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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타의잇템] 올겨울 대세는 숏패딩...차은우·한소희 패션 한 번 볼까?

패션업계가 최대 성수기인 겨울 시즌에 맞춰 대세 배우를 잇따라 모델로 발탁하고 마케팅에 돌입했다. 올겨울 패션계를 이끌어 갈 트렌드는 허리선까지 껑충 올라온 '숏패딩'이다. 그중에서도 짧은 길이의 패딩에 두툼한 충전재를 넣어 부풀린 '푸퍼패딩'이 인기를 끌 전망이다. 주요 패션 브랜드들은 최대 성수기인 겨울을 앞두고 대세 배우로 불리는 차은우와 한소희, 이효리 등 톱스타를 내세우며 숏패딩 알리기에 나섰다. 얼굴 천재와 눕시 아웃도어 브랜드 노스페이스는 올겨울 숏패딩을 찾는 소비자들의 눈길을 사로잡는 브랜드 중 하나로 꼽힌다. '눕시를 더 짧게'라는 슬로건을 외치는 모델 전소미 외에도 올 시즌에는 '얼굴천재' 차은우까지 모델진에 합류시키며 젠지세대(Gen-Z세대, 10~20대)의 지지를 받고 있다. 대표 제품은 노스페이스의 시그니처 아이템인 '눕시 다운 재킷'을 재해석한 '1996 워터 쉴드 눕시 다운 재킷'이다. 특유의 터질 듯한 볼륨감과 어깨 배색 및 절개 헤리티지를 반영해 고급스럽다. 아웃도어는 물론 일상생활에서도 스타일리시한 겨울 패션 아이템으로 폭넓게 활용하기 좋다는 것이 노스페이스 측의 설명이다. 다채로운 색상과 세련된 크롭 디자인으로 업그레이드된 '2023 숏패딩 컬렉션'도 인기 제품이다. '여성용 노벨티 눕시 다운 재킷'은 은은한 광택 소재와 톤온톤 배색 디자인을 적용해 다양한 룩으로 연출이 가능하다. 성가은 영원아웃도어 부사장은 "브랜드 고유의 아이코닉한 스타일을 유지하면서 스타일리시한 쇼패딩을 선보였다"며 숏패딩 컬렉션에 자신감을 보였다. 자칫 배꼽까지 보일 수 있는 길이지만, 보온 걱정은 하지 않아도 된다는 것이 노스페이스 측의 설명이다. 1996 워터 실드 눕시 재킷은 '드라이벤트' 소재를 겉감을 사용해 차가운 바람과 눈, 비를 차단하도록 기능성을 대폭 강화했다. 또 퀼팅 봉제선을 뜻하는 '콜드 스폿'을 차단해 털 빠짐과 보온성을 높였다고 한다. 노스페이스는 최근 1996 워터 실드 눕시 재킷을 입은 차은우 영상을 공개하며 남성도 숏패딩이 잘 어울린다는 점을 알리는데 주력하고 있다. 패딩도 매력적으로 휠라는 최근 '여성들의 워너비' 한소희를 품에 안고 '밀라노 다운 컬렉션' 겨울 신제품 화보를 공개했다.휠라의 밀라노 다운 컬렉션은 지난해 첫선을 보이자마자 돌풍을 일으킨 대표 제품군으로 꼽힌다. 휠라는 디자인과 기능성을 한층 더 업그레이드하며 숏패딩 열풍을 이어가고 있다. 올해는 브랜드 고유의 이탈리안 헤리티지가 반영된 로고 포인트 및 라벨을 부착해 스포티한 감성을 더하고 트렌디한 느낌을 극대화했다는 설명이다.특히 트렌디한 세미 크롭 길이의 볼륨감 넘치는 형태에 광택감 있는 나일론 글로시 소재를 사용해 은은하고 고급스러운 광택감과 부드러운 촉감을 강조했다. 자칫 둔하고 상체가 유달리 부각될 수 있는 숏패딩이 여성스럽고 고혹적일 수 있다는 점을 느낄 수 있다는 평가다. 휠라 관계자는 "한소희가 브랜드 대표 아이템으로 떠오르고 있는 밀라노 다운의 특장점을 본인만의 스타일로 완벽하게 표현했다"며 만족감을 표했다.스포츠 브랜드 리복은 모델 이효리의 이름에서 딴 '이효리 펌프 패딩'을 출시했다. 과감한 컬러와 글로시 소재가 더해지면서 섹시한 매력을 추가하고 라인을 세분화했다. 올겨울에는 '얼죽숏(얼어죽어도 숏패딩)'이라는 말이 나올 정도로 숏패딩의 길이가 짧아지는 추세다. 업계는 당분한 숏패딩 전성기가 이어질 것으로 보고 있다. 경기 침체가 지속될수록 겨울 의류도 점점 짧아지는 추세이고, 지구온난화로 인한 기후 변화도 영향을 미친다는 분석이다.업계 관계자는 "불황과 고물가의 영향 등으로 올해는 숏패딩이 패션 트렌드를 이끌어 갈 것으로 보고 있다"며 "글로시한 광택감과 크롭 기장의 숏패딩을 선택한다면 유행을 선두에서 따라갈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서지영 기자 seojy@edaily.co.kr 2023.11.22 06: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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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폰서도 함박웃음' LG트윈스의 우승, 가슴에서 빛났던 뜻밖의 '프로스펙스'

