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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기업 후계자 중 사내이사 최다 겸직 코오롱 이규호, 이유는

코오롱그룹이 새로운 시대를 알리고 있다. 이규호 코오롱그룹 부회장이 ‘4세 경영’에 속도를 내면서다. 지난달 지주사 코오롱의 사내이사로 선임된 그는 그룹의 지휘봉을 본격적으로 잡았다. 특히 지주사를 포함한 핵심 계열사 4곳의 사내이사에 이름을 올리며 그룹 전반에 새로운 바람을 예고하고 있다. 재벌 후계자 중 사내이사 겸직 최다 17일 업계에 따르면 주요 그룹의 후계자 중 이규호 부회장이 가장 많은 사내이사 명함을 갖고 있다. 지난 3월 주주총회에서 선임안이 통과되면서 이 부회장은 ㈜코오롱, 코오롱인더스트리, 코오롱글로벌, 코오롱모빌리티 4곳의 사내이사에 이름을 올렸다. 지난해 출범한 코오롱모빌리티그룹 외 나머지 3곳은 올해부터 경영 최전선에 합류했다. 이 부회장은 그룹 전반에 깊숙이 관여하며 책임경영 강화에 나서고 있다. 재벌 후계자 중 최다 사내이사를 겸직하며 새로운 코오롱을 찾기 위한 밑그림 작업에 돌입했다. 지주사뿐 아니라 계열사의 이사회까지 참여하면서 그룹 전반에 영향력을 펼치겠다는 의미로 해석된다.주요 그룹 후계자 중 종전까지 가장 많은 사내이사 명함을 가진 인물은 김동관 한화그룹 부회장이었다. 그는 ㈜한화·한화에어로스페이스·한화솔루션 3곳의 사내이사를 맡고 있고, 한화오션에서는 기타비상무이사로 이름을 올렸다. 정기선 HD현대 부회장은 HD현대와 HD한국조선해양 2곳의 사내이사를 겸직하고 있다. 코오롱은 이 부회장의 지주사 사내이사 선임으로 이웅열 명예회장이 경영 일선에서 물러난 지 5년 만에 ‘오너 경영’으로 회귀를 알렸다. 오너가 중에는 법적인 책임을 피하기 위해 미등기임원을 선택하는 경우가 많지만 이 부회장은 정면돌파를 선언했다. 그룹의 체질 개선과 신사업 발굴에 적극적으로 관여해 성과를 내겠다는 의지로 풀이된다. 1984년생인 이 부회장은 이웅열 명예회장의 외아들이다. 2012년 코오롱인더스트리 구미공장 차장으로 입사해 경영 수업을 시작했고, 코오롱글로벌 부장, 코오롱인더스트리 상무보를 거쳤다. 2015년 당시 임원으로 승진하며 100대 기업 최연소 임원으로 이름을 올리기도 했다. 이어 ㈜코오롱 전략기획담당 상무 등을 역임하며 그룹 내 주요 사업을 두루 경험했다. 2022년 말 인사에서 사장으로 승진한 데 이어 1년 만에 부회장직에 오르며 후계자 입지를 다졌다. 코오롱 관계자는 “그룹의 미래 가치를 높이고 위기 속 기회를 선점할 수 있도록 힘을 모으는 과정에서 이규호 부회장의 역할이 더욱 확대됐다”고 했다. '뉴코오롱' 미래 먹거리 찾기 주력 코오롱그룹이 ‘오너 4세 시대’를 맞아 새로운 전환점을 만들 수 있을지 관심사다. 코오롱은 한때 재계 10위를 넘봤지만 현재는 30위권에 머물고 있다. 이규호 부회장은 옛 영광을 찾기 위한 탄탄한 기초체력을 다질 것으로 보인다. 코오롱은 2023년 공정거래위원회 발표 재계 순위에서 42위에서 39위로 3계단 순위가 상승했다. 2000년 재계 20위였던 코오롱이 가야할 길은 아직 멀지만 2021년과 2022년 하락 이후 다시 반등의 분위기를 연출했다는 점에서 앞으로 행보가 기대된다. 2023년 처음으로 공정위 집계 공정자산 총액 12조원을 넘어서기도 했다. 지난해 실적이 좋지 않았고, 경기 침체 장기화로 인해 올해 전망도 썩 밝지 않다. 코오롱은 지난해 매출 5조8895억원, 영업이익 1037억원을 기록했다. 영업이익이 66.6%나 감소했다. 코오롱인더스트리의 매출은 5조612억원, 영업이익 1574억원이었다. 코오롱글로벌은 건설경기 악화로 매출 2조6639억원, 영업이익 143억원을 기록했다. 그래도 이규호 부회장이 진두지휘했던 코오롱모빌리티는 출범 첫 해에 매출 2조4030억원을 달성하는 등 성장세를 보였다. 코오롱모빌리티는 라인업 확대와 사업구조 개편 등을 통해 2025년 매출 3조6000억원, 영업이익 1000억원 달성을 내걸고 있다. 코오롱글로벌도 2025년 매출 3조8000억원, 영업이익 2900억원 목표를 겨냥하고 있다. 이 부회장이 사내이사를 맡은 계열사에 모두 몸담았고, 직접 부딪히며 현장 경험을 했기 때문에 누구보다 내부 사정을 잘 알고 있다는 평이다. 그는 “과감한 체질 개선으로 1등 DNA를 심는다”는 의지로 코오롱모빌리티그룹의 재편을 주도하기도 했다. 이제 코오롱그룹의 포트폴리오를 재점검하며 미래 전략을 수립하고 있다. 수소와 고부가가치 사업 등이 미래 먹거리로 꼽히고 있다. 이 부회장은 “코오롱은 2000년대 초부터 대한민국 수소산업의 미래를 내다보고 핵심소재 개발과 수소경제 저변 확대를 위해 꾸준히 준비해왔다”고 밝힌 바 있다. 코오롱 관계자는 “이규호 부회장이 그룹의 사업 전반을 다양하게 검토하며 미래 전략을 위해 고심하고 있는 것으로 알고 있다. 새로운 도약을 위해 탄탄히 토대를 다져가고 있는 과정이라고 보면 된다”고 말했다. 김두용 기자 k2young@edaily.co.kr 2024.04.18 07:01
산업

