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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로야구

[IS 인터뷰] 흔들렸던 광속구 영점…'특급 루키' 김서현, 복잡했던 머릿속 정리 끝났다

"머릿속이 좀 뒤죽박죽 했어요."김서현(20·한화 이글스)은 지난해 기대를 한 몸에 받고 프로에 데뷔했다. 서울고 시절 155㎞/h를 던지는 강력한 구위로 신인 드래프트 전체 1순위를 꿰찼다. 그러나 데뷔 첫 시즌 성적은 신통치 않았다. 지난해 1군에서 20경기에 등판했으나, 1세이브 평균자책점 7.25에 그쳤다. 김서현은 4월 19일 1군 데뷔전에서 최고 157.9㎞/h(PTS 기준·트랙맨 기준 160.1㎞/h), 5월 11일 대전 삼성 라이온즈전에서는 최고 158.4㎞/h(PTS 기준·트랙맨 기준 160.7㎞/h)의 강속구를 던졌다. 그러나 갈수록 제구 난조가 심각해졌다. 2군 말소 후 선발로 전향, 밸런스 조정을 시도했으나 통하지 않았다. 김서현은 고교 리그를 제패했던 유망주였다. 기술적 문제가 아닌 심리적 문제로 투구 밸런스가 흔들린 것이다. 22일 서울 서초구 방배동에서 개인 훈련을 마친 후 본지와 만난 김서현은 "처음 2군에 내려갈 때를 돌아보면, 당시 생각이 좀 많았다. '갑자기 왜 안 될까' '몸이 힘들어서 그런가'라는 생각도 들었다. 머릿속이 좀 뒤죽박죽이었다"고 답했다.한화 구단은 김서현을 차근차근 돕고자 했다. 최원호 감독, 박승민 코치 등이 꾸준히 면담했고 여러 방안을 고심했으나 통하지 않았다. 김서현 입장에서는 숙제만 풀다 한 시즌이 끝나버린 셈이었다.김서현은 "2군에 내려간 후에도 생각을 정리할 시간이 없었다. 바로 선발 등판을 위해 준비했다. 시즌이 끝나고, 마무리 캠프에서도 박승민 코치님과 훈련하면서 열심히 숙제를 풀었다. 그것까지 마치고 나서야 복잡했던 생각을 비로소 정리했다"고 전했다.이제 김서현의 머릿속은 깔끔해졌다. 그는 "이제는 편한 마음으로 던지고자 한다. 지난해는 처음 2군으로 내려갔을 때 불안감이 컸다. 이젠 그런 걸 의식하지 않고 마음을 편하게 먹고 뛰겠다"고 했다. 숙제도 얼추 다 푼 모양새다. 김서현은 "아무래도 직구 비중을 늘리는 과정에서 적응이 필요했다. 최원호 감독님께서 '넌 직구 구위가 좋다. (변화구 비중이 높으면) 부상 우려도 있으니 직구를 늘려보자'고 하셨다"며 "서울고 시절에는 직구가 안 되면 변화구를 많이 던지고, 직구가 되는 날에는 직구로 (경기를) 풀었다. 그 버릇이 남아 있었다. 아직 (프로) 첫해여서 변화에 적응하지 못했던 것 같다"고 전했다.올해는 다시 불펜에서 출발한다. 김서현도 선호하는 보직이다. 그는 "감독님께서 올 시즌 나를 불펜으로 쓸 것 같다고 하셨다"며 "원했던 보직이긴 하지만, 쉽지 않다는 걸 느꼈다. (1군에서) 풀타임을 뛰어보면 좋겠지만, 안 될 수도 있다는 걸 안다. 일단 지난해보다 조금 더 1군에 오래 있고 싶다"고 다짐했다.첫해 부진했더라도 그가 특급 유망주라는 사실은 변함없다. 그는 여전히 향후 해외 진출을 꿈꾸기 충분한 인재다. 최근에는 최현일, 장현석(이상 LA 다저스) 이찬솔(보스턴 레드삭스)과 함께 훈련할 기회도 있었다. 이들을 보며 해외 진출에 대한 자극을 받지 않았냐고 묻자 그는 "1군 적응이 먼저"라면서도 "만약 간다면 미국보다 일본에 먼저 가보고 싶다"고 했다. 그 이유가 단순했다. 재밌어 보이기 때문이다. 그는 "나라마다 야구 스타일이 다르지 않나. 일본은 번트도 많아 투수가 할 일(수비)이 많다. 내가 원체 수비하는 걸 좋아한다. 그래서 더 끌린다. 미국에 도전한다면 그다음일지도 모르겠다"고 웃었다.차승윤 기자 chasy99@edaily.co.kr 2024.01.29 07:22
메이저리그

[단독] 고군분투 첫 해 '막내 해적' 배지환 "후배들과 함께 뛰는 날 기대해요"[창간 54]

