검색결과230건
예능

‘오은영 리포트’ 시즌3 ‘알콜 지옥’, 27일 편성 확정 [공식]

‘오은영 리포트’의 세 번째 시리즈 ‘알콜 지옥’이 온다.7일 MBC 측은 “‘오은영 리포트 - 알콜 지옥’이 27일 오후 10시 45분 첫 방송 된다”라고 밝혔다.유아와 청소년의 성(性)을 다뤘던 ‘오은영 리포트’ 시즌1에 이어 부부 문제를 다루는 시즌2 ‘결혼 지옥’으로 역대급 신드롬을 일으킨 정신건강의학과 전문의 오은영 박사와 제작진이 다시 한 번 뭉쳐 벌써 뜨거운 관심을 한 몸에 받고 있다. 이번 ‘오은영 리포트’의 세 번째 프로젝트는 권주 국가 대한민국의 고질병, 알코올 문제에 직격탄을 날릴 예정이다.특히, 국내 최초로 진행되는 알코올 탈출 금주 지옥 훈련 서바이벌이라는 전무후무한 프로젝트가 방송계 안팎의 이목을 집중시킨다. 총 800여 명의 사연 신청자 가운데 최종 선발된 10명의 참가자는 7박 8일간의 알코올 탈출 금주 지옥훈련 서바이벌에 뛰어든다. 금주 캠프에서는 금주를 위한, 금주에 의한 고난도 미션이 펼쳐질 예정이다.각종 유혹을 이겨내고 알코올 지옥에서 탈출한 단 한 명에게는 역대급 금주 지원금이 지급된다. 또한, 미션마다 깜짝 놀랄 초호화 게스트가 등장할 예정이라 첫 방송을 더욱 기다려지게 한다. 게다가 ‘알코올 어벤져스’라 불리는 대한민국 대표 알코올중독전문의 3인도 함께 지원사격에 나서 그 의미를 더한다.술에 관대한 대한민국 사회에 뜨거운 화두를 던질 MBC ‘오은영 리포트 - 알콜 지옥’은 27일 오후 10시 45분 시청자들을 찾아간다.지승훈 기자 hunb@edaily.co.kr 2023.11.07 12:11
스포츠일반

중국 '꼼수' 안 통했지만…근대5종 단체전 金, 1명은 못 받은 '황당 규정' [항저우 2022]

중국의 꼼수는 안 통했다. 단체전 금메달은 한국의 몫이었다. 그런데 금메달을 따고도 대표팀은 마냥 웃을 수만은 없었다. 4명이 함께 출전하고도 시상대엔 단 3명만 오를 수 있었던 탓이다. 대회 전 이해할 수 없는 ‘규정 변경’의 희생양이 됐다. 대한민국 근대5종 대표팀 이야기다.근대5종 남자 대표팀은 지난 25일(한국시간) 중국 항저우의 푸양 인후 스포츠센터에서 열린 2022 항저우 아시안게임 근대5종 단체전에서 금메달을 합작했다. 근대5종은 단체전 종목이 따로 열리지 않고 참가한 선수들의 개인전 기록을 합산해 결정한다. 개인전 금메달을 전웅태(28·광주광역시청)가, 은메달을 이지훈(27)이 따냈고, 정진화(34·이상 한국토지주택공사)도 4위에 올랐다. 막내인 서창완(26·전남도청)도 전체 18명 가운데 8위에 이름을 올렸다.그런데 시상대엔 서창완을 제외한 나머지 3명만 올랐다. 단체전 개인 기록을 출전한 선수 전원이 아닌, 상위 3명의 기록만 합산하기로 한 대회조직위원회의 황당한 규정 변경 때문이다. 기록 합산에서 제외된 선수는 메달 다생에서도 제외된다. 매일 지옥훈련을 함께 견뎌냈던 선수들이, 정작 단체전에선 모두가 함께 웃지 못하는 것이다. 시상대에 오른 형들 3명은 막내가 마음이 쓰일 수밖에 없고, 막내 역시 그런 형들을 보는 마음이 편할 리 없다. 기쁨으로 가득해야 할 단체전 금메달의 영광에도 대표팀이 마냥 웃을 수만은 없는 이유다.조직위원회의 황당한 규정 변경은 앞서 개인전 금메달의 주인공 전웅태도 문제를 제기한 바 있다. 전웅태는 대회를 앞두고 본지와 인터뷰에서 이러한 규정 변경에 대해 “많이 아쉽다”며 깊은 한숨을 내쉬었다. 그는 “다른 종목이나 다른 대회는 안 그런다. 다른 종목은 명단에 이름만 올라가도 메달을 주는데, 이번 대회 근대5종만 유독 이해가 안 가는 부분이 있다. 선수들 입장에서도, 대표팀도 마찬가지다. 모두가 다 ‘말이 안 된다’는 얘기를 했다”고 비판한 바 있다.앞서 지난 7월 개인 블로그를 통해서도 “근대5종 단체전 경기는 4명이 출전해 각각의 기록들을 더해 순위를 가리는 방식으로 진행돼 왔다. 하지만 이번 대회에선 상위 3명의 선수 기록만을 합산해 순위를 가리는 방식으로 변경됐다고 한다. 더 황당한 건, 4명이 출전함에도 불구하고 성적이 좋은 3명에게만 메달을 수여한다는 것”이라며 “4명 모두가 한 팀으로 단체전에 출전하는데, 한 명은 메달을 받을 수 없다니…. 처음엔 말도 안 되는 이야기로 생각했다. 하지만 사실이었다”고 적었다. 당시 전웅태는 “중국 남자 근대5종 대표팀의 경우, 3명의 선수에 비해 1명이 유독 도드라지게 실력이 떨어진다. 때문에 일각에서는 이런 황당한 규정 변경이 개최국의 텃세에서 비롯된 게 아닐까 하는 의심까지 나오고 있는 상황”이라고 지적했다. 그리고 공교롭게도 이번 대회에 나선 중국 남자 근대 5종 대표팀 선수들의 개인전 성적은 3위·5위·7위, 그리고 15위였다. 15위에 그친 루오 슈아이는 승마 종목에서 0점을 받았다. 18명 중 승마 0점은 단 4명이었는데, 그중 1명이 중국 선수였다. 금메달을 따기 위한 개최국의 텃세가 아니냐는 의심이 합리적인 이유였다.중국은 상위 3명의 성적만 합산하는 규정 변경으로 내심 금메달을 노렸겠지만, 한국의 벽 앞에 무너졌다. 상위 4명 중 3명이 한국 선수였으니, 중국은 상위 3명의 성적을 합산하더라도 은메달에 그쳤다. 한국은 상위 3명의 성적 합계가 4477점, 중국은 4397점이었다. 만약 4명의 기록을 합산하면 한국은 무려 5901점, 중국은 5600점으로 격차가 더 컸다. 동메달을 차지한 일본은 3명만 출전했는데, 만약 1명이 더 출전해 10위권 기록인 1400점만 받았어도 중국과 일본의 순위는 뒤바뀔 수 있었다.근대5종 대표팀은 이번 대회에서 전웅태가 개인전 금메달, 이지훈이 은메달을 각각 차지했고, 단체전에서도 금메달을 목에 걸었다. 여자 개인전에서도 김선우(경기도청)가 은메달을, 단체전에선 김선우·김세희(BNK저축은행)·성승민(한국체대)이 동메달을 합작했다. 다만 여자 단체전 시상대 역시 앞서 남자부와 같은 이유로 막내 장하은(한국토지주택공사)은 시상대에 오르지 못했다.김명석 기자 2023.09.25 12:57
스포츠일반

