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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독] '로메로 퇴출' SSG, WBC 쿠바 대표 영입 초읽기

SSG 랜더스가 애니 로메로(32)의 대체 선수로 로에니스 엘리아스(35) 영입 초읽기에 들어갔다.본지 취재 결과, SSG는 쿠바 출신 왼손 투수 엘리아스와 계약 절차를 밟고 있다. 엘리아스의 원소속구단인 시카고 컵스와 이적 철차가 종료되면 계약이 발표될 전망. 연봉은 최근 한화 이글스의 대체 선수로 영입된 리카르도 산체스의 40만 달러(5억3000만원)를 상회하는 수준이 유력하다.SSG는 지난 2월 일본 오키나와 연습경기 중 로메로가 어깨 부상으로 이탈했다. 프로야구 외국인 스카우트 사이에선 "인대가 파열됐다"는 얘기가 나올 정도로 상태가 좋지 않았다. 이른 시점 복귀가 어렵다고 판단한 SSG는 일찌감치 외국인 스카우트를 미국에 파견, 로메로의 대체 선수를 물색했다.엘리아스는 2014년 시애틀 매리너스 소속으로 빅리그에 데뷔, 첫 시즌부터 10승(12패)을 따내 주목받았다. 그해 펠릭스 에르난데스·이와쿠마 히사시와 함께 시애틀 선발진을 이끌었다. 메이저리그(MLB) 통산 성적은 22승 24패 평균자책점 3.96. 통산 이닝당 출루허용(WHIP)은 1.319이다. 2018년을 기점으로 불펜 투수로 역할을 전환했고 지난해 다시 선발 등판 횟수를 늘렸다. 계약의 변수는 수술 이력이었다. 엘리아스는 2021년 3월 토미존 서저리(팔꿈치 인대접합)를 받았다. 하지만 SSG는 '큰 문제 없다'는 결론을 내렸다. 지난해 5월 복귀한 뒤 별다른 문제 없이 공을 던졌기 때문이다. 시즌 뒤 엘리아스는 도미니카 윈터리그에서 7경기 선발, 4승 무패 평균자책점 0.92, 올 시즌에는 컵스 산하 마이너리그 트리플A에서 4경기 선발, 2승 무패 평균자책점 5.48을 기록했다.MLB 기록 전문 사이트 팬그래프닷컴에 따르면 지난해 엘리아스의 구종은 패스트볼과 슬라이더, 체인지업까지 3개였다. 패스트볼 평균 구속은 93.6마일(150.6㎞/h). 1988년생으로 비교적 나이가 많지만, 대신 경험이 풍부하다. 지난 3월에 열린 월드베이스볼클래식(WBC)에선 쿠바 대표로 출전하기도 했다. SSG는 외국인 타자 길레르모 에레디아가 쿠바 출신이어서 엘리아스 적응에 큰 어려움이 없을 거로 판단했다. 엘리아스 영입으로 SSG는 김광현-커크 맥카티에 이어 1~3선발을 모두 '왼손'으로 채우게 됐다.배중현 기자 bjh1025@edaily.co.kr 2023.05.02 16: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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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타격은 어쩔티비(feat.김태균)] 이정후는 왜 헛스윙 하지 않을까

일간스포츠가 2023년 신년 시리즈로 '타격은 어쩔티비(feat.김태균)'를 연재합니다. 한국 야구 역사상 최고의 타자 중 하나로 꼽히는 김태균 해설위원이 연구한 야구, 특히 타격에 대한 이론·시각을 공유합니다. 이 시리즈를 통해 타격의 재미, 나아가 야구의 깊이를 독자들이 함께하길 기대합니다. 〈편집자 주〉타자의 스윙은 어디서 시작해서 어디서 끝나는가? 참 답하기 어려운 질문이다. 론치 포지션에서 임팩트까지 잘 왔다면 타자로서 임무는 거의 끝난 것이다. 그렇다고 타격이 완료된 건 아니다. 방망이는 임팩트 후에도, 공이 발사된 후에도 앞으로 뻗어간다. 이 과정을 폴로스루(follow through)라고 한다. 시간상으로 보면 폴로스루는 임팩트 이후의 동작이다. 타자가 의식적으로 이 동작을 수정할 수도 없고, 그럴 필요도 없다.그런데도 폴로스루는 연구대상이다. 그걸 만드는 과정이 타격에서 큰 비중을 차지하기 때문이다. 임팩트 후 배트와 공은 15㎝ 이상 붙어서 이동한다. 즉 폴로스루도 스윙 궤적(path)에 포함된다. 그래서 중요하다. 문대느냐, 때리느냐선수들은 타자들의 유형 크게 두 가지로 분류한다. ‘문대는 타자’와 ‘때리는 타자’다.문댄다는 어감이 썩 좋지 않다. 과거 감독님이나 코치님들은 이 단어를 부정적인 뉘앙스로 썼다. ‘제대로 때리지 못한다’는 뜻을 담았다. 내 생각은 다르다. 잘 문댄다는 건 콘택트 존이 넓다는 의미다. 코스를 가리지 않고 어느 공이든 배트에 맞히는 걸 선수들은 문댄다고 표현한다. 이전 연재에서 설명한 인 앤드 아웃 스윙도 배트를 타자 몸에서 바깥으로 밀어내는 메커니즘이기 때문에 문대는 것처럼 보인다. KBO리그 최고의 타자로 성장한 이정후 선수(키움 히어로즈)가 고타율을 유지하는 비결 중 하나가 바로 ‘문대는 타격’이다.이정후 선수는 론치 포지션에서 임팩트까지의 거리를 짧게 만드는 능력이 탁월하다. 그리고 어떤 투구에도 대응할 수 있는 스윙 궤적을 만든다. 자기가 예측한 것보다 공이 조금 늦거나 빠르게 날아와도 어떻게든 배트에 갖다 댄다. 2022년 정규시즌에서 이정후 선수의 헛스윙%가 3.0(KBO리그 2위)에 불과했던 비결이다.이정후 선수는 히팅 포인트를 최대한 많이 만든다. 타이밍이 다소 늦어도 스윙 궤적이 어느새 피칭 궤적과 만난다. 반대로 타이밍이 빠른 경우에는 (왼손 타자의) 오른손을 앞으로 길게 뻗어내며 스윙의 결을 만든다.요약하면 ‘짧게 나와서 길게 내뻗는’ 느낌이다. 