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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장을 존중하는 구단주...대한항공 통합 4연패 중심엔 조원태 세심한 '배구 사랑' 있었다

남자 프로배구 대한항공이 역대 최초로 4연속 통합 우승 대업을 달성했다. 구단주 조원태(48) 한진그룹 회장은 틀을 깨는 인사와 아낌없는 투자, 현장의 전문성에 대한 전폭적 믿음을 드러내며 배구단 운영의 진수를 보여줬다. 대한항공 지도자와 선수들은 든든한 지원 속에 매 시즌 역량을 강화하며 프로배구 역대 최강팀으로 올라섰다. 대한항공은 지난 2일 안산 상록수체육관에서 열린 2023~24 V리그 남자부 OK금융그룹과의 챔피언결정전(챔프전·5전3승제) 3차전에서 세트 스코어 3-2로 승리, 시리즈 전적 3승 무패로 우승 트로피를 들어 올렸다. 정규리그 1위에 올라 챔프전에 선착했던 대한항공은 2020~21시즌부터 4연속 통합 우승을 해냈다. V리그 출범 20년 만에 나온 최초 기록. 대한항공은 2011~12시즌부터 3연패를 했던 삼성화재를 넘어 역대 최강의 왕조를 구축했다. 부담감 이겨낸 목표 의식 대한항공 선수들은 우승 뒤 "올 시즌이 가장 힘들었다"라고 했다. 이미 정상에 있었던 대한항공은 더 높이 날아올라야 했다. 팀 에이스 정지석은 "2위나 준우승을 해도 실패한 시즌으로 평가받을 수밖에 없었다. 선수들 모두 큰 부담감 속에 시즌을 치러야 했다"라고 돌아봤다. 악재도 많았다. 정지석은 허리 부상 여파로 2라운드까지 뛰지 못했고, 지난 시즌까지 통합 3연패 달성 주역이었던 링컨 윌리엄스까지 3라운드를 앞두고 허리 부상을 당해 이탈했다. 대체 선수 무라드 칸은 V리그 적응에 어려움을 겪으며 부진했다. 대한항공 통합 4연패의 원동력은 탄탄한 국내 선수 뎁스(선수층)였다. 정규리그 초반, 정지석의 빈자리는 데뷔 세 번째 시즌을 맞이한 정한용이 완벽하게 메웠다. 외국인 선수와 포지션(아포짓 스파이커)이 겹쳐 벤치를 지켰던 국가대표 임동혁도 특유의 공격력을 보여주며 링컨의 공백을 지웠다. 이들은 정신력도 강했다. 지난 세 시즌 정상을 지키는 과정에서 몇 번이나 고비를 겪었지만, 끝내 극복했다. 임동혁은 정규리그 1위 경쟁에서 우리카드에 밀려 있던 4라운드 초반 "누구도 가지 못한 길(통합 4연패)을 가는데, 당연히 쉽지 않을 것이라고 생각했다. 지난 세 시즌을 치를 때도 항상 어려움을 겪었다. 우리는 이를 이겨낼 수 있는 팀"이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그렇게 고공비행을 거듭한 대한항공의 국내 선수들은 OK금융그룹과의 이번 챔프전에서 챔프전 매 경기, 매 세트 존재감을 뽐냈다. 이들은 한국 배구 역사에 한 획을 그은 주역으로 올라섰다. 현장을 존중하는 구단주새 역사를 만든 대한항공 뒤에는 물심양면으로 지원을 아끼지 않은 조원태 회장이 있었다. 대한항공 모기업 한진그룹 오너가는 창업주 조중훈 회장부터 배구 사랑이 남달랐다. 조양호 2대 회장은 대한항공이 2011~12시즌 정규리그 1위를 확정한 뒤 치른 인천 KEPCO45전을 온 가족과 함께 관람하기도 했다. 할아버지, 아버지가 배구단 운영에 쏟은 애정을 몸소 겪은 조원태 회장은 2017년 1월 부임 뒤 당시 '만년 3위'로 불린 대한항공의 체질 개선을 이끌었다. 전용 훈련장 내 첨단 영상 분석 시스템을 구축, 웨이트 트레이닝 시설 확충을 지시했다. 아울러 선수들의 몸 관리를 위해 기계체조 선수 출신 트레이너를 영입했다. 데이터 분석력이 뛰어난 '비선수 출신' 전문가를 전력분석원으로 쓰기도 했다. 조원태 회장의 파격 인사는 스태프에 한정되지 않았다. 2020~21시즌 앞두고 남자부 V리그 구단 최초로 외국인 로베르토 산틸리(이탈리아) 감독을 선임했다. 세계 배구 트렌드를 접목해 경쟁력을 키우려 했다. 대한항공은 산틸리 감독 체제로 창단 첫 통합 우승을 해냈다. 그와 계약 기간이 끝난 뒤에는 외국인 토미 틸리카이넨(핀란드) 감독을 영입했다. 조원태 회장은 화끈한 투자를 통해 선수들의 자존감을 높여줬다. 대한항공 주전 세터 한선수는 최근 3시즌 연속 보수 총액 1위에 올랐다. 정지석은 2022년 4월 자유계약선수(FA) 역대 최고 대우(1년 기준 9억2000만원)를 받았다. 조원태 회장은 대한항공이 강팀 반열에 오른 뒤에는 현장 운영 방침을 존중했다. 현장 인원들은 미래를 구상하고 계획하되, 현재 역량을 전적으로 믿어주는 구단주에 고마운 마음을 느끼고 있다.조원태 회장은 지난해 성탄절, 대한항공 홈구장(인천 계양체육관) 찾아 선수들을 응원했다. 