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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버지 심정수 이어 21년 만에, 케빈 심 MLB 시범경기 데뷔전서 2루타와 2타점

KBO리그 대표 홈런타자였던 심정수(48)의 둘째 아들 심종현(21·케빈 심)이 미국 메이저리그(MLB) 시범경기에 깜짝 출전해 안타와 타점을 올렸다.애리조나 다이아몬드백스 산하 마이너리그 소속의 케빈 심은 8일(한국시간) 미국 애리조나주 서프라이즈 스타디움에서 열린 텍사스 레인저스와 MLB 시범경기에서 1타수 1안타 2타점을 기록했다. MLB 공식 경기 첫 안타다. 케빈 심은 이날 1-5로 뒤진 8회 초 1사 2, 3루에서 제이스 피터슨 타석 때 대타로 등장해 상대 왼손 투수 체이슨 슈리브에게 중견수 희생플라이를 뽑았다. MLB 시범경기 데뷔 타석에서 기분 좋은 타점을 만들었다.이어 팀이 4-7로 뒤진 9회 2사 1, 3루에서는 오른손 불펜 조너선 홀더에게 우익수 방면 1타점 인정 2루타를 기록했다. MLB 시범경기 첫 안타이자 두 타석 연속 타점을 기록한 것이다. 케빈 심은 지난해 7월 MLB 신인 드래프트에서 5라운드 전체 148순위로 애리조나 다이아몬드 백스에 지명됐다. 계약금은 37만5000달러(5억원)다. 애리조나 산하 마이너리그 캠프에서 훈련하던 케빈 심은 이날 일사 차출돼 시범경기에 첫 선을 보였다. 케빈 심은 심정수의 둘째 아들이다. 지난해 드래프트 지명 당시 MLB닷컴은 케빈 심을 소개하며 'KBO리그에서 300개 이상의 홈런을 친 심정수는 헤라클레스라는 별명을 얻은 한국 프로야구 스타였다. 심정수 가족은 케빈이 7살 때 샌디에이고 지역으로 이주했다'고 전했다.아버지 심정수는 OB 베어스(현 두산)-현대 유니콘스-삼성 라이온즈를 거치며 1450경기에 출전해 타율 0.287 328홈런 1029타점을 기록했다. 심정수는 선수 시절 MLB 진출 의지가 컸다. 영어 학원을 다니며 회화 공부를 했고, 빅리그 경기를 챙겨보는 열정을 불태우기도 했다. 2003년에는 이승엽과 함께 플로리다 말린스의 스프링캠프에 초청돼 시범경기 타율 0.307(13타수 4안타), 1홈런을 기록했다. 포스팅 시스템(비공개 경쟁입찰)을 통한 해외 진출도 모색했으나, 소속팀의 반대 등의 이유로 최종 무산됐다. 심정수를 따라 세 아들이 모두 야구 선수를 꿈꿨다. 장남 제이크 심(심종원)은 2020년 트라이아웃에 참가하며 KBO리그에 도전장을 내밀었으나, 지명을 받지 못했다. 막내 에릭 심도 심정수로부터 야구를 배우고 있다.케빈 심은 고교 2학년 때 올 아메리칸팀에 선발되는 등 MLB 진출 가능성이 높게 점쳐졌다. 지난해 MLB 드래프트 대상자인 유망주가 한곳에 모여 30개 구단 스카우트 앞에서 펼치는 쇼케이스(드래프트 콤바인) 첫날에 케빈 심은 평균 타구 속도 시속 101.5마일(163㎞)로 전체 1위를 차지했다. 뿐만 아니라 하드 히트(타구 속도 시속 95마일 이상) 15개, 스위트 스폿(배트 중심에 맞은 타구) 16개, 비거리 400피트(122m) 이상 타구 4개로 모두 1위에 올랐다.샌디에이고 주립대에서 두 자릿수 홈런을 터뜨리며 잠재력을 과시했다. 케빈 심은 "최고의 선수였던 아버지와 쉬지 않고 훈련했다. 이 과정을 통해 타격 자세를 완성할 수 있었다. 좋은 모습을 보여드리고 싶다"고 도전장을 던졌다.케빈 심은 아버지가 못다 이룬 빅리거의 꿈을 이루기 위해 의미 있는 첫발을 내디뎠다. 이형석 기자 2024.03.08 17: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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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심정수 아들' 케빈 심, ARI 입단…계약금은 예상보다 8000만원 적어

KBO리그 대표 슬러거였던 심정수의 아들로 2023년 미국 메이저리그(MLB) 신인 드래프트에 지명돼 화제였던 케빈 심(19)이 애리조나 다이아몬드백스 구단과 입단 계약을 마쳤다.20일 MLB 공식 홈페이지 MLB닷컴에 따르면, 케빈 심은 애리조나와 37만5000달러(4억5000만원)에 계약했다. 지난 11일 신인 드래프트 5라운드 전체 148순위에 지명된 케빈 심의 슬롯 가치(권장 계약금)는 42만1100달러(5억3000만원)였지만, 실제로는 이보다 약간 적은 금액에 사인했다. 애리조나는 전날까지 1~4라운드 지명 선수와 모두 계약, 케빈 심의 입단도 초읽기에 들어간 상태였다.심정수의 둘째 아들 케빈 심의 한국 이름은 심종현이다. 샌디에이고 대학교에 재학 중인 그는 올해 대학리그 38경기에 출전, 타율 0.298(141타수 42안타) 13홈런 40타점을 기록했다. 출루율(0.401)과 장타율(0.624)을 합한 OPS가 1.025. 팀 내 유일한 두 자릿수 홈런 타자(2위 7개)로 샌디에이고대 간판스타로 활약했다. 