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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로야구

'최연소 100세이브' KIA 정해영, 24년 만에 임창용 넘었다

프로야구 KIA 타이거즈의 마무리 투수 정해영이 최연소 100세이브 기록을 새로 세웠다. 정해영은 24일 서울 고척스카이돔에서 벌어진 키움 히어로즈와의 원정 경기에서 시즌 10세이브를 수확, 통산 100세이브를 기록했다. KBO리그에서 역대 100세이브 고지를 밟은 투수는 정해영이 22번째다.만 22세 8개월 1일의 기록으로 정해영은 2000년 임창용(당시 삼성 라이온즈)의 23세 10개월 10일을 1년 이상 앞당긴 최연소 100세이브 기록의 새 주인이 됐다. 24년 만의 신기록이다. 2020년 7월 1일 한화 이글스를 상대로 데뷔전을 치러 구원승을 수확한 정해영은 같은 해 8월 30일 광주 KIA챔피언스필드에서 열린 KT 위즈와 더블헤더 2차전에서 첫 세이브를 올렸다. 이듬해 본격적으로 KIA의 마무리 투수를 맡게 된 정해영은 그 해 34세이브를 기록하며 타이거즈의 새 클로저로 거듭났고, 2022년 32세이브, 2023년 23세이브를 올린 뒤 올해 10세이브를 추가하며 100개를 채웠다. 한편, KIA는 정해영의 100세이브 대기록과 함께 선발 윤영철의 호투, 김도영의 불방망이를 앞세워 키움을 6-4로 제압했다. 키움전 7연승 행진을 달렸다. 윤영철이 6⅔이닝 1실점 짠물 투구를 선보인 가운데, 1-1 동점이었던 5회 김도영이 우중간 펜스 위 철망을 때리는 역전 3루타를 때려내며 승기를 잡았다. 8회 최원준과 김선빈의 연속 적시타 등을 묶어 3득점, 승리에 쐐기를 박았다. 6-2로 앞선 9회말엔 불펜투수 유승철이 흔들리며 무사 1, 2루 위기를 맞았다. 마무리 정해영이 등판해 대타 변상권에게 내야 안타, 김재현에게 땅볼을 내줘 2실점했지만, 추가 실점은 막아내면서 최연소 100세이브를 기록했다. 키움은 선발 헤이수스가 6이닝 동안 84개의 공을 던져 5피안타 7탈삼진 3실점으로 호투했지만 타선의 도움을 받지 못했다. 불펜 김윤하가 8회 3실점하며 패했다. 타선에선 고영우가 2안타, 이용규와 송성문, 변상권, 김재현 등이 1타점 씩 합작했지만 점수를 뒤집지 못했다. 윤승재 기자 2024.04.24 21:57
프로야구

KIA 정해영, 24년 만에 임창용 넘는다…최연소 100세이브, 딱 1개 남아

오른손 투수 정해영(KIA 타이거즈)이 프로야구 역대 최연소 100세이브에 도전한다.KBO리그 역대 최연소 100세이브 기록은 2000년 임창용이 달성했다. 임창용은 23세 10개월 10일로 통산 100세이브를 정복했는데 정해영은 24일 현재 22세 8개월 1일의 나이로 99세이브를 기록 중이다. 큰 이변이 없다면 임창용의 발자취를 24년 만에 바꿀 가능성이 크다.2020년 7월 1일 광주 한화 이글스전에서 데뷔 첫 등판과 함께 첫 구원승을 달성한 정해영은 같은 해 8월 30일 홈구장인 광주에서 열린 KT 위즈와의 더블헤더 2차전에서 첫 세이브를 올렸다. 정해영은 2년 차인 2021시즌부터 본격적으로 팀의 마무리 투수로 마운드에 올랐고, 34세이브를 달성하며 팀의 핵심 불펜으로 자리 잡았다. 이후 꾸준히 세이브를 쌓아 올리며 KBO 리그 역대 22번째 100세이브에 근접했다. 또한 정해영은 4년 연속 두 자릿수 세이브 기록에도 세이브 한 개만을 남기고 있다. 달성 시 KBO리그 19번째이며, 4년 모두 KIA에서만 활약한 투수로서 최초로 달성하게 되는 기록이다. 또한 이번 시즌 20세이브 이상 달성 시에는 역대 7번째 4년 연속 20세이브를 올리는 선수가 된다. KBO는 정해영이 100세이브를 달성할 경우 표창 규정에 따라 기념상을 수여할 예정이다.배중현 기자 bjh1025@edaily.co.kr 2024.04.24 11:42
프로야구

영구결번도 고려했지만 '약속'은 미뤘다 왜? "오승환 은퇴 논의, 아직은 아냐"

