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두들 오만석.엄기준씨의 사랑을 독차지한다고 부러워하지만 사실은 나의 안티팬이 생길까봐 두렵기도 해요."
지난달 27일 대학로 세미화랑에서 열린 창작 뮤지컬 <김종욱 찾기> 의 제작 발표회에서 여주인공을 맡은 오나라는 오빠부대를 이끌고 있는 남주인공 사이에 선 행복감과 함께 한편으로 약간의 부작용을 걱정했다. 그렇다고 심각한 건 아니다. 그 오빠부대 앞에서 진행된 인터뷰 내내 깔깔거리면서 당당한 모습을 드러냈으니까.
운명의 남자를 만날 수 있을 거란 생각으로 혼자서 인도 여행을 떠난 당차고 씩씩한 극중 캐릭터는 정말 오나라와 꼭 닮았다. <김종욱 찾기> 는 인도 여행에서 처음 만난 첫사랑 김종욱을 잊지 못해 `첫사랑 찾기주식회사`에 의뢰한 여주인공과 이 첫사랑을 찾아 주려는 남자 사이의 사랑을 그린 로맨틱 코미디다.
"캐스팅 완료와 함께 개설된 싸이월드 <김종욱 찾기> 을 찾기 시작했는데 점점 조회 수가 늘어 가더니 최근 뮤지컬 홍보가 늘면서 하루에 300분 이상이 찾아요." 오나라의 분석으로는 "도대체 오나라가 누군데 우리 오빠 두 명의 사랑을 독점하는 거야"라는 것이다. 물론 오만석과 엄기준은 1000억대 뮤지컬 시장에서 티켓 파워를 자랑하는 뮤지컬 스타들이다. 이들이 그 바쁜 스케줄에도 불구하고 예술종합학교 졸업 작품에 불과하던(?) 이 작품에 출연한 것부터가 화젯거리이다. 거기에다 한 여자가 두 스타의 사랑을 독차지하게 되었으니 화제에 기름을 부은 격이 돼 버렸다.
하지만 오나라가 누군가. 일본의 대극단 시키(四季)에서 "노래 잘하는 배우"로 통하는 뮤지컬 배우이다. 2001년 <사랑은 비를 타고> 의 여주인공 유미리 역을 거쳐, 2001년 일본으로 건너가 시키의 <맘마미아> 에 출연했고, 3년 만인 2004년 뮤지컬 <아이 러브 유> 로 금의환향했다. <아이 러브 유> 에서는 변신의 귀재로 불릴 만큼 1인 14역을 멋지게 소화했다.
"처음에 오만석씨가 포옹할 때는 닭살이 돋을 정도였는데 이젠 감정에 폭 빠져 제가 먼저 오만석.엄기준씨 품으로 달려들 정도가 됐어요. 조금 미워도 팬 여러분 참아 주세요. 수채화 같은 좋은 작품 만들게요."
완연한 봄을 만끽하는 대학로 하늘에 파란 붓 한 획을 긋듯 오나라의 허스키하면서도 똑 부러지는 목소리가 경쾌한 수채화 그대로다.
<김종욱 찾기> 는 대학로 예술마당 1관에서 오는 6월 2~7월 30일 공연된다.
CJ엔터테인먼트와 뮤지컬 해븐이 제작한 이번 작품은 뮤지컬 <오! 당신이 잠든 사이> 와 <송산야화> 로 좋은 반응을 얻었던 장유정이 극작과 작사를, 같은 작품을 함께한 김혜성이 작곡을 맡았다. 02-501-788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