현재 한국배구연맹(KOVO) 총재도 맡고 있다 보니, 조심스러울 수밖에 없다. 한 발 멀리서 응원하며 애정을 드러냈다. 대한항공의 통합 4연패는 구단주부터 신인 선수에 이르기까지 단단하게 구축된 신뢰 속에 이뤄졌다.안희수 기자 anheesoo@edaily.co.kr 2024.04.04 07: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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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한항공 통합 4연패] 새 역사 이끈 틸리카이넨 감독 "우린 다음 시즌도 질 생각이 없다"

토미 틸리카이넨(37) 대한항공 감독이 V리그 외국인 감독 역사를 다시 썼다. 역대 최초 기록을 만든 사령탑으로 남았다. V리그 정규리그 1위 대한항공은 2일 안산 상록수체육관에서 열린 2023~24 도드람 V리그 남자부 OK금융그룹과의 챔피언결정전(챔프전·5전 3승제) 3차전에서 세트 스코어 3-2로 승리, 시리즈 전적 3승 무패로 통합 우승을 차지했다. 2020~21시즌부터 4연패. 사상 최초 기록을 세웠다. 틸리카이넨 감독은 전임 로베트로 산틸리 감독에 이어 통합 우승을 이끈 두 번째 감독이었다. 이날 외국인 선수 최초로 부임 3연패를 이끌었다. 우승 축하 세리머니를 마치고 인터뷰를 소화한 틸리카이넨 감독은 가장 치열했던 3차전에 대해 "OK금융그룹 홈경기였기 때문에 강하게 나올 것이라고 예상했다. 우리가 흔들리기도 했지만, 끝까지 버텨냈다. 교체 투입된 선수들도 잘 해냈다. 많은 선수가 득점을 한 것도 고무적이다. 탄탄한 선수층으로 새 역사를 만든 것 같다"라고 전했다. 이어 틸리카이넨 감독은 "배구팬, 구단주님, 대한항공 사무국, 코칭 스태프 그리고 선수들이 모두 원한 목표(통합 4연패)를 해내서 정말 기분이 좋다"라는 소감도 전했다. 4연패를 해낸 대한항공의 다음 목표. 당연히 최초 기록을 이어가는 것이다. 통합 5연패 얘기다. 이에 대해 틸리카이넨 감독은 "우리는 다음 시즌도 질 생각이 없다"라고 웃어 보였다. 짧은 휴식을 취한 뒤 바로 다음 시즌을 준비할 생각이다. 그는 "좋은 조미료를 첨가 해야 더 좋은 모습이 나올 것"이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틸리카이넨 감독 부임 뒤 대한항공은 창의적인 배구가 정착했다는 평가다. 당장 4연패를 확정한 포인트가 그랬다. 대항항공은 5세트 14-13, 1점 앞선 상황에서 세터 유광우 대신 미들블로커 조재영을 투입했다. 수비 혼전 상황에서 마침 조재영에게 토스 타이밍이 왔고, 그가 다른 미들블로커 김민재와 속공 득점을 합작했다. 조재영은 원래 세터 출신이다. 틸리카이넨 감독은 "우리 선수들이 오픈 마인드로 '호기심 배구'를 받아줬다. 훈련할 때 했던 게 경기에 이어졌다"라고 설명하며 "마지막 포인트는 나도 놀라웠다"라고 웃었다. 4시즌 연속 왕조를 지킨 대한항공. 다음 시즌에는 주포 임동혁이 군 입대로 이탈하는 변수를 막아야 한다. 30대 후반에 들어선 베테랑 선수들의 에이징 커브도 고려해야 한다. 틸리카이넨 감독은 "이번 시즌 가장 긍정적인 점은 주전들의 부상으로 젊은 선수들이 기회를 얻고 성장했다는 점"이라는 말로 다음 시즌 수성 의지를 대신했다. 안산=안희수 기자 anheesoo@edaily.co.kr 2024.04.03 06: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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외국인 감독 역대 최다...국내 지도자와 자존심 대결 점화

남자 프로배구 최태웅 현대캐피탈 감독은 지난 3월 30일 열린 대한항공과의 V리그 챔피언결정전(챔프전) 1차전에서 평소보다 강한 승부욕을 드러냈다. 심판 판정에 수차례 불만을 어필했고, 상대 벤치와 대립각을 세우는 모습도 보였다.현대캐피탈은 1차전에서 세트 스코어 1-3으로 졌다. 경기 뒤 최태웅 감독은 “외국인 감독(토미 틸리카이넨)에게 3시즌 연속 (챔프전) 우승 트로피를 내주는 건 국내 지도자로서 자존심이 상할 것 같다. 내가 알기로는 외국인 감독이 (V리그에) 또 들어온다. 국내 감독들이 이전과 똑같이 하면 안 될 것”이라고 승부욕을 감추지 못한 배경을 전했다.대한항공은 로베르토 산틸리 감독을 선임해 치른 2020~21시즌과 틸리카이넨 감독에게 지휘봉을 맡긴 2021~22시즌 통합 우승을 연달아 차지했다. 현대캐피탈을 상대로 통합 3연패를 노리고 있었다.이날 최태웅 감독이 전한 속내를 통해 두 가지를 확인할 수 있었다. 