조금 더 보내는 클럽이다. 물을 건너서 그린에 올려야 하는 홀이었다. 그래서 조금 더 길게 잡은 것이었다. 그 직전까지 다섯 홀을 멋지게 플레이 한 뱁새는 자신 있게 스윙을 했다. 클럽은 부드럽게 바람을 갈랐다. 공도 핀을 향해 멋지게 날아갔다. 아니 멋지게 날아가는 듯 했다. 그런데 아뿔사! 페널티 구역 거의 끝 부분에서 물이 튀었다. 물을 건너갔는지 아니면 물에 빠졌는지 확실하지 않았다. 두껍게 맞은 것도 아니었는데 그랬다. 티잉 구역에서는 느낄 수 없던 맞바람이 퍼팅 그린 쪽에는 불었던 것일까? 다른 플레이어가 샷을 모두 마친 다음 뱁새는 조마조마하며 퍼팅 그린 쪽으로 갔다. 캐디가 먼저 빠른 걸음으로 뱁새 공이 있음직한 자리로 갔다. 그리고는 손으로 수초 속을 가리켰다. 엑스페론. 뱁새 공이 맞았다. 페널티 구역 안 수초 사이에 놓인 것이 문제였다. 잘 하면 칠 수 있을 것 같았다. 한 발은 페널티 구역 안에 있는 수초를 밟고 말이다. 하필 이런 날 뱁새가 흰 셔츠에 엷은 베이지색 바지를 입고 올게 뭐람. 모자도 흰색 썬캡을 쓰고. 늘 입던 우중충한 옷 차림이라면 차라리 좋을 것을. 뱁새는 잠시 고민했다. 페널티 처리를 하면? 블랙티로 돌아가거나 화이트 티에서 다시 물을 건너오는 샷을 해야 했다. 보기로 마치기란 거의 불가능해 보였다. 언플레이어블 볼(Unplayable Ball)도 부를 수 없었다. 언플레이블 볼이 가능하다면 공이 놓인 자리에서 두 클럽 이내에 공을 드롭하고 치면 되는데. 그렇다면 한 벌타만 먹고 일반 구역까지 나와서 세번째 샷을 할 수 있을 것 아닌가? 그러면 보기도 가능할 텐데 말이다. 그러나 페널티 구역에서는 언플레이어블 볼을 부를 수 없다. 현 상황에서 그린에 공을 올려서 파를 노리거나 보기로 막으려면? 어쩔 수 없이 수초에 놓인 공을 쳐야 했다. 그런데 흙탕물이 튀면? 남은 반나절을 꼴불견인 채로 다닐 수밖에 없는 노릇이었다. 뱁새는 웃통을 벗고 샷을 해야 하나 망설였다. 캐디에게도 물었다. “웃통 벗고 쳐도 될까요”라고. 캐디는 어이 없어 했다. 친선 라운드에서 한 타라도 줄여보겠다고 웃통까지 벗다니 유난 떠는 것 아니냐는 표정이었다. 뱁새도 그런 생각이 들긴 했다. 그래도 평소에 규칙대로 쳐야 한다고 큰소리 치던 체면을 생각하니 어쩔 수 없었다. 그리고 1언더파인 현 상황에서 보기로 막고 이븐 파인 채로 남은 라운드를 하고 싶었다. 마침내 뱁새는 평생 처음으로 필드에서 웃통을 벗었다. 바지도 마음에 걸리긴 했다. 하지만 차마 바지까지 벗을 수는 없는 노릇이었다. 나중에 다른 플레이어가 말해줘서 알았다. 뱁새가 웃통을 벗고 나더니 모자를 다시 쓰더란다. 캐디의 우려 속에 뱁새는 조심스럽게 수초를 밟고 주저하지 않고 샷을 했다. 물에 살짝 떠있다시피 한 공을 어떻게 치는 지는 얘기할 날이 있을 것이다. 공은 TV 중계에서 본 세계적인 선수가 웃통을 벗고 한 것처럼 멋지게 그린으로 날아갔다. 그리고 내리막 경사를 타고 핀 쪽으로 굴러 내려왔다. 생각하지도 못한 행운이었다. 그렇게 다섯 발짝짜리 파 퍼트가 남았다. 뱁새는 캐디가 건네준 수건으로 여기저기 튄 흙탕물을 닦고 셧츠를 입었다. 그런 다음 혼신의 힘을 다해서 브레이크를 읽었다. 그러나 파 퍼트는 홀을 돌아 나오고 말았다. 뱁새는 목표대로 이븐파로 라운드를 이어갔다. 흰색 셔츠도 건졌고. 뱁새는 옆 홀 플레이어들이 수군대는 것도 아랑곳 하지 않고 규칙대로 플레이하자는 신조를 지켰다는 것을 뿌듯해 했다. 그것도 뱁새 말이라면 금과옥조로 여기는 사회인 제자들 앞에서 말이다. 아이고 양심이 찔려서 자백해야겠다. 