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월 중에 고스톱 포커 등 웹보드 게임의 1일 이용 시간이 10시간 이내로 제한된다. 또 게임머니 중개업자에게도 제재가 가해진다. 청소년들이 이 게임들을 하려면 본인 인증장치를 거쳐야 한다.
4개 게임포털 모두 동참 자율 규제키로
게임산업협회는 16일 프레스센터에서 기자회견을 갖고 게임 산업의 자율규제 및 올바른 게임문화를 위한 ‘그린게임캠페인’을 선언했다.
이번 캠페인의 세가지 목표는 건강한 게임문화(청소년 보호, 과몰입 예방교육 지원), 올바른 게임문화(불법 부정행위방지, 사행행위 방지), 배우는 게임문화(기능성게임 보급·확대, 올바른 게임문화 유도) 등이다.
이번 캠페인의 핵심은 웹보드 게임의 게임머니 중개업자 제재와 하루 10시간 플레이 제한이다. 특히 고포류(고스톱-포커)를 서비스하고 있는 대표 4개 게임포털(한게임, 넷마블, 피망, 엠게임)가 모두 동참해 적잖은 효과를 거둘 것으로 보인다.
성인 인증 강화-사행성 조장 게임 아이템 폐지
이 같은 캠페인에 따라 사행성 조장 아이템으로 지적 받았던 비밀방, 전적 초기화 아이템이 웹보드 게임상에서 사라질 것으로 보인다.
비밀방은 게이머들이 웹보드 게임머니를 손쉽게 구하기 위해 개설한 것을 말한다. 게이머들이 일명 ‘밀기’ 형태로 중개업자들에게 게임머니를 현금으로 사고팔아 현실적 이득을 챙겨왔다. 비밀방이 사라지면 게임머니 거래가 어려워져 중개업자들이 크게 위축될 것으로 보인다.
협회는 게임머니 중개업자들에 한해서 사법기관과 연계, 수사를 강화하겠다는 의지를 밝혔다. 고포류가 현금거래 게임이라는 이미지를 갖게 된 것이 게임머니 중개업자들 때문이라는 인식 때문이다. 또한 고포류 게임에 대해 협회 차원에서 성인 본인인증을 확대 실시한다. 청소년들이 접근 하지 못하도록 공인인증서, 휴대폰, 신용카드 등을 이용해 성인 인증을 할 예정이다.
고포류 ‘부정적 인식’ 고치는 계기 마련
협회의 웹보드 게임 10시간 제한은 게임에 대한 부정적인 이미지 탈피를 위한 초강수다.
그 동안 업계에서는 ‘게임포털이 고포류로 매출을 올리고 있다’는 부정적인 시각이 존재했다. 온라인게임 강국으로 세계시장 점유율 1위, 연 10억달러의 수출 달성 등 다양한 게임의 성장에도 불구하고, 유독 고포류에 대한 부정적인 시각이 발목을 잡아왔다.
이번 자율규제의 선봉에는 4기 게임산업협회장인 김정호 NHN 한게임의 대표가 앞장섰다. 한게임의 게임 매출 4500억원 중 절반이 고포류에서 나오는 상황에서 총대를 맸다는 것이 일반적인 분석이다.
매출 축소를 감수하면서라도 게임에 대한 부정적인 인식을 바꾸기 위해 나섰다는 점은 게임업계가 높이 평가하고 있다. 고포류의 매출을 억제하면서 기능성 게임 등의 새 영역에 투자를 강화하겠다는 것도 긍정적인 대목이다.
■ 산업 규모로 성장한 게임 사회적 책임 절실
하지만 우려도 없지 않다. “협회장이 자사의 부정적인 인식을 위해 고포류와 무관한 일반 게임사까지 끌여들이고 있다”며 “자사의 단점을 덮기 위해 협회를 이용하는 게 아닌가”하는 일각의 비판도 무시할 수 없기 때문이다.
게임업계 한 관계자는 “이 같은 시선을 극복하려면 게임업계가 다함께 참여할 수 있는 다양한 프로그램을 보다 구체화해 시행계획을 세워야 한다”고 충고했다. 고포류 제한이 협회 소속사들의 자율규약 형태로 진행되는 만큼 이를 강제할 만한 수단은 없다는 것과 올해 말까지 한시적이라는 것도 일회성 이벤트라는 오해를 불러일으킬 수도 있는 대목이다.
캠페인이 실효를 거두려면 몇몇 업체가 아닌 게임업계 전체가 건전하게 즐기고, 올바르게 배우는 게임문화를 만들어나가야 하는 것이 절실한 과제인 셈이다.
김정호 회장은 “지난 10여년간 게임업계가 산업적 규모로 성장했기 때문에 사회적 책임을 져야 할 때가 왔다”며 “그동안 대외 홍보에 한계를 가졌던 개별적이고 산발적인 노력들을 통합해서 그린게임캠페인으로 추진하겠다”라고 말했다.