배지환(24·피츠버그 파이리츠)이 빅리거로서 첫 풀타임 시즌 마무리를 앞두고 있다.배지환은 25일(한국시간) 기준으로 타율 0.241 OPS(출루율과 장타율의 합) 0.631과 도루 23개를 기록 중이다. 기록만 보면 좋은 시즌이라고 평가하긴 어렵다. 시즌 초만 해도 그는 준수한 콘택트와 정상급 주력으로 주목받았다. 미국 메이저리그(MLB) 데뷔 후 처음으로 개막 엔트리에 든 그는 4월 타율 0.250과 11도루로 존재감을 보여줬다. 5월에는 타율 0.304와 출루율 0.360으로 타격에도 가능성을 드러냈다.그러나 빅리그는 만만하지 않았다. 이후 부진과 부상이 그를 찾아왔다. 6월 타율 0.159로 최악의 부진에 시달렸고, 결국 7월 왼쪽 발목 염좌가 낫지 않아 부상자 명단에 등재되며 전반기를 마감했다. 지난 8월 19일 MLB로 복귀한 배지환은 곧 2023시즌을 마친다. 첫 시즌 마무리를 앞두고 본지와 인터뷰에 응한 배지환은 부상 당시를 떠올리며 "뛰다가 몸이 멈출 정도의 통증이었다. 다치자마자 '나으려면 시간이 꽤 걸리겠다'고 직감했다. 답답했지만, 최대한 빨리 낫고 싶은 마음뿐이었다"고 말했다.재활을 재출발의 계기로 삼았다. 배지환은 "다치기 전 야구가 잘 되지 않았다. 부상을 전화위복으로 삼기로 했다. 재활 경기를 하는 동안 지금까지 뛰었던 건 다 잊고 새 시즌을 맞이한다는 마음가짐으로 복귀를 준비했다"고 떠올렸다. 마이너리그 성적도 나름대로 의미가 있었다. 그는 9경기에서 타율 0.344와 출루율(0.462)과 장타율(0.531)을 합친 OPS 0.993을 기록, 마이너리그 레벨이 아니라는 걸 재확인한 후 MLB로 복귀했다. 배지환은 "풀타임을 뛰는 게 결코 쉬운 일이 아니라는 걸 다시 한 번 느꼈다. 복귀 후에는 몸 관리에 최우선 두고 있다"고 했다. 그는 "팀이 많으니 원정 경기가 잦고 이동 거리가 정말 멀다"며 "매년 반복한다고 체력적으로 부담이 적어지는 것도 아니다. 내가 적응하고 익숙해져야 한다. 경험해봤기에 복귀 후에는 더욱더 회복과 휴식에 신경을 많이 쓰고 있다"고 말했다.부진한 성적에도 빠른 발의 가치만큼은 입증했다. 스프린트 스피드가 초속 29.7피트에 달했고, 그라운드 위에서 주루 기준이 되는 90피트 기준 스피드로도 3.77초로 MLB 전체 6위에 이름을 올렸다. 배지환은 "투수와 수싸움에서 스타트만 잘 끊는다면 포수가 누구든지 도루에 성공할 자신이 있다"며 "시즌 내내 도루를 시도하다 보니 분명 체력 부담은 컸다. 욕심을 부리다가 루상에서 아웃된 적도 있다. 지금은 스피드를 살리면서 신중하게 플레이하는 부분을 노력하고 있다"고 했다. 개인 성적만큼 팀도 롤러코스터였다. 피츠버그는 4월까지만 해도 젊은 선수들을 앞세워 20승 9패의 돌풍을 일으켰다. 그러나 5월 이후에는 매번 승패 마진에서 적자를 기록했고, 25일 기준 성적은 74승 82패(승률 0.474)에 그치고 있다.배지환은 "메이저리그는 정말 어렵고, 어렵다. 그만큼 이겼을 때 즐거움이 정말 크다"며 "지난해는 이런 승리의 기쁨을 몰랐다면, 좋게 출발한 올해는 항상 이기는 야구를 하고 싶었다. 시즌 초의 좋은 분위기를 이어나가지 못한 게 너무 아쉽다"고 떠올렸다.지난해 배지환이 막 콜업됐을 당시 피츠버그는 젊음만 넘치던 팀이었다. 올해는 패기에 경륜이 더해졌다. 2010년대 팀의 최전성기를 이끌었던 '해적 선장' 앤드류 맥커친이 해적선으로 복귀했다. 베테랑 투수 리치 힐, 내야수 카를로스 산타나와 최지만도 팀에 합류했다.배지환은 "베테랑 선수들로부터 야구장 안팎에서 정말 많은 도움을 받았다. 그들의 존재 자체로 마음이 편해지고 든든했다. 모두 뛰어난 커리어를 쌓은 선수들이고, 선수가 아닌 사람으로도 정말 좋은 이들이었다"고 떠올렸다.그는 "힐(43)과는 나이 차이가 있는 편이었는데, 그런 건 신경 쓰지 않고 함께 재밌게 시간을 보내곤 했다. 매커친은 원정 경기 때마다 경기 후 같이 야식을 먹고, 게임도 했다. 사소해보일 수 있지만, 난 외국에서 온 루키였다. 빅리그 팀에 녹아들고 적응하는 데 있어 그들에게 정말 큰 도움을 받았다. 나 역시 미래엔 그들처럼 후배들을 챙길 수 있는 선배가 되고 싶다"는 바람도 덧붙였다. 배지환 이후에도 고교 선수들은 꾸준히 미국 무대를 노크하는 중이다. 최현일(LA 다저스) 조원빈(세인트루이스 카디널스) 등이 도전을 이어갔다. 올해 초 심준석이 피츠버그로 갔고 지난 여름 장현석(마산용마고)도 LA 다저스와 계약했다.배지환은 "난 미국 도전을 결정할 때 주위의 어떤 말에도 흔들리지 않았다. 선수로서 한 경험이 아니라 '이렇다더라, 저렇다더라' 하는 전언뿐이었다"며 "오히려 자신감을 얻었다. 당시엔 치기 어린 마음에 '너희들이 그렇게 생각해도 난 다를 거란 걸 보여주겠다'고 다짐했다"고 떠올렸다.그는 이어 "결정적으로, 내 진로는 내가 택해야 후회가 남지 않을 것 같았다. 한국에서 뛰었다면 아무리 야구를 잘해도 지금 나이에 메이저리거가 될 수 없었다. 지금 난 (미국에 온 걸) 후회하지 않는다"고 자신했다.배지환은 "MLB에 바로 도전하는 선수들은 응원과 격려보다 걱정 어린 말을 많이 들을 거다. 난 그들을 진심으로 응원하고 싶다. 포기하지 않고 끝까지 최선을 다해서 다 같이 MLB에서 뛰는 날이 오길 기대하겠다"고 전했다.차승윤 기자 chasy99@edaily.co.kr 2023.09.25 14:43
메이저리그