이런 스윙은 공과 배트가 만나는 구간이 길어서 정확성이 높다. 다만 힘을 모았다가 폭발하기 어렵기 때문에 파워가 분산되는 약점이 있다.그런데 지난 4년 동안 이정후 선수의 홈런은 6개→15개→7개→23개로 증가했다. 그의 두 팔은 정확성을 높이는 데 여전히 최적화돼 있다. 여기에 허리와 엉덩이 회전력을 키워 장타력까지 향상했다. 두 가지를 다 잘하기 쉽지 않은데 이정후 선수는 정말 뛰어난 재능을 가졌다. 또 그걸 이뤄내기 위해 엄청나게 노력했다고 들었다.이런 유형의 타자 중에는 2014~2015년 KBO리그에서 뛴 외국인 선수 야마이코 나바로도 있었다. 두 시즌 동안 79홈런을 터뜨린 그는 정말 ‘세게 문대는’ 타자였다. 엄청난 근력과 탄력으로 만든 에너지를 긴 스윙 궤적에 실어 보내는 모습이 인상적이었다. 파워가 자신 있었기 때문에 나바로는 콘택트 존을 넓히려고 시도한 것 같다. ‘문대는 타격’과 반대되는 개념이 ‘때리는 타격’이다. 임팩트 순간 손목을 활용해서 강한 타구를 만드는 것이다. 선수 시절 내 스윙이 여기에 속했다.‘때리는 타격’은 앞서 설명한 ‘나이키 스윙’과 관계가 있다. 타구에 스핀을 주려면 공을 문대기만 해서는 어렵다. 임팩트 순간 (오른손 타자는 오른쪽) 손목 힘을 활용해야 타구에 회전을 만들 수 있다. 이승엽 선배가 선수 시절 임팩트 때 손목을 정말 잘 썼다.과거 어떤 코치님들은 “빨래를 짜듯 손목을 많이 써라” “오른손목이 하늘을 향하도록 덮어라”고 말씀하셨다. 이 방법은 스핀을 만드는 데 유용하다. 그러나 손목 힘을 너무 많이 쓰면, 손목을 비트는 순간에 힘이 집중돼 콘택트 존이 좁아지는 문제가 있다.난 ‘때리는 타격’을 했지만, 손목을 많이 쓴 편이 아니었다. 자연스러운 스윙 궤적을 만들다가 임팩트 순간 오른손으로 배트를 ‘잡아주는’ 느낌으로 힘을 주었다. 말처럼 쉬운 게 아니지만, 반복훈련으로 내 스윙을 만들었다. 한 손이냐, 두 손이냐찰리 로와 테드 윌리엄스는 폴로스루에 대한 견해도 다르다.로는 ‘한 손 스윙’을 강조했다. 배트를 두 손으로 꽉 잡고 휘두를 때의 회전 반경을 생각해 보자. 타자의 팔과 배트가 원의 반지름을 이룰 것이다. 로는 이 회전을 크게 만드는 게 좋다고 주장했다. 로는 임팩트 후 (오른손 타자의) 오른손을 방망이에서 떼라고 조언했다. 그러면 배트를 왼팔이 쭉 펴지면서 스윙의 회전 반경이 커진다. 이런 스윙은 궤적을 평평하게 하는 데 도움이 된다. 히팅 포인트를 더 많이 만들 수 있다. 이런 타격은 스윙 스피드도 더 빠르다고 로는 주장했다. 또 타구에 역회전을 만들어 비거리를 늘릴 수 있다고도 했다. 로의 설명만 들으면 ‘한 손 스윙’이 정답 같다.윌리엄스는 다르게 말했다. 임팩트 구간에서 두 손을 감으라(rolling, 오른손 타자의 오른손을 비틀라)고 했다. 윌리엄스는 ‘양손 스윙’을 강조한 것이다.사실 난 이 문제에 대해서는 별로 고민하지 않았다. 한 손을 놓느냐, 두 손으로 치느냐는 선택은 상황에 따라 달리해야 하기 때문이다.나는 기본적으로 임팩트할 때 양손을 다 썼다. 배트를 오른손으로 ‘잡아 준다’는 느낌으로 ‘깎아 올려치기’를 했다. 그래야 하체로부터 만든 추진력‧회전력을 양손으로 전달하고, 그 에너지를 배트에 충분히 실을 수 있기 때문이다.피칭과 스윙의 타이밍이 잘 맞았을 땐 ‘양손 스윙’이 이상적인 것 같다. 그러나 타이밍이 항상 잘 맞을 순 없다. 내가 생각한 것보다 스윙 타이밍이 빨랐을 때, 예를 들면 패스트볼이 아니라 변화구가 날아올 땐 달리 대응해야 한다. 이미 스윙을 시작했는데 공이 내가 생각한 것보다 앞에 있다면 한 손(오른손 타자의 오른손)을 놔야 한다. 배트를 던지듯 앞으로 쭉 밀어내야 스윙 궤적이 커져 공을 맞힐 수 있다. 물론 이 경우 타구에 힘이 충분히 실리지는 않을 것이다. 가끔 좋은 타이밍으로 타격할 때도 한 손을 놓는 경우가 있다. 스윙의 가속도를 높이기 위해서 그럴 때 그렇다. 그러나 이 스윙을 잘 보면, 임팩트가 이미 끝났다. 힘이 충분히 실린 상태에서는 한 손을 놓아도 상관없다. 발레를 해도 괜찮다.타자가 하체로부터 만든 에너지를 타구에 전달하는 게 무엇보다 중요하다. ‘한 손 스윙’을 지나치게 강조하느라 공을 배트에 맞히기도 전에 손을 떼라고 말하는 이들도 있다. 그렇게 치면 강한 타구를 절대 만들 수 없다. 공을 배트 중심에 맞혀도 투구의 힘을 이겨내지 못해 (오른손 타자라면 1루 쪽) 파울이 된다. 그렇다면 ‘한 손 스윙’은 틀린 이론일까? 아니다. 스트라이크존 몸쪽으로 꽉 찬 공을 때릴 때 양손을 다 쓰면 스윙 궤적이 작아져 (오른손 타자라면 3루쪽) 파울이 될 가능성이 크다. 인사이드 피치에 대응할 때는 임팩트 구간에서 한 손을 놓고 허리를 강하게 돌려야 한다. 양손의 힘을 충분히 이용하지 못하더라도 한 손의 힘만으로 강한 인플레이 타구를 만들 수 있다. 타이밍이 완벽하다면 홈런도 칠 수 있다. 2009년 월드베이스볼클래식(WBC) 아시아라운드 1위 결정전을 또다시 떠올려 보자. 당시 난 4회 볼카운트 0볼-1스트라이크에서 일본 선발 투수 이와쿠마 히사시가 던진 몸쪽 공을 받아쳐 좌익선상 적시타를 때려냈다. 대표팀을 1-0 승리로 이끈, 내 야구 인생 최고의 타구였다.바로 직전까지는 쉽지 않았다. 이 안타에 앞서 내가 친 공은 3루 쪽 파울이었다. 몸쪽을 파고든 이 공을 ‘양손 스윙’으로 타격했는데 방망이의 회전 반경이 크지 않았다. 그 궤적으로 아무리 정확히 맞혀도 3루 쪽 파울이 될 수밖에 없었다.두 번째 공은 초구보다 낮고 깊게 날아왔다. 1구째보다 더 어려운 코스였는데 스윙 궤적을 바꿔 대응했다. 손목을 쓰지 않고 배트를 앞으로 밀어낸 덕분이었다. 내게는 그 어느 홈런보다 값진 안타였다. KBS 해설위원, 정리=김식 기자 2023.02.14 07: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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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타격은 어쩔티비(feat.김태균)] 박병호는 왜 누워서 타격할까