LG트윈스가 29년 만에 한국시리즈(KS·7전 4승제) 우승을 차지하면서 구단을 후원하는 기업들도 함박웃음을 짓고 있다. 서울 인기구단이자, 젊고 활동적인 마니아층을 거느린 팀이 역사적인 통합 우승까지 달성한 만큼 후원사들의 마케팅 효과도 상당할 것으로 기대되기 때문이다. 패션계에서는 이번 KS를 통해 가장 큰 홍보 효과를 누릴 기업으로 LS네트웍스가 전개 중인 토종 스포츠 브랜드 '프로스펙스'를 꼽는다. '쌍둥이 구단'의 가을야구를 상징하는 유니폼을 지원하면서 프로스펙스의 'F' 로고를 널리 알렸다는 것이다. 토종 브랜드 품고 우승한 LG트윈스 "세계 최고의 무적 LG팬 여러분, LG트윈스가 29년 만에 드디어 우승했습니다."LG가 KS 우승을 확정 지은 13일 밤, 구단주인 구광모 LG그룹 회장은 이렇게 외쳤다. 잠실구장을 가득 채운 2만4000여 명의 '무적 엘지' 팬들은 큰 환호로 구 회장의 소감에 응답했다. 구 회장은 '2023 KBO 리그 챔피언' 유니폼을 입고 두 팔을 벌려 하늘을 바라봤다. 패션업계는 감격에 찬 구 회장과 함께 그의 오른편 어깨에 또렷하게 새겨진 로고에 주목했다. 한국 토종 스포츠 브랜드 프로스펙스의 F 로고였다. 역사적인 우승을 지켜보던 야구팬과 국민들은 쌍둥이 구단의 우승과 함께 빛난 프로스펙스의 존재감에 박수를 보냈다. 국제상사가 1981년 론칭한 프로스펙스는 2007년부터 LS그룹의 일원인 LS네트웍스가 전개하고 있다. 프로스펙스는 2022년부터 가족사이기도 한 LG에 유니폼을 후원하고 있다. LG가 통합우승을 거두면서 LS네트웍스는 온통 축제 분위기다. 이상훈 프로스펙스 업무지원팀장은 "프로스펙스 구성원 모두가 LG를 응원한다"며 "정규시즌 우승을 확정 짓던 순간의 감격이 지금도 또렷하다"고 말했다. 프로스펙스는 LG 유니폼의 기능성은 물론 디자인까지 선수들과 팬을 만족시키기 위해 분투해왔다. 이상훈 팀장은 "LG의 유광점퍼가 가진 기본 디자인 및 색상을 기본으로 하되, 기존 소재보다 에나멜 느낌을 살려 '유광'에 어울리도록 했다"고 설명했다. 이밖에도 밝은 화이트 포인트를 강조해 신바람 야구를 강조했다. 디자인에도 변주를 줬다. 이 팀장은 "소매 패턴을 래글런 스타일로 바꾸고 활동성을 강조한 디자인을 통해 젊은 세대의 니즈에 맞췄다"고 했다. 쌍둥이 덕을 톡톡히 보고 있다. LG 구단 및 프로스펙스에 따르면 인기 유니폼은 대부분 동났다. LG가 정규시즌 우승을 확정 지은 뒤 열린 프로스펙스 할인 행사는 매출이 전년 대비 20% 넘게 신장했다. 지난 3월 국내 1위 패션 플랫폼 무신사에서 진행한 LG트윈스 유니폼 한정 판매 행사에는 프로스펙스의 남다른 제품력과 디자인을 칭찬하는 글이 다수 올라왔다. 앞으로 프로스펙스는 유니폼은 물론 프로선수용 야구화까지 제품 외연을 확대할 계획이다. 프로스펙스의 제 2의 도약 시작 올해 42주년을 맞은 프로스펙스는 대한민국 최고의 토종 스포츠 브랜드라는 자부심을 가슴 깊이 간직하고 있다.그만큼 화려한 역사를 갖고 있다. 프로스펙스는 1988년 서울올림픽을 공식 후원할 정도로 독보적인 스포츠 브랜드로 꼽혔다. 단순한 유행을 넘어 하나의 '세대'를 형성할 정도로 위세가 있었다. 그러나 1998년 외환위기에 이어 외산 브랜드가 득세하면서 프로스펙스도 점차 설자리를 잃어갔다. 2007년 LS그룹과 한 가족이 된 이후에는 배구·농구·축구에 이어 야구까지 후원하면서 4대 프로스포츠 스폰서로 활동 중이다. 브랜드의 본질인 '스포츠'야말로 프로스펙스가 나아갈 방향이라고 믿었기 때문이다. 특히 한국 최고의 인기 스포츠 야구단 스폰서십은 경쟁이 치열해 맡기 쉽지 않다고 알려졌다. 프로스펙스는 LG의 역사적인 우승과 함께 프로스펙스도 두 번째 전성기를 향해 힘찬 날갯짓을 이어 나갈 계획이다. 패션가 관계자는 "최근 '레트로' 인기가 맞물리면서 프로스펙스 등 토종 브랜드에 대한 MZ세대(1980년대 초~2000년대 초 출생)의 인식이 좋아진 상황"이라며 "LG가 우승하면서 프로스펙스가 보다 젊고 액티브한 브랜드로 주목받고 있다"고 기대했다. 프로스펙스 측은 "LG의 우승으로 우리 브랜드의 긍정적인 이미지는 각인은 물론 무형의 홍보 효과도 컸다고 보고 있다"며 "한국 최고의 토종 브랜드 프로스펙스의 제2의 전성기를 향해 나아가겠다"고 말했다. 서지영 기자 seojy@edaily.co.kr 2023.11.15 10: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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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타일 IS리포트] 땀과 눈물, 그리고 패션…항저우 AG 단복의 세계