‘섬유 선구자’ 효성 조석래 명예회장 영면…“대의 앞장선 재계 지도자” 조문 행렬

‘섬유산업의 선구자’로 불렸던 재계의 큰 별이 졌다. 조석래 효성그룹 명예회장은 ‘기술 경영 ’을 중심으로 국내 섬유·화학 산업의 초석을 닦았고, 재계 지도자로서 글로벌 진출에 앞장서며 후배 경영인들을 이끌기도 했다. 이런 조 명예회장의 마지막을 함께하기 위한 정·재계 인사들의 조문 발길이 끊이지 않고 있다. 민간인 최초 기술연구소 설립, ‘기술 경영’ 선구자 조 명예회장은 지난달 29일 서울대병원에서 숙환으로 별세했다. 지난 2017년 건강상의 이유로 경영 일선에서 물러난 지 7년 만이다. 1935년생인 그는 조홍제 효성그룹 창업주의 장남이다. 일본 와세다대와 미국 일리노이대에서 화학공학을 전공했던 그는 ‘학구파’로 알려졌다. 대학교수를 꿈꿨지만 부친의 부름으로 1966년 효성물산에 입사한 뒤 반세기 동안 효성그룹을 이끌었다. 학구파답게 ‘기술 경영’의 토대로 효성의 품질을 세계 수준으로 끌어올린 것으로 평가받고 있다. 조 명예회장의 ‘경제 발전과 기업의 미래는 원천기술 확보를 위한 기술 개발력에 있다’라는 철학은 여전히 효성그룹의 중심이 되고 있다. 기술과 품질을 중시해 1971년 국내 민간기업 최초로 기술연구소를 설립하는 등 ‘기술 경영’에 심혈을 기울였다. 더군다나 신혼여행지로 섬유업계 기술자들이 주로 교육 연수를 받았던 이탈리아 포를리를 택한 일화는 오랫동안 회자되고 있다. 1973년 동양폴리에스터를 설립하면서 화학섬유 사업의 기반을 다졌고, 1975년 한영공업(현 효성중공업)을 인수해 중화학공업에도 진출하며 보폭을 넓혔다. 조홍제 창업주는 장남에게 효성을 물러줬고, 차남 조양래 한국타이어 명예회장과 조욱래 DSDL 회장에게는 각 한국타이어와 대전피혁을 맡겼다. 1982년 효성중공업 회장직을 물려받은 그는 경영 혁신과 세계화를 통해 효성을 글로벌 기업으로 발돋움시켰다. 조 명예회장은 “글로벌 기업으로서 치열한 국제경쟁에서 살아남기 위해서는 가격이 아닌 품질로 승부해야 한다”고 끊임없이 강조했다. 이 같은 철학을 바탕으로 효성은 ‘섬유의 반도체’라 불리는 스판덱스가 탄생했다. 1990년대 초 스판덱스를 독자 개발에 성공했고, 결국 스판덱스 브랜드 ‘크레오라’는 미국 듀폰의 ‘라이크라’를 제치고 세계 시장 점유율 1위 브랜드로 올라섰다. 여기에 효성은 2011년 ‘꿈의 신소재’ 로 불리는 고성능 탄소섬유를 국내 최초로 개발하는 데 성공했다. 이를 적용한 타이어코드도 세계 점유율 1위를 지키고 있다. 세계적인 기술력을 토대로 효성은 해외 시장을 적극 개척했고, 전 세계 50여개 제조·판매 법인과 30여개 무역법인·사무소를 운영하는 글로벌 기업으로 성장하기에 이르렀다. 섬유산업의 세계화에 앞장선 업적으로 1987년 금탑산업훈장을 받았고, 그 훈장은 고인의 영정 사진 앞에 함께 놓여있다. ‘재계 지도자’ 역할, 정·재계 인사 추모의 발길 조 명예회장의 빈소가 차려진 서울 신촌세브란스병원 장례식장에는 정·재계 인사들의 발길이 끊이지 않고 있다.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이 10대 그룹 총수 중 가장 먼저 빈소를 찾았다. 지난달 30일 오후 1시부터 조문이 시작됐는데 1시간 뒤 이재용 회장은 홍라희 전 삼성미술관 리움 관장과 함께 나타났다. 1968년생인 이 회장이 상주인 조현준 효성그룹 회장과 동갑내기로 막역한 사이인 것으로 알려졌다. 둘은 일본 게이오대 유학 시절 함께 공부를 하기도 했다. 정의선 현대차그룹 회장도 이날 부인 정지선 씨와 함께 빈소를 찾아 유족을 위로했다. 그는 “좋은 분이셨다. 유족에게 좋은 곳으로 잘 가시길 바란다고 했다”고 전했다. 31일에는 정몽준 아산재단 이사장과 정기선 HD현대 부회장 부자가 고인의 넋을 기리고 유족을 위로했다. 정몽준 이사장은 “모임에서 가끔 뵈었고, 항상 긍정적이고 좋으신 분으로 기억한다”고 말했다. 조현상 효성 부회장의 대학 후배인 정기선 부회장은 “전부터 재계에서 다들 굉장히 존경했던 분”이라고 전했다. 이날 김진표 국회의장도 빈소를 방문해 노무현 정부에서 경제부총리를 지낼 당시 조 명예회장이 한미재계회의 의장이었다고 회상했다. 고인과 '사돈 관계'인 이명박 전 대통령도 빈소를 찾았다. 전날에도 한덕수 국무총리, 오세훈 서울시장 등이 빈소를 방문하며 고인의 넋을 기렸다. 재계의 지도자로 중추적인 역할을 맡았던 조 명예회장은 2007~2011년 전국경제인연합회 회장을 맡았다. 2000년부터 10년간 한미재계회의 위원장을 역임하며 한미 무역협정(FTA)의 필요성을 처음으로 공식 제기하기도 했다. 손길승 SK텔레콤 명예회장은 “대의를 위해서는 손해를 보더라도 할 말은 하는 것이 조 명예회장을 당당한 재계 지도자로 만들었다”고 회고했다. 장례는 5일간 효성그룹장으로 치러지고, 영결식은 2일 오전 8시에 진행될 예정이다. 김두용 기자 k2young@edaily.co.kr 2024.04.01 07:00
IT

