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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그맨 아니다’ 전 리버풀 GK, 21세기 클린시트 압도적 1위

전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EPL) 리버풀 출신의 골키퍼 페페 레이나(비야레알)가 21세기 공식전에서 가장 많은 무실점 경기(클린시트)에 성공한 것으로 알려져 팬들의 눈길을 끌었다.유럽 축구 통계 매체 트랜스퍼마르크트는 지난 6일(한국시간) 21세기 유럽 상위 10개 리그와, 공식전에서 가장 많은 클린시트에 성공한 골키퍼 톱10을 공개했다. 1위를 차지한 건 다름 아닌 1982년생 레이나였다. 그는 21세기 공식전 891경기에서 클린시트 345회를 기록했다. 이는 여전히 현역인 마누엘 노이어(바이에른 뮌헨·323회)에 앞선 기록이었다. 잔루이지 부폰(319회) 이케르 카시야스(315회) 페트르 체흐(309경기) 등 톱5와 비교해도 크게 앞선다.레이나의 ‘롱런’이 눈길을 끈다. 레이나는 바르셀로나(스페인) 유소년 출신으로, 비야레알을 거쳐 리버풀에서 전성기를 누볐다. 그는 이 기간 394경기 클린시트 177회를 기록했다. 잉글랜드 축구협회(FA)컵·리그컵·슈퍼컵·유럽축구연맹(UEFA) 슈퍼컵 우승을 이뤄내기도 했다. 당시 EPL에서 골든글러브 3회 연속 수상하며 동시대 체흐·에드빈 판 데르 사르와의 경쟁에서도 밀리지 않았다. 스페인 국가대표에선 주전 장갑을 끼진 못했지만, 꾸준히 대표팀의 부름을 받은 기억이 있다.다만 리버풀을 떠난 뒤 커리어는 다소 아쉬움을 남겼다. 그는 나폴리(이탈리아)·뮌헨·AC 밀란(이탈리아)·애스턴 빌라(잉글랜드)·라치오(이탈리아) 등을 거치는 저니맨이 됐다. 하지만 고령의 나이가 무색하게, 지난 시즌 비야레알에서만 공식전 32경기에 나서며 건재함을 과시했다. 올 시즌에도 유럽축구연맹(UEFA) 유로파리그(UEL)에서 팀의 선발 골키퍼 장갑을 꼈다.한편 레이나는 전성기 시절 다소 황당한 볼처리 실수를 보이며 팬들 사이에서 ‘개그맨’이라는 수식어를 받기도 했다. 하지만 경쟁자들보다 오랜 커리어를 유지하면서, 많은 클린시트에도 성공한 골키퍼로 평가받을 전망이다. 해당 게시글을 접한 팬들은 다소 이해할 수 없는 기준에 의문부호를 드러내기도 했다. 예로 1990년대 데뷔한 부폰은 이전 기록이 고려되지 않아 손해를 봤다. 클린시트 비율상 노이어와 체흐가 더 높은 평가를 받아야 한다는 의견도 공존했다.김우중 기자 2024.04.07 12: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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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탈리아 낭만의 시대…21세기 세리에 A 올스타는? ‘카카, 델 피에로가 없네’

이탈리아 세리에 A의 21세기 올스타11이 공개됐다. 다만 의아한 선정 기준탓에 팬들의 의문부호가 이어졌다.해외 축구 콘텐츠를 다루는 Score90은 지난 2일 소셜 미디어(SNS)를 통해 이색적인 세리에 A 올스타를 꼽았다. 이들은 구단당 1명만 선정해 11개 클럽으로 이룬 베스트11을 꾸렸다.4-3-1-2 전형의 올스타11에서 전방을 맡은 건 즐라탄 이브라히모비치와 안토니오 디 나탈레였다. 이브라히모비치는 AC 밀란, 디 나탈레는 우디네세 소속으로 여겨졌다. 각각 세리에 A에서만 283경기 156골, 445경기 209골을 터뜨린 공격수이기도 하다. 이들의 뒤를 받친 건 AS로마 원클럽맨 프란체스코 토티였다. 토티는 세리에 A에서만 618경기 250골을 넣은 바 있다.중원은 리카르도 몬톨리보(전 피오렌티나) 안드레아 피를로(전 유벤투스) 마렉 함식(전 나폴리)으로 구성됐다. 이들 모두 2000년대 이름을 떨친 선수들로, 세리에 A에서만 380경기 이상 소화한 선수들이기도 하다.끝으로 백4는 로빈 고젠스(전 아탈란타) 안드레아 바르찰리(전 팔레르모) 알렉산드로 네스타(전 라치오) 하비에르 사네티(전 인터 밀란), 골키퍼에는 마티아 페린(전 제노아)이었다.대부분 2000년대 초반부터 활약한 선수들이라는 점이 눈길을 끈다. 이 중 현역 선수는 고젠스와 페린뿐이다. 고젠스는 2023~24시즌을 앞두고 인터 밀란을 떠나 유니온 베를린 유니폼을 입었다. 페린은 긴 임대 생활을 마친 뒤 유벤투스로 복귀했으나, 보이치에흐 슈체스니에 밀려 2순위 골키퍼로 활약하고 있다.다만 해당 소식을 접한 팬들은 SNS를 통해 의아함을 감추지 못했다. 한 예로 2000년대 왼쪽 수비수로도 활약한 파올로 말디니가 없었고, 크리스티아누 호날두도 이름을 올리지 못했다. 카카, 알렉산드로 델 피에로 등 시대를 풍미한 선수들이 모조리 제외됐다. 지난해 은퇴를 선언한 잔루이지 부폰 역시 마찬가지였다. 이들이 특별한 선정 조건을 추가로 공개하지 않았기 때문에, 팬들의 의문이 이어졌다. 김우중 기자 2024.01.02 15: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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축구계 최고의 골초는 누구일까? ④ [이정우의 스포츠 랩소디]