근대5종 전웅태 '될놈될' 이뤘다…선수단 첫 AG 2관왕에 개인전 2연패 '결실' [항저우 2022]

‘될 놈은 된다’. 근대5종 간판 전웅태(28·광주광역시청)가 품었던 좌우명이 결국 결실을 맺었다. 2022 항저우 아시안게임에서 대한민국 선수단 첫 2관왕과 함께 아시안게임 개인전 2연패의 대업을 달성했다. 될 놈은 된다는 뜻의 이른바 ‘될놈될’을 좌우명을 삼아 부단히 노력한 끝에 이뤄낸 대기록이다. 전웅태는 24일(한국시간) 중국 항저우의 푸양 인후 스포츠센터에서 열린 항저우 아시안게임 근대5종 남자 개인전에서 펜싱과 수영, 승마, 레이저 런(육상+사격) 합계 1508점을 획득해 정상에 올랐다. 은메달은 대표팀 동료이자 1492점을 기록한 이지훈(27·한국토지주택공사). 5년 전 자카르타·팔렘방 대회에서도 개인전 금메달을 차지했던 전웅태는 이번 대회에서도 정상에 오르며 아시안게임 개인전 2연패에 성공했다.동시에 전웅태는 이지훈, 정진화(34·한국토지주택공사)와 함께 단체전 1위도 합작해 단체전에서도 시상대 맨 위에 섰다. 근대5종 단체전은 개인전 참가 선수들의 상위 3명의 성적을 합산한다. 전웅태와 이지훈에 이어 정진화도 1477점(4위)을 기록했다. 근대5종 남자 단체전의 아시안게임 금메달 우승은 지난 2010년 광저우 대회 이후 13년 만이다. 개인전에 이어 단체전에서도 금메달을 목에 건 전웅태는 이번 대회 대한민국 선수단의 첫 2관왕의 주인공이 됐다. 전웅태는 지난 도쿄올림픽 땐 한국 선수 최초로 근대5종 개인전에서 동메달을 차지하는 등 한국 근대5종의 역사를 거듭 새로 써 내려가는 중이다. 짜릿한 대역전극이었기에 이번 금메달은 더욱 값졌다. 전웅태는 앞서 첫날 펜싱 랭킹 라운드에서 10위에 그치며 금메달 전망에 먹구름이 끼는 듯 보였다. 그러나 승마에서 5위로 순위를 끌어올린 뒤, 수영에선 전체 1위인 1분59초28의 기록으로 312점을 받아 단숨에 중간 순위 2위까지 올라섰다.그래도 초반부터 선두를 달린 이지훈과는 격차가 컸다. 앞선 3개 종목 합산 성적에 따라 출발 시기가 다른 마지막 종목 레이저런(사격+육상)에선 32초나 늦게 출발했다. 그러나 전웅태는 마지막 레이저런에서 대역전에 성공했다. 막판에 역전에 성공한 뒤 가장 먼저 결승선을 통과했다. 그 뒤를 이지훈과 리수환(중국·1484점) 정진화가 차례로 들어왔다. 상위 4명 가운데 3명이 한국 선수들로 구성됐다. 함께 출전한 서창완(전남도청)도 1424점으로 8위에 이름을 올렸다.대회 직전 본지와 인터뷰에서 “빨리 경기를 하고 싶다. 그만큼 자신이 있다”며 자신감을 불태웠던 이유가 있었다. 당시 전웅태는 “금메달을 따기 위해, 최고의 퍼포먼스를 펼치기 위해 모두가 노력하고 있다. 운동선수들은 결국 실력으로 보여줘야 한다. 모든 훈련이 다 힘들지만 눈앞에 목표(대회)가 있으니까 더 열심히 하고 있다”며 각오를 다진 바 있다. 특히 전웅태는 인터뷰 당시에도 ‘될놈될’을 강조했는데, 이번 아시안게임을 통해 자신의 좌우명을 이뤄냈다. 전웅태는 “인생의 좌우명이 될놈될이다. 그래서 더 많은 노력을 하고 있고, 남들이 안 할 때 더 움직이려고 한다. 결국 큰 대회에서 목표를 이뤄야 될놈될이 된다. 그래서 더 노력하고 있다”고 했다. 스스로 자신감을 품고 동시에 자신을 더 채찍질하게 만드는 단어인데, 아시안게임 2연패이자 2관왕이라는 대업을 통해 값진 결실을 맺었다. 지난 도쿄올림픽 마지막 메달의 주인공이 된 데 이어 이번 아시안게임에선 선수단 첫 2관왕의 주인공이 됐다. 그는 늘 자신을 통해 근대5종 종목에 대한 대중의 관심이 더 커지길 바랐는데, 올림픽에 이어 이번 아시안게임에서도 그 목표를 이뤄냈다. 특히 개인전 금메달 2연패는 물론, 지난 5년간 이른바 ‘지옥훈련’을 함께 견뎌낸 동료들과 단체전 정상까지 올랐기에 이번 2관왕의 대업은 더욱 값졌다.한편 근대 5종 남·여 대표팀은 이번 대회에서만 금메달 2개와 은메달 2개, 동메달 1개로 출전국 중 가장 좋은 성적을 거두며 '아시아 최강' 입지를 다졌다. 남자 개인전에서 금메달·은메달, 단체전에서 금메달을 목에 걸었다. 여자 개인전에서도 김선우(경기도청)가 은메달을 목에 걸었고, 단체전에선 김선우·김세희(BNK저축은행)·성승민(한국체대)이 동메달을 합작했다.김명석 기자 2023.09.25 06:31
프로야구