[IS 포커스] 장현석, 투수 육성 '핫 플레이스' 다저스로 향하다

고교 최대어 장현석(19·마산용마고) 메이저리그(MLB) 최고의 '육성 명가'로 향한다.장현석은 8일 LA 다저스와 계약금 90만 달러(11억 8000만원)에 계약했다고 발표했다. 올해 초 피츠버그 파이리츠와 계약한 심준석(80만 달러·10억 5000만원)보다 조금 더 높은 액수다. MLB 구단들은 매년 초 보너스 풀(유망주 스카우트에 사용할 수 있는 돈)이 리셋된 후 해외 유망주들을 영입하는 편인데, 다저스는 시카고 화이트삭스에 유망주를 내준 후 보너스 풀을 넘겨받아 즉각 장현석을 영입했다. 그만큼 다저스에 장현석이 필요했다. 다저스는 2013년부터 지난해까지 10년 연속 포스트시즌(PS)에 진출한 강팀이다. 올 시즌 역시 내셔널리그 서부지구 1위로 PS 진출이 거의 확정적이다. 성적이 좋은 만큼 드래프트 순위는 낮다. FA(자유계약선수) 영입이나 사치세 기준선 초과로 상위 지명 순번도 밀린다. 지명 당시부터 대형 투수를 뽑은 전례가 아주 드물다. 워커 뷸러가 대표적이다. 지명 당시 22세였던 뷸러는 반더빌트대 재학 시절 지명 후보 랭킹 11위에 오르고도 24순위로 다저스에 입단했다. 당시 최고 154㎞/h의 강속구를 던졌지만, 팔꿈치 통증이 있어서 순번이 밀렸다. 실제로 뷸러는 입단 직후 토미존 서저리(팔꿈치 인대접합 수술)를 받았다. 뷸러가 고교 3학년 때 던진 최고 구속은 151㎞/h 안팎이었다. 올 시즌 데뷔한 바비 밀러 역시 대학 시절 선발로 최고 스피드가 154㎞/h에 그쳤고, 선발로 뛸 역량은 당장 아니라는 평가를 받았다. 그러나 뷸러와 밀러는 다저스 마이너리그 팀에서 최고 163㎞/h를 던지는 최상위 유망주가 됐고, 빅리그 주축 선발로 성장했다.장현석은 고교 시절 최고 스피드 158㎞/h를 기록했다. 게다가 스위퍼를 장착하는 등 변화구 구사도 수준급이다. 보너스 풀 제도 시행 이후 다저스에도 장현석보다 많은 계약금을 받고 입단한 다른 포지션의 국제 유망주들은 몇몇 있다. 그러나 장현석 같은 '스펙'을 가진 투수는 없다. 장현석은 다저스의 '성장 환경'을 중시한 거로 보인다. 다저스는 최근 투수 유망주들을 급격하게 성장시킨 '핫 플레이스'로 이목을 끌었다. LA 타임스와 베이스볼 아메리카 등은 다저스 산하 더블A팀 선발진의 평균 구속이 153㎞/h(5월 초 기준)를 마크했다고 전했다. MLB 전 구단을 포함해 공동 1위(마이애미 말린스와 동일) 기록이다.이는 최상위 지명 유망주의 퍼포먼스가 아니다. 완성도가 떨어져 중위 순번에 지명받거나 트레이드를 통해 영입한 '원석형 선수'들을 계발해서 만든 결과다. LA 타임스는 이들이 구단이 개설한 정식 강좌를 통해 근육 증량, 신체 가동법, 근력을 투구 딜리버리(동작)에 활용하는 법을 두루 배웠다고 소개했다. 데이터 분석을 통한 육성 시스템은 MLB에서 드물지 않다. 다저스가 돋보이는 건 멘털 케어다. LA 타임스는 "다저스 선수들은 자신을 의심하지 않는다. 야구에는 자신감이 필요한데 그들이 그걸 보여준다. 자신의 장점을 알고 자신 안에 더 많은 것(역량)이 담겨 있다는 걸 안다"고 전했다. 더블A 유망주 멤버 중 한 명이이었던 닉 나스트리니(현 화이트삭스)는 "학창 시절까지 다른 구단은 날 믿어주지 않았다. 다저스가 유일했다"며 "이곳에 와서 내가 해낼 수 있다는 걸 깨달았다"고 떠올렸다.물론 경쟁이 만만치 않다. 빅리그 로스터가 탄탄한 다저스는 유망주 콜업이 늦은 편이다. 국내 남았다면 1차 지명이 유력했을 최현일(23)은 직구 평균 구속이 148㎞/h에 이를 정도로 성장했다. 그러나 아직 다저스의 상위 싱글A에 머물고 있다. MLB 승격 가능성까지 고려하면 다저스 입단은 도박일 수도 있다. 그렇다 해도 시즌 중 계약금을 끌어모아 계약했을 정도로 다저스는 장현석을 높게 평가했다. 성과만 보여준다면, 장현석에게 줄 기회는 충분하다.차승윤 기자 2023.08.12 08:48
프로야구

(중신 추가) 용마고 장현석, '투수 명가' LA 다저스간다…'계약금 90만 달러'

메이저리그(MLB) 진출을 선언했던 장현석(마산 용마고)이 LA 다저스에 입단한다. 장현석의 매니지먼트사인 리코 스포츠는 "장현석이 8일 다저스와 계약금 90만 달러(11억 8000만원) 규모 계약을 체결했다"고 9일 발표했다. 장현석은 "다저스라는 명문 구단에 입단하게 돼 영광"이라며 "저를 선택해주신 만큼 열심히 노력해 발전하는 선수가 되겠다"고 전했다.박찬호, 류현진 등 코리안 빅리거들이 거쳐간 것으로도 잘 알려진 다저스는 '투수 명가'로 손꼽힌다. 현재 서울고 출신 최현일이 마이너리그에서 역량을 갈고닦고 있는 구단이기도 하다. 현역 최고의 투수로 꼽히는 클레이튼 커쇼가 뛰는 데다 낮은 드래프트 순번에서 젊은 투수를 여러 명 키워냈다. 훌리오 우리아스, 워커 뷸러, 더스틴 메이, 토니 곤솔린에 이어 올 시즌에도 바비 밀러, 에밋 쉬한 등 새로운 강속구 투수들을 빅리그에 데뷔시킨 바 있다. 장현석의 입단 기자회견은 오는 14일 서울 용산구 드래곤시티호텔에서 진행될 예정이다.차승윤 기자 2023.08.09 11:25
야구

다저스맨 최현일의 각오 "빅리그 도전, 앞으로 2년 남았다"