실은 그날 라운드에 내기가 걸려 있었다. 뱁새는 잘난 척 하느라고 블랙티에서 치면서도 핸디캡을 0으로 놓았다. 뱁새가 청년 투어 프로도 아니고 무슨 수로 맨 뒤 티에서 이븐 파 이하를 친단 말인가! 그런데 제자들이 그날 따라 너무 잘 쳐서 모두 핸디캡 대비 언더파를 치고 있었다. 그러다 보니 뱁새가 그 홀에서 페널티 처리를 하고 더블을 기록하면 도저히 이기기가 힘들 것 같았다. 그래서 어쩔 수 없이 웃통을 벗은 것이다. 분명히 로컬 루울이 허락하는 특설 티(흔히 페널티 티라고 부르는 그 티)에서 친다고 하면 구박할 것이 뻔하니까. 프로 골퍼이자 전직 코리안 투어 경기위원이 규칙을 어기면 되냐고! 흑. ‘뱁새’ 김용준 프로와 골프에 관해서 뭐든 나누고 싶은 얘기가 있다면 메일을 보내기 바란다. 지메일 ‘ironsmithkim이다. 김용준 KPGA 프로 2023.09.06 09: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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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랑 마음껏 즐겨보자”…조용필, 잠실벌 달군 55년의 관록

“나랑 마음껏 즐겨봅시다.”가수 조용필의 한마디에 잠실이 들썩였다. 데뷔한 지 55년이 지났지만, 조용필은 여전히 팬심을 뛰게 하는 아티스트였다.조용필은 지난 13일 서울 송파구 잠실종합운동장 올림픽주경기장에서 ‘2023 조용필&위대한 탄생 콘서트’를 개최했다. 조용필이 올림픽주경기장에서 콘서트를 개최한 것은 이번이 여덟 번째다.올림픽주경기장은 국내 최대 규모의 공연장 가운데 하나로 5만 명 이상의 관객을 수용할 수 있다. 그만큼 올림픽주경기장에서의 공연은 당대 최고의 아티스트에게만 허락됐다. 그룹 방탄소년단을 비롯해 H.O.T., 엑소, NCT 127, 이문세, 아이유 등이다. 조용필은 올림픽주경기장에서 솔로 아티스트로 처음 단독 콘서트를 열었을 뿐 아니라 최다 공연의 주인공이기도 하다. 이번 공연으로 리모델링을 앞둔 올림픽주경기장에서 마지막 공연도 장식했다.이날 잠실벌을 채운 관객은 3만 5000여 명. 콘서트 시작 전부터 현장은 수많은 관객으로 정신없이 북적였다. 관객의 대다수는 조용필의 음악과 함께해온 50~60대였으나 10대~20대도 더러 볼 수 있었다. 이들은 공연장 앞 현수막을 배경으로 사진을 찍는가 하면 플래카드와 응원봉을 든 채 설렘을 감추지 못했다. 연이은 화려한 폭죽과 함께 콘서트의 막이 올랐다. 조용필은 무대에 등장해 ‘미지의 세계’를 열창하며 분위기를 띄웠다. 이어 ‘그대여’, ‘못찾겠다 꾀꼬리’까지 연달아 선보이며 관객의 환호를 이끌었다.조용필은 쉴 틈 없이 무대를 이어갔다. 실제로 게스트 없이 홀로 두 시간 동안 25곡을 소화해 눈길을 끌었다. 곡 사이사이에 팬들과 스몰토크를 이어가거나 팬들에게 다음 무대를 소개하는 멘트는 단 3번뿐이었고 이마저도 짧았다. 멘트보다 주력인 노래에 시간을 할애한 것이다. 이에 조용필은 “나는 멘트가 별로 없다. 여러분 다 아니까 그냥 즐겨달라. 나는 노래하겠다”고 말하기도 했다. 맞바람, 아직은 쌀쌀한 날씨와 사투도 이어졌다. 올림픽주경기장 같은 야외 공연장에서 바람과 사투는 피할 수 없는 요소다. 조용필은 “여러분은 괜찮냐. 나는 맞바람 때문에 콧물이 나온다”며 솔직한 매력을 드러냈다. 이후 조용필은 콧물 때문에 ‘바운스’(Bounce) 한 소절을 놓치는 실수로 관객에게 웃음을 안겼다.그래도 비는 거의 내리지 않았다. 