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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프 타임 때 유니폼 교환하면 생기는 일 [이정우의 스포츠 랩소디]

지난 6일 프리미어리그(EPL) 32라운드에서 크리스탈 팰리스는 홈구장인 셀허스트 파크에서 맨체스터 시티(맨시티)와 맞붙었다. 1-1로 전반전이 끝난 후 선수들은 경기장을 떠나 라커룸으로 향했다. 그때 팰리스의 윙백 다니엘 무뇨스가 맨시티의 스타 공격수 엘링 홀란드에게 다가갔다. 콜롬비아 출신의 무뇨스는 홀란드에게 셔츠를 교환하자고 말했고, EPL 득점 선두에 올라있는 노르웨이 공격수는 이를 받아들였다. 공교롭게도 전반전에 조용했던 홀란드는 후반전에 골을 기록했고, 경기는 맨시티의 4-2 승리로 끝났다.팬들은 현대 축구에 대한 실망감과 분노를 소셜미디어(SNS)에 표출했다. “경기 끝날 때까지 기다리는 것이 그렇게 힘드나”, “클럽 순위가 강등권에 가까운데 스타 선수 셔츠나 탐내다니”, “그런 행동은 모든 이들이 볼 수 있는 경기장이 아니라 터널에서나 해야지” 등으로 무뇨스에 불만을 표시했다. 절차상 선수들의 행동에는 문제가 없다. 그렇다면 팬들은 왜 그렇게 하프 타임 때 셔츠 교환을 싫어하는 것일까? 축구 역사상 첫 번째 셔츠 교환은 역사적으로도 라이벌인 잉글랜드와 프랑스의 경기에서 나왔다. 두 나라의 첫 번째 축구 경기는 1923년 5월 열렸다. 결과는 잉글랜드의 4-1 승. 그 후 5번의 경기를 더 했지만 승자는 언제나 잉글랜드였다. 1931년 5월 두 나라는 7번째 대결을 벌였고, 프랑스는 마침내 잉글랜드를 5-2로 꺾었다. 경기 후 프랑스 대표팀은 역사적인 첫 승리를 기념하기 위해 잉글랜드에게 셔츠 교환을 요청했다. 축구의 신성한 전통인 ‘셔츠 교환(shirt swapping)’은 이렇게 탄생했다. 경기 후 서로에 대한 존경의 표시로 셔츠를 교환하는 행위는 축구만이 가진 가슴 따뜻한 전통이었다. 그러나 2010년대 이후 이러한 전통의 의미를 퇴색하게 만드는 사례가 종종 발생하고 있다. 전반전이 끝난 후 하프 타임 때 벌어지는 셔츠 교환이 바로 그것이다. 대표적인 예를 소개한다.2012~13시즌을 앞두고 아스널의 주장으로 클럽에 헌신적인 선수였던 로빈 반 페르시는 우승을 하고 싶다며 맨체스터 유나이티드(맨유)로 이적했다. 맨유에 입단하면서 반 페르시는 “인생에서 어려운 결정을 할 때 언제나 제 안에 있는 어린 소년의 말에 귀를 기울인다. 그 소년은 맨유를 원했다”라고 말했다. 이 경솔한 발언으로 그는 아스널 팬들에게 배신의 아이콘으로 낙인이 찍힌다. 그런 상황에서 맨유와 아스널이 11월에 만났고, 전반전에 터진 반 페르시의 골로 맨유가 앞선 가운데 하프 타임에 들어갔다. 이때 아스널의 수비수 안드레 산토스가 반 페르시와 셔츠를 교환했고, 그의 셔츠를 자랑스럽게 어깨 위에 올리자 아스널 팬들의 분노가 폭발했다. 아스널의 아르센 벵거 감독도 산토스의 적절치 못한 셔츠 교환을 비판했고, 결국 그는 사과해야 했다.2014년 챔피언스리그 B조 리버풀과 레알 마드리드 경기에서도 비슷한 일이 벌어졌다. 레알 마드리드가 전반전을 3-0으로 리드한 상태에서 하프 타임에 들어갔다. 이때 리버풀의 마리오 발로텔리가 마드리드의 수비수 페페와 셔츠 교환한 것이다. 당시 리버풀 감독이었던 브랜든 로저스는 “다른 나라와 리그에서 이런 광경을 본 적은 있지만, 여기(잉글랜드)에서는 분명히 일어나면 안 되는 일이다"라고 강조하며 불쾌함을 감추지 않았다.2016년 3월 같은 이슈가 터졌다. 이번 사건의 주인공은 첼시의 에당 아자르였다. 당시 첼시는 홈구장인 스탬포드 브리지에서 파리 생제르맹을 상대로 챔피언스리그 경기를 가졌다. 1차전에서 첼시는 이미 1-2로 패했기 때문에, 8강 진출을 위해 승리가 간절한 경기였다. 이런 중요한 경기에서 하프 타임 때 아자르는 생제르맹의 앙헬 디 마리아와 셔츠를 교환한 것이다. 승리를 간절히 바라던 홈구장의 관중들은 아자르의 철없는 행동에 격노했다. 당시 첼시의 임시 감독이었던 거스 히딩크도 “일어나서는 안되는 일이 벌어졌다”며 첼시 팬들의 분노를 이해한다고 말했다. 2022 카타르 월드컵 8강전 브라질과 크로아티아 경기에서도 같은 일이 벌어졌다. 하프 타임 때 레알 마드리드 팀 동료였던 카세미루와 루카 모드리치가 셔츠를 교환한 것이다. 이를 지켜본 팬들은 엇갈린 반응을 보였다. 하프 타임 때 셔츠 교환을 비난하는 이들은 “축구는 90분간의 전쟁이지, 브로맨스가 아니야”라고 반응했다. 그에 반해 모드리치와 카세미루의 특별한 관계를 언급하며 그 둘은 그럴 권리가 있다고 인정하는 팬들도 꽤 있었다. 모드리치와 카세미루는 레알 마드리드에서 다섯 번의 챔피언스 리그 우승을 합작했기 때문이다.필자는 현대 축구팬의 성향은 이전 세대와 다르다고 예전에 언급한 적이 있다. 유럽클럽협회(ECA)의 2020년 조사에 의하면 24%의 영국인이 2개 이상의 클럽을 서포트한다고 답했다. 2019년 영국의 16세~24세를 대상으로 한 조사는 2개 이상과 3개 이상의 클럽을 서포트하는 비율이 각각 46%, 27%라고 밝혔다. 