일간스포츠가 2023년 신년 시리즈로 '타격은 어쩔티비(feat.김태균)'를 연재합니다. 한국 야구 역사상 최고의 타자 중 하나로 꼽히는 김태균 해설위원이 연구한 야구, 특히 타격에 대한 이론·시각을 공유합니다. 이 시리즈를 통해 타격의 재미, 나아가 야구의 깊이를 독자들이 함께하길 기대합니다. 〈편집자 주〉 앞서 설명한 대로 타격의 ‘벽’을 세워도 인사이드 피치를 공략하는 건 쉽지 않다. 게다가 몸쪽 깊이 박히는 빠른 공이라면 타자가 대응하기 정말 어렵다.패스트볼은 0.4초 만에 홈플레이트를 통과한다. 공이 어느 코스를 향하든 그 시간은 같겠지만, 타자는 다르게 느낀다. 내 경험으로는 바깥쪽 공이 0.4초 만에 날아온다면, 몸쪽 공은 그 절반인 0.2초 만에 지나가는 느낌이다. 아마도 타자 눈에 가까워서, 사구에 대한 공포감이 생겨서 그런 것 같다. 정확하게 던진 인사이드 피치가 위력적인 이유는 이 때문이다. 타자들의 핫 앤드 콜드존(hot & cold zone)을 보면 몸쪽 공 타율이 3할 이상인 경우는 거의 없다. 강타자라고 하더라도 마찬가지다. 어려워도 몸쪽 공에 대응해야 한다그래도 타자는 어떻게든 인사이드 피치를 받아쳐야 한다. 몸쪽 공 타율이 2할 5푼이라도 되어야 한다. 또 가끔 홈런도 나와야 한다. 타자가 몸쪽 공에 속수무책이라면 투수는 그 코스로만 공을 던질 것이다.몸쪽 공은 타자에게 가장 어려운 코스다. 이론적으로 몇 가지 해법이 있다. 가장 쉬운 게 타자가 뒤로 물러나는 것이다. 이런 경우 스트라이크존 바깥쪽이 타자로부터 너무 멀어진다. 아웃사이드 피치를 사실상 포기하는 셈이다.두 번째는 오픈 스탠스(open stance)다. 오른손 타자의 경우 앞발(왼발)을 유격수나 3루수 방향으로 향하게(몸 중심에서 뒤로 빼는) 하는 것이다. 이렇게 하면 타석에서 물러나는 것과 비슷한 효과를 얻을 수 있다. 오픈 스탠스를 한다고 해도 뒷발(오른발)은 홈플레이트로부터 멀리 떨어져 있지는 않다. 두 다리가 모두 뒤로 빠지는 것보다는 낫지만, 오픈 스탠스를 해도 바깥쪽 공이 타자에게 불편한 건 사실이다.극단적인 오픈 스탠스는 타격 코치들이 좋아하지 않는다. 마찬가지로 극단적인 클로즈드 스탠스(closed stance)도 정석은 아니다. 이는 타자가 앞발을 닫아 2루수 쪽을 향하게 하는 자세다. 이 스탠스로는 바깥쪽 공 대처가 수월해지지만, 몸쪽 공 대응이 어려울 수밖에 없다.타자가 앞발을 투수 방향으로 뻗어야 몸쪽과 바깥쪽을 다 공략할 수 있다. 또 체중 이동을 통한 추진력을 극대화하기에도 편하다. 테드 윌리엄스는 『타격의 과학』을 통해 “조 디마지오, 스탠 뮤지얼 등 내가 30년 동안 보아온 좋은 타자들의 90%는 공을 향해 똑바로 다리를 뻗었다. 그들의 스트라이드는 투수(투구 궤적)로부터 절대 10도 이상 벗어나지 않았다”고 했다.나도 윌리엄스의 말에 대체로 동의한다. 아니, 정확하게 말하면 스탠스를 그리 중요하기 생각하지 않는다. 이전 연재에서 설명한 지안카를로 스탠튼처럼 오픈 스탠스로도 바깥쪽 공을 잘 치는 타자도 있다. 자기 스타일대로 타격하면 된다.가운데 공을 칠 때처럼 몸쪽 공을 때리면 정타를 만들기 쉽지 않다. 배트의 스위트 스폿(sweet spot)이 아닌 손잡이 부위에 맞기 십상이다. 이런 경우 배트가 부러질 수 있고, 손에 큰 충격이 전달돼 다음 타격에 지장을 주기도 한다.나는 몸쪽 공을 치기 위해 힙턴을 이용했다. 두 팔꿈치를 상체에 최대한 붙인 채 몸을 회전하는 것이다. 2009년 월드베이스볼클래식(WBC) 아시아라운드 1위 결정전에서 일본 선발 이와쿠마 히사시로부터 결승타를 쳤을 때의 스윙이 그렇게 이뤄졌다.인사이드 피치를 공략할 때 배팅 타이밍이 늦는 경우가 많다. 그럴 땐 순간적으로 허리를 뒤로 젖히며 스윙했다. 상체가 뒤로 가면서, 늦은 히팅 포인트를 만회한다. 배꼽 근처에서 형성될 히팅 포인트가 앞발 근처로 바뀌는 것이다.타자가 상체를 젖히면 힙턴의 회전축이 달라지는 효과도 있다. 보통의 경우 타자 허리의 회전축은 지면과 수평인 0도에 가깝다. 몸쪽 빠른 공(특히 높은 코스)을 공략할 때 순간적으로 오른 다리를 굽히고 허리를 젖히면 몸통의 회전축이 20~30도가 된다. 이렇게 되면 콘택트 존이 좁아지는 어려움이 있다. 대신 임팩트가 정확하다면 레벨 스윙을 해도 타구가 자연스럽게 뜨는 효과를 얻는다. 난 2012년 전후로 그런 타격을 했다. 그걸 보고 박병호 선수가 “어떻게 하면 그 스윙을 할 수 있느냐”고 여러 번 물어봤다. 난 나름대로 열심히 설명해줬다. 이후 박병호 선수는 자기에게 맞는 스윙을 더 발전시켰다.박병호 선수는 전성기 시절 나보다 허리를 더 많이 젖혔다. 때로는 거의 누워서 치는 것 같은 느낌까지 들었다. 박병호가 시즌 50홈런 이상을 때린 2014~2015년 그런 스윙이 특히 많이 나왔다. 