심정수는 KBO리그 역사에 손꼽히는 강타자다. 선수 시절 OB 베어스(현 두산), 현대 유니콘스, 삼성 라이온즈 등에 몸담으며 1450경기에 출전, 타율 0.287 328홈런 1029타점을 기록했다. 이승엽(현 두산 감독)과 홈런왕 경쟁을 했던 선수 시절 빅리그 진출을 시도하기도 했지만 뜻을 이루지 못했다. 2008시즌을 끝으로 은퇴한 뒤 미국으로 이주해 정착했다. MLB닷컴은 드래프트 직후 'KBO리그에서 오랜 기간 활약하며 300개 이상의 홈런을 친 심정수는 헤라클레스라는 별명을 얻은 한국 프로야구 스타였다'며 '그와 그의 가족은 케빈 심이 일곱 살 때 샌디에이고 지역으로 이주했다. 케빈 심은 양쪽 내야 코너에서 많은 시간을 보냈고, 올봄에는 외야 코너에서 꽤 좋은 모습을 보였다. 주로 1루와 좌익수 포지션을 맡을 수 있지만 오른손 파워 히팅 롤 플레이어로 빅리그에서 많은 시간을 보낼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고 예상했다. MLB닷컴은 유망주의 재능을 최고 80·최저 20(평균 50)으로 나누는 '20-80 스케일'에서 케빈의 파워와 송구를 각각 50, 타격은 45로 평가했다.배중현 기자 2023.07.20 10: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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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S 포커스] 1단계 통과한 심종현, 빅리그 성공 가능성은

미국 메이저리그(MLB) 신인 드래프트를 통과한 심종현(케빈 심)의 성공 가능성은 어느 정도일까.심종현은 지난 11일(한국시간) 열린 2023 MLB 신인 드래프트에서 5라운드 전체 148순위로 애리조나 다이아몬드백스에 지명됐다. 그가 KBO리그 통산 328홈런을 기록한 심정수의 둘째 아들이라는 게 알려지면서 화제였다. 2008년 은퇴 후 미국으로 이주한 심정수의 세 아들 모두 야구를 했고, 심종현은 샌디에이고대학에 진학 후 팀을 대표하는 간판타자로 활약했다. 올해 대학리그(NCAA)에서 출루율(0.401)과 장타율(0.624)을 합한 OPS 1.025를 기록했다.MLB 전문가인 송재우 MBC스포츠플러스 해설위원은 "5라운드는 지명 순위가 낮은 게 아니다. 그만큼 팀에서 가능성을 봤다는 의미"라고 말했다. MLB 공식 홈페이지 MLB닷컴은 유망주 재능을 최고 80·최저 20(평균 50)으로 측정하는 '20-80 스케일'에서 심종현의 파워와 타격을 각각 50과 45로 평가했다. 나무 배트로 홈런을 칠 수 있는 장타력에 높은 점수를 받았다. 심종현의 올해 대학리그 홈런은 13개로 샌디에이고대 타자 중 최다. 송재우 위원은 "스케일 수치를 보면 (수비보다) 타격에 강점이 있고 이 정도면 (지명했을 때 실패할) 위험이 아주 높다고 보지 않는 거 같다"고 덧붙였다. 이번 신인 드래프트에서 애리조나는 심종현 같은 대학 선수를 집중적으로 지명했다. 1라운드 전체 12번에 지명한 토미 트로이(스탠포드대)를 비롯해 19라운드까지 대학 선수만 호명했다. 대부분의 선수 나이가 2000~2002년생으로 심종현의 또래다. 심종현은 트로이와 기노 그루버(2라운드 전체 48순위·노스캐롤라이나대)에 이어 대학 야수 중 세 번째로 빠르게 애리조나 유니폼을 입게 됐다. 비슷한 나이대의 선수가 많다는 건 그만큼 '생존 경쟁'이 치열할 수 있다는 의미로 해석할 수 있다. 이안 레반 애리조나 스카우팅 디렉터는 "(이번 드래프트에선) 정말 훌륭하고 다재다능한 대학 선수들이 많다"고 기대했다.송재우 위원은 "마이너리그에서 빠르게 올려 (빅리그에서) 사용할 수 있는 성숙도 측면에서 대학 선수가 낫다고 보는 경우가 있다. 이번에도 그런 걸 고려한 거 같다"며 "대학 선수는 (입단 후) 최소 3년 안에 뭔가를 보여줘야 한다. 나이가 어린 고졸 선수와 비교했을 때 발전 속도를 구단에서 다르게 본다. 고졸 선수보다 나이가 서너 살 정도 많은 상태에서 입단하는 만큼 빠르게 두각을 나타내지 못하면 (옥석을 가리는) 팀의 레이더에서 벗어날 수 있다"고 조언했다. MLB 신인 드래프트에선 지명 순번마다 권장 계약금이 책정돼 있다. 무분별한 지출을 방지하려는 장치인데 심종현이 뽑힌 전체 148순위 계약금은 42만 달러(5억4000만원)를 약간 상회한다. 계약금이 낮으면 구단이 선수를 쉽게 포기하는 상황이 벌어질 수 있다. 심종현의 권장 계약금은 트로이(504만 달러)나 그루버(178만 달러)와 비교하면 낮지만 '헐값'은 아니다. 송재우 위원은 "100만 달러(13억원) 이상을 받으면 주목을 더 받겠지만 10라운드를 넘어가면 3만 달러(3800만원) 정도만 받는 선수도 수두룩하다. 42만 달러 수준이면 나쁜 편은 아니다"라며 "(다가오는 시즌에는 마이너리그) 로우 싱글A 정도로 보내지 않을까 한다"고 예상했다.배중현 기자 bjh1025@edaily.co.kr 2023.07.13 01: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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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버지의 꿈에 도전···심정수 아들 심종현, MLB 애리조나 5라운드 지명

