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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역 은퇴’ 권순형, 친정팀 제주서 마지막 인사…“나를 특별하게 만들어 준 팬들에게 감사”

프로축구 제주 유나이티드가 최근 제2의 축구인생을 시작하는 권순형을 초청해 응원의 메시지를 건넨다.제주는 “오는 30일 제주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리는 포항 스틸러스와의 하나은행 K리그1 4라운드에서 최근 현역 은퇴를 선언한 권순형을 초대한다”라고 27일 밝혔다.권순형은 지난 2012년부터 2019년까지 제주에서만 리그 183경기 14골 24도움을 올린 바 있다. 특히 2016시즌 37경기 5골 8도움으로 커리어하이에 성공했고, 이듬해 팀 내 최다 도움을 올리며 준우승을 이끌기도 했다. 권순형은 제주에서 주장 완장을 차는 등 팀 내 핵심 선수로 활약했다. 구단은 “권순형은 송진형·이창민·윤빛가람·오승범·이찬동 등 많은 파트너를 빛나게 만든 선수”라면서 “팬들은 그를 ‘승리의 설계자’라고 불렀다. 권순형의 득점은 제주의 승리라는 방정식까지 생겼다”라고 설명했다.한편 권순형은 현역 은퇴 후 축구교실 운영뿐만 아니라 다양한 분야에 도전할 계획인 것으로 알려졌다. 제주는 “권순형의 도전을 지지하고 응원하기 위해 이번 홈 경기에 그를 초대하기로 했다. 이날 경기에서 권순형과 피치 위 마지막 인사와, 팬들과 함께하는 사인회 등 다양한 이벤트를 준비 중”이라며 “경기 전에는 제주 유소년팀 학부모를 대상으로 강연을 진행할 예정”이라고 덧붙였다.권순형은 구단을 통해 “특별한 선수가 아닌 나를 특별하게 만들어 줬던 제주와 팬들에게 감사함을 전하고 싶다. 제주와 팬들과의 만남을 손꼽아 기다리고 있다. 비록 그라운드를 떠나는 것은 아쉽지만 새로운 도전의 시작을 주황색 물결 속에서 함께 할 수 있어서 정말 특별하다. 언제나 그리웠고 보고싶었다. 이날 경기에서 제주와 팬들에게 나의 진심을 전하고 싶다”라고 전했다.김우중 기자 2024.03.27 12: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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커리어 위기였던 황인범의 '반전'…맨시티 상대 감격의 ‘챔스 데뷔’

“평생 잊지 못할 순간이네요.”황인범(27·FK 츠르베나 즈베즈다)이 꿈에 그리던 유럽축구연맹(UEFA) 챔피언스리그(UCL) 데뷔전을 치렀다. 한국시간으로는 자신의 생일날 치른 UCL 데뷔라 의미는 더욱 값졌다. 지난 이적시장만 하더라도 전 소속팀 올림피아코스(그리스)와의 갈등 탓에 자칫 이번 시즌 경기에 출전하지 못할 수도 있는 위기를 맞이했지만, 극적으로 새 팀을 찾은 뒤 UCL 데뷔전까지 치르며 축구인생 새 페이지를 열었다. 황인범은 20일 오전 4시(한국시간) 영국 맨체스터의 에티하드 스타디움에서 열린 2023~24 UCL 조별리그 G조 1차전 맨체스터 시티전에 선발 출전해 83분을 소화했다. 그동안 UEFA 유로파 콘퍼런스리그(UECL)나 유로파리그(UEL) 무대는 누볐지만, UCL 무대에 나서는 건 이번이 처음이었다. 객관적인 전력상 팀의 1-3 역전패를 막진 못했으나 맨시티를 상대로 UCL 무대를 누빈 것만으로도 그에겐 평생 잊을 수 없는 경험이 됐다. 황인범은 이날 5-3-2 전형의 중앙 미드필더로 출전했다. 마르코 스타메니치, 미르코 이바니치와 함께 중원에 포진해 세계적인 선수들이 즐비한 맨시티 선수들과 맞섰다. 후반 17분엔 직접 상대 골문도 노렸다. 페널티 박스 정면에서 오른발 슈팅을 시도했는데, 아쉽게 골키퍼 세이브에 막혔다. 이날 츠르베나 즈베즈다는 3개의 슈팅을 시도했다. 이 중 1개가 황인범의 슈팅이었다.중원에서 존재감도 보여줬다. 맨시티 선수들을 상대로 한 차례 시도한 드리블을 성공시켰고, 5차례 지상 볼 경합 상황에선 3차례 이겨내 공을 따냈다. 리커버리는 5차례나 기록했고, 롱패스는 4개 중 절반을 정확하게 연결시켰다. 패스 성공률은 76%를 기록했다.팀 패배로 높은 평점을 받진 못했지만 그래도 결과를 감안하면 매우 준수한 평점을 받았다. 소파스코어 평점에선 6.6점을 기록했고, 폿몹과 후스코어드닷컴에선 각각 6.5점과 6.21점을 각각 받아들였다. 수비진을 중심으로 이날 츠르베나 즈베즈다에 평점 5점대 선수들이 적지 않았다는 점에서 황인범의 평점은 분명 인상적이었다. 