나보다 더 좋은 장타자가 된 것이다. 박병호 선수는 타격에 대해 고민하고, 필요하면 적극적으로 묻는 자세가 남달랐다. 게다가 자신에게 맞게 응용도 잘해냈다. 정말 좋은 타자다. 공포가 다가오면 은퇴도 가까워진다몸쪽 공 타격은 고급 기술이다. 내 스윙도 처음부터 목표 지점이 있었던 건 아니다. 수많은 시행착오 끝에 만든 스윙이다. 이 타격에는 테크닉도 중요하지만 순발력이 따라줘야 한다.내가 30대 중반 나이가 되자 그런 스윙을 더는 하기 어려워졌다. 순발력이 떨어졌기 때문이다. 또 다른 이유는 체력 저하다. 몸을 뒤로 젖히며 스윙하면 엄청난 허릿심이 필요하다. 젊을 땐 힘이 있어 가능했지만, 나중에는 그게 안 됐다. 예전 같으면 홈런이 될 타구가 외야수에게 잡혔다.몸쪽 공 공략이 내 약점이 됐을 때, 그리고 내가 인사이드 피치를 의식했을 때 은퇴가 가까워졌다는 것을 알 수 있었다. 투구가 점점 무서워지는 거다. 2017년 8월 11일 삼성 라이온즈와의 대전경기였다. 나는 2회 투런 홈런을 때렸다. 스윙이 끝나는 순간 옆구리(복사근)에 통증을 느꼈다. 더그아웃으로 돌아와 내 상태를 말했더니 트레이너는 “경기에서 빠져야 한다”고 말했다. 그러나 난 “아니야. 살살 쳐 볼게”라며 5회 두 번째 타석에 들어섰다. 결국 스윙하다가 근육이 더 크게 찢어졌다.처음 통증을 느꼈을 때 교체됐다면 부상이 커지지 않았을 거다. 그러나 괜히 무리했다가 일이 더 커졌다. 재활 치료 후 복귀까지 41일이나 걸렸다. 게다가 당시 타격감이 상당히 좋았다. 지금 생각해 보면 참 미련한 짓이었다.복귀 후에도 트라우마가 남았다. 옆구리 근육이 한 번 찢어지니까 심리적으로 위축됐다. 난 힙턴을 강하게 하는 스타일인데 그러다 또 다칠 것 같았다. 조금만 피곤해도 옆구리가 아픈 느낌이 들었다. 그러자 내가 오랫동안 만들어온 타격 폼이 조금씩 무너졌다. 부상 다음 시즌부터도 2년 동안 타율 3할을 기록하긴 했다. 그러나 내 스윙은 무뎌졌다. 홈런이 2018년 10개, 2019년 6개로 줄었다. 몸쪽 공에 대처할 몸도, 스윙도 아니었던 거다. 인사이드 피치에 공포감을 느끼자 난 은퇴를 결정했다.KBS 해설위원, 정리=김식 기자 2023.02.09 07: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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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타격은 어쩔티비(feat.김태균)] 지안카를로 스탠튼은 밀어치지 않는다

일간스포츠가 2023년 신년 시리즈로 '타격은 어쩔티비(feat.김태균)'를 연재합니다. 한국 야구 역사상 최고의 타자 중 하나로 꼽히는 김태균 해설위원이 연구한 야구, 특히 타격에 대한 이론·시각을 공유합니다. 이 시리즈를 통해 타격의 재미, 나아가 야구의 깊이를 독자들이 함께하길 기대합니다. 〈편집자 주〉 지난 연재에서 스트라이크존 상·하단 공략에 대해 설명했다. 이번에는 좌·우 코스 공략에 대한 이야기다. 내 몸으로부터 가까운 공(인사이드 피치)과 먼 공(아웃사이드 피치)을 공략하는 방법은 당연히 달라야 한다. 나는 스윙에서 ‘벽’을 만드는 게 중요하다고 여러 번 강조했다. 여기서 ‘벽’이란 오른손 타자의 경우 왼 어깨부터 골반을 고정하는 걸 의미한다.타자가 스윙을 하면 허리와 엉덩이를 회전하면서 어깨도 어차피 돌아가기 마련이다. 다만 허리보다 어깨가 먼저 회전하면 안 된다는 뜻이다. 바깥쪽 공을 칠 때는 특히 그렇다. 몸쪽 공에 대응할 땐 어깨를 조금 빨리 열기는 해야 한다.나는 ‘벽’에 특히 집착했다. 적이 침략할 때 성벽은 끝까지 닫혀 있어야 한다고 믿었다. 그래서 스트라이크라고 하더라도 몸쪽 공을 칠 생각은 거의 하지 않았다. 어릴 때부터 ‘몸쪽 공을 의식하는 순간, 이번 타석은 끝난 거다’라고 생각했다.인사이드 피치에 대응하려면 어깨가 먼저 열리게 돼 있다. 난 그게 너무 싫었다. 어깨가 열리면 몸쪽으로 깊게 들어오는 볼에도 반응하게 됐다. 몸쪽 스트라이크를 치기도 어려운데 볼을 건드리는 것이다. 그 자세로 배트 중심에 공을 맞힌다 해도 파울이 될 가능성이 크다.전성기 때 “김태균은 몸쪽 공도 잘 친다”는 말을 들었다. 실제로 인코스 타율이 꽤 높은 적도 있었다. 그러나 그건 잘 대응한 것일 뿐, 잘 공략한 게 아니었다. 꼭 쳐야할 때 인사이드 피치가 날아오면 허리 회전력을 이용해 받아쳤다. 힙턴을 이용해 공을 밀고 나간 것이지 내 힘을 완전히 실은 스윙은 아니었던 거다. 난 주로 아웃사이드 피치를 노렸다. 바깥쪽은 투수들이 가장 잘 던지는 코스다. 반면 타자 입장에서는 시야에서 먼 공이기 때문에 제대로 치기 어렵다. 바깥쪽 공은 오른손으로 후려친다오른손 타자가 바깥쪽 공을 잘 치기 위한 핵심 요소는 오른손을 잘 써야 한다는 것이다. 두 손으로 배트를 잡지만 임팩트 때는 오른손에 힘을 ‘적당히’ 줘야 한다는 의미다.왜 오른손으로 쳐야하는지 우리는 이미 알고 있다. 스트라이크존 바깥쪽으로 휘거나 떨어지는 투구를 타자가 한손을 놓으며(오른손 타자의 경우 왼손으로만) 치는 장면을 여러 번 봤을 것이다. 타자로부터 공이 너무 멀어서 오른손을 배트에서 떼고 왼손만으로 콘택트 하는 동작이다. 이때 공을 배트에 정확히 맞혀도 이런 타구는 대부분 힘없는 팝플라이(pop-fly)가 되거나 파울 존으로 휘어나간다. 타구에 힘이 실리지 않기 때문이다.