네이버-HD현대, AI·클라우드 전환 사업 맞손

네이버는 HD현대와 클라우드 전환 및 AI(인공지능) 사업 추진을 위한 업무 협약을 체결했다고 11일 밝혔다.양사는 HD현대의 클라우드 전환 및 네이버 초대규모 AI '하이퍼클로바X' 활용 지원과 클라우드 사업을 위한 인프라 고도화, HD현대마린솔루션의 해양 디지털 애플리케이션 사업 추진 등을 공동으로 진행할 계획이다.먼저 HD현대는 내부적으로 보유한 2억건 이상의 조선 분야 데이터베이스에 네이버의 하이퍼클로바X를 적용해 생성형 AI 서비스를 구현, 직원들의 업무 효율성과 전문성을 끌어올린다.또 HD현대가 자체적으로 구축⋅운영 중인 인프라를 네이버 클라우드 플랫폼으로 전환하는 방안을 논의할 예정이다.양사는 조선·해운 영역에서 다양한 신사업 기회도 발굴한다.이미 지난해 하반기부터 조선·해운 영역에 클라우드·AI 기술을 도입하는 프로젝트를 진행해왔다. 그 결과 전 세계 선박 운항 데이터를 수집해 선주에게 필요한 정보를 제공하는 해양 종합 데이터 플랫폼인 '메타오션데이터 클라우드'를 네이버 클라우드 플랫폼 기반으로 구축해 기술 검증까지 완료했다.이에 메타오션데이터 클라우드 기반 데이터를 활용해 HD현대마린솔루션의 차세대 스마트십 솔루션(ISS)과 탈탄소 솔루션 '오션와이즈'의 사업화에도 함께 힘을 쏟는다.이 밖에도 HD현대마린솔루션의 선박 및 엔진 AS(사후관리) 관련 고객 문의 및 응대를 위한 AI 챗봇에 네이버의 AI 기술을 녹인다.최수연 네이버 대표는 "HD현대가 조선‧해양 분야에서 쌓은 지식 자산과 비즈니스 역량, 풍부한 경험에 네이버의 기술과 인프라를 융합해 새로운 비즈니스 모델을 만들어 양사가 함께 성장해 나갈 수 있기를 기대한다"고 말했다.정길준 기자 kjkj@edaily.co.kr 2024.03.11 16:19
산업

암모니아·수소 추진선 두각, HD 정기선 탄소중립 선도

정기선 HD현대 부회장이 해양에서 탄소중립을 선도하고 있다. 액화천연가스(LNG) 운반선에 이어 암모니아 운반선에서 독보적인 경쟁력을 갖추면서다. 2030년까지 탄소중립의 결정판이 될 수소 추진선도 개발한다는 구상이다. 25일 업계에 따르면 HD현대의 조선 중간 지주사인 HD한국조선해양이 암모니아 운반선 수주에서 두각을 나타내고 있다. 친환경 선박으로 꼽히는 LNG에 이어 암모니아 운반선에서도 HD한국조선해양이 강점을 보이며 암모니아 선박 시대를 주도하고 있다. 지난해 10월 HD한국조선해양은 그해 3월 수주한 중형가스선(MGC)을 암모니아 추진 사양으로 변경하는 계약을 체결하며 세계 최초로 암모니아 추진선을 건조하게 됐다. 또 지난해 HD현대의 조선 계열사 현대미포조선은 세계 최초로 머스크사가 발주한 친환경 메탄올 추진 컨테이너 운반선을 인도하기도 했다. 영국의 조선·해운 시황 분석기관 클락슨리서치에 따르면 이날까지 전 세계에서 발주된 초대형 암모니아 운반선(VLAC)은 총 15척이다. 한국 조선업체가 100% 수주를 기록한 가운데 HD한국조선해양이 11척으로 가장 많다. 삼성중공업과 한화오션은 각 2척을 수주했다. HD한국조선해양의 암모니아 운반선 점유율이 73.33%에 달하고 있다. 최근 탈탄소 흐름에 맞춰 암모니아 운반선의 발주가 급증하는 추세다. 이로 인해 암모니아 운반선은 HD한국조선해양의 새로운 전략 선종으로 떠오르고 있다. 암모니아 운반선 발주가 시작된 지난해 총 21척의 계약이 체결된 것을 고려하며 발주 속도가 매우 빨라지고 있다는 분석이다. 2035년까지 최대 200여척의 암모니아 운반선의 발주가 기대되고 있다. HD한국조선해양은 지난 22일 중남미 선사와 초대형 암모니아 운반선 3척에 대한 건조 계약을 체결했다. 총 수주 금액이 4911억원에 달할 정도로 고부가가치 선박이다. 암모니아 운반선의 호조로 HD한국조선해양은 지금까지 총 32척, 30억 달러를 수주해 연간 수주 목표인 135억 달러의 22.2% 달성했다. 암모니아(NH3)는 탄소(C)를 포함하고 있지 않아 연소 시 이산화탄소(CO2)를 배출하지 않는 친환경 연료다. 현재 대세인 LNG 추진선에서 향후 '수소선박'으로 이행하는 과정에서 암모니아 선박이 징검다리 역할로 꼽히고 있는 이유다.여기에 암모니아는 또 다른 친환경 연료인 수소의 저장·운송 수단으로도 활용된다. 수소를 액화해 운반하려면 낮은 온도와 압력을 유지해야 한다. 질소와 수소가 결합한 형태인 암모니아를 운반해 수소를 추출하는 게 경제적인 수소 저장·운송 방법으로 떠오르고 있다. 향후 수소 운송 수요 증가에 대비할 효율적 방안으로 암모니아 운반선이 주목받는 이유다. 정기선 부회장은 지난 CES 2024에서 수소 추진선 개발 시점에 대해 “이미 프로젝트가 진행 중이고, 목표 시점을 2030년으로 보고 있다. 그때 첫 배를 띄우려고 한다”고 말했다.이어 그는 “이미 수소가 들어가는 프로토타입이 있지만 상업적 수요는 몰라 아직 양산을 못 하지만 결국 수소도 만들려고 한다”고 덧붙였다.HD한국조선해양은 이미 세계 최초로 수소 혼조 엔진 실증에도 성공하는 등 수소 엔진 개발에 박차를 가하고 있는 상황이다. 2023년 정기선 부회장은 그룹의 미래 비전인 ‘오션 트랜스포메이션’을 제시한 바 있다. 무한한 잠재력을 지닌 바다에 대한 관점을 근본적으로 전환해 기후변화 등 인류의 당면 과제를 해결하고 지속가능한 미래를 만든다는 것이다. 이런 구상과 발맞춰 정 부회장은 탈탄소 글로벌 에너지의 가치사슬 마련을 위해 뛰고 있다. 지난 17일에는 스위스 다보스에서 열린 세계경제포럼(WEF·다보스포럼)에 참석해 글로벌 기업들과 탈탄소 협력방안을 논의했다. 그는 PSA 인터내셔널, 볼보 등 20여개 글로벌 선도 기업의 최고경영자(CEO)로 구성된 '공급 및 운송 산업 협의체'에서 AP 몰러-머스크의 로버트 머스크 우글라 의장을 만나 친환경 선박에 대한 협력관계를 공고히 했다.HD한국조선해양 관계자는 "선제적인 기술 개발을 통해 차세대 친환경 선박으로 꼽히는 암모니아 선박 시장에서도 성과를 거두고 있다"며 "관련 기술을 고도화해 암모니아 선박 시장에서 영향력을 키워나갈 것"이라고 밝혔다.김두용 기자 k2young@edaily.co.kr 2024.01.26 07:00
산업