모든 선수에게 꿈이기도 한 UCL 데뷔전, 그것도 맨시티를 상대로 준수한 활약을 보였다는 점에서 의미가 컸다. 앞서 황인범은 루빈 카잔(러시아) 소속으로 UECL에, 올림피아코스 소속으로 UEL 경기에 각각 나섰다. 특히 지난 시즌 올림피아코스에선 UEL 5경기(선발 3경기)에 나서 1골도 기록했다. 다만 2020년 루빈 카잔 입단으로 유럽에 진출한 뒤 유독 UCL 무대와는 인연이 닿지 않았다. 최근 새로운 행선지로 다소 생소한 세르비아 리그의 츠르베나 즈베즈다를 선택한 건 UCL 출전에 대한 의지가 그만큼 컸기 때문이었다.이번 시즌 자칫 최악의 상황을 맞이할 수도 있었다는 점을 돌아보면 더욱 눈부신 대반전이기도 하다. 이달 초 즈베즈다 구단으로 이적하기 전까지 황인범은 올림피아코스 구단과의 갈등으로 경기에 출전하지 못했다. 올림피아코스 구단의 법적대응 경고까지 나올 만큼 올여름 이적과 관련된 갈등이 깊었던 탓이다. 즈베즈다 이적이 다소 아쉬운 행선지일 수 있으나, 어쨌든 올림피아코스를 탈출한 것 자체에 의미가 있었던 것도 같은 이유에서였다. 황인범과 올림피아코스의 갈등은 계약 기간에 대한 이견, 이에 따른 이적 허용 여부였다. 황인범은 올림피아코스 구단에 바이아웃(최소 이적료) 조항을 통한 이적을 요청했다. 올림피아코스 구단과 계약을 체결할 때 1+2년 계약을 체결했고, 2년 계약 연장에 바이아웃 조항이 포함됐다는 게 황인범 측 주장이었다. 올림피아코스 구단은 그러나 1+2년이 아닌 애초에 3년 계약이라고 맞섰다. 갈등이 깊어지는 사이 황인범을 경기에 출전시키지 않으면서 동시에 법적대응까지 예고했다.그러나 국제축구연맹(FIFA) 규정상 황인범은 애초에 올림피아코스와 다년 계약을 맺을 수 없는 상황이었다. 황인범은 지난해까지만 하더라도 루빈 카잔이 원 소속이었기 때문이다. 다만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과 맞물려 FIFA는 러시아 구단에서 뛰는 외국인 선수들에 한해 1년 단위로 새로운 구단과 계약을 맺을 수 있도록 허용했다. 루빈 카잔 소속이면서 황인범이 FC서울에서 반년 동안 뛰고, 또 곧바로 새 행선지를 찾을 수 있었던 이유였다. 황인범과 루빈 카잔의 계약 자체가 올해 6월까지였으니, 올림피아코스가 주장하는 대로 3년 계약이었다면 황인범 영입 과정에서 이적료가 발생됐어야 했다. 이적료 없이 3년 계약을 체결한 건 FIFA 규정에도 어긋나는 일이었다. 결국 그리스 현지 언론에서도 점점 말을 바꿔 황인범과 올림피아코스의 계약은 3년이 아닌 1+2년이라는 것으로 말을 바꾸는 모습이었다.문제는 황인범이 이미 시즌을 마친 뒤 올림피아코스와 2년 계약을 맺으면서 완전한 올림피아코스 소속 선수가 됐다는 점이었다. 바이아웃 존재의 유무에 대해 양측의 말이 엇갈린 가운데, 황인범 입장에선 자칫 이적도 못하고 경기에 출전도 못하는 최악의 상황에 몰릴 수도 있었다. 실제 황인범은 지난 시즌 올림피아코스 올해의 선수로 선정될 만큼 핵심 선수였는데, 구단과 갈등 탓에 정작 그리스 새 시즌 개막 후엔 단 1분도 경기에 출전하지 못한 터였다. 현지에선 갈등을 해결하지 못하면 황인범이 남은 시즌 계속 경기에 출전하진 못할 것이라는 전망까지 나왔다. 설상가상 빅리그를 중심으로 유럽리그 이적시장마저 차례로 닫히면서 최악의 시나리오가 현실이 되는 듯 보였던 상황. 극적으로 이적시장이 닫히지 않은 세르비아 리그의 츠르베나 즈베즈다가 황인범 영입에 나섰다. 결국 황인범은 극적으로 세르비아로 향하며 그리스 무대 탈출에 성공했다. 계약 기간은 2027년까지 4년. 올림피아코스는 공짜로 영입한 황인범을 한 시즌 핵심 선수로 활용한 뒤 550만 유로(약 79억원)에 달하는 이적료 수익을 얻었다.물론 당시엔 세르비아로 향하는 것에 대해 의문을 표하는 의견도 적지 않았다. 다만 황인범 입장에선 선택지 자체가 많지 않던 시기였던 데다, 무엇보다 UCL에 출전하는 팀이라는 점이 뚜렷한 장점이었다. 9월 A매치 기간과 맞물려 즈베즈다 합류가 늦어진 황인범은 지난 17일 세르비아 리그 경기에 교체로 출전해 데뷔전을 치렀다. 이어 공식전 두 번째 경기인 맨시티와의 UCL 경기에 나서며 꿈에 그리던 UCL 무대를 누볐다. 특히 유럽에서 가장 큰 대회인 UCL은 매 경기 많은 주목을 받는 만큼, 그라운드에서 제 실력을 보여주면 다른 구단들의 러브콜로 이어질 가능성도 더 크다. UCL 데뷔전에서, 그것도 맨시티 중원을 상대로 준수한 모습을 보여준 건 의미 있는 출발이기도 했다.황인범은 경기 직후 자신의 소셜미디어(SNS)를 통해 “새벽 시간인데도 응원해 주신 모든 분들께 감사드린다. 아쉬운 결과였지만 평생 잊지 못할 순간이었다. 어디서든 성장하는 모습으로 보답하겠다”며 UCL 데뷔 소감을 전했다.한편 이날 츠르베나 즈베즈다는 ‘대어’ 맨시티를 잡을 기회를 아쉽게 놓쳤다. 전반 45분 오스만 부카리의 선제골로 대이변의 서막을 올리는 듯했으나, 후반 훌리안 알바레스의 연속골에 로드리에게 쐐기골까지 실점하며 1-3으로 졌다. 즈베즈다는 맨시티 외에 영 보이스(스위스) RB 라이프치히(독일)와 UCL G조에서 16강 진출을 놓고 다툰다.김명석 기자 2023.09.20 09:46