바깥쪽 공을 후려친 공이 파울이 되지 않으려면 오른손 힘을 써야 한다. 그래야 잘 맞은 타구가 페어 지역에 떨어진다. 다만 이걸 너무 의식해서 오른손에 힘을 꽉 주면 안 된다. 오른손목이 돌아가기(손등이 하늘을 향하게 되기) 때문이다. 배트 중심에 공을 맞혔다고 해도 드라이브가 걸려 땅볼이 되기 쉽다. 그래서 바깥쪽 공을 타격할 때 오른손 힘을 ‘적당히’ 줘야 한다는 거다.내가 아웃사이드 피치를 공략해 만든 홈런들은 이런 스윙에서 나왔다. 밀어 친다고 생각한 적은 없다. 바깥쪽 공도 당겨 친다거나 후려치는 느낌으로 타격했다.메이저리그(MLB) 뉴욕 양키스의 강타자 지안카를로 스탠튼의 타격을 보라. 오른손 타자인 그는 왼발을 1루쪽으로 향하는, 극단적인 클로즈드 스탠스(closed stance)로 선다. 바깥쪽 공을 노리는 자세다. 스탠튼은 오른쪽 담장 너머로 홈런을 자주 날린다. 그걸 보고 “잘 밀어 친다”고 얘기하는데, 내 눈에는 그렇게 보이지 않는다. 스탠튼은 바깥쪽 공도 잘 당겨 치는 거다. 물론 스탠튼의 키(1m98㎝)가 크고 팔도 기니까 이런 타격이 가능할 것이다. 앞서 설명한 대로 최정 선수는 홈플레이트 쪽으로 전진, 바깥쪽 투구를 가운데 공처럼 당겨 치는 타격을 선택했다. 스탠튼의 경우는 조금 다르다. 그는 클로즈드 스탠스와 긴 리치를 이용해 바깥쪽 공을 가운데 공처럼 만든다. 그리고 밀지 않고 제대로 후려친다. 당겨 치기는 오른쪽 타자가 좌익수 쪽으로 타구를 보내는 것만을 의미하지 않는다. 그건 타격의 결과일 뿐이다. 당겨 친다는 말은 스윙의 과정을 충분히 설명하지 못한다. 오른손의 힘을 충분히 쓰는 타법이 풀 히팅(pull hitting)이다. 스탠튼은 바깥쪽 공을 ‘당겨 쳐서’ 우익수 쪽으로 보내는 기술이 탁월하다. 게다가 투구를 ‘깎아 치는’ 테크닉도 뛰어난 타자다. 반대로 오른손 타자가 몸쪽 공을 칠 때는 왼손으로 리드해야(힘을 줘야) 한다. 인사이드 피치에 대응할 때 오른손 리드로 스윙하면 힙턴과 함께 방망이가 작은 궤적으로 돌기 쉽다. 이러면 임팩트에서 오른 손목을 덮게 되고 힘없는 땅볼을 굴릴 확률이 크다.인사이드 피치가 날아오면 왼손을 이용해 방망이를 몸 바깥으로 재빨리 빼내야 한다. 이 과정에서 오른손은 배트를 살짝 놓는다. 왼손이 리드해 스윙 궤적이 앞으로(투수 쪽으로) 향하게 하면서 피칭의 궤적과 만나는 것이다. 그래야 콘택트 존이 확보된다. 때로는 치지 않는 게 상책이다솔직히 말하면 내가 이런 스윙을 한 것은 서른 살 전후에나 가능했다. 즉 힘이 여전했고, 기술의 완성도가 높았을 때였다. 우선 바깥쪽 공을 노리고 들어갔다가 몸쪽으로 날아오면 순간적으로 두 팔꿈치를 몸통에 붙인 채 빠르게 회전했다. 허릿심을 이용해 시속 150㎞의 공에도 대응할 수 있었다.그러나 나이를 먹고, 파워가 떨어지니까 인사이드 피치를 제대로 치기 어려웠다. 그럴 때는 공을 건드리지 않는 게 상책이다. 그 투구가 아니라도 다음 기회는 있기 때문이다.물론 이렇게 스윙하는 게 쉽지는 않다. 투수가 던진 공은 0.4초 만에 홈플레이트를 통과한다. 어떤 경우에도 완벽한 대응은 불가능하다. 연구와 훈련을 통해 대응력을 높이는 게 타자가 할 일이다.내가 몸쪽 공을 가장 잘 때린 장면이 2009년 월드베이스볼클래식(WBC) 아시아라운드 1위 결정전에서 나왔다. 한국 대표팀 4번 타자였던 내가 일본 선발 투수 이와쿠마 히사시로부터 4회 좌익선상으로 적시타를 때려 1-0으로 이긴 경기였다. 일본 투수 중 최고의 테크니션을 상대로 그동안 축적한 내 타격 기술이 효과를 본 순간이었다.결과적으로 잘 때린 타구였지만, 사실 배팅 타이밍이 조금 늦었다. 몸쪽 가운데 높이의 직구인 줄 알고 스윙을 시작했기 때문이다. 왼손에 힘을 더 주려는 찰나, 공이 몸쪽으로 휘어들어오면서 살짝 떨어졌다. 이와쿠마의 주 무기 슈트(투심 패스트볼)였다.스윙 궤적을 바꿔야 했다. 순간적으로 다시 오른손에 힘을 줬다. 몸쪽 낮은 투구를 양손의 힘을 이용해 앞으로 밀어냈다. 인사이드 피치를 밀어 쳤다. 평소 몸쪽 공에 대응하듯이 왼손이 리드해 치려 했다면 타구에 힘이 실리지 않을 것이다. 결과적으로 보면 그건 변칙적인 타격이었다고 할 수 있다. 나중에 같은 투수가 같은 공을 던진다고 해도 결과를 낸다는 보장이 없다. 그래도 꾸준히 연구하고 반복적으로 훈련한다면 세 타석 중 한 번은 좋은 타구를 날릴 수 있다. 변칙도 내 나름의 원칙 위에서 변주한 것이다. 다시 말하지만, 타격은 노답이다. KBS 해설위원, 정리=김식 기자 2023.02.06 07: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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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광저우 이후 국제대회 출전 0’ 논란에 추신수 “스토리 모르고 비난해”