HD현대 정기선, 해양 아닌 육상 비전으로 CES '인기몰이'

HD현대의 ‘사이트 트랜스포메이션(Xite Transformation)’이 미국 현지에서 큰 관심을 불러일으킨 것으로 나타났다. HD현대는 14일 미국 라스베이거스에서 열린 세계 최대 가전·IT 전시회 'CES 2024'의 전시장에 총 5만7300명의 관람객이 다녀갔다고 밝혔다. 특히 첫날인 9일에는 지난해 대비 60% 증가한 1만5600명이 방문하는 등 인기몰이에 성공했다는 평가다. HD현대는 올해 CES에서 안전과 안보, 공급망 구축, 기후 변화 등 인류가 직면한 문제 해결을 위한 육상 비전인 '사이트 트랜스포메이션'을 주제로 전시관을 꾸리고, 미래 건설 기술을 선보였다.HD현대의 CES 참가는 이번이 세 번째다. 올해 CES에서 기조연설자로 나선 HD현대 정기선 부회장은 사이트 트랜스포메이션을 지속가능성에 대한 해답으로 제시한 바 있다. 정기선 HD현대 부회장은 지난 10일 기조연설에 나서 스포트라이트를 받았다. 그는 “AI와 디지털, 로봇 등 첨단기술이 더해진 HD현대의 사이트(Xite) 혁신은 건설을 넘어 인류가 미래를 건설하는 근원적 방식을 변화시킬 것"이라고 말했다.사이트(Xite)는 물리적 건설 현장을 뜻하는 사이트(Site)를 확장한 개념으로 사이트 트랜스포메이션은 건설장비의 무인·자율화, 디지털 트윈, 전동화 등 미래 기술을 활용해 인류의 더 나은 삶을 구현하겠다는 뜻을 담고 있다. CES 주관사인 미국 소비자기술협회(CTA)의 게리 사피로 회장로부터 "젊은 리더"라는 소개를 받은 정 회장은 관중을 향해 크게 팔을 벌려 인사한 후 무대에 올랐다. 그는 국내 비가전기업 최초로 CES 기조연설자로 나섰다. 정 부회장은 "'CES 2022'에서 선보인 '퓨처빌더' 비전과 그 발전상을 계속해서 공유하고 있다"며 "작년에는 세계 최대의 조선기업으로서 해양 비전인 '오션 트랜스포메이션'을 소개했다"고 설명했다.한편 HD현대는 마지막 날인 지난 12일 아마존웹서비스(AWS)와 '스마트 건설기계를 위한 연결 플랫폼 및 무인 자율화 건설 현장 구축을 위한 플랫폼 개발' 협약을 체결했다. 이번 협약에 따라 HD현대사이트솔루션은 AWS와 협력해 HD현대사이트솔루션이 개발하고 있는 스마트 건설 장비에 대한 연결 플랫폼을 구축하기로 했다.AWS는 플랫폼 구성에 있어 사물인터넷(IoT) 기술과 서비스, 인공지능(AI)·머신러닝 기능을 지속해 개선하기 위한 기술을 지원하기로 했다. 이 플랫폼은 HD현대건설기계와 HD현대인프라코어가 2025년부터 출시할 차세대 통합모델에 적용된다.김두용 기자 k2young@edaily.co.kr 2024.01.14 18:00
연예일반

CES 스타 지드래곤, AI‧메타버스 기업 갤럭시서 향후 행보는 [줌인]

