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너도나도 꺼내는 PLCC "고객은 묶어야 겠고, 혜자카드는 없애야겠고"

이커머스 업체와 카드사의 상업자표시 신용카드(PLCC)가 다시 활기를 띠고 있다. 2015년 처음 선보인 PLCC는 코로나19와 함께 온라인쇼핑이 날개를 달면서 급격히 증가했다. 최근에는 엔데믹과 함께 업황이 둔화하자 충성고객의 이탈을 막기 위해 도입하는 추세다. 여기에 고금리와 경기침체로 고전 중인 카드사의 니즈도 맞물리면서 '쿠팡' '컬리' 'CJ ONE'과 같은 굵직한 기업과 손잡으려는 카드사도 늘어나고 있다. 다시 부는 PLCC 바람 15일 이커머스 및 카드업계 따르면 최근 KB국민카드는 국내 대표 이커머스 플랫폼 쿠팡 PLCC인 '쿠팡 와우 카드'의 연내 출시를 앞두고 있다. 1100만명의 유료 회원을 보유한 쿠팡이 PLCC를 선보이는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그만큼 파격적인 혜택을 갖췄다는 평가다. 쿠팡 와우 카드를 쿠페이 결제수단으로 등록하면 전월에 한 번도 카드를 쓰지 않았더라도 쿠팡, 쿠팡이츠, 쿠팡플레이 스토어에서 결제할 때마다 결제 금액의 4%를 쿠팡캐시로 되돌려 준다. 쿠팡 외 오프라인 점포에서 결제하더라도 결제 금액의 1.2%를 월별 최대 적립금 1만2000원까지 적립해 준다. 업계에 따르면 쿠팡과 PLCC를 출시하기 위해 복수의 카드사가 경쟁을 벌인 것으로 알려졌다. 지난 4월에는 중산층 여성 소비자를 대거 보유한 컬리가 BC카드와 손잡고 'BC바로 컬리카드'를 선보였다. 컬리에서 운영 중인 가맹점에서 결제하면 최대 12%까지 적립금을 돌려주는 구성이다. 컬리 PLCC는 출시 두 달 만에 3만명의 고객을 확보하는 등 비교적 선전했다는 평가를 받는다. 3000만 멤버십 회원을 보유한 CJ ONE은 지난달 신한카드와 손잡고 CJ ONE 특화 PLCC를 선보였다. CJ가 보유 중인 CJ올리브영 외에도 뚜레쥬르, CGV, 빕스 등에서 최대 30%의 포인트를 적립할 수 있다.국내 PLCC의 시작은 2015년 이마트와 현대카드의 협업에서 출발했다. 이후 2019년 11종, 2020년 21종, 2021년 54종, 2022년 7월 기준 7종 등 총 110종으로 늘어났다. 업계는 이커머스 업계와 유통가가 PLCC에 고삐를 쥐는 이유로 락인 효과를 꼽는다. 국내 전자상거래 시장이 과포화돼 출혈경쟁이 심화하자 PLCC로 한 번 더 고객의 발을 잡으려고 한다는 것이다.A 이커머스사 관계자는 "PLCC는 유료 멤버십과 함께 기존 고객을 묶어두는 이중 잠금장치가 된다"며 "이미 멤버십 회원이기도 하고 여기에 카드 혜택을 추가로 사용하기 위해 다시 플랫폼을 찾게 되는 셈"이라고 했다. 더 급한 카드사 이커머스 업계와 유통가만 PLCC를 원하는 건 아니다. 사실 더 급한 쪽은 카드사다.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올해 상반기 카드사 8곳(신한·삼성·현대·KB국민·롯데·우리·하나·비씨카드)의 순이익은 1조4168억원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 대비 12.8% 감소했다. 고금리로 인해 자금조달 비용이 크게 늘어나면서, 수익성이 떨어졌기 때문이다. 이익이 줄어들자 카드사들은 이른바 '혜자카드'부터 단종시키고 있다. 부가서비스가 많아 모객에는 확실한 효과가 있지만, 카드사가 지불해야 할 비용 부담이 크기 때문이다. 카드사들은 돈 들어가는 혜자카드 대신 PLCC에서 답을 찾고 있다. 제휴사가 보유한 충성 고객을 별도의 모집비용 없이 자연스럽게 확보할 수 있고, 마케팅 비용도 상대와 분배하는 구조로 비교적 합리적이기 때문이다. 특히 PLCC는 제휴사 고객 데이터를 확보해 이를 기반으로 한 새로운 비즈니스 기회를 창출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그동안 국내 PLCC시장은 사실상 현대카드가 이끌어왔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현대카드가 56종의 PLCC를 운영하면서 업계 선두에 있다. 그 뒤를 신한카드(21종)·비씨카드(15종)·KB국민카드(13종)·우리카드(11종) 따르고 있다. 업계는 향후 PLCC 시장이 더욱 커질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모집비용을 절감할 수 있고 제휴사 충성 고객도 유인할 수 있는 등 여러 장점이 있어서다. 그러나 PLCC가 급격히 증가하면서 소비자 피해로 이어질 수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카드사들이 경쟁적으로 모객에만 집중하면서 불필요한 연회비만 늘어나고 카드 사용은 단기에 그칠 수 있다는 것이다. 유의동 국민의힘 의원은 "합리적 소비에 도움이 돼야 할 PLCC가 소비자 피해로 이어지면 안된다"며 "PLCC 확장이 소비자 피해로 이어지지 않도록 금융당국의 책임있는 감시가 필요하다"고 꼬집었다. 서지영 기자 seojy@edaily.co.kr 2023.10.16 07: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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컬리, 2분기 영업손실 472억원…전년비 31.6% 개선