올 시즌 마이너리그 투수 최현일(22·LA 다저스)에 주목할 필요가 있다. 최현일은 지난해 의미 있는 1년을 보냈다. 마이너리그 싱글A와 상위 싱글A에서 8승 6패 평균자책점 3.55를 기록했다. 싱글A에서 팀 내 다승 1위에 오르며 8월 상위 싱글A로 승격했고, 10월에는 다저스 구단 '올해의 마이너리그 투수'로 선정됐다. 그는 일간스포츠와 인터뷰에서 "시즌 전 조금 걱정했다. (코로나19 영향으로) 2020년을 쉬었던 만큼 결과를 예상하기 어려웠다. 집중하다 보니 너무 잘 됐다"고 돌아봤다. 최현일은 강백호(23·KT 위즈)의 서울고 1년 후배다. 사이드암스로 정우영(23·LG 트윈스)과 서울고 마운드를 지킨 쌍두마차였다. 졸업반이던 2018년 고교리그 성적이 3승 3패 평균자책점 2.08. 51과 3분의 2이닝 동안 삼진 55개를 잡아내 가능성을 인정받았다. 하지만 그의 선택은 KBO리그가 아니었다. 미국 무대에 도전장을 내밀었고 다저스와 30만 달러(3억6000만원)에 계약, 태평양을 건넜다. 출발은 산뜻했다. 마이너리그 첫 시즌이던 2019년 루키리그에서 5승 1패 평균자책점 2.63을 기록했다. 최현일은 "미국에 가보니 난 구속이 빠른 편도 아니고 하드웨어가 좋은 편도 아니었다"며 "체인지업이라는 좋은 무기를 활용한 게 효과적으로 통했다"고 말했다. 고등학교 때는 직구 하나만 믿고 마운드에 올랐다. 하지만 괴물 같은 유망주가 즐비한 마이너리그에선 통하지 않았다. 그는 "세컨드 피치가 약하니 타자들이 직구만 노리고 들어왔다"고 했다. 미국에서 만난 귀인은 조엘 페랄타 코치였다. 메이저리그(MLB) 통산 620경기를 불펜으로 뛴 페랄타 코치는 그립의 변화를 강조했다. 최현일은 "너무 한 그립에 얽매이지 말고 그립을 바꿔보라고 하시더라. 조언대로 그립을 바꿨는데 신기하게 느낌이 딱 왔다"며 "고등학교 때는 제구에 자신이 있었지만 마땅한 변화구가 없어 활용하지 못했다. 체인지업뿐만 아니라 슬라이더도 향상하니 강점인 제구력을 더 잘 활용할 수 있었다"고 만족감을 나타냈다. 최현일은 지난해 싱글A에서 9이닝당 삼진을 10.3개나 잡아냈다. 반면 9이닝당 볼넷은 단 1개였다. 기대가 컸던 2020년. 예상하지 못한 변수가 터졌다. 코로나19 영향으로 마이너리그 일정이 모두 취소돼 강제로 1년을 쉬어야 했다. 그는 "(KBO리그에서 뛰고 있는) 친구들이 잘해서 배가 아픈 것보다 '난 아무것도 하지 못하는데 (친구들은) 야구를 하고 있구나'는 생각이 들었다"며 "착잡하긴 했어도 내가 할 수 있는 걸 하자는 생각으로 무덤덤하게 넘어갔다"고 말했다. 마이너리그 생활은 고단했다. 최현일은 하이 싱글A에 있을 때 미시간주에서 위스콘신주까지 버스만 8시간을 타기도 했다. 음식이 잘 맞지 않아서 패스트푸드점에서 끼니를 해결한 적도 있다. 다저스 산하 마이너리그에는 아시아계 선수가 총 3명. 한국인은 그가 유일하다. 보이지 않는 많은 벽과 부딪혔다. 그리고 그 과정에서 성장했다. 최현일은 "사실 이번에 상을 받기 전까지 자존감이 낮았다. 구속도 빠르지 않고 신체조건도 뛰어나지 않으니 내 장점이 뭔지 망각했던 부분도 있었다"며 "수상을 하니 '구단이 나를 좋게 생각해주고 있구나' 이런 생각이 들었다. 좀 더 재밌게 야구할 수 있는 계기가 되는 것 같다"고 반겼다. 올 시즌 그의 가장 큰 목표는 구속이다. 최현일은 "데이터를 보면 시속 91마일(146.4㎞) 이상 피안타율보다 89마일(143.2㎞) 피안타율이 높았다"며 "최고 구속을 올리는 것보다 평균 구속을 꾸준하게 93마일(149.6㎞) 정도 유지했으면 한다"고 말했다. 이어 "탄탄대로를 걷는다면 내후년에 (빅리그 도전을) 한 번 시도해볼 수 있지 않을까. 애초에 목표를 5년으로 잡았는데 올해 좋은 컨디션에서 하이 싱글A 무대를 도전해보고 싶다"고 했다. 오는 9월 열리는 항저우 아시안게임에선 야구 대표팀의 연령대가 확 내려갈 전망이다. 24세 이하의 젊은 선수들로 대표팀을 꾸릴 계획이어서 최현일도 대상자가 될 수 있다. 여러 가지 의미에서 2022년이 중요한 이유다. 그는 "진짜 자신 있다"고 힘주어 말했다. 배중현 기자 bae.junghyune@joongang.co.kr 2022.01.11 16:12
야구

유망주 최현일, 다저스 선정 올해 마이너리그 투수 선정

LA 다저스가 최현일(21)을 '2021년 올해의 마이너리그 투수'로 선정했다. 다저스는 2일(한국시간) 보도자료를 통해 "2021 브랜치 리키 마이너리그 최우수 선수로 내야수 미겔 바르가스를, 최우수 투수로 최현일을 선정했다"고 밝혔다. 이날 2일 다저스타디움에서 열리는 밀워키 브루어스와의 홈경기 전에서 시상식을 연다. 최현일은 서울고 재학 중이던 2018년 8월 다저스와 계약했다. 2019년 루키리그에서 던졌고, 지난해에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여파로 마이너리그 경기가 모두 취소되면서 개인 훈련을 했다. 올해에는 다저스 산하 하위 싱글 A 랜초 쿠카몽가에서 15경기에 등판해 8승 3패 평균자책점 3.17(65⅓이닝 47피안타 25실점 23자책), 상위 싱글 A 그레이트 레이크스로 승격해 3패 평균자책점 4.17(41이닝 38피안타 19실점)을 기록했다. 최현일은 올해 총 106⅓이닝을 던지는 동안 삼진 106개를 잡고, 이닝당출루허용(WHIP)은 0.97로 유지했다. 최현일은 소속 에이전시를 통해 "마이너리그에서 가장 잘 던지는 투수에게 주는 상을 받았다. '내가 그 정도로 잘했나'라고 믿기지 않는다"며 "지금까지 노력한 것에 관한 성과라고 생각한다"고 소감을 밝혔다. 이어 "구속이 더 오르면 더 좋은 투수가 될 수 있다. 비시즌에 힘과 체중을 늘릴 계획"이라며 "(한국시간으로) 오전 11시에 다저 스타디움에서 공을 던지는 최현일을 보실 수 있게 노력하겠다"고 다짐했다. 박소영 기자 2021.10.02 10:46
야구