‘아스널의 미래’로 기대를 받았던 잭 윌셔는 2013년과 2014년 담배를 피우는 사진이 찍혔다. 2015년 골키퍼 보이치에흐 슈체스니는 사우스햄튼과의 경기에서 치명적인 실수를 한 데 이어, 탈의실에서 흡연하다 발각되었다. 선수들의 몸 관리와 식단에 철저하기로 유명한 아르센 벵거 감독의 아스널에서 흡연 문제가 연달아 발생한 것이다.당시 아스널 소속이었던 올리비에 지루는 프랑스의 스포츠 일간지인 레퀴프와 이에 관해 인터뷰를 가졌다. 지루는 윌셔와 슈체스니의 논란에 “아무도 충격받지 않았다”면서, 축구계에 흡연은 만연하다고 말했다. 또한 그는 “클럽마다 4~5명의 선수가 담배를 피운다”고 밝혔다.지루의 인터뷰를 보고 솔직히 필자는 놀랐다. 지금도 최고의 리그에서 뛰는 프로선수가 이렇게 많이 담배를 피운다는 사실이 믿기지 않았다. 과거 활동했던 선수와 감독 중에는 골초가 꽤 많았다. 대표적인 유명 골초 선수로는 1970년대 축구를 상징하는 네덜란드의 요한 크루이프와 1980년대 브라질 축구를 대표했던 소크라테스다. 특히 소크라테스는 소아과 전문의 자격증을 취득한 의사였는데도 하루에 담배 두 갑을 피웠다.축구와 흡연에 관해 글을 쓰던 중 의문이 하나 생겼다. 축구계 최고의 골초가 누구일지 궁금해진 것이다. 물론 이에 대한 정확하고 공식적인 기록은 존재하지 않는다. 하지만 필자가 열심히 조사한 결과 가장 유력한 이를 찾아냈다. 주인공은 이탈리아 출신으로 나폴리, 첼시, 유벤투스의 감독을 거쳐 현재 라치오의 수장인 마우리치오 사리(Maurizio Sarri)다. 그렇다면 사리는 과연 얼마나 담배를 많이 폈을까? 영어에는 ‘라이트 스모커(light smoker)’와 ‘헤비 스모커(heavy smoker)’라는 표현이 있다. 보통 하루에 10개비 이하를 피면 라이트이고, 한 갑 즉 20개 이상을 피는 사람을 헤비라고 부른다. 헤비들은 줄 담배를 피우는 경우가 많은데, 이를 ‘체인 스모커(chain smoker)’라고 칭한다.다양한 외신이 그의 하루 담배 소비량을 보도했다. 하지만 언론에 따라 사리의 흡연량은 들쑥날쑥하다. 하루에 60개비를 핀다는 기사가 있는가 하면, 80개비라고 주장하는 언론도 있다. 심지어 하루에 100개비까지 피운다는 기사가 나온 적도 있다. 종합하면 그는 하루에 최소 60에서 최대 100개비를 핀다는 결론이 나온다. 수면, 식사, 샤워 시간 등을 제외하고 하루에 14시간이 사리에게 주어진다고 가정해 보자. 100개비를 소비하기 위해서는 그는 대략 8분마다 한 개비를 펴야 한다.사리와 담배와 얽힌 논란 몇 개를 소개한다. 2018년 2월 사리의 나폴리는 유로파리그에서 RB 라이프치히를 만났다. 당시 라이프치히는 홈구장인 레드불 아레나에 사리만을 위한 임시 흡연 공간을 만들어 줬는데, 이로 인해 발생한 비용 1200유로는 나폴리 구단이 부담했다. 2019년 7월 유벤투스의 방한 경기 때 벌어진 호날두의 ‘노쇼’를 기억하는 팬들이 많을 것이다. 당시 내한한 사리 감독은 인천국제공항 금연구역에서 흡연한 데 이어, 담배를 입에 물고 국내 팬들에게 사인을 해줘 논란을 일으켰다.흡연으로 인해 사리에게서 나는 악취는 선수들에게도 고역이었다. 유벤투스의 ‘명수비수’이자 이탈리아 대표팀의 주장이었던 지오르지오 키엘리니는 그의 자서전에서 “유벤투스 선수들은 사리 감독과 얘기를 나눈 후 담배 냄새를 없애기 위해 샤워를 해야 했다”고 밝혔다. 따라서 선수들은 훈련 후 땀이 많이 난 트레이닝 키트를 입은 채, 그를 만나는 것을 선호했다. 샤워 후 깨끗한 옷을 입고 사리를 만나면 다시 한번 샤워를 해야 했기 때문이다. 프랑스와 비슷하게 흡연은 오랫동안 이탈리아 문화에 깊게 뿌리내렸다. 이탈리아에는 ‘라 돌체 비타(La dolce vita)’라는 삶의 방식을 아우르는 철학이 있다. 영어로 옮기면 ‘the sweet life(달콤한 인생)’이 되는데, 이는 “단 한 번 사는 인생에 모든 순간과 경험을 음미하고 최대한 즐기라”는 뜻이다. 따라서 이탈리아인에게 멋진 패션과, 예술, 맛있는 음식, 사교 활동 등은 중요한 의미를 갖는다. 이로 인해 카페, 레스토랑 등에서 벌어지는 사교 모임에서 흡연은 자연스럽게 삶의 일부가 된 것이다. 