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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봉 미계약자 신분...늦어지는 '국대' 유격수의 21번째 시즌 출발

두산 베어스 '맏형' 김재호(39)가 연봉 협상에 합의하지 못하고 퓨처스팀 캠프에도 합류하지 못했다. 두산 구단은 2일 "퓨처스팀 선수단이 5일 인천국제공항을 통해 일본 미야코지마로 스프링캠프를 떠난다"라고 전했다. 이정훈 감독이 이끄는 두산 퓨처스팀은 코칭스태프 10명과 선수 30명으로 이번 캠프를 꾸렸다.투수조는 김명신, 김정우 등 16명, 포수조는 윤준호 등 3명이다. 내야수는 전민재, 여동건 등 6명이 참가하며 양찬열, 김태근 등 외야수 5명이 본격적인 담금질에 들어간다. 선수단은 6일 미야코지마 이라부 구장에서 첫 훈련을 진행한다. 캠프 초반엔 기술 및 전술 훈련, 웨이트 트레이닝에 집중하고 중순 이후부터는 신일본제철 등과 연습경기를 치를 예정이다.2023시즌 34경기에서 3승 6패 1세이브, 평균자책점 3.97을 기록한 투수 최승용은 현재 왼쪽 팔꿈치 피로 골절로 퓨처스팀 전용 구장이 있는 이천에서 당분간 재활한다. 전 주장이자 국가대표 유격수였던 김재호는 연봉 미계약자 신분이 됐다. 추후 협상을 이어가고, 당분간 개인 훈련을 한다. 프로 무대 21번째 시즌을 앞둔 김재호는 2021·2022시즌 2할 대 초반 타율에 그치며 부진했다. 하지만 2023시즌은 91경기에서 타율 0.283을 기록하며 반등했다. 수비력은 여전히 안정감 있다는 평가다. 두산은 김재호의 후계라로 불렸던 안재석이 지난달 현역 입대를 선택하며 유격수 자리에 공석이 생겼다. 김재호는 여전히 두산에 필요한 선수다. 김재호가 연봉 협상을 잘 마무리할 수 있을지 주목된다. 안희수 기자 anheesoo@edaily.co.kr 2024.02.02 18: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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루키 김택연 “개막전 엔트리, 당연히 노린다”…필승조 깜짝 발탁 가능할까

"시범경기, 개막 엔트리에 합류하고 싶다. 목표로 잡는 게 당연하다."김택연(19·두산 베어스)이 당찬 각오를 남기고 호주 스프링캠프로 떠났다.김택연은 지난해 2024 신인 드래프트에서 두산에 지명됐다. 모처럼 두산이 상위 순번으로 뽑은 '특급 신인'이다. 두산은 지난 2015년부터 2021년까지 7년 연속 한국시리즈(KS)에 올랐고, 그에 앞서 21세기 들어 꾸준히 가을야구에 나갔다. 상위 순번 유망주 수급이 어려웠으나 2022년 9위로 추락했다. 떨어진 성적은 뼈아팠으나 그만큼 높은 지명권을 받았다.그 선택지가 바로 김택연이었다. 김택연은 인천고 3학년이던 지난해 고교야구에서 13경기 64와 3분의 1이닝 동안 7승 1패 평균자책점 1.13 97탈삼진의 특급 성적을 냈다. 마산 용마고 장현석(LA 다저스) 장충고 황준서(한화 이글스)와 함께 일찌감치 빅3로 꼽혔다.특히 청소년 대표팀에서 존재감이 컸다. 미국전 선발로 7이닝 9탈삼진 무실점 완봉승을 거두는 등 존재감을 드러냈다. 시속 150㎞가 넘는 최고 구속, 선발과 불펜에서 에이스다운 투구를 펼친 그를 두산은 고민 없이 선택했다.두산의 기대는 스프링캠프 합류에도 드러난다. 신인 선수들, 특히 투수는 길게 보고 키우는 두산이 이례적으로 그를 이번 캠프 명단에 포함시켰다. 당장 지난해 캠프 명단에서 신인은 대졸 포수 윤준호가 전부였다. 앞서 2022년 캠프에서는 단 한 명도 없었고, 2021년에는 1차 지명 유격수 안재석만이 1군 캠프에서 출발했다. 올해는 김택연과 함께 신인 대졸 외야수 전다민도 합류한다. 전다민은 빠른 발 덕분이고, 김택연은 이승엽 감독이 두 눈으로 그 잠재력을 확인하기 위한 차원으로 보인다. 출국 전 취재진과 만난 김택연은 "1군 캠프에 갈 줄은 몰랐다. 좋은 선배님들, 형들이 많아 많이 배우고 오고 싶다. 가게 된 것 자체가 기분 좋다"고 설레는 마음을 전했다. 학창 시절을 포함해 첫 해외 전지훈련이라고 웃은 그는 "의식하지 않으려 했는데 공항에 오니 더 설렌다. 막상 와 보니 더 긴장된다"고 했다.핵심은 컨디션이다. 김택연은 지난해 청소년 대표팀에서 맹활약했지만, 5연투를 기록하며 혹사 논란의 중심에 섰다. 두산은 지명 후 그를 관리하며 회복에 전념하도록 했다. 김택연은 입단 후 하프 피칭까지만 단계를 밟았다고 설명했다. 