KBO리그 대표 홈런타자였던 심정수(48)의 둘째 아들 심종현(21·케빈 심)이 미국 메이저리그(MLB) 신인 드래프트에서 지명을 받았다. 아버지의 꿈이기도 했던 빅리그 입성 기회를 잡았다.애리조나 다이아몬드백스 구단은 11일(한국시간) 2023년 MLB 신인 드래프트 5라운드 전체 148순위로 샌디에이고 주립대 소속 케빈 심을 지명했다. 계약금은 42만1100달러(5억5000만원)다. 케빈 심은 심정수의 둘째 아들로, 한국 이름은 심종현이다. MLB 공식홈페이지 MLB닷컴은 케빈 심을 소개하며 'KBO리그에서 300개 이상의 홈런을 친 심정수는 헤라클레스라는 별명을 얻은 한국 프로야구 스타였다. 심정수 가족은 케빈이 7살 때 샌디에이고 지역으로 이주했다'고 전했다. 심정수는 KBO리그를 대표하는 거포였다. OB 베어스(현 두산)-현대 유니콘스-삼성 라이온즈를 거치며 1450경기에 출전해 타율 0.287 328홈런 1029타점을 기록했다. 이승엽과 토종 거포의 자존심을 걸고 홈런왕 경쟁을 펼치기도 했다. 2008시즌을 끝으로 은퇴 후 미국으로 떠났다.선수 시절 미국 무대 도전 의지가 컸다. 선수로 뛰는 동안 영어 학원을 다녔고, 새벽에는 MLB 경기를 챙겨보며 꿈을 키웠다. 2003년에는 이승엽과 함께 플로리다 말린스의 스프링 캠프에 초청돼 시범경기 타율 0.307(13타수 4안타), 1홈런을 기록하기도 했다. 포스팅 시스템(비공개 경쟁입찰)을 통한 해외 진출도 모색했으나, 당시 소속팀 현대의 반대로 무산됐다. 심정수를 따라 세 아들이 모두 야구 선수를 꿈꿨다. 장남 제이크 심(심종원)은 2020년 트라이아웃에 참가하며 KBO리그에 도전장을 내밀었으나, 지명을 받지 못했다. 막내 에릭 심도 심정수로부터 야구를 배우고 있다.차남 케빈 심은 고교 시절부터 큰 주목을 받았다. 2학년 때 올 아메리칸팀에 선발되는 등 MLB 진출 가능성이 높게 점쳐졌다. 지난달 MLB 드래프트 대상자인 유망주가 한곳에 모여 30개 구단 스카우트 앞에서 펼치는 쇼케이스(드래프트 콤바인) 첫날에 심종현은 평균 타구 속도 시속 101.5마일(163㎞)로 전체 1위를 차지했다. 뿐만 아니라 하드 히트(타구 속도 시속 95마일 이상) 15개, 스위트 스폿(배트 중심에 맞은 타구) 16개, 비거리 400피트(122m) 이상 타구 4개로 모두 1위에 올랐다. 케빈 심은 올 시즌 부상으로 시즌 막바지 경기에 나서지 못했지만, 대학리그 38경기에서 타율 0.298 13홈런 40타점 9도루를 기록했다. 샌디에이고 주립대에서 두 자릿수 홈런은 친 선수는 그뿐이었다. 아버지를 닮아 장타율(0.624)이 돋보였다. 케빈 심은 애리조나 구단을 통해 "최고의 선수였던 아버지와 쉬지 않고 훈련했다. 이 과정을 통해 타격 자세를 완성할 수 있었다. 좋은 모습을 보여드리고 싶다"고 밝혔다.이형석 기자 2023.07.11 12: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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심정수 아들 케빈 심, 드래프트 5R 애리조나행…20-80 스케일 종합 40

KBO리그 대표 슬러거였던 심정수의 아들이 메이저리그(MLB) 신인 드래프트에서 지명돼서 화제다.애리조나 다이아몬드백스 구단은 11일(한국시간) 2023년 MLB 신인 드래프트 5라운드 전체 148순위로 샌디에이고대학 소속 케빈 심(19)을 지명했다. 케빈 심은 심정수의 둘째 아들로 한국 이름은 심종현이다.MLB 공식 홈페이지 MLB닷컴은 '심정수는 KBO리그에서 오랜 기간 활약하며 300개 이상의 홈런을 쳐 헤라클래스라는 별명을 얻은 한국 프로야구 스타였다'며 '그와 그의 가족은 케빈이 일곱 살 때 샌디에이고 지역으로 이주했다'고 소개했다. 이어 '케빈은 힘이 넘치는 타격 프로필을 갖고 있지만 삼진이 많지 않고 견고한 존 콘택트율과 높은 출루율을 보유하고 있다'며 '양쪽 내야 코너에서 많은 시간을 보냈고 올봄에는 외야 코너에서 꽤 좋은 모습을 보였다. 주로 1루와 좌익수 포지션을 맡을 수 있지만 오른손 파워 히팅 롤 플레이어로 빅리그에서 많은 시간을 보낼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고 예상했다. 케빈은 올해 대학리그 38경기에 출전, 타율 0.298(141타수 42안타) 13홈런 40타점을 기록했다. 출루율(0.401)과 장타율(0.624)을 합한 OPS가 1.025. 팀 내 유일한 두 자릿수 홈런 타자(2위 7개)로 샌디에이고대 간판스타로 활약했다. MLB닷컴은 유망주의 재능을 최고 80·최저 20(평균 50)으로 평가하는 '20-80 스케일'에서 케빈의 파워와 송구는 각각 50, 타격은 45로 매기는 등 종합 40으로 분류했다. 