프로축구

[프로축구 40년 베스트11] ⑨최강희-'찰거머리 수비'로 늦깎이 성공시대 드라마

최강희(64) 전 전북 현대 감독은 요즘 축구팬 대부분에게 ‘봉동 이장’ ‘강희대제’ 같은 수식어를 달고 다닌 K리그 명지도자로 각인돼 있다. 그 이전에 그는 대기만성의 아이콘이자 프로축구를 대표하는 수비수였다. 선수 시절 최강희는 지치지 않는 체력을 앞세워 성실하고 단단한 플레이를 하는 오른쪽 측면 수비수였다. 그의 수비는 강인했고, 찰거머리처럼 상대 공격수에게 달라붙어 지치게 만들었다. 그렇다고 우악스러운 수비가 아니었다. 플레이는 영리했다. 최강희는 동시대 스타 플레이어들과 비교하면 커리어가 좀 독특했다. 선수 시절 그의 축구 인생 이야기만으로도 어떤 명승부 못지않은 재미를 줄 정도다. 최강희는 경기도 양평 출신으로, 어린 시절 동네 친구들과 축구하는 걸 좋아하고 만화를 잘 그리는 재주꾼이었다고 한다. 그러나 두 형의 학업 성적이 워낙 좋아 집에서는 공부 못하는 말썽꾸러기 셋째 아들 취급을 받기도 했다. 그의 가족은 최강희가 초등학교 5학년 때 서울로 이사했다. 이때 최강희의 본격적인 축구 인생이 시작됐다. 용두초등학교 축구부에서 선수를 시작했지만, 이어 진학한 대광중학교에는 축구부가 없었다. 사실상 중학교 시절 3년은 공백이었다. 가족은 축구 선수의 길을 크게 반대했지만, 최강희는 결국 자신의 고집대로 축구부가 있는 한양공고로 진학했다보통 성공한 축구 선수들은 고등학교 시절 성장의 계기를 거쳐 큰 무대로 도약하거나 하는 스토리가 있지만, 최강희는 반대였다. 그는 고교 시절에도 굴곡을 겪었다.최강희는 한양공고 축구부에서 주전 자리를 잡기가 힘들게 되자 우신고 창단 멤버로 옮겼다. 하지만 주전이 되고도 그는 성실한 축구 선수가 아니라 불량 학생 쪽에 가까운 생활을 했다. 과거 인터뷰에서 최강희는 “고등학교 때 학교보다 당구장에서 더 많이 머물렀다. 술도 마시고 담배도 피웠다. 싸움도 했다”고 솔직하게 고백했다. 여기에 불운까지 겹쳐 학교가 부정선수 문제에 휘말리면서 최강희는 대학 진학에 실패했다. 그리고 1979년 실업팀 한일은행에 입단하게 된다. 최강희는 입단 1년 만에 군 복무를 선택했다. 제대 후 한일은행에 돌아온 그는 축구 인생의 터닝포인트가 된 ‘인생 지도자’ 김호 감독을 만났다. 김호 감독은 최강희의 포지션을 바꿔 수비수로 만들었다. 이전까지 미드필더 혹은 공격수로도 뛰었던 최강희의 스타일을 정확히 파악해서 측면 수비수를 맡긴 것이다. 그리고 이후 최강희는 1983년 팀을 실업 최강 자리에 올려놓고 드디어 프로팀인 현대로 이적한다. 최강희는 실업팀과 프로팀이 분위기부터 완전히 달랐다고 회상했다. 당시 실업팀 선수들은 짧은 선수 생활을 하고 해당 회사에 일반 사원으로 입사해 다른 인생을 시작하는 게 대부분이었다. 팀 분위기는 축구 선수로서 자신을 단련하기보다 선수 생활을 즐기자며 잦은 회식과 술자리가 이어지는 쪽이었다. 그러나 현대 입단 후 팀 성적과 개인 기량 향상을 우선하는 분위기 속에서 최강희도 달라졌다. 그의 축구인생 또 한번의 결정적인 ‘각성’ 계기는 결혼, 그리고 아이가 생기면서였다. 최강희는 1986년 결혼했다. 이듬해 딸이 태어난 후 담배를 완전히 끊었다. 그는 2007년 대한축구협회 매거진과 인터뷰에서 “처음 프로에 갔을 때는 열심히 하긴 했지만 절실하지는 않았다. 친구들과 놀러 다니기도 하고, 담배도 피웠다. 하지만 결혼하고, 또 딸이 태어난 후 완전히 바뀌었다. 매일 운동했다. 훈련이 즐겁고 경기가 즐거웠다. 휴가를 받아도 이틀 이상 쉬지 않았다”고 회상했다. 그는 “스물여덟 살 이전의 나를 알던 사람과 그 이후에 나를 알게 된 사람은 전혀 다른 사람을 알고 있는 것”이라고 했다. 이후 최강희는 프로축구의 초기 역사에 자신의 이름을 꼼꼼하게 남겼다. 1986년 현대가 프로축구선수권대회 우승을 차지했고, 최강희는 최우수선수(MVP)로 뽑혔다. 1985년, 86년, 88년까지 세 차례 베스트11 수비수 부문에 이름을 올렸다. 1985년과 88년에는 모범상을 수상했다. 그는 1987년 28세의 나이에 국가대표로 발탁됐다. 