[포수의 신(信) 에필로그] 그 짜릿한 포구...레전드 포수의 워너비 투수는 선동열

본지는 6회에 걸쳐 ‘포수의 신(信)’ 시리즈를 연재했다. 프로야구 역사를 대표하는 포수(조범현·김동수·박경완·진갑용·강민호·양의지)들을 차례로 만나 얘기를 나눴다. 포수가 공 배합을 만들기 위해 어떤 노력을 들이는지, 투수와 끈끈한 신뢰를 구축하기 위해 어떤 자세를 갖는지, 어떤 고충이 있고 무엇을 가장 큰 보람으로 여기는지 두루 전할 수 있었다. 레전드 포수들 사이에도 투수를 리드하는 최우선 가치에 조금씩 차이가 있었다. 긴밀한 소통과 믿음의 중요성을 강조하는 포수, 선·후배 관계를 떠나 포수가 주도해 이끄는 호흡을 더 중요하게 생각하는 포수 등. 물론 정답은 없다. 이들이 공통적으로 강조한 건 의외로 포구의 중요성이었다. 포수에겐 일상과도 같은 일, 포일(투수가 던진 공을 빠뜨리는 것)이라도 범하면 쏟아지는 질타를 받을 만큼 쉽고 당연하게 여겨지는 게 포구다. 포수들은 공을 ‘잘’ 받는 건 “결코 쉽지 않은 일”이라고 했다. 미트 움직임으로 심판을 현혹하는 프레이밍(catcher framing)이나 도루 저지를 위한 빠른 송구 동작도 일단 공을 정확히 잡는 것부터 시작한다고 강조했다. 투심 패스트볼(투심) 컷 패스트볼(커터) 등 무브먼트가 있는 빠른 공을 던지는 투수들이 많아지면서, 포수의 고충은 더 늘었다고 한다. 강민호도 “3시즌(2010~2012) 동안 배터리를 이뤘던 라이언 사도스키의 투심 패스트볼은 잡을 때마다 (미트를 착용한) 왼손이 아팠다. 나중엔 엄지 보호대를 낄 정도였다”라고 돌아봤다. 이번 릴레이 인터뷰 중 가장 기억에 남는 말이기도 했다. 사도스키의 투심 구속은 140㎞/h 중반이었다. 더 안정감 있는 포구를 위해 체형을 바꾸는 노력까지 하는 게 포수였다. 조범현 전 KT 위즈 감독은 코치 시절, 소속 포수들이 하반신 근력과 유연성을 모두 키울 수 있도록 유도했다. 그 ‘지옥훈련’을 견딘 게 박경완 LG 트윈스 배터리 코치였다. 박 코치도 후배 포수들의 유연성 강화를 위해 혹독하게 이끌었다. 지도를 받은 김민식(SSG 랜더스)이 “매일 스프링캠프를 치르는 것 같았다”라고 돌아볼 정도였다. 포구는 포수에게 희열을 안기기도 한다. 빼어난 투수의 묵직한 공을 받았을 때 손끝에서 전해지는 짜릿한 느낌이 포수를 신나게 만든다는 얘기다. 김동수 SBS 스포츠 해설위원은 “소속팀에도 좋은 투수들이 많았지만, 한·일 슈퍼게임(1990년대 초반 열린 한·일 프로야구 올스타 정기전)에 나가면 리그 대표 투수들의 공을 받는 것만으로 행복했다”라고 전했다. 강민호도 “국가대표팀에서는 불펜에서 공을 받을 때도 즐거웠다. 특히 다른 소속팀 투수들은 ‘이런 공을 던지니까 내가 (타석에서) 못 쳤구나’라는 생각이 들 정도였다”라며 웃어보였다. 레전드 포수들에게 배터리 호흡을 맞춰보지 않은 투수를 전제로 “꼭 받아 보고 싶은 공”을 꼽아달라고 했다. 단연 ‘국보투수’로 불리는 선동열 전 국가대표팀 감독이 가장 많은 표를 받았다. 진갑용 KIA 타이거즈 수석코치는 “내가 막 프로 무대에 들어왔을 땐 (선동열) 감독님이 일본 리그에서 뛰고 계셨다. ‘투수’ 선동열이 던지는 공은 못 받아봤다”라고 아쉬움을 전하며 “감독님 주 무기였던 슬라이더를 꼭 직접 받아 보고 싶었다”라고 했다. 강민호도 선동열 전 감독을 꼽았다. 그는 “과거 영상을 보면, 포심 패스트볼(직구)이 밑에서 위로 올라온다는 느낌을 받았다. 그런 공이 글러브로 빨려 들어올 때 기분은 받아보지 않은 이들에게 설명하기 어렵다”라고 했다. 양의지도 “나는 어린 시절부터 선동열 감독님이 던지는 모습을 보며 야구 선수 꿈을 키웠다. 한 번 꼭 받아 보고 싶었다”라고 했다. 1995년 열린 한·일 슈퍼게임에서 선동열 전 감독과 배터리 호흡을 맞췄던 박경완 코치는 “으레 하는 말 같지만, 내가 받아본 공 중 미트에서 전해지는 전율이 가장 강했던 게 선동열 감독님 직구였다. 돌덩이가 꽂히는 것 같았다”라고 했다. 30년 가까이 지났지만, 여전히 그 느낌을 잊을 수 없다고. 김동수 위원은 ‘무쇠팔’ 고(故) 최동원 전 한화 이글스 투수 코치를 언급했다. 신인 시절이었던 1990년, 당시 삼성 라이온즈 소속이었던 최 전 코치에게 홈런을 때려낸 기억을 돌아본 그는 "프로 입문 전부터 좋아했던 최동원 선배님의 전성기 직구와 커브를 받아보지 못해 아쉽다는 생각이 들었다"라고 전했다. 