컬리는 올 2분기 영업손실 472억원으로 전년 같은 기간 대비 31.6% 줄었다고 25일 공시했다.이 기간 매출액은 1.4% 줄어든 5079억원이다.상반기 기준으로 보면 매출은 1조175억원으로 1년 전보다 1.0% 감소했고 영업손실은 35.5% 개선된 778억원을 기록했다.컬리가 적자 폭을 줄이는데 성공한 요인으로는 비용 절감이 꼽힌다. 실제로 컬리는 올 상반기 판매관리비를 지난해보다 252억워 줄이며 마케팅비와 고정비 지출을 최소화했다.판매 단가가 높아진 것도 주효했다. 올 상반기 컬리 직매입 상품의 평균 판매가격(ASP)은 지난해 동기 대비 31% 뛰었다.컬리 관계자는 "상반기에는 물류센터 2개 오픈, 경기 침체 등의 요인에도 불구하고 적극적인 비용 관리와 구조 개선을 통해 수익성 관리에 성공했다"며 "하반기는 뷰티컬리를 중심으로 한 매출 성장과 샛별배송 권역 확장, 충성고객 확대 등을 통해 수익성 개선을 더욱 강화할 예정"이라고 말했다.서지영 기자 seojy@edaily.co.kr 2023.08.25 18: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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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앱게임 장착한 컬리, '알리'처럼 성공할까

이커머스 플랫폼 컬리가 최근 인앱게임을 선보이며 업계 관심을 받고 있다. 인앱게임이란 별도의 어플리케이션(앱)을 다운받지 않고도 게임을 즐길 수 있다. 소비자의 체류시간 및 충성도를 높이는데 도움이 된다는 평가다. 13일 업계에 따르면 컬리는 지난 1일 '마이컬리팜'이라는 인앱게임을 새로 출시했다. 마이컬리팜은 재테크를 접목한 것으로, 가상의 테라스에 있는 화분에 작물을 키우는 내용으로 구성됐다. 토마토와 아보카도, 오이 등의 작물을 키운 뒤에는 해당 채소를 직접 받거나 다른 상품으로 교환할 수도 있다. 반응이 좋다는 전언이다. 마이컬리팜은 최근 '앱테크' 열풍과 맞물리면서 출시 일주일 만에 20만명이 게임을 시작했다. 출시 첫날(1일)과 지난 9일을 비교해보면 마이컬리팜 이용자의 컬리앱 방문 횟수는 3배 가까이 늘었다. 업계는 컬리의 인앱출시가 게임을 즐기는 소비자의 성향과, 글로벌 해외직구 플랫폼인 알리익스프레스의 사례를 고려한 결과라고 분석한다. 실제로 지난 6월 알리익스프레스에 따르면 전체 약 200개 나라 중 한국이 인앱게임을 즐기는 활성유저 수가 가장 많은 나라로 나타났다. 알리익스프레스 앱에서 제공되는 인앱게임의 DAU(일일활성이용자수)는 한국 시장이 타 국가 및 지역 대비 약 2배 이상 높았고, 평균 체류 시간은 일평균 20분에 달했다. 알리익스프레스는 현재 다양한 인앱 미니게임을 통해 다양한 보상과 할인을 제공하고 있다. 차별화된 구매 경험 및 체류시간을 향상하려는 의도다. 소비자는 게임을 플레이하면서 알리익스프레스에서 제품을 구매할 때 사용할 수 있는 코인을 획득할 수 있다. 알리익스프레스 레이장 한국 대표는 "커머스는 소비자의 즐거움을 주는 게임, 라이브커머스 영상, 커뮤니티 등 또한 포용할 수 있어야 한다"며 "한국 소비자를 위한 맞춤형 콘텐츠를 기획 및 제공하고 있다"고 했다. 업계 관계자는 "컬리가 인앱게임 등 신규 서비스를 선보이는 것은 충성고객을 확보하고 신규 고객 유입을 늘려 매출과 수익성을 함께 잡기 위한 전략"이라며 "이커머스 경쟁이 어느 때보다 치열한 가운데 다양한 묘수를 내는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서지영 기자 seojy@edaily.co.kr 2023.08.13 14: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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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사랑이 SNS에 올린 마크앤로나…토종 와이드앵글의 위기

토종 골프웨어 브랜드를 대표했던 '와이드앵글'과 '까스텔바작'이 위기다. 코로나19 팬데믹 동안 대다수의 골프웨어 브랜드가 성장한 가운데 두 브랜드는 내리막 길을 걸었다. 와이드앵글과 까스텔바작은 대대적인 리브랜딩과 함께 디자인에 변화를 주며 변화 중이다. 그러나 뜨겁던 MZ세대(1980년대 초~2000년대 초 출생)의 골프 열기가 사그라들면서 제대로 된 결과를 내지 못하는 분위기다. 패션가는 두 브랜드의 애매한 포지셔닝을 고전 이유로 꼽는다.김사랑 놓은 와이드앵글 배우 김사랑은 최근 자신의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 골프장 나들이 사진 두 장을 게시했다. 김사랑은 하얀색 바탕에 검은색 포인트가 섞인 골프웨어를 입고 청초한 매력을 자랑했다. 화보집 중 한 장면이라고 해도 믿을 정도로 완벽한 모습이었다. 