축구의 전통을 중요시하는 찐팬이라면 뒷 목을 잡을 일이 젊은 세대에는 보편적인 현상이 된 것이다. EPL의 세계적인 인기와 함께 등장한 많은 외국인 팬들도 이러한 경향에 동참하고 있다.‘반반 스카프’가 새로운 팬들 사이에서 유행하고 있듯이, 하프 타임 때의 셔츠 교환은 젊은 선수들을 위시로 늘어나는 추세다. 문화가 끊임없이 변하듯이, 축구 팬덤도 시간이 지나면서 변하고 있다. 그럼에도 아직은 축구의 전통을 소중히 생각하는 팬들이 많기 때문에 클럽에 대한 존중이 부족한 하프 타임의 셔츠 교환이 싫은 것이다. 경희대 테크노경영대학원 객원교수 2024.04.12 18: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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클린스만은 실패한 헤드 코치일까, 무능한 매니저일까 [이정우의 스포츠 랩소디]

파울루 벤투는 2022 카타르 월드컵에서 대한민국 축구대표팀을 16강으로 이끈 후 감독직에서 물러났다. 이웃으로 살았던 일산에 위치한 아파트 주민들은 플래카드를 통해 그에게 감사의 인사말을 전했다. 한글과 포르투갈어로 써진 플래카드에 벤투 감독은 ‘Diretor Bento’로 표시됐다. 영어 단어 ‘디렉터(Director)’를 포르투갈어로 옮긴 것이다. 하지만 축구 감독은 영어로 디렉터가 아니다.야구 감독과 축구 감독은 영어로 전혀 다르다고 보도하는 국내 언론들이 있다. 미국에서 야구 감독은 ‘매니저(Manager)’이고, 다른 종목의 감독은 ‘헤드 코치(Head Coach)’라는 것이다. 그러나 이는 정확한 사실이 아니다. 미국에서 축구 감독은 헤드 코치라고도 불리지만 매니저라고 칭할 때도 있기 때문이다.축구 감독을 매니저라고 부르는 것은 잉글랜드에서 유래했다. 그에 반해 대부분의 유럽 국가에서 축구 감독은 ‘헤드 코치(또는 그냥 코치)’라고 부른다. 잉글랜드와 독일 축구대표팀의 감독은 하는 일에서 큰 차이가 없다. 그럼에도 잉글랜드의 가레스 사우스게이트는 매니저, 독일의 요아힘 뢰브는 헤드 코치로 불렸다.최근의 프리미어리그(EPL)는 매니저와 헤드 코치를 구분하고 있다. 이 둘의 역할과 책임이 분명 다르기 때문이다. 현재 매니저라는 직책은 줄어들고 있고, 헤드 코치의 숫자는 꾸준히 늘어나는 추세다. 2022년 2월 기준 EPL 20명의 감독 중 매니저는 11명, 헤드 코치는 9명이었다. 문제는 특별한 기준 없이 많은 언론사가 헤드 코치와 매니저라는 호칭을 혼합해서 쓰고 있는 것이다. 호칭이 왔다 갔다 하니 팬들 입장에서는 헷갈릴 수밖에 없다. 각 호칭의 역할은 어떻게 다를까? 헤드 코치는 축구장의 마에스트로이다. 그들의 주요 업무는 ①전술적 접근 방식을 설계한다. 팀의 포메이션, 플레이 스타일 결정과 특정 상대에 맞춘 전략 고안 등이 여기에 속한다. ②선수 육성을 책임진다. 즉 선수단의 체력, 기술, 팀워크를 향상시킨다. ③전략과 선수 경기력에 근거해 선발 라인업을 결정한다. ④경기가 진행되는 중 전술 조정과 선수 교체 결정권을 행사한다. ⑤선수단에 동기를 부여하고, 경기장 안팎에서 리더십을 발휘한다.매니저의 주요 업무는 ①종합적인 선수 개발 계획을 수립한다. 즉 선수 계약, 이적, 방출을 결정한다. ②선수 급여, 직원 지출 등 다양한 재정 문제에 관여한다. ③행정 업무와 더불어 이사회와 코칭스태프 간에 가교 역할을 수행한다. ④팀을 대표해 미디어과 교류하고 홍보를 담당한다.따라서 헤드 코치는 주로 현장 문제(전술, 선발, 훈련, 동기 부여 등)를 담당한다. 그에 반해 매니저는 현장 외 문제(선수 영입, 예산 관리, 홍보 등)에 책임을 진다. 간단히 설명하면 헤드 코치는 선수 육성과 전술 전문가인데 반해, 매니저는 팀의 비즈니스 측면을 담당하는 전문가이다. 헤드 코치와 매니저라는 두 가지 역할을 한 명이 성공적으로 수행하기는 상당히 어렵다. 전술적 역량과 복잡한 경영 관리에도 경쟁력을 갖춰야 하기 때문이다. 보통 경험을 쌓은 헤드 코치가 자연스럽게 매니저 역할을 맡게 된다. 성공적으로 이를 수행한 대표적인 인사가 알렉스 퍼거슨, 아르센 벵거, 펩 과르디올라, 디에고 시메오네, 첼시 시절의 조제 무리뉴 등이다. 지난주 경질된 위르겐 클린스만은 헤드 코치일까 매니저일까? 국내 언론은 흔히 그를 가리켜 ‘선수단의 동기 부여에 초점을 맞춘 관리자형 지도자’라고 칭했다. 매니저라는 뉘앙스가 담겨 있다. 하지만 동기 부여는 헤드 코치의 임무다. 게다가 매니저는 현장 전략을 포함해 팀의 (거의) 모든 영역에 관여하기 때문에, 클린스만은 매니저가 될 수 없다.외신도 클린스만을 헤드 코치로 칭했다. 따라서 클린스만은 대표팀에 맞는 전술을 고안하고, 상대방을 분석하며, 적절한 선수 기용을 통해 피치에서 좋은 성과를 가져와야 했다. 그러나 그는 이미 미국대표팀, 바이에른 뮌헨, 헤르타 BSC 감독을 거치며 그런 능력이 없다는 것이 만천하에 드러난 상태였다. 그럼에도 대한축구협회는 클린스만을 대표팀 감독으로 임명하는 중대한 우를 범한 것이다.클린스만의 전술 부족을 그의 독특한 선수 경력에서 찾는 시각도 있다. 그는 10년이 넘는 기간 동안 7개 클럽에서 뛸 정도로 전형적인 저니맨이자 자유인이었다. 클린스만은 체계적이고 계획된 방식으로 축구에 접근하는 대신, 간섭이 덜 한 상태에서 즉흥적이고 출중한 개인 기량에 힘입어 세계적인 선수가 되었다. 