현대캐피탈의 챔프전 우승 2회, 정규리그 1위 2회를 이끌며 ‘국내파’ 대표 지도자로 인정 받는 최태웅 감독조차 외국인 감독의 역량과 리그에 미치는 영향력에 위기감을 느끼고 있다는 것. 그리고 석진욱 감독과 계약 기간이 끝나며 새 사령탑을 찾고 있던 유일한 팀인 OK금융그룹이 외국인을 선임할 가능성이 높다는 것이었다.최태웅 감독은 결국 외국인 사령탑이 이끄는 대한항공의 3시즌 연속 통합 우승을 막지 못했다. 챔프전 1~3차전을 모두 졌다. 또 최 감독 말대로 OK금융그룹은 외국인 감독과 손을 잡았다. 일본 리그 산토리 선버즈에서 6년 동안 지휘봉을 잡았던 일본인 오기노 마시지를 지난달 29일 팀 3대 사령탑으로 선임했다.이제 V리그에 외국인 사령탑은 역대 최다인 4명이다. 틸리카이넨 대한항공 감독과 오기노 OK금융그룹 신임 감독, 그리고 여자부 마르첼로 아본단자 흥국생명 감독과 아헨 킴 페퍼저축은행 감독 등이다.외국인 감독은 세계 배구 트렌드를 잘 파악하고 이를 팀 상황에 맞게 구현하는 능력이 좋다는 평가를 받는다. 학연·지연을 의식하지 않고 ‘제로 베이스’에서 선수를 평가하고 기용해 최상의 전력을 가동한다는 점도 강점이다.아본단자 감독은 터키·이탈리아 리그에서도 명장으로 인정받았다. 아헨 킴 감독은 약체였던 브라운 대학교를 창단 최초로 전미대학체육협회(NCAA) 디비전Ⅰ 토너먼트에 진출 시킨 이력이 있다. 선수 시절 ‘수비형’ 아웃사이드 히터(레프트)였던 오기노 감독은 탄탄한 수비력과 기본기를 강조하는 팀을 만들 전망이다. 틸리카이넨 감독은 이미 2시즌 연속 우승을 이끈 성과가 모든 걸 말한다. 틀에 박히지 않은 창의적인 플레이를 강조하는 특유의 지도 방침이 돋보인다.남녀부 각각 2명으로 늘어난 외국인 사령탑. 지난 시즌 챔프전에서 드러난 최태웅 감독의 승부욕을 보면, 다른 지도자들도 이런 추세를 의식할 것 같다. 배구팬에겐 국내파와 해외파 사이 자존심 대결도 경기를 즐기는 포인트가 될 수 있다. 오는 7~8월 구미에서 열리는 KOVO컵은 그 서막이다.안희수 기자 2023.06.01 07: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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벼랑 끝 현대캐피탈...최태웅 감독은 자존심을 지킬 수 있을까

남자 프로배구 현대캐피탈이 벼랑 끝에 몰렸다. 코트 안팎에서 필승 의지를 드러낸 최태웅(47) 감독도 고개를 숙였다. 현대캐피탈은 지난 1일 인천 계양체육관에서 열린 2022~23 도드람 V리그 남자부 대한항공과의 챔피언 결정전(챔프전·5전 3승제) 2차전에서 세트 스코어 0-3(20-25, 22-25, 22-25)으로 완패했다. 외국인 선수 오레올 카메호가 6득점에 그쳤고, 에이스 허수봉도 범실 9개를 기록하며 부진했다. 현대캐피탈은 지난달 30일 열린 1차전에서도 1-3으로 패했다. 역대 챔프전에서 1·2차전을 모두 진 팀이 내리 3~5차전을 이기며 역전 우승을 차지한 사례는 한 번도 없었다. 현대캐피탈의 우승 확률은 역대 전적 기준으로 0%다. 남자 프로배구는 최근 2시즌 연속으로 외국인을 사령탑으로 둔 대한항공이 챔피언결정전(챔프전) 정상에 올랐다. 2020~21시즌은 V리그 최초의 외국인 사령탑이었던 로베르토 산틸리(58) 감독, 2021~22시즌은 현재 지휘봉을 잡고 있는 토미 틸리카이넨(36) 감독이 이끌었다. 최태웅 감독도 현대캐피탈을 2차례(2016~17·2018~19시즌)나 챔프전 정상으로 이끈 명장이다. 그는 이번 챔프전을 앞두고 대한항공의 우승을 저지해 국내 지도자의 자존심을 지키겠다는 각오를 가슴에 새겼고, 코트 안팎에서 투지를 드러냈다. 1차전에선 심판 판정에 평소보다 격양된 모습을 보이며 경고를 받았다. 2세트 종료 뒤엔 상대 벤치 스태프와 신경전을 벌이기도 했다. 대한항공 공격수 정지석이 "상대 팀 어필이 많아서 일부러 세리머니를 더 크게 했다"고 말할 정도였다. 최태웅 감독은 1차전이 끝난 뒤 가진 인터뷰에선 "지난 2시즌 동안에는 의식하지 못했다. 이번에 대한항공과 챔프전을 치르다 보니 국내 지도자의 자존심을 지키고 싶은 마음이 생겼다. (남녀부 모두) 외국인 감독이 많아졌고, 더 들어올 수 있을 것 같다. 국내 지도자가 더 심기일전해야 한다는 생각이 들었다"는 속내를 드러내기도 했다. 최태웅 감독은 대한항공전에서 유독 전술 변화를 많이 줬다. 정규리그 5·6라운드에선 아포짓 스파이커(라이트)인 주포 허수봉을 미들 블로커(센터)로 기용했다. 이번 챔프전 1차전에선 주전 이현승 대신 백업 김명관을 더 많이 썼다. 2차전에서는 오레올을 센터로 기용했다. 