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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로야구

[주간 MVP] "고맙다, 얘들아" 미소지은 오승환 "거봐, 우리 할 수 있잖아"

"거봐. 할 수 있잖아, 우리."우리가 알던 오승환(42·삼성 라이온즈)이 돌아왔다. 오승환은 올 시즌 14경기에 나와 1승 2패 8세이브 평균자책점(ERA) 1.80을 기록했다. 3월 막판 3경기에서 연달아 실점하며 고전하는 듯했지만, 4월 8경기에서 무실점 행진을 이어가면서 6개의 세이브를 몰아쳤다. 지난 26일 키움 히어로즈전에선 통산 408세이브를 기록하며 아시아 단일리그 최다 세이브 신기록을 세우기도 했다. 오승환은 4월 16일부터 21일까지 출전한 4경기에서 4이닝 무실점 4세이브를 기록하며 삼성의 뒷문을 탄탄하게 지켰다. 이 기간 오승환보다 더 많은 세이브 혹은 홀드를 기록한 선수는 없다. 본지와 조아제약은 오승환을 2024시즌 4월 셋째 주 최우수선수(MVP)로 선정했다. 오승환은 본지와의 통화에서 "(2021년 10월 둘째 주 이후) 오랜만에 상을 받아 쑥스럽다. 팀 분위기가 좋은 방향으로 흘러갈 수 있도록 경기를 잘 마무리하고 있는 지금이 감사하다"면서 "선수들과 합심해서 좋은 성적을 내면서 좋은 상까지 받게 됐다. 앞으로도 더 집중하면서 시즌을 잘 치러야겠다"라고 덧붙였다. 최근 2년간 오승환은 부침을 겪었다. 두 시즌 연속 3점대 ERA를 기록했다. 이로 인해 1점대를 자랑했던 그의 통산 ERA도 2점대로 치솟았다. 구속 저하에 에이징 커브(일정 나이가 되면 운동능력이 저하되며 기량 하락으로 이어지는 현상) 우려까지 겹쳤다. 그러나 올 시즌 오승환은 기복 없이 1점대 ERA를 기록하며 삼성의 뒷문을 탄탄히 지키고 있다. 대대적인 불펜 강화가 오승환의 마음을 편하게 했다. 삼성은 지난겨울 자유계약선수(FA)로 타 팀의 마무리 투수인 김재윤과 임창민을 영입했다. 최성훈, 양현 등 알짜배기 불펜도 강화했다. 이들이 오승환의 앞에서 허리를 지켜준 덕에 오승환은 마음 편하게 9회 1이닝만 신경 쓸 수 있게 됐다. 올해 오승환이 뛴 14경기 중 멀티 이닝은 두 경기밖에 없었다. 지난해 14경기(선발 1경기 제외)에선 멀티 이닝이 일곱 차례나 있었다. 오승환은 "이적해 온 선수들로 인한 시너지 효과가 분명히 있다. 동료들이 잘 끌어주고 막아준 경기를 내가 잘 마무리해야 한다는 책임감이 커진다"라면서 "나는 지난해와 달라진 건 없다. 몸 컨디션이 조금 좋다는 정도뿐이다. 결국 야구는 팀 스포츠다. 열심히 하는 선수들의 에너지가 내게도 전달되면서 좋은 결과로 이어지는 것 같다"라며 웃었다. 오승환은 마무리 투수답게 '회복 탄력성'으로 부진을 이겨냈다. 할 수 있다는 자신감으로 두 시즌 연속 30세이브 이상을 기록했다. 오승환은 이 자신감을 후배 선수들에게도 장착시키고자 한다. 오승환은 "선수들이 그동안 많이 (패하면서) 위축됐다. 결과가 항상 좋을 순 없는데, 너무 패배에만 집중하더라. 최근 상승세로 '거봐, 할 수 있잖아'라는 걸 깨달았으면 한다"라고 당부했다. "나 역시 후배 동료들을 믿고 공을 던진다"는 그는 "후배들이 더 자신감을 갖고 경기를 해줬으면 한다"라고 재차 강조했다. 오승환의 목소리를 들은 걸까. 삼성은 18승 12패 1무 승률 6할을 기록하며 3위로 승승장구 중이다. 오승환은 올해 부활한 '엘도라도' 응원가에 심취해 있다고 전했다. 엘도라도는 과거 삼성 왕조 시절 승리 때마다 경기장에 울려 퍼졌던 삼성의 응원가. 삼성의 승리가 많아지면서 엘도라도도 더 많이 들리기 시작했다. 오승환은 "선수들이 예년보다 잘하고 있다. 팬분들의 응원으로 힘을 내고 있다"면서 "앞으로도 '엘도라도'가 많이 울려 퍼지도록 우리가 잘하겠다"라고 다짐했다. 윤승재 기자 2024.04.30 08:08
프로야구