따라서 타고난 축구 지능에 의지해 성공한 클린스만에게 다양한 전술을 가진 헤드 코치 역할을 바란 것 자체가 애초에 무리한 요구였다는 시각도 있다.클린스만은 미국대표팀 감독을 수행할 당시에도 ‘지나친 자신감’, ‘짜증이 날 정도의 긍정적인 태도’, ‘하루아침에 바뀌는 마음’, ‘비이성적인 결정’, ‘책임감 부족’ 등으로 많은 비난을 받았다. 또한 그의 지도 방식은 선수들의 신뢰를 얻지도 못했다. 비슷한 일이 지난 1년간 한국에서도 벌어지졌다. 일례로 클린스만 감독은 팀이 부진한 성적을 거둘 때마다, 아시안컵 결과로 자신을 판단해 달라고 말했다. 어리석게도 이 말을 믿은 필자는 아시안컵 이후 그가 자진 사퇴할 줄 알았다. 게다가 한국에서 아시안컵 결과를 분석하겠다는 클린스만은 귀국한 지 이틀도 안돼 미국에 있는 집으로 도망치듯이 떠났다. 그리고 여론에 밀려 경질돼 위약금만 챙기게 됐다.경희대 테크노경영대학원 객원교수 2024.02.15 08: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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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리뉴, 벵거는 절대 오지 않아” 3경기 무득점 ‘탈락’ 중국, 새 지휘봉은 누가 [아시안컵]

중국 축구대표팀이 아시아축구연맹(AFC) 아시안컵에서 조별리그 ‘탈락’이라는 성적표를 받았다. 현지 매체에선 일찌감치 차기 사령탑에 대한 전망이 나왔는데, “더 이상 유명 감독에게 거액을 지불하는 황금빛 축구 시대가 아냐”라고 지적했다.중국은 지난 23일 오후 8시 30분(한국시간) 카타르 알 코로의 알바이트 스타디움에서 열린 AFC 아시안컵 조별리그 B조 최종전 시리아와 인도의 경기 결과에 따라 조별리그 탈락이 확정됐다. 시리아가 인도를 1-0으로 제압해 조 3위(승점 4)에 올랐기 때문이다. 이번 대회에선 6개 조 1·2위 팀과 3위 팀 중 성적 좋은 4팀이 16강으로 향한다. A조에서 2무 1패를 기록한 중국은 3위(승점 2). 16강을 위해 필요한 세 가지 조건 중 첫 번째 조건부터 무산돼 짐을 싸게 됐다.중국이 16강을 가기 위해선 ▶시리아-인도전 0-0 무승부 ▶시리아 경고 2장 이상 ▶팔레스타인-홍콩전 무승부라는 기적 같은 조건이 필요했다. 하지만 시리아가 후반 31분 오마르 카르빈(알와흐다)의 결승 골에 힘입어 승리하며 웃었고, 중국은 고개를 떨궜다.한편 중국 현지 매체는 일찌감치 차기 사령탑에 대한 전망을 내놓았다. 중국 매체 소후닷컴은 지난 23일 시리아-인도전을 앞두고 “알렉산다르 얀코비치(세르비아) 감독은 중국 축구에 수치스러운 역사를 남겼다. 지금까지 아시안컵에서 팀을 이끈 외국인 감독 중 그와 같은 사령탑은 없었다”라고 비판한 뒤 “이번에도 얀코비치 감독에게 해임 통지서 한 장이 기다리고 있을 것이다”라고 전했다. 아시안컵 탈락이라는 성적표를 받은 중국의 시선은 오는 3월 열리는 2026 국제축구연맹(FIFA) 북중미 월드컵 아시아 2차 예선으로 향한다. 매체는 “월드컵 예선을 앞두고 있는 만큼 장기적인 감독 선임보단, 임시 감독으로 3월을 마무리할 것”이라고 내다보면서 “얀코비치 감독이 경질되면 사오자이, 정즈가 차기 사령탑 후보”라고 짚었다. 둘 모두 현재 중국 코치진에서 활약하고 있다.끝으로 매체는 “현재 상황을 보면 대표팀 감독을 뽑는 데 두 가지 문제가 있다. 중국 내에서 이 난국을 헤쳐 나갈 감독이 있는지, 두 번째는 축구협회가 돈이 모자르다는 것”이라며 “더 이상 유명 감독에게 거액을 지불하는 황금빛 축구시대가 아니다. 모두가 기대하는 조세 모리뉴, 아르센 벵거 감독은 절대 오지 않을 것이다”라고 덧붙였다.김우중 기자 2024.01.24 09: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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토트넘이 ‘라이벌’ 아스널 입단을 도왔다…“택시비 내줬고, 트로피 2개 땄다”

1997년 이적을 염두에 둔 프랑스 전설 에마뉘엘 프티는 북런던 라이벌 두 팀을 행선지 후보로 뒀다. 결과적으로 그가 택한 구단은 아스널. 프티가 이때의 비화를 최근 공개했다.영국 매체 더 선은 10일(한국시간) “토트넘이 (프티에게) 택시비를 대주고 아스널에 입단했다”며 “아스널 데뷔 시즌에 트로피 두 개를 거머쥔 프티는 올바른 결정을 내렸다”고 전했다.1988년 자국팀인 AS 모나코에서 프로에 데뷔한 프티는 줄곧 프랑스 무대를 벗어나지 않았다. 1997년이 돼서야 해외 도전에 나섰다. 오랜 기간 프랑스 대표팀 멤버로 활약한 터라 그에게 손을 뻗는 팀들이 여럿 있었다.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EPL) 대표 라이벌인 토트넘과 아스널이 적극적이었다. 프티는 최근 영국 토크 스포츠와 인터뷰에서 그때의 흥미로운 일화를 소개했다. 프티는 “토트넘, 아스널과 같은 날 (이적을 위한) 미팅을 가졌다. 아침에 토트넘을 만났는데, 그때는 두 구단의 라이벌 구도에 관해 알지 못했다”고 말했다. 