올해 드래프트 5라운드 148번 슬롯 계약금은 42만 달러(5억4000만원)를 약간 상회한다.심정수는 KBO리그 역사에 손꼽히는 강타자다. 선수 시절 OB 베어스(현 두산) 현대 유니콘스, 삼성 라이온즈 등에 몸담으며 1450경기에 출전, 타율 0.287 328홈런 1029타점을 기록했다. 2003년 홈런 53개를 터트려 이승엽(현 두산 감독·당시 56홈런)과 치열하게 홈런 레이스를 펼치기도 했다. 2007년 개인 첫 홈런왕(31개)에 올랐고 2008시즌을 끝으로 은퇴한 뒤 미국으로 이주, 정착했다.배중현 기자 bjh1025@edaily.co.kr 2023.07.11 10: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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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S 피플] 공사판 전전하던 최형우, 역대 최고 해결사 등극

최형우(40·KIA 타이거즈)가 KBO리그 타점 역사를 다시 썼다. 순탄하지 않았던 지난 21년 프로 선수의 길을 버텨낸 훈장이다.최형우는 지난 20일 대전 한화생명 이글스파크에서 열린 한화 이글스와의 홈 경기에서 4번·지명타자로 선발 출전, KIA가 0-1으로 지고 있던 4회 초 1사 1루에서 상대 투수 한승주의 초구 144㎞/h 포심 패스트볼(직구)을 공략해 가운데 담장을 넘기는 투런홈런으로 연결했다. 지난주까지 최형우는 개인 통산 1498타점을 쌓으며 이승엽(현 두산 베어스 감독)이 갖고 있던 이 부문(통산 타점) 최다 기록과 타이를 이뤘다. 이날(20일) 한화전에서 타점 2개를 추가하며 신기록을 경신했고, KBO리그에서 1500타점 고지를 밟은 역대 최초 선수로 이름을 남겼다. 길고 험한 여정이었다. 최형우는 2002년 포수로 삼성 라이온즈에 입단했지만, 4시즌(2002~2005) 동안 대타·대수비로만 6경기(1군 기준)에 출전한 뒤 방출당했다. 이후 고향에 돌아간 그는 돈도, 갈 곳도 없던 시간 동안 공사판에서 막노동을 하기도 했다. 이를 악물고 성공 의지를 불태운 시기였다. 군 입대는 최형우의 야구 인생 변곡점이었다. 먼저 지원한 국군체육부대(상무 야구단)는 탈락했지만, 경찰청 야구단에서 복무할 기회가 주어졌다. 김용철 당시 감독의 제의로 포수에서 외야수로 포지션을 바꾼 그는 타격 훈련에 매진했고, 2007년 2군 리그(퓨처스리그)에서 도루를 제외한 타격 전 부문 타이틀을 차지하며 잠재력을 드러냈다. 전역 뒤 삼성이 다시 내민 손을 잡아 프로 무대로 복귀했다. 최형우는 이후 승승장구했다. KBO리그 대표 타자였던 양준혁·심정수의 뒤를 이어 삼성의 중심 타자로 올라섰다. 2008년 타율 0.276·19홈런·71타점을 기록하며 신인왕에 올랐고, 2011년부터 5시즌 연속 정규리그 우승을 차지한 삼성 왕조의 4번 타자로 자리매김했다.FA(자유계약선수) 자격 취득을 앞두고 치른 2016시즌 타격 3관왕(타율·안타·타점)에 오르며 자신의 가치를 끌어올린 최형우는 이어진 스토브리그에서 KIA와 기간 4년 총액 100억원에 계약하며 KBO리그 최초로 100억원 몸값 시대를 연 주인공이 됐다. 우리 나이로 서른여덟 살에 치른 2020시즌에는 타율 1위(0.354)에 오르며 건재를 보여준 뒤 다시 KIA와 3년 재계약(47억원)을 따내기도 했다. 타점 기록은 최형우가 선수 생활 황혼기를 버텨낼 수 있는 힘이었다. 2016시즌 타격 3관왕을 차지하고도 외국인 선수 더스틴 니퍼트(당시 두산 베어스)에게 정규시즌 MVP(최우수선수)를 내준 뒤 그는 한동안 목표를 잃었고 ‘나는 최고가 될 수 없구나’라는 생각에 사로잡혔다. 하지만 눈앞 타석에 집중하다 보니 어느새 통산 타점 신기록 고지가 보였고, 새 목표를 정했다. 시련은 또 있었다. 그는 2021시즌 타율 0.233·55타점에 그칠 만큼 부진했고, 2022시즌 전반기도 나아진 모습을 보이지 못했다. 이 시기 최형우는 은퇴라는 단어를 머릿속에 그렸다.하지만 목표로 삼은 통산 타점 신기록 달성을 위해 다시 일어섰다. 최형우는 “그나마 유일하게 자부심을 갖고 있는 기록이 타점이었다”라면서 “부진했던 시기에 타점 1개의 소중함을 깨닫기도 했다”라고 돌아봤다. 올 시즌 개막을 앞두고 최형우에게 타점에 가장 애착이 큰 이유를 묻자 최형우는 “내 역할을 해내는 것이니까”라고 짧게 말했다. 더 긴 답변을 원하는 침묵 속 기다림에 그는 “동료들에 애써 (타점 기회를) 만들어주니까”라며 말끝을 흐리며 웃어 보였다. 홈런을 아니면 혼자 만들 수 없는 게 타점이다. 동료가 출루해야 한다. 최형우에게 타점은 개인의 성취이자 팀을 위한 책임감이다. 안희수 기자 anheesoo@edaily.co.kr 2023.06.21 11:40
프로야구

글러브 한 끗 차이‥'41년 역사상 전무' 퍼펙트게임이 이렇게 어렵습니다