그는 "코치님께서 밸런스가 좋아 보인다면서도 무리하지 말라고 하셨다. 마운드에서 던지는 건 5개월 만이었는데, 다시 적응하면서 강한 힘을 쓰는 데 중점을 뒀다”며 "확실히 쉬면서 몸을 만드니 좋아지는 게 느껴진다. 무리 오는 곳도 없고, 휴식하면서 올 시즌을 잘 준비할 수 있었다. 쉬길 잘 했다"고 돌아봤다.두산의 내로라하는 선배들과도 함께 땀을 흘리게 됐다. 특히 리그 최고 포수 양의지와 만나게 된 것에 대해 그는 "정말 기대되고 영광스럽다. 한국 최고의 포수고 누구에게나 인정받는 포수다. 함께하는 것 만으로도 경험이 될 것 같다. 하루 빨리 같이 공을 던지고 맞춰보고 싶다"고 말했다.1군 진입이 스프링캠프에 그쳐서는 안 된다. 김택연에게 목표를 묻자 "시범경기, 개막 엔트리 합류를 목표로 잡는 건 당연하다"며 "다만 안 다치는 게 첫 번째다. 몸에 이상만 없다면 1군 엔트리에 들고 싶고, 개막전부터 붙어 있으면서 계속 1군에 남고 싶다"고 다짐했다.이승엽 감독은 스스로 프로답게 캠프를 소화하라고 주문했다. 이 감독은 "프로라면 말이 필요없다. 그정도 페이스 조절은 알아서 할 수 있어야 한다"며 "그 정도 페이스 조절을 하지 못한다면 1군 캠프에서 같이 할 수 없다. 트레이닝 파트, 코칭스태프, 선배가 있기 때문에 오버 페이스를 할 일은 없을 거 같다"고 말했다.개막 엔트리에만 든다면, 기대 이상의 첫 시즌을 보낼 수도 있다. 지난해 불펜 부족에 시달린 두산은 김택연과 같은 강속구 투수의 힘이 절실히 필요하다. 이승엽 감독은 "마무리는 정철원이 유력하다"면서도 "개막 전까지 상태를 보고, 컨디션이나 구위도 점검하겠다"며 "백승우, 이병헌, 최지강 등 젊은 선수들을 가까이에서 보고 싶다"고 했다. 구위라면 김택연도 이들에게 밀리지 않는다. 청소년 대표팀 때 모습을 보여준다면, 두산으로서는 천군만마가 될 수 있다. 차승윤 기자 chasy99@edaily.co.kr 2024.02.01 11: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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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년 차 '본격 시동'...캠프 출국 이승엽 감독 "구단 지원에 감사...첫 해보다 비장감 느껴져"

"지난해 스프링캠프 출국이 설렜다면, 올해는 좀 더 비장한 기분이다. 1년을 해봤으니 더 발전된 경기 운영으로 더 좋은 성적을 올려야 한다는 부담감이 있지만, 분명 기대감도 있다."1년 차 시즌을 마쳤던 이승엽 두산 베어스 감독이 두 번째 시즌을 준비하러 첫 걸음을 내딛는다.두산 선수단은 29일 인천 국제공항을 통해 2024시즌 1차 전지 훈련지인 호주 시드니로 출국했다. 이승엽 감독을 포함한 코칭스태프 14명, 선수 42명 등 총 56명으로 구성됐다. 선수단은 오는 2월 19일까지 1차 훈련을 마친 후 귀국하고, 같은 달 21일 일본 미야자키로 떠나 2차 훈련에 들어간다.지난해 첫 시즌을 맞이했던 이승엽 감독으로서는 감회가 남다를 수 있는 출국이다. 지도자 경험이 전무했던 이 감독은 지난해 두산 사령탑으로 깜짝 선임돼 정규시즌 5위로 가을야구 진출에 성공했다. 초보 사령탑으로 시행착오는 많았지만, 144경기를 큰 문제 없이 마치는 데 성공했다. '초보 딱지'는 이제 완전히 떨어졌다. 누구보다 이승엽 감독이 두 번째 시즌의 무게감을 알고 있다. 출국 전 취재진과 만난 이승엽 감독은 "설레던 지난해 출국과는 다르게 조금 비장한 느낌도 든다. 지난해와는 다른 기분이다"라고 소감을 전했다.일단 전력 유출 위기는 피했다. 첫 해 양의지라는 특급 선물을 받았던 이승엽 감독은 올 시즌을 앞두고는 중심 타자 양석환(4+2년 총액 78억원), 필승조 홍건희(2+2년 총액 24억 5000만원) 재계약에 모두 성공했다. 전력 유출을 막은 만큼 올 시즌 지난해만큼, 또 그 이상의 성적을 기대할 수 있게 됐다.이승엽 감독은 "우선 구단에 감사를 드린다. 구단주께서 관심을 많이 가져주신 덕분이다. 구단에서는 해주실 수 있는 모든 걸 해주셨다고 생각한다"며 "보답할 길은 좋은 성적을 올리는 길밖에 없다. 팬분들께서 생각하시는 순위를 기록해야 한다"고 다짐했다.지난해 이승엽 감독은 2022시즌 9위 부진을 딛기 위해 마무리 캠프부터 '지옥 훈련'을 꺼내며 스퍼트를 올렸다. 올해는 조금 다르다. 페이스를 조절할 선수들은 천천히 맞추고자 계획했다. 