삼성 라이온즈 오승환(42)이 ‘영원한 삼성맨’을 예약했다. 자유계약선수(FA) 신분이었던 오승환은 지난 16일 삼성과 계약기간 2년, 계약금 10억원, 연봉 합계 12억원 등 총액 22억원의 조건에 사인했다. 오승환은 2025시즌까지 삼성 유니폼을 입고 뛴다.해외리그에서 활약한 6년(2014~2019)을 제외하고 13시즌(2005~2013, 2020~) 동안 삼성에서만 뛰었던 그는 43세까지 삼성맨으로서 커리어를 이어간다. 적지 않은 나이인 만큼, 삼성에서 은퇴할 가능성이 크다. 이대로라면 오승환의 등 번호(21번)는 영구결번이 될 확률이 높다. 자격은 충분하다. 오승환은 삼성에서만 400세이브를 올렸다. 250세이브부터는 KBO리그 최초 및 최다 신기록을 경신해왔다. 여기에 삼성의 원클럽맨 요건까지 갖췄으니, 영구결번은 떼 놓은 당상이다. 이만수(22번) 양준혁(10번) 이승엽(36번) 이후 삼성의 네 번째이자, 라이온즈 투수 최초의 영구결번 타이틀을 노린다. 다만 이번 FA 계약에 영구결번이나 오승환의 은퇴 후 계획에 대한 내용은 없었다. 그의 나이와 상징성을 고려한다면 계약 논의 단계에서 해당 부분을 약속할 법도 한데, 선수와 구단은 ‘은퇴’라는 단어를 배제했다. 삼성의 고위 관계자는 “이번 계약 때 영구결번이나 은퇴 후 계획 이야기가 나온 건 사실이다. 하지만 지금 은퇴를 거론하기보단 선수가 계약 기간 2년을 성공적으로 잘 마치는 데 초점을 뒀다”라고 전했다. 2년 뒤 재계약의 가능성도 열어둔 것이다. 오승환은 지난 시즌 42세의 나이에도 58경기에 나서 4승 5패 30세이브 2홀드 평균자책점 3.45의 준수한 성적을 거뒀다. 특히 후반기엔 32경기 20홀드 평균자책점 2.20을 거뒀다. 세이브 기록은 리그 3위. 경쟁력은 여전하다. 구단 관계자는 “오승환 정도의 선수라면 굳이 (은퇴 후 계획을) 약속하지 않아도 구단도 어떻게 해야 할지 잘 알지 않겠나”라면서 “선수 본인도 성적에 대한 의지가 강하고, 구단도 충분히 좋은 성적을 거둘 수 있을 거로 판단해 2년 계약을 제안했다. 지금 은퇴를 고려할 때는 아닌 것 같다”라며 그의 활약을 기대했다. 올 시즌 오승환은 KBO리그 역대 최고령 세이브 신기록에 도전한다. 현재 리그 역대 최고령 세이브 기록은 임창용이 2018년 6월 7일 KIA 타이거즈 소속으로 세운 42세 3일이다. 오승환이 올해 7월 중순 이후 세이브를 추가하면 이 기록을 갈아치운다. 더 나아가 오승환이 2년 뒤 재계약에 성공한다면 리그 역대 최고령 등판 신기록도 세울 수 있다. 해당 기록은 송진우 전 한화 이글스 코치가 2009년에 세웠던 43세 7개월 7일이다. 오승환이 이를 깨기 위해선 2026년 봄까지 공을 던져야 한다.윤승재 기자 2024.01.22 06:04
메이저리그

[IS 포커스] 선발보다 좁은 길…’아시아 불펜’ 고우석도 성공할 수 있을까

메이저리그(MLB)에 입성한 고우석(25·샌디에이고 파드리스)이 미국에서도 '돌부처' 오승환(42)과 같은 길을 걸을 수 있을까.샌디에이고 구단은 지난 4일(한국시간) 고우석과 계약을 공식 발표했다. 2년 총액 450만 달러(59억원)에 3년 차는 상호 옵션 300만 달러(39억원)가 포함돼 있다.상대적으로 박한 대우를 받고 이적했다. 그의 처남이자 친구인 이정후는 지난달 6년 1억 1300만 달러(1482억원)의 초대형 계약을 맺고 샌프란시스코 자이언츠로 이적했다. 류현진(6년 3600만 달러·이하 보장액 기준) 김광현(2년 1100만 달러) 등 투수 선배들은 물론 야수인 김하성(샌디에이고·4년 2800만 달러)에게도 크게 미치지 못한다.MLB에서는 한·일과 달리 구원 투수의 몸값이 상대적으로 낮다. 선발 투수 FA(자유계약선수) 최대 몸값이 3억 달러가 넘는 반면 구원 투수는 에드윈 디아즈(뉴욕 메츠·1억 200만 달러) 단 한 명만 1억 달러를 넘겼다. '시세'도 낮은데, 성공 사례도 적었다. 고우석 계약도 샌디에이고의 단독 입찰로 알려졌다. 한·일 리그에서 뛰다 MLB에 진출한 아시아 투수들 중 100세이브 이상을 기록한 건 '대마신' 사사키 가즈히로뿐이다. 좋은 대우를 받았던 이도, 오랜 시간 활약한 이들도 대부분 선발 투수들이었다. 2010년대 최고 성공 사례로 꼽히는 이는 우에하라 고지다. 2013년 보스턴 레드삭스의 우승을 이끈 마무리 투수였던 그는 MLB에 드문 수직 무브먼트가 뛰어난 직구와 폭포수처럼 떨어지는 포크볼을 구사했다. 실패 사례가 훨씬 많다. 최근 10년 동안 3명의 일본인 구원 투수가 MLB 무대를 밟았지만, 유의미한 성적을 남긴 건 히라노 요시히사(2018년 32홀드 3세이브 평균자책점 2.44, 통산 3시즌 48홀드 8세이브 평균자책점 3.69)뿐이다.KBO리그 출신 불펜 투수의 성공 사례는 오승환이 거의 유일하다. 삼성 라이온즈와 한신 타이거스를 거쳐 2016년 미국으로 건너간 오승환은 2016년 세인트루이스 카디널스에서 19세이브 14홀드 평균자책점 1.92로 뒷문을 책임졌다. 이어 2017년 20세이브, 2018년 21홀드 3세이브 평균자책점 2.63을 기록하는 등 4년 동안 뛰어난 활약을 남겼다. 그러나 그에 앞서 미국을 밟았던 구대성, 이상훈, 임창용 등은 이렇다 할 활약은 남기지 못하고 귀국했다. 비관적일 이유는 없다. 고우석만큼 젊은 나이에 미국으로 건너간 구원 투수는 드물다. 몸값이나 커리어는 함께 입단할 마쓰이 유키(5년 2800만 달러)에 미치지 못하지만, 그보다 세 살이나 젊다. 고우석은 최근 3년 동안 매년 직구 구속 리그 3위 이내에 이름을 올렸다.한 KBO리그 관계자는 "고우석은 강속구뿐 아니라 커브가 정말 수준급"이라며 "세 구종의 구속과 움직임이 잘 분리된 투수다. 지난해 부진했다는 인상은 있으나 불운의 결과라고 본다"고 전했다. 실제로 고우석의 평균자책점은 2022년 1.48에서 지난해 3.68로 치솟았지만, FIP(수비 무관 평균자책점)는 2.88에서 3.06으로 소폭 올랐을 뿐이었다. 현지에서 평균 이하로 지적받은 제구력만 보강한다면, 김하성처럼 성장을 기대해 볼 수 있다.환경도 좋다. 당장 필승조는 차지하기 어려워도, 샌디에이고는 구원진의 선수층(뎁스)이 얇다. 등판 기회를 마음껏 누릴 수 있다. 홈으로 사용할 펫코파크도 투수 친화적인 구장이다. KBO리그에 이어 MLB에서도 '포스트 오승환'을 이뤄내는 건 고우석 자신에게 달렸다.차승윤 기자 chasy99@edaily.co.kr 2024.01.07 08:55
프로야구