대표팀 선수들의 땀과 눈물, 환희가 담긴 2022 항저우 아시안게임(AG)이 무르익고 있다. 이번 AG은 대표팀 선수들의 쟁쟁한 실력과 함께 각국이 심혈을 기울여 만든 개·폐회식 단복으로도 주목받았다. 특히 대한민국은 그동안 주로 선택됐던 정장 스타일에서 벗어나 데님 패션을 단복으로 선보여 가장 힙한 패션 감각을 가진 나라로 떠올랐다. 패션플랫폼 1위 무신사의 PB브랜드(자사상표)인 '무신사 스탠다드'가 제작을 맡으면서 달라진 국내 패션 지형도 엿볼 수 있다는 것이 패션가의 분석이다. 센스 넘치는 백의민족 대한민국 선수단이 이번 AG에서 선보인 개·폐회식 단복을 한 줄로 요약하면 이렇다. '역대 가장 힙한 올백 단복의 끝'. 항저우 AG 단복 테마는 '백의민족'이다. 흰옷을 즐겨 입던 우리 민족의 전통을 상아 색상의 데님으로 표현했다. 백의는 한민족의 상징이자 지조, 기개를 상징한다. 무신사는 이를 데님 셋업으로 재해석해 박수를 받았다. 데님 소재를 사용했지만 우리 고유의 복식도 담았다. 재킷과 팬츠 주머니에는 한옥의 '팔작지붕'을 표현한 스티치를 넣었다. 팔작지붕은 한자 '여덟 팔자'와 비슷한 모양인데, 한옥 지붕에서 가장 흔히 볼 수 있는 형태다. 단추는 태극무늬가 중앙에 있는 전통북 '대북' 모양으로 제작했다. 이 밖에도 액세서리에는 노리개 형태를 녹였다. 벨트, 신발, 양말에는 태극기와 팀코리아 로고를 새기면서 선수들의 정신을 하나로 모았다. 기능성도 힘을 줬다는 설명이다. 항저우 특유의 덥고 습한 날씨를 고려해 기능성 소재인 '쿨맥스'와 '아스킨'을 사용했다. 냉감 소재로 덜 덥고 빠르게 마르는 장점이 있다. 그동안 선보였던 단복 스타일과 확 달라졌다.우리 선수단은 올림픽과 국제스포츠 대회마다 심혈을 기울인 단복으로 주목받았다. 특히 2012 런던올림픽 당시 삼성물산패션부문의 '빈폴'이 제작한 세일러복 스타일의 단복은 미국 시사주간지 '타임'이 뽑은 베스트 단복에 이름을 올렸다. 그러나 격식을 갖춘 정장 스타일을 벗어나지는 못했다. 대한체육회는 이번 AG 단복에 퍽 만족하는 눈치다. 윤성욱 대한체육회 사무총장은 "대한민국의 상징을 활용한 멋진 디자인과 보다 젊은 세대를 아우르는 새로운 방식의 개·폐회식 단복"이라면서 "팀코리아 선수들이 자긍심을 갖고 대회의 시작과 끝을 기념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제작을 맡은 무신사 스탠다드는 AG 단복을 디자인하면서 20대에 집중했다. 대부분의 선수들이 20대로 구성돼 있기 때문이다. 무신사 스탠다드의 타깃 고객 층과 비슷한 만큼 MZ세대(1980년대 초~2000년대 초 출생) 선수단의 관점에서 단복을 기획할 수 있었다는 설명이다. 이건오 무신사 스탠다드 본부장은 "무신사 스탠다드의 모던한 실루엣과 전통 요소를 잘 어우른 단복이 국제 무대에서 한국 대표팀을 더욱 빛낼 수 있길 바란다"고 말했다. 무신사의 위상 무신사 스탠다드의 단복 제작은 달라진 국내 패션업계의 지형도를 엿볼 수 있는 대목이기도 하다. 그동안 대표팀 단복은 삼성물산이나 코오롱인더스트리FnC(코오롱FnC) 등 국내 주요 패션 기업이 맡아왔다. 두 기업은 패션 철학과 팀코리아의 우승을 염원하는 마음을 담아 디자인에 정성을 쏟는 것으로 유명했다. 나라를 대표하는 패션 브랜드가 단복을 책임지는 것은 다른 국가도 마찬가지다. 미국 '랄프로렌', 프랑스 '라코스테', 일본 '아식스', 이탈리아 '아르마니' 등이 자국 선수단의 개·폐회식 단복을 주로 만들어왔다. 대표팀이 입는 단복은 국가 이미지를 의미한다. 나라의 문화와 역사를 상징하는 자원이 된다. 특히 올림픽 개막식은 세계 패션 흐름을 알 수 있을 뿐 아니라, 각국의 패션 홍보의 장으로 통해왔다. 주요 패션 기업들이 단복을 맡은 배경이기도 하다. 그러나 올해 우리나라의 단복은 패션 플랫폼 무신사가 이끄는 PB브랜드의 몫이 됐다. 그 배경에는 높아진 무신사의 영향력과 예전만 못한 단복 제작 열기가 자리 잡고 있다. 패션기업 A사 관계자는 "2020 도쿄올림픽의 경우 개·폐회식 단복을 코오롱FnC가 맡았는데 당시 후원 성격이 아닌 공급이었다"고 말했다. 이어 "도쿄올림픽이 코로나19 팬데믹 등의 영향으로 인기가 없기도 했고, 단복에 대한 대중의 관심도 역시 떨어지면서 패션기업들의 관심을 받지 못한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반면 국내 최대 패션 플랫폼인 무신사의 위상은 높아지고 있다. 업계에 따르면 대한체육회는 항저우 AG 개·폐회식 단복을 위해 무신사스탠다드 측에 먼저 협업을 제안했다. PB브랜드가 태극전사들의 단복 제작을 맡은 것은 역대 처음이다.무신사의 지난해 거래액은 3조4000억원으로 추산된다. 올해는 4조원을 넘길 것이라는 관측이 나온다. 무신사 스탠다드 역시 지난해 매출은 2000억원을 돌파했다. PB브랜드로는 단기간에 거둔 이례적인 성과다.무신사 스탠다드는 지난달 22일 대구 동성로에 역대 최대 규모인 '무신사 스탠다드 동성로'를 오픈했다. 무신사에 따르면 오픈 이후 지난 24일까지 사흘간 방문객은 약 3만명에 달했고, 3일간 누적 매출 3억8000만원을 기록한 것으로 나타났다.무신사 스탠다드는 글로벌 SPA 브랜드인 '유니클로'를 목표로 한다. 업계 관계자는 "무신사 스탠다드가 유니클로에 대응할 경쟁력을 갖춘 토종 브랜드로 주목받고 있는 분위기"라며 "한국 대표 패션 플랫폼이라는 인식도 강화되는 추세"라고 했다. 중국·북한·일본은?한국만 단복에 공을 들인 건 아니다. 개최국 중국도 이번 AG 단복에 진심이었다. 중국 대표팀은 파란색과 흰색으로 제작한 단복을 선택했다. '싱야오'라는 이름도 가졌는데, 별이 빛난다는 뜻이다.단복 곳곳에 뒤엉킨 모란과 덩굴 문양이 담겼는데 활기찬 생명력을 상징한다. 이 밖에도 목까지 올라오는 반하이넥 디자인은 중국 복식 문화의 매력을 드러냈다. 중국의 개·폐회식 단복은 자국 유명 남성복 기업인 '지우무왕'에서 만들었다. 5년 만에 국제대회에 나선 북한은 중국과 스타일이 비슷한 파란 바지와 흰 재킷의 단복을 입었다. 17개 종목에 나선 185명의 북한 선수단은 인공기를 들고 밝은 모습으로 개회식에 등장했다. 일본은 항저우 AG 단복은 힘을 뺐다. 일장기를 연상케하는 빨간색 상의와 검은색 하의로 구성된 심플한 운동복을 입고 개막식에 등장했다. 일본은 단복보다는 반일 감정에 신경을 쓰는 눈치였다. 후쿠시마 제1원전 오염수 해양 방류 이후 중국과 한국 내 일본에 대한 감정이 부정적이기 때문이다. 일본 매체는 지난달 23일 있었던 화려한 AG 개막식 소식을 전하면서 "(일본 대표팀을 향한) 야유는 없었지만 (다른 나라 선수단과 비교해) 낮은 환호로 인사를 받았다"고 전했다. 서지영 기자 seojy@edaily.co.kr 2023.10.04 07: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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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기업 닮아가는 무신사…무'힙'사 되면 곤란하다