불펜 4명 휴식 선언, '잇몸'으로 버티기 어려웠던 LG [IS 잠실]

'잇몸'으로 버티는 데 한계가 있었다.LG 트윈스는 28일 서울 잠실구장에서 열린 KIA 타이거즈와 홈 경기를 7-10으로 패했다. 주말 3연전 중 1·2차전에 모두 승리, 시리즈 싹쓸이를 노렸으나 아쉽게 일격을 당했다. 시즌 4연승 달성에 실패하며 시즌 14패(2무 16승)째를 기록, 리그 5위로 한 계단 내려앉았다.이날 경기에 앞서 염경엽 LG 감독은 주축 불펜 자원을 기용하지 않겠다고 공언했다. KIA전 1·2차전에 모두 등판한 이우찬과 유영찬, 김대현은 물론이고 27일 경기에서 투구 수 28개를 기록한 김유영까지 총 4명의 선수가 휴식한다고 밝혔다. 불펜 뎁스(선수층)가 안정되지 않은 팀 사정을 고려하면 파격에 가까운 조치였다. 1군 엔트리에 등록된 투수 중 선발 자원 등을 제외하면 기용할 수 있는 불펜은 6~7명 정도로 적었다. 그나마 베테랑 김진성과 정우영 정도를 빼면 대부분 추격조 자원이었다. 28일 경기에선 변수가 폭발했다. LG는 선발 손주영이 5이닝(7피안타 5실점)을 책임진 뒤 6회를 임찬규에게 맡겼다. 로테이션이 밀린 임찬규가 불펜 소화 개념으로 1이닝을 소화했는데 '진짜 불펜'이 나오기 시작한 7회부터 경기가 꼬였다. 5회 말 김범석의 싹쓸이 3타점 2루타로 7-5 리드를 잡은 LG는 7회 초 임찬규에 이어 박명근이 마운드를 밟았다. 박명근은 선두타자 김선빈에게 중전 안타, 후속 대타 나성범을 볼넷으로 내보내 주자를 쌓았다. 이어 김도영의 번트 안타에 이은 포수 박동원의 3루 악송구로 실점했다. 계속된 무사 2·3루에서 네 번째 투수로 정우영을 마운드에 올렸으나 최형우의 내야 땅볼, 이우성의 적시타로 7-8로 경기가 뒤집혔다. LG는 8회 초 등판한 이종준이 3분의 1이닝 3피안타 1실점. 9회 초 마운드를 밟은 우강훈이 1이닝 2피안타 2사사구 1실점했다. 승부처마다 나온 클러치 실책 탓에 실점이 추가되기도 했지만, 전체적인 불펜의 안정감이 떨어졌다. 선발 크로우가 4와 3분의 1이닝 만에 강판당한 뒤 5회부터 필승조를 가동한 KIA와 비교하면 전력 차이가 꽤 있었다. 결국 '허리 싸움'에서 승패가 갈렸다. 시즌을 길게 보며 '무리시키지 않겠다'는 전제하에 불펜을 움직였으나 이로 인한 문제점을 피할 수 없었다.잠실=배중현 기자 bjh1025@edaily.co.kr 2024.04.28 20:01
메이저리그