조범현 전 KT 위즈 감독은 자신이 공을 받아 보지 않은 투수와의 공을 갈망하지 않았다. 대신 중·고교 시절 가장 좋아했던 '1년 선배' 원민구 전 협성경복중학교 야구부 감독을 떠올렸다. 삼성 에이스 원태인의 아버지로 더 잘 알려진 야구인이다. 조범현 전 감독은 "그 시절에 스스로 연구해서 커터를 던졌던 선배다. 본인은 슬라이더라고 하는데 정말 살짝 휘어들어갔다. 무엇보다 그토록 자신감이 넘치는 투수가 없었다. 포수로서 그런 느낌을 받은 투수는 이후 없었다. 내가 존경하던 분"이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포수는 육체노동자다. 4㎏에 가까운 보호 장비를 착용하고, 경기 시간 내내 쪼그려 앉아 있는다. 공 배합을 두고 감독의 질타, 투수의 불신을 받기도 한다. 심판과 가장 가까이 있다 보니, 부정확한 볼-스트라이크 판정에도 좀처럼 목소리는 내지 못하는 게 포수다. 심지어 기본 임무인 포구마저 어렵다. 그러면서도 투수의 성장에 기뻐하고, 정답이 없다는 공 배합을 위해 끊임없이 연구한다. 무겁고 묵직한 공을 받고 희열을 느낀다. 인터뷰를 나눈 6명 모두 "포수가 된 걸 후회한 적이 없다"라고 했다. 좀처럼 이해하기 어려운 DNA를 가진 이들. 이런 아이러니가 주는 매력이 포수 탐구를 흥미롭게 만들었다. 안희수 기자 anheesoo@edaily.co.kr 2023.09.08 07:30
프로야구

[IS 피플] 드라마 대역에서 진짜 ‘탈꼴찌’ 드라마 조연으로

김지찬(허리)에 이어 이재현(어깨)까지. 후반기 삼성 라이온즈에 또 돌발 부상 악령이 찾아왔다. 그럼에도 삼성은 후반기를 5할 승률(11승 9패)로 잘 버텨내고 있다. 주전 키스톤콤비가 이탈한 위기의 상황에서 삼성이 순항한 데에는 이 선수의 공이 컸다. 이적생 류지혁의 활약도 대단하지만, 프로 3년차 내야수 김동진(26)의 존재도 삼성에 큰 힘이다. 김동진은 후반기 첫 9경기에서 타율 0.345(29타수 10안타) 4타점 맹타를 휘둘렀다. 최근 주춤하고 있지만, 지난 15일 대구 LG 트윈스전에서 귀중한 선두타자 안타를 때려내며 팀의 역전승을 이끌기도 했다. 타순도 2번에서 시작해 6~9번까지 상·하위 타순을 가리지 않으며 주어진 임무를 충실히 수행하고 있다. 김동진의 존재감은 수비에서 더 드러난다. 김동진은 3루수와 유격수, 2루수 등을 모두 소화할 수 있는 유틸리티 플레이어다. 최근엔 부상으로 빠진 김지찬의 2루수 백업 역할을 충실히 잘 수행했을뿐더러, 15일 경기에선 어깨 탈구로 휴식이 주어진 김지찬을 대신해 유격수 역할까지 잘 해냈다. 김동진이 있었기에 삼성의 내야도 버틸 수 있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김동진이 빛을 보기 시작한 것은 프로 3년 차인 올해가 처음이다. 그동안 그의 야구 인생은 순탄치 않았다. 고교 시절 프로 신인 지명을 받지 못한 그는 대학에 진학했으나, 팔꿈치 수술을 받고 독립야구단을 전전했다. 2021년 트라이아웃과 두 번째 신인 드래프트를 통해 프로에 입단했지만, 이후 2년 동안 대부분 2군에서 보내며 기나긴 인고의 시간을 보냈다. 하지만 김동진은 쉽게 무너지지 않았다. 지난겨울 마무리캠프에서 수비 지옥훈련을 모두 소화해 내며 버틴 김동진은 올해 5월 1군의 부름을 받아 빛을 보기 시작했다. 6월까지 9경기 타율 0.355를 기록하며 맹활약했다. 이후 햄스트링 부상으로 공백기를 가졌지만, 7월에 돌아온 뒤에도 타격감을 잃지 않으며 후반기 삼성의 영웅으로 떠오르고 있다. 김동진은 독립야구 선수 시절 드라마에 출연한 독특한 이력이 있다. 2020년 인기리에 방영된 ‘스토브리그’라는 야구 드라마에서 투수 강두기의 대역을 맡은 바 있다. 드라마 속에서 강두기는 에이스 투수로서 최하위에 허덕이던 팀을 가을야구로 이끈 바 있다. 김동진도 팀이 최하위까지 떨어진 상황에서 감초 역할을 톡톡히 해내며 탈꼴찌를 이끌어냈다. 강두기 같은 투수는 아니지만, 김동진도 팀의 탈꼴찌 드라마를 만들어내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대구=윤승재 기자 2023.08.16 10:53
뮤직