“기업 홍보 효과가 엄청나다.” 그룹 빅뱅 출신 지드래곤(권지용)이 세계 최대 가전·IT 전시회인 미국 라스베이거스 CES(International Consumer Electronics Show)에서 스타와 기업간 시너지를 확인시키고 있다. 소속사인 AI‧메타버스 기업 갤럭시코퍼레이션(갤럭시)의 새 얼굴로 CES에 참석했는데 지드래곤의 등장과 일정이 매 순간 화제가 되면서 갤럭시의 기업 마케팅 효과도 덩달아 따라오고 있다.다수의 기업 관계자들은 지드래곤이 스타트업 기업인 갤럭시를 알리는 데 큰 역할을 하고 있다고 평가했다. 지드래곤이 갤럭시와 손잡고 앞으로 어떤 사업적 효과를 이끌어낼지도 업계의 관심이 쏠린다.갤럭시 관계자는 11일 일간스포츠에 “갤럭시가 AI‧메타버스 기업인 만큼 지드래곤 씨가 관련 콘텐츠와 플랫폼 개발 등에 참여할 계획”이라며 “지드래곤 씨가 연예계가 아닌 기업, 산업계에서 역량을 발휘할 수 있는 역할과 분야를 찾고 있다”고 밝혔다. ◇CES 스타로 떠오른 지드래곤…소속사 홍보 효과 톡톡 지드래곤은 최용호 갤럭시 대표와 함께 지난 9일(현지시간) 라스베이거스에서 개막한 ‘CES 2024’에 모습을 드러냈다. 전세계 혁신 기술의 지표가 되는 행사에서 지드래곤은 삼성전자, LG전자, SK 등 우리나라 주요 기업들의 부스를 찾고, 다양한 전시장을 둘러봤다. 매년 CES에서 세계적 기업들의 주요 관계자들이 스포트라이트를 받았는데, 올해는 지드래곤의 갑작스러운 등장에 모두의 이목이 쏠렸다. 지드래곤은 행사장에서 “AI를 배우러 왔다”고 방문 목적을 전하는가 하면, 가장 인상적인 부스를 묻는 질문엔 “한 군데만 고르면 안 될 것 같다”고 높은 관심을 드러냈다. 지드래곤은 지난해 12월 마약 혐의를 벗은 후 갤럭시와 전속계약을 맺고, 첫 공식 일정으로 CES 참석을 선택했다. 새 소속사로 옮긴 후, 주로 음반 발매 또는 콘서트를 진행하는 여느 K팝 가수들과는 확연히 대비되는 행보다. 갤럭시는 “AI와 메타버스를 다루는 기업으로서 매년 CES에 참석했는데 지드래곤 씨도 평소 해당 분야에 관심이 많아 대표와 동행하게 됐다”고 설명했는데, 실제 지드래곤은 삼성전자 부스에서 AI 컴패니언(동반자) 로봇 볼리를 관람하거나, LG전자의 미래 모빌리티 콘셉트 'LG 알파블'에 직접 탑승해 체험하는 등 호기심을 드러내며 행사장을 누볐다. K팝 대표 가수로서 지드래곤의 이 같은 행보는 새 소속사인 갤럭시에 대한 관심으로 이어지고 있다. 갤럭시는 아바타, AI, 메타버스 등의 사업을 주력으로 하고 있는 스타트업 기업으로 지난 2019년 설립됐다. 설립된 지 5년밖에 되지 않았으나 최용호 대표가 지난해 10월 윤석열 대통령의 중동 국빈 방문 당시 경제사절단으로 동행해 업계의 주목을 받았는데 지드래곤과 전속계약 체결, 지드래곤의 CES 참석이 기업의 가치를 또 한번 제고하는 데 큰 역할을 하고 있다는 평가다. 박정은 스타트업얼라이언스 이사는 “지드래곤의 이번 행보는 기업을 알리는 데 파급력이 무척 높다”고 짚었다. 스타트업 기업의 마케팅을 담당하고 있는 한 관계자도 “지드래곤이 AI‧메타버스 기업으로 소속사를 옮긴 것만으로 기업 이름을 알리는 데 큰 효과가 있었다”며 “CES 방문 또한 연일 화제가 되고 있는데 CES가 기업인들의 만남의 장소인 만큼 갤럭시의 사업적 면에서 유리하게 작용할 것”이라고 말했다.◇지드래곤, K팝‧AI 메타버스 결합 사업 이끄나 K팝 가수를 포함해 연예인들은 기업과 손을 잡는다면 광고 모델로 나서거나 투자를 유치하는 등 역할이 한정적이다. 지드래곤은 CES에서 다른 모습을 보여주고 있다. 이를 토대로 갤럭시가 자회사들을 통해 넷플릭스 ‘피지컬:100’, Mnet ‘스트릿 우먼 파이터’ 등을 제작하고 콘텐츠 레이블 설립 등 콘텐츠 IP 확보에 힘을 쏟고 있으나, 지드래곤은 갤럭시의 핵심 사업에 깊숙이 관여할 것이라는 관측이 나온다. 지드래곤이 K팝과 AI‧메타버스의 결합 분야 등에서 사업가적 면모를 드러낼 것이라는 의견도 나온다. 지드래곤 자체가 슈퍼 IP(지적재산권)인 데다가, K팝과 AI‧메타버스의 결합이 새 먹거리로 떠오르고 있기 때문이다. 지드래곤의 이번 CES 참석 또한 이 같은 행보를 염두한 것 아니냐는 추측이 나오는 이유다. 다만 지드래곤을 내세운 마케팅 효과 및 향후 전략을 우려하는 시각도 있다. 여타의 기업인들보다 더 관심을 받는 연예인으로서 쉽게 도마에 오르내리거나, 기업 경영 측면에서 위험 요소도 있다는 것이다. 박정은 이사는 “지드래곤을 통해 기업 홍보 효과를 누릴 수 있지만, 기업 자체는 그에 맞는 역량과 성과를 보여주기도 해야 한다. 요즘 투자 혹한기인 만큼 기업이 내실을 다져야 하는 중요한 시기”라고 말했다. 또 다른 관계자도 “지드래곤이 갤럭시에서 어떤 역할을 하는지와 별개로 기존 기업인들과 의사 결정 등에서 마찰이 일어나기 쉽다”며 “지드래곤이 갤럭시에서 어떤 역할을 하며 성장할지는 좀 더 지켜봐야 한다”고 말했다. 유지희 기자 yjhh@edaily.co.kr 2024.01.12 05:37
산업