"벽을 확인해야 할 거 같다" 벨린저의 농담, CT 이후 바뀌었다…갈비뼈 2개 골절

유머 감각을 잃지 않았던 코디 벨린저(시카고 컵스)가 결국 갈비뼈 골절로 이탈했다.26일(한국시간) 메이저리그(MLB) 공식 홈페이지 MLB닷컴에 따르면 벨린저는 지난 24일 휴스턴 애스트로스와의 홈 경기 수비 중 펜스에 부딪혔다. 충돌 직후에는 큰 부상이 아닌 것으로 알려졌다. 실제 엑스레이 검사에서도 문제가 발견되지 않았고 벨린저는 "벽을 확인해야 할 거 같다"고 농담을 던지기도 했다. 그러나 CT(컴퓨터단층촬영) 검사에서 분위기가 바뀌었다. 갈비뼈 2개가 골절된 것으로 확인돼 25일 부상자명단(IL)에 이름을 올렸다.이미 사근 부상으로 스즈키 세이야가 이탈한 컵스는 벨린저마저 빠져 외야진 뎁스가 헐거워졌다. MLB닷컴은 '스즈키는 (빅리그 복귀를 위한) 야구 활동을 재개했지만, 벨린저의 복귀 일정은 현재로선 불투명하다'고 전했다. 크레이그 카운셀 컵스 감독도 "시간표가 정해져 있지 않다"며 "의사들이 계획을 세울 것이고 모든 게 그렇듯이 먼저 증상이 없어져야 한다"고 말했다. 팀으로나 개인으로나 작지 않은 '손해'다. 컵스는 저스틴 스틸(햄스트링) 드류 스마일리(엉덩이) 카일 헨드릭스(허리) 등 주요 선수들이 부상으로 이탈한 상황. 엎친 데 덮친 격으로 당분간 벨린저마저 없는 상태로 시즌 일정을 소화하게 됐다. 지난 2월 컵스와 3년, 총액 8000만 달러(1098억원)에 계약한 벨린저는 시즌 첫 14경기 타율이 0.167(54타수 9안타)에 불과했다. 출루율(0.270)과 장타율(0.296) 모두 크게 떨어졌는데 지난 15일 기점으로 반등하는 모습이었다.부상 전까지 8경기 연속 안타 포함, 이 기간 타율이 0.333(30타수 10안타), 출루율(0.412)과 장타율(0.700)을 합한 OPS가 1.112로 수준급이었다.벨린저는 2017년 내셔널리그(NL) 신인왕, 2019년에는 NL 최우수선수(MVP)까지 차지한 슈퍼스타다. 데뷔 때부터 'LA 다저스의 미래'를 불린 정상급 타자인데 2020년을 기점으로 개인 성적이 급락했다. 그 결과 2022시즌이 끝난 뒤 다저스를 떠나 컵스 유니폼을 입었다. 빅리그 통산(8년) 성적은 타율 0.257 183홈런 536타점. 올 시즌에는 22경기 타율 0.226(84타수 19안타) 5홈런 17홈런을 기록 중이다.배중현 기자 bjh1025@edaily.co.kr 2024.04.26 08:59
프로야구

[IS 수원] "기대했던 선수가 쳐줘야 하는데..." 최원호 감독의 홈런 기대, 페라자가 '7호포'로 풀었다

최원호 감독이 한 방을 기대했던 요나단 페라자(28·한화 이글스)의 대포가 18일 만에 터졌다.페라자는 24일 수원 KT위즈파크에서 열린 2024 KBO리그 정규시즌 KT 위즈와 원정 경기에 2번·좌익수로 선발 출전해 1회 첫 타석부터 홈런포를 터뜨렸다. 올 시즌 7호 홈런. 지난 6일 키움 히어로즈전 이후 18일 만에 손맛을 봤다.한화는 앞서 23일 KT전에서 6-9로 패했다. 뒷심에서 밀렸지만 최근 잠잠했던 홈런은 2개가 나왔다. 다만 최원호 감독으로서는 아쉬움이 남았다. 쳐줘야 할 페라자, 노시환, 채은성, 안치홍이 아닌 하위 타선에서 나온 까닭이다.24일 경기 전 만난 최 감독은 "홈런들이 기대했던 선수들에게서 나온 건 아니었다. 이 선수들의 페이스가 조금 떨어져 있다. 최근에 김태연의 타격감이 좋은데, 중심 타선들까지 부상 없이 잘 해준다면 팀에 기회가 올 것 같다"고 말했다.최 감독의 바램을 페라자가 풀었다. 페라자는 KT 선발 웨스 벤자민을 상대로 들어선 1회 첫 타석부터 대포를 가동했다. 그는 벤자민이 1볼 2스트라이크에서 던진 150㎞/h 직구가 허리 높이로 들어오자 통타, 수원 구장 외야 가운데 방향으로 넘겼다. 비거리는 125m.이날이 한화 에이스 류현진의 100승이 걸린 날이라 더 뜻깊은 선취점이기도 하다. 2012년까지 KBO리그에서 통산 7시즌 동안 98승을 쌓은 류현진은 메이저리그(MLB)에서 올 시즌 복귀했다. 지난 11일 올 시즌 첫 승이자 통산 99승을 거뒀고, 이날 시즌 2승이자 통산 100승에 도전 중이다.수원=차승윤 기자 chasy99@edaily.co.kr 2024.04.24 18:44
프로농구