햇빛촌 고병희 30년 빈자리 채운 신예 케브, 소름돋는 음색 주목

레전드 듀엣 ‘햇빛촌’의 신예 가수 케브가 소름돋는 음색으로 주목받고 있다.혼성듀엣 햇빛촌 이정한 옆 30년 허전했던 빈자리를 채운 신데렐라 ‘케브’가 대체 누구인지 궁금증이 커지고 있다. ‘햇빛촌’은 1990년 이정한-고병희 혼성듀엣으로 데뷔, ‘유리창엔 비’로 kbs ‘가요톱10’ 5주 연속 1위를 차지했던 전설의 혼성 듀엣이다.이정한은 강산이 세 번 바뀌는 세월을 돌아 ‘햇빛촌’ 가수의 삶으로 돌아왔다. 케브는 이제 실용음악학도를 갓 벗어나, 첫 데뷔하는 20대 루키지만 놀라운 음악성으로 이정한과 함께 하게 됐다.시공을 초월한 만남이지만 2023햇빛촌 이정한-케브의 케미는 대단하다. 내공깊은 이정한의 매력적 비음과 케브의 하모니에 대해서 높은 평가가 나오고 있는 것. 햇빛촌은 지난 4월 33년만에 리메이크한 ‘유리창엔 비’ 음원을 공개하고, 음악 방송 활동이 한창이다. 햇빛촌 듀엣은 방송현장에서 ‘유리창엔 비’뿐 아니라, 팝 또는 가요 2~3곡의 라이브 무대를 진행하고 있다.‘김승현의 가요본색’에서는 이들의 음악에 대해 “보컬의 여운이 진하게 남는다. 편곡도 무척 신선하고 세련되었다”고 찬사를 들었다. ‘선우경의 주말 특급’의 진행자 선우경은 케브에 대해 “눈빛이 초롱초롱하고 예쁘다’고 감탄했다. ‘박준형 박영진의 2시만세’에서 개그맨 박준형과 박영진은 “목소리가 특이하고 몽환적”이라면서 방송 시간내내 케브의 흉내를 내며 너스레를 떨었다.‘최백호의 낭만시대’에서는 “가수는 음색에서 결정이 된다고 생각하는데 음색이 참 좋다. 앞으로가 기대된다”고 격려했다. 이밖에도 각방송 PD, 작가들은 공통적으로 “하모니가 너무 좋고 라이브가 안정적”이라고 입을 모았다. 정진화는 실용음악학원을 다니던중 페이스북 ‘일반인의 소름돋는 라이브’에 응모했는데 16만 조회수가 나왔다. 유튜브 채널 ‘치사랑화’를 만들어, 김범수의 ‘끝사랑’을 불렀고, 핑크 스웨츠 챌린지에 도전했는데, 모두 10만 이상 조회수를 넘겼다. 국제대 실용음악과 2000학번 입학 수석 장학생으로 들어간 이후에는 아리아나그란데, 비욘세, 아델 등 파워풀한 여성 보컬들 따라잡기에 나섰다. 고되기로 유명한 걸그룹 데뷔조로도 뽑혀 1년 3개월간 지옥훈련을 받기도 했다. 그러던중 지난해 가을 현재 소속사 비크엔터테인먼트의 오디션에 참여했고, 전혀 생각하지도 않았던 레전드 햇빛촌의 신데렐라로 재탄생했다. 이때부터 이름도 정진화가 아닌 예명 ‘케브’를 쓰기로 했다. C.ev가 무슨 의미인지는 아직 비밀이다.케브는 “전설의 고병희 선생님 빈 자리에 제가 들어갔다니, 꿈만 같다”며 설렘을 감추지 못했다. 현재 실용음악과 교수인 이정한에 대해서는 “많은 세월이 지났는데도 ‘영&리치’의 느낌이시라 너무 좋다. 처음에는 혼 날까봐 많이 긴장했는데 늘 편하게 대해주셔서, 능력이 배가되는 것 같다”고 의욕을 보였다. 이정한은 케브에 대해 “어떤 장르도 준수하게 소화하는 전천후 보컬이다. 무한한 가능성을 지닌 재원”이라고 극찬했다. ‘2023 뉴 햇빛촌의 뮤비와 케브의 영상은 ‘햇빛촌’ 또는 ‘happy chon’을 검색하면 만날수 있다. 지승훈 기자 hunb@edaily.co.kr 2023.07.03 09:48
프로야구