서른살 즈음이면 대부분 은퇴를 고민했던 시절에 늦깎이 성공시대를 열었다. 최강희는 다른 선수들이 은퇴할 나이에 기량을 꽃피워 대표 선수로 자리를 잡아 올림픽, 월드컵에 출전했다. 자기관리를 잘하면 몸이 달라지고, 오래 선수로 뛸 수 있겠다는 자신감이 생긴다는 걸 직접 체험했다. 그러나 아이러니하게도 이런 자신감에 가득 차있을 때 나이 많은 선수는 전력 외 취급하는 팀 분위기에 밀려 1992년 은퇴했다. 최강희의 이러한 독특한 선수 이력은 그가 감독이 된 후 제자가 뒤늦게 다시 꽃을 피우는데 기여한 원인일지 모른다. 그는 전북 현대 감독 시절 이동국, 최태욱, 조재진, 김상식 등 한때 스타 플레이어로 이름을 날렸지만 잦은 부상 등으로 기량이 떨어진 선수들을 영입해 전성기 기량을 다시 보여주게 만드는 ‘재활 공장장’이었다. 그 비결에 대해 최강희는 “선수를 믿었기 때문에 가능했다”고 했다. 그 자신이 선수 시절 누구보다 굴곡이 많은 커리어를 걸었고, 모두가 기대하지 않았지만 늦게 꽃을 피웠다. 그가 “팀에서는 벤치에 있는 선수들이 주전 이상으로 중요하다”고 강조하고, 스포트라이트에서 비껴가 있던 선수들을 부활시키는 능력을 보여줬다. 명감독 최강희의 비밀은 선수 최강희가 걸어왔던 입지전적인 과정을 보면 좀 더 이해할 수 있다. 이은경 기자 2023.04.03 07:24
프로축구

‘승리 보증수표’ 전진우 “지난해 아쉽다. 올 시즌엔 기필코...” [IS 인터뷰]

국내 프로축구 K리그1(1부) 수원 삼성 공격수 전진우(24)가 한층 더 단단해진 몸과 마음으로 새 시즌을 맞이한다는 각오다.전진우는 지난 시즌 수원 승리의 보증수표였다. 부상 탓에 비시즌을 재활훈련에 몰두, 정규리그에 뒤늦게 합류한 전진우는 25경기에 출전해 6골·3도움을 기록했다. 흥미로운 건 전진우가 공격 포인트를 기록한 모든 경기에서 수원이 승리했다는 사실이다. 이병근 수원 감독도 공식 기자회견에서 “‘진우가 넣으면 우리가 이긴다’는 말이 있더라”며 환하게 웃은 바 있다.기분 좋은 징크스가 생겼지만, 전진우는 아쉬움이 많은 한 시즌이었다고 한다. 그는 본지와 전화 인터뷰에서 “내가 조금 더 많은 공격 포인트를 기록했더라면 수원이 더 높은 순위에서 시즌을 마무리할 수 있지 않았을까. 이 생각만 든다”라며 “개인적으로 우쭐할 건 없었다. 팀 순위가 좋지 않았고, 나는 어떻게든 보탬이 돼야 하는 상황이었다”고 말했다.전진우가 비시즌 동계훈련 동안 준비한 건 두 가지다. 첫 번째는 체력, 두 번째는 근육량 늘리기. 전진우는 2018년 이후 두 번째 팀 동계훈련에 참여했다. 지난해 그는 겨우내 서울과 경기도 하남을 오가며 재활에만 몰두했다. 올 시즌에는 준비 과정부터 다르게 가져갔다. 그는 주닝요 신임 피지컬 코치의 집중 관리를 받았다. 스스로 크게 만족할만한 비시즌을 보냈다.전진우는 “지난 시즌 경기를 뛰면서 다리에 근육 경련이 많이 일어났다. 시즌 후반기 때는 경기 후반에 체력이 부족해지는 걸 스스로 느꼈다. 주닝요 코치께 이 부분에 대해 말씀을 드렸다. (주닝요 코치 덕분에) 추가 운동과 관리를 받을 수 있었다. 올 시즌 개막을 앞두고 동계 훈련에 착실히 준비했다. 동계 훈련 때 준비가 좀 잘 됐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지난해 69㎏의 몸무게로 시즌을 마친 전진우는 올 시즌엔 5㎏을 증량했다. 이중 근육량은 3㎏. 전진우는 “데이터를 받아 보니, (근육량을 늘리고 나서) 속도가 더 빨라졌다. 아무래도 현대 축구가 상대 선수와 경합이 많아졌지 않았나. 마냥 쓰러질 수는 없다고 생각해서 이러한 결정을 하게 됐다”고 밝혔다. 단단해진 몸처럼 마음가짐도 새로 했다. 매탄고 선·후배 사이이자 팀 내 절친한 친구인 오현규(22)가 셀틱FC(스코틀랜드)로 떠났다. 전진우는 오현규의 유럽 진출이 확정되자 자신의 SNS(소셜미디어)에 그와 함께 찍은 사진을 여러 장 올리며 아쉬움을 표현했다. 오현규가 떠났지만, 수원은 김보경, 김경중, 뮬리치, 아코스티 등을 보강했다. 전진우 입장에서는 경쟁자가 늘어난 셈.이에 대해 전진우는 “공격수가 많이 영입됐다. 경쟁이 정말 많이 될 거 같다. 그만큼 팀의 수준도 많이 올라간다는 증거”라며 “연령별 대표팀 선수로 뛰었을 때부터 항상 경쟁했다. 경쟁이 좋지 않은 게 아니다. 팀 내부 긴장감을 돌게 하고, 경기 준비할 때나 경기에서 ‘더 보여줘야 한다’는 마음이 더 생긴다. 팀에 도움이 되는 거다”라고 말했다.전진우는 두 자릿수 공격 포인트가 목표다. 그는 “개인적으로 공격 포인트 설정을 하지 않는다. 