'형님' 최태원·정의선·정기선은 현재, '동생' 신유열·김동선은 미래 향해 CES 출격

대기업 오너들이 올해 첫 대외 행보에 나선다. 9일(현지시간)부터 미국 라스베이거스에서 열리는 세계 최대 가전·IT 전시회인 ‘CES 2024’에서다. 역대 최대인 600개의 국내 기업이 이번 CES에 참가한다. ‘형님’ 최태원 SK그룹 회장과 정의선 현대차그룹 회장, 정기선 HD현대 부회장은 현재의 기술과 전략을 뽐낸다면, ‘동생’ 신유열 롯데지주 미래성장실장과 김동선 한화로보틱스 전략담당 임원(부사장)은 미래의 성장동력 발굴을 위해 출격한다.7일 재계에 따르면 최태원 회장은 지난해에 이어 2년 연속으로 CES 2024 현장을 찾는다. 총수가 직접 방문하고 관심을 드러내는 만큼 SK그룹은 CES 부스에 심혈을 기울이고 있다. 올해 SK그룹은 SK㈜, SK이노베이션 등 7개 계열사 통합으로 체험형 전시관을 조성한다. 친환경 분야에서 두각을 나타내고 있는 SK는 탄소 감축으로 기후 위기가 사라진 넷제로 세상의 청사진을 제시한다. ‘행복’이라는 주제로 마련되는 전시관은 맑은 공기, 쾌적한 주거환경 등 기후 위기가 사라진 넷제로 세상 속에서 느낄 수 있는 행복을 관람객이 체험할 수 있도록 미래형 기차와 하늘을 나는 양탄자를 타고 인공지능(AI)으로 운세도 볼 수 있는 테마파크 콘셉트로 마련된다. SK는 2030년 기준으로 전 세계 탄소 감축 목표량의 1%(2억t)을 줄이겠다고 공표한 바 있다. SK의 테마파크 콘셉트 부스 ‘SK원더랜드’는 미국소비자기술협회(CTA)가 꼽은 ‘올해 CES에서 놓치지 말아야 할 것’으로 꼽히기도 했다. CTA는 "SK는 클린 에너지 열차, 매직 카펫 탑승, 춤추는 EV 등을 선보이는 인터랙티브 놀이공원 부스 디자인을 연다"고 소개했다. SK의 탄소 감축 여정에 동참하는 것이 행복이고, 이 지속 가능한 행복을 지키는 것이 중요하다는 메시지는 최태원 회장이 강조하고 있는 전략과 일맥상통한다. 최 회장은 신년사를 통해 “그린에너지, 인공지능(AI)·디지털, 바이오 등으로 인류 문제를 해결할 수 있는 ‘토털 솔루션’을 만들자”고 제안한 바 있다. 정의선 현대차 회장도 2년 만에 CES를 찾는다. 현대차그룹은 현대차·기아·현대모비스·슈퍼널·제로원 등 계열사 5곳이 역대 최대 규모의 전시공간을 마련한다. 특히 그룹을 대표하는 주력 계열사인 현대차와 기아 양사는 2019년 이후 5년 만에 다시 CES에 함께 나선다. 2년 전 정의선 회장은 로봇개 ‘스팟’과 함께 등장해 세계인의 시선을 모은 바 있다. 올해도 주력 모빌리티 사업이 큰 관심을 끌고 있다. CTA는 자동차 기술 관련 250개의 이상의 전시업체 중 모빌리티의 대표 부스로 현대차와 기아로 꼽기도 했다. 현대차는 ‘수소와 소프트웨어로의 대전환’을 주제로 인간 중심의 미래 청사진을 제시한다. 모빌리티 현재 기술에 자부심을 갖고 있는 현대차는 연구소 등 1000명의 그룹 임직원을 CES 참관단으로 보내 그룹 비전을 생동감 있게 내부에 공유할 계획이다. 정기선 HD현대 부회장은 올해도 전면에 나섰다. 지난해 ‘바다의 대전환’을 주제로 내세웠다면, 올해는 인류 혁신의 기반이 되는 육상에서의 미래 비전을 선보일 계획이다. 정기선 부회장은 가전업체를 제외하고 국내 기업으로는 처음으로 기조연설에 나서 관심을 끌고 있다. CTA는 다른 기조연설자들과 함께 정 부회장을 ‘꼭 봐야 할 기조연설’로 꼽기도 했다. 오너가 3세로 후계 준비를 하고 있는 신유열 실장과 김동선 부사장은 그룹의 미래 성장엔진 발굴이라는 고민을 안고 CES로 향한다.신유열 실장은 지난해 말 인사에서 그룹의 미래 성장동력과 신사업 발굴을 책임지는 조직을 맡았다. 최첨단 기술이 집결되는 CES에서 롯데가 힘주고 있는 신사업인 바이오와 헬스케어 관련 부스에서 많은 시간을 할애할 것으로 보인다. 신 실장은 롯데바이오로직스의 글로벌전략실장을 맡아 바이오사업 경영에도 직접 참여하고 있다. 김동선 부사장은 한화호텔앤드리조트 전략부문장과 한화갤러리아 전략본부장을 겸하고 있는 만큼 유통과 로봇 기술이 시너지를 낼 수 있는 방안을 집중적으로 고민할 것으로 보인다. 김 부사장은 “사명감을 갖고 푸드테크, 보안 서비스 등 다양한 분야에 활용할 수 있는 로봇 개발에 나설 것”이라고 강조한 바 있다. 김두용 기자 k2young@edaily.co.kr 2024.01.08 07:00
산업

2023년 뜨겁게 달군 '재계 총수들의 말말말'

대기업 수장들이 내뱉는 말 한마디는 기업집단과 대중을 움직이는 힘이 있다. 글로벌 경기 침체와 변화 속에서 꺼내든 총수들의 단어들은 가벼운 농으로 둘러쌌지만 그 무게감만큼은 남달랐다. 2023년 재계를 뜨겁게 달군 ‘총수들의 말말말’을 짚어봤다. 이재용·정의선 경쟁사 언급하며 채찍질 28일 재계에 따르면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은 ‘삼성의 1호 영업사원’으로 국내외 무대를 누볐다. 특히 취재진을 향해 캐논과 아이폰 등 경쟁사 제품들을 직설적으로 언급하며 홍보 최전선에서 뛰는 모습을 보였다. 지난 1월 스위스에서 열린 다보스 포럼에 참석했던 그는 ‘한국의 밤’ 행사에서 취재진을 보고서 “내가 직업병이 있어서 그러는데, 나를 찍는 사진이 다 캐논만 있네요”라는 농담을 건넸다. 삼성의 카메라도 좋은데 취재진이 대체로 경쟁사 캐논 제품을 쓴다는 아쉬움의 표현이었다. 이어 그는 “아부다비에서 취재진을 오랜만에 봤는데 다 캐논 카메라만 사용하고 있어서 물어봤다”며 “동영상이 안 돼서 캐논만 쓴다고 하더러”고 말해 좌중을 웃게 했다. 지난 6일 윤석열 대통령과 함께 부산 깡통시장을 방문했을 때는 삼성의 스마트폰인 갤럭시가 아닌 ‘아이폰’이라는 단어를 꺼냈다. 시민들과 악수를 나누면서 이 회장은 “왜 이렇게 아이폰이 많냐”고 물으며 멋쩍은 표정을 지었다. 이 회장은 ‘1호 영업사원’인 만큼 삼성 제품에 대한 애착을 강하게 나타내곤 한다. 아이폰을 사용하는 기자들에게 종종 “갤럭시를 쓰면 인터뷰를 할 텐데”라는 농을 던진 일화는 유명하다. 정의선 회장은 지난 1월 현대차·기아 남양연구소에서 뜬금없이 ‘전자회사와의 경쟁’을 선포했다. 현대차그룹의 도전정신 DNA를 강조한 그는 치밀하고 꼼꼼함을 첨가해야 한다며 전자회사를 언급했다. 그는 “200~300개가량 들어가는 반도체가 레벨4 자율주행에서는 2000개 들어갈 것으로 예상된다”며 “자동차 제조회사지만, 전자회사보다 치밀하고 꼼꼼해져야 하는 것이 현실이다. 과감하고 도전적인 우리 기업문화에 전자회사의 치밀하고 꼼꼼한 문화를 만들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지속 성장을 위해 계속해서 변화하는 능동적인 기업문화 조성을 제안하기도 했다. 그는 “물이 고이면 썩는 것처럼 변화를 멈춘 문화는 쉽게 오염되고 깨어지기 마련”이라며 “결과에 대한 두려움 없이 새롭게 시도할 수 있는 문화를 만들어나가겠다”고 약속했다.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도 과거에 얽매이지 않는 혁신을 강조하며 채찍질을 가했다.그는 지난 7월 하반기 그룹 사장단 회의에서 80여명의 계열사 사장들에게 “과거의 성공 경험을 고집하지 말고 현재 환경에 부합하는 성공 방식을 만들어라”라고 주문했다. 그러면서 지속가능한 성장을 위해 롯데 자이언츠 야구단을 예로 들며 “입단 1, 2년차의 신인 선수를 실력만 보고 중용한 롯데 자이언츠처럼 필요한 인재를 능력 위주의 공정한 인사로 발탁해 사업을 잘 진행시켜 달라”고 덧붙였다. 재치 있는 언변으로 호응 유도한 최태원·구광모 최태원 SK그룹 회장은 자신의 부상을 언어유희로 승화하는 모습을 보였다. 지난 6월 테니스를 치다 아킬레스건 파열 부상을 입은 그는 왼쪽 다리에 통깁스를 해야 했다. 깁스 상태로 그달 파리에서 열린 BIE 4차 경쟁 PT에 목발을 짚고 등장해 화제를 모았다. 당시 PT 리셉션에서 건배사로 '행운을 빈다'는 뜻이 담긴 ‘브레이크 어 레그(Break a leg)’를 외치면서 “제가 파리로 오기 전 실제로 다리가 부러진 것이 세계엑스포 유치 준비를 하는 부산에는 행운을 의미한다고 믿는다”라고 말해 호응을 얻어냈다. 그리고 연말 인사를 통해 드러난 SK그룹의 세대교체를 중국 명나라의 격언집을 인용해 "장강의 앞 물결은 뒷 물결에 항상 밀려갑니다. 언젠가는 저도 앞 물결이 됩니다"라고 재치 있게 표현했다. 구광모 LG그룹 회장은 계열사 임직원들에게 우승의 기운을 고취시켰다. 11월 한국시리즈 1차전과 4, 5차전을 직관하며 LG 트윈스 선수단에 힘을 실어준 그는 ‘세계 최고’라는 표현을 쓰는 등 가슴 뭉클한 축하 멘트를 던졌다. 그는 “세계 최고의 무적 LG팬 여러분, LG 트윈스가 29년 만에 드디어 우승했습니다”며 “2023년 챔피언은 LG 트윈스다. 무적 LG 파이팅”을 외쳐 팬들의 열띤 호응을 이끌어냈다. 그러자 잠실구장에는 ‘구!광!모!’라는 함성이 울려 퍼졌다. 그리고 LG는 LG전자와 LG유플러스 등 화끈한 우승 할인 이벤트를 펼치며 성원에 보답하는 모습을 보여줬다. 정기선 HD현대 부회장은 조 단위를 한참 뛰어넘는 ‘3경원’이라는 상상할 수 없는 금액으로 사기 진작에 나서기도 했다. 올해 1월 세계 최대 IT·가전 전시회인 ‘CES 2023’에서 데뷔전을 치른 그는 바다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그는 “바다 사업의 잠재가치는 3경원이 넘는다”며 “HD현대는 이를 개척해 수익화하는 ‘근본적 대전환’의 시대를 열겠다”는 포부를 밝혔다. 김두용 기자 k2young@edaily.co.kr 2023.12.29 07:00
산업