이 감독은 "투수진에서는 최승용과 김명신이 캠프에 합류하지 않았다. 천천히 페이스를 올려서 개막전에 들어올 수 있도록 하는 게 우선이다. 명신이나 (정)철원이가 지난해 무리했다. 걱정스러운 부분이 있는데, 몸조리를 잘 했더라. 그들이 지난해 상승세를 이어갈 수 있다는 기대감도 있다"고 했다.베테랑들 역시 천천히 스퍼트를 올린다. 유격수 김재호, 불펜 김강률은 모두 2군 캠프에서 출발한다. 이승엽 감독은 "김재호와 김강률은 천천히 페이스를 올리라는 취지로 2군 캠프에 합류하게 했다. 2군이라는 의미보다는 젊은 선수들과 함께 하면서 천천히 페이스를 올리라는 뜻이다. 두 선수의 능력은 이미 충분히 알고 있다. 1군 캠프에서는 젊은 선수들을 더 보고 싶었다"고 했다. 키 플레이어도 꼽았다. 야수에서는 여전히 주전이 명확하지 않은 유격수 후보로 박준영을 골랐다. 이 감독은 "지난 시즌 김재호, 이유찬, 안재석으로 시작했는데 막판에는 김재호와 박준영이 유격수를 맡았다"며 "올 한 해 유격수가 굉장히 중요하다. 내야 사령관인 만큼 김재호도 있고, 박준영에게도 기대를 많이 하려고 한다. 박준영이 이번 캠프 때 부상 없이 지난해 경기력을 보여준다면 출전 수가 많아질 확률도 높을 것"이라고 예고했다.투수진은 5선발 경쟁이 벌어지는 가운데 검증된 최원준이 살아날 수 있길 바랐다. 이승엽 감독은 "선발진은 외국인 투수 2명(라울 알칸타라, 브랜든 와델)과 곽빈까지는 확정이다. 컨디션을 보면서 상의해야 하겠지만, 최승용까지도 확정을 짓고 싶다"고 기대했다.그는 이어 "김동주, 최원준, 김유성, 박신지 등 여러 후보가 있다. 최원준이 선발 투수로 들어온다면 왼손(브랜든, 최승용) 오른손(알칸타라, 곽빈) 사이드암스로(최원준)가 고루 구색이 맞춰지지 않을까. 최원준이 지난 시즌 부진 후 마무리 훈련 때부터 조웅천 코치와 체인지업 훈련에 전념했다. 부진을 털기 위해 노력했고 일본에도 훈련을 다녀왔다. 노력이 헛되지 않도록 캠프와 시범 경기를 거쳐 선발 자리를 되찾기 바란다"고 격려했다.인천공항=차승윤 기자 chasy99@edaily.co.kr 2024.01.29 18: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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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발 중 '최고 유망주' 올해는 터질까 "김대한, 기대했던 모습 나오길"

이승엽 두산 베어스 감독이 2024년 팀 플랜에 외야수 김대한(23)을 다시 넣었다. 이 감독은 지난 15일 창단 기념식에서 "지난해 김대한에게 많은 기대를 했다. 그런데 정규시즌이 시작되기 전 마지막 시범경기에서 골절상을 당하면서 계획이 틀어졌다"며 "지난해 마무리 캠프부터 기대했던 김대한의 모습이 있다. 올 시즌에는 (그게) 한번 나왔으면 좋겠다. 기대하겠다"고 말했다.김대한은 2010년대 이후 두산 유망주 중에서도 가장 재능이 뛰어난 선수로 꼽혔다. 그는 지난 2019년 1차 지명으로 두산에 입단했다. 서울 연고 세 팀이 돌아가면서 1순위를 지명하던 시절에 두산이 가장 먼저 뽑은 자원이다. 휘문고 시절 3학년 때 타율 0.500(42타수 21안타)을 치며 노시환(한화 이글스) 고승민(롯데 자이언츠) 변우혁(KIA 타이거즈) 등을 제치고 그해 타자 중 으뜸으로 꼽혔다.올해로 프로 6년 차. 동기들이 각 팀에서 자리를 잡고 있지만, 김대한의 입지는 아직 탄탄하지 않다. 입단 초기에는 김재환, 정수빈, 박건우(NC 다이노스 이적) 등 외야에 쟁쟁한 선배들이 많아 출전 기회가 없었다. 안타 없이 1년 차를 마치고 2년 차 때 현역으로 군에 입대했다.2022년 전역 후 두 시즌을 치렀지만, 여전히 눈에 띄는 기록을 남기지 못했다. 1년 전 이승엽 감독은 부임하자마자 마무리 훈련에서 그를 집중 지도했고, 시범경기에서도 출전 기회를 줬다. 그러나 오른손 중수골 골절을 당했고, 5월 말에야 1군에 복귀했다. 시즌 최종 타율은 0.198에 불과했다. 기대치를 아직 채우지 못했지만, 그래도 두산은 김대한이 필요하다. 이승엽 감독은 지난해 마운드 세대교체를 어느 정도 이뤘지만, 야수 경쟁체제를 만들지는 못했다. 최승용과 김동주가 등장한 투수진과 달리, 야수진은 1번 타자 정수빈부터 5번 타자 양석환까지 모두 30대였다. 불혹을 바라보는 김재호가 상위 타순에 나서야 할 정도였다.유망주가 있어야 세대교체도 가능하다. 