국가대표 ‘먹튀 논란’에 대해 SSG 랜더스 외야수 추신수(41)가 입을 열었다. 그는 최근 미국 텍사스주 댈러스 지역 한인 라디오 방송 DKNET에 출연해 “안 좋게 생각하고 오해하는 분들에게 (내가) 되묻고 싶다. 안 나갈 이유가 있나. 아프지 않은데 왜 굳이 안 나가겠나. 그걸 먼저 물어보고 싶다”고 했다.추신수는 “2016년에 시즌 중에 부상을 종아리, 허리, 손목 등 네 번 당했다. 그리고 2017년을 맞이하는 캠프에서 구단에 WBC(월드베이스볼클래식) 이야기를 했었다”며 “당시 단장님이 ‘절대 안 된다’ ‘우리가 너에게 주는 연봉이 얼마인데 가서 다치면 어떻게 하냐’고 말했다. 물론 나도 그런 걸(자신을 향한 비난) 알고 있었다. 그래서 더 나가고 싶었다”고 했다.추신수는 대표팀과 관련해 논란에 휩싸인 바 있다. 부산고를 졸업하고 미국 메이저리그(MLB) 시애틀 매리너스에 진출한 그는 2000년대 중반 클리블랜드 인디언스에서 뒤늦게 꽃을 피웠다. 추신수는 그래디 사이즈모어 등과 함께 클리블랜드 간판선수로 활약했다. 20(홈런)-20(도루) 클럽에 가입하기도 했다. 하지만 그는 병역 문제를 해결하지 못한 상황이었다.그러던 추신수는 2009 WBC에 합류했다. 맹활약했다. 준결승전에서 베네수엘라 투수 카를로스 실바를 상대로 1회 초 스리런포를 날렸다. 추신수의 활약으로 기선을 제압한 한국은 김태균, 윤석민 등의 활약으로 결승에 진출했다. 추신수는 결승에서도 당시 일본팀 에이스인 이와쿠마 히사시를 상대로 동점 솔로 홈런을 치기도 했다.병역 혜택이 걸려있는 광저우 아시안게임에서는 대만을 완파하고 금메달을 획득했다. 병역특례법에 따라 추신수는 병역 혜택을 받았다. 추신수의 광저우 아시안게임 성적은 14타수 8안타(3홈런) 11타점 8득점. 추신수가 타석에 들어서자 상대 팀 코칭스태프는 카메라로 촬영하기도 했다. 그러나 추신수는 이후 대표팀 부름에 응하지 않았다. 병역 혜택 이후라 논란이 생겼다.추신수는 “미국 사람들은 ‘하지마’ ‘해’라고 절대 이야기 안 한다. 옵션을 주는 것 같지만 그게 옵션이 아니다. 뒷감당은 본인이 하라는 뜻이다. 한국에 계시는 분들은 그런 걸 모른다. 제가 계속 가겠다고 우기니까 사장님까지 내려왔다. 내가 ‘WBC에서 부상을 당해서 일정 기간 못 뛰게 된다면 그만큼 연봉 안 받겠다’고까지 이야기를 했다”고 전했다.이어 추신수는 “구단에서는 ‘그런 뜻이 아니라 그만큼 네가 (WBC에) 안 나갔으면 좋겠다’고 하더라. 나는 앞으로 텍사스와 4~5년 계약이 더 남아 있는데 이 뒷감당은 누가 하겠나”라며 2017 WBC에 나갈 수 없었던 이유를 설명했다. 광저우 대회에서 병역 문제를 해결한 추신수는 2013년 텍사스 레인저스와 7년 1억 3000만 달러에 계약했다.마지막으로 추신수는 “국제 대회를 뛰었기 때문에 좋은 계약도 할 수 있었고, 내 야구 인생이 메이저에서 뛸 기회가 더 많아졌다. 나는 그걸 누구보다 잘 알고 있기 때문에 누구보다 더 나가려고 했다. 상황이 그렇게 되니까 모르시는 분들은 ‘그냥 안 나갔구나’ 생각한다. 이런 스토리를 모르신다. 꼬리에 꼬리를 물고 오해가 또 생길까 봐 이야기 안 했다”고 했다.김영서 기자 zerostop@edaily.co.kr 2023.01.23 14: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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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젠 WBC' 이정후, 국제대회 출전 '그랜드슬램' 도전

"WBC(월드베이스볼클래식)에 꼭 출전하고 싶다." '바람의 손자' 이정후(24·키움 히어로즈)가 국제대회 출전 '그랜드슬램'에 도전한다. 2017년 프로에 데뷔한 이정후는 그해 11월 열린 아시아프로야구챔피언십(APBC)에서 태극마크를 달았다. APBC는 젊은 선수를 육성하기 위해 한국과 일본(NPB), 대만(CPBL)의 만 24세 이하 또는 프로 입단 3년 이하 선수들이 참가하는 대회. 당시 이정후는 박세웅(롯데 자이언츠) 구창모(NC 다이노스) 하주석(한화 이글스) 등과 대표팀의 준우승을 합작했다. KBO리그를 대표하는 타자로 성장하면서 이정후의 국가대표 이력은 계속 쌓였다. 2018년에는 자카르타-팔렘방 아시안게임(AG)에 출전했다. 최종 엔트리에 이름을 올리지 못했지만 행운이 따랐다. 부상으로 빠진 박건우(NC)를 대신해 교체 선수로 대표팀에 승선, 금메달을 목에 걸었다. 대표팀 주루코치를 맡은 아버지 '바람의 아들' 이종범(현 LG 트윈스 2군 감독)과 함께 한국 AG 야구 사상 첫 '부자 금메달리스트’'는 진기록을 남기기도 했다. 이종범은 2002년 부산 AG에서 금메달을 땄다. 이정후는 2019년 WBSC 프리미어12, 지난해에는 도쿄 올림픽까지 뛰었다. 1군에 데뷔한 뒤 열린 4개 국제대회에 모두 '개근'했다. 특히 도쿄 올림픽은 엔트리 경쟁이 치열해 KBO리그 외야수 중 4명밖에 이름을 올리지 못했지만 당당하게 주전 자리를 꿰찼다. 이정후는 당초 오는 9월 예정됐던 항저우 AG 출전도 유력했다. 이번 대회는 대표팀 세대교체를 위해 최종엔트리(24명)를 만 24세 이하 또는 입단 3년 차 이하 선수로 꾸릴 계획이었다. 하지만 지난 5일 아시아올림픽평의회(OCA)가 코로나19 확산을 이유로 대회 연기를 발표해 일정에 물음표가 찍혔다. 구체적인 추가 발표가 없었지만 1년 연기가 유력하다. 이정후는 "국제대회가 있는 시즌에 잘해서 (대표팀에) 가고 싶다는 생각이 크다. (AG 출전에) 욕심이 났는데 코로나 때문에 미뤄졌다고 하니까 팀에 전념할 수 있게 됐다. 그 점은 좋은 것 같다"며 "국가대표는 하면 좋고 행복하고 많이 배울 수 있는 자리다. (연령 제한이 있는 만큼) 어린 선수들이 태극마크를 달 기회인데 미뤄져서 아쉽다"고 했다. 