이어 “(이야기를 마치고) 토트넘 경기장을 나설 때, 택시를 예약했는데 택시 기사가 길을 물어봐서 아스널 주소를 알려줬다. 그 택시를 토트넘이 선불로 결제했다는 것을 몰랐다. 그래서 토트넘은 내가 어디로 가는지 알게 됐다”고 했다. 애초 프티는 자신의 숙소에서 생각할 시간을 갖겠다고 한 것으로 알려졌다. 아스널은 당연히 택시에 호텔을 도착지로 이야기했다. 그런데 프티가 중간에 목적지를 바꿨고, 토트넘이 돈을 지불한 택시를 타고 아스널로 향했다. 결국 프티는 프랑스 지도자 아르센 벵거 감독이 이끄는 아스널과 계약했다. 그는 “토트넘 측에 생각할 시간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아스널뿐만 아니라 이탈리아와 스페인의 다른 클럽들도 봐야 한다고 생각했다”며 “모두에게 결정을 내리고 답을 알게 되면 발표하겠다고 말했지만, 며칠 후 아스널과 계약하고 신문에 갑자기 기사가 나왔다”고 돌아봤다. 결과적으로 좋은 선택이었다. 프티가 입단한 첫 시즌, 아스널은 EPL과 잉글랜드축구협회(FA)컵 우승을 차지했다. 토트넘은 강등권에서 싸우다가 14위로 시즌을 마감했다. 졸지에 이상한 그림을 만들고 아스널로 간 프티는 “그때 라이벌 구도의 압박감을 깨달았다”고 고백했다.김희웅 기자 2024.01.10 14: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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축구계 최고의 골초는 누구일까? ④ [이정우의 스포츠 랩소디]

‘아스널의 미래’로 기대를 받았던 잭 윌셔는 2013년과 2014년 담배를 피우는 사진이 찍혔다. 2015년 골키퍼 보이치에흐 슈체스니는 사우스햄튼과의 경기에서 치명적인 실수를 한 데 이어, 탈의실에서 흡연하다 발각되었다. 선수들의 몸 관리와 식단에 철저하기로 유명한 아르센 벵거 감독의 아스널에서 흡연 문제가 연달아 발생한 것이다.당시 아스널 소속이었던 올리비에 지루는 프랑스의 스포츠 일간지인 레퀴프와 이에 관해 인터뷰를 가졌다. 지루는 윌셔와 슈체스니의 논란에 “아무도 충격받지 않았다”면서, 축구계에 흡연은 만연하다고 말했다. 또한 그는 “클럽마다 4~5명의 선수가 담배를 피운다”고 밝혔다.지루의 인터뷰를 보고 솔직히 필자는 놀랐다. 지금도 최고의 리그에서 뛰는 프로선수가 이렇게 많이 담배를 피운다는 사실이 믿기지 않았다. 과거 활동했던 선수와 감독 중에는 골초가 꽤 많았다. 대표적인 유명 골초 선수로는 1970년대 축구를 상징하는 네덜란드의 요한 크루이프와 1980년대 브라질 축구를 대표했던 소크라테스다. 특히 소크라테스는 소아과 전문의 자격증을 취득한 의사였는데도 하루에 담배 두 갑을 피웠다.축구와 흡연에 관해 글을 쓰던 중 의문이 하나 생겼다. 축구계 최고의 골초가 누구일지 궁금해진 것이다. 물론 이에 대한 정확하고 공식적인 기록은 존재하지 않는다. 하지만 필자가 열심히 조사한 결과 가장 유력한 이를 찾아냈다. 주인공은 이탈리아 출신으로 나폴리, 첼시, 유벤투스의 감독을 거쳐 현재 라치오의 수장인 마우리치오 사리(Maurizio Sarri)다. 그렇다면 사리는 과연 얼마나 담배를 많이 폈을까? 영어에는 ‘라이트 스모커(light smoker)’와 ‘헤비 스모커(heavy smoker)’라는 표현이 있다. 보통 하루에 10개비 이하를 피면 라이트이고, 한 갑 즉 20개 이상을 피는 사람을 헤비라고 부른다. 헤비들은 줄 담배를 피우는 경우가 많은데, 이를 ‘체인 스모커(chain smoker)’라고 칭한다.다양한 외신이 그의 하루 담배 소비량을 보도했다. 하지만 언론에 따라 사리의 흡연량은 들쑥날쑥하다. 하루에 60개비를 핀다는 기사가 있는가 하면, 80개비라고 주장하는 언론도 있다. 심지어 하루에 100개비까지 피운다는 기사가 나온 적도 있다. 종합하면 그는 하루에 최소 60에서 최대 100개비를 핀다는 결론이 나온다. 수면, 식사, 샤워 시간 등을 제외하고 하루에 14시간이 사리에게 주어진다고 가정해 보자. 100개비를 소비하기 위해서는 그는 대략 8분마다 한 개비를 펴야 한다.사리와 담배와 얽힌 논란 몇 개를 소개한다. 2018년 2월 사리의 나폴리는 유로파리그에서 RB 라이프치히를 만났다. 당시 라이프치히는 홈구장인 레드불 아레나에 사리만을 위한 임시 흡연 공간을 만들어 줬는데, 이로 인해 발생한 비용 1200유로는 나폴리 구단이 부담했다. 2019년 7월 유벤투스의 방한 경기 때 벌어진 호날두의 ‘노쇼’를 기억하는 팬들이 많을 것이다. 당시 내한한 사리 감독은 인천국제공항 금연구역에서 흡연한 데 이어, 담배를 입에 물고 국내 팬들에게 사인을 해줘 논란을 일으켰다.흡연으로 인해 사리에게서 나는 악취는 선수들에게도 고역이었다. 유벤투스의 ‘명수비수’이자 이탈리아 대표팀의 주장이었던 지오르지오 키엘리니는 그의 자서전에서 “유벤투스 선수들은 사리 감독과 얘기를 나눈 후 담배 냄새를 없애기 위해 샤워를 해야 했다”고 밝혔다. 따라서 선수들은 훈련 후 땀이 많이 난 트레이닝 키트를 입은 채, 그를 만나는 것을 선호했다. 샤워 후 깨끗한 옷을 입고 사리를 만나면 다시 한번 샤워를 해야 했기 때문이다. 프랑스와 비슷하게 흡연은 오랫동안 이탈리아 문화에 깊게 뿌리내렸다. 