두산은 2015년 이후 7년 연속 한국시리즈에 오른 탓에 신인 지명순위가 밀렸다. 이 때문에 대형 유망주 수급이 어려웠다. 특히 야수진에서는 안재석(2021년 1차 지명·입대)과 김대한 외에 가능성을 보여준 선수가 적다. 결국 김대한이 차세대 두산의 핵심으로 성장해야 한다는 게 이승엽 감독의 바람이다.이승엽 감독은 김대한을 지목하면서 "우타자들이 조금 더 좋은 역할을 해주면 좋겠다"고 전했다. 주전 외야수인 정수빈과 김재환이 모두 좌타자인 만큼 김대한이 우타 외야수이자 미래의 중심타자로서 두산 타선을 이끌어 달라는 주문이었다.차승윤 기자 chasy99@edaily.co.kr 2024.01.19 11: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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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같이 안 할 이유가 없다"는 천재 유격수, 후계자도 찾을까

은퇴 직전 반전을 이뤄낸 김재호(38·두산 베어스)가 KBO리그 21번째 시즌을 맞이할 수 있을까. 일단 청신호가 켜졌다.김재호는 올해 91경기에 출전해 타율 0.283 3홈런 29타점 OPS(출루율과 장타율의 합) 0.748을 기록했다. 출전 경기 수는 적다. 시즌 초 김재호가 주전 경쟁에서 후배들에게 밀렸기 때문이다. 두산은 지난 2년 동안 부진(2시즌 타율 0.212)했고 은퇴가 눈앞인 김재호 대신 시즌 초 새 주전 유격수를 찾고자 했다. 이유찬, 안재석, 박계범 등 20대 후배들이 돌아가며 기회를 받았다. 김재호도 경쟁 후보군에는 있었지만, 우선순위는 아니었다. 대타, 대수비 출전이 많았고 성적도 나오지 않았다. 김재호가 부진한 건 지난 2017년 당한 어깨 부상 때문이었다. 2016년까지만 해도 국가대표 유격수로 2년 연속 골든글러브도 탔던 그가 어깨 부상 후 빠르게 성적이 떨어졌다. 지난해 친구 오재원이 그라운드를 떠날 때 그도 은퇴를 암시했다. 부상을 회복한 건 아니나 부활에 성공했다. 김재호는 지난여름 본지와 인터뷰에서 "어깨 인대와 연골이 모두 찢어지고 끊어져 제 역할을 못 했다. 부상이 자주 악화하니 아프지 않게 운동하는 방법을 지난 2년 동안 고민했다. 통증을 피하는 것에만 집중하다 보니 타격 타이밍과 메커니즘이 바뀌었다"며 "어차피 올해는 못 하면 은퇴라고 생각해 방법을 바꿨다. 웨이트 트레이닝 증량을 선택했는데 어깨가 보강돼 통증이 개선됐다"고 설명했다. 그 결과 김재호는 올여름 3개월 동안 타율 0.370의 맹타를 휘두르며 두산 팀 타선의 핵이 됐다.기량을 되찾은 만큼 선수도, 팀도 재계약을 바라고 있다. 김재호는 "내가 더 하고 싶다고 할 수 있는 건 아니다. 구단이 제안해 줘야 한다. 그래도 야구가 다시 즐거워지기 시작했다"고 했다. 이승엽 두산 감독도 "올해 김재호의 성적만 봐도 같이 안 할 이유가 없다. 본인이 어떤 생각을 가지느냐에 따라 다르겠지만, 두산은 김재호가 필요하다"고 했다.김재호가 남는다고 숙제가 끝나는 건 아니다. 재계약을 맺어도 오랜 시간 활약을 기대하긴 어렵다. 차세대 유격수 찾기는 여전히 현재진행형이다. 가장 유력했던 1차 지명 출신 안재석은 올겨울 군에 입대한다. 이유찬, 박계범, 박준영 등 자리를 잡지 못했다. 이승엽 감독도 "우리 팀 젊은 내야수들이 김재호를 뛰어넘어야 팀이 강해질 수 있다. 김재호 또한 자기 자리를 지키려고 노력할 거다. 함께 경쟁해야 한다"고 주문했다.차승윤 기자 chasy99@edaily.co.kr 2023.11.08 08: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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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S 이천] 부상으로 기회 놓친 '1차 지명' 유격수 안재석, 현역 입대 선택