[IS 포커스] 수베로 떠나고 최원호 오니 다시 ‘지옥훈련’이 보인다

'자율(自律)'이 떠난 한화에 '타율(他律)'이 등장했다.최원호 한화 이글스 감독은 지난달부터 '특타' 카드를 꺼냈다. 최근 한화 선수단은 대전 홈 경기를 마친 후 야간 특타(정규 훈련 시간 외 타격 훈련을 더 하는 일)를 진행하고 있다. 이는 원정 경기에서도 이어지고 있다. 원정 구장을 마음대로 사용할 수 없어 다른 장소를 섭외해 경기 전 특타를 진행한다. 6~8일 서울 잠실에서 열리는 두산 베어스 3연전 동안에는 배명고등학교 운동장에서 특타 훈련을 진행한다.최원호 감독은 6일 두산전을 앞두고 취재진과 만나 "(당장의) 효과보다는 선수들이 훈련으로 자신감을 얻을 수 있고, 감을 잡을 수 있어 (특타를) 한다"며 "타격감이 좋지 않을 때 아무것도 하지 않는다면 그들이 어디에서 그 감을 찾겠나. 주전은 실전을 통해 끌어올릴 수 있지만, 비주전은 훈련 말고 감을 잡을 기회가 없다"고 했다. 이어 "좋을 때는 체력적인 부분을 신경 써야 하겠지만, 안 좋을 때는 일단 좋은 감을 찾는 게 먼저"라고 덧붙였다. 시간과 장소에 여유가 있는 만큼 특타뿐 아니라 수비 훈련도 병행하고 있다. 한화는 앞서 2015~2016년에도 특타로 이슈를 만들었다. 당시 김성근 전 감독의 지도 아래 선수들이 경기 전후로 특타를 진행했다. 그때와 다른 건 경험이 부족한 어린 선수들에게 집중한다는 점이다.비슷한 점도 있다. 최원호 감독은 '타율적 훈련'을 입에 담았다. 최 감독은 "어린 선수들은 (훈련을) 좀 해야 한다"고 했다. 그는 "주전 선수들은 (경기를 치르느라) 몸이 지친다. (추가로) 나와서 훈련하라고 하면 누가 좋아하겠나"라며 "주전 선수들은 자율적으로 움직이지만 비주전, 특히 어린 선수들은 타율적으로 할 필요가 있다고 생각한다"고 전했다.최원호 감독은 "어린 선수들은 분위기에 많이 휩쓸린다. 훈련하는 분위기에선 으레 따라하지만, 안 하는 분위기로 가면 안 하게 된다"며 "퓨처스(2군)팀 감독을 맡았을 때도 25살 이하는 훈련을 의무적으로 시켰다. 결과가 아니라 과정이 중요한 나이이기 때문이다. 루틴이 되도록 (기술) 훈련과 웨이트 트레이닝을 시켰다"고 했다. 그는 " 오전 7시 웨이트 트레이닝을 일괄적으로 하게 했다. 그러니 선수들이 일찍 자게 됐고, 아침 식사도 규칙적으로 하더라"고 소개했다.최원호 감독은 "선수 시절 봉중근이 '미국은 좋게 말하면 자율이지만, 진짜 좋은 선수들이 방치돼 망가지는 경우가 매우 많았다'고 했다. 계약금 300만 달러가량을 받은 선수들은 특별 관리를 받는다. 반면 100만 달러 정도를 받고 입단한 선수들은 스케줄만 주고 알아서 하라고 했다더라"며 "중근이도 ‘선수들을 관리해 줬으면 좋겠다’고 생각했다고 한다"고 전했다.시즌 후 열릴 마무리 훈련도 강도 높게 진행할 계획이다. 최원호 감독은 "작년 박진만 삼성 감독이 한 것처럼 (강도 높은 훈련이 한화에도) 진짜 필요하다"고 했다. 최원호 감독이 지옥 훈련을 강조하는 건 카를로스 수베로 전 감독이 내세웠던 '자율 야구'에 대한 전면 철회에 가깝다. 수베로 전 감독 체제에서 한화는 수비 불안, 타격 기복 등을 지적받은 바 있다. 다만 김성근 전 감독 등 카리스마를 갖춘 지도자들도 대부분 성과를 거두지 못한 바 있다.차승윤 기자 chasy99@edaily.co.kr 2023.06.08 08:41
프로야구

[IS 인터뷰] "제게 '복귀'라는 말이 어울릴까요"