이탈리아에는 ‘라 돌체 비타(La dolce vita)’라는 삶의 방식을 아우르는 철학이 있다. 영어로 옮기면 ‘the sweet life(달콤한 인생)’이 되는데, 이는 “단 한 번 사는 인생에 모든 순간과 경험을 음미하고 최대한 즐기라”는 뜻이다. 따라서 이탈리아인에게 멋진 패션과, 예술, 맛있는 음식, 사교 활동 등은 중요한 의미를 갖는다. 이로 인해 카페, 레스토랑 등에서 벌어지는 사교 모임에서 흡연은 자연스럽게 삶의 일부가 된 것이다. 게다가 이탈리아에서는 담배에 불을 붙이고 흡연하는 행위를 매력적으로 바라보는 시각도 있다.이탈리아 축구인들의 담배 사랑도 유명하다. UEFA 챔피언스리그와 월드컵을 모두 우승한 최초의 감독인 마르첼로 리피의 입에는 거의 언제나 시가(cigar)가 물려 있었다. 또한 챔피언스리그에서 4번 정상에 올랐고 유럽 5대 프로축구리그에서 모두 우승한 경력이 있는 카를로 안첼로티 감독도 유명한 골초다. 이외에도 잔루카 비알리, 마르코 베라티도 정기적으로 흡연을 즐겼다. 아스널에서 부진했던 니콜라스 벤트너는 2012~13시즌 유벤투스로 임대됐다. 클럽에서의 첫날 벤트너는 동료들이 안 보여 찾아 나섰다. 그는 마침내 10~12명의 동료를 화장실에서 발견했는데, 그들은 커피를 마시며 담배를 즐기고 있었다. 흡연은 어느 클럽에서나 흔히 볼 수 있지만, 이렇게 많은 선수가 모여 담배 피우는 광경에 벤트너는 놀랐다. 하지만 흡연 중인 안드레아 피를로와 부폰을 본 순간 그는 어떤 말을 할 필요성도 느끼지 못했다고 한다. 그들은 월드클래스 선수였기 때문이다.경희대 테크노경영대학원 객원교수 2023.12.29 15:00
프로야구

아스널 프랑스, 잉글랜드선수가 카페와 펍으로 달려간 이유 ③ [이정우의 스포츠 랩소디]

1997~98시즌에 앞서 아르센 벵거 감독이 이끄는 아스널은 프리시즌 캠프가 있는 오스트리아로 떠났다. 선수단은 2주 동안 격렬한 훈련을 소화했다. 프리시즌 마지막 날 벵거는 혹독한 훈련을 이겨낸 선수들을 칭찬하며, ‘자유 시간’을 부여했다. 이에 2주 동안 이어진 금주로 술이 고팠던 잉글랜드 선수들은 근처 펍으로 달려간다. 아스널에서 15년을 뛰었던 미드필더 레이 팔러는 후에 인터뷰를 통해 그날 무슨 일이 있었는지 밝혔다. 팔러와 4명의 동료는 미리 점 찍었던 펍에서 생맥주 35파인트(pint, 1파인트는 568ml)를 한꺼번에 주문했다고 한다. 첫 2파인트를 원샷 하듯이 마신 선수들은 결국 한 명당 7파인트를 마신 끝에 자리에서 일어났다.새 술집을 찾아 나선 아스널의 잉글랜드 선수들은 근처 카페에서 줄담배를 피우고 있던 프랑스 선수들을 목격했다. 당시 클럽에는 벵거의 영향으로 패트릭 비에이라, 엠마누엘 프티, 질 그리망디 등 여러 명의 프랑스 선수가 소속돼 있었다. 이를 바라보던 팔러는 “올해 우리가 리그에서 어떻게 우승할 수 있을까? 우리(잉글랜드인)는 모두 술에 취해 있고 그들(프랑스인)은 모두 담배를 피우고 있잖아”라는 생각이 들었다고 한다. 벵거가 아스널에 오기 전, 클럽을 8시즌 동안 지휘했던 감독은 스코틀랜드 출신의 조지 그레이엄이었다. 그는 젊은 선수를 잘 키웠고, 선수 영입에도 탁월했다. 당시 리그 최고의 수비진을 구축했던 아스널은 1부리그 우승 2번, FA 컵, UEFA 컵 위너스 컵 등에서 우승하며 연달아 좋은 성적을 거뒀다. 그레이엄은 훈련과 경기에서 열심히 할 것을 요구했을 뿐, 경기장 밖 선수들의 행동에는 크게 관여하지 않았다.이에 주장 토니 아담스는 화요일에 술을 마시는 ‘화요일 클럽’을 만든다. 수요일에 훈련이 없었기 때문에, 화요일이 선택된 것이다. 영국 축구계에는 “Win or Lose, We Booze(이기든 지든, 술을 마신다)”는 모토가 있을 정도로, 선수들과 음주는 오랫동안 밀접한 관계에 있었다. 화요일 클럽은 이런 시대상을 바탕으로 만들어졌고, 아스널 선수단의 대부분이 이 음주 클럽에 참여했다. 1996년 10월 벵거가 아스날 감독이 되자, 팬들은 그가 도대체 누구인지 궁금했다. 더군다나 외국인 감독이 성공할 수 없다는 역사와 믿음이 잉글랜드 축구계에는 있었기 때문에, 팬들은 더욱더 불안했다. 하지만 선수들은 벵거가 이전에는 보지 못한 새로운 유형의 감독이라는 것을 곧 깨닫게 된다.벵거는 학구적으로 축구에 접근했다. 이에 영국 언론은 그에게 "Le Professeur(교수님)"이라는 별명을 붙여줬다. 스포츠 과학, 의학 및 생리학 등에 관심이 많았던 벵거는 클럽 문화의 많은 부분을 바꿨다. 훈련과 경기 준비에 새로운 접근법을 가진 벵거는 화요일 클럽을 중단시켰다. 그는 클럽의 골칫거리였던 음주 문화를 바꾸기 위해, 선수에게 허용된 음주량을 서서히 줄였다. 결국 2004년 선수들의 음주 모임은 전면 금지됐다. 또한 벵거는 사회적으로 담배를 용납하던 시절은 끝났다며, 선수는 자신의 명성이 손상되는 것을 방지하기 위해서라도 공공장소에서 흡연하면 안 된다고 강조했다. 한편 프랑스 선수들의 담배 사랑은 그들의 문화에서 유래했다. 프랑스는 “유럽의 굴뚝(Europe's chimney)”이라고 불릴 정도로 담배 문화가 발달한 국가다. 이 나라에 담배를 처음 소개한 사람은 포르투갈 주재 프랑스 대사였던 장 니코(Jean Nicot)였다. 담배의 주성분인 니코틴(nicotine)이 바로 그의 이름에서 유래했다. 