조용필은 지난 50주년 콘서트에서 “비는 지겹다‘고 말할 정도로 그가 올림픽주경기장 무대에 오를 때마다 폭우가 내렸다. 이날도 콘서트 중반에 작은 빗방울이 떨어지기는 했지만 거세지지 않고 그쳤다. 조용필의 유려한 호응 유도와 관객의 떼창이 합쳐진 콘서트는 마치 페스티벌 같았다. ‘비련’, ‘돌아와요 부산항에’, ‘고추잠자리’ 등에서의 관객 떼창은 소름을 유발했다. 또한 조용필이 거센 맞바람에 ‘모나리자’ 한 소절을 놓치자, 관객은 하나가 돼 떼창으로 조용필의 실수를 커버하며 완벽한 무대를 탄생시켰다.공연 말미 ‘단발머리’ 전주가 흘러나오자, 객석에서는 추억을 회상한 이들의 미소가 피어올랐다. 이어 ‘여행을 떠나요’에서는 잔디석에 있는 관객이 일어나 함께 뛰고 춤을 추며 음악을 즐기는 진풍경이 펼쳐졌다.거를 것 하나 없는 알찬 콘서트로 가왕의 신화가 현재진행형임을 입증한 조용필. 그는 오는 27일 대구시 수성구 대구스타디움에서 데뷔 55주년 콘서트를 개최하며 공연의 열기를 이어간다.이세빈 기자 sebi0525@edaily.co.kr 2023.05.15 05: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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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사리경정장 바람과 너울 주의보 발령

미사리경정장에 바람과 너울주의보가 발령됐다. 기본적으로 수면은 경주 전 소개항주 측정과 구조정을 교대로 운영하기 때문에 너울이 발생할 수밖에 없다. 6명의 선수들이 전속으로 스타트를 하고 나면 너울의 크기가 더 커지는데 여기에 바람까지 강하게 불면 턴 마크 공략과 직선 활주 경쟁 시 큰 영향을 미친다.실제로 최근 미사리경정장에는 2~4m/s의 제법 강한 바람이 불고 있다. 이는 이변의 원인으로 작용하고 있는 만큼 너울과 바람이 경주에 어떤 작용을 하는지 알고 있다면 베팅 전략에 큰 도움이 될 수 있다.바람의 종류는 크게 등바람과 맞바람으로 구분할 수 있다. 등바람은 스타트 상황을 기준으로 2턴 마크에서 1턴 마크 쪽으로 부는 바람이다. 뒤에서 부는 바람은 선수들이 가늠을 할 수가 없다. 이에 평소 배정받은 코스의 기준점에서 가속을 하는 것이 기본이지만 등바람으로 인해 시속이 갑자기 빨라진다면 자칫 출발위반에 걸릴 수 있다.첫 승부 시점인 1턴에서도 어려움이 발생한다. 주도권 장악을 위해 휘감는 순간 맞부딪치는 바람으로 자칫 중심을 잃을 수 있다. 정확한 자세를 취하고 있다 하더라도 바람이 보트를 밀어내 선회각을 좁히지 못하면 순위 경쟁에서 고전하는 경우가 종종 나타난다.지난 4월 17회차 수요 3경주에서 우승 후보였던 2번 이택근이 휘감기에 나섰으나 2m/s의 맞바람으로 인해 선회각이 커졌다. 이로 인한 거친 너울로 인해 경쟁 상대였던 4번 어선규마저 무너지고 말았다. 결과적으로 3번 고정환이 선두로 올라 쌍승식 75.1배와 삼쌍승식 407.3배의 배당이 터졌다.맞바람은 등바람과 반대다. 1턴 마크에서 2턴 마크 방향으로 부는 바람으로 운영에 있어 까다로운 것은 마찬가지다. 등바람과는 달리 몸으로 체감할 수 있다고 하지만 바람이 일정하지 않고 들쭉날쭉 할 경우 스타트 라인 앞에서 급하게 감속해야 하거나 아예 타이밍을 놓쳐 승기를 빼앗길 수 있다.턴 마크에서 바람과 함께 동반되는 또 하나의 변수는 너울이다. 너울의 위험성은 달리고 있는 보트의 접지력을 줄어들게 하는 것이 가장 크며, 선회에 있어서 전복과 낙수 사고를 유발한다.