지난 18일 고척 삼성 라이온즈와 키움 히어로즈의 경기에서 역사가 탄생할 뻔했다. 삼성 선발 백정현이 8회 1아웃까지 안타와 볼넷을 단 한 개도 내주지 않으며 ‘퍼펙트게임’에 근접했다. 22명의 타자를 범타로 돌려세웠던 백정현이 다섯 타자만 더 잡아냈다면 KBO리그 최초 기록의 주인공이 될 수 있었다. 하지만 대기록은 이뤄지지 않았다. 백정현이 에디슨 러셀의 땅볼을 잡으려다가 공이 글러브에 맞고 튕겨 나가면서 내야 안타가 된 것. 투수의 글러브를 맞지 않았다면 유격수 땅볼이 됐겠지만, 운이 따르지 않았다. 시원한 안타나 볼넷이 아니라 불운으로 기록이 깨져 아쉬움이 더했다. 단 한 명의 주자도 내보내지 말아야 하는 퍼펙트게임. KBO리그 41년 역사상 퍼펙트게임은 단 한 차례도 나오지 않았다. 정규 이닝(9이닝) 퍼펙트나 이에 근접한 사례는 여러 번 있었지만, 동료들이 도와주지 않거나 눈앞에서 기록이 깨졌다.퍼펙트게임에 가장 근접했던 선수는 2022년 SSG 랜더스에서 뛰었던 윌머 폰트였다. 폰트는 지난해 4월 2일 창원 NC파크에서 열린 NC 다이노스와의 리그 개막전에서 9이닝 동안 무피안타 무4사구 무실점으로 역투했다. KBO리그 첫 9이닝 퍼펙트가 탄생한 순간이었지만, ‘퍼펙트게임’으로는 이어지지 못했다. 타선이 1점도 내지 못하면서 승부가 연장으로 흘러갔고, 10회 폰트가 강판되면서 퍼펙트게임은 이뤄지지 못했다. 1997년 한화 이글스 정민철도 퍼펙트게임을 목전에 뒀다. 5월 23일 OB 베어스와의 경기에서 8회 1아웃까지 완벽투를 펼치던 정민철은 심정수를 헛스윙 삼진을 이끌어냈으나, 포수 강인권(현 NC 다이노스 감독)의 포일 낫아웃으로 주자를 출루시켰다. 이후 정민철은 경기 끝까지 안타나 볼넷 없이 경기를 마치며 무4사구 노히트노런을 기록했다.1988년 빙그레 이글스의 이동석도 불운으로 퍼펙트게임을 달성하지 못한 선수 중 한 명이다. 이동석은 4월 17일 광주 해태 타이거즈전에서 단 한 개의 안타와 볼넷을 내주지 않았으나, 야수 실책 2개로 주자를 내보내면서 퍼펙트가 깨졌다. 다니엘 리오스(당시 두산 베어스)도 2007년 10월 3일 현대 유니콘스와의 경기에서 9회 1사까지 퍼펙트 행진을 이어갔으나, 강귀태에게 안타를 맞고 강판 됐다.백정현처럼 8회 1아웃에서 대기록이 깨진 사례도 여럿 있었다. 2018년 넥센(현 키움)의 최원태는 4월 19일 고척 NC전 8회 1사에서 최준석에게 2루타를 내주며 기록이 깨졌다. 타구가 우익수 이정후의 글러브를 맞고 나오면서 안타가 됐다. 2012년 6월 24일 롯데 자이언츠와 LG 트윈스와의 경기에선 퍼펙트 행진을 이어가던 이용훈(롯데)이 8회 1사에서 안타를 내주며 고개를 숙였다. 이용훈은 2011년 2군에서 퍼펙트게임을 달성한 선수로, 1군 최초는 물론 1, 2군에서 모두 퍼펙트게임을 달성한 선수로 기록될 뻔했다. 이처럼 퍼펙트게임은 실력뿐 아니라 운도 따라줘야 하는 어려운 대기록이었다. 아무도 밟지 못했던 전인미답의 기록, 앞으로 KBO리그에서 누가 언제 퍼펙트게임의 첫 주인공이 될지 주목된다. 윤승재 기자 2023.04.19 14: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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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BO리그 40년 The moment]'돌부처'가 이끈 삼성 우승...그라운드 떠난 '홈런왕'

한국 프로야구가 올해로 출범 40주년을 맞이했다. 1969년 창간한 일간스포츠는 1982년 프로야구 태동을 현장에서 지켜본 국내 유일의 스포츠 전문지다. 강산이 네 번 바뀌는 동안 한해도 빠짐없이 프로야구의 성장과 변화 과정을 기록했다. 이 기간 여러 구단의 희비가 엇갈렸고 수많은 별이 뜨고 졌다. 일간스포츠는 프로야구 원년부터 지난 시즌까지 KBO리그 역사를 사진으로 독자 여러분과 공유하고자 한다. ① 임창용, 연봉 백지위임 FA(자유계약선수) 자격을 얻고 해외 진출을 타진했던 임창용은 1월 18일 스프링캠프를 떠나는 선동열 감독을 인천공항에서 만나 삼성 잔류를 약속했다. 그는 결국 1월 20일 경산 2군 구장을 찾아 2004년 연봉을 백지위임, 삼성과 2년 총액 18억원에 계약했다. 11승부터 1000만원, 15승부터 2000만원씩 받는 승리 옵션이 있었고, 10승을 거두지 못하면 2억원을 반납하는 조건이었다. 세이브와 홀드는 0.5승으로 환산했다. 2년 후 해외 진출을 시도할 경우 조건 없이 풀어주는 내용도 포함했다. ② 박재홍, 200-200, 2000루타 달성 SK 박재홍은 6월 4일 잠실 LG전에서 역대 16번째로 통산 2000루타를 달성했다. 7월 23일 부산 롯데전에서 1회 볼넷으로 출루한 그는 2루 도루를 성공, 통산 214홈런-200도루를 채웠다. 신인이었던 1996년 최초로 30홈런-30도루를 기록한 그는 1998년과 2000년에도 이 기록을 이어갔다. 