[IS 이슈] 갑작스러운 신분조회 요청, 가능성 열고 움직이는 함덕주

국내 잔류와 미국 진출. 왼손 투수 함덕주(28)가 여러 경우의 수를 두고 움직일 전망이다.한국야구위원회(KBO)는 '미국 메이저리그(MLB) 사무국으로부터 함덕주에 대한 신분조회 요청을 받았다'고 지난달 30일 밝혔다. 신분조회는 해당 선수를 영입하기 전 진행하는 사전 절차. 신분조회가 항상 실제 영입까지 이어지는 건 아니지만 자유계약선수(FA)인 그의 신분과 맞물려 거취에 관심이 증폭됐다.본지 취재 결과, 함덕주 측은 MLB 진출 가능성을 염두에 두고 있다. 신분조회로 MLB 구단의 관심이 확인됐기 때문에 이 부분을 체크하면서 협상 테이블을 꾸릴 계획이다. 함덕주의 대리인(에이전트)은 김동욱 베이스볼인텔리전스 대표. 김동욱 대표는 긴 시간 에이전트로 활동하면서 임창용과 오승환 등의 MLB 진출을 이끈 경험이 있다. 미국 내 네트워크를 함덕주 계약에 활용할 수 있을지 관심이 쏠린다. 함덕주의 신분조회 사실이 알려진 뒤 "실제 영입 가능성은 떨어진다"는 평가가 적지 않았다. 2017년 11월 정의윤(당시 SK 와이번스·은퇴)의 사례가 함께 언급되기도 했다. 당시 정의윤은 양현종(KIA 타이거즈) 손아섭(당시 롯데 자이언츠·현 NC 다이노스)과 함께 MLB 신분조회를 받았는데 별다른 움직임 없이 잔류했다. 그해 타격 성적이 전년 대비(27홈런 100타점→15홈런 45타점) 크게 떨어져 신분조회 자체를 현장에서도 의문으로 받아들였다. 함덕주의 경우는 FA 몸값을 키우려는 지렛대로 활용하는 거 아니냐는 해석도 있다. 선수가 MLB 구단의 관심을 받는 게 알려지면 국내 구단과 잔류할 때 협상 주도권을 쥘 수 있기 때문이다. 이를 두고 A 구단 외국인 스카우트는 "국내 에이전트가 MLB 구단에 신분조회를 요청하는 건 가능하다. 하지만 함덕주를 향한 MLB 구단의 관심도 어느 정도 느껴진다. 아예 없는 얘긴 아니다"라고 말했다. 함덕주는 올 시즌 LG 트윈스의 통합 우승을 이끈 주역이다. 잔부상을 털어내고 57경기에 등판, 16홀드 평균자책점 1.62를 기록했다. 한국시리즈 4경기에서도 평균자책점 2.70으로 호투했다. 직구 최고 구속이 145㎞/h 안팎에 형성되는데 디셉션(투구 시 공을 숨기는 동작)이 워낙 뛰어나 타자가 체감하는 구속은 그 이상이다. 체인지업과 슬라이더도 위력적이다. 함덕주 측은 "MLB 구단이 장난삼아서 신분조회를 요청하진 않는다"라고 강조했다. 함덕주는 국내 잔류도 고려하고 있다. 차명석 LG 단장은 연말 시상식마다 함덕주와 함께 FA로 풀린 임찬규를 가리켜 "모두 잡겠다"고 공언하고 있다. 협상에 진척이 있는 건 아니지만 '필요한 선수'라는 점에서 공감대를 이루고 있다. 관건은 계약 조건이다. 함덕주는 2021년 3월 두산 베어스에서 트레이드로 영입된 뒤 두 시즌 연속 잔부상에 시달렸다. 이 기간 연평균 17이닝 정도밖에 소화하지 못했다. 괄목할 만한 성적을 거둔 올 시즌에도 8월 말 팔꿈치 문제로 1군 제외돼 복귀 없이 정규시즌을 마쳤다. B 구단 운영팀 관계자는 "함덕주는 결국 내구성이 문제"라며 "이 부분에 대해 어떤 평가를 하느냐가 계약 총액을 결정하는 데 중요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배중현 기자 bjh1025@edaily.co.kr 2023.12.03 14:39
프로야구