게다가 이탈리아에서는 담배에 불을 붙이고 흡연하는 행위를 매력적으로 바라보는 시각도 있다.이탈리아 축구인들의 담배 사랑도 유명하다. UEFA 챔피언스리그와 월드컵을 모두 우승한 최초의 감독인 마르첼로 리피의 입에는 거의 언제나 시가(cigar)가 물려 있었다. 또한 챔피언스리그에서 4번 정상에 올랐고 유럽 5대 프로축구리그에서 모두 우승한 경력이 있는 카를로 안첼로티 감독도 유명한 골초다. 이외에도 잔루카 비알리, 마르코 베라티도 정기적으로 흡연을 즐겼다. 아스널에서 부진했던 니콜라스 벤트너는 2012~13시즌 유벤투스로 임대됐다. 클럽에서의 첫날 벤트너는 동료들이 안 보여 찾아 나섰다. 그는 마침내 10~12명의 동료를 화장실에서 발견했는데, 그들은 커피를 마시며 담배를 즐기고 있었다. 흡연은 어느 클럽에서나 흔히 볼 수 있지만, 이렇게 많은 선수가 모여 담배 피우는 광경에 벤트너는 놀랐다. 하지만 흡연 중인 안드레아 피를로와 부폰을 본 순간 그는 어떤 말을 할 필요성도 느끼지 못했다고 한다. 그들은 월드클래스 선수였기 때문이다.경희대 테크노경영대학원 객원교수 2023.12.29 15: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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체코 전설 체흐와 동률…‘한국 선수 포함’ 21세기 국가대표 클린시트 톱10

스페인의 국가대표 골키퍼 이케르 카시야스가 21세기 기준 국가대표 경기에서 가장 많은 클린시트(무실점 경기)를 기록한 것으로 알려졌다. 카시야스는 해당 기간 무려 100번의 클린시트를 기록, 경쟁자들을 압도하는 수치를 올렸다. 한편 그의 밑으로는 이운재 전 전북 현대 골키퍼 코치도 이름을 올려 눈길을 끌었다.축구 통계 매체 트랜스퍼마르크트는 19일 오전(한국시간) 소셜미디어(SNS)를 통해 21세기 국가대표 선수 중 가장 많은 클린시트(무실점 경기)를 기록한 골키퍼를 조명했다.최상단에 위치한 건 카시야스였다. 매체에 따르면 카시야스는 21세기에만 A매치 161경기에 출전, 클린시트 100번을 기록했다. 현역 시절 그에게 ‘성 이케르’라 불린 배경이다. 지난 2000년 스페인 국가대표 수문장을 맡은 그는 국제축구연맹(FIFA) 월드컵 4회·유럽선수권 5회 출전·FIFA 컨페더레이션스컵 2회에 나서며 참가할 수 있는 국가대표 대회를 모두 밟았다. 이 중 FIFA 월드컵 1회·유럽선수권대회 2회 우승을 거머쥐며 커리어상으로는 역대 최고의 골키퍼 중 하나로 평가받는다.해당 명단에서 카시야스의 기록이 돋보이는 이유는 그가 가장 많은 A매치에 나섰음에도, 클린시트 1위를 기록했기 때문이다. 160경기 출전한 잔루이지 부폰(이탈리아)는 69회로, 카시야스의 기록과 크게 차이 난다. 그 밑으로는 다비드 오스피나(콜롬비아) 위고 요리스(프랑스) 기예르모 오초아(멕시코) 등이 이름을 올렸다.한편 한국인 선수도 해당 명단에 포함돼 눈길을 끌었다. 바로 이운재 전 전북 현대 골키퍼 코치다. 매체는 이운재 전 코치가 21세기 A매치 116경기서 56번의 클린시트를 기록했다고 조명했다. 이는 체코의 페테르 체흐와 동률이다. 경기 수는 더 적어 경기당 클린시트 비율이 높다. 이운재 전 코치는 FIFA 월드컵 4위, 아시아축구연맹(AFC) 아시안컵 3위 2회 등을 기록하며 2000년대 한국의 최고 골키퍼로 활약했다. 다만 해당 기록은 실제와는 조금 다른 것으로 보인다. 대한축구협회의 기록에 따르면 이운재 전 코치의 A매치 통산 기록은 133경기인데, 이 중 21세기에 치른 경기는 119경기다. 21세기 클린시트 역시 51경기로 매체가 집계한 기록과 차이가 있다. 한편 그 밑으로는 클라우디오 브라보(칠레) 페르난도 무슬레라(우루과이)가 이름을 올렸다. 남미 출신의 골키퍼들이 다수 포함된 것이 눈길을 끈다.김우중 기자 2023.11.19 11: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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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시대의 종말’ 2023 은퇴 베스트11 공개…“믿을 수 없어”