"제게 '복귀'라는 말은 어울리지 않는 것 같아요."두 달 만의 그라운드 복귀, 돌아오자마자 이틀 동안 4타수 2안타 4출루 맹활약. 하지만 삼성 라이온즈 외야수 김현준(21)은 단호했다. 오랜만의 출전에 활약이 기쁘지 않냐는 질문에 김현준은 "아직 부족한 점이 많다"고 이야기했다. 김현준은 지난 18일 경산 볼파크에서 열린 2023 KBO 퓨처스리그에서 3타수 1안타를 기록했다. 전날(17일) 복귀 첫 경기에서 1안타 2볼넷 100% 출루에 성공한 그는 이튿날에도 안타를 신고하며 자신의 복귀를 알렸다. 경기 후 만난 김현준은 “손만 빼면 다 100% 이상이다. 손의 힘만 아직 아쉽다”라면서 “(실전 컨디션은) 생각보다 괜찮았는데, 오랜만에 경기라 적응이 잘 안되긴 하더라. 두 배로 집중하고 아픈 부위도 신경 쓰다 보니 금방 피곤해지는 것 같다”라고 돌아봤다. 하지만 이내 그는 “타이밍도 좋고 경기 감각도 다 좋다. 조금 더 적응하면 좋아질 것 같다”라고 이야기했다. 김현준에게 3, 4월은 시련의 한 달이었다. 지난해 마무리캠프에서의 지옥훈련을 잘 이겨내고 스프링캠프도 잘 소화했지만, 시범경기서 예기치 못한 부상을 입으면서 낙마했다. 단순한 통증인 줄 알았지만, 수술까지 필요한 큰 부상(유구골 골절)이었다. 병원에선 “복귀까지 3개월이 걸린다”라는 진단을 받았다. 지난해 팀내 주전 중견수 및 리드오프로 자리잡으며 새 시즌을 기대했던 그에겐 청천벽력 같은 소식이었다. “너무 앞만 보고 달렸다”라고 돌아본 그는 “시범경기 때도 페이스를 조절하라는 이야기를 들었는데, 나는 나 혼자 부족하다고 판단해서 계속 훈련을 하다가 결국 탈이 났다”라며 씁쓸해했다. 하지만 김현준은 “(이번 부상을 통해) 많은 것을 배웠다”고 전했다. 그는 “야구는 장기 레이스기 때문에 부상 관리가 중요하다는 걸 느꼈고, 휴식의 필요성도 제대로 배웠다. 확실히 안될 땐 놓아야 하는데 너무 앞만 보고 달렸다. 앞으로는 조심해야겠다”라고 이야기했다.김현준은 승부욕의 화신으로도 유명하다. 예기치 못한 부상으로 경기에 나서지 못하는 자신에게 화가 나거나 답답하진 않았을까. 하지만 그는 “그때가 아니더라도 언젠가 터졌을 부상이라 생각하고 차라리 지금 (시즌 전에) 일찍 다쳐서 낫다고 생각했다”라고 이야기했다. 오히려 휴식의 중요성을 알게 된 그는 최근 두 달간을 야구에 대한 생각을 잠시 내려놓는 시간으로 삼았다고. 그는 “사실 그동안 경기도 잘 보지 않았다. 조급해지고 제대로 못 쉴 것 같아 그랬다. (복귀가 다가온) 지금은 조금씩 보고는 있다”라고 웃었다. 오랜 기다림 끝에 김현준은 19일 1군에 복귀한다. 18일 박진만 삼성 감독은 “(부상 여파로) 타격하는 것 외에는 경기하는 데 무리가 없는 것 같다. 오랫동안 경기를 안 뛰어서 경기 감각이 떨어져 있을텐데, 1군에서 감각을 익히는 게 좋을 것 같아 내일(19일) 콜업한다”라고 설명했다. 선수 본인도 팬들도 기다렸던 1군 복귀다. 하지만 김현준은 “내게 ‘복귀’라는 말이 어울리진 않는 것 같다”라고 전했다. 그는 “(구)자욱이 형같이 팀에 도움이 바로 되는 사람이라면 복귀라는 말이 어울리겠지만, 나는 1군에 올라가면 다시 경쟁을 해야 하는 선수다”라고 이야기했다. 하지만 자신감과 승부욕은 충만하다. 그는 “1군에 올라가게 된다면 (이전처럼) 그라운드 위에서 열심히 최선을 다해 뛰겠다”라며 복귀 각오를 다졌다. 경산=윤승재 기자 2023.05.19 08:00
프로야구

[IS 스타] FA 미아 위기가 만원 관중 환호로, 울컥한 한현희의 뒤엔 '지옥훈련' 은사 있었다

시즌 첫 퀄리티스타트(6이닝 이상 3자책 이하)를 달성한 순간. 길었던 부진의 늪에서 벗어난 선수도 기뻤지만, 더 기뻐했던 사람이 있었다. 더그아웃으로 들어오는 한현희(30·롯데 자이언츠)에게 김현욱(53) 컨디셔닝 코치가 다가가 환한 미소로 하이파이브를 건넸다. 한현희는 지난 13일 수원 KT위즈파크에서 열린 KT 위즈와의 경기에 선발 등판, 6이닝 동안 110개의 공을 던져 4피안타 4볼넷 6탈삼진 무실점으로 호투하며 5–0 승리를 이끌었다. 시즌 초의 부진을 씻어내는 완벽투였다. 한현희는 이전 5경기에서 2승(2패)을 거뒀지만 평균자책점은 7.17에 달할 정도로 내용은 좋지 않았다. 한현희는 이날 6이닝을 소화하면서 올 시즌 가장 긴 이닝을 던졌고, 무실점으로 첫 퀄리티스타트까지 기록했다. 한현희는 “김현욱 코치님 덕분”이라는 말을 여러 차례 강조했다. 그는 “지난주 우천취소 경기가 많아지면서 등판이 미뤄졌는데, 비 오는 날에도 빼먹지 않고 코치님과 러닝 훈련을 소화했다. 덕분에 컨디션을 유지하면서 내 폼을 찾는 데 큰 도움이 됐다”라고 말했다. 김현욱 코치는 스프링캠프부터 한현희를 ‘전담마크’ 한 바 있다. 특히 김 코치는 ‘지옥훈련’을 시키는 것으로 유명한데, 한현희는 캠프 때부터 시즌이 한창인 지금까지 잘 버텨내며 구슬땀을 흘려왔다. 한현희는 “대충 (훈련)하면 코치님께 혼난다”라면서도 “힘들지만 내가 해야 할 훈련”이라며 환하게 웃었다. 대충 하면 안 되는 이유가 있기 때문이다. 사실 한현희는 올 시즌 자체가 불투명했다. 지난겨울 자유계약선수(FA) 시장에 나와 새 팀을 찾았지만 여의치 않았고, 오히려 미아가 될 위기에 처했다. 그때 롯데가 그에게 손을 내밀었다. FA 시장에서 냉정한 평가를 받은 한현희는 반드시 롯데에서 성공해 명예를 회복하겠다는 다짐으로 새 시즌을 준비했다. 한현희가 비시즌 9kg나 체중을 감량하고 김현욱 코치의 강훈련을 묵묵히 견뎌낸 이유가 여기에 있었다. 그렇게 한현희는 5월 제 기량을 되찾으며 부활에 성공했다. 김현욱 코치도 한현희의 부활에 진심으로 기뻐했다. 한현희는 "(그동안의 부진에) 나도 그랬지만 김현욱 코치님이 엄청나게 마음고생 하셨을 것 같다. (마운드에서 내려오니) 코치님이 ‘오랜만에 정말 좋았다’고 칭찬해주셨다"라며 감사 인사를 건넸다. 이날 수원구장을 가득 메운 롯데 팬들도 한현희의 이름을 연호하며 그의 반등을 축하했다. 한현희는 “그동안 부진해서 이런 환호를 듣는 게 (롯데 이적 후) 처음이라 소름이 돋았다. 울컥했다”고 회상했다. FA 미아 위기를 만원 관중의 환호로 바꿔 놓은 한현희는 명예 회복을 위한 집념을 보여줬다. 윤승재 기자 2023.05.15 05:40
프로야구