팬들은 "인형 같다" "필드여신"이라는 댓글을 달며 환호했다.그런데 팬들의 눈길을 잡아 끈 부분은 또 있었다. 골프웨어 곳곳에 선명하게 찍힌 브랜드 로고 '마크앤로나'다. 해골 모양 로고가 상징인 마크앤로나는 일본에서 탄생한 수입 하이엔드 골프웨어 브랜드다. 티셔츠와 스커트 한 벌에 각각 30만~50만원 대에 달하지만 잘 나간다. 골프웨어 업계에서는 훔치고 싶은 이미지를 가진 브랜드로 통한다. CJ ENM은 지난해 프리미엄 골프웨어 '바스키아 브루클린'을 론칭하면서 마크앤로나를 롤 모델로 정하기도 했다. 김사랑은 와이드앵글을 상징하는 장수 모델이었다. 와이드앵글은 브랜드를 론칭한 2014년부터 2021년까지 7년이나 김사랑과 함께했다. 와이드앵글은 그 사이 다니엘헤니와 김선호 등 남성 모델은 바꾸면서도, 김사랑의 손은 놓지 않으며 끈끈한 관계를 유지해왔다. 2021년에도 새롭게 시작한 '와글' 캠페인을 김사랑을 포함시키면서 돈독한 파트너십을 자랑했다. 그러나 와이드앵글은 2022년 소녀시대 수영과 단발 계약을 맺으면서 장수 모델과 결별했다. 김사랑 역시 최근 마크앤로나 골프웨어를 착용한 사진을 올리면서, 와이드앵글과의 계약관계가 끝이 났다는 점을 공식화했다. 업계 일부에서는 김사랑의 SNS 게시물이 와이드앵글의 현 상황을 묘하게 대변하고 있다고 보고 있다. 한국을 대표하는 토종 골프웨에 브랜드 중 하나로 평가되지만, 럭셔리 수입 브랜드에 치이면서 포지션과 타깃층을 동시에 잃었다는 것이다. 토종 골프웨어 위기 실적도 예전만 못하다. 지난 2014년 론칭 후 3년 만에 매출 1000억원을 달성한 와이드앵글은 2018년에도 매출 977억을 기록하며 순항했다. 그러나 코로나19가 창궐하던 2019년과 2020년 매출이 900억원 미만으로 떨어졌다. 2020년 영업이익도 41억원 대로 급락한 와이드앵글은 이듬해 78억원으로 회복하는 듯 했지만, 2022년 다시 영업이익이 43억원으로 주저앉았다. 전염병과 함께 야외 스포츠인 골프 인기가 치솟고, 골프웨어 업계도 전례 없는 호황기를 맞이했던 것과는 정반대의 모습이었다. 와이드앵글만의 일은 아니다. 토종 골프웨어의 한 축인 까스텔바작 역시 팬데믹 내내 부진했다. 2019년 813억원이던 매출은 이듬해 672억원에 그쳤다. 2021년 772억원으로 소폭 올랐으나, 지난해에 다시 한 번 618억원으로 주저앉았다. 지난해에는 94억원의 영업손실도 기록했다. 패션가는 두 토종 브랜드의 국내 위치가 애매모호하다고 입을 모은다. 골프웨어 브랜드를 전개 중인 패션기업 A 사 관계자는 "요즘 골프웨어는 초럭셔리를 강조하거나 MZ세대를 겨냥한 개성있는 의류, 완전히 실용적인 가격대의 퍼포먼스 웨어로 나뉘는 것 같다"고 진단했다. 이어 "와이드앵글과 까스텔바작은 확실한 이미지가 없다"며 "이미 소비 타깃층이 높게 형성된 상황 속에서 디자인을 MZ세대 취향으로 갑자기 바꾸기에는 쉽지 않은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지난 몇 년간 이어진 골프붐은 올해 들어 한풀 꺾인 분위기다. 골프 인기 속에서도 부진의 터널을 건너온 양사는 변화를 위해 노력 중이다. 와이드앵글은 법인명을 와이드앵글에서 '에프씨지코리아'로 변경하고, 새로운 브랜드 아이덴티티(BI)를 공개했다. 까스텔바작 역시 올해 초 배우 이민정을 새 모델로 맞이하고 감각적인 디자인의 브랜드를 선보이고 있다. 올 1분기에는 매출 112억원, 영업이익 5억8000만원을 기록하며 전년 동기 대비 나아지고 있다는 자평이다. 까스텔바작 관계자는 "1분기 디지털경영 혁신으로 긍정적인 성과를 얻었다"며 "엔데믹에 접어들면서 주요 충성고객층이 재유입될 것으로 보고 지금을 기회로 보고 있다"고 말했다. 와이드앵글 관계자는 "현재 유명인 모델은 기용하지 않고 있다"며 "BI 변화와 함께 보다 영하고 스타일리시한 골프웨어 이미지를 강화할 예정"이라고 말했다.까스텔바작 측은 "시대의 흐름에 발맞춘 혁신과 해외 시장 공략으로 한국을 대표하는 골프 대표 브랜드로 자리매김하겠다"고 했다.서지영 기자 seojy@edaily.co.kr 2023.07.12 07: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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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조 유통왕의 롯데온, 지금 가장 필요한 것은 '존재감'