꾸준히 치고 달린 그는 2005년 드디어 KBO리그 사상 처음으로 200홈런-200도루를 달성했다. ③ 기록의 투수, 송진우 한화 송진우는 6월 21일 대전 롯데전에서 6이닝을 던져 사상 처음으로 개인 통산 2600이닝을 돌파했다. 이어 6월 26일 잠실 LG전 4회 김정민 타석 때 최초로 1만 1000타자 상대 기록을 세웠다. 7월 10일 광주 KIA전에서는 역시 처음인 통산 1800탈삼진을 기록했다. 8월 31일 광주 KIA전에서 통산 190승 고지에 올랐고, 9월 8일 인천 SK전에서는 39세 6개월 26일의 나이로 최고령 완봉승(종전 박철순 38세 5개월)을 기록했다. 그는 9월 14일 시즌 10승을 기록하면서 이강철이 세웠던 10년 두 자릿수 승수를 넘어 11번째 두 자릿수 승수 시즌을 완성했다. ④ 기록의 타자, 양준혁 삼성 양준혁은 7월 20일 부산 롯데전에서 볼넷을 얻어 개인 통산 1000사사구(931볼넷·69사구)를 기록했다. 이어 8월 3일 대구 SK전에서 4회 신승현을 공략해 역대 첫 개인 통산 1800안타를 쳤다. 9월 4일에는 1044득점을 올려 개인 통산 최다 득점 기록을 세웠고, 9월 20일 대구 LG전 대타 안타로 역대 최초로 13년 연속 세 자릿수 안타를 달성했다. ⑤ 전준호 사상 첫 15년 연속 두 자릿수 도루 현대 전준호는 6월 11일 수원 삼성전 2회 시즌 10호 도루에 성공, 사상 첫 15년 연속 두 자릿수 도루를 기록했다. 이어 8월 5일 수원 롯데전에서 1회 말 2루를 훔치면서 1705경기 만에 개인 통산 첫 500도루의 위업을 달성했다. ⑥ '홈런왕' 장종훈 은퇴 한화 장종훈은 9월 15일 대전 KIA전에서 은퇴 경기를 치렀다. 1986년 데뷔한 장종훈은 20년을 채우면서 프로 첫 20년 차 선수로 통산 340홈런을 남겼다. 그의 등번호(35번)는 빙그레를 포함해 팀의 첫 영구 결번으로 남게 됐다. 은퇴식에서 한화 구단은 공로패와 기념패를 전달했다. 이후 영구결번식이 진행됐고 장종훈은 은퇴사를 마친 후 승용차로 그라운드를 돌며 팬들에게 마지막 인사를 전했다. ⑦ 삼성, 통합 우승 달성 2005년 챔피언은 삼성이었다. 시즌 전 김응용 감독이 사장으로, 선동열 수석코치가 감독으로 부임한 삼성은 '역대급' 투자로 우승에 대한 열망을 불태웠다. 사상 최초로 평균 연봉 1억원을 돌파(1억1058만원)했다. 스토브리그에서 임창용·심정수·박진만·김한수·신동주 등과 계약하면서 FA 영입 금액만 200억원에 육박했다. 에이스 배영수와 오승환·권오준 등 불펜진을 앞세운 '지키는 야구'도 막강했다. 정규시즌 74승 4무 48패(승률 0.607)를 기록한 삼성은 두산의 추격을 물리치고 1위를 차지했다. 이어 한국시리즈(KS) 4경기 동안 두산에 단 5점만 허용했고, 김재걸(12타수 6안타 5볼넷)을 앞세워 4-0 스윕으로 3년 만의 우승을 차지했다. '삼성 왕조'가 새로 열린 장면이었다. ⑧ 정규시즌 지배한 손민한 롯데 손민한은 전반기에만 14승을 달성할 만큼 막강한 구위를 선보였다. 그러나 후반기 팀이 4강 싸움을 벌이면서 중간계투, 마무리로도 등판해야 했다. 결국 20승에 이르지 못했으나, 손민한은 18승(1위) 7패 1세이브 평균자책점 2.46(1위)으로 시즌을 마무리했다. 4년 연속 꼴찌였던 롯데를 5위로 끌어올린 공로로 손민한은 MVP(최우수선수)에 올랐다. 포스트시즌 탈락 팀에서 나온 첫 MVP였다. ⑨ 오승환, KS MVP에 신인왕까지 삼성 오승환이 10승 1패 16세이브 11홀드로 KBO리그 역대 최초로 트리플 더블(승리·홀드·세이브)을 기록했다. 오승환은 KS에서도 1차전 2이닝 무실점 세이브, 2차전 3이닝 무실점 구원승, 4차전 2이닝 무실점으로 호투하며 한국시리즈 MVP에 올랐다. 오승환은 시즌 후 투표에서도 신인왕으로 뽑히며 최고의 데뷔 첫해를 마무리했다. 차승윤 기자 사진=IS포토·한국프로야구 30년사 2022.12.26 12: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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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BO리그 40년 The moment] 찬란했던 현대 왕조의 마지막 장..프로야구 흥행은 참패

한국 프로야구가 올해로 출범 40주년을 맞이했다. 1969년 창간한 일간스포츠는 1982년 프로야구 태동을 현장에서 지켜본 국내 유일의 스포츠 전문지다. 강산이 네 번 바뀌는 동안 한해도 빠짐없이 프로야구의 성장과 변화 과정을 기록했다. 이 기간 여러 구단의 희비가 엇갈렸고 수많은 별이 뜨고 졌다. 일간스포츠는 프로야구 원년부터 지난 시즌까지 KBO리그 역사를 사진으로 독자 여러분과 공유하고자 한다. ① 박종호, 39경기 연속 안타 박종호는 현대 소속이었던 2003년 8월 29일 수원 두산전부터 삼성 소속으로 뛴 2004년 4월 21일 수원 현대전까지 39경기 연속 안타 행진을 이어갔다. 1999년 박정태가 세운 종전 KBO리그 기록(31경기)을 갈아치웠고, 다카하시 요시히코가 갖고 있던 일본 리그(NPB) 기록(33경기)까지 넘어섰다. 