어떻게든 빈틈을 만들어 파고들려는 의지였다. 최태웅 감독의 용병술은 대한항공에 통하지 않았다. 대한항공 리더이자 국가대표 세터인 한선수는 현대캐피탈의 변화를 역이용하는 경기 운영을 보여줬다. 링컨 윌리엄스-정지석-곽승석 삼각편대도 꾸준히 득점을 지원했다. 현대캐피탈은 3일 무대를 홈 코트(천안 유관순체육관)로 옮겨 챔프전 3차전을 치른다. 이제 한 번이라도 지면 우승을 내준다. 최태웅 감독은 "홈팬들의 응원에 힘을 받았으면 좋겠다. 이대로 주저앉지 않겠다"는 각오를 전했다. 안희수 기자 2023.04.03 07: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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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S 인천] "국내 지도자 자존심 지키겠다"...최태웅 감독이 드러낸 진짜 투지

남자 프로배구 현대캐피탈이 챔피언결정전(챔프전) 1차전에서 패했다. 우승 확률 70.6%를 내줬다. 최태웅 감독은 반격 의지를 강하게 드러냈다. 현대캐피탈은 30일 인천 계양체육관에서 열린 2022~23 도드람 V리그 남자부 대한항공과의 챔프전 1차전에서 세트 스코어 1-3(25-20, 23-25, 23-25, 17-25)로 패했다. 1세트는 하늘을 찌를 것 같은 기세를 보여줬지만, 승부처였던 3세트를 내준 뒤 급격히 무너졌다. 내달 1일 같은 장소에서 2차전을 치른다. 현대캐피탈은 1세트에서 플레이오프(PO) 승리 기운을 뿜어냈다. 5-5에서 허수봉이 오픈 공격, 7-5에서 최민호가 정지석의 퀵오픈을 블로킹했다. 이 상황에서 이번 '봄 배구'에서 자신의 존재감을 마음껏 드러낸 이시우가 연속으로 서브 득점을 해냈다. 점수 차를 벌린 현대캐피탈은 20점 진입을 앞두고 대한항공의 추격을 허용했지만, 허수봉이 백어택을 성공하며 3점 앞선 채 20점 고지를 밟았다. 허수봉을 이어진 공격에서도 세 차례 오픈 공격을 시도해 결국 득점을 해내는 근성을 보여줬다. 현대캐피탈은 23-20에서 상대 서브 범실로 세트 포인트를 만들었고, 이어진 상황에서도 대한항공 곽승석이 블로킹 네트터치를 범한 덕분에 1세트를 잡았다. 하지만 2·3세트 박빙 승부에서 밀렸다. 2세트는 대한항공 삼각편대 링컨-곽승석-정지석을 막지 못했다. 21-22에서 정지석의 네트 플레이를 막지 못했고, 한선수에게 서브 에이스를 내줬다. 이후 서브·공격 범실을 범했다. 3세트도 박빙 승부 속에 경기 후반까지 버텼지만, 23-23에서 오레올의 오픈 공격이 상대 미들 블로커(센터) 김규민에게 막히며 리드를 내진 뒤 링컨에게 서브 득점을 허용했다. 4세트는 범실을 쏟아내며 고전했고, 완패했다. 최태웅 감독은 경기 뒤 착잡한 표정을 감추지 못하며 "PO에서 좋은 페이스가 이어져서, 이길 줄 알았다. 결과까지 따라오지 않았다. 그래도 선수들이 즐기는 모습을 본 것 같아서 다행이다"라고 했다. V리그 남자부는 최근 2년 연속 외국인 감독이 이끄는 팀(대한항공)이 우승을 차지했다. 로베르토 산틸리 감독이 2020~21시즌 해냈고, 바통을 이어받은 토미 틸리카이넨 현 감독이 지난 시즌 정상을 이끌었다. 최태웅 감독은 평소보다 강한 투지 드러냈다. 종종 격양된 모습을 보이기도 했다. 소속 선수가 몸을 날려 살려낸 공이 아웃으로 선언되자, 직접 코트 앞에 선 뒤 심판진을 향해 관련 장면을 설명했다. 2세트 종료 뒤엔 상대 벤치와 신경전을 벌였다. 최태웅 감독이 속내를 전했다. 그는 "외국인 감독이 또 선임될 것이라는 얘기가 있다. 하늘 아래 두 태양이 뜰 순 없다. 한국에는 한국의 태양이 뜨길 바란다. (외국인 감독 러시 추세 속에) 국내 감독이 심기일전 해야겠다는 생각이 든다. 남은 시리즈 잘해서 자존심을 지켜보고 싶다"고 차분하지만 단조한 어조로 전했다. '명가' 현대캐피탈은 2018~19시즌 이후 4년 만에 챔프전에 올랐다. 최태웅 감독 체제는 이어졌지만, 그동안 리빌딩에 집중했다.최태웅 감독도 한발 물러서 챔프전을 봤을 때는 의식하지 못한 것 같다. 하지만 막상 이번 챔프전에 돌입하자, 국내 지도자 자존심을 지키고 싶었다. 자신만의 방법으로 어필해 상대 벤치뿐 아니라 심판진과의 기 싸움에서 밀리지 않으려고 했다.1차전 승리 팀의 우승 확률은 매우 높다. 하지만 현대캐피탈은 통산 4번이나 챔프전 우승을 차지, 3번뿐인 대한항공보다 더 많이 정상에 오른 팀이다. 최 감독은 현대캐피탈의 전성기를 이끈 지도자다. 남자부 챔프전이 더 치열해질 전망이다. 안희수 기자 2023.03.30 22: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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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두가 주인공, 대한항공 세 번째 우승 착륙