'네이버쇼핑'과 '쿠팡'이 주도하는 이커머스 업계가 살아남기 위해 몸부림치고 있다. 그룹사 전체를 아우르는 새로운 통합 멤버십을 선보이고, 당일배송 서비스를 론칭하며 홍보와 마케팅에 사활을 걸고 있다. 이커머스 업계 전반이 분주한 가운데 원조 유통왕 롯데그룹의 '롯데온'은 유독 잠잠하다. 다양한 혜택을 따지고 보면, 타사와 비교해 크게 뒤처지지 않는데도 매출과 영업이익은 갈수록 뒷걸음치고 있다는 분석이다. 업계는 소비자가 롯데온을 떠올렸을 때 가장 먼저 생각나는 확실한 매력 포인트가 없다고 입을 모은다. '노 매력' 롯데온 30대 주부 A 씨는 온라인 쇼핑을 할 때 최저가부터 검색하는 습관이 있다. 가격과 배송비 등을 고루 따졌을 때 가장 저렴한 플랫폼에서 쇼핑하는 것을 절약하는 방법이라고 생각해서다. 자칭 온라인 쇼핑 '달인'인 A 씨는 최근 롯데온을 새삼 다시 보고 있다. 같은 사양의 제품이지만 더 저렴한 제품도 더러 있고, 쓸만한 혜택도 여럿 있다는 것을 알게 됐기 때문이다.그런데도 A 씨는 롯데온 유료멤버십 회원은 가입하지 않았다. 그는 "유료 멤버십 회원이 되면 한 달에 무료 배송 쿠폰도 주고 요긴한 혜택이 제법 있다"면서도 "굳이 멤버십 가입을 할 정도로 메리트가 있거나 꼭 필요하다는 생각이 들지 않는다"고 말했다. 한국 대표 유통 대기업 롯데그룹이 운영하는 롯데온의 존재감이 갈수록 낮아지고 있다. 국내 이커머스 시장은 네이버쇼핑과 신세계(SSG닷컴+G마켓글로벌), 쿠팡을 중심으로 3강 체제가 구축된 상황이다. 이커머스 업계에 따르면 2021년 거래액 기준 국내 이커머스 시장점유율은 네이버 17%, 신세계(SSG닷컴·이베이코리아) 15%, 쿠팡 13% 수준이다. 반면 롯데온은 5% 수준에 머물렀다. 업계 안팎에서는 지난해에는 쿠팡의 점유율이 더 상승하고 롯데온은 다소 떨어졌을 것이라는 예상이 나온다. 업계는 최근 유료멤버십을 회원 수를 통해 충성고객을 가늠하고, 성장세를 엿본다. 업계에 따르면 쿠팡의 유료멤버십 '와우' 회원 수는 1000만명을 넘겼다. 네이버 유료멤버십 회원 수는 800만명, SSG의 스마일클럽 등도 300만명을 돌파했다. 그러나 롯데온은 유료멤버십 '롯데오너스'의 정확한 회원 수는 공개하지 않고 있다. 업계는 롯데오너스 회원수가 선두권 3사와 비교해 다소 적을 것으로 예상한다. 더욱 아쉬운 점은 존재감이다. 오픈서베이가 지난해 6월 발표한 자료에 따르면 롯데오너스를 인지하고 있다고 응답한 사람은 전체 응답자의 18.3%였다. 실제 이용하고 있다는 응답자는 3.5%였다. 이커머스 업체 B 사 관계자는 "유료멤버십 경쟁이 치열해지면서 각 플랫폼이 '우리만이 줄 수 있는 혜택과 차별점'에 대한 고민이 깊다"며 "롯데온만의 강점이 잘 보이지 않는 것은 사실"이라고 했다.롯데온이 타 플랫폼과 비교해 차별점이나 뚜렷한 장점이 없다는 부분은 브랜드사들도 뜻을 같이 하고 있었다. 10여 개의 뷰티 및 라이프스타일 브랜드를 전개 중인 C 사 관계자는 "현재 보유한 브랜드 중 롯데온에 입점한 브랜드는 없다"며 "이커머스 플랫폼에 들어갈 때는 수수료 대비 노출이나 파급력 등을 고루 따지게 되는데, 롯데온에서 특별한 소구점을 찾지 못했다"고 답했다. 홍보대행사 D 사 관계자 역시 "롯데온만의 특별한 부분이 무엇인지 잘 와닿지 않는다"며 "나부터도 엘포인트를 적립하지 않은지 오래됐는데, (롯데온 홍보를 한다면) 소구점을 잡기 쉽지 않다"고 했다. 치고 나가는 경쟁사 롯데온이 주춤한 사이 타 플랫폼은 적극적으로 새로운 서비스를 전개 중이다. 네이버쇼핑은 지난해 말부터 당일배송 서비스인 '도착보장'으로 치고 나가는 쿠팡에 맞불을 놨다. 11번가는 직매입을 기반으로 한 '슈팅배송'으로 외형 확대에 나섰고, 신세계그룹은 이달 초 온·오프라인 통합 유료멤버십 '신세계 유니버스 클럽'을 출시했다. 롯데온도 손을 놓고 있지 않다. 업계에 따르면 롯데온은 흩어진 계열사별 혜택을 하나로 모으는 방안에 대해 고심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나름대로 체질 개선과 변화도 진행 중이다. 롯데온은 지난해 4월 롯데마트몰의 새벽배송 서비스인 '새벽에 온'을 종료하고, 돈 안 되는 분야는 과감하게 접고 있다. 명품·뷰티·패션에 방점 찍은 버티컬 서비스를 강화 중이다. 롯데온은 지난해 4월 프리미엄 뷰티 전문관 '온앤더뷰티', 명품 전문관 '온앤더럭셔리', 패션 전문관 '온앤더패션' 론칭했다. 롯데백화점이 수십 년 동안 다져온 노하우를 롯데온에 접목해 다른 쿠팡과 네이버 등 이커머스 강자들과 차별화하겠다는 전략으로 보인다.롯데온은 올해 1분기 매출액은 290억원, 영업손실 200억원을 기록했다. 전년 동기 대비 매출이 20억원 늘었고, 영업손실은 250억원이나 줄이는데 성공했다. 증권가에서는 롯데쇼핑 이커머스 사업부가 롯데온 버티컬 커머스 중심 손익 구조 개선이 이뤄져 2분기에도 영업이익 적자가 축소할 것으로 전망한다. 이진협 한화투자증권 연구원은 "버티컬 중심으로 안착한 이커머스 사업의 수익성 개선은 올해 기대해 볼 수 있는 포인트"라며 "이커머스 사업이 지난해 총 거래액(GMV)이 전년대비 약 3% 성장한 것으로 추정된다고 밝혔다. 업계 관계자는 "2021년 이베이코리아 전략기획본부장 출신의 나영호 롯데온 대표를 영입한 뒤 효율화에는 어느 정도 성과를 보였다"면서도 "그러나 롯데온 자체의 파워를 키우지는 못했다. 버티컬 서비스로 고급화를 꿰하는 롯데온의 차별화 방법이 통할지 지켜볼 일"이라고 했다.