2023년 기대치에 미치지 못했던 두산 베어스 안재석이 현역 입대로 군 복무 해결을 우선하기로 했다.두산은 31일 안재석이 현역으로 군에 입대한다고 발표했다.안재석은 지난 2021년 신인 드래프트에서 1차 지명으로 두산에 입단한 대형 야수 유망주다. 두산이 1차 지명에서 내야수를 뽑은 건 지난 2004년 김재호 이후 17년 만의 일이었다. 그만큼 공수 완전체 유격수로 성장 가능한 안재석에게 기대가 컸다.2021년 96경기 타율 0.255, 2022년 99경기 타율 0.213으로 제자리 걸음을 보인 안재석은 3년 차인 올해야말로 성장할 거라는 기대를 받고 출발했다. 새 얼굴 발굴이 간절했던 이승엽 감독도 취임식부터 그를 키 플레이어로 짚었다. 그러나 부진하던 중 부상까지 찾아왔다. 개막한 지 한 달이 안 된 4월 30일 경기를 마친 후 허리 통증으로 1군에서 말소됐고 6월과 8월 또 허리 통증이 재발했다. 9월에는 2군 경기 도중 손목 부상을 입으면서 시즌 아웃까지 당했다. 최종 성적은 27경기 타율 0.188에 그쳤다.시즌 건강 상태는 시즌 후에도 크게 호전되지 않았다. 이승엽 감독은 31일 이천 베어스파크에서 시작된 마무리 캠프에서 취재진과 만나 "재석이는 지금 몸 상태가 좋지 않다. 허리를 다친 후 운동하다가 또 안 좋아졌다. 선수 본인도 스스로 힘들어했다"고 전했다. 결국 아직 1군에서 기회를 잡지 못했음에도 군 문제를 먼저 해결하기로 결정한 것으로 보인다.한편 안재석의 입대로 두산 내야진에는 베테랑 김재호의 필요성이 더 커질 전망이다. 올 시즌 전 안재석, 이유찬과 주전 유격수를 놓고 경쟁했던 김재호는 17년 후배와 경쟁에서 승리, 시즌 최종 성적 타율 0.283으로 활약했다. 올 시즌으로 계약이 만료됐지만, 현역 연장 의사를 밝힌 만큼 구단과 합의 하에 재계약 가능성이 크다. 이승엽 감독은 "김재호가 굉장히 좋은 성적으로 마무리했다. 다음 시즌 같이하지 않을 이유가 없다"며 "본인이 어떤 생각을 하고 있느냐에 따라 달라지겠지만, 팀에 필요한 선수다. 물론 젊은 선수들이 김재호를 뛰어넘어야 우리 팀이 더 강해질 수 있을 것"이라고 전했다.이천=차승윤 기자 chasy99@edaily.co.kr 2023.10.31 14: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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목표는 달성, 색깔은 흐릿…'절반의 성공' 이승엽 호

이승엽 두산 베어스 감독이 다사다난했던 사령탑 데뷔 시즌을 마무리했다. 두산은 지난 19일 NC 다이노스와의 와일드카드(WC) 결정 1차전에서 9-14로 패하며 2023시즌을 마무리했다. 정규시즌 성적은 74승 2무 68패(승률 0.521)로 5위였다.성적만 놓고 보면 목표 달성이다. 두산은 지난 시즌 종료 후 김태형 감독과 8년 동행을 마치고 이승엽 감독을 선임했다. 선수로는 KBO리그 역대 최고 스타였지만 지도자 경험은 전무했다. 이 감독이 물려받은 팀 성적도 9위에 불과했다. 이 감독은 취임식에서 첫 해 목표를 가을야구, 최종 목표를 임기 내 한국시리즈(KS) 진출로 꼽았다. KBO리그 역대 최고액으로 계약(총액 152억원)한 양의지라는 '취임 선물'도 받았다. 그리고 가을야구에 올랐다. 두산의 성적 상승은 양의지 효과 그 이상이다. 양의지는 타율 0.305 17홈런, 스포츠투아이 기준 WAR(대체 선수 대비 승리기여도) 5.26으로 팀에 5승 이상을 더했다. 두산은 그 외에도 지난 2년간 부진했던 정수빈이 타율 0.287 39도루(리그 1위) 출루율 0.375 75득점(이상 팀 내 1위)으로 부활했다. FA(자유계약선수)를 앞둔 양석환도 21홈런 89타점 147안타(이상 팀 내 1위)로 활약했다.아울러 두산은 선발 평균자책점 3.64로 리그 1위에 올랐다. 2020년 20승 5패 평균자책점 2.54를 기록했던 라울 알칸타라가 일본프로야구(NPB)에서 돌아와 31경기 13승 9패 평균자책점 2.67(리그 5위) 퀄리티스타트 22회(리그 1위)로 호투했다. 국가대표로 성장한 곽빈이 12승 7패 평균자책점 2.90, 2년 연속 대체 외국인으로 영입한 브랜든 와델이 11승 3패 평균자책점 2.49로 탄탄한 선발진을 구축했다.과거 '두산 왕조'의 모습으로 돌아온 건 아니나 하위권으로 추락했던 지난해와 180도 달라졌다. 4월 승률 0.522로 출발했고, 6월 19일까지 5할 승률 안팎에서 버텼다. 외인 딜런 파일의 부상이 장기화되는 가운데 잠시 5할 아래로 떨어졌으나 브랜든 합류 후 연승 흐름을 탔다. 7월 1일부터 25일까지 11연승, 9월 9일(더블헤더 2차전)부터 18일까지 7연승을 거뒀다. 7월 25일 기준 3위에 오른 데다 2위 SSG 랜더스와 3경기 차까지 추격했다. 한계도 분명했다. 사령탑은 바뀌었지만, 팀의 주축은 여전히 왕조가 시작된 2015년부터 뛰어온 선수들이었다. 선발 투수로 호투한 최승용, 김동주를 제외하면 투·타 모두 새 얼굴을 찾지 못했다. 