대한항공이 지난 9일 인천 계양체육관에서 열린 도드람 2021~2022 V리그 남자부 챔피언결정 3차전에서 KB손해보험을 세트 스코어 3-2(25-22, 22-25, 24-26, 25-19, 23-21)로 꺾고 2년 연속 통합 우승했다. 2016~17시즌부터 5시즌 연속(2019~2020 코로나19로 포스트시즌 미개최) 챔프전에 진출해 세 차례 정상에 등극한 대한항공은 '왕조'를 건설했다. 챔프전 역사에 길이 남을 명수부였다. 이날 경기 소요 시간은 총 177분이었다. 2005년 V리그 출범 후 정규리그와 포스트시즌을 모두 합해 가장 긴 경기였다. 종전 기록 158분(2017년 11월 2일 한국전력-대한항공)을 훌쩍 넘겼다. KB손해보험이 '말리 특급' 노우모리 케이타를 앞세워 우승 도전에 나섰다면, 대한항공은 모두가 주인공이었다. 3세트까지 세트 스코어 1-2로 뒤진 대한항공은 4세트를 따내 승부의 균형을 맞췄다. 5세트 13-14로 뒤져 벼랑 끝에 몰린 상황, 설상가상으로 KB손해보험 케이타의 스파이크 서브에 대한항공의 리시브가 흔들렸다. 링컨 윌리엄스가 벤치까지 뛰어가 어렵게 공을 띄워놓자, 정지석이 이를 백어택 득점으로 연결했다. 절체절명의 상황에서도 집중력과 결정력이 돋보였다. 결국 21-21에서 케이타의 서브 범실이 나왔다. 이어 케이타의 백어택을 곽승석이 가로막으면서 포효했다. 링컨이 챔피언결정전 최우수선수(MVP)에 선정됐다. 하지만 총 13표로 과반에 미치지 못했다. 국내 선수로는 처음으로 챔피언결정전에서 트리플 크라운(서브 에이스, 백어택, 블로킹 각 3개 이상씩)을 달성한 정지석(10표)과 1차전 15점을 포함해 궂은일을 도맡는 곽승석(7표)도 많은 표를 획득했다. 토미 틸리카이넨(35) 대한항공 감독은 부임 첫 시즌 대한항공의 고공비행을 이끌었다. 대한항공은 지난해 구단 첫 통합우승을 이끈 로베르토 산틸리 감독과 재계약하지 않고, 새 사령탑을 영입했다. 1985년생 틸리카이넨 감독은 한선수와 유광우(이상 37)보다 젊다. 틸리카이넨 감독은 평소에는 편하게 소통하면서도 훈련 때는 선수들을 강하게 이끌었다. 두꺼운 선수층을 잘 활용, 최고의 전력을 만들었다는 평가를 받았다. 구단의 적극적인 지원도 통합 우승의 길을 닦았다. 조원태 한국배구연맹(KOVO) 총재가 구단주인 대한항공은 선수단 구성과 훈련 환경에 투자를 아끼지 않았다. 한선수와 정지석, 곽승석, 임동혁 등 국가대표의 현재와 미래가 함께 대한항공 유니폼을 입고 있다. 챔피언결정 3차전을 관전한 조 구단주는 대한항공이 승부처에서 득점할 때마다 큰 액션으로 환호하고 기뻐했다. 틸리카이넨 감독은 "대한항공은 두꺼운 선수층을 갖춘 최고의 팀이다. 통합우승을 달성해 정말 기쁘다"고 말했다. 인천=이형석 기자 2022.04.10 17: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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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연경 마지막에 웃다, 이소영 2표 차로 제치고 MVP 수상…남자부는 정지석 (종합)

'배구 여제'가 마지막에 웃었다. 김연경(33·흥국생명)이 이소영(전 GS칼텍스·현 KGC인삼공사)의 도전을 2표 차이로 따돌리고 개인 4번째 최우수선수(MVP)의 영예를 차지했다. 김연경은 19일 서울 그랜드 하얏트 서울 호텔에서 열린 도드람 2020~21 V리그 정규시즌 MVP 기자단 투표에서 총 유효표 31표 중 14표를 얻어, 이소영(12표)을 간발의 차로 따돌렸다. 개인 역대 네 번째 MVP 수상이다. 김연경은 데뷔 시즌인 2005~06년 신인상과 MVP를 동시 석권했다. 2006~07, 2007~08시즌에 이어 11년 만에 V리그 복귀한 2020~21시즌에도 '최고의 선수'로 뽑혔다. 김연경은 수상 직전 인터뷰에서 "시즌 중반까지 제가 MVP를 받을 거라 생각했는데 이소영이 후반에 정말 좋은 활약을 했다. 누가 수상해도 전혀 이상하지 않을 것 같다"라고 겸손하게 말했다. 수상이 확정된 뒤 그는 "정말 올 시즌 많은 일이 있었다. '국내 복귀를 해도 될까?'라고 고민했다. 감독, 코치, 동료, 구단 관계자에게 진심으로 감사하다"라고 밝혔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여파 속에 11년 만에 국내 복귀를 결정한 김연경은 통합 우승을 가장 큰 목표로 내세웠다. 