패션 플랫폼 1위 무신사가 곤욕을 치르고 있다. 최영준 무신사 최고재무책임자(CFO)가 최근 직원과의 온라인 타운홀 미팅에서 "사내 어린이집을 짓는 것보다 벌금을 내는 편이 낫다"는 취지의 말을 했다가 뭇매를 맞았기 때문이다. 한문일 무신사 대표가 나서 사과문을 발표하고 수습에 나섰지만, 일부에서는 우려의 목소리가 나온다. ‘힙한’ 감성으로 무장한 무신사가 기업공개(IPO)를 목표로 잡기 시작하면서, 기성세대의 숫자 논리를 맹목적으로 뒤쫓고 있는 것 아니냐는 것이다. 덩치 키우는 무신사 14일 패션업계에 따르면 한문일 대표는 최근 어린이집 설치를 둘러싸고 논란이 발생한 것과 관련해 전 직원에게 사과 이메일을 보냈다. 그는 "임직원들의 마음을 제대로 헤아리지 못해 발생한 이번 사안의 심각성은 충분히 인지하고 있다"며 "앞으로 임직원의 생각을 더 적극적으로 듣겠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위탁 보육 지원안과 함께 재택근무를 현행대로 유지하겠다고 약속했다. 이번 논란의 시작은 최영준 CFO가 온라인 미팅에서 근무제도 변경 및 어린이집 설치 백지화를 설명하다가 불거졌다. 리더가 전 직원 앞에서 발언하기에는 다소 부적절한 단어가 섞였다. 최영준 CFO는 재무통이다. 티몬과 SSG닷컴 등에서 관련 업무를 맡고 IPO를 추진한 이력도 쌓았다. 지난 6월 무신사에 합류한 뒤 그에게 맡겨진 역할도 비슷했다. 업계는 무신사가 2024년 이후 IPO를 추진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재무 전략에 특장점을 갖고 있는 리더가 패션기업 특유의 감성을 따라잡기 쉽지 않다. 더군다나 최영준 CFO가 거쳐온 유수의 회사와 달리 무신사는 대기업이 아니다. '10번째 유니콘 기업'답게 상하 위계질서가 비교적 팍팍하지 않다. 굳이 쇼핑할 목적이 없는데도 플랫폼을 방문하는 'MZ세대의 놀이터'이자 10~30대 남성들이 '아묻따(아무 것도 묻지도 따지지도 않고의 준말)' 물건을 사들이는 플랫폼의 구성원들은 사회적 감수성도 남다를 수밖에 없다. 무신사 구성원 중 적지 않은 이들이 '워라벨' '존중' '혁신'의 키워드를 가진 회사의 방향성에 공감했기에 입사를 택했다. 무신사는 지난 7월 콜버그크래비스로버츠(KKR) 등으로부터 2000억원대 시리즈C 투자 유치에 성공했다. 시리즈C 투자 유치로 기업가치는 2019년보다 1조원 가량 높은 3조5000억원대로 인정받았다는 것이 무신사의 설명이다. 2019년부터 시작된 누적투자금액은 4300억원에 달한다. 유니콘 기업에 투자금 유치는 IPO로 연결될 수밖에 없다. 기업 외형을 키워 가치를 끌어올려야 한다. 무신사가 본업인 스트리트 패션 외에도 뷰티, 럭셔리, 골프, 아웃렛을 넘어 해외까지 사업을 확장하는 배경이다. 국내 패션 플랫폼 중 몇 안 되는 흑자 기업인 무신사는 지난해 전년 대비 매출 성장률 53.5%를 기록했다. 코로나19 엔데믹 전환 뒤 이머커스 업계가 위축된 가운데 거둔 성과다. 그러나 조직이 비대해질수록 무신사의 ‘힙한’ 매력도 떨어질 수밖에 없다는 것이 업계 공통된 의견이다. “성장 배경 생각해야” 패션업계는 무신사가 현재의 모습을 갖출 수 있었던 비결로 누구도 따라오기 힘든 개성과 트렌드를 읽는 능력을 꼽는다. 2001년 온라인 커뮤니티 프리챌의 '무진장 신발 사진이 많은 곳(무신사)'에서 출발한 감성과 소통 방식, 트렌드를 선도하는 능력을 플랫폼까지 잘 끌고 왔다는 것이다. 이런 흔적은 지금도 무신사 플랫폼 곳곳에서 만날 수 있다. 무신사의 '브랜드 스냅'은 입점 브랜드사에서 브랜드의 핏과 실루엣을 가장 잘 이해하는 스태프가 직접 제품의 스냅 사진을 올리고 스타일링 방법을 제시하는 카테고리다. 보정된 화보 이미지와 달리 실제 착장 모습이 가장 흡사해 소비자 반응이 좋다. 댓글을 통해 브랜드와 직접 소통도 가능한 부분도 커뮤니티 시절의 무신사와 결이 같다. 패션 대기업 A사 관계자는 "무신사가 일하는 것을 보면 '정말 잘한다'는 생각이 들었다. 이 회사가 도대체 어디까지 하는지 유심히 살펴볼 정도"라고 털어놨다. 이어 그는 "무신사만의 패션 아이덴티티를 보여주고, 이 세상의 트렌드를 발굴하는 방식을 벤치마킹한 패션 자사몰이 적지 않다"고 귀띔했다. 또 다른 B사 관계자는 "무신사는 패션 생태계를 꿰고 무엇이 필요하고, 이것을 통해 어떤 수익으로 연결할 수 있는지 무서울 정도로 잘 안다"고 평했다. 다만, 이들은 이번 어린이집 논란 등 외형이 커지는 가운데 불거지는 안팎의 엇박자는 앞으로도 더 나올 수 있을 것이라고 보고 있었다. B사 관계자는 "언젠가 상장을 해야 하는 무신사는 계속 외부 인사를 영입하고, IPO 성공을 위해 달려야 하는 상황"이라며 "현재의 유니콘다운 조직 시스템이 계속 작동하기에는 어려운 부분이 있을 것"이라고 했다. A사 관계자는 "굳이 말하자면 지금 무신사의 적은 무신사"라며 "더 힙한 감성의 타 플랫폼이 언제 나올지 모르는 상황 속에서 수익과 성장, 개성을 다 잡아야 한다는 압박감이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서지영 기자 seojy@edaily.co.kr 2023.09.15 07: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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클림트X 이상봉X리사킴…벨베데레 궁전 300주년 기념 패션쇼 '성황'