서지영 기자 seojy@edaily.co.kr 롯데온 실적 추이(단위: 억원) 2023.1Q 2022.1Q 2021.1Q-------------------------------------------------매출 290 260 280영업이익 200 -450 -290------------------------------------------------------ 이커머스 유료 회원 멤버십 혜택--------------------------------------------------------------------플랫폼 구독료 주요혜택 ---------------------------------------------------------------------SSG닷컴 연 3만원 -가입 후 SSG 머니 3만원 제공 -매달 10% 할인 쿠폰 8장 제공 -그룹사 6곳 멤버십 추가 혜택 쿠팡 월 4990원 -무제한 무료 배송 및 반품 -쿠팡플레이 무료 및 쿠팡이츠 10%할인 네이버 월 4900원 -네이버 페이 최대 5% 적립 -디지털 콘텐츠 제공 및 매월 멤버십데이 롯데온 연 2만원 -엘포인트 2만원 지급 -매월 무료배송 쿠폰 2장 지급 -상품 구매 시 1% 기본 할인 ------------------------------------------------------------------------*자료=각사 2023.06.21 07: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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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세는 '정성'...'편지에 수필 수준 소개 글' 충성고객 잡는 컬리

이커머스 업계의 경쟁이 갈수록 치열해지는 가운데 컬리가 '정성'을 서비스 차별화로 내세워 눈길을 끈다. 한 글자씩 손글씨로 눌러쓴 편지와 마치 수필집을 읽는 듯한 제품 소개 글 등으로 충성고객 확보에 공을 들이고 있다. 직장인 A 씨는 퇴근 뒤 이커머스 플랫폼 컬리에 들어가는 일이 하나의 취미가 됐다. 특별히 살 것은 없지만, 컬리 특유의 감수성 넘치는 소개 글을 보는 재미가 쏠쏠해서다. A 씨는 "제품마다 5~8줄짜리 짧은 소개 글이 담기는데 수필을 보는 것처럼 감칠맛이 있다"며 "때로는 글쓴이가 궁금할 정도로 삶과 제품에 대한 통찰이 담겨 있어 가벼운 수필 읽는 기분으로 본다"고 말했다. 주부 B 씨는 최근 자신의 SNS에 컬리에서 받은 선물과 손 편지를 사진으로 찍어 올렸다. B 씨는 "센스 있고 정성스럽게 말린 꽃과 편지가 담겨 있었다"며 "감동이었다. 다른 마트로 갈아탔는데, 다시 컬리로 돌아가려고 한다"고 했다. 1일 이커머스 업계에 따르면 컬리는 '고객 감동 프로젝트'를 이어가고 있다. 고객서비스팀이 하루 평균 5500건이 넘는 고객의 소리를 살핀 뒤 선정된 고객을 대상으로 짧지 않은 손편지를 써서 선물과 함께 전달한다. 한 통에 1시간씩은 걸리지만, 100명 이상의 고객에게 전달했다. 컬리가 고객 감동을 위해 힘 쏟는 부분은 또 있다. 한결같이 유지하고 있는 제품 소개 글이다. 컬리는 판매하는 대부분의 제품에 MD의 선정 배경과 추천 이유를 쓴다. '박리다매'보다는 작은 제품 하나라도 특별한 과정을 거쳐 선정하는 컬리만의 색깔이 분명하게 담긴다. 그런데 이 소개 글이 워낙 정성이 들어가고 수필을 연상시킬 정도로 솜씨가 있다 보니 이를 보고 싶어 찾는 고객이 적지 않다. 컬리는 2016년 173억원이던 매출은 작년 2조372원으로 6년 만에 117배 성장했다. 외연을 키울 수 있었던 주요 배경 중 하나는 컬리만의 정성 담긴 다양한 노력이 있다는 것이 업계의 평가다. 쿠폰과 적립금 이벤트를 통한 신규 고객 유치 못지않게 컬리에 감동을 받은 충성고객들이 컬리를 자주 찾는다는 것이다. 컬리 관계자는 "고객에게 감사의 뜻을 전하면서 동시에 다른 곳과 차별화된 쇼핑 경험을 제공하려는 것"이라며 "새로운 고객을 확대하는 것만큼이나 충성 고객들에게 그만큼의 가치를 전달드리는 것이 중요하기에 그에 맞는 다양한 노력을 하는 중"이라고 말했다. 서지영 기자 seojy@edaily.co.kr 2023.06.02 07:00
산업

"엔데믹 이후 첫 성수기 온다"…하이트 vs 오비 '격돌'

주류업계가 코로나19 엔데믹 이후 첫 여름 성수기를 겨냥해 맥주 경쟁에 돌입했다.2일 업계에 따르면 하이트진로는 오는 4일 기존 라거 맥주와 차별화된 원료와 공법을 적용한 '켈리'를 출시한다.하이트진로의 맥주 신제품 출시는 지난 2019년 '테라' 이후 4년 만이다. 하이트진로는 켈리를 통해 소주에 이어 맥주에서 국내 1위를 탈환한다는 계획이다.제품명은 'Keep Naturally'를 줄인 것이다. 인위적인 것은 최소화하고 자연주의적인 원료와 공법, 맛을 추구한다는 의미를 내포하고 있다. 덴마크에서 북대서양 해풍을 맞으며 자란 맥아를 100% 사용해 만들었다는 게 하이트진로의 설명이다.일반 라거 맥주와 가장 큰 차이점은 '더블 숙성 공법'으로 제조했다는 점이다. 영상 7도에서 1차로 숙성한 뒤 영하 1.5도에서 한 번 더 숙성해 탄산감을 최대화했다. 차갑게 마실 때 청량감이 극대화되는 라거 맥주의 특성에 초점을 맞췄다.외관 역시 차별화했다. 국내 레귤러 맥주 최초로 '앰버(호박색)' 병을 개발해 활용했다. 붉은색 계열은 청량감을 강조하는 라거 맥주의 외관 디자인에 잘 활용하지 않는 색이다. 기존 주력 상품인 테라는 초록색을, 경쟁사 오비맥주의 카스는 파란색을 제품 외관에 적용했다.가격은 테라와 동일하며 알코올 도수는 4.5%다.