흥국생명은 김연경의 합류 효과에 힘입어 개막 10연승을 질주했다. 하지만 시즌 중반 팀 내 불화설이 불거졌고, 5라운드에선 '쌍둥이 자매' 이재영-이다영의 과거 '학교 폭력' 의혹이 터지며 팀은 휘청였다. 김연경도 팀의 추락 속에 점점 표정이 어두워졌다. 그런데도 팀의 주장을 맡은 김연경은 후배들을 다독이며, 코트에서 늘 가장 큰 목소리로 파이팅을 외쳤다. 흥국생명은 시즌 막판 GS칼텍스에 1위 자리를 뺏겼지만, IBK기업은행과의 플레이오프〈(PO)에서 2승 1패를 기록해 챔피언결정전에 진출했다. 결국 GS칼텍스와 챔피언결정전에서 3전 전패로 준우승에 머물렀으나, 김연경의 '봄 배구' 투혼은 집중 조명을 받았다. 김연경은 IBK기업은행과의 PO 2차전 4세트 도중 오른손을 다쳤으나 다시 일어섰다. 박미희 흥국생명 감독은 "여전히 통증이 있지만, 김연경이 경기를 뛰겠다는 강한 의지를 보인다"고 전했다. 김연경은 오른손 엄지를 동여맨 붕대 위에 '끝까지 간다'라는 각오를 담은 문구를 적었다. 그가 포스트시즌 직전, 동료들과 상의해 만든 봄 배구 슬로건이다. '끝'이 의미하는 우승을 달성하진 못했지만, 김연경은 최고의 선수로 뽑혀 마지막에 웃었다. 그는 올 시즌 국내 선수 가운데 가장 많은 득점(648개, 전체 6위)을 올렸다. 공격 종합(45.92$)과 서브(세트당 0.277개) 전체 1위로 건재함을 과시했다. 레프트 이재영의 이탈과 외국인 선수의 부진으로 부담이 컸지만, 최고의 기량으로 시상식 가장 높은 곳에 우뚝 섰다. 그는 "이번 시즌 정말 많은 일이 있었다. 제가 얘기하지 않아도 모두 아실 거다. 다사다난한 시즌이었는데 배구가 앞으로도 인기를 이어가기 위해서 모든 분이 노력해서 좋은 모습을 팬들에게 보여드려야 한다. 그래야 인기를 이어갈 수 있을 것 같다. 저 또한 책임감을 안고 도쿄 올림픽을 준비해서 좋은 성적을 거두겠다"라고 다짐했다. 김연경의 다음 시즌 거취는 여전히 불투명하다. 그는 이날 시상식에서 "아직 결정하지 않았다"라고 했다. 해외 무대에서 러브콜이 쏟아지는 가운데, 그의 선택에 이목이 쏠리고 있다. 남자부 MVP는 대한항공 통합 우승의 주역 정지석이 선정됐다. 정지석은 절반을 훌쩍 넘는 22표를 얻어, 득점 1위 노우모리 케이타(KB손해보험·8표)를 가볍게 제쳤다. 2020~21시즌 챔피언결정전 MVP에 이어 정규시즌 MVP에도 올라 남자부 최고의 선수로 자리매김했다. 정규시즌 MVP는 2018~19시즌에 이어 개인 두 번째 수상이다. 그는 정규시즌 국내 선수 득점 1위(632점, 전체 6위)·성공률 전체 1위(55.43%)에 오르는 등 수비와 리시브 능력까지 고루 갖춘 국내 최고 레프트다. 여자부 베스트7에는 김연경(흥국생명), 이소영(GS칼텍스·이상 레프트), 디우프(KGC인삼공사·라이트) 안혜진(GS칼텍스·세터) 양효진(현대건설), 한송이(KGC인삼공사·이상 센터) 임명옥(한국도로공사·리베로)이 선정됐다. 챔프전 MVP 이소영은 개인 첫 베스트7에 이름을 올렸다. 남자부는 정지석(대한항공) 알렉스(우리카드·이상 레프트), 케이타(KB손해보험·레프트), 황택의(KB손해보험·세터) 신영석(한국전력), 하현용(우리카드·이상 센터), 오재성(한국전력·리베로)이 베스트7에 뽑혔다. 신인상은 현대캐피탈 김선호(23표)가 팀 동료 박경민(8표)을 따돌렸다. 여자부 이선우(KGC인삼공사·28표) 역시 생애 단 한 번뿐인 신인상의 영예를 차지했다. 감독상은 통합 우승을 이끈 로베르토 산틸리(대한항공), 차상현(GS칼텍스) 감독이 수상했고, 남녀부 최하위 삼성화재와 현대건설이 나란히 페어플레이상을 받았다. 이형석 기자 2021.04.19 16: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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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한항공 첫 통합우승 이끈 명세터 한선수