지난 17회차 목요 6경주에서 1턴 찌르기 후 2착으로 나섰던 2번 오세준이 2턴 마크에 남아있는 너울로 인해 실속했고, 후속하던 3번 김현덕에게 역전을 허용했다.임병준 쾌속정 팀장은 “미사리경정장의 바람은 유독 변화무쌍하다”며 “수면이 거친 상황이라면 소개항주 시 선수들의 선회하는 모습을 평소보다 꼼꼼히 살펴보고 후착권의 변수나 중고배당을 노리는 공격적인 전략을 함께 준비하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말했다.김두용 기자 k2young@edaily.co.kr 2023.05.03 05:33
스포츠일반

봄바람 불청객, 변수에 흔들리는 스타트

따뜻한 봄날이 찾아온 경기도 하남시의 미사리경정장에서 때 이른 불청객인 봄바람이 변수로 떠오르고 있다. 3월 말부터 본격적으로 강한 바람이 불 것으로 예상된다.경정은 선수의 기량, 모터의 기력 등도 중요하지만 날씨 같은 외부 환경도 경주에 상당한 영향을 미친다. 특히 바람은 선수들의 스타트와 선회에 결정적인 영향을 주기 때문에 세심한 체크가 필요하다.1~2m/s 정도의 약한 바람은 경기에 큰 영향을 주지 않는다. 하지만 3~4m/s이상 분다면 스타트나 선회 시 선수들은 위축될 수 있다. 앞으로 계절 특성상 바람은 자주 불 것으로 예상되는 만큼 이에 대한 대비책을 꼼꼼히 세워야한다. 바람은 그 세기도 중요하지만 어디로 부느냐의 방향도 상당히 중요하다. 바람은 크게 등바람과 맞바람으로 분류할 수 있다. 등바람은 계류장에서 1턴 마크 쪽으로 부는 바람을 말하고, 맞바람은 반대로 1턴 마크에서 계류장 쪽으로 부는 바람을 말한다. 바람의 방향은 스타트라인 위에 있는 깃발을 보면 쉽게 유추할 수 있다.스타트 시 맞바람은 상대적으로 선수들을 힘들게 하지는 않지만 등쪽에서 강하게 불어오는 등바람의 경우 선수들에게는 충분히 위협적이다. 스타트 기준점을 잡기가 상당히 까다롭기 때문이다. 경험이 부족한 신인급 선수들이나 평소 플라잉이 자주 있었던 선수들의 경우 큰 부담을 갖을 수밖에 없다.또 등바람 시에는 1턴 선회를 하면서 바람을 정면 쪽으로 맞이하기 때문에 선회 스피드가 생각보다 나오지 않거나 선회가 크게 밀리는 경우가 종종 발생된다. 그러면서 찌르기나 휘감아찌르기의 전법이 좀 더 강세를 보인다는 것이 대체적인 전문가들의 분석이다.바람이 많이 부는 날에는 예기치 못한 사고도 종종 발생한다. 선회 시 중심 잡기가 쉽지 않고 심하게 불 때에는 수면에 너울도 생기기 때문에 보트가 수면에서 튕기기도 한다. 이렇듯 정상 선회가 어려운 상황에서는 빈틈을 잘 파고드는 선수들이 이변을 일으키거나 하위급 선수라도 초반 선두권으로 나서게 된다면 추격 하는 이는 바람과 함께 거센 항적을 뚫어야 하는 어려움이 있어 역전을 성공시키기도 쉽지 않다. 이에 저배당에 집중공략하는 것보다는 중고배당을 노려 소액 분산 베팅 전략을 세워 나가는 것이 유리할 수도 있다. 경정 전문가들은 “앞으로 미사리경정장에 바람이 불지 않는 날보다는 강하게 부는 날이 훨씬 많을 것”이라며 “강한 바람은 선회 뿐 아니라 스타트에 절대적인 영향을 미치는 경우가 많기 때문에 스타트를 주무기로 하는 선수들보다는 경험이 많은 노련한 선수들과 전개를 잘 풀어가는 이들을 눈여겨 살펴볼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김두용 기자 k2young@edaily.co.kr 2023.03.15 05: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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