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량한 얼굴로) 두 분도 언젠가는 꿈에 그리던 이상형이…(사이코 얼굴로) 크악! 우연히 나타날 거라고 희망을 버리지 않고 있는 듯한데, 그런 일을 절~~대로 일어나지 않는다고 내가 장담해! 그러니까 꿈 깨, 이 멍청한 것들아!"
남경주가 뮤지컬 '아이 러브 유'에서 종신형 죄수 미스터 하이드로 변신해 맞선 중인 남녀를 협박한다. 맞선 남녀는 공포에 질려 서로 끌어안아 버린다. 맞선 전문 교도소의 코믹한 승리다.
지난 6일부터 7개월 동안 공연(서울 KT&G상상아트홀)에 돌입한 '아이 러브 유'에 공연계의 관심이 몰리고 있다. 뮤지컬계가 불황에 직격탄을 맞은 상황에서 흥행 보증 수표인 '아이 러브 유'가 어떤 성적을 내느냐가 관심사다. 2004년 초연 이후 세 번의 공연에서 38만 명을 동원한 로맨틱 코미디 '아이 러브 유'의 4대 흥행 포인트를 짚어 본다.
남경주, 3년 만의 귀환
관객을 설레게 하는 건 원년 멤버인 남경주의 귀환이다. 약혼녀와 헤어지는 아들에게 "너 사실 호모지?"라고 구박하는 아버지 역, 슬픈 영화를 보며 울지 않으려고 처절하게 노력하는 남자 역, "작업은 무슨…부킹이지!"라며 장례식장에서 뻔뻔하게 작업을 거는 할아버지 역까지 모든 웃음의 시발점이다. 남경주는 이 작품을 통해 단일 공연 연속 600회 출연이라는 놀라운 기록을 세웠다.
2006년 충무아트홀 공연은 남경주의 마지막 무대라는 아쉬움 속에 96%의 좌석 점유율을 기록했다. 이번에는 지분 참여 및 공동 제작자로 들어갈 정도로 이 작품에 대한 그의 애정을 읽을 수 있다.
초연 가격 그대로
2004년 초연한 '아이 러브 유'는 R석 가격 4만 5000원, S석 3만 5000원이었다. 이번 공연에서 R석 5만원, S석 3만 5000원으로 5년 전 가격을 그대로 유지한다. 기존에 인지도 있는 작품들이 중소형 극장에서 6만원 이상의 가격으로 나오고 있는 점에 비추어 매력적이다. 가격 저항력을 낮춘 마케팅이다. 티켓링크는 대학생 S석 20% 할인(화요일에서 목요일 한정), 청소년 S석 30% 할인 혜택을 준다.
'오페라 유령' 눌렀던 저력
'아이 러브 유'는 초연 당시 무서운 속도로 입소문이 나며 뮤지컬 '오페라의 유령'을 누르고 최다 관객을 동원했다. '아이 러브 유'의 힘은 2006년 시즌까지 관람 했던 38만 명 관객이다. 반복 관람하는 관객들이 적지 않을 걸로 보인다. 이 작품은 남녀 커플 관객이 특히 많다.
정성화·오나라, 이번엔 누구?
뉴 페이스는 이 작품의 흥행 요소다. '아이 러브 유'는 공연 때마다 스타를 배출해 왔다. 출연자가 네 명에 불과해 모두가 스타덤에 오르기에 적합하다. 정성화는 2004년 '아이 러브 유'로 데뷔해 뮤지컬 스타로 떠올랐다. 일본 사계에서 활동하던 오나라는 3년 만의 복귀작을 '아이 러브 유'로 선택해 성공했다. 2006년 공연에선 양꽃님이 돋보였다.
이번에는 고세원·한애리·전나혜가 처음으로 '아이 러브 유'에 투입됐다. 이들은 2006년 시즌의 배우들인 선우·양꽃님·백주희와 함께 더블로 무대를 누비게 된다. 남경주만 고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