나는 경기에 출전할 때마다 득점이 됐든 도움이 됐든 무조건 팀에 도움이 되는 부분에 집중한다”면서도 “지난 시즌(6골·3도움)보다 더 많은 공격 포인트를 기록하고 싶은 마음이 크다. 그래야만 팀에 더 많은 도움이 되는 거 아니겠나. 기필코 더 많은 공격 포인트를 올리겠다”고 했다.김영서 기자 zerostop@edaily.co.kr 2023.02.23 06: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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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원, '도움왕' 이기제, '캡틴' 민상기와 재계약

프로축구 수원삼성이 전력 유출을 막았다. 수원은 23일 보도자료를 통해 이기제(31) 민상기(31)와 재계약했다고 알렸다. 이기제는 3년, 민상기는 2년 더 동행한다. 2018년 수원에 입단한 이기제는 리그에서 왼발을 가장 잘 쓰는 선수다. 올 시즌 K리그1에서 40경기에 출전, 1골·16도움을 기록했다. 리그 14도움으로 이 부문 1위에 올랐다. 이기제는 "수원은 내 축구인생에서 커리어 하이를 만들어준 구단이다. 팬들과의 인연이 소중했기 때문에 한 치의 망설임도 없이 재계약했다"며 "내년에도 '이기제가 골 넣으면 이기제, 이기제가 출격하며 이기제'라는 응원을 늘 머릿속에 기억하고 경기에 임하겠다"라고 전했다. 매탄고 1기 출신 민상기는 2010년 수원에 입단, '매통령'으로 불리며 수원 팬들의 사랑을 받았다. 올 시즌은 매탄고 출신 처음으로 팀 주장을 맡기도 했다. 통산 209경기에 출전해 4골·1도움을 기록했다. 민상기는 "첫 팀이자 유일한 팀인 수원과의 동행은 큰 영광이고 축복"이라며 "원클럽맨으로서 후배들과 수원을 사랑하는 분들께 많은 귀감을 주는 선수가 되겠다. 단순히 선수를 떠나 수원의 역사 속에 기억되는 한 조각이 되고 싶다"고 전했다. 이기제와 민상기는 내달 3일 거제 전지훈련에 합류해 새 시즌을 준비한다. 안희수 기자 2022.12.23 13: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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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혜원 “♥안정환과 축구 본 적 없음” 깜짝 고백

전 축구선수 안정환의 아내 이혜원이 월드컵 경기 시청을 인증했다. 이혜원은 지난 23일 자신의 SNS에 “골뱅이ㅋㅋㅋㅋㅋ 후반전 시작!”이라는 글과 함께 사진을 게재했다. 공개된 사진에는 맥주, 골뱅이와 함께 월드컵을 즐기는 이혜원의 일상이 담겨 있다. 이혜원은 ‘반평생 축구인생’, ‘늘 월드컵은 안느랑 본 적은 없음’이라는 해시태그를 덧붙여 웃음을 자아냈다. 한편 이혜원은 1999년 미스코리아 출신으로, 2001년 축구선수 안정환과 결혼했다. 두 사람은 슬하에 1남 1녀를 두고 있다. 이세빈 기자 sebi0525@edaily.co.kr 2022.11.24 09:21
프로축구

[IS 피플] "서른 살 축구인생, 즐라탄처럼 기대하라"

프로축구 K리그1(1부) 수원FC 공격수 김현(29)은 올 시즌 정규리그 23경기에 출전해 7골을 기록하고 있다. 이는 지난 시즌 인천 유나이티드에서 기록한 개인 최다 득점(29경기 7골)과 타이기록이다. 수원 삼성과 맞붙은 27라운드에서는 2골을 몰아친 김현은 라운드 MVP(최우수선수)에 선정됐다. 한국 나이로 서른 살을 맞이한 김현은 ‘뒤늦은 전성기’를 달리고 있다. 김현은 김도균 수원FC 감독의 전술에서 다양한 포메이션에 활용되고 있다. 장신(1m90㎝)인 김현은 단신 공격수인 이승우와 호흡을 맞추는 ‘빅 앤드 스몰’ 또는 장신 공격수인 라스(네덜란드)와 최전방 투톱 공격수로 뛰는 ‘트윈 타워’로 나서고 있다. 혼자서 최전방 공격수로 나서는 ‘현톱(김현+원톱)’일 때도 있다. 간혹 센터백으로 출전하기도 했다. 최근 수원종합운동장에서 일간스포츠와 만난 김현은 “승우가 윙 포워드를 봤을 때 나랑 가장 잘 맞는 것 같다. 승우가 공을 달고 드리블을 하면서 계속 나의 위치를 주시하더라. 나를 많이 도와주려고 한다”라며 “크로스 상황이나 침투 패스 등을 하는 훈련 때도 승우와 호흡을 많이 맞추는 편이다. 팀 득점을 만들기 위한 루트를 같이 만들고 있다”고 말했다. 수원FC는 팀 득점 44골로 울산 현대와 공동 1위다. 김현을 비롯해 이승우(11골), 김승준, 라스, 정재용(이상 5골) 등이 공격을 이끈다. 