시간이 흘러, 시대를 풍미한 스타들이 축구화를 벗는다. 한 매체가 2023년 은퇴한 선수들로 꾸린 베스트11을 공개하자, 축구 팬들은 “너무 슬프다”라는 반응을 보였다.유럽 축구 통계 매체 트랜스퍼마르크트는 지난 14일 2023년 은퇴 선수들로 꾸린 베스트11을 공개했다. 어느 한 명도 이름값에서 밀리지 않는 선수들이었다.최전방에는 즐라탄 이브라히모비치가 배치됐다. 이브라히모비치는 지난 2022~23시즌이 끝난 뒤 AC밀란(이탈리아)에서 은퇴를 선언했다. 만 42세, 프로 통산 기록은 827경기 496골이다. 스웨덴 말뫼에서 프로 무대를 밟은 이브라히모비치는 아약스(네덜란드)·유벤투스·인터 밀란·AC밀란(이하 이탈리아)·파리 생제르맹(프랑스)·FC바르셀로나(스페인)·맨체스터 유나이티드(잉글랜드)·LA갤럭시(미국) 등 해외 각지의 유니폼을 입었다. 특히 맨유 시절을 제외하곤 각 소속 리그의 우승 트로피를 들어올리며 ‘우승 청부사’ 역할을 맡았다. 다만 유럽축구연맹(UEFA) 챔피언스리그(UCL)와는 연이 없었다. 선수 시절 단 한 차례도 UCL 결승전 무대를 밟지 못했다.양 윙에는 에당 아자르와 가레스 베일이 배치됐다. 레알 소속으로 한솥밥을 먹은 두 선수는 공통점이 여럿 있다. 먼저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EPL)에서 전성기를 누볐고, 당대 최고의 윙어로 활약했다. 큰 기대를 모으며 레알에 입성했지만, 말년 커리어가 좋지 못한 점도 같다. 베일은 입지가 줄어든 뒤 LA FC에서 은퇴를 선언했다. 지난 2022 국제축구연맹(FIFA) 카타르 월드컵 본선 무대를 밟았고, 미국에서 축구화를 벗었다.반면 아자르는 다소 이른 나이에 은퇴를 선언했다. 그는 2022~23시즌이 끝난 뒤 상호 합의 하에 팀을 떠났는데, 새로운 보금자리를 찾지 못했다. 사우디아라비아, 미국 등 여러 행선지가 꼽혔지만, 이적시장이 끝나도록 소식이 없었다. 결국 지난 10일 자신의 소셜미디어(SNS)를 통해 “나 자신의 말을 듣고 적절한 시간에 멈춰야 한다”고 운을 뗀 뒤 “16년, 700경기 이상을 소화한 나는 프로 축구 선수 생활을 마치기로 결정했다”라고 전했다. 아자르는 첼시에서 통산 공식전 352경기 110골 92도움, EPL 2회·UEL 2회·FA컵 1회·리그컵 1회 우승 기록을 남겼다. 반면 레알에서는 4시즌 동안 76경기 출전에 그쳤다. UCL 우승 포함 8개의 트로피를 들어 올렸지만, 아자르의 지분은 적었다.한편 중원에는 2010년대 최고 플레이메이커 메수트 외질(독일) 다비드 실바·세스크 파브레가스(이상 스페인)가 배치됐다. 세 선수 모두 2010년대 EPL은 물론, 월드컵 무대에서도 이름을 떨친 최고의 미드필더였다. 수비진은 요나스 헥토어·디에고 고딘·미란다·시메 브르살리코·잔루이지 부폰으로 꾸려졌다. 풀백인 헥토어, 브르살리코는 각각 독일과 크로아티아 국가대표로 활약한 바 있다. 중앙 수비수인 고딘과 미란다는 2010년대 초중반 아틀레티코 마드리드(스페인) 수비의 핵심이었다. 부폰은 지난 8월 2일 무려 28년이라는 선수 생활에 마침표를 찍었다. 당시 그는 “이제 끝이다. 여러분은 나에게 모든 걸 줬다. 나도 팬들께 모든 걸 줬다. 우리가 함께 해냈다”면서 팬들에게 마지막 인사를 전했다. 해당 게시글을 접한 팬들은 “슬프다”라는 반응을 보였다. 주로 “은퇴하기엔 너무 이르다” “이들이 모두 올해 은퇴했다는 게 믿기지 않는다” “전성기라면 UCL 우승할 수 있을 것” 등 댓글을 남기기도 했다. 일부 팬은 “첼시보다 낫다”라는 익살스러운 반응을 보이기도 했다. 김우중 기자 2023.10.15 13: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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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5세 부폰, 현역 은퇴 선언 “여러분도, 나도 모든 걸 줬다”

잔루이지 부폰(45)이 28년에 가까운 선수 생활을 마쳤다.부폰은 지난 2일(한국시간) 자신의 소셜 미디어(SNS)를 통해 “이제 끝이다. 여러분은 나에게 모든 걸 줬다. 나도 팬들께 모든 걸 줬다. 우리가 함께 해냈다”면서 팬들에게 마지막 인사를 전했다. 함께 게시된 영상에는 그간 그가 보여준 놀라운 선방과 함께한 동료들의 모습이 담겼다.과거 그가 몸담았던 파르마·유벤투스(이상 이탈리아)는 물론 이탈리아 국가대표팀 공식 SNS 역시 부폰의 활약상을 담은 영상을 공유하기도 했다.지난 1995~96시즌 파르마에서 프로 커리어를 시작한 부폰은 이듬해 곧바로 주전 골문을 차지하며 세리에 A 스타로 떠올랐다. 당시 그의 나이는 만 18세에 불과했다. 이어 1998~99 이탈리아 컵, 1999~2000 이탈리아 슈퍼컵 트로피를 들어 올리기도 했다. 부폰은 이후 2001년 유벤투스 유니폼을 입으며 새로운 도전에 나섰다. 당시 유벤투스가 그를 영입하기 위해 투자한 5290만 유로(약 750억원)는, 2018년 케파 아리사발라가(첼시)와 알리송(리버풀)의 기록이 나오기 전까지 깨지지 않은 골키퍼 포지션 역사상 최고액이었다. 지금까지도 유벤투스 구단 역사상 6번째로 높은 이적료 지출이기도 하다.부폰은 이적료를 뛰어넘는 활약을 펼쳤다. 