[IS 패장] 조상현 감독 한숨 “내가 부족했다…희재 공백이 크다”

조상현 창원 LG 감독이 깊은 한숨을 내쉬었다. LG는 22일 오후 7시 수원 KT 아레나에서 열린 2023~24 정관장 프로농구 4강 플레이오프(PO·5전 3승제) 4차전에서 수원 KT에 80-89로 졌다.앞서 2승 1패를 기록한 LG는 이번 경기에서 이겼다면, 챔피언결정전 티켓을 얻을 수 있었다. 그러나 패하면서 승부를 5차전까지 끌고 가게 됐다. LG는 이틀 뒤인 24일 안방 창원체육관에서 KT와 마지막 승부를 펼친다. 경기 후 조상현 감독은 “내가 부족했고, 다시 준비해야 한다. 5차전에서 반드시 승리해서 챔피언결정전에 가도록 하겠다”며 “마레이가 파울 트러블에 걸려서 무기가 안 나왔다. 앞선 싸움에서 (허)훈이에게 진 것 같다. 그것도 이겨내야 하는 부분이다. 5차전을 잘 준비하겠다”고 말했다. 팀의 에이스인 이재도가 9점에 그치며 제 몫을 하지 못했다. 3점슛 9개 중 단 1개만 림을 갈랐다. 조상현 감독은 “재도가 잘하는 걸 만들어 주려고 하는데, 야투가 떨어지는 것은 본인이 이겨내야 한다. 팀을 책임지는 선수로서 책임감을 가져야 한다. 오늘 자유투 빼면 3점이 하나였다. 본인이 조금 더 준비를 했으면 좋겠다. 슈팅을 자신감 갖고 했으면 한다. 결국 해줘야 할 선수들이 해줘야 한다”고 강조했다. 앞서 정희재의 부상에 아쉬움을 표한 조상현 감독은 경기 후에도 한숨을 내쉬었다. 조 감독은 “핑계 같지만, 희재 공백이 크다. 계속 허리를 체크하고 있다. 1쿼터에서 허리를 못 굽혔다. 수비나 리바운드 부분 등 영향력이 큰 선수다. 계속 체크해서 5차전에 뛸 수 있는 만큼, 쓸 것”이라고 했다. 수원=김희웅 기자 2024.04.22 21:18
산업