이후 프랑스 상류사회에는 ‘코담배(snuff)’가 유행했고, 중하위 계층과 농민들에게 인기를 얻은 것은 ‘파이프용 담배(smoking tobacco)’였다.프랑스 정부는 1976년 대중교통에서 흡연을 제한한 데 이어, 더 강력한 흡연 금지법을 연이어 도입했다. 이로 인해 흡연 인구가 줄어들었지만, 2015년 프랑스 성인의 흡연자 비율은 32%로 여전히 높게 나왔다. 또한 여행 웹사이트 ‘트립어드바이저(Tripadvisor)’의 설문조사에 의하면 프랑스는 여전히 세계에서 가장 흡연을 많이 하는 국가라고 한다. 이들의 유별난 니코틴 사랑을 반영하듯 흡연을 즐겼던 프랑스 축구 선수는 꽤 많았다. 프랑스 축구의 “저주받은 세대(칸토나, 파팽 같은 슈퍼스타를 가진 프랑스가 1990, 1994 월드컵 본선 진출에 실패한 것을 의미)”를 상징하는 다비드 지놀라도 흡연자였다. 폴 스콜스에 의하면 맨유 동료였던 로랑 블랑과 바르테즈는 매일 아침 담배를 한 대 피우기 전까지는 훈련을 시작하지 않았다고 한다. 지네디 지단은 2002년 유럽연합의 금연 대사로 활약했으나, 2006 월드컵 포르투갈과의 준결승전에 앞서 담배를 피우는 장면이 목격됐다. 프랭크 리베리는 한술 더 떠 유럽 밤 문화의 성지인 이비자에서 담배와 마리화나를 피우는 장면까지 보여줬다.경희대 테크노경영대학원 객원교수 2023.12.15 15:00
해외축구

“담배는 축구가 나에게 준 모든 것을 앗아갔다” ② [이정우의 스포츠 랩소디]

술과 담배는 역사적으로 인류가 가장 즐겼던 기호품이다. 술은 기원전 4000년에 시작된 세계 최초의 문명인 메소포타미아의 기록에 등장한다. 동양의 경우 기원전 1900년에 시작된 황하 문명 때부터 술을 제조했다고 한다. 고구려의 시조인 주몽의 전설에도 술 이야기는 나온다.우리는 흔히 아주 오래된 이야기를 끄집어 낼 때 “호랑이 담배 피던 시절”이라고 말한다. 하지만 이런 표현이 무색하게도, 술과 달리 담배의 역사는 그리 길지 않다. 15세기에 시작된 ‘대항해시대’를 계기로 담배는 서양에 퍼졌다. 아메리카 원주민이 주술의식 등에 사용하던 담배를 유럽인이 본국에 가져간 것이다. 이후 포르투갈 상인이 담배를 일본에 전했고, 임진왜란을 통해 조선에도 담배가 들어왔다.의학이 발달하지 못했던 과거에는 담배가 약용으로 쓰였다. 유럽에 담배가 소개된 지 300여 년 동안 담배는 의사가 사용한 보편적인 치료제였다. 심지어 일부 의료 기관은 담배로 65개 이상의 질병을 치료할 수 있다며, ‘만병통치약(panacea)’ 같이 취급했다. 동양에서도 오랫동안 담배는 약재로 쓰였다. 폐암은 과거에는 매우 희귀한 질병이었다. 그러한 폐암이 19세기 말 세계적으로 급증했으나, 담배와 폐암의 연관성이 의학적으로 증명된 것은 20세기 중반이었다. 하지만 담배회사는 이러한 증거에 이의를 제기하며 음모설을 주장했다. 이들은 담배에 관한 연구를 지연시키고 방해했으며, 허위 정보에 기반을 둔 캠페인도 벌였다. 심지어 담배는 선수의 경기력 향상과 건강에도 도움을 준다고 선전됐다. 이러한 허위 정보와 무지 속에 많은 스포츠 스타가 담배를 애용했다. 1936년 베를린 올림픽에서 4관왕을 차지해 육상의 전설이 된 제시 오웬스, 1954년 5000미터 세계 신기록을 세운 크리스 채터웨이도 애연가였다. 시간이 흐르면서 흡연에 관한 경고는 계속 나왔지만, 1960년대 후반 미국 의사의 3분의 1 정도만 흡연과 폐암과의 관계를 인정했다고 한다. 그리브스는 첼시에서 데뷔한 첫날부터 담배를 피웠고, 선수 시절 내내 흡연을 즐겼다. 그는 자신이 뛰었던 첼시, 토트넘, 잉글랜드 대표팀 선수 중 절반은 흡연자라고 밝혔다. 그리브스는 1966 잉글랜드 월드컵 우승 멤버였다. 그에 의하면 당시 대표팀 숙소였던 호텔에서 팀 미팅이 열리면 회의실은 담배 연기로 가득 찼다고 한다. AFC 아약스와 FC 바르셀로나를 거친 크루이프는 선수와 감독으로 대성공을 거둔 축구계에 몇 안 되는 인물 중 한 명이다. 1974 서독월드컵에서 네덜란드는 크루이프를 중심으로 한 ‘토탈 풋볼’로 아르헨티나, 브라질에 완승을 거두며 결승에 진출하는 쾌거를 이룬다. 후에 바르셀로나 감독이 된 크루이프는 토탈 풋볼을 클럽에 이식했고, 이를 바탕으로 ‘티키타카’라는 유명한 축구 전술이 등장하게 된다. 1960년대와 1980년대를 대표하는 선수가 각각 펠레와 디에고 마라도나라면, 1970년대는 크루이프의 시대였다. 하지만 그는 하루에 담배 두 갑을 피울 정도로 지독한 골초였다. 1974 월드컵 결승전 하프 타임 때도 흡연을 즐겼다는 크루이프는 공교롭게도 서독과의 결승전에서 부진했다. 크루이프가 만약 담배를 멀리했다면 조국 네덜란드에 월드컵 우승을 안길 수 있었을까? 한가지 확실한 점은 현대 축구는 크루이프 시절의 축구와 비교해 크게 발전했다는 것이다. 따라서 크루이프 같이 담배를 많이 피는 흡연자는 현대 축구에 절대 적응할 수 없다. 1991년 심장수술을 받은 크루이프는 축구공 대신 담뱃갑으로 묘기를 부리는 금연 광고에 출연했다. 광고 속의 크루이프는 인생에서 담배와 축구라는 두 가지 중독을 겪었고, “Football has given me everything in this life; tobacco almost took it all away(담배는 축구가 나에게 준 모든 것을 앗아갔다)”고 말하며 멋진 슈팅으로 담뱃갑을 부숴버린다. 