특히 야수진은 이유찬·안재석·조수행 등이 두루 기회를 받았으나, 굳건하게 자리 잡지 못했다. 38세 유격수 김재호, 36세 포수 양의지를 대체할 백업 선수가 부족해 체력 문제도 따랐다. 팀 홈런은 100개(공동 3위)였으나 타율 0.255(9위) 1238안타(9위) 620득점(8위) 출루율 0.332(8위) 득점권 타율 0.242(9위) 등에서 하위권에 머물렀다. 결국 가을야구에 오르고도 16일 마지막 홈 경기에서 이승엽 감독을 향해 일부 팬들의 야유가 터져 나왔다.가을야구도 허무하게 마무리됐다. 선발 곽빈이 3과 3분의 1이닝 1피안타 완벽투를 펼쳤으나, 이후 홈런 두 방에 무너졌다. 이승엽 감독은 브랜든과 알칸타라를 당겨쓰지 않았다. 불펜 투수 기용도 1이닝으로 제한했고 그 결과 실점 억제에 완전히 실패하고 가을을 마쳤다.지난해 부임하자마자 마무리 캠프에 집중했던 이승엽 감독은 올가을도 허투루 보내지 않고자 한다. 이 감독은 WC 패배 후 "뒤에서 던질 수 있는 "(필승조) 투수들을 올해부터 준비해 (불펜진에) 과부하가 걸리지 않게 하겠다. (야수진에도) 어린 선수들이 올라와야 팀에 활력소가 생긴다. 젊은 선수들에게 많은 관심을 가지고 내년 즉시 전력 자원으로 만들어야 할 것 같다"고 다짐했다.차승윤 기자 chasy99@edaily.co.kr 2023.10.23 15: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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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정식 등장한 야유…이승엽 감독, 두산 팬 아쉬움 만회할 수 있을까

왕조를 경험한 팬들의 눈이 높아서일까. 아니면 초보 감독의 부족함이 그만큼 컸던 탓일까.두산 베어스는 지난 16일 서울 잠실야구장에서 열린 2023 KBO리그 정규시즌 SSG 랜더스와 경기를 마지막으로 올해 정규시즌 홈 경기 일정을 마무리했다. 순위는 17일 최종전 결과와 상관없이 5위가 확정됐다.포스트시즌 전 홈 팬들 앞에 마지막으로 선 자리라 이승엽 감독과 선수단은 포스트시즌 출정식을 진행했다. 지난해 9위에서 올해 5위로 순위는 네 계단 올라있다. 취임식에서 이승엽 감독이 밝힌 목표를 이룬 것이기도 했다.그런데 지금까지와의 출정식과 달리 분위기가 그저 화기애애하지만은 않았다. 두산 구단은 출정식이 시작하자 잠실야구장 전광판을 통해 2023시즌 결산 영상을 내보냈다. 영상 중 이 감독의 지난해 10월 취임식 영상이 나오자 일부 팬들이 격려가 아닌 야유를 꺼냈다.순위가 낮아서만은 아닐 거다. 7년 연속 한국시리즈(KS) 진출과 3회 우승을 경험한 두산 팬들의 기준은 물론 높을 수밖에 없다. 그 시기를 함께한 김태형 전 감독을 지켜봐 후임 사령탑에 대한 기대도 클 수밖에 없다.성적과 별개로 아쉬운 부분에 대해 표현했을 가능성이 크다. 현역 시절 KBO리그 대표 홈런 타자로 전설을 쓴 이 감독이지만, 지도자 경험 없이 바로 두산 사령탑으로 부임했다. 선수 시절을 떠올리게 하는 '빅 볼'은 없었다.무엇보다 한 시즌을 치렀으나 결국 팀 재건을 마치지 못했다. 4+2년 총액 152억원에 영입한 양의지가 제 몫을 다 했고, 외국인 투수 라울 알칸타라에 대체 영입 브랜든 와델, 타자 호세 로하스까지 외인 영입도 대부분 '중박' 이상을 거뒀다는 평가다. 정수빈, 김재호 등 주축 선수 여러 명도 지난해 이상 성적을 기록했다.그러나 이 감독이 키우고자 노력한 안재석, 이유찬, 김대한 등 젊은 선수들 중 두각을 드러낸 이가 전무했다. 마운드에서도 새 필승조를 키우지 못해 마지막까지 김명신, 박치국, 홍건희, 정철원에 대한 의존도가 컸다. 스몰 볼, 작전 야구에 대한 논란도 시즌 내내 따랐다.선수층이 얇으니 전력 기복도 심했다. 치고 나갈 때는 연승을 달리며 2위 자리까지 노렸지만, 페이스가 떨어지면 바로 연패에 빠졌다. 16일 SSG전도 그랬다. 8연전 중 7번째 경기를 소화하면서 체력이 떨어진 두산 타선은 SSG 선발 로에니스 엘리아스에게 7이닝 동안 단 1득점에 그쳤다. 이날 엘리아스를 상대로 2루 베이스를 밟은 이가 5회 2루타를 친 허경민이 유일했다. 2023년 두산의 부족한 부분을 단적으로 드러낸 경기였다. 이승엽 감독도 자신의 부족함을 느낀다 했다. 이 감독은 경기 전 "지금까지 (시즌을 소화)하면서 (스스로) 아쉬웠던 부분이 더 많다. 미숙한 점도 있었다"며 "선수들 융화, 경기를 풀어나가는 과정 모두 내가 부족했기 때문에 지금 이 순위에 있다고 생각한다. 