롯데 신동빈, 동계올림픽 메달 유망주 치료비 전액 지원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이 2026년 동계올림픽 메달 유망주 최가온의 치료비 전액을 지원한 미담이 뒤늦게 알려졌다. 22일 대한스키협회에 따르면 지난해 12월 국제스키연맹(FIS) 스노보드 월드컵에서 우승한 최가온이 최근 수술 및 치료비 지원에 대한 감사 편지를 신동빈 회장에게 보냈다. 최가온은 지난해 12월 FIS 스노보드 월드컵에서 우승, 한국 선수로는 2021년 이상호에 이어 역대 두 번째로 스키 종목 월드컵 챔피언이 된 기대주다. 올해 1월 강원도에서 열린 청소년 올림픽에서 유력한 금메달 후보로 꼽혔지만 스위스 월드컵 대회 도중 허리 부상으로 수술대에 오르면서 청소년 올림픽에 나가지 못한 아픔을 겪었다. 2026년 동계올림픽 메달 유망주의 갑작스러운 부상 소식을 들은 신동빈 회장은 치료비 전액인 7000만원을 지원하며 어린 선수가 부상을 털고 하루속히 재기하도록 도왔다. 2008년생인 최가온은 스위스에서 허리를 다쳐 현지에서 바로 치료받아야 했고, 수술 및 치료비가 다소 부담스러울 수밖에 없는 상황이었다. 수술을 잘 마친 최가온은 현재 다음 시즌 설원 복귀를 위한 재활 운동에 전념하고 있다.롯데그룹은 2014년 대한스키협회 회장사가 된 이후 신동빈 회장이 2018년까지 직접 협회장을 역임하는 등 올해까지 10년간 설상 종목에 220억원 넘게 후원하고 있다. 올림픽 금메달에 3억원 포상금을 내거는 등 세계선수권과 청소년올림픽, 주니어세계선수권, 월드컵 등에 다양한 포상금제를 도입하기도 했다. 이번 시즌에도 1억8000만원 정도 포상금이 선수들에게 지급될 예정이다. 김두용 기자 k2young@edaily.co.kr 2024.04.22 16:53
프로야구

[IS 스타] "힘 대신 제구"로 7이닝 삭제...알칸타라 "나보다 팀 승리 우선"

라울 알칸타라(32·두산 베어스)는 역시 에이스였다.알칸타라는 21일 서울 잠실야구장에서 열린 2024 KBO리그 정규시즌 키움 히어로즈와 더블헤더 2차전에 선발 등판해 7이닝 4피안타 1볼넷 2탈삼진 무실점을 기록했다. 타선의 득점 지원이 전무해 선발 승은 수확하지 못했지만, 그가 틀어막아준 덕분에 두산은 9회 말 2사 후 대역전극을 이뤄냈다.올 시즌 5경기에 등판한 그는 1승 1패로 승은 적다. 대신 평균자책점이 2.30(5위)으로 정상급이다. 1경기 휴식했는데도 이닝 역시 8위(31과 3분의 1이닝)다. 1위 윌리엄 쿠에바스(KT 위즈)와 5이닝 밖에 차이가 나지 않는다.지난 2020년 20승을 달성하며 '승리 요정'이 된 적도 있는 알칸타라다. 승리 욕심이 날 법도 했지만, 그는 고개를 저었다. 알칸타라는 21일 경기 후 "승리가 반드시 필요했는데 팀이 극적으로 승리해서 기쁘다. 나의 선발승보다 팀의 승리가 우선이다. 항상 승리에 보탬이 되고 싶을 뿐"이라고 전했다.눈에 띄는 건 적은 탈삼진, 또 그만큼 적은 볼넷이다. 이날 알칸타라의 탈삼진은 단 2개에 불과했다. 대신 볼넷도 1개뿐이었다. 직구 최고 153㎞/h를 기록했으나 헛스윙을 잡겠다고 덤비는 대신 가볍게 범타를 유도하며 빠르게 이닝을 정리했다. 이날 그의 최종 투구 수는 90구. 마음만 먹었다면 8이닝 소화도 가능했을 정도로 효율적인 투구를 펼쳤다.마운드 운영으로 고민에 빠졌던 두산에는 천금 같은 투구였다. 두산은 올 시즌 초부터 투수들의 부상과 부진, 기복에 시달리며 어려움에 시달렸다. 기대주 신인 김택연은 시즌 초 부진으로 2군에 다녀왔고, 자유계약선수(FA)로 잔류시킨 홍건희, 또 다른 필승조 자원 김명신 역시 2군에서 재조정을 거쳤다. 지난해 호투를 바탕으로 재계약한 브랜든 와델은 최근 허리 통증으로 말소됐다. 알칸타라 역시 오른팔 피로로 최근 한 경기 등판을 건너 뛰었다.투수가 부족한 상황에서 더블헤더까지 치르니 이승엽 감독의 머리도 복잡해졌다. 1차전은 일찌감치 승기를 내줘 롱릴리프 자원으로 메웠지만, 2차전 부담도 가벼이 넘길 수 없었다. 그 부담을 알칸타라가 채웠다. 2020년 198과 3분의 2이닝, 2023년 192이닝을 소화했던 그는 이날도 긴 이닝을 실점 없이 책임졌다. 알칸타라는 "오늘 경기는 강하게 던지기보다는 제구에 신경을 쓴 부분이 주효했다"고 그 비결을 전했다.맞혀 잡는 투구가 성공하려면 수비수의 도움도 당연히 필요했다. 가장 눈에 띈 게 좌익수로 나선 조수행이다. 그는 1회 말 3번 타자 송성문이 왼쪽 담장을 향하는 장타성 타구를 쳤을 때 쫓아가 점프 캐치로 잡아냈다. 알칸타라는 "야수들이 내 뒤를 든든히 지켜줬다"며 "특히 놀라운 수비를 보여준 조수행에게 고맙다는 말을 전하고 싶다"고 전했다.차승윤 기자 chasy99@edaily.co.kr 2024.04.22 08:50
생활문화

