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름간의 유럽구상을 마치고 21일 귀국한 `작은 장군` 딕 아드보카트(59) 한국축구대표팀 감독이 만사를 제쳐두고 제일먼저 시작하는 일은 `축구 천재` 박주영(21.서울) 돌아보기다.
그는 귀국하자마자 축구회관에서 코칭스태프 회의를 소집하고 이후 경기 관전 계획을 세우며 자신이 박주영 경기를 지켜보겠다고 천명했다. 그는 오는 25일 오후 4시 서귀포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리는 제주 유나이티드와 FC 서울전을 관전하며 박주영이 K리그에서 뛰는 모습을 직접 점검할 예정이다. 중요한 것은 아드보카트 감독이 박주영의 경기는 자신이 챙기겠다고 자청했다는 점이다. 대표팀 통역인 박일기씨는 "아드보카트 감독이 회의 도중 서울 경기는 자신이 관전하겠다는 뜻을 강력하게 밝혔다"고 말했다.
박주영이 길고 긴 슬럼프에서 벗어나 골맛을 봤던 지난 1일 앙골라전을 마치고 난 후 아드보카트 감독은 "팀을 위해 더 보여줘야 한다. 그는 영리해서 무엇을 필요로 하는 지 잘 알고 있을 것이다"고 말한 바 있다. 아드보카트 감독은 지난 1월 사우디아라비아 전훈 당시 박주영을 `타고난 골잡이(natural scorer)`라고 칭찬하며 의지를 북돋웠고 미국 전지훈련 당시 박주영이 부진을 거듭하자 이례적으로 1대1 면담을 실시하며 남다른 애정을 보여줬다.
좀더 저돌적인 움직임과 강한 수비도 마다않는 헌신성, 동료를 효율적으로 활용하는 지능적인 플레이에다 기회를 놓치지 않는 골결정력면에서 박주영이 감독의 지시를 어떻게 수행하고 있는 지 직접 확인하겠다는 게 감독의 의중이다.
박주영은 올시즌 서울에서 김은중과 함께 투톱으로 나서 1골 1도움을 기록하고 있다. 아드보카트 감독은 제주방문에서 박주영을 비롯한 김동진 백지훈(서울) 조준호(제주) 등 기존 대표 선수들 뿐 아니라 조용형(제주) 김치곤(서울) 등 수비수 재목들도 눈여겨본 후 26일 부산으로 장소를 옮겨 부산 아이파크와 울산 현대전을 관전하며 이천수 유경렬(이상 울산) 등의 컨디션을 점검할 예정이다.
최종엔트리 23명 중 80%는 완성했다고 밝힌 아드보카트 감독. 2006 독일월드컵 4강 재현을 위한 마무리 준비의 첫 걸음은 박주영부터 시작된다. 이는 아드보카트 감독이 승리를 따내 줄 확실한 골게터를 절실히 바라고 있다는 반증으로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