주얼리 디자이너 리사킴과 패션 디자이너 이상봉이 벨베데레 궁전 300주년 갈라 디너 파티에서 K패션의 힘을 알렸다. 약 700명의 VIP 참석자가 모인 가운데 K패션을 대표하는 두 명의 디자이너가 구스타프 클림트의 작품들을 환상적인 패션쇼로 선보여 큰 박수를 받았다는 전언이다. 12일 패션업계에 따르면 한컴주얼리가 전개하는 주얼리 브랜드 '몰리즈'의 디자이너 리사킴은 지난 5일 오스트리아 벨베데레 궁전 박물관 300주년 기념 갈라 초청 패션쇼에서 쇼피스를 제작했다. 이번 쇼피스는 사랑의 순간을 황금빛으로 표현한 클림트의 작품 '키스' 에서 디자인의 영감을 받아 탄생했다. 극적인 연출도 돋보였다. 먼저, 두 명의 무용수들이 키스를 주제로 창작한 춤으로 오프닝 무대를 장식했다. 몰리즈만의 아이덴티티로 키스에 담긴 의미를 재해석한 다양한 쇼피스를 선보여 관람객의 이목을 사로잡았다.이상봉은 오스트리아 벨베데레 궁과의 콜라보레이션을 통해 구스타프 클림트의 키스 작품을 하이 패션으로 승화시켜 다양한 실루엣과 텍스쳐, 소재로 표현, 벨베데레 궁 300주년 기념 갈라 디너 와 패션쇼에서 관객들을 매료 시켰다. 벨베데레 하궁의 프라이빗 야외 정원에서 이루어진 나이트 갈라 패션쇼는 유명 아티스트와 갤러리 오너들을 포함한 약 700여 명의 게스트가 참석해 자리를 빛냈다.2023년은 오스트리아 벨베데레 상궁이 완공 300주년을 맞이하는 해로, 국내 디자이너와 구스타프 클림트와의 작품을 재해석한 협업으로 한국의 패션을 세계에 알리는 등 다양한 이벤트를 계획하고 있다.서지영 기자 seojy@edaily.co.kr 2023.09.12 15:39
생활문화