야구 인생 역전 꿈꾸는 필라델피아 이지태

필라델피아 필리스와 계약한 투수 이지태(20)가 야구 인생 역전을 꿈꾼다. 필라델피아가 최근 공개한 국제계약 선수 명단엔 포철고 출신 이지태가 포함됐다. 2020년 KBO리그 드래프트에서 지명받지 못한 그는 '재수'를 거쳐 미국에서 기회를 잡았다. 지난 1월 계약서에 사인하며 받은 계약금은 1만달러(약 1000만원). 특급 유망주는 물론 KBO리그 선수들보다 적다. 하지만 이지태는 "기회가 생긴 것만으로도 감사하다"고 했다. 이지태의 장점은 단연 체격이다. 신장 189㎝, 체중 100㎏. 아버지 이정규(47)씨, 어머니 오기옥(46)씨 덕분이다. 그는 "아버지는 180㎝, 어머니도 165㎝로 키가 크시다"며 "웨이트트레이닝을 좋아한다. 코로나 19로 훈련을 제대로 못할 때도 거의 매일 했다. 들 수 있는 무게가 늘어날 때의 쾌감이 있다"고 했다. 최윤석 필라델피아 스카우트는 "좋은 체격, 최고 149㎞의 구속이 매력적이었다. 태도도 성실하다. 제구력을 가다듬으면 가능성이 있는 선수"라고 영입 배경을 설명했다. 이지태의 야구 인생은 평탄하지 않았다. 수원 출신인 그는 덕수중으로 전학해 서울고로 진학했다. 서울고엔 프로지명자만 6명이나 될 정도로 뛰어난 선수들이 많아 기회가 없었다. 결국 3학년 때 포철고로 전학했으나 프로의 문은 열리지 않았다. 이지태는 "대학보다는 1년 뒤를 생각했다. 드래프트에서 뽑히지 않았을 때도 속상해하지 않았다. 자신이 있었다. 부모님께서 격려해 주신 덕분에 마음 편히 운동했다"고 했다. 이지태는 포기하지 않았다. 독립리그에 잠시 몸담기도 하는 등 다음 기회를 노렸따. 7월부터는 프리미어 베이스볼에서 훈련하며 프로의 꿈을 이어갔다. 그 곳엔 미국에서 야구를 하다 KBO리그에 지명된 이케빈 코치가 있다. 손승락, 김동호 코치도 그에게 많은 조언을 해줬다. 이지태는 "드라이브라인 시스템에 대해 관심이 많아 훈련하게 됐다. 이케빈 코치님에게도 많은 이야기를 들었다"고 했다. 중학교 은사인 최덕현 감독의 경기상고에서도 훈련했다. 이지태는 "많은 분들이 도와주신 덕분에 열심히 할 수 있었다"고 했다. 이지태는 "감독님 덕분에 웨이트트레이닝의 즐거움을 배웠다. 사실 예전엔 '그냥 하는 거지'라는 식이었는데, 이제는 재밌게 하게 됐다"고 고마워했다. 그런 그에게 필라델피아가 손을 내밀었다. 이지태는 "코로나 19 여파로 국내 팀 테스트도 줄었다. 고교 때도 몇 개 미국 구단에서 관심을 주셨는데, 필라델피아에서 계약 제안을 해 너무 기뻤다"고 했다. 그는 "장재영, 나승엽 선수처럼 좋은 선수들은 여러 선택지가 있지만, 나는 아니다. 프로 레벨에서 뛸 수 있게 된 것만으로도 좋았다"고 했다. 그는 "구단과 영상 회의를 했는데 팜 시스템에 대한 설명을 들었다. 많은 걸 배울 수 있을 것 같다 설렌다"고 했다. 한국에서 프로로 뛰던 선수들도 미국 생활은 쉽지 않다. 이지태는 "서울고에 다닐 때도, 포철고에서도 기숙사 생활을 했다. 미국에서도 혼자 지내는 건 어렵지 않다"며 "중학교 때 일본어 공부는 열심히 했고, 곧잘 했지만 영어를 솔직히 잘 하진 않는다. 지금은 드라마와 영화를 보면서 공부하고 있다"고 했다. 필라델피아는 2001년 아마추어 선수로 이승학과 김일엽을 영입한 바 있다. 공교롭게도 이지태는 포철고 시절 김일엽 코치로부터 배웠다. 이지태는 "코치님이 강하게 키우셨는데, 내가 속을 많이 썩였다. 지금 떠올려보면 코치님 말씀이 맞았다. 감사한 마음을 갖고 있다"고 했다. 그는 "난 운이 좋다. 김 코치님 뿐 아니라 최덕현 감독님 덕분에 경기상고에서도 훈련할 수 있었고, 프리미어 아카데미에선 손승락, 이케빈, 김동호 코치님을 만났다. 서울고 선배인 최현일 형(LA 다저스)과 아버님인 최승포 코치라운드 대표님에게도 조언을 많이 구했다. 이 분들에게 보답하기 위해서라도 잘 해야 한다"고 했다. 필라델피아엔 2명의 수퍼스타가 있다. MVP 출신 브라이스 하퍼(29)와 MLB 최고 포수 J.T 리얼무토(30)다. 이지태는 "하퍼와 기회가 닿는다면 대화하고 싶다. 자신감의 원천이 무엇인지, 어떤 마인드로 그런 퍼포먼스를 내는지 궁금하다. 리얼무토가 공을 받게 되는 날이 오면 더 기쁠 것"이라고 했다. 이지태의 앞엔 꽃길이 아닌 울퉁불퉁한 길이 놓여 있다. 수십명의 유망주들과 경쟁해야 한다. 하지만 그는 "두렵지 않고, 흥분된다"고 했다. 이지태는 "아직 마이너리그 일정이 정해지지 않았으나 루키리그도 열릴 것이라고 들었다. 그때까진 국내에서 훈련할 계획"이라고 했다. 그는 "나는 남들보다 늦은 편이다. 5~6년 정도 성장하면 메이저리그란 꿈을 이룰 수 있지 않을까"라고 했다. 이지태의 꿈은 '오래오래 야구를 하고, 주변 이들에게 보답하는 것'이다. 그는 "아직 내가 대단한 걸 이루진 않았지만 필라델피아와 계약한 것도 부모님을 비롯해 많은 분들의 도움 덕택이었다"며 "다행히 나는 아픈 데가 없다. 40살까지 야구를 하는 게 목표다. 그리고 나중에는 야구 뿐 아니라 다른 것으로도 내가 누군가를 도와주고 싶다"고 했다. 김효경 기자 kaypubb@joongang.co.kr 2021.03.01 14:34
경제

[랜드 is] 아파트 대신 오피스텔? "똘똘한 오피스텔 못 잡으면 쪽박"