항저우 AG가 연기되면서 WBC 출전에 대한 갈망은 더 커졌다. WBC는 미국 메이저리그(MLB) 사무국이 주도해 만든 국가대항전이다. MLB 사무국은 현역 빅리거들의 올림픽이나 프리미어12 출전을 불허한다. 하지만 메이저리거의 WBC 참가는 적극적으로 장려한다. 국가별 최고 수준의 선수들이 총출동하는 WBC는 예비 빅리거들의 전초전이 되기도 한다. 제2회 대회가 열린 2009년에는 베이스볼아메리카(BA)가 'WBC 유망주 톱10'을 선정했고, 이 중 상위 5명(다르빗슈 유·아롤디스 채프먼·이와쿠마 히사시·다나카 마사히로·류현진) 모두가 대회 후 MLB 무대를 밟았다. 2006년 시작된 WBC는 2009년부터 4년 간격으로 열린다. 하지만 지난해 제5회 대회가 코로나19 영향으로 연기됐고 내년 봄 개최가 유력하다. 이정후가 WBC까지 출전한다면 AG과 올림픽에 이어 야구 국제대회 그랜드슬램을 달성하게 된다. 이정후는 "어떤 국제대회든 너무 가고 싶은데 WBC는 의미가 남다르다"며 "AG, 올림픽, 프리미어12를 다 해봤는데 WBC만 안 해봤다"고 말했다. 이어 "(WBC는) 야구의 월드컵 같은 대회다. 좋은 선수들이 많이 나오고 그런 선수들과 경기할 기회가 흔치 않다. 좋은 야구장에서 플레이하는 것도 설렌다”고 기대감을 내비쳤다. 이종범은 2006년 WBC에서 대표팀 주장을 맡아 한국의 4강 진출을 이끈 바 있다. 이정후는 "아빠가 (WBC는 다른 국제대회와 달리) 선수들 대접하는 게 너무 좋다고 하시더라. 그런 것도 경험해보고 싶다"며 웃었다. 해외 진출을 준비 중인 이정후에게 WBC는 좋은 쇼케이스 기회가 될 수 있다. 현역 빅리거의 출전이 가능한 대회인 만큼 선배 김하성(현 샌디에이고 파드리스)과 태극마크를 함께 달 수도 있다. 김하성은 MLB 진출 전 키움에서 뛰며 이정후와 한솥밥을 먹었다. 이정후는 "하성이 형에게 (WBC 때 함께 뛰자고) 만날 얘기하고 있다. 내가 말한다고 (국가대표가) 되는 건 아니지만 하성이 형과 같이 뛰는 게 행복하고 좋다"며 기대감을 내비쳤다. 배중현 기자 bae.junghyune@joongang.co.kr 2022.05.13 06:00
야구

MLB 유망주 전문매체 "강백호와 원태인, MLB 진출 쇼케이스할 것"

12년 전 류현진(34·토론토)과 김광현(33·세인트루이스)에 주목했던 매체가 강백호(22)와 원태인(21)을 2020 도쿄올림픽 핵심 선수로 지목했다. 미국 베이스볼아메리카(BA)는 27일(한국시간) “2008년 베이징 올림픽에서 우승한 한국이 메달 방어를 하러 나섰다”라며 한국 대표팀에 대한 분석 기사를 전했다. 김경문 감독에 대해서는 수비를 강조하는 명장이라고 평가했다. 매체는 “김 감독은 지난 20년간 가장 인정받은 한국인 감독이다”라면서 “2008년 한국을 올림픽 금메달로 이끌었고 KBO리그에서 감독으로 15시즌을 보냈다”라고 전했다. 매체는 이어 “김 감독은 한국시리즈 진출 4회를 경험했다”라며 “김 감독의 팀은 수비 기초가 튼튼하기로 유명하다”라고 설명했다. 주요 선수로는 메이저리그 경험이 있는 김현수, 황재균, 오승환과 함께 올림픽 데뷔전을 치르는 강백호와 원태인이 꼽혔다. BA는 “강백호는 KBO리그에서 타율 0.395 출루율 0.492 장타율 0.579 10홈런 61타점을 기록하고 있으며 한국 최고의 MLB 진출 후보로 평가받고 있다”라며 “원태인은 평균자책점 2.93에 리그 선두인 10승을 기록했고 나이에 비해 빠른 진전을 보인다”라고 소개했다. BA는 지난 2009년 류현진과 김광현을 WBC 주요 국제 유망주로 평가했던 매체다. 당시 류현진을 5위, 김광현을 9위로 뽑았다. 당시 BA가 지목했던 주요 유망주인 다르빗슈 유, 아롤디스 채프먼, 이와쿠마 히사시, 다나카 마사히로, 요에니스 세스페데스 등 상위 10명의 선수 중 9명이 메이저리그에서 주전급으로 활약했다. BA는 투수력으로 승부했던 과거와 달리 타격이 한국 대표팀의 핵심이라고 소개했다. 매체는 “이전까지는 베테랑 좌완 투수들에 힘입어 국제대회 성공을 이뤘지만 이번 대회에는 오승환 외에 어린 투수들이 많다. 21살의 원태인이 가장 낫다”라며 “베테랑들이 메이저리그에 진출한 이후 후계자가 나타나지 않고 있다”라고 전했다. BA는 이어 “원태인이 앞장서겠지만 검증되지 않은 이들의 도움이 필요하다”라고 다른 투수진의 분발이 필요하다고 예상했다. 반면 타격에 대해서는 호평했다. BA는 “김현수, 황재균, 양의지, 강백호, 이정후, 오재일은 탄탄한 콘택트 기술을 지녔기 때문에 상대 투수 구위를 공략할 만큼 위협적인 타선을 꾸릴 수 있다”라며 “강백호, 양의지, 이정후는 KBO 타율 3위 안에 올라 있고 양의지는 홈런 공동 선두다”라고 소개했다. 매체는 다만 “이달 초 사회적 거리 두기 규정을 위반한 2루수 박민우가 물러나면서 공격을 이끌 선수 한 명을 잃었다. 베테랑 사이드암 한현희도 핵심 전력이 될 것이라 예상했으나 거리 두기 위반으로 대표팀에서 물러났다”라고 최근 KBO리그를 뒤흔든 원정 숙소 음주 사건이 영향을 끼쳤다고 지적했다. 차승윤 인턴기자 2021.07.28 07: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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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WBC 한일전' 상대 이와쿠마 은퇴