거침없던 박종호의 질주는 4월 22일 현대전에서 제동이 걸렸다. 1998년 신인왕 김수경을 공략하지 못했다. ② 이강철, 통산 최다 탈삼진 신기록 KIA 이강철은 5월 13일 광주 현대전에서 구원 등판, 삼진 2개를 잡아냈다. 개인 통산 1699번째 삼진을 잡아내며 선동열이 갖고 있던 개인 최다 탈삼진 기록(1688개)을 넘어섰다. 1989년 데뷔, 1군 무대 15번째 시즌에 이룬 쾌거였다. 이강철은 이듬해 은퇴까지 탈삼진 1751개를 남겼다. 현재 통산 탈삼진 1위 기록은 송진우가 세운 2048개다. ③ 전준호, 역대 최초 450도루 KBO리그 최고 '대도' 전준호는 4월 27일 수원 KIA전에서 14년 연속 두 자릿수 도루를 달성했다. 이어 5월 23일 수원 LG전에선 KBO리그 최초로 개인 450호 도루를 해냈다. 전준호는 2004시즌 정규시즌에서 도루 53개를 해내며, 이 부문 타이틀을 거머쥐었다. ④ 다시 사직 마운드에 오른 최동원 2004년 올스타전은 롯데의 홈 부산 사직구장에서 열렸다. 삼성과의 1984시즌 한국시리즈(KS)에서 혼자 4승을 거두며 롯데의 우승을 이끈 최동원이 선수 출신으로는 최초로 올스타전 시구자로 나섰다. 그는 포수 홍성흔을 향해 시속 101㎞의 공을 뿌리며 녹슬지 않은 어깨를 과시했다. ⑤ 김민재 9타석 연속 안타 SK(현 SSG) 김민재는 9월 16일 잠실 LG전 마지막 타석을 시작으로 18일 한화 이글스전 네 타석, 19일 한화전 네 타석까지 9연타석 안타를 기록했다. KBO리그 연속 타석 안타 신기록. 1983년 장효조, 1986년 이만수, 2000년 김기태가 기록한 종전 기록(8연타석)을 넘어섰다. 김민재의 기록은 2013년 LG 이병규가 10연타석 안타를 치며 깨졌다. ⑥ 프로야구 흥행 참패 KBO는 2004시즌 개막을 앞두고 '350만 관중'을 목표로 내세웠다. 그러나 최종 관중 수는 233만 1978명이었다. 이는 프로야구가 처음으로 200만 관중 시대를 맞이한 1989년 이후 가장 적은 수치였다. 2002 한·일 월드컵 이후 관심이 높아진 국내 축구 리그 인기에 밀렸고, '국민 타자' 이승엽이 일본 리그에 진출하며 스타 부재에 시달렸다. 9월 초 터진 병역 비리 파문에 야구 선수 다수가 연루되며 팬들의 실망감을 사기도 했다. ⑦ 현대, 역대 두 번째 KS 2연패 김재박 감독이 이끈 현대는 정규시즌 75승 5무 53패로 삼성을 따돌리고 2년(2003~2004) 연속 우승을 차지했다. 클리프 브룸바가 외국인 타자로는 역대 최초로 타율 1위(0.343)에 오르며 공격을 이끌었고, 송지만과 심정수도 각각 22홈런을 기록하며 타선에 무게감을 더했다. 마운드에선 외국인 투수 마이클 피어리가 후반기에만 12연승을 거드는 등 부상으로 이탈한 정민태의 공백을 메웠다. 삼성을 상대한 KS에선 현대는 9차전까지 치르는 치열한 접전 끝에 먼저 4승(3무 2패)을 거뒀다. '경기 시작 4시간 이후 연장에 들어갈 수 없다'는 규정이 적용된 탓에 7차전까지 3경기(1·4·7차전)나 승부를 가리지 못했다. 현대는 폭우 탓에 3번이나 경기가 중단되는 악재 속에 치른 9차전에서 8-7로 승리, 해태 이후 역대 두 번째로 KS에서 2연패를 거둔 팀이 됐다. 현대 왕조의 마지막 우승이었다. ⑧ 배영수, MVP 수상 삼성 투수 배영수는 다승 공동 1위(17승) 승률 1위(0.895) 평균자책점 3위(2.61) 탈삼진 4위(144개)에 오르며 정규시즌 최우수선수(MVP)에 선정됐다. 배영수는 KS 4차전에서 10이닝 노히트 노런을 기록하기도 했다. 0-0으로 리드를 잡지 못한 상황에서 마운드를 넘기며 대기록 달성은 실패했다. 신인왕은 10승 평균자책점 3.99를 기록한 현대 투수 오재영(개명 뒤 오주원)이 수상했다. ⑨ '국보 투수' 선동열, 감독 취임 우승 문턱에서 주저앉은 삼성은 KS가 끝난 뒤 선동열 감독 체제로 새 출발 했다. 2001년부터 사령탑을 맡았던 김응용 감독은 삼성 야구단 사장으로 선임됐다. 삼성 수석코치에서 감독으로 승격한 선 감독은 계약 기간 5년, 총액 15억원(계약금 5억원·연봉 2억원)에 계약, 당시 사령탑 역대 최고 몸값을 기록했다. 안희수 기자 사진=IS포토·한국프로야구 30년사 2022.12.26 09: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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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BO리그 40년 The moment] 이승엽 56홈런·정민태 선발 21연승, 그리고 삿포로 참사