최근 오피스텔 업계 분위기가 심상치 않다. 거래량이 급증하는가 하면, 수백 대 일에 달하는 청약 경쟁 사례도 쏟아지고 있다. 정부가 아파트 관련 규제를 강화한 데 이어 기준금리까지 역대 최저 수준으로 낮추면서 풍부한 유동성이 오피스텔에 몰린 것으로 보인다. 오피스텔은 아파트와 비교해 상대적으로 규제가 덜하다. 하지만 업계는 '묻지마식' 오피스텔 투자는 실패할 가능성이 높다고 지적한다. 감가상각이 크고, 입지와 건설사에 따라 수익성 차이도 천차만별이기 때문이다. 아파트 누르니 오피스텔이 튀네 7일 한국감정원에 따르면 올해 1~4월 전국 오피스텔 거래량은 5만3068건으로 전년 동기 4만5297건 대비 약 17.16% 증가했다. 특히 수도권(서울‧경기‧인천)이 기간 약 18.21%(3만1969건→3만7789건)로 거래량이 늘어났다. 뻥뻥 터진다. 지난 3월 이후 분양한 신규 오피스텔은 높은 경쟁률을 기록하고 있다. 인천 서구 '청라국제도시역 푸르지오 시티'는 1630실 모집에 1만4405건이 몰리면서 평균 8.84대 1의 청약 경쟁률을 나타냈다. 부산 수영구 '해링턴타워 광안디오션'은 546실 모집에 2만4659건이 접수돼 평균 45.163대 1의 청약 경쟁률을 기록했다. 분양가도 치솟고 있다. 지난달 분양한 현대엔지니어링의 '힐스테이트 청량리 더퍼스트' B블록 전용면적 84㎡ 오피스텔 분양가는 10억5300만~11억7697만원 수준이다. 그런데 지난해 인근에 분양했던 주상복합아파트 롯데캐슬 SKY-L65의 전용면적 84㎡ 분양가는 8억4620만~10억5970만원이었다. 오피스텔 분양가가 주변 주상복합아파트보다 비싸다는 소리다. 오피스텔 인기, 왜? 업계는 오피스텔의 인기를 강화된 아파트 규제와 낮은 기준금리에서 찾는다. 현 정부는 '투기수요 근절, 맞춤형 대책, 실수요자 보호'라는 3대 원칙을 세우고 아파트를 중심에 둔 강력한 부동산정책을 유지하고 있다. 국토교통부는 오는 8월부터 수도권‧광역시 비규제지역 분양권 전매를 기존 6개월에서 '소유권 이전 등기 시'로 바꾼다고 밝혔다. 이로 인해 아파트 시장은 실수요자 위주로 재편되고 있다. 반면 오피스텔은 아파트와 달리 규제가 덜하다. 아파트와 달리 청약통장, 거주지 제한, 주택 소유 여부에 상관없이 국내 거주하는 만 19세 이상이면 청약접수가 가능하다. 계약 후 바로 전매가 가능하다는 장점도 있다. 돈은 차고 넘친다. 한국은행은 지난달 28일 열린 금융통화위원회에서 기준금리를 연 0.75%에서 0.5%로 0.25%p 하향 조정했다. 국내 기준금리가 0%대에 들어선 것은 역대 처음이다. 오피스텔은 낮은 예·적금 금리 시대에 매력적인 투자처다. 지난 5월 기준 은행연합회 자료에 따르면 기준 제1금융권 정기예금 1년 기본 금리는 최대 1.45%다. 반면, 한국감정원에 따르면 전국 오피스텔 평균 수익률은 올해 4월 기준 5.44%였다. 은행 예금 금리보다 3배 이상 수익률이 높다. 아파트에 투자하지 못하고 헤매던 시중 자금이 오피스텔로 몰리게 된 배경이다. 청약 미달ㆍ월세 감소도 뚜렷 모든 오피스텔이 잘 나가는 건 아니다. 한국감정원에 따르면 올해 분양된 16곳의 오피스텔 중 8곳의 청약 접수가 미달했다. 지난 4월 분양한 신제주 연동 A 오피스텔의 경우 441실 중 불과 31실만 청약자가 나섰다. 전남 나주시에서 분양한 500실 규모의 B 오피스텔은 84㎡형 4실 모집에 단 한 명도 청약하지 않았다. 인천 서구 청라동에 들어설 C 오피스텔 역시 대부분 청약 미달했다. 경기 고양시 덕은지구에 들어설 D 오피스텔은 브랜드 건설사가 지었지만 청약이 미달해 체면을 구겼다. 연 단위 수익률도 점차 감소 중이다. 한국감정원에 따르면 서울 오피스텔 매매가격은 지난 2018년 3월 2억2335만원에서 올 3월 2억2926만원으로 591만원 올랐다. 그러나 수익률은 0.11% 감소했다. 매매가격은 꾸준히 상승하고 있지만, 수익률은 하락하고 있다. 오피스텔은 시간이 지날수록 감가상각이 크다. 신축은 반짝 관심을 받지만, 시간이 흐를수록 월세는 물론 자산 가치도 떨어진다. 일산서구 대화동의 '킨텍스꿈에그린' 오피스텔은 전용 84㎡가 지난 4월 5억6400만원에 매매됐다. 이는 지난해 비슷한 매물보다 1억원 가까이 오른 수준이다. 반면 지어진 지 10년이 넘은 오피스텔은 매매가가 꾸준히 하락해 전세가가 매매가를 추월하는 경우가 일부 나타났다. 일산동구 백석동에 위치한 오피스텔 '백석역동문굿모닝힐'은 지난 4월 전용 35㎡가 1억3000만원에 팔렸다. 그런데 같은 달 같은 조건의 평형의 전세가 1억4000만원에 거래됐다. 매매가보다 전세가가 1000만원 높은 역전 현상이 나타난 것이다. 인근 '브라운스톤 일산'도 전용 57㎡가 이달 1억7500만원에 전세 계약이 맺어졌다. 이 평형의 가장 최근 매매가는 1억6900만원이었다. 전세가보다 600만원이 싼 것이다. 업계 관계자는 "오피스텔은 건축법상 업무시설로 분류되어 주택이 아니다. 아파트보다 주거환경이 열악하고, 주기적인 공급 과잉으로 수익성이 떨어지는 등 단점도 큰 투자처"라고 말했다. 똘똘한 오피스텔 고르는 법 뚜렷한 '암'이 존재하지만, 당분간 오피스텔 열기는 이어질 것으로 전망된다. 당장 분양 일정이 꽉 들어차 있다. 서울 영등포구 여의도동 옛 메리츠종합금융 자리에 들어서는 주거형 오피스텔 '힐스테이트 여의도' 210실은 이달 중순 분양된다. 여의도에서 처음으로 선보이는 힐스테이트 브랜드여서 관심이 높다. 이 밖에 경기도 의정부시 '힐스테이트 의정부역'(60실), 경기도 하남시 '위례신도시 제일풍경채'(250실), 인천시 부평구 'e편한세상 시티 부평역'(1208실), 광주광역시 북구 '더샵 광주포레스트'(84실) 등의 오피스텔이 분양 예정이다. 조현택 상가정보연구소 연구원은 "서울 오피스텔은 매매가격과 전셋값이 상승세를 이어가고 있지만, 지방은 다른 양상이다. 오피스텔 시장에도 지역별 양극화 현상이 진행되고 있다"고 진단했다. 이럴 때일수록 오피스텔도 상가처럼 조심스럽게 접근해야 한다는 것이 조 연구원의 생각이다. 조 연구원은 "오피스텔은 감가상각이 상대적으로 큰 수익형 부동산이기 때문에 일부 특정 지역을 제외하고 시세차익을 얻기 어려운 상품"이라며 "소액 임대이익을 얻기 위한 투자는 위험성이 덜하지만 최근 신축 오피스텔도 늘고 있어 시세차익을 위한 투자는 분석이 선행돼야 한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교통, 입지, 평면 등 상품구성을 살펴봐야 하고 시공사와 건설사도 어디인지 꼼꼼하게 따져봐야 한다"고 했다. 발품도 필수다. 최현일 한국열린사이버대학교 교수는 "오피스텔은 매월 안정적인 임대수익을 얻는 수익형 부동산이기 때문에 수익률이 생명"이라며 "투자하기 전에 중개업소 3곳 이상을 방문해 수익률을 교차 체크하는 것이 좋다. 오피스텔을 분양받는 경우에는 주변에 있는 경쟁상품의 매매가격 및 임대료 시세 등을 사전에 비교해야 한다"고 칼럼을 통해 조언했다. 서지영 기자 seo.jiyeong@joongang.co.kr 2020.06.08 07:00
야구

