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범현 KIA 감독이 최근 입단을 결정한 메이저리그 출신 투수 서재응(30)의 팀 내 롤 모델을 제시했다.
조 감독은 “1~2선발은 내년 스프링캠프에서 지켜본 뒤 결정하겠다. 그것보다 젊은 투수진을 이끌어주는 구심점이 돼 줬으면 한다”고 말했다. 에이스보다 ‘맏형’ 구실을 강조한 것이다.
KIA는 가능성이 무한한 투수진을 보유하고 있다. 하지만 젊다는 것이 약점이다. 올 시즌 에이스로 뛴 윤석민(21)과 마무리 한기주(20)을 비롯해 대부분의 투수들이 20대 초반이다.
지난해 월드베이스볼클래식(WBC) 멤버 좌완 전병두(23)도 150㎞이상의 광속구를 던지는 이범석(22)·곽정철(21)도 올 시즌 가능성을 보여준 진민호(21)·손영민(20)·오준형(23)도 모두 비슷비슷한 나이. 장문석(33)·이대진(33)·강철민(28) 등이 있긴 하지만 이들을 제외하면 평균 연령은 확 떨어진다. 올 시즌 한때 1군 투수진에서 가장 나이가 많았던 투수가 26세의 김희걸이었다.
반면 타자 쪽에서는 베테랑 이종범(37)을 비롯, 김종국(34)·장성호(30)·이현곤(27)·이용규(22) 등 자연스러운 ‘세대공감’이 이뤄지고 있다.
따라서 서재응이 이들의 잠재력을 끌어올릴 수 있도록 투수진의 리더가 되어달라는 게 조 감독의 생각이다. 조 감독은 “메이저리그에서 배운 기술적인 부분뿐 아니라 피칭을 준비하는 훈련법 등 몸 관리를 곁에서 보여주는 것만으로도 젊은 투수들에게는 큰 도움이 된다”고 덧붙였다.
서재응도 자신이 해야 할 몫을 잘 알고 있다. 서재응은 지난 7일 보도자료를 통해 밝힌 입단 결정 인터뷰에서 “미국에서 배운 노하우를 후배들에게 많이 알려주고 싶다. 젊고 힘있는 투수들이 많은 고향 팀에서 후배들을 이끌고 꼭 우승을 하고 싶다”고 밝힌 바 있다.
서재응은 2002년부터 올해까지 5시즌 연속 메이저리그에서 활약했지만 1998년 미국 진출 후 5년간은 마이너리그에서 투수 수업을 쌓아 단계적인 훈련 비법을 알고 있다.
그의 마이너리그 시절은 현재 젊은 KIA 투수들이라고 보면 된다. 내년 시즌 ‘서재응 효과’를 누릴 KIA 마운드가 어떻게 달라질지 기대를 모은다.
한편 조 감독은 서재응의 성적에도 기대를 나타냈다. “지난해 WBC때 공을 던지는 것을 봤는데 그 정도 제구력과 구위라면 충분히 통할 수 있다고 본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