김현은 “골대 앞에서 득점하려는 선수들의 의지가 대단하다. 나는 높이와 체격을 이용해 헤딩으로 공을 앞에 떨어뜨려 주거나 전방에서 포스트 플레이로 앞에서 싸워주며 득점 기회를 만드는 역할을 많이 한다”고 말했다. 연령별 대표팀을 두루 거친 김현은 이전부터 주목을 많이 받는 공격수였다. 그는 20세 이하 대표팀에서 23경기 4골, 23세 이하 대표팀에서 29경기 3골을 기록했다. 대표팀에서 황희찬(울버햄튼)과 룸메이트였다. 황선홍 23세 이하 대표팀 감독이 포항 스틸러스 사령탑을 맡을 당시 “김현이 대형 공격수의 계보를 이을 것 같다”고 평가하기도 했다. 김현은 “연령별 대표팀 시절에는 잘 안 풀렸다. 좋은 경기도 했지만 아무래도 공격수는 골을 넣어야 인정을 받지 않나. 대표팀에 차출돼 좋은 경기력을 보여 팀에 도움이 돼도 공격수가 골을 넣지 못하면 빛을 발하지 못하더라. 그 당시에는 골보다 경기력에 더 신경을 썼다. 사실 그때로 돌아가고 싶다. 그러면 더 좋은 득점을 기록했을 텐데, 후회하곤 했다”고 밝혔다. 김현은 전주 영생고를 졸업하고 2012년 전북 현대에서 데뷔할 당시 많은 기대를 받았다. 그러나 활약이 신통치 않았다. 부진이 길어졌다. 데뷔 후 7시즌 동안 19골을 기록했다. 2019년에 잠깐 일본 J2리그 도치기 SC에서 활약했다. 이후 국내 세미프로 K3 소속의 화성FC에서 뛰었다. 그가 K3로 이적하자 ‘김현은 이제 끝났다’라는 말이 나오기도 했다. 실상은 달랐다. 당시 김현은 일본의 한 팀과 계약 논의를 하고 있었다. 그런데 마지막에 협상이 결렬되면서 갈 곳을 잃었다. 당시 한국의 겨울 이적 시장이 끝나가는 상황이었다. 김현은 “화성에서 몸을 만들었다가 여름 때 계약하자는 몇몇 팀들이 있었다. 그렇다고 화성에서 보낸 시간이 소중하지 않은 건 아니다. 좋은 경험을 했고, 많은 걸 배웠다”고 돌아봤다. 2020년 부산 아이파크를 통해 1부 리그에 복귀한 김현은 지난해 인천에서 준수한 활약을 펼쳤다. 시즌 종료 후 FA(자유계약선수) 신분을 얻은 김현은 프랑스, 독일 등에서 이적 제의를 받기도 했다. 하지만 김현의 최종 행선지는 수원FC였다. 김현은 “고향이 수원이기도 했고, 김호곤 단장님과 김도균 감독님이 나를 적극적으로 원하셨다”고 배경을 설명했다. 김현은 3골만 더 넣으면 커리어 첫 두 자릿수 득점을 달성한다. 그는 “10골을 넣는 게 올 시즌 목표다. (개인 최다 기록인) 7골을 넣었을 때 옷을 사서 나 자신에게 선물했다. 아마 10골을 넣었을 때도 쇼핑하지 않을까”라며 웃었다. 김현은 과거 글로벌 스포츠 의류 브랜드에서 모델을 한 적이 있다. 김현의 별명은 ‘현라탄’이다. 코로나19 팬데믹 이후 머리를 기르기 시작했는데, 외형이 즐라탄 이브라히모비치(41·AC밀란)와 유사하다고 해서 생긴 별명이다. 그는 “즐라탄이 여전한 기량을 보여주고 있어 존경스럽다. ‘나도 저렇게 할 수 있을까’라는 생각도 하곤 한다. 많이 닮고 싶다. 지금 내가 서른 살인데, 즐라탄처럼 오래 할 수 있게 노력해보겠다”고 강조했다. 수원=김영서 기자 zerostop@edaily.co.kr 2022.08.30 05: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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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S 피플] 부활 날갯짓 하는 수원 삼성 전진우

프로축구 K리그1(1부) 수원 삼성 공격수 전진우(23)가 부활의 날갯짓을 하고 있다. 전진우는 올해 초 개명 소식을 SNS(소셜미디어)를 통해 깜짝 발표했다. 전세진이라는 이름 대신 ‘크게 나아가다’라는 뜻의 전진우를 선택한 것. 전세진이라는 이름으로 그를 기억했던 팬들이 개명 소식에 큰 관심을 보였다. 전진우는 일간스포츠와 인터뷰에서 “쉬운 결정이 아니었지만 그만큼 축구를 잘하고 싶은 간절함이 컸다”고 배경을 설명했다. 수원 유스팀 매탄고 출신인 전진우는 2018년 K리그1에 데뷔해 12경기에서 2골을 기록했다. 이듬해 국제축구연맹(FIFA) 20세 이하 월드컵에서 준우승 멤버로 활약했다. 하지만 불운이 닥쳤다. 교통사고 후유증, 허벅지 파열 부상이 잇따랐다. 부진이 길어졌다. 전진우는 ‘잊혀가는 축구 유망주’가 됐다. 전진우는 이병근 감독이 수원 사령탑으로 부임한 후 새로운 축구인생을 펼치고 있다. 이병근 감독은 취임한 직후 미디어 간담회에서 전진우를 콕 집어 “그동안 기회를 받지 못했던 선수들을 기용하겠다”고 했다. 