[IS 단독 인터뷰] '前 넥센 → 마이너 감독' 대니 돈, "좋은 멘토가 되고 싶다"

전 넥센 외국인 타자 대니 돈(35)이 지도자 길을 걷는다.대니 돈은 올 시즌부터 LA 다저스 산하 마이너리그 루키팀 감독을 맡는다. 현재 미국 애리조나에서 6월부터 시작되는 시즌에 맞춰 선수단을 지도한다.국내 야구팬에게 익숙한 이름이다. 대니 돈은 2015년 11월 브래드 스나이더를 대체할 자원으로 넥센(현 키움)과 계약했다. 기대가 높았다. 2015시즌 마이너리그 트리플 A에서 타율 0.374로 맹활약했다. 그해 메이저리그에 데뷔했지만 한국행을 택했다. KBO 리그 첫 시즌이던 2016년 129경기에 출전해 타율 0.295·16홈런·70타점으로 준수한 모습을 보였다. 볼넷(70개)과 삼진(72개)의 비율도 1 대 1. 출루율이 0.399로 4할에 가까웠다.그러나 재계약한 이듬해 부진했다. 잔부상에 시달리면서 20경기 출전에 그쳤다. 결국 7월 퇴출돼 한국을 떠났고, 미국으로 돌아가 2018년 잠시 독립리그에 몸담은 뒤 은퇴했다. 그리고 올해부터 다저스 산하 마이너리그 루키팀을 맡게 됐다. 그는 일간스포츠와 인터뷰에서 "은퇴 이후에도 야구계에 몸담고 싶다는 생각을 했다. 운 좋게 다저스에서 지도자로 새 출발하는 기회를 얻었다"고 근황을 전했다. - 근황은 어떤가."현재 LA 다저스 마이너리그 소속으로 애리조나에서 어린 선수들을 지도한다. 우리팀에는 한국에서 온 투수 최현일이 있고, 다저스 구단에서 연수받는 조원우 전 롯데 감독도 계신다. 종종 한국에 대한 얘기도 나누면서 즐겁게 생활한다." - 은퇴 이후 이른 시점에 감독을 맡게 됐는데."솔직히 선수 생활을 조금 더 하고 싶었다. 몇 년 더 뛸 수 있다는 자신감도 있었다. 하지만 현실적으로 기회를 받는 게 쉽지 않았다. 은퇴 이후에도 야구계에 몸담고 싶다고 생각했는데, 운 좋게도 다저스에서 지도자로 새 출발하는 기회를 얻었다. 다저스는 육성과 코칭에서 배울 게 많은 좋은 구단이다. 나같이 지도자로 첫발을 내딛는 사람에게는 최고의 구단이라고 생각한다." - 2018년 독립리그를 끝으로 선수 생활을 정리했다."서른네 살이면 KBO 리그에서는 아직 선수 생활을 할 수 있을지 모른다. 그런데 미국은 아니다. 메이저리그라는 무대는 경쟁이 매우 치열하기 때문에 이른 나이에 은퇴하는 선수가 꽤 많다. 독립리그라면 내가 원하는 만큼 선수 생활을 지속할 수 있었지만, 가족을 위해 ‘이제는 그만둬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가족과 좀 더 많은 시간을 보내고 싶었다. 그리고 독립리그는 금전적 대우가 열악하다. 긴 시간 야구를 하면서 몸도 마음도 지쳤던 거 같다." - 2015년 상당히 좋은 흐름 속에서 한국행을 택했는데, 후회는 없었나."전혀 없었다. 당시 제안받고 한국에 가서 야구를 할 수 있다는 사실에 매우 들떴다. 한 번도 가 보지 않은 낯선 곳에서 야구를 하면서 생활한다는 건 살면서 접할 수 있는 흔한 기회가 아니다. 한국에서 새로운 문화를 경험할 수 있었고, 무엇보다 야구를 하면서 좋은 사람들을 많이 만날 수 있었다. 아내도 한국 생활을 매우 즐거워했다. 우리 부부에게 한국에서 생활은 평생 멋진 추억으로 남아 있다. 2015년으로 다시 돌아간다고 해도 똑같은 결정을 내릴 것이다."- 2017년 중반 한국을 떠날 때 아쉬움은 없었나."팀이 기대한 만큼 좋은 경기력을 보여 주지 못한 나 자신에게 크게 실망했다. 당시 몸이 좋지 않은 부분도 있었지만, 핑계 대지 않겠다. 프로 선수로, 더구나 나는 용병이었기 때문에 경기장 안에서 평가받을 수밖에 없다. 좋은 성적을 내고 팀이 승리하는 데 보탬이 됐다면 한국을 떠날 일도 없었을 거다. 그게 프로의 세계라고 생각한다. 넥센이라는 좋은 구단에서 기회를 주고 많이 도와준 부분에 대해 아직도 매우 감사하다. 팀 동료들로부터 많은 도움을 받았고, 팬들도 많은 격려와 응원을 해 주셨다. 이 인터뷰를 통해 다시 한 번 감사하다는 말을 꼭 전하고 싶다." - 2016년보다 성적이 떨어졌던 것은 아무래도 부상 여파였을까."2016시즌 중 무릎이 조금씩 안 좋아졌다. 그래서 오프시즌에 간단한 무릎 수술을 받고 다음 해 스프링캠프에 들어갔는데, 오키나와 캠프에서 다시 무릎에 이상을 느꼈다. 치료받았고, 통증을 어느 정도 견디면서 플레이했지만, 정상적인 몸 상태가 아니었다. 무릎만 괜찮았으면 좋은 성적을 낼 수 있었을 거라는 아쉬움도 있지만, 부상은 내가 컨트롤할 수 있는 부분이 아니지 않은가. 운동선수에게 부상은 언제든지 찾아올 수 있는 거다. 하지만 앞서 말했듯, 부상을 성적 하락의 핑계로 삼지는 않겠다." - 미국으로 돌아간 뒤 KBO 리그 소식은 접하고 있나.“물론이다. KIA의 스카우트로 활동하는 브렛 필이 친한 친구다. 필에게 종종 리그에 대한 이야기를 듣는다. 그리고 지금 다저스에서 연수받는 조 전 감독과도 많은 대화를 나눈다. 한국뿐 아니라 야구에 대한 이야기를 많이 한다.(웃음)" - 지도자 생활을 할 때 KBO 리그에서 뛰었던 게 도움이 되는 부분이 있을까.“물론이다. 야구는 각 나라의 리그마다 다른 점이 있다. 나 또한 KBO 리그에서 선수 생활을 하면서 미국 야구와 다른 점을 많이 경험했고 배웠다. 어린 선수를 지도해야 하는 루키리그 감독으로 활용할 부분이 있다. 마이너리그에는 호주·유럽·아시아 등 다양한 나라에서 온 선수들이 많다. 다저스에도 한국에서 온 최현일 선수가 있지 않나. 한국에서 선수 생활을 한 경험이 미국에서만 선수 생활을 한 지도자보다 다양한 외국인 선수를 대할 때 많은 도움이 될 거라고 생각한다." - 지도자로 철학이 있다면.“선수 기량을 향상시키는 것도 중요하지만, 야구를 통해 좋은 인격을 갖추고 좋은 사람이 되도록 도와주는 것도 중요하다. 비록 나는 그들의 야구 인생에 작은 부분을 차지하겠지만, 최대한 많은 도움을 주고 긍정적인 영향을 끼치고 싶다. 야구장 밖에서도 나쁜 길로 빠지지 않게 도와줄 것이다. 나는 단지 감독이 아닌 인생의 좋은 멘토가 되고 싶다.” - 어떤 스타일의 야구를 하고 싶나.“공격적이고 터프한 야구를 할 것이다. 그리고 어린 선수들에게 내가 항상 강조하는 단어가 있다. '존중(respect)'이다. 자신이 속한 팀을 존중하고 팀 동료를 존중하고 더 나아가 상대팀까지 존중하라는 것이다. 프로는 어쩔 수 없이 승리에 집착할 수밖에 없다. 하지만 자신이 속한 팀과 팀 동료들 그리고 상대팀에 대한 존중 없이 이기는 것은 아무런 의미가 없다. 어린 선수들에게 이런 부분을 감독으로 가르칠 것이다.” 배중현 기자 bae.junghyune@jtbc.co.kr 2019.05.02 07:00
야구