내가 더 똘똘하게 했다면 지금보다 더 높은 순위에 가있지 않았을까"라고 말했다. 그는 "나 역시 1년차라서 미숙한 점이 분명히 있었다. 나 또한 올 시즌 많은 경험을 했다. 시즌 끝까지 최선을 다한 다음에 내년에는 더 좋은 지도자가 되도록 노력할 것"라고 다짐했다.와일드카드(WC) 결정전에서 승부사가 돼 팬들의 평가를 반전할 가능성도 분명 있다. 마침 두산은 곽빈과 브랜든 와델 원투 펀치가 대기 중이다. 어떤 팀과 만나도 선발 로테이션에서 우위를 점할 수 있다.하지만 더 본질적으로는 내년 시즌 이승엽 감독 스스로 '진화'해야 한다. 진화는 과감하고 파괴적인 변화 속에서만 이뤄질 수 있다. 투자 성과에 그치지 않고, 왕조 출신 선수가 아닌 '이승엽'이 길러낸 선수들이 새로운 두산을 이끌 수 있게 만들어야 비로소 '감독' 이승엽의 진짜 시대를 열 수 있다. 이승엽 표 두산은 이제 막 시작됐을 뿐이다.차승윤 기자 chasy99@edaily.co.kr 2023.10.17 07: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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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월간 MVP] 은퇴 아닌 부활… 김재호 "좋게 끝낼 수 있는 선배 되고 싶다"

지난해 10월 8일 동갑내기 오재원(38·전 두산 베어스)의 은퇴식. 김재호(38·두산)는 "나도 곧 간다"고 의미심장한 한 마디를 남겼다. 잔여 계약이 끝나는 1년 후 은퇴를 암시한 말이었다. 그해 김재호는 102경기 타율 0.215 1홈런 21타점에 그쳤다.1년 후 김재호는 완벽하게 부활했다. 올 시즌 72경기 타율 0.339 3홈런 출루율 0.432 장타율 0.436를 기록 중이다. 8월 성적이 특히 강렬하다. 11경기 연속 안타를 쳐냈고, 타율 0.435 출루율 0.538(이상 1위) 19득점(공동 4위) 맹타를 휘둘렀다. 조아제약과 본지는 그를 8월 월간 MVP(최우수선수)로 선정했다. 김재호는 "나도 모르게 잘 풀렸다. 잘하고 싶었던 마음이 너무 컸다. 부진한 2년 동안 마음고생을 해서, 은퇴 전에 한 번 꼭 잘해보고 싶었다. 그렇게 준비한 게 좋은 결과로 이어진 듯하다. 나도 이런 월간 기록은 처음인 것 같다"고 소감을 전했다.처음부터 좋았던 건 아니다. 정규시즌이 개막한 4월만 해도 1군에 김재호의 자리가 없었다. 세대교체가 필요했던 두산은 안재석과 이유찬에게 더 많은 기회를 부여했다. 김재호는 4월 단 10경기 14타석에만 들어섰다. 투수와 상대하면서 노림수를 쌓아왔던 김재호다. 출전 기회가 줄어든 만큼 성적(타율 0.167)도 떨어졌다. 김재호는 "이제 내 자리가 없다고 느꼈다. 내가 정말 노력해서 주전이 됐으니 오래 하고 싶었지만, '은퇴가 현실이 됐나' 싶어 힘들었다"고 했다. 마음을 다잡았다. 김재호는 두산의 원클럽맨이었다. 그만큼 깔끔히 마무리하고 싶었다. 그는 "두산에서 은퇴하는 선배들의 끝이 좋지 않곤 했다. 내가 좋게 끝내는 선배가 되어보자는 마음으로 (부진에서) 벗어날 수 있었다"고 전했다.김재호는 여름부터 살아났다. 6월 17경기 타율 0.325, 7월 10경기 타율 0.303을 기록했다. 주전 자리를 되찾았고, 1군 투수들에게 익숙해지면서 노림수도 통하기 시작했다. 김재호는 "경기 나가는 게 일단 행복하니 성적도 자연스럽게 따라왔다. 투수와 싸우면서 예전에 내가 했던 방식이 통하고, 좋은 결과도 나왔다"고 돌아봤다.같은 시기를 겪었던 박용택 KBSN 스포츠 해설위원은 김재호의 마음을 뼈저리게 공감했다. 그는 선수 시절 41세까지 뛰면서 통산 2504안타(역대 1위)를 쌓아 올렸다. 커리어가 길었던 만큼 수없이 '마지막'을 고민했다.박용택 위원은 "베테랑 때 부진은 어릴 때와 느낌이 다르다. 벤치에 앉아 있으면 혼자서 정말 많은 생각을 떠올린다. '빨리 은퇴해야 하나. 내가 먼저 (은퇴하겠다고) 손을 들어야 하나'라는 생각이 든다"고 했다.박용택 위원은 "얼굴에 철판을 깔 수 있어야 한다"고 했다. 그는 "은퇴 생각을 버리는 게 좋다. 내가 할 수 있는 데까지, 부딪힐 수 있는 데까지 해야 한다. 나를 이길 수 있는 후배가 나오면 그때 은퇴를 생각하면 된다. 아직 후배들이 김재호를 못 이기고 있지 않나"라고 되물었다. 올해 통산 1700경기 출전을 돌파한 김재호는 다시 내일을 꿈꾸고 있다. 