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번 추석은 건강 최대의 적일 가능성이 높다. 연휴가 유난히 긴 만큼 건강에 적지 않은 후유증을 남길 가능성이 크기 때문이다. 과음과 과식. 과다한 가사 노동. 장거리 운전 등으로 일상생활의 리듬이 깨지고 나아가 건강을 해칠 수 있다. 추석 연휴 기간 건강을 해치는 적들과 그 처방법에 대해 알아본다.
■살찌는 명절 음식
명절 때마다 맛있고 기름진 식사를 많이 하는데 비해 활동량이 적고 운동을 소홀히 하여 체중이 늘어나는 사람을 주위에서 쉽게 볼 수 있다. 특히 비만한 사람이 평소에는 체중 조절을 잘하다가도 연휴 기간 체중 조절에 실패하는 것을 자주 본다. 이 증후군을 예방하기 위해서는 평소와 똑같이 식사와 운동을 하도록 노력하는 것이 중요하다.
명절 음식을 대할 때는 먼저 자신이 하루 동안 섭취하는 칼로리를 계산하는 것이 좋다. 식사 전에 충분히 물을 마셔 둔다든가 김이나 나물 등 무침 요리를 먼저 먹어 포만감을 주는 것도 좋다. 섬유소가 많은 음식은 포도당의 흡수 속도를 낮추고 콜레스테롤 합성을 억제하는 효과도 있다.
■주부 허리 통증
주부들은 명절이면 녹초가 된다. 스트레스로 인한 명절증후군은 물론 요통·관절통으로 온몸이 편한 곳이 없다. 오랫동안 쪼그려 앉거나 바닥에 앉아 있으면 허리를 지탱하지 못해 척추에 무리를 줄 수 있다. 혈행 장애로 팔다리가 저리고 요통을 겪기 쉽다.
특히 서서히 퇴행이 시작되는 40대 이후라면 허리를 보호하는 자세가 필수적이다. 주방에 서서 오랫동안 일할 때는 바닥에 목침을 놓고 양쪽 다리를 번갈아 올렸다 내리는 자세를 취하면 허리에 주는 무리를 덜 수 있다.
또 높은 선반 위의 그릇을 내릴 때도 평소 발바닥 마사지를 위해 준비한 발판 위에 타월을 서너 장 깔고 디디면 한결 허리 부담이 준다. 상이나 무거운 물건을 들 때는 최대한 몸에 붙여 들고. 맨바닥보다 의자에 앉아 음식 준비를 하면 피로감이 덜하다.
앉아 있건 서 있건 한자세로 오래 있으면 허리에 부담이 되므로 아무리 바쁘더라도 한 시간에 한 번씩은 허리를 쭈욱 펴 스트레칭을 해 주는 것이 요통을 예방하는 길이다.
■고스톱 시 자세 중요
명절 때 빼놓을 수 없는 게 고스톱이지만 허리 통증을 일으키기 쉽다. 허리에 부담을 줄이기 위해서는 한쪽 무릎을 세우거나 등을 벽에 기대고 앉아 체중을 분산시켜야 한다. 좌식 의자를 쓰는 것도 요령이다. 스트레칭 등으로 허리를 자주 움직여 주고 요추 만곡을 정상적으로 유지하는 자세가 필요하다.
특히 술을 마시고 고스톱을 치면 위험 부담은 2배로 늘어난다. 술에 취하면 허리를 받쳐 주는 방어 기전이 약화. 허리 인대·근육·디스크 등이 쉽게 손상을 입게 된다. 허리 손상을 느끼지 못해 계속 무리하기 때문이다.
■운전 중 자세 중요
장시간 운전도 허리에 부담을 느끼게 된다. 귀성길 정체는 누구나 예상하고 있는 일이지만 좁은 차 안에서 지루한 장거리 이동은 보통 일이 아니다. 특히 자가 운전을 할 경우에는 관절과 근육이 필요 이상으로 수축되거나 늘어나는 변형 상태가 지속돼 관절에 무리가 간다.
아무리 좋은 자세도 장시간 이어지면 무리가 따르게 마련이므로 20분에 한 번씩은 허리를 가볍게 움직이는 등 자세를 바꿔 주는 것이 좋다. 운전석에 앉았을 때 허벅지와 윗몸의 각도를 90도로 유지하는 게 피로감을 줄이는 데 가장 좋은 자세다.
운전대와 몸 사이의 거리는 발로 클러치나 브레이크를 밟았을 때 무릎이 약간 펴질 정도가 알맞다. 정병철 기자 jbc@ilgan.co.kr 도움말=이정권 삼성서울병원 가정의학과 교수·최수봉 건국대 의대 당뇨센터 소장·김동윤 서울 척병원 원장·오명수 세란병원 척추센터 부장·이구형 소산석문 한의원 원장
■명절증후군 예방
명절증후군을 줄이는 것은 추석 마지막날을 어떻게 보내는가에 달렸다.
①여행을 갔다면 마지막날 집에서 휴식할 수 있는 시간을 갖는다. ②평소 기상 시간을 지킨다. 일찍 잠자리에 들어 충분한 수면으로 피로를 푼다. ③낮에 너무 피곤하면 30분 이내로 낮잠을 잔다. ④무리한 스케줄을 피한다. ⑤음악감상이나 가족과 함께 휴식을 취하며 완충 시간을 갖는다. ⑥산책 등 가벼운 운동을 즐긴다. ⑦식사는 가급적 평소 시간대에 맞춘다.
■성묘 시 응급 상황 대처법
▲상처=바쁘게 명절 음식을 준비하다 손가락을 베었을 땐 먼저 깨끗한 물로 씻어내고 압박 지혈한 뒤 상처 부위를 심장보다 높게 하고 병원을 찾는다. 만약 손가락이 절단된 경우라면 잘린 부분을 젖은 거즈에 싸서 비닐 봉지에 넣은 후 얼음물에 담가 응급실로 간다.
▲화상=뜨거운 물이나 기름에 화상을 입었을 땐 깨끗한 찬물로 통증과 열이 느껴지지 않을 때까지 상처를 식히고 물집이 생겼으면 터뜨리지 말고 감싼 후 병원으로 간다. 화상 부위에 소주·간장·된장 등을 바르는 것은 절대 금물이다.
▲풀독=대표적 풀독 식물이 옻나무다. 따라서 산에 오를 땐 이런 식물에 피부가 닿지 않도록 소매가 긴 옷을 입고. 만약 피부염이 생겼다면 항히스타민제나 피부 연고를 바르면 대부분 좋아진다.
▲벌독=벌에 쏘였을 때 가장 큰 문제는 알레르기 과민 반응에 의한 쇼크다. 입술과 얼굴이 붓고 숨이 답답해지는 증상이 나타나며 혈압이 떨어지고 목이 부어 질식할 위험이 높다. 이땐 편안하게 앉힌 뒤 숨을 잘 쉴 수 있도록 도와 주고 신속히 응급 구조를 요청해야 한다.
▲뱀독=뱀에 물렸을 땐 먼저 그 뱀이 독사인지 아닌지 살펴야 한다. 독사에 물리면 그 부위가 매우 아프고. 주변이 심하게 붓는다. 상처 부위는 물로 잘 씻어 소독한 후 구혈대를 맨다. 이때 피가 통하지 않게 너무 꽉 매기보다는 손가락 하나 정도 여유를 두는 것이 좋다. 응급 처치가 끝나면 빨리 병원으로 옮겨 치료를 받아야 한다.
▲독벌레독=독벌레에 물렸으면 암모니아수로 소독한 후 찬 물수건을 이용해 통증을 경감시켜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