경제사절단 '출석왕' 이재용, '총수들 떡볶이 먹방' 올해의 포토제닉

2023년은 유달리 대기업 총수들의 행보가 부각됐다. 윤석열 대통령의 해외 순방길에 주요 기업 총수들이 대거 동행하면서다. ‘병풍’, '들러리' 논란도 불러 일으켰지만 국내외에서 눈에 띄게 활약하는 다양한 총수들의 모습에 눈길이 쏠렸다. ‘출석왕’ 이재용, 실질적 총수 역할 김동관 두각 26일 재계에 따르면 2023년은 어느 해보다 경제사절단 명목으로 대기업 총수들의 동반 해외 출장이 잦았다. 올해 윤 대통령의 공식적인 해외 순방길만 10차례에 달한다. 1월 아랍에미리트(UAE)를 시작으로 스위스·일본·미국·프랑스·베트남·폴란드·중동·영국·네덜란드로 순방길이 이어졌다. 총수 중 ‘출석왕’은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이었다. 부당합병과 관련한 재판 참석 등의 ‘사법리스크’에도 불구하고 이재용 회장은 10회 중 9회나 윤 대통령의 순방길에 동행했다. 유일하게 불참했던 순방길은 ‘K방산’과 관련된 협력이 주목적이었던 7월 폴란드 출장이었다. 폴란드에는 국내 기업 중에 해당 국가에 폭넓은 사업군을 보유하고 있는 구광모 LG그룹 회장, 김동관 한화그룹 부회장, 구자은 LS그룹 회장 정도만 참석했다. 출석률이 두 번째로 높았던 총수는 정의선 현대차그룹 회장이었다. 10회 중 8회나 참석했고, 폴란드와 네덜란드 출장길에는 동행하지 않았다. 올해 10대 그룹 중 영업이익을 가장 많이 올린 현대차그룹의 수장인 정의선 회장은 다양한 국가를 방문하며 글로벌 영향력 확대에 나섰다. 7회 출석 총수는 최태원 SK그룹 회장과 구광모 회장, 김동관 부회장 3명이다. 김동관 부회장은 총수는 아니지만 수 년 전부터 한화그룹의 얼굴로 나서면서 아버지 김승연 회장을 대신해 실질적인 총수 역할을 하고 있다.최태원 회장은 대한상공회의소 수장과 ‘2030 부산엑스포’ 민간유치위원장을 맡으면서 폭넓은 행보를 보였다. 하지만 시선이 곱지 않은 ‘총수 순방 동행’에 대해서는 소신 발언을 하면서 방향을 제시하기도 했다. 최태원 회장은 지난 18일 대한상의의 송년 간담회에서 “특정 몇몇만 계속 가면 그 사람들도 피곤할 테니 나눠서 간다든가, 꼭 회장이 가지 않아도 되는 문제를 계속해서 만드는 등 방법론을 바꾸면 큰 문제가 아니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실제로 윤석열 정부에서는 대통령의 해외 순방길에 총수 참석률이 대폭 증가했다. 문재인 정부 때는 평균 1.5명의 총수가 동행했다면, 윤석열 정부에서는 평균 7명의 총수들이 순방길에 동행한 것으로 집계됐다. 재계 관계자는 “과거에는 각 국가별 네트워크가 제대로 구축되지 않아 총수들이 참석해 이를 위한 토대를 마련한다는 목적이 분명했다”며 “하지만 현재 한국의 글로벌 기업들은 저마다 네트워크를 갖추고 있기 때문에 경제사절단에 반드시 총수 동행이 필요한 건 아니다”고 지적했다. ‘떡볶이 먹방’ ‘목발 투혼’…올해의 포토제닉 올해 총수들이 다양한 행보를 펼친 만큼 이색적인 장면도 다수 포착됐다. 아무래도 윤 대통령과 함께 ‘떡볶이 먹방쇼’를 펼친 장면이 가장 눈길을 모았다. 지난 6일 부산 깡통시장에서 윤 대통령을 비롯해 이재용 회장, 구광모 회장, 조현준 효성그룹 회장, 최재원 SK 수석부회장, 김동관 부회장, 정기선 HD현대 부회장이 도열해 떡볶이를 함께 먹는 장면이 연출됐다. 대기업 총수들이 서민시장에 함께 모여 ‘분식 먹방’을 펼치는 모습은 낯설기만 했다. 급작스러운 ‘총수 떡볶이 퍼포먼스’를 두고 갑론을박이 벌어지기도 했다. 서영교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지난 19일 국회 기획재정위원회의 인사청문회에서 “대통령의 순방에 재벌들을 그렇게 데리고 다녀도 되느냐”며 “부산에 가서 떡볶이 먹방한 것은 정경유착이 아니냐”고 지적했다. 이에 대해 박대출 국민의힘 의원은 “대통령이 기업인들과 민생현장을 가는 것은 좋은 것이 아니냐”며 맞섰다. 깡통시장에서 이재용 회장의 익살스러운 표정도 화제였다. 이 회장은 주변에서 자신에 대한 응원의 목소리가 높아지자 카메라를 향해 ‘쉿’ 하는 손짓과 함께 순박한 모습을 보여줬다. 이와 관련해 네티즌들은 “회식 2차 도망가는 대리 표정”, “재드래곤(재용)도 사람이네”라는 흥미로운 반응을 드러냈다.최태원 회장과 이재용 회장이 보여준 ‘목발 홍보’도 올해의 포토제닉을 받을 만한 장면이었다. 둘은 지난 6월 프랑스 파리에서 열린 2030 부산엑스포 유치 공식 리셉션에서 목발을 함께 들고 ‘부산엑스포 홍보’에 나섰다. 특별히 제작된 최태원 회장의 목발에는 엑스포 로고 패드가 부착됐다. 최 회장이 엑스포 유치를 위해 목발에 로고를 붙이는 아이디어를 냈다는 후문이다. 김두용 기자 k2young@edaily.co.kr 2023.12.27 07:00
산업