[단독] 이토 쓰토무의 혹평 “한일 격차 30년 벌어졌다. 선후배 야구 끝내라” [창간 54]

일간스포츠가 창간 54주년을 맞아 '레전드의 일침' 시리즈를 연재합니다. 2023년 월드베이스볼클래식(WBC) 등에서 드러난 한국 야구에 대한 부진 이유를 되짚어 보고, 개선 방향을 논의하자는 취지입니다. 본지는 하리모토 이사오(한국명 장훈), 이토 쓰토무, 다카쓰 신고, 김성근 등 한국과 일본 야구에 정통한 레전드부터 일침(一針)을 들었습니다. 한국 야구가 다시 도약하길 바라는 이들의 ‘비수 같은 훈수’를 독자 여러분과 야구 관계자들에게 전합니다. 한국 야구대표팀이 제2회 WBC 결승에서 일본과 맞붙은 2009년 3월 24일 미국 캘리포니아 로스앤젤레스 다저스타디움. 이토 쓰토무는 당시 일본 대표팀의 수석코치였다. 최근 본지와 도쿄에서 만난 그는 "정말 힘든 승부였다. 앞서 1‧2라운드 네 차례 대결에서 2승 2패로 맞서면서 일본 스태프는 '어떻게 하면 한국을 이길까'라는 생각만 했다"며 "연장전 끝에 일본이 이기기는 했지만, 당시 한국 야구의 기술력, 정신력은 정말 대단했다. 류현진‧봉중근‧임창용 등이 주축이었던 마운드는 역대 최고였다"고 떠올렸다.일본 프로야구(NPB) 전설적인 포수 출신 이토는 이후 한국 야구와 교류하기 시작했다. 2011년 LG 트윈스 인스트럭터, 2012년 두산 베어스 수석 코치를 맡았다. 2004년 세이부 라이온스 감독을 맡아 일본시리즈 우승까지 경험한 그로서는 파격적인 행보였다. 이토는 "10년 전 한국 야구는 일본을 거의 따라잡았다고 생각했다"고 전했다.그런 그에게 지난 3월 2023년 WBC는 오히려 상당한 충격이었다. 호주에 7-8로 진 한국은 일본에 2-13으로 대패, 1라운드에서 탈락했다. 이토는 "한‧일 야구의 격차가 30년 정도로 벌어진 것 같다. 일부 선수는 뛰어나지만, 대체적으로는 일본과 큰 차이가 난다. 선수 기량도 그렇지만, 구단 운영이나 구장 환경, 리그 행정 등 모든 면에서 일본에 뒤처졌다"고 혹평했다. 기본기 위에 파워를 더한 일본이토는 "일본 야구는 지난 몇 년 동안 상당히 발전했다. 다르빗슈 유, 오타니 쇼헤이 같은 선수가 메이저리그(MLB)에서 크게 성공하면서 젊은 선수들에게 동기부여가 됐다. 미국을 넘어 세계 최고가 되고자 하는 꿈을 가지고 있다"고 전했다.2023 WBC는 일본 선수들의 힘과 체격에 눌린 대회이기도 하다. 지금까지 한국은 파워로 일본 야구의 정밀한 기술을 상대했다. 그러나 이제 오타니(1m93㎝), 다르빗슈(1m96㎝) 등 빅리거는 물론 일본 리그(NPB)의 사사키 로키(1m90㎝) 무라카미 무네타카(1m88㎝) 등이 한국을 힘으로 압도했다. 이토는 "바로 그게 일본이 달라진 점이다. MLB를 통해 새로운 훈련법을 받아 들였고, 단백질보충제 등 식이요법도 발달했다. 그 결과 벌크업에 성공한 것"이라며 "요즘 일본 선수들은 시즌이 끝나면 마냥 쉬지 않는다. 소속팀이 달라도 합동훈련을 한다. '세계제일'이 되고 싶은 것"이라고 강조했다.일본 야구의 발전 동력은 '융복합'이라고 그는 주장했다. 크게는 MLB 선수들과 교류하고, 작게는 일본의 센트럴리그(요미우리, 한신, 주니치, 야쿠르트, 히로시마, 요코하마)와 퍼시픽리그(오릭스, 롯데, 소프트뱅크, 라쿠텐, 세이부, 닛폰햄)가 경쟁하는 것이다. 이토는 "몇 년 전 퍼시픽리그에 홈런 타자와 강속구 투수들이 대거 등장했다. 그런 흐름이 기교 위주의 승부를 하는 센트럴리그로 옮겨졌다. 단단한 기본기 위에서 힘의 싸움이 벌어지는 것"이라고 설명했다.이토는 경쟁 의지와 도전 정신의 결여가 한국 야구의 퇴보를 불러 왔다고 진단했다. 그는 "2023년 한국 대표팀에 (30대 중반인) 김광현과 양현종이 포함된 걸 보고 놀랐다. 그만큼 젊은 선수가 없다는 거다. 구원 등판한 몇몇 투수는 솔직히 말해서 '저 선수가 프로인가?’'는 생각이 들었다. 기술도 부족해 보였지만, 싸울 준비가 되지 않았던 것 같다"고 돌아봤다.WBC 결승전을 앞두고 오타니가 일본 동료들에게 했던 연설이 화제였다. MLB 스타들이 즐비한 미국 대표팀과의 경기를 앞두고 그는 "저들을 동경한다면, 저들을 넘어설 수 없다. 