프로배구 대한항공이 창단 이후 처음 통합 우승을 차지했다. 대한항공은 17일 인천 계양체육관에서 열린 도드람 2020~21시즌 V리그 남자부 챔피언 결정전(5전 3승제) 5차전에서 우리카드에 세트 스코어 3-1로 이겼다. 시리즈 전적 3승 2패의 대한항공은 17~18시즌에 이어 두 번째로 챔프전 정상에 올랐다. 정규리그와 챔프전을 모두 우승한 건 처음이다. 대한항공 정지석이 챔프전 최우수선수(MVP)로 뽑혔다. 그는 5경기 합계 90득점(공격 성공률 55.30%)에, 서브 리시브 성공률도 49.2%에 이를 만큼 공수에서 맹활약했다. 또 로베르토 산틸리(이탈리아) 대한항공 감독은 외국인 감독으로는 처음 우승했다. 통합우승이라는 고공비행이 가능했던 건 팀에 명 파일럿이 있었기 때문이다. 비록 MVP에 뽑히지 않았지만, 팀 조종간을 잡은 세터 한선수(37)야말로 숨은 주역이다. 주장인 한선수는 팀원도 챙겨야 하고, 세터로서 공격수가 받아먹기 좋게 토스를 올려야 한다. 챔프전 5차전에서 그는 V리그 최초로 포스트시즌 2000세트를 달성했다. 우승 직후 눈시울을 붉힌 한선수는 “(챔프전 1승 2패였을 때) ‘우승할 수 있을까’ 생각했다. 어린 선수들은 중압감이 더 컸을 거다. 마음을 내려놓은 채 ‘결과가 따라오겠지’라고 생각했다. 어떻게든 (토스를) 올려 줘야겠다고만 생각했다”고 고백했다. 시즌 도중에 코로나19와 관련한 우여곡절도 있었다. 구단 직원 중 코로나 확진자가 나왔다. 한선수는 밀접 접촉자로 분류돼 2주간 자가격리를 거쳐야 했다. 그는 “정말 미치는 줄 알았다. 밖에 나갈 수 없고, 실내에서 간단한 운동밖에 하지 못해 답답했다”고 토로했다. 격리를 끝낸 뒤 일주일도 안되어 다시 코트에 섰다. 그리고 언제 그랬냐는 듯 빼어난 경기력으로 팀을 정규시즌 1위로 이끌었다. 프로 데뷔 이래 가장 힘든 시즌을 보냈다. 그럴 수밖에 없는 게, 이제는 37세다. 체력적으로 힘들 때다. 경기가 끝난 뒤 팀원 중 치료실에서 가장 긴 시간을 보내는 게 한선수다. 챔프전 내내 무릎 통증에 시달렸다. 그래도 내색하지 않고 팀원부터 챙긴다. 그는 “(챔프전에서) 리베로 오은렬이 어린데도 잘 해줬다. 은렬이한테 ‘(서브 리시브로) 공만 띄우면 내가 쫓아가서 올리겠다’고 말했다”고 전했다. 한선수는 딸이 셋이다. 큰딸 효주(8) 양은 자주 배구장을 찾는다. 그는 “딸이 초등학교 2학년인데, 친구가 ‘너희 아빠 어제 졌지’라고 얘기한 모양이다. 그걸 전해 듣고 복잡한 감정이 들었다. 그래서 더 지고 싶지 않았다”고 말했다. 그는 이제 자유계약선수(FA)다. 대한항공 구단과 팬들은 그가 떠날 거라 생각하지 않는다. 그는 “우승 기분을 마음껏 즐긴 뒤에 회사와 얘기하겠다. 뛸 수만 있으면 어디든 상관없다”고 말했다. 이제 구단이 대답할 차례다. 인천=김효경 기자 kaypubb@joongang.co.kr 2021.04.19 08: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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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타 IS]'우승한 아빠' 한선수 "복잡한 감정, 꼭 이기고 싶었다"

대한항공 야전 사령관 한선수(36)가 통합 우승을 거둔 심경을 전했다. 한선수는 17일 인천 계양체육관에서 열린 2020~21 도드람 V리그 우리카드와의 챔피언결정전 5차전에 선발 출전, 대한항공의 세트 스코어 3-1(24-26, 28-26, 27-25, 25-17)로 승리를 이끌었다. 대한항공은 챔프전 전적 3승2패를 기록하며 우승을 차지했다. 정규시즌 1위에 이어 챔피언전에서도 정상에 올랐다. 창단 처음으로 통합 우승을 해냈다. 주전 세터이자 팀 리더 한선수는 로베트로 산틸리 감독과 선수단의 가교 구실을 하며 장기 레이스를 이끌었다. 챔프전 최우수선수(MVP)는 팀 후배 정지석에게 내줬지만, 대한항공의 모든 영광이 한선수의 손끝에서 나온 것을 배구 팬은 잘 알고 있다. 한선수는 정규시즌 1위로 챔프전을 치르며 얻은 중압감에 대해서 토로했다. 그에게도 값진 경험이었다. 다음은 한선수와의 인터뷰. - 우승 소감을 전한다면. "'과연 이뤄낼 수 있을까'하는 생각이 들었다. 나이 어린 선수들은 그 중압감이 더 컸을 것이다. 리베로 오은렬이 정말 잘 해줬다. 힘들었을 것이다. 잘 따라와줬다." - 개인 두 번째 챔프전 우승이다. 소회가 남다를 것 같다. "심적으로 너무 힘들었다. 그러다 보니 마음을 조금 내려놓을 수 있었다. '결과는 따라오겠지'라는 생각을 갖게 됐다. 어떤 상황에서든 뛰어가서 올려줘야(세트를 해줘야)겠다고 생각했다." - 4차전 종료 뒤 알렉스의 출전을 바랐다. "주전급 선수들이 다 나오니까 힘들더라. 그래도 원래 그런 고난 뒤에 더 큰 기쁨이 있다고 생각한다. 진짜 챔프전을 하는 느낌이었다." - 3세트에 잠시 휴식을 취했다. 재충전이 가능했나. "분위기를 바꿀 수 있었다고 생각한다. 투입된 유광우(세터)와 임동혁(라이트)가 잘 해줬다." - 첫 챔프전 우승과 비교한다면. "정규시즌 1위는 부담감이 커지더라. '당연히 통합 우승을 해야 한다'는 시선도 있더라. 