그는 유벤투스 유니폼을 입고 685경기 나서 단 539실점을 기록했다. 무실점 경기(클린 시트)는 무려 322회였다. 이어 세리에 A 10회·이탈리아컵 5회·이탈리아 슈퍼컵 6회를 캐비닛에 추가하기도 했다.그 사이 2018~19시즌 프랑스 리그1 파리 생제르맹(PSG)에 1년간 몸담았던 부폰은 이듬해 다시 유벤투스로 돌아와 2년간 로테이션 멤버로 활약했다. 이후 2021~22시즌 세리에 B 파르마 유니폼을 입으며 커리어를 이어갔다. 그의 친정팀으로 돌아가 선수 커리어 말년을 보낸 셈이다. 이미 40을 훌쩍 넘긴 나이였지만, 부폰은 파르마에서 활약한 지난 2시즌간 공식전 45경기 나서며 건재함을 과시했다. 클린시트 13회를 기록하기도 했다. 국가대표로 부폰의 존재감도 빛났다. 아주리 군단에서만 176경기 출전한 그는 146실점 클린시트 77회를 기록했다. 2006년 국제축구연맹(FIFA) 독일 월드컵 우승을 이끄는 핵심 역할을 하기도 했다. 당시 프랑스와의 결승전은 승부차기까지 가는 접전이었는데, 부폰이 마지막까지 골문을 지키며 빛났다.부폰의 커리어에서 가장 아쉬운 점은 바로 유럽 대항전 성적이다. 유벤투스에서도, 이탈리아에서도 유독 UEFA 주관 대항전 트로피와는 연이 없었다. 그는 유벤투스에서만 UEFA 챔피언스리그(UCL) 준우승 3회를 기록했다. 이탈리아에서도 UEFA 유럽선수권 준우승 1회로 아쉬움을 삼켰다.최근에는 사우디아라비아의 한 팀으로부터 2년간 3000만 유로(약 430억원)에 이르는 제안을 받은 것으로 알려지기도 했으나, 부폰은 현역 은퇴를 택했다. 김우중 기자 2023.08.03 10: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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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금만 참자" 공시생·수험생 다짐 지켜주는 알뜰 공부폰

새 학기를 시작하면서 올해도 공시생·수험생들이 꿈을 이루기 위해 단단히 마음먹고 책을 펼쳤다. 주머니 속 스마트폰은 이런 다짐을 끊임없이 흔들며 유혹하는 방해요소다. 이에 알뜰폰업계가 공부에만 전념할 수 있도록 내놓은 전용 모바일 상품이 눈길을 끈다.3일 알뜰폰 1위 KT엠모바일이 단독으로 판매하는 '공신폰'은 월 1만원 중반대의 저렴한 가격에 합리적인 구성으로 인기 상품에 이름을 올렸다.공신폰은 출고가 29만7000원의 삼성전자 보급형 스마트폰 '갤럭시A13'(이하 갤A13)과 'LTE 데이터 알뜰 0MB/30분'을 묶었다. 단말기 값 5512원에 통신요금 8800원을 더해 매달 1만4312원만 내면 된다.블랙·화이트 두 가지 색상으로 나온 갤A13은 삼성 8나노 AP(중앙처리장치) '엑시노스 850'와 5000mAh 배터리, 5000만 화소의 메인카메라 등 준수한 사양을 갖췄다.또 LTE 데이터 알뜰 0MB/30분은 1만원 이하 금액으로 데이터 없이 음성과 문자만 소량 사용하는 고객을 위해 설계했다. 통화 30분과 문자 30건을 보장한다.특히 공신폰은 LTE와 와이파이, 핫스팟 데이터를 차단해 스마트폰으로 가족·지인과 연락하는 것 외에는 기능을 사용할 수 없도록 한 것이 특징이다.초기 세팅은 간단하다. 스마트폰을 받은 뒤 유심(가입자식별모듈)을 다운로드하고 와이파이를 연결해 전용 프로그램과 영한사전을 설치하면 된다.KT엠모바일은 내년 수능을 보는 고등학교 2학년 학생들과 공무원 시험을 준비하는 공시생들, 특목고 입학을 노리는 중학교 2학년 학생들을 타깃으로 설정했다. SK세븐모바일도 '갤럭시A12'(이하 갤A12)에 기반을 둔 '공부폰'을 판매 중이다.갤A12는 대만 미디어텍의 12나노 AP와 4800만 화소 메인카메라, 3GB 메모리 등을 적용했다. 데이터 없이 음성 55분, 문자 1250건을 지원하는 'LTE 하이 공부 레벨1' 요금제와 연계하면 월 2만3100원에 이용할 수 있다.데이터 100MB에 음성 90분과 문자 50건을 지원하는 'LTE 온라인 음성 S2'에 가입하면 월 납부금을 1만3100원까지 낮출 수 있다.아이들에게 공부폰을 사준 지 1년이 됐다는 한 고객은 "인터넷 사용이 절대 불가하고 통화 품질에 문제가 없는 것이 장점"이라며 "아이들이 휴대전화를 잘 안 들고 다니게 된다"고 했다.우리나라의 스마트폰 과의존위험군은 전체적으로 감소세에 접어들었지만 청소년은 늘고 있다.과학기술정보통신부가 발표한 실태조사를 보면, 지난해 국내 스마트폰 이용자 중 과의존위험군 비중은 23.6%로 전년 대비 0.6%포인트(p) 줄었다.연령별로 유아동(만 3~9세) 26.7%, 성인(만 20~59세) 22.8%, 60대 15.3%로 각각 1.7%p, 0.5%p, 2.2%p 하락한 데 반해 청소년(만 10~19세)만 40.1%로 전년보다 3.1%p 상승했다.청소년 과의존위험군과 일반 사용자군 모두 게임·영화·동영상을 즐기는 시간이 늘었다고 답했다.정길준 기자 kjkj@edaily.co.kr 2023.04.04 07: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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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정우의 스포츠 랩소디] 유벤투스와 5부리그 노츠 카운티의 120년 우정