2009년 월드베이스볼클래식(WBC)에서 한국 대표팀을 상대로 호투했던 오른손 투수 이와쿠마 히사시(39·일본)가 부상을 이기지 못하고 결국 은퇴한다. 스포츠호치 등 일본 언론은 "요미우리 구단이 이와쿠마의 은퇴를 발표했다"고 19일 보도했다. 1999년 일본 프로야구 긴테쓰에 입단해 프로 생활을 시작한 이와쿠마는 2001년 1군 무대에 데뷔했다. 2003년 15승을 올리며 에이스로 부상한 그는 2008년 라쿠텐에서 21승 4패 평균자책점 1.87을 올리며 일본 프로야구 최고 투수에게 주는 사와무라상을 받았다. 그가 한국 팬에게 깊은 인상을 남긴 경기는 2009년 WBC 3월 9일 일본 도쿄돔에서 열린 WBC A조 예선 결승전이었다. 당시 봉중근과 선발 맞대결을 펼친 이와쿠마는 빠른 공과 예리한 포크볼로 한국 타자들을 압도했다. 4회 김태균에게 적시타를 맞은 게 유일한 실점이었다. 한국은 일본을 1-0으로 이기고 본선에 진출했다. 국제 무대에서 강렬한 인상을 남긴 이와쿠마는 2012년 시애틀과 MLB 계약에 성공했다. 2015년 8월 13일에는 볼티모어를 상대로 노히트노런을 기록하기도 했다. 2013년(14승), 2014년(15승), 2016년(16승) 총 3차례 두 자릿수 승리를 따낸 이와쿠마는 2019년 요미우리와 계약하며 일본으로 복귀했다. 그러나 이와쿠마는 어깨 등의 부상으로 일본 1군 무대에 서지 못하다 결국 은퇴를 결심했다. 그는 일본 1군에서 107승 69패(평균자책점 3.25), MLB에서 63승 39패 2세이브(평균자책점 3.42) 등 통산 170승을 올렸다. 김식 기자 2020.10.19 17: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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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통산 2점대 ERA 진입' 류현진, 코리안 메이저리거 역사 새로 쓴다

류현진(LA 다저스)이 메이저리그 개인 통산 2점대 평균자책점에 진입했다.류현진은 5일 미국 애리조나주 체이스필드에서 열린 애리조나 원정경기에 선발 등판해 7이닝 3피안타 2탈삼진 무실점하며 9-0 승리를 이끌었다. 내셔널리그 5월의 투수상(5승 무패 평균자책점 0.59)을 받은 상승세를 이어가며 압도적인 모습으로 유지했다. 아울러 지난달 8일 애틀란타전을 시작으로 선발 6연승에 성공하면서 시즌 평균자책점을 1.35(종전 1.48)까지 낮췄다.애리조나전이 끝난 뒤 류현진의 메이저리그 통산 평균자책점은 2.96이 됐다. 경기 전 3.00으로 아슬아슬하게 턱걸이를 하고 있었지만, 또 한 번의 호투로 3점대 벽을 무너트렸다.2013년 빅리그에 데뷔한 류현진은 그해 평균자책점 3.00으로 시즌을 마쳤다. 2017년까지 통산 평균자책점은 3.41. 준수한 성적이지만 A급이라고 하기엔 무언가 아쉬움이 남았다. 그런데 지난해 15경기에 선발 등판해 평균자책점 1.97을 기록하면서 통산 평균자책점이 3.20까지 떨어졌다. 그리고 올해 12번의 등판에서 쾌투를 이어가면서 2점대 평균자책점 진입이라는 쾌거를 이뤘다.빅리그에서 500이닝 이상을 투구한 역대 코리안 메이저리거 4명(류현진·박찬호·김병현·서재응) 중 2점대 통산 평균자책점을 기록 중인 선수는 아무도 없다. 그나마 불펜 등판 비율이 높았던 김병현의 평균자책점이 4.42. '코리안 특급' 박찬호는 4.36이다. 류현진과 적지 않은 차이가 난다.일본도 상황은 비슷하다. 통산 500이닝을 넘긴 투수 11명 중 평균자책점이 가장 낮은 선수는 3.42를 기록 중인 이와쿠마 히사시다. 2점대 평균자책점은 아예 없다.배중현 기자 bae.junghyune@jtbc.co.kr 2019.06.05 15:07
야구

일본의 기쿠치, SEA와 계약…최대 7년 조건

일본의 왼손 투수 기쿠치 유세이(27·전 세이부)가 시애틀 유니폼을 입는다.미국 스포츠 전문채널 ESPN을 비롯한 현지 언론은 1일(한국시간) 기쿠치가 시애틀과 계약에 합의했다고 전했다. 구단의 공식 발표가 이뤄지지 않은 상황에서 팬크레드 스포츠의 저명 칼럼니스트 존 헤이먼은 자신의 SNS을 통해 '계약기간이 최대 7년'이라고 밝혔다. 3+1년(선수 옵션)이 기본 틀. 네 번째 시즌의 선수 옵션이 새로운 4년 계약으로 대체될 수 있어 3+4년, 즉 7년이 된다. 일본의 닛칸스포츠는 최대 7년, 총액 1억 달러 이상의 조건이라고 보도했다.2009년 신인 드래프트에서 전체 1순위 지명을 받은 기쿠치는 2011년 1군에 데뷔했다. 2016년 데뷔 첫 두 자릿수 승리를 기록했고 2017년엔 16승으로 리그 최다승 투수에 올랐다. 그해 이닝당 출루허용(WHIP)이 0.91에 불과할 정도로 완벽에 가까운 모습이었다. 올 시즌에도 14승4패 평균자책점 3.08, WHIP 1.03으로 변함없는 활약을 이어갔다. 왼손 투수로 시속 150km를 넘는 빠른 공에 슬라이더를 섞는다.시즌 종료 후 포스팅 시스템(공개입찰)을 통해 메이저리그 진출을 선언했고 지난해 12월 중순 미국 LA로 이동해 에이전트 스콧 보라스와 협의를 이어갔다. 그 결과 스즈키 이치로, 사사키 가즈히로, 이와쿠마 히사시 등이 뛰었던 시애틀에서 새로운 도전을 이어나가게 됐다.배중현 기자 bae.junghyune@jtbc.co.kr 2019.01.01 14: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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