[단독] 서울고 최현일, LA 다저스와 30만 달러에 계약

서울고 오른손 투수 최현일(18)이 LA 다저스와 계약한다.20일 메이저리그에 정통한 관계자에 따르면 최현일은 최근 다저스와 30만 달러(3억3000만원)에 입단 합의를 마쳤다. 올해 신인 드래프트 대상자로 상위 지명이 유력했지만, 최종적으로 미국행을 택했다. 내셔널리그 서부지구에 속한 다저스는 류현진의 소속팀으로 국내 오른손 투수가 다저스와 계약한 건 2009년 5월 이지모(현 두산)에 이어 9년 만이다.최현일이 다저스와 계약하면서 각 구단의 신인 드래프트 전략도 수정이 불가피해졌다. 최현일은 탄탄한 체격조건(189cm·91kg)을 바탕으로 최고 구속 150km 안팎의 빠른 공을 던진다. 올해 고교리그 성적은 2승2패 평균자책점 3.27. 지난해 성적(1승1패 평균자책점 0.86)보다 약간 떨어졌지만, 이닝당 출루허용(WHIP)과 피안타율이 각각 1.15, 0.236으로 준수하다. 19일 열린 봉황대기 전국고교야구대회 성지고전에선 2이닝 무피안타 4탈삼진 무실점으로 승리를 견인했다.9월 10일 열리는 2019 신인 드래프트 1라운드 지명 후보 중 한 명으로 분류됐다. A구단 스카우트는 "신체조건이 좋고, 강속구를 던진다. 드래프트에 나오면 송명기(장충고) 노시환(경남고) 김창평(광주일고) 등과 상위 지명을 놓고 경쟁할 후보였다"고 말했다. B구단 스카우트도 "정우영과 함께 서울고를 이끌고 있는 투수다. 노시환, 송명기 등과 함께 드래프트에선 상위 지명이 확실시 됐다"고 전했다. 마이너리그 유턴파 5명(이대은·윤정현·김성민·이학주·하재훈)이 나오는 이번 신인 드래프트에서 1라운드 지명이 유력할 정도로 높은 평가를 받았다.그러나 지난해 드래프트 직전 애틀란타와 계약한 내야수 배지환(현 피츠버그)과 비슷한 선택을 했다. 2년 연속 1라운드 지명이 유력한 선수가 국외로 유출되면서 국내 프로구단의 고심이 깊어지게 됐다.배중현 기자 bae.junghyune@jtbc.co.kr 2018.08.20 11: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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