전진우는 감독의 기대에 응답했다. 그는 이병근 감독 부임 후 2경기 연속 선발로 출전하면서 2골을 기록했다. 전진우는 2경기 연속 골로 수원의 리그 2연승이자 홈 3연승을 책임졌다. 그는 17일 김천 상무와 경기에서 후반 24분 사리치(크로아티아)의 침투 패스를 받아 김천 골키퍼 구성윤의 키를 넘기는 골을 넣었다. 전진우는 “역습 상황에서 사리치가 공을 잡았을 때 빈 곳을 찾아서 침투했다. 직전 상황에서 득점 기회를 놓쳐서 책임감이 있었다. 신중하게 플레이한 게 잘 됐다”며 웃었다. 지난 14일 성남FC전에서 다리에 근육 경련이 일어날 정도로 뛰었던 그는 후반 46분 4년 만에 득점을 터뜨리며 1-0 승리를 이끌었다. 17일 김천전에서는 45분 정도 출전할 예정이었으나, 팀 사정상 90분을 뛰며 2경기 연속 풀타임을 소화했다. 이병근 감독은 “진우가 투혼을 발휘하는 모습에 박수를 보낸다. 이런 모습이 우리 선수들을 깨우고 있다”고 칭찬했다. 전진우는 이번 시즌 팀 동계훈련에 참여하지 못했다. 서울과 경기도 하남을 오가면서 재활 훈련에 힘썼다. 전진우는 “당연히 오랜 기간 못 뛴 상황에서 체력적으로 힘들지 않다는 건 거짓말”이라면서 “몇 분을 뛰든지 기회가 오면 죽기 살기로 했을 것이다. 경기장에서 꾸준히 뛴다면 체력은 올라온다. 기회가 주어지는 만큼 체력 관리에 신경 쓰겠다”며 목소리를 높였다. 전진우는 경기에 나서는 매 순간이 소중하다. 김천전에서는 상대 수비와 경합 중 넘어지자 눈앞에 있는 공을 향해 머리를 들이밀기도 했다. 그는 “스포트라이트를 받아도 자만하지 않겠다. 경기를 더 간절하게 준비했다”며 “드리블을 하다가 공을 빼앗겨서 (내가) 책임져야겠다고 생각했다. 발을 대기에는 공이 멀어서 머리라도 들이밀었다”며 머쓱해 했다. 전진우는 오는 22일 제주 유나이티드를 상대로 3경기 연속골에 도전한다. 그는 “몇 분의 기회가 주어질지 모르겠지만 앞선 두 경기와 마찬가지로 간절한 마음으로 뛰면 골을 넣을 수 있다는 자신감이 생겼다”고 말했다. 김영서 기자 kim.youngseo@joongang.co.kr 2022.05.19 0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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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생 건' 마사에 자극받은 한국영 "인생, 호락호락하지 않더라"

“인생은 호락호락하지 않더라.” 강원FC는 지난 12일 강릉종합운동장에서 열린 대전하나시티즌과 2021시즌 K리그 승강 플레이오프(PO·홈 앤드 어웨이) 홈 2차전서 4-1 역전승을 거뒀다. 지난 8일 원정 1차전서 0-1로 패했던 강원은 1·2차전 합계 4-2로 K리그1(1부) 잔류에 성공했다. 경기 수훈 선수는 미드필더 한국영(30)이었다. 한국영은 2-1로 앞선 전반 30분 맹렬하게 대전 수비진 사이를 돌파한 뒤 오른발 슛으로 골망을 갈랐다. 강원이 1·2차전 합계 점수에서 리드를 가져오는 골이었다. 경기 후 한국영은 “솔직히 1년 동안 개인적으로, 팀적으로 많이 힘들었다. 힘들었던 부분을 어떻게든 이겨내려고 노력한 것에 대한 보상인 것 같다”고 돌아봤다. 이어 “팀 성적이 하락한 건 선수, 곧 내 잘못이다. 이런 상황을 절대 만들어선 안 된다고 생각한다”고 덧붙였다. 강원은 이날 전반 16분 오히려 대전 이종현에게 중거리 포를 허용하며 선제 실점했다. 한국영은 “첫 번째 골을 내주고 나서 감독님은 선수들에게 독려는 했지만 나조차도 당황했다”라고 털어놓은 뒤 “하지만 경기 종료를 5초 남기고도 들어가는 것이 골이다. 간절하다면 충분히 뒤집을 수 있을 거라고 생각했다”고 당시 심경을 밝혔다. “승격에 인생 걸고 하겠다”를 한국어로 말해 화제가 된 대전의 일본인 미드필더 마사는 1차전을 마친 뒤 2차전에서도 “압도적인 경기로 승리하겠다”라는 말로 강원을 자극했다. 한국영은 “선수라면 경기장 안에서 보여줘야 한다. 개인적으로 2014년 브라질월드컵 벨기에전을 앞두고 ‘축구인생 걸겠다’라는 말을 했는데, 인생이 그렇게 호락호락하지 않더라”며 “그 말을 듣고 솔직히 기분이 좋지 않았다. 결과를 내면 잠잠해질 거라고 생각했다”고 했다. 강원은 지난달 김병수 감독을 해임하고 최용수 감독을 선임했다. 1부 잔류에 승부를 걸겠다는 의도였다. 한국영은 “밖에서 말하기를 감독님이 ‘이기는 축구’를 한다고 했다. 같이 해보니깐 주변에서 왜 그런 말을 하는지 느낄 수 있었다”며 “세세한 거 하나하나 말씀해주시면서 선수들에게 자신감을 불어 넣어주신다. 분명히 팀은 앞으로 더 강해질 것”이라고 강조했다. 김영서 기자 김영서 기자 kim.youngseo@joongang.co.kr 2021.12.13 09: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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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리그 평정한 주민규 “다음은 아챔 득점왕”