오늘은 존경을 접어두고 승리만을 생각하자"고 팀메이트를 독려했다. 이토는 "그 연설이 울림을 줬다. 달리 생각하면, 일본을 위협했던 한국이 2023 WBC에서는 일본을 동경한다는 느낌이 들었다. 그래선 이길 수 없다"고 부연했다.지난 10년 일본 야구가 '빅스텝'을 밟으며 MLB를 따라잡는 동안 한국은 오히려 뒷걸음질했다. 이토는 "일본은 탄탄한 기본기 위에서 새로운 시도를 했다. 10년 전까지 일본 야구를 배우고, 일본과 경쟁했던 한국이 언제부터인가 미국만 좇기 시작했다. 치열한 노력과 충분한 기본기 없이 미국을 따라만 하니까 잘 될 수 있겠는가. 아시아인의 체격과 스타일은 미국과 다르지 않나. 한국 야구는 거기서 길을 잃은 것 같다"고 일침을 가했다. 한국은 왜 교류도, 도전도 않나이토는 "한국이 2008년 베이징 올림픽 금메달, 2009년 WBC 준우승을 했던 시기 KBO리그도 정말 강했다. 김성근 (당시 SK 와이번스) 감독이 일본 야구의 세밀함과 한국 야구의 역동성을 더해 좋은 플레이를 했다. 10여 년이 지난 지금, 한국 야구가 그때보다 나은가?”라고 반문했다. 그는 “1990년대 한일 슈퍼게임을 떠올려 보자. 선동열 같은 특출한 선수를 제외하면 한국 대표팀 내에서도 다른 선수들의 기량은 떨어졌다. 2010년 전후로 한국 야구가 전체적으로 강해졌다고 느꼈으나, 지금은 30년 전으로 돌아간 것 같다. KBO리그 마운드가 강해지면 그들을 상대하는 타자들의 기량도 함께 향상될 것이다. 현재 한국 야구의 문제는 투수력”이라며 아쉬워했다.이토는 "한국에서 코치를 했을 때 경험했던 선수들의 열정을 기억한다. 구단과 코칭스태프가 그들을 제대로 지원해줬는지는 돌아봐야 한다. 한국은 '선후배 야구'를 타파해야 한다. 특정한 인맥이 팀을 장악하고, 그 위계가 대단하더라. 선수가 코치에게, 코치가 감독에게 다른 의견을 내지 못하는 문화가 있었다. 감독이 답을 정해놓으면, 다들 따라야 하는 거다"라면서 "일본 센트럴리그도 그런 시절이 있었다. 그러면 발전하지 못한다. 센트럴리그도 그걸 극복했기에 발전한 것"이라고 주장했다.KBO리그 선수가 NPB에서 뛴 건 김태균(롯데) 오승환(한신) 이대호(소프트뱅크) 등이 마지막이다. 2015년 이후 일본 리그에 도전하는 선수가 없었다. 한국 선수들의 기량이 떨어진 이유도 있고, KBO리그에서 받는 몸값이 일본과 비교해도 뒤지지 않을 만큼 높아졌기 때문이기도 하다. 그 사이 KBO리그는 고립됐고, 약화했다. 이토가 KBO리그의 변화를 바라는 이유다.이토는 "변화하려면 교류해야 하고 경쟁해야 한다. 융복합에는 여러 방법이 있을 것이다. (한국은 선수층이 얇아 고민이라는 기자의 말에) 그렇다면 아시아 쿼터(외국인 선수 제한과 별도로 아시아의 다른 국적 선수를 보유할 수 있는 제도. 축구‧농구‧배구 등에서 도입했거나 시행 예정이다) 같은 제도도 고려해 볼만 하지 않나. 과거 재일동포 선수들이 KBO리그에 자극제가 됐듯, 경쟁이 치열해지면 성과가 나타날 것이다. 묻고, 답하고, 도전하고, 경쟁해야 한다. 한국 야구가 다시 강해지길 바란다"고 말했다. 도쿄(일본)=김식 기자◆이토 쓰토무(伊東勤, 1962년 8월 29일~)NPB에서 22년 동안 뛰며 퍼시픽리그 14차례 우승, 일본시리즈 8차례 우승을 이끈 포수. 1982년 세이부 라이온스에 입단, 뛰어난 포구 능력과 공 배합을 앞세워 3년 차에 주전 포수로 성장했다. 2003년 마흔한 살 나이에 은퇴할 때까지 세이부 안방을 지키며 골든글러브를 7차례나 받았다. 타자로서는 통산 타율 0.247, 156홈런을 남겼다. 선수 은퇴 직후인 2004년 세이부 감독을 맡아 그해 퍼시릭리그와 일본시리즈를 제패했다. 2011년 LG 트윈스 인스트럭터, 2012년 두산 베어스의 수석 코치를 맡아 KBO리그를 경험했다. 2013년부터 5년간 NPB 롯데 마린스 지휘봉을 잡았고, 현재 평론가로 활동 중이다. 2023.09.26 11:00
프로야구