[IS현장] 튤립에 홀딱 빠진 헬로키티, 에버랜드는 봄나들이 선물세트

봄을 맞아 깜찍한 캐릭터들을 초대한 에버랜드가 화려하게 꽃단장을 했다. 지난 16일 드넓은 테마정원을 천천히 걷다 보니 도심에서 쌓인 스트레스가 눈 녹듯 사라졌다.삼성물산 리조트부문이 운영하는 에버랜드는 국내 여가 문화 변화 속 다양한 고객층을 겨냥해 '정원' 콘텐츠를 강화하고 있다.짜릿한 놀이기구와 판다가 떠오르는 에버랜드가 지난 40여 년간 한국의 꽃·정원 문화를 선도해온 사실을 아는 사람은 많지 않다. 1976년 '용인 자연 농원'이라는 이름으로 문을 열었을 당시 먹고살기도 빠듯한데 그 넓은 땅에 가족 동산을 만드는 것을 두고 우려가 적지 않았다는 설명이다.하지만 이병철 삼성 창업 회장의 안목은 적중했다. 숲과 바캉스의 합성어인 '숲캉스'라는 신조어가 생길 정도로 자연 속 힐링이 일상이 됐다. 산림청 발표에서도 우리나라 성인 78%가 한 달에 한 번 이상 숲길을 방문하는 것으로 나타났다.수십년간 허리 숙여 꽃과 나무를 심어온 에버랜드는 어느덧 5대 테마정원을 앞세워 봄나들이 종합 선물세트로 자리매김했다. 사계절 축제 콘셉트에 따라 변화하는 약 1만㎡의 '포시즌스가든'에 튤립축제를 맞아 100여 종 약 120만 송이의 화사한 봄꽃이 활짝 폈다.헬로키티와 마이멜로디 등 산리오캐릭터즈와 협업한 포토존 앞은 인증샷을 찍기 위해 기다리는 방문객들로 붐볐다.다음 달 17일부터는 '장미원'에 720품종 약 300만 송이의 장미가 만발할 예정이다. 에버랜드의 장미 사랑은 남다르다. 10여 년간 자체 개발한 24품종의 에버로즈는 세계 장미 콘테스트와 명예의 전당에서 수상하기도 했다.수도권 최초의 매화 테마정원인 '하늘정원길'의 1㎞ 관람로에서는 계절의 변화를 느낄 수 있다.입구에서는 추운 겨울에도 푸른 잎을 유지하는 대나무가 방문객을 맞는다. 해발 210m의 수려한 자연 경관을 자랑하는 뷰 포인트에서는 13품종 700여 그루 매화나무가 감탄을 자아낸다. '뮤직가든'은 음악이 식물의 건강에 도움이 된다는 '소닉 블룸' 효과를 모티브로 한 정원이다. 클래식 명곡과 에버랜드 제작 테마송이 흐르는 370m 산책로에서 수목들과 교감할 수 있다.특히 뮤직가든에서는 160년생 느티나무와 110년생 산수유 등 접하기 힘든 고목들을 만나볼 수 있다. 이병철 창업 회장의 친필로 만든 5.5m의 기념비도 있다.에버랜드 인근에 위치한 9만㎡ 규모 자연 생태 체험장 '포레스트캠프'에는 1000여 명이 모일 수 있는 다목적 잔디 광장과 야외 공연장이 마련돼 있다. 개별 행사나 기업 발표회 등에 적합하다.배택영 삼성물산 리조트사업부장은 "여가 트렌드와 다양한 고객 니즈 변화에 맞춰 에버랜드 리조트도 지속적으로 변신해갈 것"이라며 "특히 우리가 가진 정원 인프라들이 연계된 새로운 체험 프로그램으로 고객들이 자연 속에서 힐링할 수 있는 기회를 확대해 나갈 예정"이라고 말했다.용인=정길준 기자 kjkj@edaily.co.kr 2024.04.19 07:00
메이저리그