그러나 그 후에도 그는 담배를 쉽게 끊지 못했다. 결국 크루이프는 2016년 68세를 일기로 세상을 떠났다. 사인은 폐암이었다. 아스날의 전설적인 감독이었던 벵거는 2015년 골키퍼 보이치에흐 슈체스니가 탈의실에서 흡연을 하자 벌금 2만 파운드를 부과했다. 그 후 벵거는 인터뷰에서 자신도 담배를 피운 시절이 있다고 밝혔다. 흡연자들 사이에서 자란 벵거는 담배를 판매한 적도 있고, 특히 그가 군목부를 했던 시기에는 월급을 담배로 받았다고 한다. 자연스럽게 흡연자가 된 벵거는 초창기 축구 지도자 시절 스트레스 때문에 담배를 애용했다. 하지만 벵거는 아스날 감독이 되기 전에 담배를 끊었고, 높은 수준의 경기력을 유지하기 위해 선수들에게 금연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프로축구선수는 최상의 컨디션으로 최고의 경기를 보여 줄 의무가 있다. 따라서 흡연은 더 이상 개인이 선택할 문제가 아니라는 주장에 공감하는 팬들이 많다. 그럼에도 일부 선수들은 현재도 흡연을 즐기고 있다. 다음 칼럼에서 이에 대해 알아보자.경희대 테크노경영대학원 객원교수 2023.12.08 17:00
해외축구

“페르난데스, 주장감 아냐” 전설의 일갈…완장은 다시 매과이어에게?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EPL) 맨체스터 유나이티드의 전 주장 로이 킨이 최근 브루노 페르난데스에 대해 “주장감이 아니다”라며 분노했다. 이에 현지 매체는 페르난데스를 대신할 주장 후보를 추렸는데, 여기에는 완장을 박탈당한 해리 매과이어가 포함돼 있어 눈길을 끌었다.영국 매체 더 선은 지난달 30일(한국시간) “전 맨유의 주장 로이 킨은 페르난데스에게 큰 실망을 드러냈다. 킨은 페르난데스가 주장감이 아니라고 말했다”라면서 주장 교체에 대한 가능성을 언급했다.맨유는 지난달 30일 영국 맨체스터의 올드 트래포드에서 열린 맨체스터 시티와의 2023~24시즌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EPL) 10라운드 경기에서 0-3으로 졌다. 맨유는 시종일관 얻어맞았고, 무려 21개의 슈팅을 허용했다.경기를 지켜본 아르센 벵거 전 감독은 BeIN 스포츠와의 인터뷰에서 “개선될 수 있는 부분이 보이지 않는다. 맨유는 자신감, 실력, 정신력을 모두 잃었다”라고 냉정히 짚기도 했다.맨유의 전 주장 킨이 분노한 대상은 바로 페르난데스였다. 킨은 스카이스포츠에 출연해 “페르난데스로부터 주장 완장을 빼앗을 것이다. 그는 주장감이 아니다”라고 지적했다. 페르난데스는 경기가 잘 풀리지 않을 때 짜증을 내거나, 심판에게 자주 항의하는 등 불필요한 행동으로 논란이 된 바 있다. 킨 역시 페르난데스의 행동에 대해 불만을 가진 모양새다.한편 매체는 페르난데스를 대신할 5명의 후보를 추렸다. 먼저 언급된 건 카세미루였다. 매체는 “카세미루는 브라질 대표팀에서 주장 완장을 찬 바 있고, 이미 지난여름 주장 후보로도 꼽혔다. 에릭 텐 하흐 맨유 감독은 이미 지난해 카세미루의 리더십을 칭찬했다”라고 설명했다. 다만 카세미루는 최근 부진과 부상으로 선발에서 빠진 상태다. 다음으로 언급된 건 지난 시즌 에이스로 활약한 마커스 래시포드다. 매체는 “그는 18년 동안 맨유 유니폼을 입었고, 지난 시즌에는 30골을 넣었다”면서도 “하지만 올 시즌 1골에 그쳤다”라고 설명했다. 나머지 세 명의 후보는 모두 수비수였다. 매체는 루크 쇼·리산드로 마르티네스, 그리고 매과이어를 언급했다. 다만 쇼와 마르티네스는 연이은 부상으로 ‘휴업’ 상태다. 복귀 일정이 불투명한 만큼 적합하지 않은 모양새다. 시선은 매과이어에게 향한다. 그는 개막을 앞두고 텐 하흐 감독으로부터 주장직을 박탈당했는데, 다시 주장 후보로 언급되고 있다. 매체는 “텐 하흐 감독이 결정을 번복할 수도 있다”면서 “매과이어는 다시 선발로 출전하고 있다. 최근 유럽축구연맹(UEFA) 챔피언스리그(UCL) 조별리그 코펜하겐과의 경기에서도 결승 골을 터뜨렸다”라며 최근 활약에 주목했다.주장 교체가 언급되는 건 결국 맨유의 올 시즌 행보가 기대 이하이기 때문이다. 맨유는 리그 첫 10경기서 5승 5패에 그쳤다. 지난여름 메이슨 마운트·안드레 오나나 등을 품었지만, 경기력은 기대 이하다. 과연 텐 하흐 감독이 이 위기를 탈출할 수 있을지가 관전 요소다.김우중 기자 2023.11.01 16:45
해외축구

흔들리는 맨유, 선수들도 감독 전술에 의문…사령탑 잔혹사 이어지나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EPL) 맨체스터 유나이티드가 다시 한번 흔들리는 것일까. 이번에는 맨유 선수단이 에릭 텐 하흐 감독을 향해 의문을 제기한 것으로 알려졌다. 맨체스터 더비에서의 완패 이후 후폭풍이 이어지는 모양새다. 영국 매체 더 선은 31일 오전(한국시간) “텐 하흐 감독은 맨유 선수들로부터 처음으로 자신의 전술에 대한 질문을 받았다”고 주장했다. 매체는 “선수들은 지난 맨체스터 시티와의 경기에서 감독의 일부 전술에 당황했다. 특히 중앙 수비수인 빅토르 린델뢰프가 왼쪽에 서고, 브루노 페르난데스가 윙어로 배치된 점에 대해 의문을 드러냈다”고 전했다.