정규시즌 1위 뒤 '산을 다 넘었다'고 생각했는데 착각이었다. 챔프전이라는 고개가 있었다. 그래도 이겨낸 덕분에 통합 우승을 할 수 있었던 것 같다." - 우리카드 세터 하승우의 플레이는 어땠나. "좋은 세터라고 생각한다. 더 클 수 있는 세터다. 현재 가장 좋은 세터다." - 코로나19 정국에서도 V리그를 완주했다. "지난해는 선수 의지와 관계없이 시즌이 중단돼 허탈했다. 무관중 경기도 그랬다. 이번 시즌에도 중단되면 안 된다고 여겼다. 그 허탈감을 또 느끼고 싶지 않았다. 정말 다행이다." - 대한항공은 성장했나. "팀이 힘든 상황에서 버티는 힘이 생긴 것 같다. 그 끈기로 챔프전도 치러낼 수 있었던 것 같다." - '우승'한 아빠가 됐다. "딸이 초등학교 2학년인데 친구한테 '네 아빠 어제 우리카드에 졌지'라는 물음을 받았다더라. 아빠로서는 처음 느껴보는 복잡한 감정이었다. 그래서 더 열심히 하고 싶었다. 지고 싶지 않았다." 인천=안희수 기자 An.heesoo@joongang.co.kr 2021.04.17 18: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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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장 IS]'최초' 이끈 산틸리 감독 "혁신으로 좋은 팀 만들 수 있어"

로베트로 산틸리(56) 감독이 대한항공의 창단 첫 통합 우승을 이끌었다. 편견을 이겨내고 새로운 바람을 불어 넣은 행보에 의미를 부여했다. 대한항공은 17일 인천 계양체육관에서 열린 2020~21 도드람 V리그 우리카드와의 챔피언결정전 5차전에서 세트 스코어 3-1(24-26, 28-26, 27-25, 25-17)로 승리했다. 챔프전 전적 3승2패를 기록했다. 정규시즌 1위에 이어 챔피언전에서도 정상에 올랐다. 창단 처음으로 통합 우승을 해냈다. 대한항공은 2020~21시즌을 앞두고 박기원 감독과 결별하고 산틸리 감독을 영입했다. 역대 첫 외국인 감독 선임이었다. 산틸리 감독은 편견 없이 선수들을 두루 기용했고, 새로운 훈련 문화를 도입했다. 시즌 내내 승부사 기질을 보여주며 대한항공의 창단 첫 쾌거를 이끌었다. 특히 챔프전 4차전에서는 손현종을 센터로 기용하는 변칙 전술을 성공시켰고, 5차전 3세트에서는 백업 선수를 활용해 지고 있던 경기를 뒤집는 운영을 보여줬다. 대한항공의 선택은 틀리지 않았다. 다음은 챔프전 종료 뒤 만난 산틸리 감독과의 인터뷰. - 창단 첫 통합 우승을 일궈냈다. 총평은. "살면서 공짜로 얻는 게 없더라. 우승이라는 만족감을 느껴서 정말 행복하다." - 승부처는 꼽는다면. "매우 많은 승부처가 있었다. 1세트도 잡을 수 있었는데 놓쳤다. 2세트도 상대 범실에 의해 따냈지만, 밸런스가 나쁘지 않았다. 3세트는 주전급 선수들에게 쉴 수 있는 시간을 부여했는데, 교체 투입된 선수들이 너무 잘 해줬다. 세터 유광우는 블로킹까지 해냈다. '경기를 다시 뒤집을 수 있겠다'라는 생각이 들었다. 몸 상태가 안 좋은 상황에서 힘을 쥐어짜 내서 승리할 수 있었다." - 2020~21시즌 가장 힘들었던 순간은. "오늘(챔프전 5차전) 3세트였다. '모 아니면 도' 운영이었다. 모든 선수가 잘 수행해줘서 이길 수 있다. 모두 고생했다. 고맙다." - 대한항공 창단 첫 통합 우승을 이끈 감독이 됐다. "일반적인 아닌 성과라는 것을 잘 안다. 너무 자랑스럽다. 처음 부임했을 때 나를 이상한 눈빛으로 보는 시선이 있었다고 본다. 훈련 방식부터 그랬다. 그러나 혁신을 주고 싶었다. 마지막 순간에는 믿고, 따라줬다. (한국 지도자들과) 다른 접근으로 좋은 팀을 만드는 것도 가능하다는 것을 보여주고 싶었다. 이전까지 출전 시간이 많지 않았던 선수들이 기회를 얻고, 성장했다." - 경기 전, 신영철 감독이 알렉스를 향한 산틸리 감독의 발언을 문제 삼았다. "100% 사실만 얘기하겠다. 나는 당사자다. 알렉스가 경기 중 갈등이 있었던 3차전 상황에서 나에게 이탈리아 언어로 얘기를 했다. (경기에서는) 나는 답변만 했을 뿐이다. 다음날 복도에서 만났을 때 '나에게 어떤 말을 할 생각을 하지 말고 네 배구를 하라'고 전했다. 누가 잘못한 것인가. 경기 전 신영철 감독이 악수를 거절하더라. 처음 겪는 일이다." 인천=안희수 기자 An.heesoo@joongang.co.kr 2021.04.17 17: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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