영국의 수도 런던에서 북서쪽으로 180㎞ 떨어진 곳에는 전설적인 의적 로빈 후드의 도시 노팅엄이 있다. 노팅엄의 인구는 32만 명에 불과하나, 이 도시에는 유서 깊은 프로축구팀이 2개나 있다. 노츠 카운티(Notts County)와 노팅엄 포레스트가 바로 그들이다. 노츠 카운티의 홈구장인 메도우 레인과 노팅엄 포레스트의 시티 그라운드는 트렌트 강을 사이에 두고 겨우 270m 떨어져 있다. 잉글랜드에서 지리적으로 가장 가까운 두 클럽의 경기를 '노팅엄 더비'라고 부른다. 하지만 두 클럽이 같은 리그에서 더비 경기를 가진 것은 1994년이 마지막이었다. 이후 노팅엄은 노츠보다 최소한 한 단계 높은 리그에 속했기 때문이다. 노팅엄은 리버풀과 함께 UEFA 챔피언스리그의 전신인 유러피언컵을 2연패한 잉글랜드 클럽이다. 그에 반해 노츠 카운티는 1부리그에서 1992년 강등당한 이후 계속 추락해 현재는 5부리그에 속해 있다. 눈에 띄지 않는 성적으로 인해 노츠 카운티는 국내 축구팬들에게 생소할 수도 있다. 하지만 이 클럽은 세계축구사에 2개의 커다란 업적을 남겼다. 노츠 카운티 로고: 클럽의 상징과도 같은 검은색과 흰색 줄무늬 셔츠로 인해, 노츠 카운티는 ‘The Magpies(까치들)’이라는 닉네임을 갖고 있다. (출처: 위키피디아)필자가 많이 받는 질문이 하나 있다. 바로 “세계에서 가장 오래된 축구 클럽은 어느 팀인가?”이다. 많은 팬들이 궁금해하는 이 질문의 정확한 답을 알아보자. 사우스요크셔 주에 위치한 셰필드는 잉글랜드의 ‘스포츠 수도’라고 불릴 정도로 스포츠와 연관이 많은 도시다. 이곳에서 세계에서 가장 오래된 클럽 셰필드 FC가 1857년 창단됐다. 잉글랜드축구협회(FA)는 1885년 프로페셔널리즘(professionalism)을 축구에 도입 하나, 셰필드 FC는 그들의 아마추어 원칙과 뿌리를 고수하며 프로 전환을 강하게 거부했다. 따라서 현존하는 가장 오래된 클럽인 셰필드 FC는 아마추어 팀이고 현재 8부리그에 속해 있다. 그렇다면 세계 최초의 프로축구팀은 누구일까? 1862년 창단된 노츠 카운티다. FA보다도 1년 먼저 설립된 노츠 카운티는 세계 최초의 프로축구리그인 ‘풋볼 리그’가 1888년 출범할 때, 이에 참여한 12개 팀 중 하나였다. 노츠 카운티가 남긴 또 하나의 위대한 유산은 그들의 셔츠와 관계 있다. 이들은 1890년 검은색과 흰색 줄무늬 셔츠를 도입한 이후, 구단 역사의 대부분을 이 색상과 함께했다. 검은색과 흰색 줄무늬 셔츠를 입은 클럽은 여럿 있으나, 이 중 대표주자는 이탈리아의 최고 명문 클럽 유벤투스이다. 하지만 이들이 처음부터 흑백 줄무늬 셔츠를 입은 것은 아니었다. 1897년 토리노에서 창단한 유벤투스는 원래 핑크색 셔츠를 입었다. 그러나 계속된 세탁으로 인해 셔츠의 색이 퇴색되자, 1903년 클럽은 새로운 색상의 셔츠를 도입하기로 결정한다. 당시 유벤투스 선수단에는 잉글랜드 출신의 존 새비지가 있었다. 클럽은 새비지에게 세탁을 해도 색이 변형되지 않는 셔츠를 잉글랜드에서 구입하는 것이 가능한지 물어본다. 이에 새비지는 자신의 고향 팀 노츠 카운티에 도움을 청했고, 이를 흔쾌히 허락한 클럽은 자신들의 셔츠를 토리노에 보냈다. 유벤투스는 흑백 줄무늬의 뚜렷한 대조와 강력한 느낌의 디자인을 가진 노츠의 셔츠에 한 눈에 반했다고 한다. 유벤투스의 상징이 된 ‘비안코네리(Bianconeri, 흰색과 검은색을 의미)’는 이렇게 탄생했다. 같은 색상과 디자인의 셔츠를 입었지만 두 클럽의 성적은 극명하게 갈린다. 유벤투스는 흑백 줄무늬 셔츠를 입은 지 2년만인 1905년 이탈리아 챔피언에 처음으로 등극한다. 또한 유벤투스는 미셸 플라티니, 지네딘 지단, 잔루이지 부폰 등과 같은 전설적인 선수들을 이끌고 세리에A의 최다 우승팀(36회)이 된다. 그에 반해 잉글랜드의 작은 클럽 노츠 카운티는 160년의 역사 동안 1부리그에서 보낸 시즌은 30번에 불과하다. 최고 성적도 FA컵 우승(1894년) 한번이 전부다. 2011년 9월 안토니오 콘테 감독이 이끄는 유벤투스가 4만 1000석 규모의 최신식 구장을 오픈할 때, 이들의 개장식 경기 상대는 빅 클럽이 아니었다. 