오성택 하이트진로 마케팅실 상무는 "2020년 여름부터 테라 상륙 다음의 2단계 진격을 준비해왔다"며 "테라의 충성고객을 확보한 뒤 맥주 1위를 탈환하기 위해서는 또 하나의 신제품이 필요하다고 판단했다"고 말했다.이어 "테라와 켈리의 연합작전을 펼치겠다"며 "이는 이미 참이슬과 진로를 통해 검증된 전략"이라고 덧붙였다.실제 하이트진로의 2022년 소주시장 점유율은 진로를 출시한 2019년 대비 10.3% 포인트 증가했다. 국내 맥주 시장점유율 1위인 카스를 보유하고 있는 오비맥주는 최근 2021년에 출시한 '한맥'을 새롭게 리뉴얼하며 점유율 방어에 나섰다.닐슨코리아에 따르면 카스는 지난해 10월 가정시장 점유율 42%를 차지해 1위를 기록했다. 제조사별 판매량 집계에서도 오비맥주가 54%의 점유율로 1위를 유지하고 있다. 리뉴얼된 한맥은 제품 디자인에 한국적인 요소를 적용해 한맥의 향상된 부드러움과 'K-라거'로서의 정체성을 강조한 것이 특징이다.한국인의 입맛에 가장 잘 맞는 부드러운 라거를 구현하기 위해 거품 지속력을 대폭 향상시키고, 4단계 미세 여과 과정을 통해 부드러움을 방해하는 요소를 걸러냈다는 게 오비맥주의 설명이다.이 밖에 최근 무가당 소주 '새로'를 선보이며 MZ세대를 중심으로 인기를 얻고 있는 롯데칠성음료는 올해 하반기 중 맥주 브랜드 '클라우드'의 리뉴얼을 진행할 계획을 세운 것으로 알려졌다.업계 관계자는 "엔데믹 이후 첫 성수기를 앞두고 국내 맥주 시장 경쟁이 또다시 뜨거워지고 있다"며 "하이트진로가 새로운 맥주 브랜드를 출시하면서 지각변동이 일어날지 주목된다"고 말했다.안민구 기자 amg9@edaily.co.kr 2023.04.03 07:00
경제일반

충성고객 잡기에 분주한 대형마트

대형마트들이 충성 고객 확보에 열을 올리고 있다. 제휴 카드와 유료 멤버십을 앞다퉈 선보이고 있다.롯데마트는 자주 점포를 찾는 단골인 '충성 소비자'를 공략하기 위해 '롯데마트&맥스(MAXX) 카드'를 출시한다고 5일 밝혔다.해당 카드는 롯데마트, 맥스 오프라인 매장과 롯데 온 내 롯데마트몰에서 해당 카드 결제 시 전월 실적에 따라 월 최대 10% 할인 혜택을 받을 수 있다.지난달 이용금액이 50만원 미만인 경우 결제 시 1000원 미만의 잔돈을 일 1회, 월 5회(월 4995원) 할인받을 수 있으며, 50만원 이상 100만원 미만인 경우 결제 금액의 5%(일 5000원, 월 1만5000원)를, 100만원 이상인 경우 10%(일 1만원, 월 3만원)를 할인받을 수 있다.롯데마트는 이번 카드 출시를 기념해 할인 한도를 최대 2만원 추가 제공하는 프로모션도 진행한다.올해 말까지 카드를 발급하는 고객을 대상으로 지난달 이용금액 50만원 이상 100만원 미만, 100만원 이상인 경우 각각 1만5000원·3만원이었던 월 할인 한도를 각 1만원·2만원씩 추가해 월 2만5000원·5만원까지 할인 혜택을 제공한다.지난달 이용금액에 상관없이 5만원 이상 결제 건에 대해 상시 2~3개월 무이자 할부 혜택도 제공한다.롯데마트 관계자는 "올해는 가격 할인 대신 롯데마트를 믿고 자주 찾는 소비자에게 집중할 방침"이라며 "현재 누적 구매 금액에 따라 혜택을 제공하는 스노우포인트를 중심으로 충성 소비자에게 제공할 수 있는 제도도 추가 준비 중"이라고 말했다.이마트는 신세계백화점, SSG닷컴을 아우르는 통합 멤버십을 구상 중이다.여기에 KT 멤버십까지 더해 혜택의 폭을 넓힌다는 계획이다. KT 통신요금제 옵션 사항에서 신세계그룹 멤버십을 선택하거나 신세계그룹 멤버십으로 KT 통신요금을 할인받는 등 혜택을 누릴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앞서 이마트의 창고형 할인점 트레이더스는 지난 1일 유료 멤버십 '트레이더스 클럽'을 론칭했다.누구나 자유롭게 방문, 쇼핑할 수 있는 열린 창고형 매장에 멤버십 회원만의 혜택을 더한 것이 특징이다.특히 올해부터 트레이더스는 자체 적립 포인트 'TR 캐시'를 도입해 고객 혜택을 더욱 강화했다.TR 캐시는 트레이더스 매장 쇼핑 금액에 따라 적립되며 트레이더스 매장에서 현금처럼 사용할 수 있는 리워드 프로그램이다. 올해부터 스탠다드 회원은 결제 금액의 1%, 프리미엄 회원은 결제 금액의 2%와 티 스탠다드 상품 대상 추가 2%가 적립된다. TR 캐시 사용은 트레이더스 클럽 멤버십 회원 갱신 후부터 가능하다.업계 관계자는 "마트들이 지난해 초저가 전략을 세웠지만 이는 출혈경쟁일 뿐 고정 구매 고객을 늘리기에는 역부족이었다"며 "올해는 충성 고객을 확보하기 위해 멤버십·포인트 제도를 강화하는 분위기"라고 말했다.안민구 기자 amg9@edaily.co.kr 2023.01.05 15:46
산업

배민 '함께주문' '단골고객' 새 기능…고객·사장님 끄는 묘수 될까