한국 프로야구가 올해로 출범 40주년을 맞이했다. 1969년 창간한 일간스포츠는 1982년 프로야구 태동을 현장에서 지켜본 국내 유일의 스포츠 전문지다. 강산이 네 번 바뀌는 동안 한해도 빠짐없이 프로야구의 성장과 변화 과정을 기록했다. 이 기간 여러 구단의 희비가 엇갈렸고 수많은 별이 뜨고 졌다. 일간스포츠는 프로야구 원년부터 지난 시즌까지 KBO리그 역사를 사진으로 독자 여러분과 공유하고자 한다. ① '아시아 홈런왕' 이승엽 삼성 이승엽이 마침내 아시아 한 시즌 최다 56홈런 신기록을 달성했다. 정규시즌 최종전이었던 10월 2일 대구 롯데전 2회 말 이정민을 상대로 시즌 56번째 홈런포를 쏘아 올렸다. 이로써 일본 프로야구 오 사다하루(왕정치)가 1964년 작성한 55홈런을 넘어섰다. 9월 27일 사직 경기에서 롯데가 대기록에 도전하던 이승엽을 고의4구로 거르면서 흥분한 팬들이 난동을 일으켜 1시간 34분 동안 경기 중단 사태가 발생하기도 했다. 이승엽의 정규시즌 MVP 수상은 당연했다. 개인 통산 5번째이자 최초의 3년 연속 수상이다. ② MLB 대신 일본으로 대기록을 작성한 이승엽은 정규시즌 종료 후 해외 진출을 타진했다. 미국 메이저리그(MLB)로 가느냐, 일본 프로야구로 진출하느냐만 남았을 뿐이었다. 이승엽의 거취와 관련된 소식이 거의 매일 스포츠 신문 1면을 장식했다. MLB 구단의 계약 조건이 기대에 미치지 못하자 이승엽은 고심 끝에 일본 지바 롯데 말린스와 2년 최대 5억엔(현재 기준 약 49억원)의 조건에 계약했다. ③ 또 날아오른 유니콘스 모기업 재정난 탓에 박경완(자유계약선수)와 박재홍(트레이드)이 떠나면서 현대의 전력은 약화했다. 하지만 탄탄한 선발진을 구축했고 마무리 조용준이 뒷문을 지켰다. 타선은 심정수(53홈런)를 필두로 이숭용, 전준호, 박종호, 박진만 등이 상·하위 구분 없이 맹활약했다. 포수 김동수가 박경완이 떠난 자리를 메웠고, 교체 외국인 타자 브룸바도 펄펄 날았다. SK와의 한국시리즈 7차전에서는 정민태의 완봉승에 힘입어 7-0으로 승리, 시리즈 전적 4승 3패로 통산 세 번째 우승을 차지했다. ④ 삿포로 참사 국제무대에서 승승장구하던 한국 야구대표팀이 망신을 당했다. 이승엽·이종범·박재홍·김동주(이상 타자) 정민태·임창용·이강철(이상 투수) 등 리그 최고 선수들이 총출동한 아시아선수권에서 1승 2패로 3위에 그쳤다. 대만에 연장 10회 말 끝내기 패배를 당했고, 일본에는 0-2로 무릎을 꿇었다. 2004년 아테네 올림픽 예선을 겸해 일본 삿포로에서 열린 이 대회에서 3위에 그친 한국은 올림픽 진출에 실패했다. ⑤ 선동열 후폭풍 일본 주니치에서 코치 연수를 마친 선동열 KBO 홍보위원이 돌아오자 여러 팀이 그의 영입을 추진했다. 두산 역시 마찬가지였다. 이에 김인식 감독이 자진 사퇴 형식으로 물러났다. 하지만 선동열과 두산은 코치진 구성 등을 놓고 이견을 보여 계약이 결렬됐다. 선동열은 2004년 김응용 감독이 지휘봉을 잡고 있던 삼성의 수석코치를 맡았다. 김인식 감독이 떠난 두산은 김경문 코치를 감독으로 승격했다. ⑥ 쏟아진 FA, 이적 시장 활발 2003시즌 종료 후 FA(자유계약선수) 대박이 쏟아졌다. 사상 최다인 13명이 FA를 신청했다. 정수근(두산→롯데·6년 40억6000만원) 이상목(한화→롯데·4년 22억원) 마해영(삼성→KIA·4년 28억원) 박종호(현대→삼성·4년 22억원) 진필중(KIA→LG·4년 30억원) 등 대형 FA들이 활발하게 이적했다. ⑦ 이종범 MVP 그랜드슬램 올스타전 최다(13회) 베스트 멤버에 선정된 KIA 이종범은 선수 시절 딱 한 차례 미스터 올스타에 선정됐다. 2003년 웨스턴(서군) 리그 2번 타자로 나서 4타수 2안타 2타점 2도루를 기록, 9-4 승리를 이끌었다. 이종범은 한국시리즈(1993년, 97년)와 정규시즌(1994년)에 이어 올스타전 MVP까지 석권, 국내 선수로는 처음으로 그랜드슬램을 달성했다. 리그 최초 기록은 타이론 우즈(2001년)가 작성했다. 삼성은 올스타전 10개 포지션 중 2루수를 제외한 9개 포지션을 휩쓸었다. 당시 기준으로 역대 최다 올스타를 배출했다. ⑧ 롯데 사상 첫 3년 연속 꼴찌 구도 부산의 자존심이 확 구겨졌다. 롯데는 정규시즌 133경기에서 39승 91패 3무의 성적으로 리그 역사상 처음으로 3년 연속 꼴찌(승률 0.280-0.245-0.256)를 기록했다. 개막 이후 1무 포함 12연패, 7월 이후 15연패를 당하기도 했다. 팀 분위기는 최악으로 치달았고, 외국인 선수는 극도로 부진했다. 백인천 감독이 8월 초 경질됐고, 시즌 종료 후 양상문 감독에게 지휘봉을 맡겼다. ⑨ 다승왕 정민태 선발 21연승 정민태는 일본 요미우리에서의 2년 도전을 접고 복귀하자마자 리그를 휩쓸었다. 정규시즌 다승왕(17승 2패) 승률왕(0.895) 등 2관왕에 올랐다. 한국시리즈에는 홀로 3승을 거둬 시리즈 MVP에 선정됐다. 1차전에 등판한 그는 사흘 휴식 후 4차전·7차전에 등판해 역투했다. 2003년 8월 31일 두산과의 더블헤더 2차전을 통해 한·미·일 프로야구 통틀어 최다인 선발 21연승 신기록을 작성하기도 했다. 이형석 기자 사진=IS포토·한국프로야구 30년사 2022.12.25 18: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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