초청 상대는 당시 3부리그에 속해 있던 노츠 카운티였다. 유벤투스는 유럽 축구의 거인으로 성장했지만, 자신들의 정체성인 비안코네리를 전해준 노츠 카운티를 잊지 않고 있었던 것이다. 2019년 5부리그로 강등된 노츠 카운티는 재정적으로 어려움을 겪기도 했다. 이에 유벤투스는 116년 전의 빛을 갚기 위해 노츠에 셔츠를 보내주기로 결정한다. 하지만 유벤투스의 셔츠 제조사가 아디다스인 관계로, 이미 퓨마와 계약이 되어있던 노츠는 이 제안을 정중히 거절할 수밖에 없었다고 한다. 돈이 축구의 모든 분야를 지배하는 시대에 빅 클럽인 유벤투스가 작은 클럽인 노츠 카운티를 상대로 보여준 끈끈한 우정은 동화 같은 스토리로 오랫동안 기억될 것이다. 이화여대 국제사무학과 초빙교수 2023.03.22 08: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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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정우의 스포츠 랩소디] 김민재, 이과인 아닌 마라도나 되길

나폴리와 유벤투스는 이탈리아 축구의 고전적인 라이벌 중 하나다. 잠깐! 나폴리가 유벤투스의 라이벌이라고? 쉽게 수긍하지 않을 팬도 있을 것이다. 기록을 비교하면 나폴리는 유벤투스의 상대가 안되기 때문이다.토리노가 연고지인 유벤투스는 세리에 A에서 36번 우승한 이탈리아 최고의 명문 클럽이다. 그 다음으로 우승을 많이 한 팀이 각각 19번 우승한 인터 밀란과 AC 밀란이다. 그에 반해 나폴리는 단 2번 우승했다. 두 클럽은 왜 라이벌로 불리게 됐을까? 유벤투스와 나폴리의 라이벌 구도는 오랫동안 지속된 이탈리아 북부와 남부의 지역 앙숙 관계에서 비롯됐다. 토리노와 나폴리는 710㎞ 떨어져 있다. 먼 거리만큼 두 도시는 경제적, 문화적으로도 극명하게 다르다.항공 우주 산업과 피아트 자동차의 본거지로 유명한 토리노는 부자 도시다. 르네상스와 바로크 양식의 건축물이 가득한 토리노는 왕궁, 박물관, 미술관으로도 유명하다. 토리노는 아울러 세계 최초로 FIFA 월드컵과 동계올림픽을 모두 개최한 도시다.자본, 문화, 스포츠를 아우르는 토리노에 위치한 부유한 클럽 유벤투스는 미셸 플라티니, 지네딘 지단, 알레산드로 델피에로, 잔루이지 부폰, 크리스티아누 호날두 같은 슈퍼 스타를 보유할 수 있었다. 그리고 이러한 레전드들은 검은색과 흰색의 스트라이프 셔츠를 입고 클럽의 전성시대를 열었다.일찍이 산업화가 이루어져 경제적으로 부유한 북부에 비해 농업 중심의 남부는 가난했다. 이에 많은 남부인들은 일자리를 찾아 북부의 밀라노·토리노 등으로 이주하곤 했다. 나폴리는 남부의 최대 도시이자, 노동자 계급을 대표하는 곳이다. 토리노와 다르게 나폴리의 거리는 좁고, 거칠고, 낡았다. 유벤투스와 나폴리의 홈구장만 봐도 두 클럽의 경제적 차이는 쉽게 드러난다. 토리노의 ‘유벤투스 스타디움(명명권이 판매돼 2017년부터 알리안츠 스타디움으로 불림)’은 2011년 개장한 최신식 구장이다. 이탈리아에는 클럽이 소유한 구장이 3개에 불과한데, 그 중 하나가 유벤투스 스타디움이다. 또한 이 구장은 유럽축구연맹(UEFA)으로부터 최상급 등급인 ‘카테고리(Category) 4’를 받아 챔피언스리그 결승전 개최가 가능하다.그에 반해 나폴리의 홈구장인 ‘스타디오 디에고 아르만도 마라도나(2020년 마라도나의 사망 후 그를 기리기 위해 명칭 변경)’는 1959년 개장한 다목적 경기장이다. 나폴리 홈구장의 열기는 어느 곳과 비교해도 떨어지지 않을 정도로 뜨겁다. 하지만 오래된 구장에 육상 트랙이 깔려 있어, 관중석과 피치 사이의 거리는 멀다. 북부와 남부의 오랜 갈등을 대표하는 토리노와 나폴리의 두 클럽은 1980년대에 들어 축구에서도 본격적으로 부닥치게 된다. 그 중심에는 디에고 마라도나가 있었다. 1984년 나폴리는 도박과 같은 결정을 내린다. 당시 세계에서 가장 비싼 선수인 마라도나를 영입한 것이다. 부에노스 아이레스의 빈민가에서 자랐던 마라도나는 부유한 북부 클럽들에게 온갖 천대를 받던 남부 클럽 나폴리에 묘한 동질감을 느꼈다. 유벤투스는 1985~86시즌 플라티니의 12골을 앞세워 세리에 A에서 우승했다. 반면 11골을 기록한 마라도나의 나폴리는 3위에 그쳤다. 하지만 1986~87시즌 나폴리는 유벤투스를 승점 3 차이로 제치고 스쿠데토(Scudetto, 작은 방패란 뜻으로 세리에 A의 우승을 의미)를 품에 안았다. 팬들은 열광했고, 도심에서는 유벤투스의 모의 장례식이 열렸다. 멸시와 조롱의 대상이었던 나폴리가 남부 클럽 최초로 우승한 것이다.1989~90시즌 마라도나는 나폴리에 두 번째 스쿠데토를 안긴다. 유벤투스의 전설 델피에로, 부폰 등은 토리노에서 단지 존경받을 뿐이지만, 나폴리에서 마라도나는 신과 같은 존재로 등극했다.