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주말 녹색 그라운드를 누비던 유명 프로야구 선수들이 게임쇼에 깜짝 등장 관람객들과 즐거운 시간을 보냈다. 지스타 2008이 지난 16일 나흘간의 일정을 모두 마치고 폐막한 가운데 특별히 돋보이는 행사였다. 바로 추신수(클리블랜드 인디언스)-류현진(한화), 봉중근-조인성(이상 LG) 등 유명 프로선수들의 사인회가 열린 것.
15일에는 CJ인터넷이 추신수, 네오위즈게임즈가 LG트윈스의 봉중근·조인성의 팬 사인회를 열었고, 폐막일인 16일에는 CJ인터넷이 베이징 야구국가대표 투톱인 김현수(두산 베어스)·류현진의 사인회를 열었다.
그렇다면 유명 프로야구 스타들이 왜 지스타2008에 나타난 것일까. 이들의 등장은 사전에 예고된 것이었다. 15일 네오위즈게임즈 피망부스에서는 자사의 스포츠 게임 3인방인 피파온라인2(축구), 슬러거(야구), NBA 스트리트 온라인(농구) 세 종목의 최종 결승전이 치러졌다. 봉중근과 조인성은 슬러거 종목에서 300만원의 우승상금을 거머쥔 우승자 신정훈씨를 비롯 야구 게임을 응원하기 위해서 행사장을 찾았다.
역시 같은 날 마구마구의 CJ인터넷 부스에서 열린 추신수 사인회에는 시작 한 시간 전부터 사인을 받아가려는 참관객이 길게 줄을 서는 진풍경이 벌어졌다. 메이저리거로 최희섭 못지않은 맹활약을 벌이고 있는 홈런타자 추신수의 뜨거운 인기를 실감케 했다. 추신수도 프로답게 팬들이 들고 온 사인 보드와 공에 사인을 한 후, 일일이 악수를 나눴다. 휠체어에 타고 있어 무대로 올라오지 못한 팬에게는 손수 사인한 사인보드를 가지고, 직접 무대를 내려와 전달해주기도 했다.
16일 열린 국가대표 김현수와 류현진의 사인회는 젊은 선수들이어선지 남성과 학생팬들은 물론, 여성팬들의 적극적인 참여가 많았다. 지난 여름 올림픽 금메달이라는 신화의 주역을 기억하는 팬들에게는 게임쇼도 보고 스포츠스타의 타격 자세나 송구 동작 시연까지 보는 ‘마당쓸고 돈줍는’ 이벤트였다.
이처럼 유명 프로선수들이 게임쇼까지 등장하게 된 것은 무엇보다 한국에 야구 팬들을 온라인에서 사로잡고 있는 야구 게임이 둘이나 있기 때문이다. 스포츠 장르로선 최초로 흥행에 성공한 길거리 농구게임인 ‘프리스타일’(JCE)에 이어 마구마구(CJ인터넷)와 슬러거(네오위즈게임즈)는 3년째 식지않는 인기를 과시하고 있다. 시즌이 시작되거나 코리안 시리즈 등 주요 국내 경기는 물론 지난해 WBC나 올해 올림픽에서의 극적인 우승처럼 국제적인 활약상이 눈부실 때면 접속률과 플레이시간이 서너배씩 더 늘어날 정도라고 한다. 두 게임의 월 매출은 10억대를 넘어섰다. 마침 휴식기를 맞아 한국에 돌아온 추신수와 한국의 프로 선수들도 자연스럽게 야구게임을 전시하는 게임쇼에 찾아올 수 있는 기회도 얻었다. 시간궁합이 맞아 떨어진 것이다.
김현수가 “나도 마구마구를 즐기는 유저 중 한 명이다. 같은 게임을 즐기는 유저들을 만나 더욱 기쁘다”고 소감을 밝혔듯이, 지스타 게임쇼가 올해 야구를 통해 온라인과 오프라인, 경기장과 행사장을 잇는 독특한 연대감을 형성해내는 또하나의 추억을 만들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