[IS 피플] ‘끝판왕’도 없는 4년 연속 20SV, 김재윤 "팀에 도움됐기에 의미"

"팀에 그만큼 도움이 됐다는 뜻이니 의미가 있다."KT 위즈 김재윤은 지난 15일 서울 잠실 두산 베어스전 1-0으로 앞선 9회 말 등판해 1이닝을 무실점으로 막았다. 팀 승리를 지키며 올 시즌 20번째 세이브도 수확했다. 지난 2020년부터 이어온 20세이브 기록을 4년 연속으로 이은 순간이다.전업 마무리 투수에게 20세이브는 크게 어려운 숫자가 아니다. 지난해에도 6명이나 달성했다. 그러나 꾸준하게 이뤄내긴 어렵다. 42년 KBO리그 역사에서 김재윤 전에 4년 연속 20세이브를 거둔 건 구대성, 손승락(이상 7년) 임창용, 진필중과 조용준(이상 4년)까지 5명뿐이었다. 388세이브의 '끝판왕' 오승환, 227세이브를 거둔 '노송' 김용수조차 3년 연속이 최고 기록이다. 그만큼 김재윤은 꾸준했다. 김재윤은 고교 졸업 후 포수로 애리조나 다이아몬드백스와 계약했다가 2015년 KT에 입단 후 투수로 전향했다. 2016년부터 마무리로 자리 잡아 매년 꾸준히 세이브를 쌓았다. 지난 7월 11일 키움 히어로즈전에서는 시즌 13호 세이브와 함께 통산 150세이브 고지에도 올랐다.기록 달성 후 만난 김재윤은 "개인 기록보다는 팀의 상승세를 지킬 수 있었던 점 기분 좋다"며 "기록을 꾸준하게 쌓았다는 점은 좋다. 팀에 그만큼 많이 도움이 됐다는 뜻이라니 의미가 있다"고 소감을 전했다.올 시즌 김재윤은 데뷔 후 가장 페이스가 좋다. 평균자책점이 1.43으로 마무리 투수 중 가장 낮다. 그러나 세이브 요건 때 등판이 22회로 경쟁자 서진용(평균자책점 1.52·31세이브)보다 크게 떨어진다. 기량이 되는데도 상황이 따르지 않아 타이틀을 노리기 어려워졌다. 게다가 그는 시즌 후 자유계약선수(FA) 권리를 얻는다. 그만큼 개인 기록과 개인 타이틀이 중요하다.그러나 김재윤은 "내가 나가서 이기든, 나가지 못한 채 이기든 팀이 승리하는 건 똑같다. 크게 연연하지 않는다"며 "세이브 기록을 세우면 당연히 나 자신에게 좋겠지만, 그 부분을 크게 의식하진 않는다. 기회가 올 때 블론 세이브하지 않고 이기는 게 임무다. 그 부분이 더 중요하다"고 했다. 좋은 마무리는 좋은 셋업맨이 있을 때 빛난다. 김재윤 앞에는 고졸 2년 차에 홀드 1위(23개)를 달리는 박영현이 버티고 있다. 김재윤은 "영현이가 앞에서 잘 던지면 나까지 세이브 기회가 와 기쁘다"며 "영현이를 보면서 나도 잘 던져야 한다는 생각이 든다. 어린 선수가 너무 잘해주니 나도 그 못지않게 더 잘하려고 준비하게 된다"고 했다. 이어 "영현이가 데뷔 첫해부터 힘든 상황을 잘 지켜주고 있다. 멘털도 정말 좋고, 마무리가 가져야 할 요소들을 가지고 있다. 영현이에게 마무리를 뺏기지 않으려고 더 열심히 하게 된다"고 칭찬을 아끼지 않았다.5월까지 최하위였던 KT는 6월부터 질주를 이어오고 있다. 7월까지 3위 다툼을 하던 두산 베어스와 NC 다이노스를 모두 제쳐 단독 3위를 지키는 가운데 2위 SSG 랜더스와 승차는 단 2경기에 불과하다. 이강철 KT 감독은 "아직 고개가 (위 순위로) 안 올라간다"면서도 "선수들은 아마 2위를 보고 있을 것"이라고 했다. 이강철 감독의 말처럼 김재윤은 자신감을 숨기지 않았다. 김재윤은 "KT 선수단은 팀(의 저력)을 잘 알기에 순위가 (3위에서) 더 떨어질 거로 생각하지 않는 것 같다"며 "선수 한 명 한 명 해줄 사람이 해주고, 준비도 잘하는 선수들이니 (팬들께서) 걱정하실 필요는 없다"고 자신했다.차승윤 기자 chasy99@edaily.co.kr 2023.08.16 16: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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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S 스타] 역대 6번째 4년 연속 20SV…김재윤 "선수단, 3위 아래 생각 안 할 것"