이강인 ‘파리 생제르맹’, 블록코어룩 업고 패션업계 ‘블루칩’ 등극

지난 7월 한국 국가대표 축구선수 이강인을 영입한 프랑스 명문 구단 파리 생제르맹(Paris Saint-Germain, 이하 파리)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파리에 대한 관심은 패션계에서도 큰 이슈다. 단순히 팀을 좋아하는 것에 그치던 팬덤 문화가 SNS를 통해 적극적으로 본인을 드러내기 원하는 MZ세대(밀레니얼+Z세대, 1981~2012년생), 잘파세대(Z+알파세대, 1997년 이후 출생한 세대)와 만나 패션계에까지 영향을 끼치고 있다.가장 큰 이슈는 파리의 유니폼이다. 이강인이 파리로 공식 이적한 후 온라인 상점을 통한 유니폼 판매량이 급증했다. 지난 7월 중순에는 판매처에서 배송까지 2주 이상 걸린다는 공지를 내걸었다. 한 유튜버의 경우 구단 공식 온라인 상점에서 구매한 이강인의 유니폼이 ‘LEE KANG IN’이 아닌 ‘LEE KANG IG’으로 표기돼 발송되기도 했다. 너무 많은 작업량 탓에 발생한 웃지못할 헤프닝이다.지난 3일 부산 아시아드 주경기장에서 전북 현대와 친선경기를 가졌던 파리는 빅뱅 출신 지드래곤의 브랜드 ‘피스마이너스원’과 협업으로 제작된 유니폼을 착용하며 화제를 모았다. 이강인의 이적으로 국내에서 가장 인기있는 해외 축구팀 중 하나로 등극한 파리와 나이키와 협업한 제품이 원가보다 100배 넘는 리셀가를 형성할 정도로 두터운 매니아 층을 보유한 피스마이너스원의 협력은 뜨거운 관심을 불러일으켰다.카이아크만, 비엔엑스 등 유명 캐쥬얼 브랜드를 선보였던 메타랩스는 지난 7월 파리의 브랜드를 활용한 라이선스 의류를 선보인다고 밝혔다. 파리의 로고와 브랜드 아이덴티티를 활용한 스포츠웨어를 기획, 오는 10월 다수의 홈쇼핑 채널 및 해당 채널 온라인 스토어를 통해 출시 예정이다.패션업계의 한 관계자는 “스포츠 유니폼을 일상 패션복으로 스타일링한 ‘블록코어룩’이 뉴진스, 블랙핑크, 에스파 등 유명 아이돌 그룹들을 중심으로 패션 트렌드로 자리잡고 있다”며 “여기에 유년 시절부터 방송에 노출된 이강인의 성공 신화와 바르고 긍정적인 이미지가 더해지면서 패션 브랜드로써 파리 생제르맹의 가치 역시 점점 오르고 있다”고 설명했다. 2023.08.25 15:21
뮤직

보이넥스트도어, 日 최대 패션·음악 축제 초청...K팝 기대주 증명

하이브 신인 그룹 보이넥스트도어가 일본 최대 규모의 패션·음악 축제에 초청됐다.보이넥스트도어는 내달 30일 일본 지바현 마쿠하리 메세에서 개최되는 ‘라쿠텐 걸스어워드 2023 어텀/윈터’(이하 ‘걸스어워드’)에 참석한다.지난 2010년부터 연 2회 개최되는 ‘걸스어워드’는 패션업계를 이끄는 톱 모델과 영향력 있는 아티스트들이 참석하는 현지의 대표적인 패션 및 음악 이벤트다. 보이넥스트도어는 아직 일본에서 정식 데뷔하지 않았음에도 지난달 현지 유명 라디오 방송국 J-WAVE가 개최하는 도시형 문화 페스티벌 ‘인스파이어 도쿄 2023’에 참석한 데 이어, 대규모 패션 행사에 초청받아 차세대 글로벌 스타의 위상을 증명했다.보이넥스트도어는 첫 싱글 ‘WHO!’ 활동을 통해 탄탄한 실력과 넘치는 끼를 선보이며 ‘믿보넥(믿고 보는 보이넥스트도어)’이라는 수식어를 얻었다. 이들은 청춘의 공감을 자극하는 음악으로 미국 그래미가 발표한 ‘2023년 주목해야 할 보이그룹’에 선정됐고, 데뷔 약 두 달 만에 첫 신인상을 수상하는 등 올해의 K팝 기대주로 높은 관심을 받고 있다.오는 9월 4일 공개되는 미니 1집 ‘WHY..’를 향한 관심도 비상하다. 신보의 선주문량은 예약판매 개시 3일 만에 32만 3,746장으로 집계돼 전작의 누적 판매량(써클차트 7월 29일 기준, 23만 3,832장)을 훌쩍 넘겼다. 지승훈 기자 hunb@edaily.co.kr 2023.08.21 13:51
산업