'다르빗슈 이탈' SD, 트리플A ERA 9점대 불펜 콜업, 고우석 외면

일본인 투수 다르빗슈 유(38·샌디에이고 파드리스)가 전열에서 이탈했다.샌디에이고 구단은 18일(한국시간) 목 통증을 이유로 다르빗슈를 15일짜리 부상자명단(IL)에 올렸다. 그를 대신할 선수로 마이너리그 트리플A 엘파소 소속 오른손 투수 로건 길라스피(27)를 콜업했다. 현지 매체에 따르면 다르빗슈의 IL 등재 날짜는 16일로 소급 적용될 예정이다.다르빗슈는 올 시즌 첫 5번의 선발 등판에서 승리 없이 1패 평균자책점(ERA) 4.18로 다소 부진했다. 직전 등판인 15일 LA 다저스전에선 5이닝 4피안타(1피홈런) 3실점했다. 9일 시카고 컵스전 3이닝 4피안타 4실점에 이어 2경기 연속 6이닝을 채우지 못했다.시즌 퀄리티 스타트(선발 6이닝 이상 3자책점 이하)가 1번에 불과하다. 슬럼프가 길어지는 모습이었는데 엎친 데 덮친 격으로 목 통증까지 재발했다. 메이저리그(MLB) 공식 홈페이지 MLB닷컴은 '과거에도 다르빗슈는 허리와 목 문제를 다뤄왔다. 2013년에도 목 부상으로 IL에 오른 경험이 있다'고 조명했다. 흥미로운 건 '대체 카드'다. 마이크 실트 샌디에이고 감독은 다르빗슈의 빈 자리를 채울 선수로 불펜 자원인 길라스피를 선택했다. 전문 계투인 길라스피는 올해 트리플A 5경기 성적이 평균자책점 9.00(5이닝 11피안타 7실점)으로 좋지 않았다. 시즌 첫 콜업. 반면 마이너리그 더블A에서 콜업 대기 중인 고우석은 선택받지 못했다. 고우석의 시즌 성적은 4경기 평균자책점 5.40(5이닝 7피안타 4실점)이다. 배중현 기자 bjh1025@edaily.co.kr 2024.04.18 07:55
생활문화