"KT 위즈 선수단은 팀(의 저력)을 잘 알기에 순위가 (3위에서) 더 떨어질 거라 생각하지 않는 것 같다. 선수 한 명 한 명 해줄 사람이 해주고, 준비도 잘 해두는 선수들이니 걱정하실 필요는 없다."KT의 수호신 김재윤이 4년 연속 20세이브 고지에 올랐다. 그리고 자신이 쌓은 기록만큼 탄탄한 팀의 힘도 믿는다.김재윤은 15일 서울 잠실야구장에서 열린 2023 KBO리그 정규시즌 두산 베어스와 원정 경기 9회 초 1-0 상황에 등판해 1이닝 무실점을 기록하고 시즌 20호 세이브를 거뒀다.이날 시즌 20세이브를 달성하면서 김재윤은 지난 2020년 이후 4년 연속 20세이브 고지에 올랐다. 구대성과 손승락(이상 7년) 임창용, 진필중과 조용준(이상 4년 연속)에 이은 KBO리그 역대 6번째 대기록이다. '끝판왕' 오승환이나 '노송' 김용수 등 레전드들도 부상, 선발 전환 등을 이유로 이루지 못했던 4년 연속 기록이다.고교 시절 포수로 애리조나 다이아몬드백스와 계약했던 김재윤은 지난 2015년 KT 유니폼을 입은 후 투수로 전향해 2016년부터 팀 마무리로 뛰어왔다. 지난 7월 11일 키움 히어로즈전에서 시즌 13호 세이브로 개인 통산 150세이브 고지에 오른 데 이어 이날 20호 세이브로 기록 하나를 추가했다. 늦은 나이에 투수로 전향했는데도 KT와 리그의 역사에 하나씩 이름을 남기는 중이다.경기 후 만난 김재윤은 "오늘 세이브로 4년 연속 20세이브를 달성하게 됐다. 개인 기록보다는 오랜만의 세이브로 팀의 상승세를 지킬 수 있었던 점에 기분이 좋다"고 소감을 전했다. 이어 "계속 기록을 꾸준하게 쌓았다는 건 스스로도 기분 좋다. 팀에 많이 도움이 됐다는 뜻이니 의미가 있다"고 했다. 올 시즌 김재윤은 '무결점'에 가까운 마무리다. 이날 전까지 시즌 평균자책점이 1.47에 불과할 정도로 짠물투를 펼치고 있다. 실력에 비해 세이브 기회가 적게 와 과소평가를 받는다는 말까지 있을 정도다.그러나 정작 김재윤은 "내가 나가서 이기든, 나가지 못한 채 이기든 팀이 이기는 건 똑같다. 크게 연연하지 않는다"며 "세이브 기록을 세우면 당연히 나 자신에게 좋겠지만, 그 부분을 크게 의식하진 않는다. 기회가 올 때 블론세이브하지 않고 이기는 게 임무다. 블론을 안 주는 게 더 중요하다"고 했다.한편 KT는 이날 승리로 정규시즌 54승 2무 45패로 2위 추격을 이어갔다. SSG 랜더스와 승차는 이제 2경기에 불과하다. 이강철 KT 감독은 "아직 고개가 안 올라간다. 밑에 있다가 왔더니 얼마나 떨어질지 생각만 난다"고 2위 의식을 경계하면서도 "선수들은 2위를 바라보고 있을 것"이라고 높아진 기세를 전했다.김재윤은 "KT 선수단은 팀(의 저력)을 잘 알기에 순위가 (3위에서) 더 떨어질 거라 생각하지 않는 것 같다"며 순위 상승에 대한 목표를 분명하게 밝혔다. 그는 "선수 한 명 한 명 해줄 사람이 해주고, 준비도 잘 해두는 선수들이니 걱정하실 필요는 없다"고 자신했다.잠실=차승윤 기자 chasy99@edaily.co.kr 2023.08.15 20: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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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인식 클래식] 포크볼 의존하는 마무리 투수들, 한계는 명확하다

1982년 KBO리그 출범 후 가장 뇌리에 남는 마무리 투수는 오승환(41·삼성 라이온즈)이다. KBO리그 최다인 381세이브를 기록한 것만 봐도 그렇다. '돌직구'라고 불릴 만큼, 그의 포심 패스트볼 스피드와 회전력은 최고였다. 과거 김용수, 이상훈, 구대성, 임창용 역시 한 시대를 풍미한 마무리 투수였다. 그러나 성적과 위압감 등을 종합하면 오승환이 단연 으뜸이다. 투수로는 현역 최고령인 오승환도 세월 앞에서 어쩔 수 없는 듯하다. 올 시즌 2승 3패 11세이브 평균자책점 4.65로 부진하다. 그러나 오승환은 일본에서 최고 마무리 투수로 군림했다. 미국 메이저리그(MLB)에서도 셋업맨과 마무리 역할까지 맡아 실력을 인정받았다. 선동열(통산 평균자책점 1.20)과 송진우(통산 최다승·210승)도 KBO리그 최고 우완, 좌완 투수로 각각 132세이브, 103세이브를 올렸으나 전문 마무리 투수는 아니었다. 최근 KBO리그 마무리 투수를 보면 하나같이 불안하다. 불리한 볼카운트에 몰려 스스로 위기를 자초한다. 과거 마무리 투수들은 구위, 제구, 체력이 모두 뛰어났다. 김용수는 포심 패스트볼(포심), 투심 패스트볼(투심), 슬라이더 세 구종을 던졌다. 이상훈은 포심과 슬라이더, 구대성은 다양한 구종으로 승부했다. 오승환은 포심과 슬라이더 투 피치에 가깝지만, 투구 회전력이 워낙 좋고 공이 묵직했다. 이들은 모두 구위와 제구력을 활용해 초구 스트라이크를 잡은 뒤 유리하게 승부를 펼쳤다. 또한 투수 분업화가 이뤄지기 전이어서 7~8회에 등판하는 경우도 잦았다. 요즘에는 자신에게 주어진 한 이닝, 9회를 깔끔하게 막는 투수가 별로 없다. 특히 포크볼에 너무 의존하는 경향이 있다. 검지와 중지를 최대한 벌려 잡는 포크볼은 자유자재로 제구하기 어려운 구종이다. 몸쪽이나 바깥쪽 코너워크가 까다롭다. 자칫 투구가 한가운데로 몰려 얻어 맞을 수 있다. 포크볼은 스트라이크존 아래로 떨어뜨려 헛스윙을 유도해야 효과가 가장 좋은데 타자가 속지 않으면 볼이 늘어난다. 리그에서 내로라하는 마무리 투수의 포크볼 구사 비율이 40~50%대에 이르기도 한다. 포크볼에 의존하다 보니 볼을 남발한다. 자연스럽게 이닝 당 투구 수가 늘어나고, 그들의 책임 이닝은 줄어들고 있다. 그나마 현재 KBO리그에서 가장 돋보이는 클로저는 LG 트윈스 고우석이다. 지난해 연말 시상식에서 만난 이대호(전 롯데 자이언츠)가 고우석을 가리키며 "감독님, 우석이는 커터(컷 패스트볼)가 좋습니다. 그래서 공략하기 힘듭니다"라고 하더라. 고우석은 포크볼을 던지지 않는다.일본 투수들도 포크볼 의존도가 높은 편이다. 그러나 그들 대부분은 포크볼을 자유자재로 컨트롤한다. 메이저리그(MLB)에선 마무리 투수가 체인지업을 많이 던지더라. 체인지업 구사가 어려우면, 투심이 대안이 될 수 있다. 그러나 요즘 마무리 투수 중에는 몸쪽으로 투심을 던지는 투수가 거의 없다.오른손 투수가 투심을 던지면 우타자 기준 몸쪽으로 살짝 휜다. 때문에 투심은 병살타를 유도하기 쉬운 구종이다. 마무리 투수의 빠른 공에 대처하려는 타자를 현혹하기 쉽다. 포크볼이 구속이나 상하 움직임을 통해 배트를 끌어내면 좋지만, 볼을 남발하기 일쑤다. 투심 승부를 하면 타자의 머릿속을 복잡하게 만들 수 있다. 포심과 포크볼로 이뤄진 투 피치로는 한계가 분명해 보인다. 더 과감한 승부, 정교한 제구를 자랑하는 든든한 마무리 투수가 늘어났으면 한다. 김인식 전 국가대표 감독정리=이형석 기자 2023.07.24 18: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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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0년 류현진 소환…역대 27번째 1점대 ERA 도전 페디