비싼 배달료 때문에 배달앱 이용을 꺼리는 소비자가 늘고 있는 가운데 배달앱이 서비스 고도화에 나서고 있어 주목된다. 국내 대표적인 배달앱 배달의민족은 최근 고객과 식당 주인을 위한 새로운 서비스를 내놓았다. 배달비를 아끼려는 고객을 위한 '함께주문'과 가게 주인들의 단골 관리를 위한 '단골 쿠폰' 기능 등이다. 소비자와 입점 점주 모두 윈윈하는 서비스로, 플랫폼 유입을 유도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10일 배달의민족에 따르면 지난달부터 플랫폼 내에 '함께주문' 기능과 '단골고객혜택' 기능을 추가해 운영하고 있다. 지난달 20일 배달의민족이 새롭게 시작한 '단골고객혜택'은 음식점 주인이 앱을 통해 자주 주문한 고객에게 원하는 금액의 할인 쿠폰을 제공할 수 있는 기능이다. 단골의 기준은 7일·30일·90일 기간 동안 2회·3회·4회 등 음식점주가 원하는 횟수로 설정할 수 있다. 단골 쿠폰 금액도 점주가 원하는 만큼 설정할 수 있다. 쿠폰 할인금액은 최소 1000원부터 최대 1만원까지 500원 단위로 입력할 수 있다. 배달의민족 관계자는 "사장님들이 고객 관리를 더 효과적으로 하고 단골에게 배달앱을 통해서도 더 고도화된 혜택을 드릴 수 있도록 하기 위해 마련한 기능"이라고 설명했다. 그동안 배달앱 입점 음식점주들은 개인정보 보호법상 고객의 전화번호를 수집할 수 없어 배달 건에 대해서는 '단골 관리'를 하기 어려웠다. 하지만 시스템 상으로 단골을 관리할 수 있는 기능을 적용하면서 음식점주들도 기대하고 있는 분위기다. 한 배달앱 커뮤니티에는 "테스트 삼아 한 달에 2번 이상 주문 고객 28명에게 3000원 쿠폰을 뿌렸다"며 "쿠폰 유효기간을 2주로 해두었고, 얼마나 사용할지 궁금하다"는 글이 올라왔다. 다른 점주들도 "어제 쿠폰을 뿌렸더니 오늘 확실히 주문하는 단골이 많다" "효과가 좋더라" 등의 반응을 보였다. 배달의민족 관계자는 "배달앱을 통한 마케팅 수단이 다양해져 고객 관리가 더 수월해졌고, 고객 확보에 도움이 될 것으로 보인다는 사장님들의 의견이 있었다"고 말했다. 특정 음식점을 여러 번 이용한 고객 입장에서는 할인 쿠폰을 받을 수 있고, 음식점주는 충성고객을 유지할 수 있는 수단이 된 것이다. 지난달 4일 시작한 '함께주문' 기능도 마찬가지다. 이 기능은 고객이 앱에서 단체주문을 진행할 때 자신의 장바구니를 다른 배달의민족 회원들과 공유해서 여러 명이 함께 메뉴를 담고 이를 대표 고객이 결제하는 것이다. 배달의민족은 '단체주문' 시 유용하다고 설명한다. 기존에는 단체주문할 때 수기로 메뉴를 취합해서 한 사람이 앱에 메뉴를 담고 주문하는 형태였는데, 장바구니 링크를 다른 사람과 공유해 각자 원하는 메뉴를 담을 수 있다. 단체주문뿐만 아니라, 배달비를 절약하기 위한 방법으로도 이용 가능하다는 점에서 '함께주문' 기능은 주목받았다. 최근 비싼 배달비로 배달앱을 이용하기 부담을 느끼던 고객들의 이탈이 이어졌는데, 이런 부담을 덜어줄 방법이 제공된 것이다. 한국소비자단체협의회에 따르면 지난 8월 서울 음식점 1336개 가운데 378개(28%) 음식점의 배달료는 6월 대비 평균 887원 올랐다. 심야·기상악화의 경우 비용이 추가돼 현행 3000~5000원(소비자부담 기준)에서 많게는 8000원까지 내야 한다. 업계는 배달의민족이 이런 새로운 기능을 통해 돌아섰던 이용자들을 다시 불러들일지에 주목한다. 데이터 기업 아이지에이웍스의 모바일인덱스에 따르면 지난달 배달의민족 월간 활성 이용자 수(MAU)는 1993만명이었는데, 8월과 비교하면 159만명이 감소했다. 업계에서는 거리두기 해제로 배달 주문이 감소하고 최근 고물가 영향이라는 분석이다. 이런 분위기를 배달의민족이 인지하고, 고객과 음식점주를 끌 만한 전략을 마련하는데 몰두하고 있다는 해석이 나온다. 배달의민족 관계자는 "향후에도 고객들의 긍정적인 경험을 확대할 수 있도록 유저들의 니즈를 살펴 앱 내 다양한 기능을 고도화해 나갈 예정"이라고 말했다. 권지예 기자 kwonjiye@edaily.co.kr 2022.11.11 07:00
IT

아이폰14에 붙은 불법보조금…신도림 성지 "40만원까지 해드려요"

"이달 안에 받기 힘드실 텐데…그래도 괜찮으시면 40만원까지 해드릴게요." 애플 '아이폰14' 시리즈의 국내 공식 출시일이었던 지난 7일 오후 1시께 스마트폰 '성지'(불법보조금을 얹어 저렴하게 구매할 수 있는 곳)로 불리는 서울 구로구 테크노마트 신도림점은 평일이어서 그런지 한산한 모습이었다. 5년 만에 노치 디자인을 탈피해 가장 인기가 많은 아이폰14 프로를 보러 왔다고 하니 판매점 사장은 예상외로 소극적인 모습이다. 팔고 싶어도 재고가 없다고 했다. 아이폰14 일반 모델도 나쁘지 않다는 소리에 자리를 잡았더니 안내 화면의 '기타지원금' 항목에 40만원을 입력한 뒤 기자에게 보여줬다. 불법보조금이다. '눈곱' 지원금에 불법보조금 기승 10일 업계에 따르면 최근 오프라인 휴대폰 매장에서는 이동통신 3사가 공시한 아이폰14 단말기 지원금을 훨씬 웃도는 불법보조금 지급이 성행하고 있다. 기자는 신도림 테크노마트 9층 에스컬레이터에서 그리 멀지 않은 한 휴대폰 매장을 방문해 아이폰14 프로의 시세를 물었다. 그러자 해당 매장의 담당자는 "(지난 9월 30일부터 10월 6일까지) 사전예약을 한 사람도 물건을 못 받고 있다. 난리도 아니다"라며 "카메라만 다르지 일반 모델도 나쁘지 않다"고 말했다. 아이폰14 일반 모델(128GB)의 출고가는 124만3000원이다. 불법보조금은 LG유플러스로 번호이동을 하면 가장 많이 쳐줬다. 월 9만5000원의 '5G 프리미어 레귤러' 요금제와 약 2만5000원 상당의 스마트폰 교체 서비스·유튜브 프리미엄·CGV 구독팩 3종의 부가서비스를 3개월 동안 유지하는 조건으로 40만원의 불법보조금을 제시했다. 