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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몽구 4배, 허창수 5배…명예회장들 퇴직금의 비밀

재벌 총수들은 재직 중에 수십억 원의 연봉을 받는다. 현직일 때도 넉넉한 보수를 받지만, 은퇴 후 노후 자금은 더 풍성하다. 일반인의 경우 30년 근속했을 경우 많아야 2억~5억원 수준이지만 총수들은 기본 세 자릿수 퇴직금을 수령한다. 일반인과는 다른 마법의 퇴직금 계산법이 적용되기 때문이다. 은퇴 총수들 넉넉한 퇴직금…정몽구 역대 1위 19일 기업들의 분기 보고서에 따르면 정몽구 현대차그룹 명예회장은 현대차와 현대모비스에서 모두 825억원의 퇴직금을 받았다. 현대모비스에서 올해 상반기에 급여 4억7200만원과 퇴직소득 297억6300만원 등 총 302억3400만원을 수령했다. 앞서 현대차에서 지급 받은 퇴직금은 527억3200만원으로 현대모비스보다 많았다. 정몽구 명예회장은 지난해 10월 아들 정의선 회장에게 바통을 넘기고 경영 일선에서 물러났다. 올해 3월 마지막 남은 현대모비스 등기이사직도 내려놓으며 그룹 경영에서 손을 뗐다. 평생 써도 부족하지 않을 만큼 풍족한 노후 자금을 받았기 때문에 보통의 일반인들처럼 자리에 연연하지 않아도 됐다. 정몽구 명예회장은 경영 승계를 통한 몸을 담게 된 현대차그룹에 일반인들보다 더 오랫동안 일했다. 근속연수가 현대차 47년, 현대모비스 43.8년이나 됐다. 40년 이상 근속을 했기 때문에 퇴직금을 더 불릴 수 있었다. 재계 2위 그룹을 거느렸던 정몽구 명예회장은 역대 최대 퇴직금 기록을 경신하기도 했다. 종전까지 최대 퇴직금은 고 조양호 한진그룹 회장의 647억5000만원이었다. 조양호 회장은 대한항공과 한진·한진칼·진에어 네 곳에서 퇴직금을 받았다. 근속 연수가 40년에 육박했다. 2018년 돌연 은퇴를 선언한 이웅열 전 코오롱 회장은 역대 3위 퇴직금 액수를 기록하고 있다. 이웅열 전 회장은 모두 5곳(코오롱·코오롱인더스트리·코오롱생명과학·코오롱글로텍·코오롱글로벌)에서 총 410억원의 퇴직금을 수령했다. 특히 ‘인보사’ 사태로 발목을 잡았던 코오롱생명과학에서도 32억2000만원의 퇴직금을 받아 논란이 일기도 했다. 그는 그룹 계열사 중 가장 근속 기간(27년)이 길었던 코오롱글로벌보다 대표이사로 재직 기간(8년)이 짧았던 코오롱인더스트리에서 가장 많은 180억9000만원을 퇴직 소득을 얻었다. 임기보다 2년 일찍 자리에서 물러난 허창수 전 GS그룹 회장도 GS에서 96억8000만원을 퇴직금으로 받았다. 허창수 전 회장의 근속 연수는 15.8년으로 일반 총수들에 비해 짧았다. 하지만 그는 여전히 GS건설 회장으로 재직하고 있기 때문에 향후 최소 수십억 원의 퇴직금이 추가될 전망이다. GS그룹 회장직을 이어받은 허태수 회장도 GS홈쇼핑의 직함을 떼면서 퇴직금을 받았다. 그는 23.9년 동안 몸담은 GS홈쇼핑에서 51억600만원을 수령했다. 일반인과 다른 ‘마법의 퇴직금 계산법’ 총수들은 한도 제한이 없는 퇴직금 계산법 적용으로 천문학적인 퇴직금을 챙기고 있다. 일반인의 경우 법정퇴직금이 적용되고 있다. 퇴사 직전 3개월 평균임금X근속연수로 계산된다. 예를 들어 은퇴 전 3개월 평균임금이 400만원에 30년 근속했다면 1억2000만원의 퇴직금을 받을 수 있다. 하지만 상무 이상급 임원 직급에 따라 지급률이 달라진다. 일반인은 1년에 1개월 치 월급으로 퇴직금이 정산되지만, 오너가의 경우 임원 직급이기 때문에 지급률이 많게는 6배 이상까지 계산된다. 이런 마법의 지급률 덕분에 퇴직금 액수가 상상을 초월하는 것이다. 정몽구 명예회장의 경우 현대모비스에서 평균급여가 1억7000만원이었다. 여기에 임원근무 기간 43.76년이 곱해졌고 지급률도 계산됐다. 현대모비스는 “경영진 인사 및 처우규정에 의거해 직급별 지급률(200~400%)에 따라 297억6300만원이 산출됐다”고 설명했다. 직급별 지급률은 400%로 4배였다. 이처럼 일반인보다 연봉이 높은 총수들은 직급별 지급률까지 곱해져 퇴직금이 눈덩이처럼 불어나게 되는 셈이다. 게다가 직급 지급률과 퇴직금 수령 한도는 총수들이 장악하고 있는 이사회의 승인에 따라 결정된다. 근로기준법의 적용을 받지 않고 퇴직금 지급 방식이 정해지기 때문에 마법의 지급률이 가능해지는 것이다. 직급 지급률은 대기업 오너의 경우 최소 300% 이상으로 책정되고 있다. 허창수 회장의 경우 월 기준급여 1억2300만원에 재임 기간 15.8년이 곱해졌다. GS는 “이사회 승인에 따라 직위별 지급률(250~500%)이 결정됐다”고 설명했다. 허창수 회장의 지급률은 5배에 달했다. 이웅열 전 회장의 퇴직금도 과하다는 지적이 많았다. 코오롱인더스트리 경우 “임원퇴직금 규정에 따라 월 보수 1억3333만원과 재직기간 및 직급별 지급 배수를 곱해 퇴직금 180억9000만원을 지급했다”고 밝혔다. 코오롱인더스트리는 2010년 분할 설립됐고 이웅열 전 회장의 재직기간은 8년에 불과했다. 하지만 코오롱인더스트리는 15배 이상의 직급별 지급률로 퇴직금을 정산해 논란이 됐다. 1년에 1개월 월급이 아니라 1년에 15개월 이상의 월급 치가 퇴직금으로 쌓이게 된 셈이다. 김두용 기자 kim.duyong@joongang.co.kr 2021.08.20 07: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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