외국인 투수 에릭 페디(30·NC 다이노스)가 13년 만에 1점대 이하 평균자책점에 도전한다.페디의 평균자책점은 21일 재개하는 KBO리그 후반기 관전 포인트 중 하나다. 전반기를 평균자책점 1.71로 마친 그가 후반기에도 페이스를 이어 나갈 수 있을지 관심이 쏠린다.1982년 프로야구 출범 후 규정이닝 1점대 이하 평균자책점은 총 26차례 나왔다. 공교롭게도 대부분의 기록이 2000년 이전에 몰렸다. 21세기엔 2010년 류현진(당시 한화 이글스)이 처음이자 마지막 기록을 세웠다. 그해 류현진은 25경기에서 평균자책점 1.82를 기록, 1998년 정명원(당시 현대 유니콘스·1.86) 임창용(당시 해태 타이거스·1.89) 이후 멈춰 있던 시계를 12년 만에 돌렸다.규정이닝 1점대 이하 평균자책점은 이후 10년 넘게 명맥이 끊겼다. 풀타임 가깝게 시즌을 소화하면서 안정된 성적까지 유지해야 하는 만큼 달성하기 어렵다. 페디는 두 가지 부문 모두 합격점을 받을만하다. 특히 실점이 많지 않다. 한 경기 최다 자책점이 3점에 불과하다. 선발 등판한 15경기 중 13경기를 2자책점 이하로 막았다. 대량 실점이 없으니 1점대 평균자책점이 꾸준히 유지된다. 페디는 본지와 인터뷰에서 "(메이저리그에서) 류현진과 직접 승부해본적은 없지만 (어떤 선수인지) 잘 알고 있다"고 운을 뗐다. 이어 "(13년 만에 대기록에 도전한다는 얘길 듣지만) 성적은 최대한 신경 쓰지 않으려고 한다. 지금 집중해야 하는 건 경기 후 회복과 다음 경기 등판을 준비하는 과정 등이다. 후반기에는 사사구와 피홈런을 줄여야 하는데, 이거 말고는 문제가 없다"고 말했다.NC는 페디와 계약 후 바로 그의 적응을 도왔다. 페디는 "구단 측에서 KBO 공인구를 빠르게 전달해 줬다. 나 역시도 비시즌 많은 훈련을 통해 좋은 모습을 보여주려고 노력했다"며 "(등판 경기마다) 많은 점수를 뽑아준 타자들 덕분에 심리적으로 큰 힘이 됐다. 상대 타자와의 승부에만 집중할 수 있었다. 팀원들과 함께 만든 스탯(기록)이기 때문에 자부심을 가지고 있다"고 자랑스러워했다. 올 시즌 페디의 경기당 득점 지원(R/G)은 5.47로 규정이닝 투수 중 1위. 팀 타선의 화끈한 득점 지원에 힘입어 전반기에만 리그 최다 12승(2위는 LG 트윈스 아담 플럿코·11승)을 따냈다. 특히 홈 경기 평균자책점이 1.67(원정 1.73)로 뛰어나다. 현역 빅리거 출신인 페디는 "KBO리그는 매우 활기가 넘치는 리그다. 좋은 타자와 투수들이 많다는 걸 느낀다"며 "특히 (홈구장으로 사용하는) 창원 NC파크는 그 어떤 야구 시설보다 경기에 집중하기 좋다. 전력 분석 등이 잘 돼 있어 많은 도움을 받는다"고 공을 돌렸다.1점대 평균자책점을 욕심내지 않는다. 팀의 에이스로 포스트시즌 진출 경쟁을 이끄는 게 더 중요하다. NC는 39승 1무 38패로 전반기 5할 승률에 턱걸이 했다. 5위 롯데 자이언츠(38승 39패)에 한 경기 앞선 4위. 페디는 "팀이 나에게 어떤 역할을 원하는지 알고 있다. 팀을 위해 내 역할에 집중하겠다. 개인 타이틀은 추후 문제라 생각한다"며 "팀이 포스트시즌에 진출하는 게 목표"라고 말했다.배중현 기자 bjh1025@edaily.co.kr 2023.07.20 05: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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