통상 스마트폰을 약정으로 구매할 때 고객은 단말기 지원금이나 요금 할인 중 하나를 선택해야 한다. 이 매장은 단말기 지원금 40만원을 편법으로 부담하면서 고객이 월 25%의 선택약정 요금 할인 혜택을 받을 수 있도록 했다. 첫 3개월은 매달 약 10만원의 요금을 내야 하지만, 이후 4만~5만원대의 저가 5G 요금제로 바꾸면 월 납부금은 7만원대로 뚝 떨어진다. 이통 3사 중 SK텔레콤의 불법보조금이 가장 낮았다. 월 8만9000원의 '5GX 프라임'을 4개월간 유지하는 조건으로 같은 기종을 구매하면 32만원까지 지원해준다고 했다. 잠시 고민하자 38만원으로 올렸다. 사전예약 기간에는 42만원을 줬다고 한다. LG유플러스처럼 부가서비스를 의무적으로 가입할 필요가 없는 것이 장점이었다. 통신비에 기깃값을 포함해 매월 11만원가량을 내다가 두 번째로 저렴한 5G 요금제인 '슬림'(월 5만5000원)으로 바꾸면 월 납부액이 7만원 후반대로 저렴해진다. 아이폰14 일반 모델도 재고가 충분하지 않았으며, 수요가 많은 미드나이트와 스타라이트는 한참을 기다려야 하는 상황이다. 매장 관계자는 "아이폰은 단말기 지원금이 없다고 생각하는 게 맞다. 당연히 요금 할인이 이득"이라고 했다. 이통사가 부담하는 요금 할인과 달리 단말기 지원금은 제조사의 재원도 들어가는데, 애플은 충성고객이 많아 높게 책정하지 않는 것으로 잘 알려져 있다. 이를 반영하듯 이통 3사의 아이폰14 프로(이하 256GB) 단말기 지원금은 5G 요금제에 따라 SK텔레콤은 7만4000~13만7000원, KT는 8만5000~24만원, LG유플러스는 8만7000~22만9000원이다. 경쟁 모델인 삼성전자 '갤럭시Z 플립4'(이하 갤Z플립4) 256GB 모델의 지원금이 최소 25만5000원에서 최대 65만원까지 설정된 것과 대비된다. 다른 매장에 들러 출고가 169만4000원의 아이폰14 프로를 얼마나 싸게 살 수 있는지 물었다. 이번에는 월 9만원대의 KT '5G 초이스' 요금제를 추천했다. 티빙과 같은 OTT(온라인 동영상 서비스) 부가 혜택과 5G 데이터 무제한을 보장하는 상품이다. 이전 매장과 마찬가지로 단말기 지원금을 우회해 지원하고 월 요금 할인을 적용하는 방식이다. 기깃값은 134만원으로 30만원 넘게 깎아준다고 했다. 현금으로 결제하면 2만원을 더 빼준다. 여기에 제휴카드까지 발급하면 기깃값을 크게 낮출 수 있다. 롯데·농협·우리카드 중 하나를 만들어 매월 30만원 이상 쓰면 67만원까지 내려간다. 종합해보면 이곳 매장들은 아이폰14 시리즈에 최대 40만원의 불법보조금을 매겼다. 이통 3사 주력 요금제를 일정 기간 유지해야 한다. 이통사마다 부가서비스 가입 조건이 다르다. 일반·플러스 모델은 일부 색상에 한해 바로 받을 수 있지만, 프로와 프로 맥스는 물량이 풀리지 않아 오래 기다려야 한다. 혹시나 하는 마음에 매장 상담사에게 삼성전자 신제품 현황을 물었더니 "갤Z플립4 정도야…"라며 여유로운 웃음을 보였다. 재고와 지원금 모두 충분하다는 의미다. 한 온라인 커뮤니티의 서울시 시세표를 살펴보니 10만원대 5G 요금제에 가입한다고 가정했을 때 갤Z플립4의 기깃값은 30만원대에 불과하다. 지원금 과다 지급·고가요금제 강제 이같은 사례들은 현행 이동통신 단말장치 유통구조 개선에 관한 법률(이하 단통법)을 위반했다. 특정한 요금제에 가입·유지하도록 강제해 소비자 선택권을 침해했다. 단말기 지원금은 초과 지급했다. 매장이 합법적으로 줄 수 있는 추가지원금은 이통사가 공식 홈페이지에 올린 공시지원금의 15%다. 방송통신위원회(이하 방통위)는 시장 불평등을 해소하면서 국민 부담을 완화하기 위해 15%의 추가지원금을 30%로 상향하는 안을 내놨지만 국회에서 계류 중이다. 구매 창구와 방법에 따라 소비자 차별이 발생하는데도 불법보조금은 여전히 기승을 부리고 있다. 국회 과학기술정보방송통신위원회 소속 이정문 의원이 공개한 자료를 보면, 한국정보통신진흥협회(KAIT)가 2019년부터 지난달까지 3년 9개월간 '지원금 과다 지급 제한 및 공시 위반'을 사유로 판매점을 제재한 사례는 3066건에 달한다. 지원금 과다 지급의 경우 2019년 437건에서 이듬해 1028건으로 급증했다. 2019년 4월 5G 상용화 과정에서 이통 3사가 출혈 경쟁을 펼쳤기 때문으로 해석된다. 지난해에도 1051건으로 전년 대비 늘었다. 올해는 9월까지 550건이다. 오프라인에서는 1504개 업체가 2174회, 온라인에서는 473개 업체가 892회 적발됐다. 하나의 판매점이 법을 위반해 제재를 당해도 주소를 다르게 하거나 사업자 등록을 새로 하는 방법으로 온라인과 오프라인을 넘나들며 영업을 지속한 사례도 있었다. 이정문 의원은 "이동통신 판매점의 불법보조금 지급 실태를 규율하는 데 미흡한 것이 사실"이라며 "방통위는 KAIT의 자율 감독이 실효성을 갖도록 감독할 필요가 있다"고 지적했다. 정길준 기자 kjkj@edaily.co.kr 2022.10.11 07: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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