마라도나가 떠난 나폴리는 서서히 추락했다. 결국 1997~98시즌 나폴리는 세리에 B로 강등당했고, 승격과 강등을 반복하다 세리에 C까지 떨어진다. 하지만 새구단주를 맞아 대대적인 개혁을 단행한 나폴리는 2007년 세리에 A로 복귀한다. 그후 나폴리는 마렉 함식, 에세키엘 라베시, 에딘손 카바니 등을 영입하며 서서히 강팀의 반열에 오른다.2015~16시즌 나폴리는 36골을 기록한 아르헨티나의 스트라이커 곤살로 이과인을 앞세워 정상 등극을 노렸다. 하지만 다시 한번 나폴리는 유벤투스에 이어 2위에 그치고 만다. 당시 팬들은 이과인이 마라도나 시절의 영광을 다시 한번 안겨줄 것으로 굳게 믿고 있었다. 그러나 이과인은 이러한 팬들의 기대를 저버리고, 2016년 유벤투스로 이적한다. 리그 우승을 다투는 라이벌 클럽에 스트라이커를 뺏겨버린 나폴리 팬들은 상실감을 넘어 격한 분노를 표출했다. 팬들은 나폴리 도심에 모여 배신자 이과인의 사진을 찢고, 그의 셔츠를 불태웠다. 이과인의 이적 후 한동안 두 클럽의 팬들은 안전상의 이유로 상대방 구장 방문이 금지되기도 했다. 2010년 이후 나폴리는 현재까지 2019~20시즌(7위)만 제외하고 매 시즌 5위 안에 들었다. 그들은 2등도 네 번이나 했으나, 우승은 못했다. 2022~23시즌 현재 나폴리(승점 44)와 유벤투스(승점 37)는 각각 리그 1, 2위에 올라있다. 나폴리는 13일(현지시각) 마라도나의 영혼이 깃든 홈구장에서 유벤투스와 시즌 첫 대결을 벌인다. 한국산 ‘통곡의 벽’ 김민재가 마라도나 이후 33년만에 나폴리에 3번째 스쿠데토를 선사할지 기대가 모아진다. 이화여대 국제사무학과 초빙교수 2023.01.11 07: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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월드컵 탈락 베스트11 모아보니, 우승 후보 부럽잖네

조 추첨식과 함께 카타르월드컵 본선 대진과 일정이 모두 결정된 가운데, 자국 대표팀의 중도 탈락으로 본선 무대를 밟지 못한 월드클래스 축구 스타들도 함께 주목 받고 있다. 2014년 브라질 월드컵을 시작으로 2018년(러시아)에 이어 2022년(카타르)까지 3회 연속 본선 무대에 도전하는 토트넘과 대한민국의 간판 골잡이 손흥민(30)은 어쩌면 천운을 타고난 선수인지 모른다.영국 스포츠매체 스카이스포츠가 유럽 5대리그(잉글랜드·스페인·이탈리아·독일·프랑스) 소속 선수들을 중심으로 선정한 ‘본선행 탈락자 베스트11’의 면면은 세계축구 올스타 팀으로 소개해도 손색이 없다.최전방 공격 조합부터 월드클래스다. 4-3-3 포메이션을 기반으로 잉글랜드 명문 리버풀에서 활약 중인 ‘파라오’ 모하메드 살라(29·이집트)와 도르트문트의 ‘북유럽 괴물’ 엘링 홀란드(21·노르웨이), 살라의 공격 파트너 루이스 디아스(25·콜롬비아)가 나란히 선다. 올 시즌 세 선수가 정규리그와 컵 대회를 통틀어 터뜨린 득점포는 도합 53골에 달한다.중원에는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 삼총사가 포진한다. 아스널의 마르틴 외데고르(23·노르웨이), 브라이턴의 이브 비수마(25·코트디부아르), 첼시의 조르지뉴(30·이탈리아)가 공-수 연결고리 역할을 맡는다.수비진은 ‘빗장 수비’로 유명한 이탈리아 선수들이 주축이다. 수비수 레오나르도 스피나촐라(29·AS로마)와 레오나르도 보누치(34·유벤투스), 골키퍼 잔루이지 돈나룸마(23·파리생제르맹)가 이름을 올렸다. 모두 지난해 유럽축구연맹(UEFA) 유로 2020에서 이탈리아의 우승을 이끈 주역들이다. 여기에 스웨덴 출신 센터백 빅토르 린델뢰프(27·맨체스터 유나이티드)와 오스트리아산 측면 수비수 데이비드 알라바(29·레알 마드리드)가 가세했다.독일 축구통계 전문사이트 트란스퍼마르크트가 집계한 11명의 이적시장 가치 총액은 5억8900만 유로(7920억원)에 이른다. 최고 몸값 선수는 1억5000만 유로(2020억원)를 인정받은 홀란이다. 살라도 1억 유로(1345억원)로 1000억원대를 훌쩍 넘겼다. 몸값이 가장 낮은 35살 베테랑 보누치도 800만 유로(107억원)에 달한다.탈락자 베스트11은 통상 23~25명으로 구성한 각국 대표팀 엔트리 몸값 총액과 견줘도 세계 8위에 해당한다. 네덜란드(5억8950만 유로·7930억원)와 거의 비슷하고 이탈리아(5억8600만 유로), 아르헨티나(5억8550만 유로)를 뛰어 넘는 액수다.송지훈 기자 2022.04.05 16: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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