어닝쇼크 한섬, 증권가 목표가 줄하향

올해 2분기 기대 이하의 실적을 거둔 한섬에 대해 증권사들은 8일 목표주가를 일제히 낮췄다.전날 한섬은 연결 기준 올해 2분기 영업이익이 58억원으로 지난해 동기보다 78.8% 감소한 것으로 잠정 집계됐다고 공시했다.신한투자증권은 한섬의 목표주가를 기존 3만1000원에서 2만3500원으로 내리고, 투자 의견도 기존 '매수'보다 한 단계 낮은 '단기 매수(Trading Buy)'로 변경했다.매수 의견을 유지한 하나증권(3만5000원→3만1000원)과 대신증권(3만4000원→3만원), NH투자증권(3만원→2만7000원), 삼성증권(3만5000원→2만7000원) 등도 목표가를 낮췄다.박현진 신한투자증권 연구원은 관련 보고서에서 "내수 패션 시장의 성장률이 부진해 한섬 역시 시장 흐름을 따라가는 것으로 보인다"며 "내수 소비 회복이 어려운 가운데 기존 브랜드의 매출 추세가 당장 나아지기는 어려울 것"이라고 밝혔다.또 "올해 3분기 국내 판권을 신규 획득해 국내 출시를 앞둔 무스너클, 아스페시 브랜드의 마케팅 및 출점 비용 증가가 예상된다"며 "두 브랜드 모두 국내 인지도가 있는 브랜드로 초기 매출 기여가 기대되지만, 단기적으로는 마케팅비 증가가 더 부담"이라고 짚었다.유정현 대신증권 연구원은 "지난 2년간 패션업계의 고성장이 부담으로 작용하고 있다"며 "저평가 상태라는 점에서 주가의 추가 하락 위험은 크지 않으나, 당분간 주가는 횡보 가능성이 크다"고 분석했다.다만 올해 점차 실적 개선세가 펼쳐질 것이라는 예상도 나왔다.서현정 하나증권 연구원은 "2분기를 저점으로 점진적으로 직전 분기 대비 실적 회복세가 예상된다"며 "주요 판매 채널인 백화점의 역성장 폭이 둔화하고 4분기에는 기저 효과에 의한 단기적 실적 모멘텀 회복도 기대할 수 있는 데다 소비심리도 반등하고 있다"고 설명했다.서지영 기자 seojy@edaily.co.kr 2023.08.08 08:49
산업

[IS시선] 뭐 하나 떴다하면 '우르르'...트렌드에 뜨고 지는 K패션계

최근 K패션가의 최대 화두는 테니스웨어다. 패션 브랜드마다 어떻게든 테니스의 '테'자라도 연관 지으려고 안간힘을 쓰는 분위기다. 가령 ‘골프웨어는 물론 테니스웨어, 일상복까지 활용 가능’하다든가, '테니스같은 야외 스포츠에 적합하다'는 식이다. 당연히 테니스웨어 브랜드 론칭도 줄을 잇는다. F&F는 지난 4월 이탈리아 테니스 챔피언 '세르지오 타키니'가 본인의 이름을 따서 만든 프리미엄 스포츠웨어 브랜드를 론칭했다. F&F 측은 테니스웨어를 모던하게 재해석해 '프리미엄 라이프스타일 스포츠 브랜드'로 발돋움하겠다면서 신제품을 선보이고 있다. 애슬레저룩 브랜드 '안다르'도 비슷한 시기에 테니스웨어를 선보였다. '고기능성의 푸른 코트에 잘 어울리는 스타일리시한 디자인'이 장점이라는 설명이다.K패션가에 불어 닥친 테니스붐은 급격히 증가하는 테니스 인구와 관련이 있다. 업계에 따르면 국내 테니스 인구는 2021년 50만명에서 지난해 60만명으로 빠르게 증가했다. 올해에는 70만명까지 늘어날 전망이다. 시장 규모도 2021년 2500억원에서 지난해 3000억원으로 1년 사이 20% 성장했다. 올해 역시 3600억원까지 규모가 커질 것으로 예상된다. 인스타그램에서 테니스 초보자를 뜻하는 '테린이(테니스+어린이)'를 언급한 게시물은 수십 만 건이 넘는다. 주로 트렌드에 빠른 2030세대들이 게시물을 주로 올리고 있다.대중의 관심사가 높고 돈이 되는 분야에 패션업계가 집중하는 건 당연한 현상이다. 그러나 '조금 뜬다' 싶으면 우르르 몰려들어 비슷한 콘셉트의 제품을 쏟아내는 현상은 장기적 관점에서 옳은 방향이 아니다. 제한된 시장에서 너나없이 같은 분야에 뛰어들다 보면 포화상태에 이를뿐더러, 완성도 있는 제품도 나오기 힘들다. 코로나19 팬데믹과 함께 불어 닥쳤던 골프웨어붐을 떠올리면 이해가 쉽다. 업계에 따르면 2023년 현재 국내 골프웨어 브랜드는 160여 개다. 그중 40% 가량이 2021년 출시된 것으로 추정된다. 국내에서 골프웨어를 전개하는 A 브랜드 관계자는 "비슷비슷한 브랜드가 우후죽순 늘면서 골프웨어는 3년 만에 레드오션이 됐다"며 "백화점에 입점한 일부 럭셔리 브랜드 외에는 재고를 걱정해야 하는 처지"라고 귀띔했다. 실제로 외곽 아웃렛에서는 유명 상표가 붙은 골프웨어가 눈물의 떨이 세일 중인 곳이 허다하다는 설명이다. 당연히 지속가능한 브랜드 전개도 어렵다. 명품 패션 브랜드는 트렌드에 따라 뜨고 지지 않는다. 수십 년 이상 오직 한 길만 걸으며 쌓은 전문성과 역사가 있어서다. 좀 뜬다 싶으면 나방처럼 모여드는 K패션 특유의 분위기가 지양되어야 하는 이유다. 2023.08.01 07:15
산업