맨유는 지난 30일 영국 맨체스터의 올드 트래포드에서 열린 맨시티와의 2023~24시즌 EPL 10라운드에서 0-3으로 크게 졌다. 홈경기였지만, 경기 내내 슈팅을 얻어맞으며 무릎을 꿇었다. 엘링 홀란이 2골 1도움을 기록했고, 필 포든도 득점에 가세했다. 안드레 오나나의 선방 쇼가 없었다면 차이는 더 벌어질 수 있었다. 매체도 연이어 혹평을 남겼다. 더 선은 “후반전에 나선 메이슨 마운트는 별다른 인상을 남기지 못했다. 안토니는 다시 한번 텐 하흐 감독으로부터 외면받았다”면서 “이미 0-2으로 뒤진 상황에서 세르히오 레길론이 왼쪽 수비수로 들어갔다”고 짚으며 텐 하흐 감독의 기용 방식에 의문을 드러내기도 했다.전문가들의 반응도 마찬가지였다. 맨유 ‘전설’ 로이 킨은 스카이스포츠에 출연해 “맨시티는 맨유를 가지고 놀고 있다. 당황스럽기보다는, 맨유 선수들에게 측은한 마음”이라고 말했다. 제이미 캐러거는 “맨유는 ‘언더 독’ 축구를 하고 있다. 어떤 상위 팀도 그렇게 플레이하지 않는다”라고 비판했다. 아르센 벵거 전 감독 역시 BeIN 스포츠와의 인터뷰에서 “개선될 수 있는 부분이 보이지 않는다. 맨유는 자신감, 실력, 정신력을 모두 잃었다”라고 짚었다. 과연 맨유가 위기에서 벗어날 수 있을지 시선이 모인다. 다만 최근 행보는 과거 데이비드 모예스·루이스 판 할·조제 모리뉴 감독으로 이어지는 부진의 시기가 되풀이되는 모양새다. 맨유는 알렉스 퍼거슨 감독 이후 유명 감독들에게 지휘봉을 맡겼지만, 모두 기대 이하의 성적을 남긴 뒤 팀을 떠났다. 텐 하흐 감독은 지난 2022~23시즌을 앞두고 부임해 EPL 3위에 오르며 기대에 부응하는 듯했지만, 올 시즌은 첫 10경기서 5승 5패로 부진한 출발을 알렸다.김우중 기자 2023.10.31 13:47
프로농구

[IS 고양] 소노, 성황리에 마친 창단식…“특별한 농구 여행, 3점슛 많이 쏘겠다”

고양 소노 스카이거너스가 창단식에서 하늘을 향해 첫 발을 쏘아 올렸다.소노는 20일 경기도 고양시의 소노캄고양 이스트타워 그랜드볼룸에서 창단식을 열었다.지난 7월 21일 한국농구연맹(KBL)으로부터 공식 참가 승인을 받아 10번째 구단으로 창단한 소노는 ‘소노 스카이거너스’라는 팀명과 함께 KBL 무대에 도전장을 내밀었다. 스카이거너스는 하늘의 사수(射手)들이라는 의미를 가졌다.이날 행사장에는 서준혁 대명소노그룹 회장·이동환 고양특례시장·김희옥 KBL 총재·최보근 문화체육관광부 체육국장 등 내외빈이 참석해 행사장을 빛냈다.이날 행사 중에는 스카이거너스라는 이름이 탄생한 배경이 밝혀지기도 했다. 서준혁 회장이 어린 시절부터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EPL) 아스널의 팬이었고, 직접 명칭을 고안해 냈다. 아스널 역시 ‘거너스’라는 별칭이 있다. 서 회장은 단순히 팀의 전력 보강을 넘어, 직접 선수를 키워 스타로 성장시키는 아르센 벵거 전 감독의 방식이 소노 구단의 가치와 닮았다고 느낀 것으로 알려졌다. 이후에는 선수단과 코치진의 소개 행사가 이어졌고, 주요 선수들이 차레로 마이크를 잡았다. 먼저 사령탑 김승기 감독은 “엠블럼에 맞게 3점슛을 많이 쏘는, 하프라인만 넘어오면 3점슛을 쏠 수 있는 팀으로 정착했다. 팬들에게 박수를 받을 수 있는 팀이 되겠다”라고 힘줘 말했다. 사회자가 ‘하프라인 슛을 진짜 쏠 것인지’라고 되묻자 ”나는 슛에 관대하다. 충분히 연습하고 있다“고 미소 지었다. 이어 ”무엇보다 농구를 사랑해주시는 팬, 소노 가족들과 특별한 농구 여행을 갈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라는 메시지를 남겼다.‘주장’ 김강선은 ”지난 시즌 어려울 때 팬분들이 보내주신 사랑에 너무 감사함을 느꼈다. 이번 시즌에는 더 감동을 줄 수 있는 선수들이 되도록 할 것“이라고 덧붙였다.현재 항저우 아시안게임(AG) 남자농구 국가대표팀에 속한 전성현과 이정현 역시 마이크를 잡았다. 전성현은 ”내 플라이스타일과 구단이 찰떡궁합이다“라고 웃은 뒤 ”우리 팀 뜻이 하늘의 사수라는 뜻인데, 내가 또 KBL의 명사수다. 코트에서 멋진 모습 보여드리겠다“라고 힘줘 말했다. 이어 이정현은 ”승리에 대한 책임이 더 커졌다. 개인적인 목표보다 팀의 우승을 꼭 이루고 싶다“면서 ”저를 대표팀까지 성장시켜 주신 김승기 감독님께 기대에 부응하는 활약을 보여드리고 싶다“라고 힘줘 말했다. 한편 사회자가 ‘김승기 감독님을 업어드린 적이 있는지’라고 묻자 이정현은 “우승하면 업어드리려고 했다”라고 답했는데, 곧이어 김승기 감독을 업고 기념 촬영을 진행하기도 했다.끝으로 김민욱은 서준혁 회장에게 “개인적으로 김승기 감독님과 다시 한번 농구를 하고 싶었는데, 그 바람을 이뤄주셔서 감사하다. 소노 구단이 KBL에서 명문이 될 수 있도록 이바지하겠다”라는 포부를 드러내기도 했다. 성황리에 창단식을 마친 소노는 오는 10월 초 열리는 KBL 컵대회를 통해 본격적인 출발을 시작한다.고양=김우중 기자 ujkim50@edaily.co.kr 2023.09.20 12: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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