그는 "요새 너무 잘하다 보니 팬분들께서도 '5년 더 해주세요' 하신다"고 웃으며 "마음 같아서는 60년도 더 하고 싶다. 하지만 내가 더 하고 싶다고 할 수 있는 게 아니다. 구단과 잘 대화해야 한다. 그래도 하고 싶은 마음이 있고, 몸 상태도 괜찮다. 어깨가 아프지 않게 뛰는 법을 터득했다"고 했다. 그는 "유니폼을 벗기 전까지 최선을 다하겠다. 원래 1800경기 출전을 목표로 했다. 내가 2000경기를 도전할 정도의 선수는 아닌 것 같다. 아직 (세우고 싶은) 기록이 남아 있으니 더 열심히 하겠다"고 다짐했다.차승윤 기자 chasy99@edaily.co.kr 2023.09.14 08: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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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S 피플] 20년 차에도 타율 0.340, 김재호의 '깨어 있는 야구'

두산 베어스 유격수 김재호(38)는 올해로 프로 20년 차 선수다. 마지막을 준비할 법한 시기에 뜨겁게 활약 중이다. 타율 0.340 출루율 0.438로 KBO리그 어느 유격수들과 비교해도 뒤처지지 않는다.그런 김재호의 출전 경기 수는 65경기(두산 111경기 일정 소화)에 불과하다. 전반기만 해도 주전이 아니었다. 세대교체가 필요했던 두산은 이유찬, 안재석 등 어린 내야수들을 적극 기용했다. 하지만 전반기가 다 지나도록 이들이 자리 잡지 못했고, 돌고 돌아 김재호가 주전이 됐다. 김재호의 신체 능력이 후배들을 압도해서는 아니다. 김재호는 '천재 유격수'로 불리던 전성기 때도 신체 능력에서 동시대 라이벌 유격수인 오지환(LG 트윈스) 김하성(샌디에이고 파드리스) 등에 미치지 못했다. 이들은 빠른 발, 강한 어깨, 20개 이상의 홈런을 치는 파워를 과시하며 '메이저리그급'이라는 수식어를 얻었다.김재호는 다르게 접근했다. 그들처럼 한 걸음 더 빨리 달리진 못하고 더 빨리 방망이를 휘두를 순 없었다. 대신 상대 투수의 노림수를 읽어 타격했다. 상대 타자의 노림수와 경향성을 파악하고 한 걸음 먼저 이동해 쉽게 타구를 잡아냈다.1985년생인 김재호는 곧 불혹의 나이가 된다. 전성기 때보다 힘이 떨어지는 지금, 20대 후배들이 김재호보다 힘이 떨어질 리 없다. 그런데도 김재호를 넘어서지 못했다. 그는 "어린 선수들이 신체적인 부분에서는 확실히 이전보다 능률이 올랐다"면서도 "영상도 보고, 학원도 다니지만, 너무 정해진 대로만 (폼을) 만들려고 한다"고 지적했다.실전과 괴리됐다는 거다. 155㎞/h 이상을 던지는 영건이 늘어나고, 빠른 발과 힘을 갖춘 타자 유망주들이 팀마다 즐비하나 만개한 이가 드물다. 두산만 해도 최고 유망주로 꼽히던 김대한, 안재석 등이 여전히 알을 깨지 못하고 원석에 머무르고 있다. 김재호는 강하게 던지고, 강하게 치는 걸 부정하지 않는다. 대신 실전에서 스스로 풀어갈 줄 알아야 한다고 했다. 그는 "야구는 선수들이 실전에서 스스로 풀어가야 한다. 그런데 후배들이 잘 치고만 싶고, 잘 던지고만 싶어 한다"며 "가령 투수라면 아무리 좋은 공을 가지고 있어도 타자와 싸울 수 있는 (정신적인) 무언가가 있어야 한다. 후배들에게 그런 중요한 부분 하나씩이 빠져 있는 경우가 많다"고 했다.김재호는 '화수분'으로 불리던 시절 두산의 두꺼운 선수층을 뚫고 1군 주전을 차지했다. 2004년 데뷔한 그가 주전이 된 게 2014년이다. 그와 함께 경쟁을 뚫어낸 양의지, 정수빈은 그때도 지금도 두산의 주축이다. 김재호는 "의지나, 수빈이, 나는 경쟁을 뚫고 고생하는 과정에서 경기를 푸는 법을 익혀가며 자리 잡았다"며 "최근 어린 후배들은 실전을 경험하면서 안 되면 '아, 안 되는구나'하고 잘 되면 '아 되는구나'하고 생각을 단순하게 마친다"고 했다.김재호는 "깨어 있는 야구를 해야 한다"고 했다. 그는 "큰 스윙을 했을 때 공이 맞지 않으면 짧은 스윙으로 공을 맞히려 해야 한다. 투수가 컨트롤이 안 돼도 계속 세게만 던지려 해선 안 된다. 그건 마치 로봇 같은 야구가 아닐까. 현실에 맞게 투수와 싸우고, 타자와 싸우면 좋겠다"고 전했다.차승윤 기자 chasy99@edaily.co.kr 2023.09.06 09: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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