"여긴 뭔데 일본·중국인 바글바글해요?" 330% 성장, 대박난 무신사 면세점

온라인 패션 플랫폼 1위인 무신사의 면세(Duty Free) 매장인 무신사DF가 외국 관광객 사이에 입소문을 타고 있다. 신라면세점과 현대백화점면세점 등에 '편집숍' 형태로 입점했는데, K스트리트 패션을 엿보기 위해 매장을 찾는 관광객이 적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무신사는 최근 해외 펀드사로부터 2400억원 규모의 시리즈C 투자를 마무리 지었다. 업계는 무신사가 국내를 넘어 해외에서도 통할 수 있다는 점을 보여주면서 투자자들로부터 3조원 이상의 가치를 인정받았다고 분석한다. 신라면세점에 무신사가? 지난달 찾은 서울 중구 장충동의 신라면세점 본점. 트렌디한 패션·뷰티 브랜드가 집결한 지하 1층으로 내려가자 낯익은 간판이 눈에 들어왔다. '잘파세대(Z세대와 알파세대 합성어)' 사이에 인기를 끌고 있는 패션 플랫폼인 무신사였다. 매장에 들어서자 '커버낫'과 '리' '마하그리드' '코드그라피' 등 무신사를 대표하는 입점 브랜드의 의류가 빼곡하게 걸려있었다. '무신사 스탠다드' 등 자체 상품은 걷어내고, 오로지 입점 브랜드 제품이 판매되는 편집숍 형태였다.보통 면세점은 브랜드가 직접 들어가 제품을 판다. 그런 면에서 패션 플랫폼의 역할에 충실한 무신사DF는 상당히 파격적으로 보였다.장사도 잘 되는 듯 했다. 비교적 한산한 오전 시간대였으나, 매장 안은 쇼핑을 하려는 외국인 관광객의 발걸음이 이어졌다. 신라면세점 무신사DF 매장 관계자는 "일본과 중국 등 외국인 관광객들이 무신사라는 플랫폼을 알고 많이 찾고 있다"며 "무신사가 한국의 대표 패션 플랫폼이고 트렌드를 이끌어 간다는 점을 알고 있는 분들도 적지 않다"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또 "무신사가 선정한 제품들을 보면서 K스트리트 패션을 경험하고 쇼핑하는 분들이 하루 60~100명 수준으로 찾고 있다"고 했다. 무신사는 앞선 2020년 2월 현대백화점면세점 동대문점에 1호점을 오픈했는데, 관광객들의 관심이 높자 약 2년 만에 신라면세점에도 매장을 냈다. 무신사DF가 힙한 K스트리트 패션을 모았다는 소문이 퍼지면서, 다른 면세점에서도 입점을 요청하는 러브콜이 이어지는 것으로 알려졌다. 무신사에 따르면 무신사DF 두 곳의 올해 상반기 총 매출은 전년 동기 대비 330% 성장했다. 무신사DF 매장을 통해 입점했던 리는 신세계면세점 명동본점에 단독 매장을 출점하기도 했다. 무신사 관계자는 "무신사DF 매장은 국내 패션 브랜드의 해외 진출을 돕고 브랜딩 강화 측면에서 오픈했다"며 "신규 입점을 희망하는 브랜드가 늘어나고 있어서 조만간 개편을 계획 중"이라고 말했다.커지는 무신사 가치 패션가는 무신사가 무신사DF를 통해 K스트리트 패션을 글로벌에서 소개하고, 통할 수 있다는 자신감을 얻었다고 보고 있다. 무신사는 지난 18일부터 21일까지 일본 도쿄에서 패션·유통 바이어를 대상으로 국내 디자이너 브랜드를 소개하는 쇼룸을 운영했다. 쇼룸에는 '아치더' '기준' '프로젝트 프로덕트' '렉토' 등 독창적인 디자인으로 주목받는 무신사 글로벌 스토어 입점 브랜드 8곳이 참여했는데, 일본 현지 업계 관계자 및 바이어 수백 명이 방문하는 등 한국 브랜드에 대한 높은 관심을 보였다는 회사 측은 설명했다. 무신사가 지난 4월 도쿄에서 일반 고객을 대상으로 진행한 첫 팝업스토어는 오픈 3일 만에 1만4000여 명이 방문하는 흥행을 거둔 바 있다.무신사는 글로벌 도약의 원년으로 삼은 2022년 이후 해외진출에 공을 들이고 있다. 지난해 9월에는 글로벌 스토어를 오픈하고 일본과 미국, 싱가포르, 태국 등 13개국을 대상으로 웹과 앱 서비스를 시작했다. 올 4월부터는 일본을 시작으로 본격적인 해외 시장 공략에 속도를 내고 있다.24일 업계에 따르면 무신사는 세계 최대 사모펀드인 콜버그크래비스로버츠(KKR)와 자산운용사 웰링턴 매니지먼트로부터 2000억원 이상의 시리즈C 투자 유치에 성공하고, 3조원대 중반의 기업 가치를 인정받았다. 시리즈B가 진행됐던 2021년과 비교해 2년 만에 기업 가치는 1조원 가량 상승한 수치다.최근 벤처캐피털(VC) 시장이 위축된 가운데 무신사가 대형 투자를 이끌어냈다는 점이 고무적이라는 분석이다. 특히 패션업계는 지난해 하반기 이후 '빙하기'였던 투자 시장을 무신사가 깼다는 데 주목하고 있다. 이번 시리즈C 유치로 무신사가 2019년부터 지금까지 누적으로 유치한 투자금 규모는 4300억원 이상이다. KKR과 웰링턴 매니지먼트가 투자를 단행하게 된 배경 중 하나는 무신사의 해외 진출 및 성공 가능성에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패션가 안팎에서는 무신사의 기업공개(IPO) 가능성이 흘러나오고 있다. 무신사가 최근 SSG닷컴에서 IPO 추진을 주도했던 임원을 최고재무책임자(CFO)로 영입했고, 이번 시리즈C 투자를 통해 외형 키우기에 나설 것이라는 분석이다. 무신사 관계자는 "IPO는 시장 상황에 따라 검토할 예정"이라며 "고객과 소통할 수 있는 접점을 늘리고 국내에서 해외로 비즈니스 영역을 확대해 패션 시장에서 유일무이한 서비스로 자리매김하겠다"고 말했다. 서지영 기자 seojy@edaily.co.kr 2023.07.25 08: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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