[IS 포커스] 사연 많고 변화 많은 삼성 내야, 이원석 후계자는 누구?

올 시즌 삼성 라이온즈의 내야에는 변화도 사연도 많다. 지난겨울 자유계약선수(FA)로 김상수(33·KT 위즈)와 오선진(34·한화 이글스)을 떠나보냈고, 4월 말엔 베테랑 내야수 이원석(37·키움 히어로즈)마저 트레이드했다. 하지만 긍정적인 움직임도 있다. 지난겨울 혹독한 지옥훈련을 이겨낸 젊은 선수들이 출전 기회를 받으면서 경쟁력을 증명하는 중이다. 김지찬(22)-이재현(20) 키스톤콤비를 필두로 이원석이 빠진 ‘핫코너’ 3루수 경쟁에도 불이 붙으면서 젊은 선수들의 성장과 세대교체를 지켜보는 재미가 생겼다. 지난달 27일 이원석이 키움으로 이적한 이후, 삼성의 핫코너는 세 명의 선수가 번갈아 지켰다. 공민규(24)와 김영웅(20), 그리고 부상에서 돌아온 강한울(32)이 3루 수비를 맡았다. 이 중 실력이 검증된 강한울이 주전 3루수 자리를 꿰찰 가능성이 크다. 그러나 공민규와 김영웅, 그리고 3루 수비가 가능한 김재상(19)과 조민성(20) 등도 출전 기회를 조금씩 늘려가면서 경쟁력을 입증하고 있다. 프로 6년차 군필 내야수 공민규는 삼성의 미래를 책임질 거포 유망주다. 이원석이 자신의 후계자로 꼽은 선수이기도 하다. 냉정하지만 애정어린 조언을 해주는 이원석을 친형처럼 따라다녔던 그는 “정신 차리고 잘해라”는 이원석의 작별인사에 울컥해 마음을 다시 다잡았다고. 공민규는 “형의 이름에 먹칠하지 않도록 노력하겠다”라고 각오를 밝혔다. 프로 2년차 내야수 김영웅도 삼성의 미래 3루수 후보 중 하나다. 지난해 여름 손주인 수비코치의 지옥훈련을 견뎌낸 그는 올 시즌 수비에서 한층 성장한 모습으로 핫코너를 맡고 있다. 입단 당시 ‘수비는 이재현, 공격은 김영웅이 낫다’는 평가가 있었다. 김영웅은 피나는 노력 끝에 수비에서 일취월장한 모습을 보이고 있다.두 선수뿐만 아니라, 신인 김재상과 거포 유망주 조민성도 3루 수비가 가능하다. ‘레슬링 레전드’ 김인섭 삼성생명 레슬링단 코치의 아들 김재상은 올 시즌 스프링캠프를 2군에서 시작했지만, 성실한 모습과 재능을 보이며 가장 먼저 1군에 콜업됐다. 지난해 깜짝 등장해 박진만 삼성 감독의 눈도장을 받았던 조민성도 삼성 내야의 무한경쟁에 뛰어들었다.삼성은 최근 수년간 신인 드래프트에서 내야수를 열심히 수집했다. 투수만 집중적으로 뽑았던 과거와 달리, 최근엔 상위 라운드에 내야수를 대거 지명하면서 뎁스를 늘렸다. 그 결과 삼성은 김지찬, 이재현이라는 젊고 역동적인 키스톤콤비를 구성한 데 이어, 베테랑 내야수를 트레이드 카드로 내놓을 정도로 두꺼워진 내야 선수층을 자랑하고 있다.이젠 젊은 선수들의 출전 기회가 많아지면서 성장의 무대까지 마련된 상황. 젊어진 삼성의 내야진이 어디까지 성장할 수 있을지 주목된다. 윤승재 기자 2023.05.08 07:00
브랜드미디어
모아보기
이코노미스트
이데일리
마켓in
팜이데일리
행사&비즈니스
TOP