[황교익의 Epi-Life] 봄이니까 산나물을 먹습니다

봄이 오면 버릇처럼 강원도 산골에 갔었더랬습니다. 맛칼럼니스트로서 산나물에 대한 지식을 챙겨놓아야겠다는 의무감 같은 것이 있었습니다. 깊은 산골짝일수록 더 많은 산나물 지식을 얻을 수 있을 것이라는 일차원적 생각 때문에 몸 고생이 심했습니다.인터넷이 없던 시절에는 적절한 취재 대상을 찾아내는 것부터가 쉽지 않았습니다. 만만한 것이 지자체와 농협입니다. 전화를 걸어서 다짜고짜 묻습니다. “거기 산나물 많이 나지요? 산나물 취재를 가려는데, 산골이면 좋고요, 거기 토박이 어른 없을까요?” 이런 전화를 저만 하겠습니까. 또 한 해만 하겠습니까. 지자체와 농협은 이럴 때를 대비하여 ‘모범적인 취재 대상’을 확보해두고 있습니다. 방송에 같은 분이 같은 내용으로 반복해서 등장하는 이유입니다. 도서관에서 강원도 지역의 민속 조사 보고서를 뒤졌습니다. 강원도 삼척시 하장면의 어느 화전민 가옥이 조사되어 있었습니다. 확인을 하니, 거기에 아직 노부부가 산다고 했습니다. 산나물을 뜯는지 안 뜯는지 묻지도 않고 일단 삼척 산골짝으로 향했습니다. 강원도 산골이고 봄인데 산나물은 그냥 거기 있는 것이지요.새벽에 나서 기차 타고 버스 타고 다시 산길을 걸어걸어 화전민 노부부가 사는 곳에 도착을 하니 저녁이었습니다. 아들딸은 다 외지에 나가 산다고 했습니다. 저녁 얻어먹고, 할아버지와 사랑방에서 자고, 다시 아침 얻어먹고 할머니께 산나물을 뜯으러 가자고 부탁을 했습니다.망태기를 든 할머니 뒤를 따라 산을 탈 생각으로 신발 끈을 단단히 매었습니다. 그런데, 집에서 50m나 갔을까요. 할머니는 풀쑥 앉더니 산나물을 뜯기 시작했습니다. 제 눈에는 그냥 잡초인데, 할머니 눈에는 죄다 먹는 풀들이었습니다.“이건 딱주기, 이건 취” 하며 할머니는 산나물 이름을 제가 가르쳐주었습니다. 산나물을 뜯는 할머니 곁에 꽃이 피어 있었습니다. 할머니께 꽃 이름을 여쭈었습니다. “그거는 몰라. 꽃 이름은 몰라.” 잡초의 꽃. 먹지 못하는 풀꽃 이름은 몰라도 되는 것이지요.어느 해 봄에는 강원도 점봉산 챗목에 오른 적이 있습니다. 챗목은 휴식년제 실시로 1999년 이후 출입이 통제되고 있습니다. 제가 산나물 취재를 위해 챗목에 올랐을 때에는 봄이면 한두 달 진을 치고 산나물을 뜯어서 산 아래로 내리는 산막이 여러 군데 있었습니다.챗목 산막에서 하룻밤 신세를 져야 하니까 혹시 가지고 갈 것이 없는지 미리 물었습니다. “돼지고기를 넉넉하게 사오세요. 쌀도 지고 올 수 있을 만큼 가져오세요.” 한때 등산을 좀 다녔다고 자랑을 했는데 ‘산악 짐꾼’은 전혀 다른 영역의 일이었습니다. 허리 나가는 줄 알았습니다.움막에서 하룻밤을 자고, 점봉산 챗목의 거대한 산나물밭을 두루 돌아보고, 돼지고기 구워서 산나물에 싸서 맛있게 먹었습니다. 돼지고기와 쌀을 내려놓았으니 하산을 할 때에는 제 몸만 챙기면 됩니다. 펄펄 날듯이 산을 뛰어서 내려갔습니다.그런데, 갑자기 커다란 자루를 등에 올린 짐꾼들이 나타났습니다. 산나물을 산 밑으로 내리는 분들입니다. 자루가 몸보다 컸습니다. 자루를 맨 끈을 이마에 걸었습니다. 자루 하나 무게가 80㎏이라고 했습니다. 짐꾼들은 80㎏의 자루를 지고 맨 몸인 저보다 더 빨리 산을 내려갔습니다. 짐꾼 중에는 할머니도 있었습니다.또 어느 해 봄, 정선이었거나 태백이었거나 했을 것입니다. 산나물을 다듬고 있는 할머니 곁에 앉으며 인사치레의 말을 했습니다. “할머니는 몸에 좋은 산나물을 많이 먹어서 좋겠습니다.” 할머니가 ‘니가 뭘 안다고’ 하는 표정으로 저를 보았습니다. 고개를 돌리면서 이 말을 툭 던졌습니다.“한 보름 산나물만 먹어봐라. 피똥을 쌀 거다.”곡기 없이 산나물만으로 배를 채우게 되면 탈이 크게 납니다. 탈이 없는 곤드레를 그래서 ‘반식량’이라고 하는 겁니다. 영양 과잉 상태에 있다가 봄에 산나물을 건강식으로 먹는 우리와는 다른 세상에 사셨던 분들 앞에서 제가 무례한 말을 한 겁니다.봄이라 산나물을 먹습니다. 건강식이란 말은 하지 않고 그냥 먹습니다. 보릿고개 같은 것은 없어졌지만, 봄이니까 여전히 산나물을 먹습니다. 2024.04.18 07: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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