[IS시선] 기업인들의 민심 달래기 '무리수', 총선 행보에 동원될까 우려

11일 윤석열 대통령이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과 최태원 SK그룹 회장 등과 함께 올해 마지막 해외 순방길에 올랐다. 목적지가 네덜란드라서 '반도체 동맹'을 위한 반도체 기업을 거느리고 있는 재계 총수들의 동행이 자연스럽게 다가온다. 하지만 지난 6일 부산 국제시장과 부평깡통시장에서 연출된 재계 총수들의 도열은 부자연스러웠다. 이날 윤석열 대통령은 2030 세계박람회 유치 실패로 부산 민심을 달랜다는 명목 아래 기업인들과 ‘분식 먹방 쇼’를 펼쳤다. 이재용 회장과 구광모 LG그룹 회장, 조현준 효성그룹 회장, 조원태 한진그룹 회장, 최재원 SK그룹 수석부회장, 김동관 한화그룹 부회장, 정기선 HD현대 부회장 등이 정치인들과 함께 떡볶이와 빈대떡 등을 나눠 먹으며 소탈한 행보를 보였다. 시장 상인들과의 스킨십은 정치인들의 전형적인 유세 활동으로 꼽힌다. 정치적 활동에 기업인들을 동원했다는 사실에 비판이 잇따르고 있다. 재계 총수들만 없었다면 대통령과 여당 정치인들의 영락없는 표심 단속 행보였기 때문이다. 기업 총수의 경우 소속 회사 직원들과의 소탈한 스킨십이 훨씬 더 자연스러운 행보다. 이 같은 이례적인 광경에 시민들의 반응은 엇갈리고 있다. 물론 해맑게 웃는 이재용 회장의 ‘옆집 아저씨’ 같은 소탈함이 새로운 모습이었다는 긍정적인 반응도 있다. 그렇지만 굳이 내년 준비로 바쁜 총수들까지 동원했어야 했냐는 부정적 시각이 우세하다. 한 시민은 “기업인에게 목줄을 채운 것이냐”는 극단적인 표현까지 서슴지 않았다. 아무리 정부와 기업이 ‘원팀’으로 2030 부산엑스포 유치를 위해 달려왔다지만 기업인들이 민심을 달래기 위해 정치적 행보를 함께한다는 자체가 무리수로 평가된다. 한 기업인은 이번 정부가 연출한 ‘정치적 쇼’에 답답한 듯 무표정한 얼굴로 떡볶이를 깨작깨작한 뒤 눈치를 보고 탁 내려놓는 모습이 포착되기도 했다. 이번 행보에 억지로 끌려와야 했던 기업인의 심정이 고스란히 반영된 행동이었다. 이재용 회장의 소탈한 행보를 두고는 “아무래도 최근에 옥살이를 했기 때문에 정치인들을 앞에 두고 눈치껏 행동한 게 아니겠느냐”라는 해석이 나왔다. 올해 재계 총수들은 ‘목줄’을 채워진 마냥 대통령과 함께 동에 번쩍 서에 번쩍하고 있다. 대통령의 해외 방문에 툭 하면 동원되기 때문이다. 역대로 올해처럼 빈번하게 재계 총수들이 경제사절단 명분으로 대통령과 함께 순방길에 오른 전례가 없다. 물론 엑스포 유치 활동과 경제 교류라는 명목이 있다지만 꼭 재계 총수들이 동원됐어야 하는지에 대한 의문부호가 달린다. 내년 4월에 예정된 총선이 점점 다가오고 있다. 표심을 얻기 위한 정치인들의 행보도 본격적인 시작을 알리는 시점이다. 만약 ‘부산 민심 달래기’처럼 총선의 유세 활동에 기업인들이 또 다시 간접적으로 동원되는 건 아닌지 우려가 커지고 있다. 경제 살리기를 위해 기업인들과 스킨십을 하는 건 좋지만 지나친 친밀감은 정경유착, 부정부패로 연결된다는 것을 명심해야 한다. 2023.12.12 07: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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