"K리그 토종 공격수의 자존심을 세워 자랑스럽습니다.”6일 서울 서소문 중앙일보에서 만난 프로축구 제주 유나이티드 주민규(31)는 안도의 한숨을 쉬었다. 그는 5일 끝난 2021시즌 K리그1(1부리그)에서 22골(34경기)을 터뜨려 2위 라스(수원FC·18골)를 제치고 득점왕을 차지했다. 2016년 정조국(당시 광주·20골) 제주 코치 이후 5년 만에 탄생한 국내 선수 득점왕이다. 그동안 K리그 득점 타이틀은 외국인 천하였다. 올 시즌도 득점 5위 안에 든 국내 선수는 주민규뿐이다. 그는 지난달 27일 개인 통산 100골(역대 12번째) 고지에도 올랐다.주민규의 활약 속에 승격 팀 제주도 1부리그 4위를 차지하는 돌풍을 일으켰다. 11일 열리는 대구FC(1부리그)와 전남 드래곤즈(2부리그)의 FA(대한축구협회)컵 결승 2차전(1차전 대구 1-0승)에서 대구가 우승할 경우, 제주가 내년 아시아 챔피언스리그에도 출전할 수 있다. 주민규는 “사실 시즌 막판에 라스와 격차가 3골로 좁혀졌을 땐 많이 긴장했다. 날 믿고 끝까지 기용한 남기일 감독님과 좋은 패스로 골 찬스를 열어준 동료들 덕분에 득점왕과 통산 100골을 이뤘다. 무엇보다 팀도 4위 내 진입이라는 목표를 달성해서 기분 좋다”고 소감을 밝혔다.주민규는 7일 K리그1 시상식에서 득점왕 외에도 최우수선수(MVP)와 베스트11에 도전한다. 주민규는 “어떤 상을 받든 상금 전액을 한 시즌 함께 고생한 동료들에게 한턱내겠다”고 약속했다.주민규는 9년 간의 무명 생활을 딛고 ‘연습생 신화’를 썼다. 주민규는 2013년 참가한 K리그 드래프트에서 지명을 받지 못해 연습생으로 당시 2부리그 팀 고양HiFC(해체)에 입단했다. 연봉은 2000만원이었다. 그는 2015년 2부리그 창단 팀 서울 이랜드FC에 입단하면서 한 차례 도약했다. 주민규의 체격(1m83㎝·82㎏)과 공격 본능을 눈여겨본 마틴 레니 당시 이랜드 감독이 주민규의 포지션을 공격수로 변경하도록 했다. 그는 이랜드 입단 첫해 23골을 터뜨리며 2부리그를 평정했다.주민규는 2019년 1부리그 울산 현대 유니폼을 입었다. 그러나 ‘2부 최고 공격수’라는 이름값은 1부 무대에서 통하지 않았다. 주전 경쟁에서 밀려 5골에 그쳤고, 결국 지난해 2부 팀이었던 제주로 옮겼다. 주민규는 “당시엔 아픈 경험이었다. 하지만 힘든 시간이 있었기에 오늘의 내가 완성됐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지난 시즌 제주에서 1부 승격을 이뤄낸 그는 올 시즌 또 한 번 도약했다. 대신고 6년 선배이자, K리그 역대 득점 3위(121골)의 레전드 공격수 정조국을 스승으로 만나면서다. 지난해 선수 유니폼을 벗은 정조국은 올해 제주 코치로 부임했다. 정 코치는 주민규에게 끊임없이 과제를 줬다. 올 시즌을 앞두고는 ‘토종 득점왕 명맥을 이으라’고 했다. 주민규가 1차 목표였던 19골을 달성하자 ‘3골을 더 넣어 통산 100골을 달성하라’고 응원했다.주민규는 “경기가 풀리지 않거나 고민이 있을 땐 정조국 코치님이 먼저 알고 조언해줬다. 이후엔 거짓말처럼 문제가 해결됐다. 명공격수답게 공격수의 마음을 훤히 꿰뚫어 봤다”며 감사한 마음을 전했다.주민규는 30대가 된 지금 전성기를 시작한다고 믿는다. 그는 “9년간의 노력이 이제 꽃피웠다. 아직 축구인생의 정점을 찍지 않았다. 올 시즌이 시작이고, 내년부턴 더 높은 곳에 서겠다”고 강조했다. 그는 더 많은 골을 예고했다. 그는 “22골을 넘어 23골, 24골을 목표로 하겠다. K리그 정상에 섰으니, 내년엔 아시아 챔피언스리그 득점왕에 도전하겠다”며 큰 포부를 밝혔다. 이어 “프로 입단 후 아직 우승컵을 들지 못했다. 내년엔 제주와 함께 리그 정상에 서겠다”고 힘줘 말했다. 피주영 기자 akapj@joongang.co.kr 2021.12.07 07: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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